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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0>

<-태산> . 멀리 무림맹이 보이고. 아직 깊은 밤은 아니라 무림맹이 불야성을 이루고 있다.

<-벽하암> 섭아연이 머무는 암자. 역시 불이 환하게 켜져 있다. 헌데

벽하암 건너편의 산봉우리. 두 명의 사내가 서서 벽하암을 건너다보고 있다. 위진천과 왕이다.

위진천; (섭아연...) (내게는 오촌(五寸) 이모가 되는 여자...)

위진천; (아주 남도 아니니 이러면 안되지만...) 갈등

위진천; (광명륜을 손에 넣기 위해서는 방법이 없다.) 결심

왕이; [속하는 아직도 불안하기만 합니다.] 걱정. 눈치 살피며

왕이; [저 벽하암은 남자는 접근할 수 없는 곳인데다가 무림맹 삼태상 중 한명인 남해신니가 상주하고 있습니다.]

왕이; [헌데 무공도 보잘 것 없는 청련비구니만 부려서 섭아연을 납치할 수 있을지요?] 회의적인 표정

위진천; [왕이야 왕이야!] [세상 일은 무공의 고하로만 결정되는 게 아니란다.] 음산하게 웃고

위진천; [오히려 청련이 년의 무공이 보잘 것 없는 게 오늘 일아 성공하는 데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니 지켜보거라.]

왕이; (누구보다 영악한 소가주의 말이니 믿어야하지만...) 회의적이고

왕이; (과연 청련이 년이 소가주의 장담처럼 엄청난 일을 해치울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생각하고. 헌데

 

#321>

산봉우리에서 좀 떨어진 곳에 있는 바위 뒤에 숨어서 위진천과 왕이를 보고 있는 사내. 벽세황이다.

벽세황; (위진천이 단음강기(斷音罡氣)를 주변에 둘러놨는지 대화 내용은 들을 수 없지만...) 수십 미터 떨어진 곳의 위진천을 보면서 눈을 번뜩이고

벽세황; (위진천 저놈은 분명 무슨 일을 꾸미고 있다.)

벽세황; (그렇지 않고서야 여자들만 사는 벽하암을 기웃거릴 리가 없다. 그것도 한밤중에...)

벽세황; (위진천, 네놈의 구린 구석이 무엇인지 확인해주마.)

벽세황; (그래야 어쩔 수 없이 매제가 된 이청풍... 아니 용청풍이 순조롭게 무림맹을 물려받게 될 테니...) 웃고

 

#322>

벽하암 내부. 섭아연의 거처. 정자는 비어있지만 건물에는 아직 불이 켜져 있고.

그 건물로 찻잔을 세 개 얹은 작은 쟁반을 들고 오는 청련. 찻잔은 뚜껑이 덮여있는 중국식 찻잔이다.

<이 차를 섭아연의 거처로 옮겨주기만 하면 된다.> 위진천의 말을 떠올리는 청련

 

위진천; [이번 일만 잘 해내면 스님을 벽하암에서 꺼내 내 여자로 삼아주겠소.] 청련을 품에 안고 말하는 위진천의 모습

회상 끝

 

청련; (소맹주님의 말을 완전히 믿는 건 아니야.)

청련; (하지만 내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어.) (고아로 태어난 처지라 날 이 답답한 절간에서 꺼내줄 가능성이 있는 사람은 오직 소맹주뿐이니...) 생각하는 사이에 섭아연이 있는 건물 앞에 이르고.

청련; (뭐 찻잔을 옮기는 것 뿐인 간단한 일이기도 하고...) 심호흡

 

#323>

건물 내부. 탁자에 세 여자가 둘러앉아있다. 남해신니, 진상파, 섭아연. 섭아연은 진상파가 준 거울을 들여다보고 있다.

거울에 비치는 자기 얼굴 보며 해실해실 웃는 섭아연

진상파; [내일 소주로 떠나게 되어 인사 드리러 왔습니다.] 남해신니에게

남해신니; [자당은 널 볼 날이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겠지.]

남해신니; [네 의모 걱정은 하지 말고 잘 다녀오너라.] [강호의 인심이 흉흉하니 안전에 특히 신경쓰고...]

진상파; [두 분 신장께서 이번에도 동행을 해주시기로 하셨으니 별 탈은 없을 거예요.]

남해신니; [용신장과 호신장이 애쓰는구나.] 말하며 문쪽을 보고.

진상파; [누구신가요?] 역시 돌아보며 묻고

<제자 청련이옵니다.> 밖에서 들리는 음성

남해신니; [들어오너라.]

<!> 덜컹! 대답과 함께 문이 열리고

한손에 쟁반을 들고 들어오는 청련

남해신니; [이 시간에 어인 일이냐?]

청련; [주지수님께서 좋은 차가 들어왔다고 신니님께 올리라는 분부가 계셨사옵니다.] 고개 숙인 채 다가오고

남해신니; [주지의 정성이 지나치구나.] 그렇게 말하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

진상파; [...] 말없이 청련이 찻잔을 탁자에 내려놓는 것을 본다.

달각! 찻잔을 남해신니 앞에 내려놓는 청련의 손이 떨리고

진상파; (청련수님의 마음이 풍랑이 치는 바다처럼 요동치는 게 느껴지네.) 달그락! 자신 앞에 첫잔을 내려놓는 청련의 손이 떨리는 걸 보고.

진상파; (꺼림칙한 기분이 든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찻잔을 섭아연 앞에 내려놓는 청련을 보며 생각. 섭아연은 자기 앞에 찻잔이 놓여지지만 관심이 없다. 오직 거울만 들여다보고 있고

남해신니; [그럼 얼마나 대단한 명차인지 맛을 볼까?] 찻잔 뚜껑을 잡고

진상파; (마시지 못하게 말려야할까?) 갈등하는데

달칵! 찻잔의 뚜껑을 여는 남해신니. 순간

! 갑자기 찻잔 안에서 짙은 연기가 폭발적으로 일어나 남해신니를 덮어씌운다.

남해신니; [!] 연기를 들이마시며 뒤로 넘어가고.

진상파; [안돼!] 기겁하며 뒤로 피하려 하지만

이미 코로 흘러들어가는 연기

진상파; (당했다!) ! 현기증 느끼며 뒤로 나뒹굴려 하고.

[!] 청련도 연기를 마시고 나뒹굴고

[으음...] 따당! 섭아연도 거울을 놓치며 쓰러지고

콰당탕! 퍼억! 남해신니와 진상파도 바닥에 쓰러지고

진상파; (... 당했다.) 사력을 다해 일어나려 하고.

진상파; (절세고수이신 남해신니께서 중독당하셨다.) 기절한 남해신니를 보며 사력을 다해 상체를 일으키고

진상파; (그만큼 특이하고 지독한 독이다.) (천약탈태술을 겪은 덕분에 모든 독에 내성을 지닌 나조차 현기증 때문에 몸을 가누기 힘들다.) 겨우 일어나 앉고

진상파; (나는 시간이 좀 지나면 해독되겠지만... 남해신니님과 의모님은 무사하실지 장담 못하겠다.) 헐떡이며 기어서 섭아연에게 가려하고. 바로 그때

! 문을 박살내며 날아드는 위진천

진상파; [위진천!] 분노하며 돌아볼 때

위진천; [으하하하! 성공이다!] 화악! 질풍같이 날아 들어와서 섭아연의 팔을 잡는다.

진상파; [... 안된다!] 탁자를 잡고 일어나며 악을 쓰지만

위진천; [오호라! 이건 대단하구만.] 섭아연을 일으켜서 두 팔로 안으려 하며 놀라 진강파를 보고

위진천; [독심귀의가 만들어놓고 간 지독한 몽혼독(夢魂毒) 산혼탈정고(散魂奪精膏)에 중독되고도 움직일 수 있다니...] 한 팔로 섭아연을 옆구리에 끼고

위진천; [여러모로 연구해볼 가치가 있으니 진상파 너도 데려가야겠다.] 진상파에게 손을 뻗으며 음험하게 웃고

진상파; (피할 수가...) 다가오는 위진천의 손을 보며 절망. 탁자를 두 손으로 잡고 몸을 겨우 세운 상태. 바로 그때

화악! 부서진 문을 통해 날아들며 용의 발톱처럼 변한 손으로 위진천을 움켜쥐어 가는 그림자. 벽세황이다.

위진천; [이크! 금룡신나(擒龍神拿)로구나!] ! 진상파를 잡는 걸 포기하고 다급히 몸을 틀어 피하는 위진천

벽세황; [사저를 놔라!] 부악! 바람같이 따라붙으며 갈쿠리 같은 손으로 위진천을 긁어가는 벽세황

진상파; (벽세황...) 흔들거리며 안도하고

위진천; [유감이지만 사형과 놀아줄 시간이 없구려!] 바웅! 내미는 위진천의 손 앞에서 초음파 같은 진동이 일어나고

! 서로의 공격이 부딛히자 굉음이 일어나고

벽세황; (내 호신강기가 단번에 무너진다!) ! 엄청난 충격을 받고 뒤로 튕겨나간다. 등으로 벽을 박살내고

콰당탕! 마당에 나뒹구는 벽세황

벽세황; (저놈이 진짜 실력을 숨기고 있었구나.) 쿨럭! 피를 토하면서도 벌떡 일어나고

위진천; [하하하! 실망이오 사형. 소재의 일장도 못 받아 내다니...] 건물 안에서 웃는다. 벽과 문이 박살나 안쪽의 상황이 드러나 보이고

위진천; [더 놀아드리고 싶지만 오늘은 바빠서 이만 가봐야겠소이다.] 다시 진상파 쪽으로 다가가고.

벽세황; (진상파도 데려가려 한다.) + [위진천이 배신했다.] 비틀거리며 고함을 치고

위진천; [!] 진상파에게 다가가다가 움찔! 하고

벽세황; [위진천이 여태상님을 시해하고 섭아연사저를 납치해간다!] 사방에 대고 악을 쓰고. 그러자

[무슨 일이에요?] [섭시주 거처에서 사단이 생겼다.] 땡땡땡! 휙 휘익! 급한 종소리와 함께 사방에서 비구니들이 날아오는 게 보인다.

위진천; [하하하! 이건 한방 먹었군.] 웃고

위진천; [좋소이다. 소재는 이만 물러가겠소이다.] ! 외치며 지붕을 뚫고 날아오르고.

[! 저자는...] [위진천 소맹주다!] [정말로 섭시주를 납치해간다!] 날아오던 비구니들이 위진천을 발견하고 고함 지르고

위진천; [이청풍에게 전해라.] 휘익! 날아가며 외치고

위진천; [홍택호(洪澤湖) 백로애(白鷺崖)로 와서 광명륜과 제 어미를 교환해 가라고...] 쐐액 날아가며 외치고.

벽세황; (광명륜!) 깨닫고

벽세황; (저 죽일 놈은 광명륜을 얻기 위해 이런 만행을 저질렀구나.) 이를 부득 갈며 입가의 피를 소매로 닦고

위진천; [경고하는데 홍택호 근처에서 무림맹 인간의 그림자라도 보이면 섭아연의 안전은 보장할 수 없다!] [그러니 허튼 수작은 하지 마라.] 멀리 날아가며 외치고.

[신니님!] [무사 하신가요 진시주?] 휘익! ! 사방에서 건물 앞으로 날아 내리는 수십명의 비구니들

벽세황; [남해신니와 진소저가 중독당하셨소.] [빨리 해독약을 준비하되 맹주님께도 이 사실을 알리시오.] 비구니들에게 외치고

[... 알겠어요.] [분부 따르겠사옵니다.] 일부 비구니들이 허둥대며 다시 달려가고. 일부 비구니들은 소매로 입을 가리며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건물 안에서 남해신니와 청련을 끌고 나오는 비구니들. 진상파는 비구니 한명의 부축을 받으며 나온다.

벽세황; [어떠시오 소저?] 다가가고

진상파; [호법... 호법을 부탁드릴게요.] 바닥에 앉으며 말하고

벽세황; [알겠소.] 주변을 둘러보고.

책상 다리 하고 앉아서 두 손을 모아 결을 짓는 진상파

벽세황; (뭐하는 건가?) 곁눈질로 보며 의아해 하고

벽세황; (자세를 봐선 운기조식 하는 게 아닌데...) + [!] 생각하다가 놀라고

츠으! 진상파의 몸이 반딧불이처럼 빛이 난다.

벽세황; (몸이 반딧불이처럼 빛난다. 저게 무슨 현상인가?) 놀라고. 주변의 비구니들도 놀라고. 남해신니와 청련의 상태를 살피던 비구니들도 돌아보고. 그때

슈우! 진상파의 몸에서 무언가 빠져나온다. 유령같이 흐릿한 사람의 형상.

벽세황; (맙소사!) 경악

슈우! 진상파의 머리 위로 사람 형상을 한 것이 높이 날아오른다

벽세황: (혼백이 진소저의 몸에서 빠져나오고 있다. 말로만 듣던 이혼대법(離魂大法)이다!) 밤하늘로 사라지는 그 사람 형상을 보며 놀라고. 주변의 비구니들은 합장하며 염불 외우고. 무릎 꿇고 고개 조아리는 비구니도 있고

벽세황; (이 여자는 신선 김가기의 거처에서 일 년을 지내더니 신선술을 깨우친 모양이다.) 놀라 진상파를 보는 벽세황. 헌데

 

#324>

위진천과 왕이가 있던 산봉우리. 그곳에 서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고 있었던 기절초괴와 화접

기절초괴; [어떠냐? 내 예상대로지?] 화접의 목걸이에 연결된 쇠고리를 잡고 서서 웃고. 시선은 벽하암 쪽으로 향하고

화접; [가주님은 말 그대로 신통하셨군요.] [위진천이 섭아연을 납치할 걸 정확히 예측하시고...]

기절초괴; [사실 그리 어려운 일도 아니었어.] [두 번이나 광명륜을 손에 넣을 기회를 날려버린 번뇌마야가 어떤 선택을 할까 추측해본 결과였으니까.] 우쭐하고

화접; [이청풍은 제 어미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광명륜을 위진천에게 줄 수밖에 없겠어요.]

기절초괴; [그럼 생사교는 이미 갖고 있는 번뇌마가가 천마뢰를 열어서 천마묵장을 얻겠지만...] 히죽 웃고

기절초괴; [그것들이 예상하지 못한 건 바로 나, 하늘이 내린 기재 패륵이 이 모든 상황을 궤뚫어 보고 있다는 사실이지.] 흐흐흐! 미친 놈처럼 웃고

화접; (잘난 척은...) + [위진천이 광명륜을 손에 넣기를 기다렸다가 뒤통수를 치실 생각이시군요.]

기절초괴; [그럴 계획이지만... 사실 아슬아슬해.] 찡그리고

화접; [다른 변수가 있나요?]

기절초괴; [위진천이 왜 홍택호 백로애를 인질 교환장소로 정한 것 같으냐?]

화접; [글쎄요?]

기절초괴; [이유를 알아내면 널 죽이지 않고 풀어주겠다고 약속하마.] 개구장이처럼 헤벌쭉 웃으며 말하고

화접; [지금 그 약속, 잊지 마세요!] 배시시

기절초괴; [! 알아낸 거야?] 실망

화접; [홍택호는 이곳 태산과 번뇌마야가 머물고 있는 상해의 거의 중간쯤이에요.]

화접; [태산 쪽으로 약간 더 치우쳐 있는데...] [그 때문에 번뇌마야가 먼저 상해를 떠났다면 두 조손은 비슷한 시간에 홍택호에서 만나게 되겠죠.]

기절초괴; [! 너무 쉽게 알아냈잖아.] 삐진 표정을 짓고

화접; [맞춘 걸로 인정하시는 건가요?]

기절초괴; [그래 맞췄어!] 뾰루퉁

기절초괴; [번뇌마야는 위진천이 광명륜을 손에 넣은 후 혼자 있는 시간이 길어지는 걸 우려한 거야.]

기절초괴; [그래서 중간 지점에서 만나기로 했을 텐데...] [경로는 모르지만 이청풍의 위치도 확인하고 인질교환 장소를 정했겠지.]

화접; [아슬아슬하다고 하신 이유는 위진천이 광명륜을 손에 넣기 전에 번뇌마야가 현장에 도착할지도 모른다는 뜻이로군요.]

기절초괴; [그 늙은이가 도착한 상태에서 인질교환이 이루어지면 내가 끼어들 여지가 없게 돼!] 끄덕이면서도 웃고

화접; (말은 그렇게 하지만 그 상황도 상정한 준비를 해놓은 게 분명하다.) 곁눈질로 기절초괴를 보고.

기절초괴; [서두를 건 없지만 우리도 출발하자.] 화접의 허리를 끌어안고

기절초괴; [위진천, 그 애송이는 내가 제놈 뒤를 밟는 줄은 꿈에도 모를 것이다.] 휘익! 날아가며 웃고

화접; (사마귀는 매미를 노리고 그 사마귀는 또 참새가 노린다더니...) 기절초괴의 품에 안겨 날아가며 눈 반짝이고

<누가 누구를 잡아먹게 될지는 마지막에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구나!> 멀리 날아가는 위진천. 그 뒤를 다시 따라가는 기절초괴의 모습 배경으로 화접의 생각 나레이션.

 

#325>

<-경항대운하 양주(楊州) 근처> . 운하. 떠가는 배들이 간간이 있고. 배들은 앞뒤로 등을 달고 운행한다.

그중 한척의 배. 그리 크지 않고. 죽립을 쓰고 망토를 두른 늙은 사공이 혼자 노를 젓는 배. 조각배 중앙에는 제법 큰 선실이 달려있다. 청풍이 위상영과 함께 종남산에 갈 때 탔던 배보다 좀 더 크다.

선실. 청풍이 바닥에 앉아서 얇은 책을 보고 있다. 철사호령주의 비급이다. 바닥에는 장난감 같은 암흑철사자가 놓여있고.

청풍; (소주에서 이곳 양주 근처까지 배를 타고 오면서 철사호령주를 얼추 터득했다.) 책에서 눈을 떼고

청풍; (이제 직접 펼쳐보는 일만 남았다.) 책을 바닥에 내려놓고 장난감 같은 암흑철사자를 보고. 이어

두 손을 모아 결을 짓고 눈을 반개한 채 주문을 외우고

! 청풍의 몸이 약간 진동하고

! 암흑철사자의 몸도 조금 진동하고.

! 입술을 깨무는 청풍. 이어

푸훅! 피를 암흑철사자에게 뿌리고. 그러자

치치치! 암흑철사자에 닿은 피가 연기를 내며 타더니

꿈틀! 움직이기 시작하는 암흑철사자. 이어

슈우! 몸이 자라기 시작하는 암흑철사자.

청풍; (움직인다!) 흥분

청풍; (내 피에 서려있는 사념(思念)을 흡수하여 자라고 움직이는 것이다.) 구름같이 자라나는 암흑철사자를 보며 흥분. 그러다가

콰득! 단번에 선실을 가득 메울 정도로 자라는 암흑철사자

청풍; (아차!) 암흑철사자에 밀려 구석으로 구겨지며 당황

청풍; (... 너무 크게 키웠다.) 자기를 밀어붙이는 암흑철사자에게 깔리며 당황

 

[!] 배 뒤에서 노를 젓던 늙은 사공이 흠칫! 하며 선실을 보고

우두둑! 선실이 터지려 한다.

사공; [손님! 무슨 일 있으시오?] 묻고

<... 아무것도 아니오!> 선실에서 당황한 목소리가 들리고

우둑! 우두둑! 그 사이에도 선실은 안쪽에서 부풀어 오른 무엇 때문에 터지기 직전이고

사공; (아무 일도 아닌 게 아닌 것 같은데...) 노를 놓고 선실로 가려 하고. 직후

스으! 부풀어 오르던 선실이 다시 원래대로 돌아간다.

사공; (선실이 원래대로 돌아갔다.)

사공; (젊은 친구가 대체 뭘 하고 있는 건지 모르겠구만.) 갸웃하며 다시 노를 잡고

사공; (분명 안에서 무언가 빵 반죽이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터져 나오려고 했던 것 같았는데...) 기이! ! 노를 천천히 젓고

 

선실 내부. 청풍이 벌렁 누워있고.

청풍; (... 큰일 날 뻔했다.) 식은 땀

청풍; (익숙하지 않은 철사호령주를 넓지 않은 선실에서 연습하다가 하마터면 배를 날려버릴 뻔 했다.) 안도하고. 그때

청풍의 뺨을 핥는 검은 짐승.

강아지 만하게 줄어든 암흑철사자가 청풍의 뺨을 핥고 있다.

청풍; [그래 나도 반갑다.] 웃으며 암흑철사자의 혀를 피하려 하고

청풍; [당분간 내가 네 주인 노릇을 해야 하니 잘 지내보자.] 암흑철사자를 쓰다듬고

그릉! 고개를 끄덕이는 암흑철사자.

청풍; (태산까지 가는 여정이 이 영물 덕분에 지루하지 않겠구나.) 암흑철사자를 쓰다듬고. 헌데 그 직후

빠직! 암흑철사자의 온몸 털이 일어난다.

청풍; (왜 이러지?) 어리둥절할 때

크르릉! 선실 구석을 노려보며 이빨을 드러내는 암흑철사자

청풍; (저기 뭐가 있다고...) + [!] 돌아보다가 눈 부릅뜨고

! 스으! 구석에 반딧불이처럼 빛나는 형체가 나타난다.

청풍; (... 유령?) 기겁하며 일어나 앉고

크르릉! 강아지만한 암흑철사자는 청풍을 지키려는 자세로 버티고 서서 이빨을 드러내고

청풍; (저게 대체 무슨...) + [!] 놀라고

! 완전히 모습을 드러내는 흐릿한 형체. 바로 진상파다.

청풍; [진소저?] 경악하며 다가가고. 암흑철사자는 청풍이 진상파를 아는 척 하자 긴장 풀며 옆으로 물러서고

고개를 숙이는 진상파의 형상

청풍; [지금쯤 태산에 있어야할 소저가 어떻게 여기에 나타난...] + [!] 다시 깨닫고

청풍; (이혼대법!) (진소저는 지금 자신의 혼백을 육신에서 분리하여 먼 곳으로 보내는 술법인 이혼대법을 펼치고 있다.)

청풍; [무슨 일입니까?] 다가가 앉으며 말하지만

수화를 하듯 손을 움직일 뿐 말은 하지 못하는 진상파의 형상

청풍; (어떻게 익혔는지는 모르지만 진소저의 이혼대법은 아직 완성된 게 아니라 직접 말이나 뜻을 전하지는 못하는구나.) 생각할 때

허공에 대고 손가락을 움직이는 진상파의 형상

청풍; (글이다!) 깨닫고

청풍; (진소저는 허공에 손짓으로 글자를 써서 뜻을 전하려고 한다.) ! 달아오른 손가락을 바닥에 대고

청풍; (진소저가 손짓으로 쓰는 글을 적어보자.) 스슥! 지지지! 바닥에 대고 달아오른 손가락을 움직이고. 그러자 바닥이 타며 글자가 새겨진다.

열심히 손가락을 허공에 움직이는 진상파의 형상

청풍은 그걸 보고 손가락으로 바닥을 태워 글을 쓰고.

암흑철사자가 옆에서 기웃거리며 본다. 이윽고

손을 내리면서 고개를 숙이는 진상파 형상.

청풍; (끝났구나.) 생각하며 바닥에서 손가락을 떼고

스으! 소멸되는 진상파의 형상

청풍; (사라진다.)

청풍; (심력의 소모가 심해서 이혼대법을 오래 유지하지 못했겠지.) 생각하며 바닥에 적은 글들을 보고

청풍; (대체 무슨 급한 일이 있기에 진소저가 이혼대법까지 펼쳐서 날 찾아온 것인가?) 자신이 바닥에 적어놓은 글을 읽기 시작하고. 직후

[!] 눈이 부릅떠지는 청풍

<위진천이 자당을 납치해서 홍택호 백로애로 갔어요. 위진천의 목적은 공자님이 지니고 계시는 광명륜이에요. 무림맹은 개입할 수 없으니 어려우시더라도 공자님 혼자 해결하셔야만 해요.> 글의 내용

청풍; [위진천!] 분노하여 이를 갈며 고함지르고

 

[!] 노를 젓던 사공이 깜짝 놀랄 때

청풍; [용서하지 않겠다!] ! 이를 갈며 선실문을 거칠게 열어젖히며 나오고. 강아지만한 암흑철사자가 따라 나온다

사공; [손님! 왜 그러십니까?] 당황하다가

청풍을 따라 나오는 암흑철사자

사공; (... 저 검둥개를 어디에 숨기고 있었던 건가?) 놀랄 때

청풍; [철사자! 나를 홍택호로 데려가다오!] 두 손을 모아 결을 지으며 외치고. 그러자

화악! 우두둑! 강아지만 하던 암흑철사자가 구름처럼 자라고

사공; [으헥!] 기겁하며 주저앉고

크르릉! 황소만하게 자라는 암흑철사자

사공; [... 사자!] [개가 아니라 사자였어!] 덜덜 떨고

청풍; [배 삯이오.] 철컹! 작은 돈주머니를 사공 앞에 던지고

휘릭! 암흑철사자의 등에 타고. 이어

청풍; [가자!] 철썩! 암흑철사자의 옆구리를 손으로 치고, 그러자

크와아앙! 화악! 울부짖으면서 날아오르는 암흑철사자

삽시에 까마득히 멀리 날아가는 암흑철사자

사공; [나무아미타불 관세음보살!] [어떻게... 어떻게 이런 일이...] 덜덜 떨며 보고. 운하를 따라 까마득히 멀어지는 청풍을 태운 암흑철사자

 

#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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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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