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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1.26 [황금전장] 제 4장 말 그대로 난형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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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여전히 황금전장

翠華閣이라는 현판이 걸린 건물. 근처의 정원수를 손질하는 늙은 정원사

! 뭔가 질풍처럼 정원사 뒤를 지나치고

정원사; (뭔가 지나간 것같았는데...?) 돌아보며 갸웃

정원사; [죽을 때가 가까워지니 헛게 보이남?]

휘익! 침실에 돌풍을 일으키며 나타나는 청풍

청풍; [헥헥!] 문간에 숨어서 밖을 살핀다. 손에는 두꺼운 족보를 들었다. 얼굴이 공자무에게 맞아서 피투성이가 되었고 한쪽 뺨은 퉁퉁 부었다

밖에는 정원사가 갸웃거리며 다시 나무를 손질하고

청풍; [헤엑! 헤엑! 쫓아오진 않는구나!] 안도하고

청풍; [무식한 꼰대같으니... 아무리 미워도 그렇지 아들을 이렇게 패는 데가 어디 있어?] 코피 나는 코를 손으로 틀어막으며 침대로 가고

청풍; [이렇게 시도 때도 없이 얻어터지면 제 명에 죽을 수나 있을지 몰라.]

청풍; [대체 내가 뭘 잘못했냐고! 떼인 거나 마찬가지인 돈 받아내는 게 쉬운 줄 알아?]

청풍;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돈 받아내는 해결사로 기른 게 누군데 맨날 나만 갈궈?] 침대에 벌렁 드러눕고

청풍; [어디 두고 보자 이거야!] [지금이야 아직 기운이 남아있어서 툭 하면 날 패지만 꼰대도 이제 곧 영감탱이가 될 수밖에 없어!] 원한의 이갈이

청풍; [그때 가서 지금까지 당한 거에다 이자를 왕창 붙여서 복수해줄 테니까!] 히죽

그러다가 들고 있는 족보를 돌아보고

청풍; [하여간 꼰대도 생각이 없어요!] 일어나고

청풍; [이게 얼마짜리 담보인데 함부로 내던져?] [물건의 참된 가치도 모르는 엉터리 고리대금업자 같으니.....] 족보를 펼쳐본다

청풍; [재질도 그렇고 글씨도 그렇고... 최근에 새로 편집한 족보로군!] 족보를 보며

[!] 그러다가 흠칫

청풍; [! 이거 뭐야?] [무림인들의 족보란 건 원래 이런 거였나?]

청풍; [가계도(家繼圖) 뿐만 아니라 각각의 조상들이 만든 무공도 같이 수록해놓았잖아!] [어쩐지 족보치곤 너무 두껍다 했지!]

청풍; [서문(序文;시작하는 글)을 보면 내막을 알 수 있으려나?] 맨 앞을 연다

 

<-(중략)- 그리하여 소녀 완()은 미미한 재주나마 동원하여 훌륭하신 조상님과 전대 가주님들의 무공을 칠천여 가지의 자료를 바탕으로 복원한 후 이 족보에 기록하여 자손 대대로 전하고자.........>

 

청풍; [이거... 이거...!] 입이 딱 벌어진다.

청풍; [족보의 탈을 뒤집어쓴 무공비급이잖아!] 어이없고

[!] 그러다가 무언가를 깨닫는다

<못 가요! 족보를 돌려주지 않으면 절대 보낼 수 없어요!> 자신의 허벅지를 끌어안고 몸부림치던 권완의 모습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젠장! 그랬었군!]

청풍; [똑똑해빠졌다는 그 계집애가 족보를 새로 편찬하면서 복원한 무공도 함께 수록해놓았던 거야!] [그래서 필사적으로 매달렸던 거고!]

청풍; [우리 황금전장에서 거금을 차용한 것도 가전무공을 복원하는데 필요한 자료를 구입하기 위해서였어!]

청풍; [족보면서 무공비급이라... 이건 좀 문제가 될 수도 있겠는 걸!]

청풍; [일류고수만 해도 오백명이 넘는다는 권씨세가야.] [이걸 되찾겠다고 권씨세가 전체가 들고 일어나면 우리 황금전장이라고 해도 무사하지 못할 텐데...!]

청풍; [당연히 불똥이 나한테도 튈 테고...!] 불같이 화내는 공자무를 떠올리며 침 꼴깍

청풍; [에이! 쫄 거 없어! 내가 뭐 잘못한 게 있나?]

청풍; [누가 족보에다 무공을 적어놓으래?] [또 빚을 제때 갚기만 했어도 내가 뭣 하러 귀찮게 족보를 가져와?] [다 자기들 잘못이지.] 궁시렁 대면서도 족보를 읽는다

청풍; [박 터질 때 터지더라도 한 번 읽어보기나 하자!]

 

<초대 가주 은세신검(恩世神劍) 권천웅(勸天雄).

집마천(集魔天)이 무림 일통(一統)을 부르짖으며 구파일방의 연합세력을 대파하고 파죽지세로 무림의 군소 방파를 흡수할 때 홀연히 나타나시어 단신으로 집마천의 오대 당주를 베고 은세신검이란 별호로 천하를 진동시키셨다.> 책을 읽는 청풍을 배경으로 신선같은 풍모를 지닌 노인이 검을 들고 있는 모습이 떠오른다. 그 앞에 죽어넘어진 수많은 마인들

 

<그후 초대 가주께서는 구파일방의 잔여세력을 규합하여 무림정의맹(武林正義盟)을 창설하시고 세 번에 걸쳐 맹주를 역임하셨으며 무림정의맹과 집마천의 최후 대전인 황산(黃山) 싸움에서 집마천의 천주 상관홍보(上官興保)와 함께 동귀어진하셨다. 은세신검께서 창안하신 은세칠검법(恩世七劍法)은 검도일절이라 할만한 절기였지만 팔백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정교하고 위력적인 면이 많이 유실되었다. 이에 미거한 소녀 완이 전해오는 검결을 기반으로 다듬고 정리하여 새롭게 여기에 기록한다.> 각가지 검법을 펼치는 사람들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 (유실된 무공을 완벽하게 복구해놓다니... 그 계집애가 천재 소리를 든는 이유가 있었구만!) 침 꼴깍. 권완을 떠올리고

청풍; (게다가 복구해놓은 무공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빠져서 족보를 읽고

청풍; (나보다도 한 살 어린 계집애가 이룩한 성과라고는 도무지 믿을 수가 없어.)

청풍; (이렇게 똑똑한 계집애에게 원한을 샀다는 게 영 찜찜한 걸!) 그러면서도 족보를 읽어내려가는 청풍

 

#13>

권씨세가. 분위기가 흉흉하다

월동문 안쪽의 건물. 시녀들이 수군거리며 건물을 본다. 건물 문은 꼭곡 잠겨있는데

건물 안. 서재 바닥에 엎드려 울고 있는 권완. 바닥에는 책과 종이들이 어지럽게 흩어져 있다.

청풍이 한검호로 위장하여 족보를 강탈하던 장면 떠올리고.

권완; (용서할 수 없어!) 주먹을 틀어쥐고

권완; (절대로!) 이를 악문다

<아버지가 엄청난 빚을 내서 구해준 자료들을 바탕으로 가전(家傳)의 무공들을 정리, 보완하고 복원하는 일을 막 끝낸 참이었다.> 어린 시절의 청풍 앞에 엄청난 양의 비급들을 쌓아놓고 자랑하는 권일해의 모습

<그 과정에서 창안해낸 최강의 신공이자 신법인 기중표(氣中漂)를 기록하는 일만 남았었는데.... 악귀같은 그 인간 때문에 그 동안의 모든 노고가 수포로 돌아가버렸다!> 청풍의 야비하게 웃는 얼굴

권완; (물론 내용은 다 기억하고 있었으므로 한 두 달만 고생하면 족보는 다시 복원할 수 있다.)

권완; (하지만 족보 안의 무공비결은 이미 남의 손에 들어가버렸으며, 급기야는 돈으로 거래될 지경에 놓였으니 이를 어찌한단 말인가?)

권완; (그동안 가문의 중흥을 위해 부끄러움도 무릅쓰고 백방으로 돈을 구하러 다닌 아버지를 뵐 면목이 없어!)

이어 원래 얼굴로 돌아온 청풍이 매달리는 자신의 입술을 훔치던 장면도 떠올린다

권완; (그 일만은 죽었다 깨어나도 남에게 말할 수 없어!)

권완; (찢어 죽여도 시원치 않을 놈! 강도질도 모자라서 내 정조까지 유린했으렸다!) 힘겹게 일어나며 이를 박박 갈고

권완; (더렵혀진 몸으로 살아서 뭘 해!) 눈물 줄줄

권완; (하지만 죽기 전에 그 악귀도 반드시 내 손으로 찢어죽여버리고 말겠어!) 눈에서 살기가 줄줄 흐른다.

권완; [내게 원한을 산 게 얼마나 치명적인 실수였는지 알게 해주마 제천대성!] 이를 박박 갈며 일어나 옷을 여민다

권완; [밖에 누구 있느냐?] 의자에 앉으며 외치고

흠칫하는 시녀들

[예 아가씨!] [분부 계시옵니까?] 전각을 향해 허리 숙이고

권완; [증조할아버지께 지금 즉시 세가회의(世家會議)를 소집해주십사 전하라.] [나도 곧 의사청(議事廳)으로 가겠다!]

[그리 전하겠사옵니다!] 시녀들 대답하고

서둘러 월동문 밖으로 달려나간다

권완; (공청풍! 공청풍!)

권완; (하늘에 맹세코 네 목숨은 나 권완의 것이다!) 무시무시한 살기

 

#14>

황금전장

대청. 문간에 병수재가 서서 안쪽을 보고 있다.

대청 안에는 공씨일족이 모여 앉아있다. 공자무와 진군소 부부가 상좌에 나란히 앉아있고 그들 앞의 탁자 좌우에 공대벽과 공당한이 마주 앉아있다. 좌우에 놓인 의자는 모두 네 개지만 두 개는 비어있다. 공사붕과 청풍의 자리.

공대벽은 아주 잘 생기고 위엄 있다. 엄친아 그 자체. 공당한은 전형적인 학자나 수재의 모습이다. 멀끔하지만 세상 물정 모르는 백면서생이다

-장남 공대벽 당년 25

-삼남 공당한 당년 20

두 사람의 모습을 배경으로 위의 나레이션 넣어주고

진군소; [둘째는 천하를 주유하며 무사수행(武士修行)중이니 그렇다 치고...] 공대벽 옆의 빈 자리를 보며 찡그린다. 진군소의 나이는 사십대 중반. 하지만 30대 초반 정도로밖에 안보인다. 여전히 주름살 하나 없는 절세미녀의 모습이다. 다만 눈꼬리가 올라간 게 여전히 성격이 드세다는 것 보여주고. 키가 커서 남편 공자무보다 그리 작지 않다.

진군소; [막내는 왜 안 보이지요?] 공자무에게

공자무; [사고 친 당사자인 그놈까지 부를 필요가 있겠소?]

진군소; [사고는 뭔 사고를 쳤다고 그래요?] 눈 부라리고.

찔끔 공자무

진군소; [돈 빌려가서 안 갚는 것들한테서 무언들 못 뺐어오겠어요?]

진군소; [지난 이년간 회수한 악성채권의 대부분이 막내의 활약 덕분이란 걸 잊지 마세요.] 남편에게 경고

진군소; [이번에 좀 과격한 수단을 쓴 모양이지만 막내에게는 잘못 없다구요.] 코웃음

공자무; [문제는 상대가 똥 고집쟁이들인 권가들이란 점이오.] 한숨

공자무; [그 패거리들이 막내의 행위를 문제 삼아서 죽기 살기로 달려들면 본장의 장사에도 막대한 피해가 생길 거요.]

진군소; [깽판 치려면 치라고 하세요!] [그래 봤자 빚꾸러기(빚을 많이 진 사람)들일 뿐이에요!] 코웃음

공자무; [그게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닌데...!] 머리 긁적. 사실 권씨세가는 공씨일족의 가신

진군소; [천하의 풍류재신께서 언제부터 간이 콩알만해지셨나요?] 코웃음치고

진군소; [가서 막내를 불러와요!] 문간에 서있는 병수재에게

병수재; [예 마님!] 인사하고

밖에서 문을 닫는 병수재

진군소; [첫째야!] 공대벽에게

공대벽; [하문하십시오 어머님!] 고개 숙이고

진군소; [실질적으로 집안일을 맡고 있는 너는 이번 사태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느냐?] 공대벽에게 묻고

공대벽; [만일에 대비하여 호장(護莊)무사들에게 경계를 강화하라 지시했으며 철궁에 전서구를 띄워 철궁십이사께 와주십사 요청했습니다.]

공자무; [적절한 조치다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못되는구나.] 한숨

공대벽; [아버님 말씀대로입니다.] [해서 생각한 것인데...!] 공당한을 보고

공대벽; [언변이 좋고 학식이 높은 셋째를 권씨세가에 보내어 좋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어떨지요?]

공자무; [셋째를 사자로 보낸다?] 미심쩍은데

공당한; [불초한 소자 당한이 예기치 못한 우환으로 근심이 크신 아버님과 어머님께 삼가 어리석은 말씀을 올리겠습니다.] 벌떡 일어나 포권을 하고. 이놈은 먹물답게 말이 번거롭다

공자무; [본론만 말해!] 손바닥으로 탁자를 치고

공자무; [지금 이 마당에 쓸데없는 장광설 따위를.... 아얏!] 비명 지른다.

진군소가 공자무의 허벅지를 세게 꼬집었다.

진군소; [가만히 좀 들어봐요. 거금을 들여 가르친 보람이 이럴 때 나오는 거잖아요.] 눈을 흘기고

공자무; [보람은 무슨... 답답해 죽겠구만!] 꼬집힌 데를 문지르며 궁시렁

진군소; [하여간 당신이란 사람은 뿌릴 줄은 알아도 거둬들일 줄은 몰라요.] 콧방귀

진군소; [어여 계속 해보거라 셋째야!] [네 목소리는 언제 들어도 낭랑하니 듣기 좋구나.] 자애로운 눈빛으로 말하고

공당한; [예 어머님!] 공손히 고개 숙이고

공자무;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타 한다더니만...!] 궁시렁 대고

진군소가 째려보자 찍하는 공자무

입을 주먹으로 가리고 고개 숙이며 억지로 웃음 참는 공대벽

공당한; [막내가 저지른 행위는 실로 패악무도한 것입니다.] 단호하게 말하고

흠칫하는 가족들

공당한; [순결한 한 여인의 정절을 훼손했을 뿐만 아니라 수백 년 전통을 지닌 명문대가에 돌이킬 수 없는 굴욕을 안겨주었으니 이 보다 더 한 만행은 결단코 없을 것입니다.] 준엄하게 말하고

진군소; [네 말을 듣고 보니 막내가 정말 엄청난 잘못을 저질렀구나.] 눈 치뜨며 놀라고

진군소; [뼈대있는 우리 공씨가문에 어쩌다가 그런 망나니가 생겨났을까?] 황당

공자무; [당신이 낳았으니 생겼지.] 궁시렁 대지만

직후 다시 한 번 마누라에게 꼬집히는 공자무

공자무; (끄악!) 체면에 비명은 못 지르고 입만 쩍 벌리고

진군소; [막내가 잘못 했다 치고...!] 공당한을 보며.

진군소;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이번 문제가 원만히 해결되겠느냐?] 공자무를 꼬집은 손을 비틀고

마누라에게 꼬집히며 발발 떠는 공자무. 쳐든 두 손을 바들 바들

공당한; [일단 막내를 이 자리에 불러 사건의 전후를 상세히 물어봐야할 것입니다.]

공당한; [그 결과 막내의 죄가 소자가 기왕에 들은 바 대로라면, 아버님께서 호되게 꾸짖으신 후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하도록 공력을 폐하고 소가죽 끈으로 결박한 다음 지하에 있는 귀부(鬼府)에 감금하여 두 번 다시 햇빛을 보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단번에 주워 삼키고

충격을 받아 멍한 세 사람. 공자무도 고통을 잊을 정도로 놀라고

공당한은 판관처럼 준엄한 표정으로 서서 부모의 반응을 기다리고. 잠시후

진군소; [, 방금 뭐라고 한 게냐 셋째야?] 침 꼴깍

진군소; [다 알아듣지 못했으니 다시 한 번 말해 보거라.] 황당해서 더듬거리며 말하고

공당한; [예 어머님!] 진군소에게 고개 숙이고

공당한; [일단 막내를...... 중략...... 햇빛을 보지 못하게 해야 합니다.]

다시 싸해지는 분위기. 모두 할 말을 잊고. 이윽고

팔꿈치로 남편의 옆구리를 쿡쿡 찔러 뭐라 하라고 재촉하는 진군소

공자무; [험험! 공력을 폐하고 영원히 가둬버리다니... 그건 좀 심하지 않겠느냐?] 주먹으로 입 가리며 헛기침하고

공자무; [이번 사단도 따지고 보면 막내가 집안을 위해 일하다가 벌어진 건데...] 말하지만 + 공당한; [아버님!] 준엄한 말로 가로 막고

공당한; [비록 부자지간에 끊을 수 없는 천륜(天倫)이 있다손 치더라도 패악무도한 이런 짓은 결코 용납해서는 아니됩니다.] 단호

공자무; [허허!] 어이가 없고

공당한; [아버님께서는 마땅히 막내를 엄중하게 처벌하시어 세상의 도의가 아직 무너지지 않았음을 만천하에 보이셔야 합니다.]

공당한; [만약 막내의 행위가 그 정도에 그치지 않고 더 심했더라면 막내의 목을 베어 권씨세가에 보내 사죄했어야할 것입니다.] 당호하고 준엄하게 말하고

<... 목을 치라고?> 충격 받는 사람들

공당한; [소자가 짧은 학식과 견해로 아버님과 어머님의 귀를 어지럽혀드렸습니다.] [너른 아량으로 용서해주시기 바랍니다!] 공손히 허리 숙이고.

자리에 앉는다

더욱 더 싸해지는 분위기. 침묵이 흐르고.

공대벽과 공자무와 진군소는 서로 어색하게 눈빛만 교환한다. 그러다가

진군소; [말을 저토록 조리있게 청산유수로 하는 걸 보니 셋째가 똑똑하긴 똑똑하군요!] 한숨 쉬며 남편을 보고

진군소; [과거에 급제하여 판관(判官)이 된다면 세상에 크게 쓰임이 있겠어요!]

공자무; [막내 그놈은 빚 받아내는 일 아니면 쓸데가 없으니까 귀부에 쳐박든 어쩌든 아쉬울 것도 없다만....!] 난색

공자무; [발등에 떨어진 불은 권씨세가와의 갈등을 어떻게 해소하느냐다.] [해결할 방도가 있으면 말해 보거라.] 체념한 표정으로 공당한에게 묻고

공당한; [아버님께서 우매한 소자를 이리도 믿어주시니 기쁘기 이를 데 없습니다.] 다시 일어나며 공자무에게 고개 숙이고

공자무; (믿긴 뭘 믿냐 이놈아? 하도 어이가 없어서 갈 데까지 가보자는 거지!) 한숨

역시 한숨 쉬는 공대벽

공당한; [무릇 선비는 오직 의()만을 생각할 뿐 이()는 논하지 말아야 하는 법입니다.]

공당한; [하오나 비록 고리대금업일지라도 선대부터 내려온 가업(家業)을 모른 척하는 것 또한 불효를 범하는 것임에 소자 당한은 아픔과 갈등은 가슴에 간직하고 방책을 아뢰도록 하겠습니다.]

진군소; (가업이 고리대금업이라고?) 어이없고

한숨 쉬는 공대복

공자무; (제발 결론만 말해라 이놈아! 결론만!) 부글 부글 끓고

공당한; [소자의 헌책(獻策)은 이와같습니다.] [막내가 강탈해온 권씨세가의 족보를 정중하게 돌려줌은 물론이고, 그들이 진 채무를 면제해줄 것이며 위로금으로 그 채무의 두 배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불해야 마땅합니다.]

공당한; [또한 만에 하나 일신의 정절을 잃은 권소저가 수치심을 이기지 못하고 자결할 경우에는 그 소저를 위해 명산에 사찰을 세워 혼백을 위로해줘야 할 것입니다.] 좔좔 주워 섬기고

고개 설레 젓는 공대벽

진군소; [여보! 저 아인 과거에 급제 못하면 밥 먹고살기 어려울 것 같죠?] 기가 막히고

공자무; [내 말이 그 말이오!] 한숨 쉬는데.

! 소리가 나면서 문이 산산조각난다.

공당한; [벌써 권씨세가에서 침입을...... ! 좀 더 서둘러야 했을 것을......] 기겁하며 돌아보는데

[! 공당한!] 휘릭! 외침 소리와 함께 무언가 날아들고

청풍; [뭐가 어쩌고 어째?] 휘릭! 원숭이처럼 재주를 넘으며 탁자에 내려서는 청풍

진군소; [막내야!] 찡그리고

공자무; [너 이놈! 뭣 하는 짓이냐?] 눈 부라리고.

공대벽은 한숨

공당한; [.... 너 언제 왔느냐?] 겁에 질려 주춤 거리며 물러서고

청풍; [당신이 나한테 이럴 수가 있어? ?] [뭐 공력을 폐하고 꽁꽁 묶어서 가둬?] 이를 부득 부득 갈며 공당한에게 삿대질을 하고

공당한; [... 그러니까 내 말은 천지간에 도, 도의를 세워야..... , 가정의 기강도 세워진다는.....] 비지땀을 흘리고

청풍; [더 심한 짓을 했으면 목을 쳐서 보내라고?] [이러고도 우리가 피를 나눈 형제야? 형제냐고?] 연달아 외치며 공당한을 윽박지르는 청풍.

[히익!] 겁에 질려 물러서다가 의자에 걸려 나자빠지는 공당한

청풍; [당신이 뭔데 날 죽이라 말라 해? ?] 탁자에서 뛰어내리고

청풍; [당신이 나한테 해준 게 뭔데? 밥을 먹여 줬어? 옷을 입혀줬어?] [튿어진 아가리라고 내뱉으면 다인 줄 알아?] 바닥에 나자빠진 공당한에게 얼굴 들이대며 윽박지르고

사색이 되어 덜덜 떠는 공당한

진군소; [막내야! 형에게 무슨 말 버릇이냐?]

청풍; [냅둬요!] [도덕군자인 척 하며 핏줄 따위 돌보지 않는 이런 형은 필요없어요!] 공당한에게 악을 쓰고 기절 직전이 되는 공당한

공자무; [허어! 저놈은 철궁에 가서 빚 받는 기술보다 협박하는 기술을 더 전문으로 배운 모양이오.] 뒤로 물러앉는 공당한을 쫓아가며 윽박지르는 청풍을 보며 피식 웃고

진군소; [이게 웃을 일이에요?]

진군소; [저 망나니가 에비 에미 앞에서 하는 버르장머리 없는 짓거리가 안 보여요?] 공당한을 쥐잡듯 잡는 청풍을 손가락질하고

공대벽; [아버님!] [어머님!] 한숨 쉬며 자리에서 일어나고

[오냐 첫째야!] [왜 그러느냐?] 돌아보는 공자무와 진군소 부부

공대벽; [제가 막내를 좀 혼내도 되겠는지요?] 부모에게 고개 숙이며 묻고

진군소; [그래라! 저 싸가지 없는 녀석을 끌고 가서 안 죽을 만큼만 패주거라!] 공당한을 윽박지르고 있는 청풍을 노려보고

청풍; [믿을 놈 하나 없다더니만 진짜 웬수가 집안에....!] [!] 공당한을 깔아뭉갤 듯이 외치다가 몸이 뒤로 홱 딸려가며 눈 부릅 뜨고

공대벽; [따라와라!] 뒤에서 청풍의 뒷덜미를 낚아챘다.

청풍; [뭐야 큰형? 왜 이래?] 돌아보며 악을 쓰는데

공대벽; [그럼 소자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한손으로 청풍의 뒷덜미를 잡고 공자무와 진군소에게 고개 숙이고

귀찮다는 듯 손짓하는 공자무. 청풍을 노려보며 코웃음 치는 진군소

공대벽; [가자!] 청풍을 질질 끌고 나간다. 박살난 문간에는 병수재가 난감한 표정으로 서있고

청풍; [! 이거 놓으란 말이야!] 바둥거리며 질질 끌려가고. 그러거나 말거나 끌고 나가는 공대벽. 공대벽은 무공도 높다

진군소; [기왕에 패는 거 눈물을 쏙 빼놓거라!] 외치고

청풍; [어머니! 무슨 말을 그렇게 하세요? 저는 뭐 주워온 자식인가요? 아이쿠!] ! 비명이 들리고

[왜 때려? 형이면 다야? 왜 때리냐고!] [입 다물어라!] 철썩! [아이쿠!] 밖에서 들리는 소란이 멀어지고

진군소; [휴우! 저 철없는 것이 제 큰형의 반의 반쪽만 닮았어도 걱정이 없겠어요!]

공자무; [이게 다 당신이 저놈을 사내자식으로 낳은 업보...!] 말하다가 찔끔

진군소가 노려보고 있다

공자무; [험험! 말이 그렇다는 거고....] [어쨌거나 막내 일은 첫째에게 맡기도록 합시다!] 주먹으로 입을 가리며 헛기침을 하고

공자무; [아무쪼록 큰 손해 안 보고 해결되어야할텐데...!] 한숨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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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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