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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금전장 -黃金錢莊

                                             2008 8 26일 와룡강

#1>

<대성(大聖) 공자(孔子)의 제자들 중 가장 뛰어난 용사였던 담대멸명(澹臺滅明)이 황하를 건널 때 수신 하백(河伯)이 그가 지닌 보옥(寶玉)을 노리고 두 마리 교룡을 보내 습격하게 했다.> 넓은 강을 건너는 나룻배. 두 마리의 거대한 교룡이 물에서 치솟아올라 배를 덮치려 하고. 뱃머리에는 얼굴이 무섭게 생긴 선비가 보검을 뽑으려는 자세로 우뚝 서있다. 얼굴이 기괴하고 흉악하게 생긴 이 인물이 담대멸명이다. 얼굴이 달마와 비슷하다. 뱃사공과 다른 손님들은 겁에 질려 웅크리고 있고

<하지만 담대멸명은 간단히 교룡들을 베어죽여 수신 하백으로 하여금 두려워 숨게 만들었다.> 보검을 길게 휘둘러서 섬광으로 교룡들을 베어버리는 담대멸명. 잘려진 교룡들의 몸통에서 피가 치솟는다

<무사히 황하를 건넌 사람들이 극찬하며 추앙하자 담대멸명은 이렇게 말했다. [나의 무()라는 것은 머잖아 오실 왕중의 왕 <제왕(帝王)>의 그림자에 불과하다!]> 나루터에서 사람들에게 에워쌓인 담대멸명이 하늟을 향해 손을 모아 포권한다

 

#2>

<역사상 처음으로 천하를 통일한 진왕(秦王) 영정(瀛政;진시황)이 만조백관에게 말했다. [나는 천하의 모든 왕들을 폐()하여 그들을 천하게 만들었다. 이제 그대들은 나를 일컬어 왕중의 왕, 제왕(帝王)이라 부르라! 나 스스로는 짐()이라 칭할 것이다!]> 수백명이 들어갈 수 있는 웅장한 대전. 면류관을 쓰고 곤룡포를 걸치고 긴 칼을 찬 마흔살 가량의 황제가 만조백관에게 팔을 뻗으며 거만하게 말한다. 이 인물이 진시황. 그 앞에는 수백명의 고관들이 조아린 채 도열해있고

<이에 승상인 이사(李斯)가 나서서 고하기를 [천하에는 이미 <제왕>이 존재하니 그 이름은 취할 바가 못 됩니다.] 하였다.> 오십살 가량의 꼬장꼬장한 인상의 고관이 나서서 고개를 조아린다. 두 손으로는 홀을 잡았고

<진왕 영정이 크게 노하여 이사에게 물었다. [본왕을 두고 누가 감히 왕중의 왕 제왕을 칭한단 말인가?]> 이사에게 손가락질하며 분노하는 진시황

<이사가 다시 고하기를 [제왕은 능히 용의 날개를 꺾고 범의 목을 부러뜨리는 능력을 지녔으며 하늘 아래 모든 곡()과 동()과 산()과 도()의 주인들이 주군으로 모시는 존재입니다. 만일 그가 원치 않았다면 대왕의 패업은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였다.> 말하는 이사의 뒤로 뒷짐을 진 거인의 실루엣이 떠오른다.

<이사의 간곡하고 은밀한 충간을 들은 진왕 영정은 제왕의 이름을 취하는 것을 포기했다. 대신 더욱 광망(狂妄)한 이름인 황제(皇帝)를 자신의 칭호로 삼았으며 이로써 후세에 시황제(始皇帝)라는 이름을 남기게 되었다.> 산곡대기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진시황. 근처에 걸린 깃발에는 秦 皇 帝 天命등의 글이 적혀있다.

 

#3>

<전한(前漢) 경제(景帝)시대에 살았던 낙양대협(洛陽大俠) 극맹(劇孟)은 천하의 모든 임협(任俠;협객)들로부터 맹주로 추앙을 받는 큰 인물이었다. 오초칠왕(吳楚七王)이 난을 일으켰을 때 진압군을 통솔하게 된 태위(太衛) 주아부(周兒夫)가 가장 먼저 한 일은 바로 그 극맹을 찾아가 협조를 구한 것이었다.> 어느 허름한 초가집 앞에 수많은 군사와 마차가 서있고. 열려진 사립문 안에서는 전포를 걸친 늙은 노인이 건장하게 생긴 40대의 중년사내와 포권을 하며 인사를 나누고 있다. 중년인은 전형적인 대협의 풍모를 지녔다. 이 인물이 전설적인 협객 극맹이다.

<반란을 평정한 후 주아부가 황제에게 보고하기를 [극맹의 도움을 받은 것은 적국 하나를 미리 손에 넣은 것 이상의 가치가 있었습니다!] 하였다.> 아직 젊은 황제 앞에서 보고하는 윗씬의 늙은 장군. 뒤로는 만조백관이 늘어서 있다.

<이로 인해 극맹의 성가는 더욱 높아져서 혹자는 그를 무()의 제왕(帝王)이라고까지 칭하게 되었다. 이를 들은 극맹은 급히 자리를 털고 일어나 관을 벗고 귀를 물로 씻은 후 엄숙하게 말했다. [나 극맹을 무의 제왕이라고 칭하는 것은 참람하여 감히 들을 수가 없다. <제왕>이라 불릴 분은 오직 한 분이시고 나는 그분의 가장 천한 종복(從僕)일 뿐이다!]> 여러 사람들 앞에서 산발을 한 채 하늘에 대고 포권하는 극맹.

<이에 사람들이 <제왕>이 누구인지 물었으나 극맹은 끝내 입을 다물고 두 번 다시 그 이름을 입에 올리는 불경을 저지르지 않았다.> 뒷짐을 진 채 고개를 흔드는 극맹. 주변의 사람들이 모두 그에게 뭔가를 묻는 모습

 

#4>

-금릉(金陵) 운하와 강을 끼고 서있는 화려하고 오래 된 도시.

금릉의 번화가.

그중 특히 화려하고 웅장한 장원. 장원의 높고 화려한 정문에는 黃金錢莊이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활짝 열린 그 문으로 많은 사람들이 드나든다

-황금전장(黃金錢莊) 위 씬의 현판을 크로즈 업.

<대륙의 거의 모든 시진에 지점을 두고 있는 천하제일의 전장!> 황금전장의 후원. 잘 가꿔진 정원과 건물들. 시녀들이 부산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초조하게 한 건물을 기웃거리는 나이 든 시녀 서너명들. 주변에 남자들은 없다.

응애! 응애! 어느 순간 아기의 고고성이 들리고

[태어나셨다!] [네번째 아기님이 태어나셨어!] [빨리 주인님께 알리게나!] 시녀들 자기 일처럼 좋아하고. 일부 시녀들은 급히 달려가고

[하여간 경사는 경사야!] [그러게나 말일세. 원래 공씨(孔氏) 일족은 손이 귀해서 외아들로 대가 이어져 왔지 않은가?] [헌데 주인님 대에서는 벌써 네 번째 아기님이 탄생하셨구만!] [주인님 복이 유달리 많으신 때문일 게야!] 나이 든 시녀들 수다 떨고

그러다가 흠칫하며 돌아보는 나이 든 시녀들. 일부 시녀들은 급히 허리를 숙이고

-황금전장의 장주 풍류재신(風流財神) 공자무(孔自茂) 지붕이 얹혀진 복도를 빠른 걸음으로 걸어오는 삼십대 중반 가량의 잘 생긴 사내. 옷도 화려하지만 얼굴도 절세미남이면서 위엄까지 있다. 이 인물이 황금전장의 장주이고 청풍의 아버지인 공자무다. 절대 뚱뚱하거나 구두쇠처럼 그리면 안됨. 한량 그 자체. 나중에 옛 연인과의 썸씽도 있다.

-공자무의 장남 공대벽(孔大辟) 당년 8 공자무의 뒤에는 아주 잘 생기고 의젓한 소년이 뛰듯이 따라온다. 공자무를 빼닮은 미소년. 공자무의 첫째 아들인 공대벽이다.

공자무; [아기는 태어났느냐?] 외치며 다가오고

시녀들; [! 방금 전 출생하셨사옵니다!] [고고성(呱呱聲)이 우렁찬 것으로 미루어 보아 씩씩한 아기님이신 듯 하옵니다!]

공자무; [우렁차면 곤란한데....!] 걸어가며 찡그리고

시녀들; [?] [무슨 말씀이시온지요?] 따라가며 어리둥절

공자무; [아니다! 신경쓰지 마라!] 손 흔들며 시녀들이 열어주는 방으로 들어간다. 공대벽도 급히 따라 들어가고

넓은 방안. 중앙의 침대에 산모인 진군소가 산발한 모습으로 누워있다. 아주 힘든 모습. 하지만 만족한 표정이다. 나이 든 산파들이 정리를 하고 있다. 산모의 땀을 닦아주는 노파, 광목끈과 피묻은 천등을 치우는 노파. 대야도 놓여있고. 한 명의 산파는 갓난아기를 강보로 감싸서 요람에 누이고 있다.

공자무; [부인 고생이 많으셨소!] 외치며 들어서고. 산파와 산모가 모두 공자무와 그의 장남인 공대벽을 돌아본다

진군소; [어서 오세요 여보!] 억지로 웃고 -황금전장의 안주인 진군소(晉君笑) 나이는 이십대 후반. 키가 아주 크고 늘씬하며 도도한 인상의 절세미녀다. 대단한 고수이기도 하다. 평소에는 미녀지만 화가 나면 호랑이같다. 공자무도 쩔쩔 맨다. 키도 남편과 비슷하고

공자무; [이번에도 애썼소. 하여간 부인이 무사한 듯하니 안심이오!] 침대 옆에 놓인 의자에 앉으면서 다독이고. 공대벽은 좀 쩔어진 곳에 서서 뭔가를 기다리고

진군소; [네번째 해산이다 보니 제 몸도 애 낳는데 익숙해진 것 같아요.] 억지로 웃고

공자무; [딸이냐 아들이냐?] 아기를 요람에 누이는 옆의 산파를 돌아보고

움찔 산파

공자무; [딸이지? 그렇지? ?] 기대에 차서 산파에게 채근하며 묻고

산파; [.... 그게...!] 비지땀을 흘리며 아기를 안아들고. 진군소의 눈치를 본다

공자무; [왜 냉큼 대답을 못하는 거냐?] 눈 부라리고. 더욱 주눅이 드는 산파

진군소; [말씀 드리게!] 한숨

산파; [..... 아들입니다요 나으리!]

공자무; [뭐야?] 벌떡 일어나고

공자무; [이런 빌어먹을! 이번에도 딸이 아니란 말이냐?]

공자무; [태몽은 분명 계집아이였다.] [못 믿겠으니 이리 데리고 와라!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해봐야겠다!]

산파; [!] 아기를 내밀고

아기를 안고 강보를 들춰보는 공자무

아기의 가랑이에 달린 코끼리 코

공자무; [.... ....!] 아기의 고추를 내려다보며 인상이 우그러지고

진군소; [딸을 원하는 당신 마음은 이해하지만 어쩌겠어요? 우리 부부 팔자에 딸을 볼 복은 없는 것 같은 걸...!] 한숨

공자무; [듣기 싫소!] 외치며 휙! 아기를 집어던지고

[안돼!] [꺄악!] 산파와 시녀들 비명 지르지만

! 몸을 날려서 두 팔로 아기를 받는 공대벽.

휘릭! 무공을 익혀서 나이답지 않게 날렵하게 내려앉는 공대벽.

공자무와 진군소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한 표정. 다만 진군소는 표정이 안 좋아진다

공자무; [꼴도 보기 싫다! 썩 데리고 나가라!] [꺼먹 도깨비같은 아들놈은 셋이면 족하고도 넘쳐!] 버럭 고함지르고

[! 예 나으리!] 산파와 시녀들 겁에 질려 굽신거리고

공대벽; [몸 조리 잘 하십시오 어머니! 소자도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아기를 안은 채 한숨 쉬며 진군소에게 고개 숙이고

진군소; [오냐! 고맙구나 우리 장남!] 억지로 웃으며 고개 끄덕이고

아기를 안고 나가는 공대벽. 산파와 시녀들이 따라 나가고

공대벽; (쯧쯧! 네 인생도 순탄하진 않겠구나 네째야! 태어나자마자 아버지에게 이런 타박을 받으니...!) 걸음 옮기면서 어른스럽게 한숨 쉬며 품에 안긴 아기를 내려다본다

문이 닫히고 실내에는 진군소와 공자무만 남고. 공자무는 삐진 표정으로 뒷짐 집고 천장만 본다

진군소; [내리 아들만 넷을 보셨으니 속도 상하시겠지요.] 공자무의 눈치를 살피고

진군소; [하지만 아직은 제 나이가 젊으니 다음번에는 반드시 딸을....] + 공자무; [됐소! 그만 하시오!] 손을 젓고

공자무; [당신도 알겠지만 우리 공씨집안은 손이 귀해서 독자(獨子)로 대를 이어왔소!] 다시 침대 옆의 의자에 앉고

공자무; [내 대에 와서 갑자기 자식 복이 터져 아들 놈을 넷이나 거푸 얻었지만 이게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란 건 분명하오.]

공자무; [, 다음 기회란 건 기대하기 어렵다 이거요!]

진군소; [그렇게 비관적으로 말씀하실 것까지야...!] 안색이 안 좋아진다.

공자무; [대를 이을 아들놈은 하나로 족한 데 내리 셋이나 더 태어나다니...!] 그러거나 말거나 궁시렁 대고

공자무; [당신이 딸도 하나 못 낳는 여자인 줄 미리 알았다면 결혼 따위는 하지도 않았을 거요!] 눈 흘기고

진군소 울컥하고

공자무; [귀여운 딸을 낳아야지..., 쓸모도 없는 사내 녀석들만 줄줄이 내지르고 말이야!]

진군소; [뭐가 어쩌고 어째?] 버럭 고함을 지르며 벌떡 일어나고

공자무가 아차! 하며 몸을 뒤로 젖히지만

진군소; [이 무정한 인간!] ! 공자무의 뺨을 세게 후려치고

공자무; [아이쿠!] 얼굴이 홱 돌아간 채 개구리처럼 바닥에 패대기쳐지고

진군소; [? 딸을 못 낳을 줄 알았다면 나하고 결혼 따위는 하지 않았을 거라고?] [그게 방금 전까지 죽을 동 살 동 몸을 푼 마누라에게 할 말이야? ?] 공자무를 덮쳐서 깔고 앉으며 마구 양손을 휘두른다. 진군소의 키가 거의 공자무 만하다는 것 주의.

공자무; [... 부인! 내가 잘못 했소! 용서해주시오!] 필사적으로 양팔로 얼굴 가리며 비명 지르고. 엄살이 아니고 실제로 맞는다.

진군소; [남들은 아들 못 낳아서 첩질도 하고 난리들인데 아들 많이 낳아준 것도 불만이야?] [간절히 원하는 딸을 못 낳아주어서 미안한 마음에 좀 풀어줬더니 이 인간이 아예 간이 배 밖으로 나왔어!] 남편을 깔고 앉아서 마구 팬다.

공자무; [아이고 부인! 살려주시오! 내가 아쉽던 터에 말 실수를 심하게 했소!]

진군소; [내가 누군지 잊었다면 알려주지!] [난 선하곡(仙霞谷)의 호표선자(虎豹仙子) 진군소야!]

진군소; [강호에서 행도할 때 내 손에 죽은 음적, 색마와 박정한 사내들의 숫자가 백명도 넘었다구!]

진군소; [내 손에 죽고 싶으면 어디 더 나불대봐! 이 인간아!] 남편을 깔고 앉아서 두들겨 패는 진군소의 모습. 그 모습을 문을 조금 열고 들여다보는 나이 든 시녀들

시녀들; [저거... 저거...] [이쯤에서 좀 말려야 되는 거 아니야?]

시녀들; [저러다가 정말 주인님 잡겠어!] [처녀 시절의 마님은 강호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여살성(女煞星)이셨잖아!]

시녀들; [냅둬!] [이번에는 주인님이 좀 맞을 짓을 하셨어!] [맞아! 세상에 아들 많이 낳았다고 타박하는 남편이 또 어디 있어?]

시녀들; [그나저나 이번 아기씨의 팔자는 영 순탄치가 않겠어!] [태어나자마자 이렇게 집안에 분란을 일으키니 원....!]

시녀들; [위의 세분 도련님이 태어나실 때는 안팍으로 좋은 일만 일어났었는데...!] 소근대는 배경으로 [꾸엑! 제발! 얼굴만은...! 얼굴만은 때리지 마시오 부인!] 공자무의 비명

[기생 오라비같은 얼굴 간수해서 뭐하게? 어디 가서 젊은 년 꼬셔서 딸 볼려고?] [아예 꿈도 못 꾸게 뭉개버리겠어!] 건물 배경으로 악다구니 쓰는 진군소의 얼굴과 두 팔로 필사적으로 얼굴 가리며 비명 지르는 공자무의 모습이 따로 따로

 

#5>

-일년후(一年後) 황금전장의 모습을 배경으로

잔치가 벌어지고 있다. 청풍의 돌 잔치다. 손님들이 연신 드나들고 선물이 도착한다. 바쁘게 접수대에서 접수하는 집사.

넓은 대청. 여러 줄의 잔칫상이 차려져 있고 잘 차려 입은 손님들이 왁자지껄 마시고 떠드는 중이다.

상단에는 공자무의 가족이 앉아있다. 공자무와 진군소가 나란히 앉아있는데 앉은 키가 거의 비슷하다. 다만 진군소는 아주 늘씬하다.

두 부부의 좌우에는 9살이 된 장남 공자벽과 6살인 둘째 공사붕, 그리고 4살인 공당한이 각자의 키에 맞는 의자에 앉아있다. 공사붕은 공대벽보다 세 살이 어리지만 덩치는 거의 비슷한데 눈이 아이답지 않게 부리부리하다. 셋째인 공당한은 아주 영특해보인다. 공사붕과 공당한의 모습 크로즈 업해서 나레이션을 달아준다.

-차남 공사붕(孔獅鵬) 6

-삼남 공당한(孔當翰) 4

한 살이 된 청풍은 가족들 앞쪽에 놓인 커다란 상 위에서 화려한 옷을 입은 채 주저앉아있다. 단상에는 연신 손님들이 바치는 각가지 진귀한 선물들이 시녀들에 의해 얹혀지고 있고. 눈을 반짝 거리면서 각가지 노리개와 보물들을 손으로 끌어쥐는 청풍.

연신 탐욕스럽게 보물들을 끌어안는 청풍

그걸 보고 손뼉치며 웃는 손님들

진군소; [우리집 막내는 형들과 달리 욕심이 많군요.] 웃고

진군소; [돌 잔치 상에서 저렇게 마구잡이로 끌어 안으니 장차 뭐가 될지 알아보기는 틀렸어요.]

공자무; [덕분에 내 고민은 풀렸소!] 웃고

진군소; [고민이라니요?]

공자무; [장남 대벽이는 내 뒤를 이어야하고....!] 좌측의 공대벽을 돌아본본다. 의젓하게 앉아서 약간 웃음 띤 얼굴로 청풍을 보는 공대벽

공자무; [둘째 사붕이는 기골이 장대해서 천하제일 고수로 키우는 중이며...] 우측의 공사붕을 돌아본다. 공사붕은 어린데도 골격이 억세 보인다. 눈빛이 부리부리하다. 역시 청풍을 보고 있지만 표정이 없다.

공자무; [셋째 당한이는 글 읽기를 좋아할 뿐 아니라 한번 본 건 결코 잊지 않으니 장차 학문으로 천하제일이 될 것이오.] 공사붕 옆에 앉은 네 살짜리 꼬마 선비를 본다. 공당한은 손뼉을 치며 청풍을 본다.

진군소; [당한이가 영특하긴 하지요.] 미소

공자무; [위의 아이들에게는 각자 갈 길을 정해줬지만 막내에게는 뭘 시켜야할지 막막했었소.]

공자무; [헌데 돌잔치상에서 하는 짓거리를 보다보니 청풍(淸風)이 저놈에게도 딱 맞는 일이 한 가지 떠올랐소.]

진군소; [그래서 그게 뭐냐니까요!] 짜증 내고

공자무; [해결사(解決士)!] 음험하게 웃고

진군소; [뭐라구요?] 어이없고

공자무; [이놈을 좀 보시오!] 일어나 청풍에게 가고

공자무; [황금과 돈을 이다지도 좋아하지 않소?] 청풍을 두 손으로 번쩍 쳐드는데. 두 손으로 목걸이와 지폐등을 움켜잡은 채 쳐들리는 청풍. 목에도 목걸이를 주렁주렁 걸었다.

공자무; [욕심이 많고 집착이 남 다르니 깔아놓은 빚을 거둬들이는 데는 딱인 놈이오!]

진군소; [그래서 막내를 해결사로 키우겠다구요?] 어이없고.

장남인 공대벽도 애 늙은이처럼 한숨 푹 쉬고.

공사붕은 피식 웃고

공자무; [걸음마를 떼는 대로 최고의 해결사 양성집단인 철궁(鐵宮)에 제자로 들여보낼 작정이오.] 청풍을 높이 쳐들며 웃고

공자무; [전설적인 해결사들인 철궁의 십이사(十二師)라면 이놈을 천하제일의 해결사로 길러줄 것이오!] 뭣도 모르고 까르르 웃는 청풍

진군소; [이것 보세요 대단하신 풍류재신님!] [해결사 운운하는 게 아이 돌 잔치에서 할 말이에요?] 항의하지만

공자무; [돈이란 게 원래 빌려주기보다 돌려받는 게 중요한 법!]

공자무; [천하무적의 해결사가 되어 우리 황금전장의 재물을 지키거라 막내야!] 으하하하하! 웃는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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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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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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