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第 二十九 章

 

            龜山의 武林大會 (1)

 

 

 

 

[무림대회가 개최된다고? 흠... 일이 점점 재미있어 가는군.]

금포노인은 턱수염을 쓰다듬으며 말했다.

침상에 비스듬히 누운 그의 앞에 환요가 찻잔을 받쳐들고 꿇어앉아 있었다.

금포노인의 손이 그녀의 허벅지 사이로 슬금슬금 스며들었다.

금포노인이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무림대회가 펼쳐질 무창으로 가는 무림인들을 아무도 막지 못하게 해라. 세 종놈들에겐 귀산에 모든 자들이 모였을 때 공격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인식시키도록... 그 자리가 무림의 무덤이 될 수 있도록 말이야.]

[존명!]

허공의 어디쯤에선가 답하는 소리가 들렸다.

금포노인은 입가에 미소를 피워 올렸다.

지극히 만족스러운 듯했다.

딱딱!

그가 손뼉을 쳤다.

스르르르...

그러자 천정에서 줄이 내려오며 둥근 침상의 주위에 있는 고리에 걸렸다.

줄이 당겨 올라가면서 침상이 천정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중간 쯤에 멈춰진 침상의 주변에도 줄들이 드리워졌다.

그리고 문이 열리며 수십 명의 미소년들이 줄을 지어 들어왔다.

[다섯 만 남고 물러가라.]

제일 앞쪽의 다섯 명이 남고 나머지는 물이 빠지듯이 나가버렸다.

[올라오라!]

다섯 명의 미소년들은 삼장 높이나 되는 침상위로 가볍게 뛰어올랐다.

금포노인은 미소년들을 향해서 손을 들어올렸다.

미소년들의 다리가 후들거리고 있었다.

슬쩍!

금포노인의 손이 흔들렸다.

파아아아...

순간 다섯 명의 미소년들의 옷이 가루가 되어 날아갔다.

미소년들의 몸에는 아무 상처도 없었다.

마치 옷이 저절로 분해되어 가루가 된 것같았다.

미소년들은 알몸이 된 채 그 자리에 서있었다.

그들의 몸은 예쁘장한 얼굴과는 달리 우람한 근육질이었다.

[초훼! 일어서라.]

금포노인은 그의 뒤쪽에 있는 초훼를 불렀다.

초훼가 일어섰다.

푸스스스!

순간 그녀의 옷도 가루가 되어 사라져버렸다.

[네가 만족스럽게 저들 다섯을 상대해 낸다면 네게 자유를 주겠다.]

금포노인의 말이 느긋하게 흘러나왔다.

초훼의 어깨가 순간 가늘게 떨렸다.

만족스럽게 상대해 내지 못한다면, 그 댓가로 그녀에게 주어질 것은 죽음일 것이다.

하지만 만약에 성공하기만 한다면 그녀는 때때로 주어지는 이같은 시험 속에서 빠져나가 자유로이 살 수 있을 것이다.

“노야의 은혜에 감사드리옵니다!”

초훼는 금포노인에게 날아갈 듯이 절했다.

그녀의 백옥같은 나신이 움직이자 다섯 미소년의 남성들이 우뚝 치솟아올랐다.

“...!”

“...!”

다른 여인들이 눈이 그들의 하체에 머물렀다.

초훼는 미소년들에게로 걸어갔다.

움직일 때마다 수밀도 같은 가슴이 출렁이고 옥기둥같은 두다리 사이의 검은 삼각주가 잘게 물결치는 듯했다.

초훼는 미소년 들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곧 진득한 앳굥의 향연이 벌어졌다.

얼마나 지났을까? 

초훼의 몸이  허물어졌다.

결국 그녀는 견디지 못하고 혼절해버린 것이었다.

소년들의 눈이 일제히 금포노인을 향했다.

금포노인은 여전히 그들을 지켜보고 있었다.

[잘 했다! ]

금포노인이 손을 저으며 말했다.

노인의 입가에 싸늘한 빛이 띄워졌다.

소년들의 몸이 딱딱하게 경직되었다.

스읏!

금포노인이 손이 흔들렸다.

스스스슷!

순간 소년들의 몸이 모래처럼 부서지며 흩어지기 시작했다.

그들의 표정엔 어떤 고통도 보이지 않았다.

단지 놀라움과 두려움만이 피어올라 있을 뿐이었다.

그것조차도 모래처럼 부서지며 허공중으로 흩어져 버렸다.

마치 원래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초훼! 넌 자유다. 영원히 이곳의 일은 잊도록 해라!]

금포노인의 손이 다시 한 번 움직였다.

초훼의 머리카락이 흔들렸다.

아마도 초훼의 기억을 지워버리는 모양이었다.

초훼가 흐릿한 눈을 뜨고 몸을 일으켰다.

짝짝짝!

금포노인이 손뼉을 쳤다.

그리고 그는 허공을 향해 말했다.

[저 여인을 내보내라. 이곳에서의 기억은 모두 사라졌다.]

[존명!]

허공에서 소리가 들리고 이내 초훼의 몸이 사라졌다.

다른 여인들의 눈에 부려움이 가득했다.

[귀산에 모여드는 자들... 그들에게 주어질 것도 죽음 뿐... 혼란이 가득하면 은세정검회는 나타나지 않을 수 없겠지... 흐흐흐흐흐... ]

금포노인이 음산하게 웃었다.

놀랍게도 그는 여인들과의 정사 속에서 무림의 모든 일들에 대해 입안하고 있었다.

 

           ***

 

돈이면 귀신도 부릴 수 있다던가?

무창에는 두개의 명산이 있다.

하나는 황학루(黃鶴樓)가 서있는 사산(蛇山)이며, 다른 하나는 이 사산에 마주 보고 있는 귀산(龜山)이다.

전설에 의하면 하왕조의 시조 우(禹)는 홍수(洪水)를 다스린 것으로 유명한데 그가 무창에 와서 장강(長江)의 치수를 실시하려고 했을 때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 부근에 사는 물의 정(精)이 방해하여 몇 년 씩이나 필사적으로 노력하였지만 완성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어느 날 신령스러운 거북이 하늘에서 물의 정(精)을 잡아서 우의 치수는 성공하였다.

그 후 공사가 완료된 뒤에 신령스런 거북은 산으로 모습을 바꾸어 장강의 흐름을 계속 지켜본다고 하는데 그 산이 바로 귀산(龜山)인 것이다.

이 귀산은 서쪽 끝의 돌계단으로 올라가게 된다.

계단을 다 올라가보면 끝에는 넓은 광장이 있고, 또 그 뒤에로 완만히 뻗은 좁은 길에는 무창에서 제일가는 전망대가 있다.

왼쪽에는 장강으로 흘러드는 최대의 지류인 한수(漢水), 오른쪽에는 장강(長江), 그리고 정면으로는 무창의 강남쪽이 보이게 된다.

한데 귀산의 전망대에 오르기 전에 있는 넓은 광장에는 수백 개의 천막이 들어차 있고 오색의 깃발들이 바람에 펄럭이며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인파가 귀산을 오르고 있었다.

인산인해(人山人海),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하나같이 병기를 휴대한 무림인들이었다.

천하의 무림인의 태반은 이곳에 모여든 것같았다.

검과 도를 든 자들,

노인들, 그리고 여인들,

심지어는 어린 소년들과 도적처럼 보이는 자들도 있었다.

홀홀단신 무림의 낭인들도 있었으며, 가족이 함께온 무가(武家)도 있었고 제자들을 데리고 문파 전체가 온 곳도 있었다.

 

이날은 구월구일, 명절인 중양절이기도 했다.

그리고 귀산, 이곳은 무림대회가 열리는 곳이니...

엄청난 돈을 풀어서 귀산에는 수만 명이 숙식을 할 수 있도록 가건물들이 지어져 있었다.

극히 짧은 시간에 귀산의 풍물을 변경시켜 버린 힘, 그것은 바로 돈이었다.

광장으로 올라가는 돌계단에는 몇 걸음 간격으로 안내하는 자들이 검정무림(劒正武林)이란 글자가 씌여진 두건을 머리에 쓰고 안내를 했다.

크게 소리치는 사람도 없건만 많은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온 산을 울려 서로의 대화가 불가능할 지경이었다.

정오가 가까워지자 산을 오르는 사람들의 수는 더욱 많아졌다.

배들이 속속 귀산 아래에 당도했으며 그때마다 한 무리의 무림인들이 나와 귀산을 올라갔다.

군웅들의 이같은 호응만 보아도 검종맹과 잔혼각 등의 발호가 얼마나 심했는지를 능히 짐작할 수 있는 일이었다.

 

[으왓! 비켜라!]

[단혼곡이다!]

갑자기 돌계단의 한쪽에서 작은 소란이 일면서 사람들이 물살처럼 갈라졌다.

단혼곡주 하삼풍을 필두로 그의 다섯 제자가 뒤따르고 있었다.

하삼풍의 잔혹한 성격은 무림에 널리 알려져 있는지라 어느 누구도 그들과 부딪히려 하지 않았다.

하삼풍은 차디찬 표정을 지으며 광장으로 올라갔다.

그때였다.

뿌아앙!

바다에서나 다니는 범선이 무창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귀산이 가까워지자 뿔 나팔을 울리는 범선, 해남도의 깃발이 선수(船首)에서 펄럭였다.

[흥!]

하삼풍이 코웃음을 치고 천막들 사이로 사라졌다.

[와아!해남검파다!]

[해남검파도 참석하기 위해 왔다.]

[와와아! 진우백!]

군웅들이 일제히 환호했다.

진우백이 단 한척의 배만 가지고 적룡혈운도의 이백여 척의 대 선단을 깨뜨린 것은 신화처럼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고 있던 중이었다.

대부분의 군웅들은 진우백이야말로 삼인에 대적할 수 있는 진정한 고수라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군웅들 중에서 나란히 서있던 두 소녀 중 하나가 비릿한 웃음을 지었다. 군웅들을 비웃는 것인지 아니면 해남검파를 비웃는 것인지, 그것도 아니면 양쪽 다 비웃는 것인지...

어쨌거나, 군웅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해남도의 범선에서는 작은 배들이 십여 척이나 내려지면서 뭍으로까지 부교를 만들었다.

부교위로 화려한 옷을 입은 해남검파의 무사 열두명이 보치도 당당히 걸어 나와 도열했다.

그리고 다시 청의를 입은 해남검파의 무사들이 두줄로 서서 부교위로 나오더니 양쪽으로 나누어 마주보며 섰다.

척척척!

그 가운데로 마치 훈련된 병사들처럼 해남도의 무사들이 삼열로 나란히 서서 걸어 나왔다.

오십여 명의 무사들이 나온 후 명의 건장한 무사들이 받쳐든 가마 한대가 부교위로 나왔다.

가마에는 화려한 금장식과 은장식을 붙였으며 가마를 들고 있는 무사들의 옷도 화려하기 그지 없었다.

군웅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해남검파의 등장은 마치 황궁의 황제같은 복잡한 격식과 화려함을 자랑하고 있는 것같았다.

누군가 말했다.

[마치 황제의 행차같군.]

또다른 누군가가 말했다.

[해남검파의 진우백 문주라면 그럴 만도 하지! 혼자서 적룡혈운도의 대선단을 쳐부순 위용이니...]

군웅들의 의견이 분분해지며 수군거림이 큰 소란이 되어 주위를 스산하게 했다.

진우백이 탄 것으로 짐작되는 마차의 앞으로는 열두명의 무사들이 길을 열었고 그 뒤로는 오십여 명의 무사들이 호위하듯 뒤따랐다.

무림인들로서는 좀처럼 볼 수없는 광경이었다.

요란하게 등장한 진우백의 가마도 돌계단을 올라가 광장으로 사라졌다.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