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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9>

낮. 넓은 길가의 주막, 길을 오가는 사람들과 우마차들 제법 많고. 주점 앞마당에는 우마차와 말들이 보인다.

주막 내부 북적. 술과 음식 먹고 마시는 손님들. 분주하게 음식 나르는 점원들

카운터 너머에서 계산하는 척 하며 한쪽을 보는 중년의 사내. 주인이다.

주인이 보는 쪽. 점원 한명이 쟁반에 술병과 술잔을 얹어서 구석 자리로 가고 있다. 평범한 인상. 하지만 이자는 환마루의 살수다

점원이 다가가는 구석 자리에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는 청풍이 보인다

곁눈질로 청풍을 보는 주인. 주인이 앉아있는 카운터 안쪽에 칼이 한자루 세워져 있다. 바로 칠성보도다. 주인도 물론 환마루의 자객이다

자리에 앉아서 음식을 먹고 있는 청풍

청풍; (그럭저럭 하남성 일대는 정리를 마쳤다.) 음식을 먹으며 생각하고

청풍; (하남성에서 혈세사패의 세력을 궤멸시켰으니 심우장은 당분간 외세에 공격당하지 않을 것이다.) 생각하다가

위상영을 떠올리는 청풍.

청풍; (위소저의 모습이 시도 때도 없이 떠오른다.) 쓴웃음

청풍; (아무래도 난 쉽사리 치우되기 어려운 중병에 걸린 것 같구나.) (상사병이라는 이름의 중병에...) 생각할 때 그 앞으로 다가온 점원

점원; [주문하신 술 가져왔습니다.] 탁! 술병을 청풍의 앞에 내려놓고. 그때

어떤 냄새가 청풍의 코로 흘러들어가고. 술병에서 흘러나온 냄새인데 독의 냄새다.

점원; [맛있게 드십쇼.] 술잔도 내려놓고 돌아서려는데

청풍; [술 한 잔 따라주고 가게.] 웃으며 술잔을 집어들고,

돌아서려다가 멈칫하며 돌아보는 점원

청풍;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따라 마시는 건 너무 청승맞지 않겠는가?] 술잔을 들며 웃고. 그러자

점원; [소인이라도 괜잖으시다면 한잔 따라드리겠습니다요.] 쟁반을 탁자에 내려놓고

꼴꼴! 두 손으로 술병을 들어서 청풍의 술잔에 따라준다

청풍; [고맙네.] 웃으며 술잔을 입에 가져가고.

눈 번뜩이며 그걸 보는 점원. 술병을 두 손으로 든 채.

청풍 주변 탁자의 손님들 곁눈질로 보고. 이자들도 환마루의 자객들이다.

카운터의 주인도 곁눈질하며 눈 번득. 그때

원샷으로 술을 마시는 청풍. 그러자

<마셨다!> 청풍 주변 자리의 손님들이 눈을 번뜩이며 청풍을 곁눈질하고. 점웡도 청풍의 앞에 서서 보고 있고

슥! 카운터에 숨겨두었던 칠성보도를 집어드는 주인. 시선은 청풍에게 향한 채. 그때

청풍; [꺼억!] 트림하며 술잔을 입에서 떼고

점원; [어떻습니까 손님?] 억지로 웃으며 묻고

청풍; [제법 괜잖은 술이었다.] 웃으며 술잔을 내리고

청풍; [다만 술에 탄 독이 너무 약했다! 그래서 별로 짜릿하진 않았던 게 유감이다.] 소매로 입을 닦으며 웃고. 그러자

점원; [젠장!] 팟! 술병을 청풍에게 강하게 던지며 물러서고

피식 웃으며 고개 젖혀 피하는 청풍.

파삭! 푸시시! 청풍 뒤쪽 벽에 부딪혀 깨지는 술병. 술병에서 뿌려진 술에 닿은 벽에서 연기가 일어나고

[헉!] [히익! 싸... 싸움 났다!] 입구 쪽 손님들이 기겁하며 안쪽을 돌아보고. 그 손님들은 진짜 손님들이고

점원; [들켰다! 쳐라!] 창! 소매 속에서 비수를 뽑으며 외치고. 그러자

[죽이자!] [크왓!] 차창! 쐐액! 화악! 청풍 주변 자리의 손님들과 다른 점원들이 일제히 청풍을 덮쳐온다. 무기를 뽑거나 숨겨두었던 단검을 뽑아서.

하지만. 청풍은 태연하게 트림하려 하고 있고

[위... 위험해!] [저 청년 죽겠다!] 입구쪽 손님들 기겁하며 일어나고. 그 손님들 뒤에서 주인이 왼손에 든 칠성보도를 오른손으로 뽑으려는 자세로 카운터 옆으로 나오고 있고.

쩍! 쐐액! 청풍에게 쇄도하는 무기들. 직후

청풍; [크아!] 화악! 입을 쩍 벌린 청풍의 입에서 검은 연기가 확 뿜어진다

화악! 펑! 검은 연기가 쇄도하던 모든 사람들의 얼굴을 휩쓸고

[크악!] [컥!] [독... 독이다!] 그 검은 연기에 휩쓸린 점원과 손님들 비명 지르며 허우적거린다. 독이 지독해서 살을 태우고

퍼퍽! 퍽! 콰당탕! 나뒹구는 점원과 손님들. 즉사한 자들은 없고. 다만 중독 당했다.

[끄윽! 술... 술에 들어있던 독을 뿜어내다니...] [만... 만독불침이란 말인가?] [끄아악!] 타들어가는 얼굴을 감싸며 비명 지르고.

[히익!] [위험해!] [독... 독이다!] 입구쪽의 손님들은 입구로 달려 나가며 비명 지르고. 주인은 그 손님들을 가르며 앞으로 나오고 있고

청풍; (섭노사의 말씀대로군.) 슥! 소매로 입가를 닦으며 나뒹군 자들을 보고

이어 떠오르는 #113>의 장면

 

섭장천; [이놈은 널 해독시키려고 신망옥액(神蟒玉液)이란 이름의 타액을 먹여주었다.] [덕분에 너는 만독불침이 되어 이후로는 어떤 독에도 해를 입지 않게 될 것이다.]

회상끝

 

청풍; (저자가 가져온 술에 독이 섞인 걸 알고 시험해봤는데...) 몸부림치는 점원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난 정말 용각신망의 침을 복용한 덕분에 어떤 독에도 중독되지 않는 것 같다.) + [하는 짓거리들로 봐서는 백살파나 지옥갱은 아닌 것 같고...] 다른 자들도 둘러보고

청풍; [네놈들은 아마 환마루의 버러지들이겠지?] 바닥에 널부러져 몸부림치는 자들을 보며 차갑게 웃고. 그때

펑! 콰직! 사방의 벽과 천장이 무너지며 쇄도하는 자들. 칼, 도끼등을 쓴다. 휘두르는 무기에서 섬광이 내뻗치고

청풍; [네놈들이 오늘 암습의 주력이겠지?] 바웅! 웃으며 몸을 투명한 막으로 감싸고

텅! 텅! 청풍을 때리고 벤 칼과 도끼들이 강한 탄력에 튕겨지고

[헉!] [크악!] [조심...] 퍼퍽! 퍽! 튕겨진 무기들은 동료들을 벤다. 비명을 지르며 죽거나 다치는 자들. 헌데

스악! 죽는 놈들 뒤에서 쇄도한 한 자루의 칼이 청풍의 방어막을 가르며 들어오는데 바로 칠성보도다. 칼을 쓰는 놈은 물론 주인이다. 왼손에는 칼집을 들었고 오른손으로는 칠성보도를 뽑아들었다.

청풍; (저 칼...) 자신의 방어막을 가르며 들어오는 칼을 보며 눈 치뜨고

날아드는 칼을 크로즈 업.

청풍; [칠성보도!] 팟! 경악하며 뒤로 몸을 날린다

스악! 청풍의 앞을 스치며 가슴에 약간의 상처를 내는 칠성보도

주인; [크왓!] 빗발치듯 칼을 휘둘러서 청풍을 공격하는 주인. 칼바람이 길게 일어나서 부딪히는 모든 것을 베어 버린다. 뒤로 물러선 청풍은 피할 수 없을 것 같다. 하지만

흔들! 청풍의 모습이 흔들리더니

스팟! 청풍의 모습이 사라지고 대신

펑! 청풍이 있던 허공에 대신 독에 중독된 놈들 중 한 놈이 나타난다. 청풍이 치환천위의 술법을 쓴 것

[당... 당주님!] 그자가 허공에 뜬 채 비명 지르지만

주인; [헉!] 부악! 서걱! 멈출 수가 없어서 칼을 휘둘러 그자의 몸을 여러 토막으로 쳐버리는 주인

주인; [분명 이가를 베었는데...] 퍼퍽! 후두둑! 토막 나서 나뒹구는 동료의 시체를 보며 기겁할 때

스윽! 그자의 뒤로 나타나는 청풍.

주인; [이런...] 부악! 돌아서며 청풍을 베지만.

콰직! 이미 강철같이 변한 청풍의 손아귀가 그자의 목을 잡고 있다.

주인; [끄윽...] 눈을 까뒤집고 몸이 축 늘어진다. 청풍을 마주 보는 자세로

스륵! 툭! 그자의 손에서 칠성보도와 칼집이 떨어지고

따당! 퍽! 바닥에 떨어지는 칼집과 박히는 칠성보도

청풍; (위소저에게 선물 받은 치환천위의 술법을 요긴하게 써먹었다.) + [살고 싶으냐?] 우둑! 주인의 목을 움켜쥔 채 노려보고

주인; [그럼 칠성보도를 어떻게 손에 넣었는지 이실직고해야할 것이다.] 우둑! 주인의 목을 쥔 손에 힘을 주지만. 직후

주르르! 주인의 입과 코에서 피가 흐르고

청풍; [자결?] 놀랄 때

투툭! 주인의 입과 코에서 떨어진 피가 바닥에 떨어지고

푸시시! 연기가 나는 그 피

청풍; [입 속에 독을 숨기고 있었군.] 찡그리며 손을 놓고

털썩! 나뒹구는 주인의 시체.

 

[히익!] [꺄악!] 주점 입구로 겁에 질려 달려 나오는 일반 손님들. 그들과 반대로 주점으로 들어가는 건장한 거지의 뒷모습. 개방 외당 당주인 철각개의 뒷모습이다. 길가던 사람들은 왜 저러나 하며 보고 있고

 

다시 주점 내부.

청풍; (얼마나 독성이 강한 독인지 벌써 숨이 끊겼다.) 주인의 시체를 내려다보고

청풍; (칠성보도를 입수한 경위를 밝히지 않기 위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건데...) 슥! 칠성보도의 칼집을 집어들고

청풍; (분명 칠성보도다.) 칠성보도를 살피고

청풍; (내가 선물한 칠성보도가 다른 자의 손에 들어갔다는 건...) 칠성보도를 칼집에 꽂으려 하고

청풍; (막형의 신변에 심각한 변고가 생겼다는 뜻이다.) 철컥! 막운비를 떠올리며 칠성보도를 칼집에 꽂고. 그때

철각개; [다친 데는 없으십니까?] 입구로 들어오는 건장한 거지. 물론 철각개다.

청풍; (개방 외당 당주 철각개(鐵脚丐)...) + [어서 오십시오 당주.] 칠성보도를 허리춤에 끼우고.

철각개; [접선장소인 이 주점 근처에서 환마루의 무리들이 출몰한다고 해서 걱정이 되어 서둘러 달려왔는데...] 시체들을 보며 청풍에게 다가오고

철각개; [역시 괜한 노파심이었습니다.] 웃으며 청풍 앞에 멈춰서고.

청풍; [며칠 전부터 뒤통수가 근질거린다 했더니 혈세사패에서 저의 행적을 알아낸 것 같습니다.] 시체들 둘러보며 웃고

철각개; [혈세사패가 탕마신협(蕩魔神俠)의 행보를 저지하려고 혈안이 되어있다는 건 알만한 사람은 다 알고 있지요.]

청풍; [탕마신협이라니...] 난감

철각개; [이공자에게 붙여진 별호입니다.] 웃고

청풍; (호천맹에서 작명하여 무림에 퍼트리고 있겠지.) 쓴 웃음. + [강호 신출에게 너무도 과분한 별호로군요.]

철각개; [과분하다니요.] 정색

철각개; [마귀들을 소탕하는 신비한 협객!] [이공자에게 정말 잘 어울리는 별호라 생각합니다만...] 웃고

청풍; [혹시 이자가 누군지 아시는지요.] 화제를 돌려서 주인의 시체를 내려다보고

철각개; [어디 보자.] 몸을 숙여서

주인의 시체 얼굴을 만지는 철각개. 이어

철각개; [생각대로입니다.] 찍! 주인 얼굴 이마 끝쪽의 피부를 손톱으로 찝어 쳐드는데 얇은 막이 딸려 올라온다. 가면이다.

청풍; (인피면구를 쓰고 있었군.) 눈 번뜩일 때

찌익! 주인의 얼굴에서 얇은 가면을 하나 벗기는 철각개의 손. 가면 아래에서 드러나는 얼굴은 교활한 인상의 중년인이다.

철각개; [아는 얼굴이로군요.] 얇은 가면을 들고 일어나고

청풍; [그렇습니까?] 함께 중년인의 얼굴을 보고

철각개; [이자는 환마루의 당주중 한명인 백변야효(百變夜梟)라는 자입니다.]

철각개; [무림 백대고수 안에 드는 고수이기도 한데 이공자에게 걸려 허무하게 최후를 맞이했군요.]

청풍; [환마루의 수뇌부에 속한 자라는 말씀이시지요?]

철각개; [마음에 걸리는 것이라도 있으신지요?] 청풍의 얼굴을 살피고

청풍; [벌레들이 꼬일지도 모르니 가면서 이야기하도록 하지요.] 입구로 가고. + 철각개; [그러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따라가고

 

#220>

산에 난 길. 넓어서 사람들과 우마차들이 제법 많이 오가고.

사람들 사이에 섞여서 걸어가는 청풍과 철각개. 청풍이 철각개에게 칠성보도를 보여주면서 뭐라 말한다. 칠성보도는 칼집에 든 상태고

철각개; [그런 일이 있었군요.] 놀라고

철각개; [종남산 삼절곡이 혈겁을 당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항마군영대와 관련이 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청풍; [철검유협 막운비형은 밀서를 소림사 방장선사에게 전하러 간 후 실종되었습니다.]

청풍; [아무래도 소림사 근처에서 환마루에 의해 일을 당한 것같습니다.]

철각개; [폐방의 거지들을 총동원해서 막소협의 행방을 탐문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말하며 품속에 손을 넣고

청풍; [부탁드리겠습니다.] 말할 때

철각개; [부탁이라니 당치도 않습니다. 무림의 일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지요.] 품속에서 얇은 책을 한권 꺼내는 철각개

철각개; [말씀하신 산동, 호북, 강소성에 산재하는 혈세사패 분타들의 명세서입니다.] 두 손으로 내밀고

청풍; [수고하셨습니다.] 두 손으로 받고

철각개; [저희 개방에서도 미처 파악하지 못한 분타들이 있겠지만...] [그 명세서에 수록된 곳만 소탕해도 혈세사패는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될 것입니다.]

청풍; [이 명세서 덕분에 혈세사패의 전력을 효과적으로 약화시킬 수 있겠습니다.]

철각개; [그렇긴 하지만... 아무쪼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걱정

철각개; [혈세사패도 공자의 행보를 짐작하고 온갖 술수와 함정을 준비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청풍; [십분 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책을 품속에 넣고. 이어

청풍; [이만 작별을 고해야겠습니다.] 멈춰 서서 포권하고

철각개; [이공자의 무운장구를 빌겠습니다.] 마주 포권하고 고개를 숙일 때

휘이! 바람이 불더니

쿵! 이미 사라진 청풍. 주변 오가던 사람들도 어리둥절한 표정이고

철각개; (고개 한번 숙였다 드는 사이에 사라졌다.) 놀라며 포권을 풀고

철각개; (어쩌면 나는 장래의 고금제일인과 교제하고 있는 중인지도 모르겠구나.) 감탄하며 하늘을 보고

 

#221>

<-소림사(少林寺)> 웅장한 산의 웅장한 절. #119> #125>에 나온 소림사 모습

소림사 내부 모습. 경내를 향화객들이 오가고. 무술을 연마하는 중들도 있고.

 

소림사의 근처의 외진 계곡. 계곡 끝에는 철문이 달린 동굴이 있고 동굴 입구를 험상궂은 인상의 중들이 지키고 있다. <懺悔洞>이란 글이 동굴 입구에 크게 새겨져 있고

 

동굴 내부. 중앙의 동굴이 복도처럼 있고 좌우로 철문들이 죽 서있다. 동굴 벽을 파서 만든 감옥이고. 여기저기 흉악하게 생긴 중들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서 눈을 감고 있다. 문득

땅! 땅! 땅! 요란한 소리가 들리고. 움찔! 하는 중들

땅땅! 따땅! 점점 커지는 소리. 그러자 중들이 모두 눈을 뜨고

[저 중생이 또 매를 버는군!] [어째 며칠 조용하다 했어.] 중들이 한쪽 철문을 보며 혀를 차고 오만상. 땅! 땅! 땅! 그 철문 안쪽에서 연신 소리가 들린다.

중1; [본승이 조용하게 만들 테니 잠시만 참게나.] 소리가 들리는 철문에서 가장 가까이 앉아있던 흉악하게 생긴 중 한 놈이 일어나 철문을 돌아보고. 땅! 땅! 땅! 그 사이에도 철문 안쪽에서 연신 소리가 들린다.

[가급적 빨리 침묵시켜!] [다른 죄수들이 참회동(懺悔洞)의 규율을 만만하게 보고 소란을 피울 수도 있어.] 다른 중들이 말하는 배경으로 중1이 철문의 손잡이를 연다. 그러자

땅! 땅! 땅! 열리는 철문을 통해서 소리가 더 크게 들리고

 

#222>

중1; [아미타불! 좀 살만해지신 것 같소 막시주!] 철문 안으로 들어서며 눈을 부라리고

막운비; [오! 이게 누구요?] 철컹! 철컹! 양손을 묶고 있는 굵은 족쇄를 부딪혀 소리를 내던 걸 중단하며 웃는 막운비. 막운비는 넓지 않은 감방 끝에 앉아있다. 벽의 높은 위치에 박힌 굵은 쇠막대에 연결된 긴 쇠사슬이 막운비의 양쪽 손목에 채워진 강철 족쇄에 연결되어 있다. 쇠사슬을 상당히 길어서 비교적 자유롭게 운신할 수 있다. 하지만 막운비는 수염이 덥수룩하고 옷은 누더기가 되었으며 머리도 봉두난발이 된 상태.

막운비; [참회동의 간수들 중에서도 손이 맵기로 소문 난 석두스님 아니시오?] 히죽 거리며 웃고

중1; [소란을 피운 합당한 이유를 대지 못하면 본승과 함께 참회의 시간을 갖게 될 거요.] 문을 닫고 들어오고

막운비; [불만이라고 해봤자 뭐 별거 아니오.] 너스레

막운비; [스님들이야 불제자이니 채식을 한다지만 속인인 나한테까지 삼시세끼 푸성귀만 제공하는 건 너무 하지 않소?]

중1; [얻어 드시는 주제에 공양에 불만이 있으시다?] 우둑! 주먹을 마주 쥐어 소리 내며 다가서고

막운비; [많이도 바라지 않소이다. 하루 한 끼 육고기를 제공해주시면 모범수로 지내겠소이다.] 히죽 웃고

중1; [소원은 확실히 접수했소.] 차락! 두 가닥의 쇠사슬을 한손으로 움켜쥐어

촤악! 위로 세게 당기고. 그러자

막운비; [아이쿠!] 두 팔이 번쩍 쳐들리며 일어선다. 손목에 연결된 쇠사슬이 위로 딸려 올라가서

촤락! 당겨 올린 쇠사슬을 벽 위의 쇠막대에 칭칭 감는 중1. 이제 막운비는 두 팔을 쳐든 채 일어선 자세가 되었고

중1; [양해하시오 막시주!] 한 걸음 물러서고

중1; [육고기는 당연히 제공할 수 없으니 다른 방법으로 시주를 조용하게 만들 수밖에 없소이다.] 우둑! 주먹 마쥐 쥐어 소리를 내고

막운비; [그 방법은 별로 탐탁치가 않은데...] 억지로 웃을 때

중1; [시주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소!] 쾅! 돌덩이같은 주먹으로 막운비의 명치를 후려친다. 몸이 앞으로 꺾이려는 막운비. 입 딱 벌리며

 

#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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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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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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