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267>

<-진회하> 새벽 무렵. 대부분의 기루들은 어둠에 잠겨 있지만 단 한곳만 불이 대낮같이 환다. 물론 만화루다.

만화루 주변을 무기를 든 기녀와 하녀들이 지키고 있고. 모두 심각한 표정

어느 건물. 유난히 삼엄한 경계

 

구미호리; [둘째가 납치를 당했다?] 손잡이가 달린 화려한 의자에 다리를 꼬고 앉아서 미간을 모으고. 옆에는 표요희가 서있다. 장소는 화려한 실내다.

분타주; [죽여주시옵소서.] 구미호리 앞에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린다. 분타주 뒤로 네명의 나이 든 기녀들이 역시 무릎을 꿇고 있고

분타주; [그것들이 감쪽같이 손님으로 위장하고 접근해서 방비를 못했사옵니다.]

[무능한 속하들을 벌하여 주시옵소서.]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림주님!] 분타주 뒤의 여자들도 바닥에 이마를 박으며 외치고

구미호리; [시끄럽다 이년들아!] 탕! 손으로 의자 팔걸이를 치며 고함.

깜짝 놀라며 사색이 되는 분타주와 나이 든 기녀들

파삭! 손잡이가 고운 가루가 되어 날아가고

표요희; (의자에서 손잡이만 고운 가루가 되어 흩어지네.) 곁눈질로 그걸 보며 겁에 질리고.

구미호리; [네년들을 죽여서 무슨 이득이 있느냐?] [이미 벌어진 일이 없던 일이 되기라도 한단 말이냐?] 눈을 치뜨며 분타주등을 노려보고

삭 죽어 대답하지 못하는 분타주와 나이 든 여자들

구미호리; [괜히 마음에도 없는 소리 집어치우고 둘째가 어디로 끌려 갔는지나 탐문해봐!] 나가라고 손짓하고

[분부 받들겠사옵니다.] [죄... 죄송합니다.] 서둘러 일어나는 분타주와 여자들

이어 허둥대며 달려 나가고. 실내에는 구미호리와 표요희만 남고

분타주; [열개 조로 나뉘어 모든 방위를 수색해라.] [작은 단서라도 놓치면 안된다.] 달려가며 외치고.

[예 분타주님!] [가자!] 다른 나이 든 여자들이 대답하며 뿔뿔이 흩어지고

구미호리; [모지리들 같으니...] 혀를 차며 거실 밖에서 벌어지는 소동 보고. 이어

구미호리; [범인은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표요희에게 묻고. 밖을 보며

표요희; [제자가 알기로 육혼삭은 백살파로 흘러들어갔사옵니다.]

구미호리; [둘째가 심우장에서 백일자객들을 죽인 일과 관련이 있겠구나.] 끄덕

표요희; [남장했다는 계집은 아마 백일살신의 외동딸 백산산일 것이옵니다.]

구미호리; [백일살신의 딸년이 내 사랑하는 제자를 해코지 했다 이거지?] 눈빛이 차가워지고

구미호리; [아무래도 백살파와는 예정보다 일찍 결말을 봐야겠구나.] 슥! 일어나고

구미호리; [둘째가 수련한 소혼미향이 아직 완전히 흩어지지 않고 남아있겠지?]

표요희; (거짓말을 했다가는 후환이 있을 테니 사실대로 고해야겠지.) + [예!]

구미호리; [사부는 서시응향의 향이 너무 강해서 둘째의 체향을 맡을 수 없다.] [네가 앞장서서 사부를 둘째에게 안내해라.]

표요희; [모시겠사옵니다.] 건물에서 나가고

밖으로 나와 코를 허공에 대고 킁킁대는 표요희. 건물 주변에는 이제 사람이 없다. 모두 수객에 동원되어서. 그러다가

어떤 냄새가 표요희의 코로 흘러들고

표요희; [이쪽이옵니다.] 팟! 날아오르고

그 뒤를 구미호리도 구름처럼 날아올라 따라가고

기루들의 지붕 위를 날아가는 표요희와 구미호리. 만화루의 기녀들과 다른 기루의 기녀들이 놀라서 손가락질하고

구미호리; (부디 사부가 갈 때까지 무사하거라 둘째야.) 표요희를 따라가며 생각하고

구미호리; (딸처럼 기른 네가 변을 당했다면 이 사부는 가슴이 미어져 미쳐버릴지도 모르니...) 날아가고

 

#268>

깊은 계곡.

계곡 막다른 곳도 절벽. 헌데

스으! 절벽 하단에 아지랑이처럼 일렁이는 게 있고

그 아지랑이 건너편에 동굴이 하나 있다. 동굴 주위에 상당히 큰 돌들이 이리저리 놓여있다. 진법이 펼쳐진 것.

 

깊지 않은 동굴 안쪽. 마른 풀이 깔려있고. 그 위에 호요희가 누워있다. 겉옷이 벗겨져서 란제리같은 속옷만 입은 야한 모습. 겉옷은 호요희의 몸 아래 깔려있다. 청풍이 그런 호요희의 배꼽 아래의 사타구니 위쪽 아랫배에 손을 하나 붙인 채 눈을 감고 있다.

징! 청풍의 손바닥이 진동하고.

퍼덕! 경련을 일으키는 호요희의 몸.

청풍; (드디어 끝났다.) 슥! 호요희의 아랫배에서 손을 떼고

청풍; (뒤틀렸던 심맥은 모두 원상회복되었고 진기의 흐름도 원활해졌다.) 소매로 이마의 땀을 닦고.

청풍; (깨어나면 운신하는데 문제가 없겠지.) 슥! 일어나려 하고. 그때

호요희; [그냥 가시려구요?] 눈 감은 채 말하고

청풍; (깨어났군.) + [무슨 뜻이냐?] 돌아서려다가 내려다보고

호요희; [신세를 졌으니 보상을 요구하시면 기꺼이 응해드리겠어요.] 슥! 자기 란제리 자락을 위로 조금 끌어올리며 말하고. 그 바람에 허벅지와 사타구니 일부까지 드러나고. 도발적인 장면. 하지만

청풍; [그만해라.] 오만상

청풍; [세상 모든 사내가 그 짓에 미쳐있다고 생각한다면 잘못 알고 있는 것이다.] 홱! 돌아서고

호요희; (이건 생각해보지도 못한 반응이네.) 눈 감은 채 놀라고

청풍;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는 모르겠다만...] 동굴 입구로 걸어가고

청풍; [자신을 좀 더 소중히 여겨라.]

호요희; (나... 나를 소중히 여기라고?) 충격 받는 표정. 눈 감은 채

청풍; [동굴 입구에 진법을 설치해놔서 남의 눈에 띠지 않을 것이다.] [충분히 쉬고 떠나도록 해라.] 동굴을 완전히 나가고

호요희; (나이도 어린 게 건방진 소리를 다하네.) 눈가로 눈물이 배어나오고

호요희; (그런데 그 건방진 소리가 가슴을 미어지게 만드는 건 어째서인가?) 주르르! 눈꼬리를 따라 눈물이 흐르고

호요희; (분하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다.)

호요희; (나란 계집은 확실히 잘못 살아왔다.) (매사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치열한 노력도 없이 어려움이 닥치면 몸으로 해결하려 들었고...)

<저 인간 때문에 난생 처음 사무치는 회한이 뭔지 깨닫게 되는구나.> 동굴을 등지고 걸어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호요희의 생각 나레이션

 

#269>

새벽. 경치 좋은 강가. 물안개가 자욱

물안개를 뚫고 강가에 나타나는 청풍.

청풍; (여긴 아마 진회하의 상류일 것이다.) 주변 둘러보고. 하지만 물안개가 너무 짙어서 건너편이 안 보인다.

청풍; (물줄기를 따라 내려가면 진회하 변에 만화루에 이를 수 있을 텐데...) (밤새 내 입장이 좀 난처해졌다.)

청풍; (죽어가던 호요희를 살려준 처지에 새삼 만화루로 쳐들어가서 난장을 치기도 그렇고...) 쓴웃음

청풍; (위소저와 한 약속을 지키려면 앞으로도 쾌활림의 요녀들은 보는 족족 쓰러트려야하는데...) 강가에 쭈그리고 앉고

청풍; (땀이나 닦으면서 천천히 마음을 정리해보자.) 촤아! 두 손으로 물을 떠올리고. 세수하려. 헌데

[!] 눈 부릅뜨며 손으로 뜬 물을 들여다보는 청풍.

쿵! 그 물 속에 사람 얼굴 형상이 두 개가 떠오른다. 앞쪽의 청풍 얼굴과 그 뒤로 누군가 들여다보는 모습. 뒤에서 들여다보는 사람의 얼굴은 모호하고 다만 강렬한 눈만 보인다. 이자는 환마루주다.

청풍; (위험!) 펑! 한쪽 발로 지면을 밀어 옆으로 홱 날아가고. 직후

스악! 쩍! 청풍이 앉아있던 강가를 두 줄기 섬광이 스치며 돌들을 간단히 쪼개버린다.

청풍; [누구냐?] 휘익! 옆으로 날아갔던 몸을 바로 세우며 칠성보도를 뽑으려 하고

스으! 청풍이 있던 강가의 안개 속에 사람 형상이 서있다. 윤곽만 보이고 눈만 강렬하다. 물론 환마루주다. 주변에 안개가 자욱해서 더욱 신비하고 모호한 분위기다.

청풍; (은신술이나 환술을 쓰는 자가 저곳에 있다.) 지지징! 환마루주를 겨누는 칠성보도가 진동하다가

투쾅! 청풍이 손을 놓자 폭발 적인 속도로 날아가서 환마루주를 뚫고 지나간다.

청풍; (해치웠나?) 노려보지만

[...] 손가락 하나를 세워 까닥이며 소용없다는 시늉하는 환마루주.

청풍; (살아있다! 분명 칠성보도가 뚫고 지나갔는데...) 놀라면서도

손바닥을 자신 쪽으로 해서 오라는 시늉하고. 그러자

번쩍! 안개 속에서 섬광이 빛나고

투학! 다시 환마루주를 뚫고 돌아오는 칠성보도.

휘릭! 한 바퀴 돌며 청풍에게 날아오는 칠성보도. 손잡이가 청풍에게 향하게

팟! 날아온 칠성보도 손잡이를 잡으며 환마루주를 보고. 그때

스으! 사라지는 환마루주. 눈빛은 여전히 강렬하고

청풍; (사라진다.) 눈 부릅

스팟! 사라지는 환마루주

청풍; (칠성보도에 피나 기름기가 묻어있지 않다.) 날아온 칠성보도의 칼날을 살피고

청풍; (그렇다는 건 허공을 거푸 통과했다는 뜻!)

청풍; (아마 방금 전 내가 공격한 건 실체가 아니라 그림자나 환각이었을 것이다.) 생각하다가 + [!] 무언가 깨닫고

스팟! 옆으로 급히 날아가는 청풍. 슈욱! 피아노 줄 같은 것이 간발의 차이로 청풍의 옆을 스치고 바닥을 훑는다.

쩍! 가는 실이 훑은 바닥은 돌과 흙이 두부처럼 잘리고

안개 속에서 사람 형상이 손을 움직여 그 실을 회수하는 게 보인다. 실은 그 인물의 열 손가락에 모두 끼고 있는 반지에서 빠져나왔다가 다시 들어가는 형태다.

청풍; (일종의 실인데 너무 가늘고 빨라서 은원살법이 발동될 틈도 없다.) 스악! 생각하며 칠성보도를 수평으로 길게 그어 긴 섬광으로 모든 방위를 단번에 긋는다. 그러자

서걱! 무언가 베어지는 소리가 한쪽 안개 속에서 들리고

청풍; (이쪽이다!) 투쾅! 다시 칠성보도를 소리가 들린 쪽으로 날리고

스팟! 안개 속으로 사라졌던 칠성보도가

청풍; (돌아와라!) 안개 속으로 손을 까닥하고. 그러자

스팟! 다시 안개 속에서 날아오는 칠성보도

휘릭! 청풍의 앞에서 한 바퀴 돌아 손잡이를 내미는 칠성보도

그걸 받아서 살피는 청풍.

이번에는 칼날에 약간의 피가 묻어있다.

청풍; (이번에는 약간 상처를 입혔구나.) 생각하다가

청풍; (정황상 그자가 나타난 것 같다.) 심호흡 하다가

청풍; [크아!] 쾅! 발을 강하게 구르며 기합을 넣는다. 그러자

펑! 청풍의 주변 모든 안개가 확 터져서 흩어지고

화악! 직경 100미터쯤의 안개가 모두 사라지며 모호하던 광경이 드러난다. 청풍은 강을 등지고 있는데

쿵! 청풍의 앞쪽, 흩어지는 안개 속에 복면을 쓴 인물이 유령같이 서있다. 물론 그자는 환마루주다.

환마루주의 소매가 조금 잘려있고., 팔뚝에 베어진 상처가 있어서 피가 흐른다. 손가락마다 반지를 하나씩 끼고 있는 것이 보이고. 또한

스스스! 환마루주의 몸에서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일어나 주변을 뒤덮고 있고

청풍; (백일살신에 못지않은 위압감을 지닌 인물이다.)

청풍; (그렇다는 것은...) + [아마도 귀하는 환마루주겠소이다.]

환마루주; [놀랍군.] 복면 속에서 눈 번뜩

환마루주; [네놈이 백일살신과 호각으로 싸웠다는 보고를 받고도 믿지 않았었거늘...]

환마루주; [직접 보니 우리들 혈세사패에 조금도 못하지 않은 실력을 지녔구나.] 슥! 상처가 난 자신의 팔을 들어 보이고,. 손가락에 반지를 하나씩 끼고 있는 것 보여주고

청풍; [과찬이오 환마루주!] 웃으며 고개 좀 숙이고

청풍; [헌데 환마루의 지존께서 나같은 후배를 직접 손 봐주러 오실 줄은 몰랐소이다.]

환마루주; [네놈을 방치할 경우 머잖아 우리 능력으로는 어쩔 수 없는 거물이 될 거라는 어떤 분의 우려를 들은 때문이지.] 말하며 청풍의 뒤를 보고. 그러자

오싹! 청풍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흐르고

청풍; (뒷쪽에 누가 있다.) 고개 조금 돌려 뒤를 보고. 뒤는 강인데

여전히 물안개를 피워 올리는 강물 위에 어떤 여자가 서있다. 하늘거리는 옷을 입고 강물 위에 유령같이 서있는 여인. 물론 구미호리다.

청풍; [구미호리?]

구미호리; [그래. 바로 본녀란다.] 휘이! 천천히 강을 걸어 청풍 쪽으로 오고

청풍; (환마루주에 이어 구미호리까지..) (이건 좀 벅찬 싸움이 되겠는 걸.) 칠성보도를 늘어트린 채 생각하고

구미호리; [이제 네놈은 본녀의 질문 한 가지에 대답을 해야만 한다.] 슥! 강변으로 올라서고

구미호리; [죽어도 편히 죽고 싶다면 정직하게 대답해야만 한다.] 눈이 백열되고

청풍; [과연 림주께서 날 죽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무슨 질문인지 들어나 봅시다.] 차갑게 웃고

구미호리; [첫째야! 이자가 틀림없느냐?] 옆을 향해 묻고. 그러자

[틀림없사옵니다.] 스으! 흩어지지 않은 강병의 안개 속에서 나오는 여자. 표요희다.

청풍; (저 여자...) 눈 번뜩

표요희; [그자의 몸에서 둘째의 소혼미향이 강하게 감지되고 있사옵니다.] 멈춰서고

청풍; (호요희를 둘째라 부르는 걸 보면 구미호리의 세 제자중 첫째인 표요희겠구나.)

구미호리; [내 제자의 말을 들었으면 내가 무슨 질문을 하려는지도 알았을 것이다.] 청풍을 보며

청풍; [내 몸에서 림주의 둘째 제자 호요희의 체취가 느껴지는 모양이오만...] 소매를 코에 대고 냄새 맡고

청풍; [본의 아니게 호요희를 백살파의 자객들 손에서 구하는 과정에서 묻은 것일 거요.] + (온몸을 주무르는 추궁과혈까지 해준 사실은 말하지 않는 게 좋겠지. 호요희를 위해서라도...)

표요희; [거짓말!] 노려보고

표요희; [네놈의 몸에서 느껴지는 둘째의 체취는 잠깐 접촉한 정도로 묻은 게 아니다.] 이를 바득 갈고

표요희; [네놈 설마 둘째를 유린한 것이냐?]

청풍; [그런 일 없소.] 짜증

표요희; [그 말을 믿기에는 둘째의 체취가...] 노려보고 + 구미호리; [그만해라 첫째야.] 말을 막고

표요희; [예 사부님!] 물러서고

구미호리; [저놈이 둘째에게 무슨 짓을 했든 상관없다. 결국 오늘 이 자리에서 죽게 될 테니...] 화악! 옷과 머리카락이 바람을 맞은 듯 부풀어 오르고

청풍; (가공...) 찌릿 찌릭! 전기가 오르는 표정. 머리카락과 옷자락이 흩날리고

[!] 환마루주도 무언가 느끼고

구미호리; [오늘 기필코 네놈을 섭장천 곁으로 보내주겠다!] 지지지! 화악! 몸에서 폭발적인 기움이 뿜어지는 모습. 퍼펑! 펑! 바닥의 돌들이 튀어나가고

표요희; [흑!] 급히 물러서고

청풍; (내공이 최하 오갑자(五甲子)를 상회한다.) 지지지! 몸을 방어막으로 덮고

청풍; (저 여자는 내공만으로는 천하제일이겠구나.) 생각할 때

구미호리; [죽어라!] 기합 지르자.

펑! <드래곤 볼>의 원기옥 같은 것이 구미호리의 몸에 튀어나와 청풍에게 날아간다. 크기는 사람만하고

청풍; [크왓!] 펑! 마주 장풍을 날리지만

꽝!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고 그 폭발에 휘말려 날아가는 청풍

청풍; (내공으로는 아예 상대가 안되는군.) 컥! 후두둑! 피를 토하며 날아가는데

스악! 여러 명의 환마루주들이 나타나 양손 열 손가락에 낀 반지에서 가는 실을 뽑아내 휘두른다. 사람이 여럿으로 변해서 실도 수십 가닥이 된다

청풍; (이건 영 안좋은 구도인데...) 바웅! 몸을 호신강기로 뒤덮으며 내려서고

서걱! 텅! 일부 실은 호신강기에 부딪혀 튕겨지지만

일부는 호신강기를 가르고 들어와 청풍의 옷과 살을 베고 지나간다

청풍; [큭!] 몸의 여기저기에서 피를 뿌리며 비틀

구미호리; [죽어라!] 퍼퍼펑! 날아들며 연달아 원기옥 같은 기운을 뿜어내고

환마루주; [이게 왜 탈명신사(奪命神絲)라 불리는지 알게 해주마!] 스악! 쩌쩍! 여러 명의 환마루주도 수많은 실을 칼날처럼 휘둘러 청풍을 공격하고

청풍: (검벽신공을 믿어보는 수 밖에...!) 투쾅! 쩡! 온모을 검의 형상으로 덮으며 몸을 웅크리고

투쾅! 엄청난 폭발이 일어나 모든 걸 덮어버리고

표요희; [흑!] 비틀하며 물러서고

표요희; (어... 어떻게 되었지?) 손으로 머리 위를 가리며 앞을 보고

쿠오오! 돌풍과 먼지가 사라지고 그 안에서 세 사람의 형상이 흔들리며 나타난다.

쿵! 드러나는 장면. 청풍이 중앙에 우뚝 서있는데 온몸이 검의 형상으로 덮여있다. 다만 청풍의 몸에 수많은 자상이 나있고 옷이 갈라졌다. 환마루주의 실에 베인 모습이고. 입과 코로도 피가 줄줄 흘러나오고. 하지만 환마루주와 구미호리의 모습보다는 양호하다. 환마루주와 구미호리의 몸에는 각기 여러 개의 검의 형상을 한 빛이 박혀있거나 관통하고 있다. 얼굴과 가슴을 가리는 자세로 비틀거리는 두 사람

표요희; [흑!] 경악과 공포. 뒤로 주춤

[컥!] [큭!] 피를 토하며 쓰러지려는 구미호리와 환마루주

털썩! 쿵! 구미호리는 주저앉고 환마루주는 한쪽 무릎을 꿇는다. 여전히 검 형상의 빛이 몸에 박히거나 관통당한 모습이고

표요희; (말... 말도 안돼! 혈세사패의 패주 두 사람이 협공을 했는데도 패하다니...) 사색이 되고. 그때

푸시시! 스스스! 구미호리와 환마루주의 몸에 박혔던 빛의 칼날들이 흩어지고

푸학! 추힉! [악!] [큭!] 빛의 검이 사라진 상처에서 피가 분수처럼 치솟고 고통에 찬 비명을 지르는 두 사람

환마루주; [검벽신공!] [절대삼검중 검벽신공을 이미 완벽하게 익혔구나!] 파팟! 상처 주변의 혈도를 찍어 지혈하고

구미호리; [무슨 이런 괴물이...] 파팟! 역시 공포에 질리며 상처 주변을 찌르고

청풍; (나 역시 상처가 가볍지 않다.) 피를 꿀꺽 삼키고

청풍; (구미호리의 막강한 공력에 심맥 대부분이 타격을 받았고 환마루주의 무기인 탈명신사라는 것에 베인 상처도 가볍지가 않다.) 츠츠츠! 주르르! 온몸의 갈라진 상처에서 피가 줄줄 흘러내리고

청풍; (저자들이 힘을 회복하기 전에 치명타를 가해야한다.) 스윽! 환마루주를 노리고 칠성보도를 천천히 쳐드는데

쩡! 칠성보도에서 긴 섬광이 일어난다. 길이가 5미터 이상

환마루주; (이건 위험하구만.) (아직 몸을 운신할 수 있을 정도로 내공이 회복되지 않았는데...) 눈 부릅뜨며 정말하고. 바로 그때

구미호리; [죽이려면...] 사력을 다해 일어나며 악을 쓰고.

흠칫! 돌아보는 청풍.

구미호리; [본녀부터 죽여 봐라!] 팟! 몸을 날려 육박전을 하려는 듯 청풍을 덮친다.

표요후; [안돼요 사부님!] 비명 지르고. 반면

환마루주; (저 여우는 혹시...) 깨닫고 눈 치뜰 때

청풍; [소원이라면...] 스윽! 환마루주를 겨눴던 칠성보도를 구미호리쪽으로 휘돌리려 하고. 헌데 바로 그때

구미호리; [호호호!] 촤악! 청풍에게 돌진하며 양손으로 저고리를 확 찢는다. 그 바람에 젖가슴이 털렁 드러나고

청풍; [무슨 추태를...] 기겁하며 고개를 돌리고. 구미호리를 베려던 칠성보도도 멈칫한다. 직후

구미호리; [크와!] 청풍에게 달려들며 입으로 연기를 확 뿜어내고. 거리는 2미터쯤으로 좁혀졌다.

청풍; (독?) 연기를 얼굴에 덮어쓰며 눈 부릅뜨는 청풍. 그러면서도

청풍; [크아!] 쾅! 칠성보도를 들지 않은 왼손으로 구미호리의 가슴을 친다.

구미호리; [악!] 펑! 가슴을 청풍의 손바닥에 강하게 맞아 뒤로 홱 날아가고

표요희; [사부님!] 화악! 비명 지르며 날아오고

턱! 간발의 차이로 구미호리가 바닥에 나뒹굴기 전에 두 팔로 받아안는 표요희.

표요희의 품에 안긴 구미호리의 가슴에 시뻘건 손바닥 자국. 하지만

구미호리; [호호호! 서시응향의 맛이 어떠냐 애송이야?] 깔깔 웃으며 청풍을 보고

표요희; (서시응향!) 놀라며 구미호리를 바닥에 내려주고

표요희; (사부님은 이가놈을 서시응향에 중독 시키기 위해 위험한 도박을 걸었구나.) 청풍을 보고. 그때

청풍; [끄윽!] 술 취한 듯 비틀거리는 청풍. 헌데

화악! 청풍의 피부가 새빨갛게 달아오르고 온몸에서 강한 열기가 확 뿜어지고 있다.

구미호리; [네놈이 중독된 것은 백팔종의 미약(媚藥)을 수십 년 동안 장복해서 농축시킨 서시응향이라는 것이다.] 표요희의 부축을 받으며 서서 웃고

구미호리; [사내가 그것에 중독되면 양기가 폭발해서 미치광이가 되고 결국 죽을 수밖에 없다.] 비틀거리는 청풍을 보며 요녀처럼 웃고

환마루주; (그래서 강호의 모든 사내들은 구미호리 근처에도 가지 않으려고 하지.) 힘겹게 일어나고

구미호리; [물론 살 수 있는 방법은 있다.] 혀로 입술 핥고

구미호리; [본녀의 노예가 되겠다고 맹세하면 살려줄 뿐 아니라 평생 귀여워해주겠다.] 술 취한 듯 비틀거리는 청풍을 보며 웃고

구미호리; [늦기 전에 결정해라! 온몸의 혈관이 터져 죽을 것인지 본녀의 종이 되어 연명할 것인지!] 웃을 때

스윽! 청풍이 칠성보도를 다시 쳐든다. 그러자

표요희; [흑!] 겁을 먹고 물러서고

징! 슈욱! 환마루주는 긴장해서 다시 실들을 반지 속에서 내보내고

구미호리; [발악 한 번 해보고 죽겠다는 거냐?] 바웅! 긴장하면서도 몸을 방어막으로 뒤덮고. 헌데

징징! 허공으로 쳐든 청풍의 칠성보도가 진동하고. 마치 발사 직전의 미사일처럼

환마루주; (저놈 혹시...) 눈 치뜰 때

펑! 칠성보도가 허공으로 치솟으며 청풍의 몸도 딸려 올라간다

환마루주; [어검비행(御劍飛行)이로구나!] 스악! 실들을 길게 휘두르고.

표요희; [아!]

구미호리; [아차!] 뒤늦게 깨닫고. 하지만

환마루주의 실들은 허무하게 허공을 가르고

투학! 이미 청풍은 까마득히 높이 날아가고 있다.

구미호리; [저놈은 우릴 공격하려고 했던 게 아니라 어검술을 응용해서 어검비행을 펼쳤던 거예요.] 까마득히 멀어지는 청풍을 보며 이를 갈고

환마루주; [이가놈은 어검비행을 펼치느라 남아있던 모든 힘을 썼을 거요.] 추륵! 지잉! 실들을 반지로 끌어들이며 청풍이 멀어진 곳을 보고

환마루주; [오늘 놈을 잡아 죽이지 못하면 영영 기회가 없을 것 같소.] 돌아서고

환마루주; [환마루와 쾌활림의 모든 전력을 동원해서 이가놈을 제거해야만 하오.] 휘익! 날아가고

구미호리; [환마루주의 말이 맞다.] 청풍이 사라진 곳을 보며 말하고. 이어

구미호리; [만화루로 달려가 둘째 뿐 아니라 탕마신협의 행방도 찾으라고 전해라.] 표요희에게

표요희; [예 사부님!] 고개 숙이고

휘익! 강변을 따라 날아간다.

구미호리; [약관도 안된 어린놈이 벌써 검성 섭장천에 필적하는 고수가 되어있다니...] 청풍이 멀어진 곳을 보며 독백

구미호리; [아무래도 우리 구대천마의 후손들이 세상의 주인이 되는 일은 벌어지지 않겠구나.] [저런 말도 안되는 괴물들이 수시로 나타나니...] 한숨

 

#270>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