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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十五 章

 

         건방진(?) 九派一幇

 

 

 

콰아아아아아…………

달빛과 별빛과……

그리고,

불어닥치는 거센 늦가을 바람을 맞이하며 깊은 계곡 속의 거대한 푸른 성(城)은 우뚝 그 견고함을 자랑하며 서있었다.

그리고,

언젠가부터 호리병 같은 그 계곡을 한 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곳에 천상에서 내려온 옥동옥녀(玉童玉女)인양 어깨를 맞대고 서있는 소일초와 주소아……

그 들의 주변에는 비성성들이 날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뒤에 초조한 눈빛으로 서있는,

똑 같은 생김새의 아름다운 두 미녀 사은상과 사옥상,

맞부딪치는 쌀쌀한 가을바람에 그녀들은 표연한 자세로 서 있다.

지금,

그녀들의 앞에서……

소일초와 주소아는 비성성들에게서 끊임없이 끽꽥 되는 보고를 받고 있었다.

휘황한 달 빛에 멀리 장강이 은하수처럼 보이는데……

사은상은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우리 삼성무림청의 삼혈단은 백인장이나 청옥검궁과도 비견될 정도로 막강하다고 사부가 말했다.……)

문득,

사은상의 수려한 검미가 살짝 찌푸려졌다.

(사부의 말에 의하면 백인장의 주력은 백인도객(百刃刀客)이고 최고수들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원로십팔도객들 이라고 했다.)

그녀는 멀리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 사옥상을 힐끗 보았다.

(그리고 지금까지 그들은 전면적으로 무림에 활동한 적이 없는데도 은연중에 최강의 문파로 공인되어 있다고도 했다.)

이 순간,

생각을 헤아리고 있던 사은상의 얼굴이 찌푸려졌다.

(한데 오늘 우리측에서는 최정예인 삼혈단이 나섰다.그만큼……우리 삼성무림청도 백인장을 두려워하고 있다!)

사실, 삼성무림청의 삼혈단은 지금껏 무림에서 동시에 모습을 드러낸 적은 없었다.

 

혈향단(血香團),

혈살단(血殺團),

혈혼단(血魂團),

 

물씬 피냄새를 느끼게 하는 이 삼성무림청의 삼혈단은,

그 존재만 알려져 왔을 뿐 완전한 비밀과 신비 속에서 따로 행동해 왔던 것이다.

사은상 그녀의 파리한 입술이 단호하게 깨물어졌다.

(한데……저 귀신같은 꼬마들은 어떻게 삼혈단을 상대하려는 것일까? 어떤 비밀리에 움직이고 있는 고수들도 저 괴물들 외에는 볼 수가 없었는데……아무튼 이번 격전에 승리만 할 수 있다면 녹림맹 마저 완전히 장악할 수 있겠지……참 그리고 보니 녹림맹에서 돕기는 하겠구나. 자신들의 사활이 걸렸으니.)

사은상,

그녀의 내심이 이번 결전에서는 삼성무림청의 승리가 확고하다고 굳혀지고 있을 때,

돌연,

[승리할 확신이있소?]

맑고 청아하며……

듣는 이로 하여금 무한한 위엄을 느끼게 하는 음성이 울려왔다.

그리고, 분명한 것은 이 음성은 육합전성으로 울려진 모호한 음성이었다는 것과,

때문에 이 음성의 주인은 황녹천의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

어느 새……

소일초와 주소아 옆에 소리없이 솟아난 한 사람……

청의면사인이었다.

모습도 헤아릴 수 없고 사내인지 여자인지도 구분할 수 없는 청의 면사인,

한데,

이 청의면사인이 지닌 수려한 몸매는 바람만 조금 세게 불어도 휘영청 꺽일 것처럼 심약해 보였다.

거기에다,

청의면사 사이로 드러난 푸른 벽옥색의 동공,

그 동공은 형언할 수 없는 아름다움과 신비감을 조성하고 있으니……

바로,

이 청의면사인의 뒤로 금의(錦衣)를 걸친 기도가 비범한 네 명의 노인이 정중히 시립하고 있었다.

금빛 수염에……

금빛 안광을 폭출시키며 사해를 떨어울리는 듯 한 이 네 노인,

이들은 다름 아닌 황녹천의 수족과 같은 녹림사존자(綠林四尊者)였다.

소일초와 주소아는 이미 청의면사인 황녹천이 나타남을 알고 있었는지 별 변화가 없었다.

이때, 소일초의 입에서는 어느 새 또다시 그 답지 않게 무량한 무게를 실은 음성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사마귀에게 연락은 되었소?]

[그들은 천산으로 갔다고 하오. 그래서 연락이 불가하외다.]

[천산? 연락불가? 그럼 당신은 벌써 내 조건 중에서 한 가지를 어겠군.]

소일초의 말은 단호했다.

그의 조건,

그것은 사마귀에게의 연락과 녹림맹의 임차가 아니었던가?

청의면사인은 벽옥색 동공을 살짝 빛내며 말했다

[우리도 최선을 다했소. 천산까지 가자면 그 기간만도 몇 달이 걸릴 것이오.]

[첫번째 조건에 기한은 없었어. 무조건 가장 빠른 시간내에 사마귀를 이곳으로 불러.]

소일초의 얼굴이 치켜들리면서 무서운 안광을 발하며 황녹천을 바라보았다.

[녹림을 지켜주는 댓가로는 비싸지 않은 조건이야. 만약……우리가 여기서 그만두고 물러나버린다면 녹림맹의 전멸은 불을 보듯이 빤한 일이지.]

황녹천과 녹림사존자의 몸이 부르르 떨었다.

[신행마동……맹세코……당신들이 삼성무림청의 주력인 삼혈단을 멸망시킬수 있소?]

[물론 당신이 한 가지 협조는 해야겠지……]

청의면사인의 섬연한 몸이 가는 진동을 일으켰다고 생각했다.

이어, 곧바로 되물어 오는 음성,

[……대체 그 한 가지 협조하는 게 무엇이오?]

소일초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입을 열었다.

[황 맹주(黃盟主)……이곳 녹림맹의 총인원은 얼마나 되오?]

[이곳에만 삼천(三千)!]

[음……삼천이라……]

[…………!]

무엇을 생각하는 것인가?

소일초의 음성은 한동안 끊어졌다.

그리고 마침내 소일초의 음성이 다시 이어졌다.

[…오늘밤 자시를 기하여 그 인원들 모두에게 싸울 준비를 시키시오. 삼성무림청의 삼혈단을 쳐부셔야 하니까…… ]

[우리 녹림인들 만으로……!]

비명처럼 내뱉는 음성과 함께 황녹천의 섬연한 몸이 부르를 진동을 일으켰다.

그만큼 그의 벽옥색 아름다운 동공이 크게 흔들렸음은 말할 것도 없고……

하나 이때,

황녹천은 다소 싸늘하게 궅은 음성을 흘려냈다.

[신행마동, 당신은 본좌더러 이 녹림맹을 포기하고 도망치라는 것 같소.]

[반쯤은 맞았어.]

순간, 그림처럼 서 있기만 하던 녹림사존자의 몸에서 칼날 같은 분노가 터져 올랐다.

[무슨 소릴!]

[얼토당토하지 않는 말을!]

이때,

황녹천의 전신에서도 분노가 물보라처럼 피어올랐다.

[신행마동, 당신은 우리 녹림의 안위 따위는 아예 관심도 없었군.]

[…………!]

[본맹으로 적의 주력을 끌어들여 놓은 후에 우리끼리 싸우라고?]

[나는 당신 말이 반쯤 맞았다고 했어! 도망칠 필요는 없어. 단지 이 푸른 성을 포기할 각오가 되어있어야 한다는 것이지.]

[그 말도 마찬가지요. 이곳은 우리 모든 형제들의 수 백 년 삶의 터전이오.]

[…………!]

[귀하가 바라는 것은 곧 우리더러 삶은 터전을 버리고 죽으라는 말이 아니오?]

준렬한 황녹천의 말,

어느 새 소일초의 낯빛은 푸른 청동빛으로 일그러졌고……

그의 이마엔 굵은 힘줄이 돋아났다.

분노가 극에 달했는지 그의 전신에서 폭풍과 같은 기도가 일어나고 있었다.

옆에서 주소아가 그의 소매를 잡아당겼다.

[황녹천! 그대야 말로 우릴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다. 우리는 약속대로 삼성무림청의 삼혈단을 멸망시킬 충분한 대비가 되어있다.]

[…………]

[그런데, 그대들 녹림에서 그 정도, 만약에 일어날 수도 있는 사태를 가지고 그렇게 짜게 나오는가? 우리가 어리다고 토닥거리기만해서 그야말로 녹림을 너무 쉽게 지키려 하는 속셈이 아니냐?]

신랄한 어조였다.

삼혈단이 오기도 전에 녹림맹과 일전이라도 불사할 듯이 보이는 소일초,

그리고 황녹천의 속셈을 간파하고 있는 듯한 주소아의 말,

사실,

황녹천은 설마 소일초등이 혼자서 움직이랴 싶었다.

어디선가 백인장의 고수들이 암암리에 보호할 것이라 생각하고 그들의 힘을 이용해서 삼성무림청과 싸울 생각이 없지 않았기에 선뜻 안방까지 제공했던 것이다.

그의 얼굴에 감도는 씁쓸한 미소,

주소아의 몸에서 나는 낮은 휘파람소리를 뒤로 하고 폭풍같은 기도를 뿜어내는 조그마한 체구의 소일초에 압도당한 듯,

그는 꿋꿋이 서있기도 힘이드는 듯 천천히 녹림사존자에게로 몸을 기댄다.

연하여 흘려내는 음성,

[신행마동……이 점을 생각해 주기를 바라겠소.]

[……?]

[당신들은 떠나면 그만이겠지만……이 녹림맹은 수십만 녹림도의 터전이라는 것을……]

[…………!]

[만일 당신들이 그점을 생각해 준다면 우리도 기꺼이 당신의 요구를 수락해 주겠소……]

[너는 더이상 나에게 어떤 결정을 요구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여전히 딱딱하게 무서운 눈빛을 발하는 소일초였다.

[이곳이 아니라도 삼성무림청을 쳐부술 장소는 얼마든지 있다. 다시 한번 내 성미를 건드린다면 그대로 철수해버리겠다.]

[…………]

[물론, 그전에 네 몸에 먼저 땅에 영원히 눕게 되겠지만……]

살기(殺氣)!

인간이 이처럼 무서운 살기를 발할 수 있을까 싶을 정도였다.

모든 사람은 물론 소일초의 충천하는 살기에 주변을 날고있던 비성성마저 두려움에 날개를 접고 내려앉았다.

직접 그 살기를 마주대하고 있는 황녹천과 녹림사존자는 손가락 하나 까닥하지 못하고 온몸이 땀으로 젖었다.

소일초의 살기는 서서히 걷혀졌다.

(무서운……너무나 무서운 살기였다. 조금만 더 있었으면 심맥이 파열되었을 것이다……)

황녹천과 녹림사존자는 그에 대한 두려움에 치를 떨었다.

이때 돌연,

[황녹천! 아직도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주소아의 싸늘하고 냉오한 음성이었다.

[…………]

[이 밤이 새기전에 당신은 믿지 않으려 해도 우리의 말을 믿게 될 것다.]

[이 밤이 새기전에?]

[그래.분명히……!]

약간 말끝을 흐리던 주소아가 더불어 말을 했다.

[하지만, 지금 이 마당에 가장 중요한 문제는 그런 것이 아니다.]

[…………]

[당신의 목숨은 하나이지 결코 둘이 아니라는 것을 철저히 깨달아라.]

순간

[…………!]

황녹천의 섬약한 몸이 기이로운 떨림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몸만큼이나 파문을 이르키고 있는 눈빛!

황녹천은 자신의 내면에서 치미는 어떤 감정을 억누르려 애쓰는 것 같았다.

하나, 그러면 그럴수록 그의 아름답고 신비로운 동공은 더욱 큰 벽옥빛의 파장을 일으킨다.

(……나는 지금 저들의 말을 모두 따라야 하지 않는가?)

황녹천은 자신의 생각이 생각만 해도 무서운 듯,

쉴 새 없이 떨림의 전율을 일으키고 있었다.

[선택의 여지는 없다. 즉시 부하들에게 자시(子時)까지 싸울 준비를 갖추게 하라.]

주소아의 음성이 소일초의 분노한 목소리 보다 부드러운 것은 사실이었지만 냉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황녹천은 그 두사람을 주시하며 참열한 선택의 고통에 젖었다.

한데 돌연,

[아미타불……]

소리,

한 가닥 장중하고 청아하여,

세상의 모든 번뇌를 말끔히 씻어주는 듯한 불호성이 사위를 때리며 들려오지 않는가?

그런데 그 불호성은,

소일초가 있는 곳을 중심으로 사방팔방에서 동시에 울려왔고……

그리고 녹림사존자의 바로 뒤에서 울려왔던 것이니……

오오……보라……!

스스스스……

부서지는 달빛인가?

아니면 내리는 별빛인가?

사방 백 여덟 방위에서 소리없이 솟아난 고월창송(孤月蒼松)한 풍모의 노승들을……

그들은 하나같이 황색가사(黃色袈裟)를 걸쳤고,

위엄이 충만하여 흐르는 고매함을 지닌 노승들이었다.

그리고,

교자의 바로 앞에 소리없이 솟아난 한 명의 젊은 승려,

십 팔구 세가 되었을까?

수려한 눈빛은 하늘을 닮았고……

그의 전체적인 얼굴은 온화함과 따사로움이 불존처럼 성스럽게 빛나기조차 하다.

거기에다,

귀족인양 고귀롭게 피어오르는 저 기질……

한데 보라!

연화(蓮花),

활짝 만개한 연화가 허공에 떠있고……

이 청년승은 바로 이 연화 위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게 아닌가?

바로 소림의 최상승 경공절기인 연대구품(蓮臺九品)이다.

칠십이종 절기의 하나인……

그런 청년승은 나타나서 지금껏 그 하늘 같은 시선을 소일초와 주소아에게 던지고 있었다.

마침내, 그들을 향하고만 있던 청년승의 입이 열렸다.

[아미타불……!]

[아미타불……!]

조금전 까지 분노를 터뜨렸던 소일초가 합장을 하면서 똑같이 청년승의 불호를 흉내냈다.

청년승은 그런 그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신행마동……소승은 소림의 도봉(渡峰)이외다.]

[소동(小童)은 백인장의 소일초외다.]

전혀 개의치 않고 자기의 할 말 만 하는 청년승 도봉이었다.

[소승이 이곳에 나타난 것은 녹림맹주의 청을 받아서 이외다. 녹림마저 삼성무림맹에 흡수된다면 무림의 전체 균형이 깨어지는 것이기에……]

시종 침묵,

청년승이 나타난 이후로 침묵으로만 일관하는 주소아의 눈빛이 그 말을 듣는 순간 서늘한 기운을 뿌려냈다.

녹림맹주인 황녹천은 어떤 수단으로 소림을 끓어들였단 말인가?

자신들과 황녹천등이 아웅다웅 다투느라고 그들이 다가선다는 비성성들의 보고 마저 받지 못했던 것이다.

바로 그때,

[끄윽……취한 세상……취한 눈으로 바라보니……크윽……끅……오락가락 할 수 밖에……]

확!

술트림의 역겨운 냄새를 싣고 어둠의 일편에서 취한 음성이 들려오는가 싶더니……

비틀비틀……

한 명의 거지소년이 갈지자로 걸어왔다.

봉두난발(蓬頭難髮)에 ……

헤어질대로 헤어진 악취 풍기는 의복(衣服)은 기우지 않은 곳이 더물었고……

얼마나 세수를 하지 않았음인가?

얼굴에 낀 때는 아예 새까만 빛이어서 소년의 얼굴을 헤아려 볼 수 조차 없다.

거기에다,

볼품사납게 산발한 머리에 아무렇게나 둘러진 붉은 머리띠,

그리고, 오른손에 치켜든 항아리 만한 호로병……

이쯤되면,

과히 이 소년거지의 형상이 어떠한지 짐작할 수 있으리라.

비틀비틀……

[커억……끅……이놈의 술버러지……천하의 개방의 홍건(紅巾)개를 울리누나……울리누나……에이……오늘의 술버러지……]

벌컥벌컥……

혀 꼬부라진 소리와 함께 거대한 호로병을 거꾸로 처박는 소년거지,

아니,

스스로 홍건개라 했던가?

한데 오오……

개방의 신분(身分)을 나타내는 허리에 늘어진 여덟 개의 매듭이라니?

그렇다면 이 거지소년은 아홉매듭의 개방 방주(幇主)보다 겨우 한 배분 낮은 신분을 지니고 있다는 애기인데……

[꺼억……우라질 삼성무림청인지 뭔지……한 번 싸워보지……그러면 내가 죽던지 지가 죽던지 결단이 나겠지……꺼억……끅……뒤집힌 세상……]

혀꼬부라진 소리를 내며 히죽 웃기까지 하는 홍건개,

한데,

그의 두 눈만은 그 어떤 것보다 맑고 빛나며 지혜로움이 넘실거리지 않는가?

어쨌거나,

지금 이 자리에,

무림천년 뿌리인 전설의 구파일방 중 소림과 개방의 인물들이 나타난 것이니……

지금,

백팔 방위에서 빈틈없는 포위의 원진을 이루고 있는 황색가사의 노승들은 바로 소림의 백팔나한(百八羅漢)들이다.

한 번도 무림에 거취를 드러낸 적은 없으나……

거은 일백 오십 년 동안이나 소림의 신화를 창출하고 있는 소림 백팔나한……

이 미증유의 힘을 지닌 소림의 거력 뒤로,

홍건개로 미루어 보아 개방의 고수들도 어딘가에 도사리고 있는 듯 하니……

이때, 청년승 도봉과 홍건개가 번갈아 가며 입을 열기 시작했다.

[아미타불……신행마동께선 큰 실수를 하셨소이다.]

[꺼억……큭……아무리 세상이 거꾸로 보였기로서니……삼성무림청의 주력을 아무 대책없이 녹림맹으로 유인해내다니……우라질……꼬마야 너는 구파일방 보다 오히려 더 강하다는 것이냐?아무리 세상이 미쳤기로……커억끅……]

소일초의 입이 열려지기도 전에 주소아의 말이 먼저 떨어졌다.

[술병을 들었기에 괜찮은 놈인가 싶었더니, 입으로는 개소리만 하는군,]

[뭐……빌어먹을……끄윽……계집애가……뭐라고?]

벌컥벌컥……

호로병을 거꾸로 처박으며 술을 들이키는 홍건개,

이때, 청년승 도봉이 심해처럼 맑은 눈빛을 굴리며 입을 열었다.

[신행마동……빈승은 구파일방과 천하정파인의 이름으로 녹림맹을 도와 삼성무림청과 싸우고자 하오……]

이때, 지금까지 그들의 떠드는 말을 들으며 이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기만 하던 소일초,

문득,

그의 얼굴에 어이없다는 듯한 웃음이 피어올랐다.

그리고,

더할 나위없이 딱딱하게 굳어지는 낮빛,

[그러니까 당신들은 내가 너무 녹림맹을 핍박하지 말아라고 이야기 하는 듯 한데……건방지기 짝이없는 자식들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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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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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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