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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역시 황금전장. 화려하고 웅장한 건물들

슈욱! 위를 보는 자세로 허우적대며 아래로 떨어지는 청풍의 몸뚱이. 비명도 지르지 못하고. 이곳은 어둑한 지하실이다. 천연 종유동굴에 인공을 가해서 만든 동굴.

털썩! 바닥에 떨어지는 청풍

한번 떨어졌다가 펄떡이며 조금 퉁겨져 올랐다가

털썩! 널부러지는 청풍

청풍; [크으!] 고통에 몸을 뒤틀고

청풍; [아구구! 나 죽네! 나 죽어!] [뼈가 여러 군데 작살 난 것 같애!] 끙끙 대며 신음

그그긍! 아득한 위쪽, 종유석 사이에 나있는 사각형의 입구가 닫히고 있다. 입구 위쪽은 불빛이 있어서 밝다.

닫히는 입구에서 공대벽이 내려다보고 있고

청풍; [형님! 큰 형님!] 일어나며 비명 지르고

청풍; [제발 꺼내줘요! 여기 무서워요!] 방방 뜨며 애걸하지만

그그긍! 무정하게 닫혀버리는 입구

청풍; [나 혼자 두고 가지 말아요! 어두운 건 싫다구요!] [제발 꺼내줘요! ?] 무릎을 꿇은 채 두 손 모아 애절하게 애원하지만

밖에서는 아무런 반응이 없다

무릎 꿇고 두 손 모은 채 올려다보다가

청풍; [! 매정한 인간 같으니라고!] 표정이 싹 변해서 삐죽 거린다

청풍; [아버지나 큰형이나 똑같은 인간이야!] 벌러덩 드러눕는다

청풍; [하여간 누가 돈벌레들 아니랄까봐 인정머리라곤 손톱만큼도 없어요!]

청풍; [내가 뭐 나 좋자고 일을 벌린 거야?] [다 집안을 위해서 잘 해보려다가 생긴 일이잖아!]

청풍; [지난 이년동안 내가 회수한 악성채권이 얼만데?] [딱 한번 실수했다고 완죤히 죽일 놈 취급을 해?] [줏어온 자식한테라도 이러진 않을 거다!]

청풍; [아우! 생각할수록 열 받네!] 벌떡 일어나 앉고

청풍; [좋다 이거야! 나한테 악감정 생기게 만들었겠다?] [두고보자구! 날 이렇게 홀대한 대가는 반드시 치루게 될 테니까!] 두리번거리고. 그러다가

갑자기 어둠 속에서 떠오르는 거대한 귀신의 얼굴. 입을 딱 벌리고 있다

청풍; [엄마야!] 깜짝 놀라 뒤로 물러앉고

그러다가 흠칫하는 청풍

! 한쪽 벽에 새겨진 거대한 귀신의 얼굴. 집채만한데 아주 리얼하고 흉측하다. 입을 쩍 벌린 부분이 또 다른 곳으로 통하는 입구다. 그리고 귀신 머리 위쪽에 鬼府라는 글이 커다랗게 새겨져 있다.

청풍; [에효! 간 떨어질 뻔했네! 석벽을 깍아 조각한 귀신 머리잖아!]

鬼府라는 글 크로즈 업

청풍; [귀부(鬼府)...!] [저곳이 진짜 귀부 입구구만!] 끄덕이고

반짝! 청풍의 뇌리에 전구가 떠오르고

청풍; [잠깐! 귀부는 감옥이면서 동시에 우리 황금전장의 비밀금고였지!]

청풍; [그렇다는 건 저 안에 우리 집안이 지난 오백년동안 벌어들인 어마어마한 재산이 고스란히 들어있다는 얘기!] 팔짝 뛰어서 일어나고

청풍; [으흐흐흐! 날 물 먹인 대가를 치루게 해주겠어!] [수전노에 왕소금인 꼰대를 열받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 떠올랐다 이거야!] 히히덕거리며 귀신 얼굴로 이루어진 귀부로 쪼르르 달려들어간다. 다람쥐같다

청풍; [천덕꾸러기 막내아들놈은 당신의 피같은 보물들과 함께 사라져드리겠습니다요 아버지!] 히히덕거리며 귀부 안으로 사라진다.

 

#20>

금릉의 뒷골목. 허름한 객점.

상춘우; [전정무!] [벽력탄(霹靂彈)은 언제쯤 완성되겠나?] 어둑한 방안에 네 명이 둘러앉아있다. 상춘우가 상좌에 앉았고 그 앞쪽에 위지삼수, 종리전, 전정무가 앉아있다

전정무; [유황과 염초가 충분히 입수되었으니 늦어도 사오일 내로 완성될 거요.]

상춘우; [다행이로군!] 끄덕이고

상춘우; [이 주위의 방은 전부 전세를 냈고 그 중 하나에는 방음장치를 확실히 해놨다.]

상춘우; [그 방 안에서라면 남의 이목을 끌지 않고 작업할 수 있을 테니 서둘러주게!]

전정무; [염려마시오 상형.]

위지삼수; [벽력탄까지 준비하는 것만 봐도 이번 일이 쉽지 않을 거란 걸 알겠소!] 눈치 살피고

대답하지 않고 창밖을 보는 상춘우

위지삼수; (저 인간이 또 내 말을 씹네!)

위지삼수; (육만냥이란 거금에 고용된 건만 아니면 그냥 확....!) 흘겨보는데

상춘우; [삼수!] 창밖을 보며 입 열고

위지삼수; [... 왜 그러시오?] 뜨끔

상춘우; [자네는 황금전장의 금고가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나?]

위지삼수; [황금전장 그 자체가 금고 아니오?] 어리둥절

위지삼수; [그리고 우리 같은 살수가 금고를 찾을 이유가 뭐 있소?] [청부받은 인간의 목이나 따오면 되거늘...!]

상춘우; [황금전장에는 풍류재신 공자무가 초청해놓은 신비고수가 도사리고 있다.]

종리전; [... 신비고수?] 겁에 질려 되묻고

전정무; [벽력탄을 준비하는 게 그자를 상대하기 위해서요?]

상춘우; [자네들, 황희설(黃希說)이란 이름을 들어봤나?] 세 사람을 돌아보고

전정무; [황희설이라면 사십여년동안 도둑질을 하면서 단 한 번도 꼬리를 잡힌 적이 없다는 전설적인 신투(神偸) 아니오?]

종리전; [하지만 그 늙은 도둑은 십오년전쯤 세상에서 사라졌는데....] + 위지삼수; [!] 무언가 깨닫는 위지삼수

위지삼수; [혹시 신투 황희설이 사라진 게....!] 놀라는데

상춘우; [()영감조차 황금전장의 담장을 넘어가긴 했지만 빠져나오지는 못했다.] 고개 끄덕이고

전정무; [신비고수에게 잡혔겠구려!] 침 꼴깍

상춘우; [신투 황희설의 무공과 기지, 특히 경신술이 얼마나 대단했었는지 다들 들어서 알고 있을 것이다.]

전정무; [쏟아지는 폭우 속을 산책하고 돌아온 황영감의 몸에 한 방울의 비도 묻어있지 않았다는 소문은 들었소!]

종리전; [... 공씨부자를 제거하려면 그 대단했다는 황희설조차 사라지게 만든 신비고수를 먼저 상대해야한다는...] 겁에 질리고

상춘우; [그렇다!] 끄덕

위지삼수; [헌데 그 신비고수하고 황금전장의 금고하고 무슨 연관이 있다는 거요?]

상춘우; [삼수 자네가 무공실력은 괜찮은데도 칠대살수에 끼지 못하는 것은 생각하는 게 그것 밖에 안 되기 때문이다.]

위지삼수; [상형! 말이 좀 심하구려!] 얼굴이 벌개져서 벌떡 일어나고

위지삼수; [내 생각의 어디가 잘못되었다고 그렇게 비하하는 거요?] 삿대질

상춘우; [자네 같으면 비싼 돈 주고 고용한 절대고수를 화장실에 쳐박아두겠나? 침실에 쳐박아두겠나?]

위지삼수; [나라면 제일 중요한 곳을 지키게......!] + [!] 말하다가 깨닫고 입을 다문다

비웃는 상춘우

위지삼수; [우라질!] 인상 이지러지며 다시 털썩 주저앉고

상춘우; [아마도 우린 황금전장의 금고까지 들어가야 할 것이다.] [신비고수를 제거하지 않고는 공씨부자를 죽이지도 못할 테니...!]

종리전이 꼬르륵 하며 기절해서 의자채로 뒤로 나자빠지고

전정무; [저 새가슴이 또....!] 한숨 쉬며 고개 젓고

위지삼수; (기절할만도 하지!)

위지삼수; (기관진식의 전문가인 종리전인지라 황금전장의 금고에 접근한다는 게 얼마나 위험한 일인지를 누구보다 잘 알 테니...!) 인상이 이지러지고. 그때

지고운; [돌아왔어요!] 여장을 하고 교태로운 자태로 음리붕과 함께 들어선다. 음리붕은 방 밖을 경계하며 따라들어오고

상춘우; [지고운! 음리붕!] [왜 이렇게 늦었나?] 인상 쓰고

상춘우; [살행(殺行)을 하라는 것도 아니고 그저 염탐만 하고 오랬는데 반나절이나 걸려?] 두 사람을 노려보고

지고운; [서운한 소리 말아요!] [황금전장의 지금 상황을 알면 상형도 그렇게 말하진 못할 거예요.] 자리에 앉으며 이놈은 차림새 뿐만 아니라 말투도 완전히 여자다

위지삼수; [뭔 일이 있었는가?] 흠칫

음리붕; [이거 일이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소.]

음리붕; [황금전장에서 무슨 낌새를 챘는지 권씨 세가의 무사들을 동원해 모든 길목을 다 막고 있지 뭐요.] 역시 자리에 앉아서 술을 따라 마시고

지고운; [한마디로 나는 새도 출입하기 어렵게 됐다는 말이죠.] 손을 턱에 괴며 콧방귀. 몸짓도 아주 나긋나긋하다

상춘우; [말도 안 되는 소리!] 탁자를 주먹으로 치고

상춘우; [권씨세가가 어떤 곳인데 황금전장이 함부로 부려먹을 수 있단 말인가?]

음리붕; [하지만 틀림없는 권씨세가의 무사들이었소.]

음리붕; [수백명이나 동원되어 황금전장을 출입하는 자들은 한 명도 빠짐없이 몸수색을 할 정도요.]

음리붕; [지고운과 부부로 위장하지 않았으면 우리도 꼼짝없이 신분이 드러날 뻔했소.]

상춘우가 이맛살을 찌푸리며 지고운을 돌아보고.

지고운; [맞아요.] 까닥

지고운; [무슨 이유에선지 황금전장에서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조사를 받았어요.]

지고운; [다만 음형의 생각과는 다른 게 내가 보기에 권씨세가는 황금전장을 지켜주는 게 아닌 것 같았어요!]

상춘우; [지켜주는 게 아니면?]

지고운; [노골적인 영업방해로 보였어요.] [황금전장 호장무사들의 심기도 불편해보였구요.]

위지삼수; [그렇다면 혹시...!] 흥분

지고운; [황금전장과 권씨세가의 사이가 어떤 이유로 험악해진 게 분명해요!]

[!] 상춘우의 눈이 번쩍

상춘우; (어부지리!)

상춘우; (지고운의 판단이 옳다면 이건 천재일우의 기회다!) 흥분하여 주먹 꾸욱 쥐고

 

#21>

저녁 무렵. 황금전장의 정문. 권씨세가의 남녀 무사들이 살벌하게 서있고. 그 때문에 황금전장 주변에는 오가는 사람도 별로 없다.

황금전장 정문이 보이는 맞은편 가게는 문을 닫았는데 그 가게의 처마 아래에는 몇 명의 노인들이 서있다. 노인들 앞에는 조천검 권필중이 지팡이를 짚은 채 의자에 앉아있다

권씨세가 무사들 흠칫하며 황금전장의 문을 본다.

문으로 걸어 나오는 두 명의 청년. 바로 공대복과 공당한. 앞장 선 공대벽은 담담한 표정이지만 공당한은 겁에 질려있고 공당한의 두 손에는 보자기로 싼 큼직한 상자가 하나 들려져 있다. 공대벽은 허리에 검을 차고 있다.

<황금전장의 큰아들과 셋째아들이다!> 흉흉한 기세로 칼과 검에 손을 대는 권씨세가 무사들. 하지만

<막지 말고 보내라!> 뒷쪽에서 노인들의 전음이 젊은 무사들에게 들리고

뒤쪽의 노인들을 향해 고개 숙여보이는 젊은 무사들

길을 열어준다.

권씨무사들이 좌우에서 살벌하게 노려보는 사이로 걸어가는 두 형제. 권씨세가의 노인들을 향해 걸어간다

공당한; [... 무림인들이 아무리 법도를 모른다고 하지만 사... 사자(使者)를 해치진 않겠지요?] 공대벽을 따라가며 겁에 질려 속삭이고

공대벽; [그건 모르지.] 웃고

공대벽; [너라면 가전무공까지 기록된 족보를 뺏어간 자를 이성적으로 대할 수 있겠느냐?]

공당한; [... 공맹(孔孟)의 도리도 모르는 무식한 자들이 귀를 막은 채로 공격하면 소제는 감당할 방법이 없습니다.] 겁에 질려

공대벽; [걱정마라!] [하늘 아래 그 누구도 내 아우들을 해치진 못한다.] 단호

공당한; (형님!) 감격

그 사이에 권필중과 노인들 가까이에 이르고

공당한; [형님! 일을 원만히 해결하려면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할지도 모릅니다.] 겁에 질려 속삭이고

공대벽; [나는 장사꾼이다.] 웃고

공대벽; [장사꾼이 입을 열어 웃음을 팔고 허리 숙여 자존심을 팔지 않으면 뭘 팔 수 있겠느냐?]

이윽고 권필중 앞에 이르는 두 형제

살벌한 표정으로 노려보는 노인들

공대벽; [황금전장의 공대벽이 세가의 최고 어른이신 조천검 권노야를 뵙습니다!] 정중하게 포권하고

공당한; [... 말학후진 공당한도 만인의 우러름을 받는 세가의 노야들을 뵙게 되어 무한한 영광입니다.] 떨면서 역시 고개 숙이고. 두 손으로는 상자를 바쳐든 상태

권필중; (이놈들이 풍류재신 공자무가 자랑하는 네 아들 중 첫째와 셋째로군!) 차갑게 두 형제를 노려보고

포권한 자세로 의연하게 서있는 공대벽과 억지로 용기를 내지만 떨고 있는 공당한의 모습을 크로즈 업

권필중; (공자무가 자식 농사까지 잘 지었다는 소문이 사실이었어!)

권필중; (첫째는 태산같이 진중하고 의연하며 셋째는 영특하기 이를 데 없어 보인다.) (이대로 자라면 장차 얼마나 크게 될지 모를 놈들이다.) 공대벽과 공당한의 모습

권필중; (이왕 황금전장과 싸우게 된 이상, 잘 해결할 수 없다면 기필코 황금전장의 씨를 말려야겠구나.)

권필중; (한 놈이라도 빠져나간다면 장차 세가가 그 후환을 감당하기 어려울 테니....) 살벌한 표정

공대벽; (살기!)

공대벽; (이 노인이 제대로 각오를 하고 찾아왔군!) 쓴웃음. 그때

권필중; [경각심을 더욱 높이고 물샐틈없이 지켜라.] [돈벌레들이 꿈틀거리기 시작했으니 무슨 꿍꿍이가 있을지 모른다.] 몰려든 젊은 무사들에게

[존명!] 일제히 대답하는 주변의 젊은 무사들

이어 다시 몸을 날려 황금전장의 입구 쪽으로 달려간다.

공대벽; [가부께서 이번 일의 해결을 저희 형제에게 일임하셨습니다.] [아무쪼록 저희들에게 사죄할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권필중; [자네들 황금전장이 그토록 간이 큰 줄은 몰랐네.] 코웃음

권필중; [아무리 급하다 한들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짓이 있는 법이거늘...] [자네들은 돌이킬 수 없는 대죄를 범했어.] 노려보고

공당한; [저희 형제의 막내가 아직 어리고 철이 없어서 감히 세가에 죄를 범했습니다.] 앞으로 나서고

공당한; [세가에서 어떤 처분을 하시더라도 달게 받아야 하는 것이 저희들의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상자를 바쳐보이고

권필중; [네가 들고 있는 것은 그놈의 목이냐? 우리 세가의 보물이냐?]

공당한; [인명은 재천이거늘 죄를 지었다고 함부로 벨 수야 있겠습니까?]

공당한; [대신 족보와 함께 사죄의 뜻으로 세가에서 발행한 차용증서 일체와 채무의 두 배에 해당하는 배상금을 넣었습니다.]

<두 배의 배상금!> <채무를 탕감해줄 뿐 아니라 사백만냥을 배상금으로 내놓겠다고?> 권필중과 노인들의 안색이 경악으로 물들고 (; 은자 한 냥의 현재 가치는 5만원~10만원. 이하 한 냥 5만원으로 계산)

<.... 사백만냥(이천억원)이면 황실 일 년 경비의 사할이 넘는 거금인데....!> 침 삼키는 노인들 (; 전성기 명나라 황실의 일 년 경비 약900만냥)

권필중; (풍류재신 공자무가 구두쇠이기는 하지만 쓸 때는 화끈하게 쓴다는 소문이 사실이군!)

권필중; (사백만냥이면 우리 가문 전체 재산의 몇 배...!) (그것도 당장 쓸 수 있는 현찰이라면....) 흥분

권필중; (완아가 복원해놓은 조상님들의 무공과 함께 우리 권씨세가를 단숨에 천하제일가로 만들어줄 수도 있다!)

권필중; (하지만 저놈들의 제안을 냉큼 받아들일 수는 없다!) 공대벽과 공당한을 노려보고

권필중; (총명하기 그지없는 완아는 이런 결과까지 다 계산해놓았을 터...!) 권완을 떠올리고

권필중; (어쩌면 더 큰 양보를 받아 내거나 심지어 이번 일을 빌미로 황금전장 자체를 흡수하는 방법마저 세워놨을지도 모른다.) 심호흡

권필중; (늙은 내가 괜히 중간에 나섰다가 산통을 깨버린다면 조상님들 뵐 면목이 없는 일이지.) 끄덕이고 + [정덕(正德)!] 노인들 중 한 명을 부르고

노인1; [예 백부님!] 나서고

권필중; [일단 가져온 걸 접수해라!] 공당한이 들고 있는 상자를 보며 손짓하고

노인1; [!] 대답하며 나서서 공당한의 손에 들린 상자를 받으려 하고. 순간

번쩍! 섬광이 노인1의 앞에서 번뜩이더니

어느 틈에 노인1의 목에 겨눠진 공대벽의 검

[감히!] [네놈이...!] [무슨 짓이냐?] 노인들 분노하여 무기를 손에 대며 공대벽을 공격하려 하고. 하얗게 질려 달달 떠는 공당한

권필중은 손을 들어 노인들이 공대벽을 공격하는 것을 막으면서도 눈살을 찌푸리고

분노하면서도 공격은 하지 않고 물러서는 노인들. 노인1도 물러서는데 분노한 표정

권필중; [무슨 뜻이냐?] 공대벽을 노려보고

공대벽; [결례했다면 용서하십시오.] 검을 거두고

공대벽; [저는 장사꾼이고 노야께서도 장사꾼과 거래를 해보셨을 줄로 압니다.] 검을 검집에 넣고

공대벽; [대저 어떤 거래든지 증인이나 증거가 있어야 하는 법입니다.] 포권하고

공대벽; [하지만 이 자리에는 마땅히 증인이 될 만한 사람이 없으니 증거가 먼저 있지 않고서야 어찌 선뜻 물건을 넘겨줄 수 있겠습니까?] 둘러보고

권필중; (말로는 당할 수가 없는 놈이로군!) + [! 장사꾼 녀석이 제법 검을 쓰는구나.]

권필중; [설마 황금전장에서 밑천 없는 장사(강도나 도둑질)도 하는 건 아니겠지?]

공대벽; [밑천 없는 장사꾼들한테서 본전이라도 잃지 않고자 배운 것입니다.] 담담

공대벽; [저희 집안에는 눈꼽만한 재물이 있을 뿐인데도 종종 벼룩보다 더 작은 것들이 여러 가지 핑계로 거저 얻고자 하는 때문이지요.] 냉소하고

권필중; (이놈이! 감히 우리 세가를 벼룩에 빗대?) 분노하지만

권필중; (오냐! 언제까지 그 매끄러운 혀를 놀릴 수 있을지 보자!) + [껄껄껄! 과연 황금전장을 이을만한 인재로군.]

권필중; [그래 어떤 증거를 원하는가?]

공대벽; [족보를 안전하게 돌려받았으며, 이후 이와 관련해서 저희 황금전장에 어떤 형태로도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증서(證書)를 써주시기 바랍니다.]

권필중; [족보야 마땅히 돌려받아야 하네만 자네가 원하는 증서는 오직 가주만이 써줄 수 있네.]

권빞룾; [노부가 비록 본 세가의 제일장로라고는 해도 그럴 재량은 없어.]

공대벽; [그러시다면 저희 형제가 가주님을 직접 뵐 수 있게 해주시길 청합니다.]

권필중; [가주는 출타중이다. 당장 며칠 내로 돌아오긴 힘들다.] 고개 젓고

공당한; [이 상자 안에는 세가의 족보뿐만 아니라 저희 황금전장의 배상금도 함께 들어있습니다.] 상자를 들어 보이고

공당한; [족보를 다시 황금전장으로 가져가는 것은 세가측에서 허락치 않으실 테고...] [저희도 거금을 증서도 받지 않고 드릴 수는 없습니다.]

권필중; [그래서 어쩌자는 건가?] 공당한을 노려보며.

공당한; [... 증서가 준비될 때까지 세가의 족보와 배상금은 저희가 가지고 있겠습니다.] [대신 세가에서는 저희의 신병을 확보하고 계십시오.]

공당한; [그러면 서로 아무런 문제가 없을 듯합니다.]

권필중;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군.) (강제로 빼앗을 수도 있으나 그랬다가는 우리 세가의 평판이 나빠질 테니...!) 한숨

권필중; [좋다! 원하는 대로 해주마!] 일어나고

권필중; [세가로 함께 가자!] [모두 철수해라!] 앞장 서서 가고

[예 숙부님!] 포권하는 노인들

노인들의 지휘로 철수하는 권씨세가의 무사들. 일부는 빠르게 달려간다

노인들에게 에워싸여 권필중을 따라가는 공대벽과 공당한

겁에 질려 자신들을 에워싼 노인들을 보는 공당한

그런 공당한의 어깨를 다독이며 안심시키는 공대벽. 아주 태연한 표정

권필중; (공자무의 장남인 저놈, 볼수록 인물이다!) 곁눈질

권필중; (살기등등한 우리들을 마치 호위처럼 여기는 저 태연함은 타고났다고 밖에 할 수 없다!)

<황금전장과 각을 세우는 게 과연 잘하는 일인지 모르겠구나!> 멀어진다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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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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