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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이력>

 

1983년 7월, 정확히 37년 전에 전5 <박스본>으로 출간한 작품입니다.

와룡강이란 필명으로 출간한 3번째 작품이기도 하지요.

(데뷔작이 무림군웅보, 두 번째 작품이 천세무림기보입니다.)

훗날 <나한대협>으로 확장증보판이 발간되었으니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序 章

 

           천마대조종(天魔大祖宗)과 도룡천황(屠龍天皇)

 

 

 

――복종하라!

불연(不然)이면, 혈령(血靈)을 만나리라!――

 

일성대갈(一聲大喝)이 천지(天地)를 뒤흔든다.

한 명의 효웅(梟雄)이 몸을 일으켰다.

육 척 거구, 검은 장포, 구만 리 장천을 꿰뚫는 무서운 안광, 그는 단신(單身)이었다.

아니, 단신이라 할 수 없었다.

한 자루 검이 한시도 그의 손에서 떠나지 않았으므로――

처절하도록 아름다운 선홍(鮮紅)의 검신을 지닌……

 

<천마검(天魔劍) 혈령(血靈)>

 

검명(劍名)이다.

천하가 떨었다.

일시에 중원뿐 아니라 대막(大漠), 새외(塞外), 관외(關外), 안남(安南), 심지어 천축(天竺)에 이르기까지 모든 마()의 추종자들이 무릎을 꿇었다.

그들은 엎드려 머리를 대지에 처박으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 오오, 조종(祖宗)이시여. 영원한 마의 조종이시여――

 

 

그 이름, 천마대조종(天魔大祖宗)!

마도(魔道)에 있어서 전설같이 내려오는 절대마종(絶代魔宗).

본래 마도에는 한 가지 전설이 내려오고 있었다.

 

――혈령(血靈)이 주인을 찾으리라. 그가 바로 조종(祖宗)이시니라――

 

혈령(血靈)!

이는 한 자루 검의 이름이다.

끔찍하고도 처절한 비사를 지닌 마도 제일기보(第一奇寶).

이는 스스로 영성(靈性)을 지녀 주인을 찾는다고 전한다.

천마혈령검(天魔血靈劍)이라 불리는 이 마검을 다스리는 자!

그가 바로 영원한 마의 조종인 절대마종이 된다는 것이다.

한데, 천여 년 간 잠들었던 천마혈령검이 나타난 것이다.

천마혈령검이 주인으로 택한 인물,

 

--천마대조종(天魔大祖宗) 강무(康武)!

 

바로 이 인물!

수천 년 무림사에서 항시 정도(正道)에 패하여 짓눌려 있던 마()를 부활시킨 인물,

 

――으하핫! ()란 곧 도()이며 본 조종은 곧 법()이니라. 무릎을 꿇어라. 아니면, 혈령(血靈)의 제물로 만드리라.――

 

그의 일성에 중원이 몸서리를 쳤다.

삽시에 그의 휘하로 수만 명의 마도고수들이 모여들었다.

 

――십만지존충사(十萬至尊忠士),

 

천마대조종 수하로 모여든 마인들이 스스로 칭한 이름이다.

광풍노도!

중원뿐 아니라, 천하가 일시에 마풍에 휩쓸려 들어갔다.

당시는 중원 무림 최대의 번영기, 수도 헤아릴 수 없는 최강의 고수들이 천지에 널려 있었다.

그러나 어찌하랴!

마의 세력은 너무나 가공했다.

천마혈령검(天魔血靈劍)의 혈기가 천지를 뒤덮으니 등천할 무공을 지녔다던 천하의 고수들이 짚단 쓰러지듯이 쓰러졌다.

 

――하늘이시여! 이대로…… 이대로 정도의 정기가 허물어져야 하오니까?

 

태산 관일봉(觀日峯)에서의 최후결전에서 참담한 패배를 당한 정파의 최고기인들.

 

우내사존(宇內四尊)!

 

그들은 치욕스런 도주를 하며 피눈물을 뿌렸다.

 

――으하하, 그대들의 목숨만은 거두지 않겠다. 이는 본 조종이 마도천하(魔道天下)를 이룬 기념으로 베푸는 단 한 번의 은혜이니라――

 

달아나는 우내사존을 바라보며 천마대조종은 천지를 뒤흔드는 광소를 터뜨렸다.

치욕(恥辱)!

무인으로서, 그것도 백년 내 최고기인들이라던 우내사존(宇內四尊)에게는 죽음보다 더한 치욕스런 도주였다.

그러나, 그들은 피눈물을 삼키며 만천하의 조롱을 짊어진 채 관일봉을 떠났다.

오로지 회천대업(回天大業)을 꿈꾸며……

그리고, 천하는 혈령(血靈)의 혈기(血氣) 아래 굴복하였다.

 

마도천하(魔道天下)!

 

마도인들에게는 꿈에도 그리던 영광이었고 반면 정도인(正道人)들에게는 죽음의 암흑기였다.

일말의 서광도 비치지 않는……

그렇게 십 년이 지났다.

정파기인들이 피를 말리고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하며 건곤일척(乾坤一擲)의 결전을 준비하고 있을 때,

돌연, 관일봉에서 천마대조종의 광소를 등에하고 도주했던 네 명의 고수,

우내사존(宇內四尊)!

그들이 돌아왔다.

그들의 노안은 비장하게 빛나고, 그들은 한 명의 인물 뒤에 시립하고 있었다.

그 인물, 붉은 장포, 학발동안, 그리고, 그의 한 손에는 길이 일 장이나 되는 한 폭의 깃발이 들려 있었다.

그는 누구인가?

 

<도룡천황(屠龍天皇)>

 

도룡천황(屠龍天皇)이시다!

몸을 숨기고 칼을 갈던 정파기인, 고수들이 환성을 터뜨렸다.

마치, 천마대조종이 처음 강호에 나타났을 때 마도인들이 그랬던 것처럼,

도룡천황(屠龍天皇)!

그는 전설적 인물이다.

알려진 바로는 이미 백여 년 전에 죽었어야할 인물이다.

한데, 이미 우화등선(羽化登仙)했을 것이라 믿어졌던 전설의 전대기인이 무림에 나온 것이다.

이는 모두, 우내사존(宇內四尊)이 십년 동안 뼈를 깎는 고생으로 얻은 결과였다.

관일봉에서 패한 후 우내사존은 천마대조종을 제어할 인물은 단 한명, 전설상의 고금제일비문 천황문(天皇門) 문주인 도룡천황(屠龍天皇) 뿐이라는 데에 의견의 일치를 보았다.

그날로 우내사존은 도룡천황을 찾아 나섰다.

그리하여 천하를 주유한 끝에 도룡천황의 은거지를 찾아내고 간곡한 청을 넣어 도룡천황을 무림으로 불러 내었던 것이다.

 

――아이야! 노부와 일전을 치를 자신이 있느냐?――

 

도룡천황이 천마대조종을 불렀다.

거절할 천마대조종이 아니었다.

마침내,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일전이 벌어졌다.

한쪽은 최초의 마도조종사의 천마대조종(天魔大祖宗).

다른 한쪽은 천마대조종보다 다섯 배나 더 나이가 많으며 고금제일비문 천황문(天皇門)의 주인 도룡천황(屠龍天皇),

대격전.

양인의 절대고수는 십주십야를 쉬지않고 격돌했다.

그들의 싸움이 얼마나 격렬했는지 그들의 격전이 있었던 태산 관일봉이 그후 백 자(百尺)나 낮아졌다던가?

드디어, 십일의 격전 끝에 결판이 났다.

 

――크하하…… 본 조종이 패했오! 그러나, 본 조종은 이번의 패배에 설복할 수 없오.

십년 후, 십년 후에 다시 한번 가르침을 받겠오――

 

!

천마대조종(天魔大祖宗).

그가……

영원히 패하지 않을 것으로 믿어졌던 그가 패했다.

비록, 무엇인가 지극히 원통한 안색이었으나 천마대조종은 패한 것이다.

―― ―― !

천마혈령검이 주인의 심정을 안듯 통한의 검명(劍鳴)을 울렸다.

휘르르……

천마대조종은 사라졌다.

도룡천황은 한 손에 쥔 도룡천황혈기(屠龍天皇血旗)를 늘어뜨린 채로 망연히 사라지는 천마대조종을 바라 보았다.

결국, 이렇게 하여 다시 천하는 마의 기운에서 벗어나게 되었다.

중인들이 환호하였으나 도룡천황은 쓸쓸한 표정으로 태산을 떠났다.

그후, 다시 십 년의 세월이 흘렀다.

천마대조종은 도룡천황을 모종의 장소로 불러 들여 도전하였다고 전한다.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천마대조종(天魔大祖宗)……

도룡천황(屠龍天皇)……

모든 것이 미궁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양대 거두가 사라진 무림에서는 마도와 정파의 대혈전이 벌어졌으며 마침내 정파가 승리하여 마도는 몰락하고 말았다.

세월은 바람과 같은 것.

쉬임없이 흘러 지나갔다.

십년……

백년……

이백 년……

드디어,

삼백 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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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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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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