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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0>

여전히 깊은 밤. 살인상단 입구를 외부에서 본 모습. 밤이 깊어 철책 문은 내려져 있고. 헌데

덜컥! 철책문 옆의 바위처럼 보이던 부분이 열리며 비밀통로의 출구가 나타나고

그곳으로 나오는 독검사랑. 청풍도 따라 나오고

청풍; (정문 옆에 쪽문이 숨겨져 있었군.) 독검사랑을 따라 나오며 주변을 둘러보고

독검사랑; [저쪽을 봐라.] 늪지 상류쪽 멀리를 가리키고. 그곳을 보는 청풍

독검사랑; [뭐가 보이느냐?]

흐릿한 불빛이 어둠속에서 빛난다.

청풍; [불이 켜져 있군요.]

독검사랑; [저곳에 우리 살인상단의 역대 단주님들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 있다.]

청풍; [단주님은 지금 사당에 계시겠습니다.]

독검사랑; [아마 당분간 사당에 머무실 것이다.] 끄덕이고

청풍; (선친의 탈상(脫喪)까지는 사당을 떠나지 않겠구나.) 생각하는데

독검사랑; [단주께서 네게 긴히 하실 말씀이 있다고 하신다.] [사당으로 가되, 사당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넌 개입하지 마라.]

청풍; [명심하겠습니다.] 말하며 늪지 옆의 절벽을 따라 난 좁은 길을 걸어간다.

곧 어둠 속으로 멀어지는 청풍. 쪽문 앞에 서서 보는 독검사랑

독검사랑; (영영 찾지 못할 수도 있었던 살인대작님의 유해도 운구해오고...) 쪽문으로 들어가려고 하며 멀어지는 청풍을 보고

독검사랑; (이청풍에 대한 단주님의 신뢰와 의존은 확고부동한 것이 되겠구나.) 쪽문으로 들어가고

독검사랑; (하긴 단주님도 이제 평생을 의지할 대상이 필요하긴 하지. 이미 적지 않은 나이가 되셨으니...) 웃으며 쪽문을 안에서 닫는다.

 

#271>

어둠속. 절벽 아래에 난 좁은 길을 걸어가는 청풍. 멀리 앞쪽에서 불빛이 깜빡거린다. 아직 사당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불빛만 보인다.

길가의 늪지에서는 뱀장어같은 것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청풍; (자객집단의 사당답게 위험천만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쓴웃음 지으며 늪지를 곁눈질하고

청풍; (발이라도 잘못 디뎠다가는 저 흡혈독만(吸血毒鰻)들의 먹이가 되어버릴 테지.) 뱀장어들을 보며 쓴웃음을 짓고

청풍; (그나저나 단주는 이 깊은 밤에 왜 날 사당으로 부른 것일까?) 다시 사당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아버지에 대한 복수라면 아무 곳에서나, 언제든지 내게 지시할 수 있었을 텐데...) 찡그리고

청풍; (무슨 사연인지는 가보면 알겠지.) 생각하다가

[!] 무언가 느끼는 청풍.

휘익! 청풍의 귀에 들리는 바람소리

청풍; (무언가 날아오는 소리!) ! 재빨리 주변을 돌아보는 청풍.

절벽 사이에 좁은 틈이 있고

! 그 틈으로 재빨리 몸을 구겨 넣어 숨는 청풍. 직후

쏴아! 청풍의 머리 위로 검고 거대한 그림자가 새처럼 날아간다. 사당 쪽으로 날아간다. 사람의 모습이다

청풍; (저 여자는...) 숨은 곳에서 얼굴을 조금 내밀며 사당쪽으로 날아가는 검은 그림자를 보고.

<패소정!> 굳은 얼굴로 날아가는 패소정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저 여장부가 이 야심한 중에 무슨 일로 사당에 가는 것인가?) ! 숨어있던 곳에서 나오고. 그러다가

청풍; (아무래도 단주가 날 찾은 것과 저 여자가 관련이 있을 것같구나.) 불빛 쪽으로 걸어가고. 좀 빠른 걸음으로

 

#272>

사당. 문은 열려있고 안쪽 제단에 촛불이 두 개 켜져 있다. 청풍이 멀리서 본 불빛은 그 촛불의 불빛이었고. 제단 앞에는 검은 옷을 입은 소수마녀가 무릎을 꿇고 앉아있다. 옷과 머리가 검어서 얼굴과 목덜미가 더 희게 느껴진다. 두 손도 빛이 나는 듯 하얀데 두 손을 가슴 앞에 모은 자세로 기도하고 있다. 눈을 감았다. 제단에는 향로가 놓여있고 향로 뒤에는 <先考 那公神位>라는 글이 적힌 위패가 놓여있다.

소수마녀; [들어와라.] 눈 감은 채 누군가에게 말하고. 그러자

! 어둠 속에서 나타나 문 밖에 모습을 드러내는 패소정. 들어오지는 않는다

소수마녀; [오늘 밤이 가기 전에 네가 찾아올 줄 알고 있었다.] 돌아보지 않고 말하고. 눈을 뜬다

패소정; [그럼 찾아온 목적은 말하지 않아도 되겠네.] 무뚝뚝

소수마녀; [이모... 네 어머니의 유품은 여기 있다. 안으로 들어와라.] 자기 앞의 바닥을 내려다보며 말하고

패소정; [...] 소수마녀의 뒷모습을 노려보다가

어쩔 수 없이 안으로 들어오는 패소정. 이어 소수마녀 뒤쪽 옆에 무릎을 꿇고.

위패에 대고 절하는 패소정

절 한 후 고개 드는 패소정

소수마녀; [소정이 네게는 큰 빚을 졌다. 아버지를 모셔와 주어서 불효를 면하게 되었으니...] 마주 보며

패소정; [우연히 그리 된 일이니 고마워할 거 없어요.] 새침

소수마녀; [설령 우연이었다 해도 네게 신세를 졌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패소정; [됐구요. 빨리 엄마의 유품이나 내놓으세요.] 신경질

소수마녀; [이모의 유품을 건네주기 전에 한 가지 약속을 해주어야겠다.] 패소정을 지긋이 보며

패소정; [하아...] 짜증

패소정; [당연히 내가 물려받아야하는 유품 건네주는 건데 왜 이렇게 요구가 많아요?] 노려보고

소수마녀; [네 심기가 불편해도 어쩔 수 없다.] [이건 이모의 뜻이기도 하니 나는 반드시 네게 약속을 받아야겠다.]

노려보는 패소정

눈길 피하지 않는 소수마녀. 그러다가

패소정; [좋아요. 알았어요.] 두 손 들어 보이며

패소정; [엄마를 들먹이면 내가 할 말이 없어지죠.] [뭐든지 약속할 테니 원하는 게 뭔지 말해 봐요.] 새침

소수마녀; [자식을 낳아라.]

패소정; [뭐예요?] 눈 치뜨며 어이없고

소수마녀;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없다.] [최소한 한 명 이상의 자식을 낳겠다고 약속해라.] 진지하게

패소정; [이것 보세요 소수마녀님!] [남의 인생 갖고 너무 간섭이 심한 게 아니에요?] 정말 화가 난 표정이고. 하지만

소수마녀; [이 세상에 암흑수라님의 핏줄이라고는 너와 나 밖에는 없다.] [그리고 나는 어느덧 마흔 살을 바라보는 나이라 자식을 볼 자신이 없다.] 태연하게 말하고

패소정; [그러니까 뭐예요?] [언니가 자식을 못 낳을 수도 있으니 나보고 자식을 낳아서 암흑마가의 핏줄을 이으라는 건가요?] 노려보고

소수마녀; [너는 우리 대에서 암흑마가가 단절되길 원하느냐?] 패소정을 지그시 보며 말하고

패소정; [물론 그건 아니지만...] 머뭇거리고

소수마녀; [나도 물론 자식을 낳아보려고 시도는 할 것이다.] [하지만 나이가 나이인지라 자신은 없다.] 한숨

소수마녀; [반면 너는 이제 막 스무 살을 넘겼으니 낳으려고 작정만 하면 몇 명이든 낳을 수 있지 않겠느냐?] 패소정의 아래 위를 보며

패소정; [그렇다 해도 나같이 미련하게 생긴 년을 어떤 사내놈이 상대해주겠어요?] 새침하게

소수마녀; [인연이란 모르는 것이다.] [또 외모가 아닌 있는 그대로의 너를 좋아할 사내가 있을 수도 있고...] 의미심장하게 말하고. 그러자

패소정; (외모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를 좋아해줄 사내...) 얼굴이 좀 발개진다. 그러면서

패소정; (왜 즉각 그 자가 생각나는 걸까?) 청풍을 떠올리고

소수마녀; [이제 결정을 해라.] 말하고

움찔! 하는 패소정

소수마녀; [아이를 낳겠다고 약속하겠느냐? 아니면 이모의 유품을 포기하겠느냐?] 패소정의 결심을 채근하고

패소정; [알았어요! 알았다구요!] 얼굴 좀 붉어진 채 신경질

패소정; [만들 기회만 생기면 아이를 몇 명이라도 낳을 테니 엄마의 유품이나 내놔요!] 손 내밀고.

소수마녀; [지금 그 약속, 잊지 마라.] ! 말하며 마루로 이루어진 사당 바닥을 손바닥으로 가볍게 치고. 그러자

! 바닥의 판자가 한 장 튀어 오르고

[!] 눈 치뜨며 바닥을 보는 패소정

! 판자가 옆으로 떨어지는데 그 판자가 있던 곳에 빈 공간이 있고. 그 공간에 길쭉한 상자가 한 개 들어있다. 폭은 한 뼘, 길이는 두 뼘. 두께는 반 뼘 정도인 상자. 상자 전체는 새카맣고

패소정; [... 그 상자가...] 흥분

소수마녀; [이모... 소정이 네 어머니께서 내게 맡기신 유품이 들어있다.] ! 자리에서 일어나고

소수마녀; [자리를 피해줄 테니 천천히 살펴보도록 해라.] 사당 밖으로 나간다.

 

#273>

사당 밖, 사당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청풍이 서서 사당을 보고 있다. 어둠 속에 숨듯이 서있어서 잘 안보이고.

사당에서 소수마녀가 나오고 있는 중이다. 불이 켜진 사당 안에는 패소정이 무릎 꿇고 있는 뒷모습이 보인다.

청풍; (패소저가 심야에 사당을 찾아온 이유는 자기 어머니의 유품을 돌려받기 위해서였구나.) 자신에게 다가오는 소수마녀와 그 뒤의 사당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단주가 날 부른 것도 패소저와 관련이 있는 것같고...) 생각할 때

소수마녀; <기다리게 했구나.> 전음으로 말하며 다가오고

청풍; <별 말씀을...> 고개 좀 숙이고

소수마녀; <기다린 김에 조금만 더 기다려라.> 청풍의 옆에 멈춰서며 돌아서서 사당을 보고

 

#274>

다시 사당 안. 패소정이 떨리는 손으로 사당 바닥에서 상자를 꺼내고 있다. 무릎 꿇은 채 두 손으로

! 바닥에 상자를 내려놓는 패소정

패소정; (어째서일까?) 바닥에 내려놓은 상자를 내려다보며 생각하고

패소정; (어머니는 어째서 당신의 유품을 딸인 내가 아니라 조카인 유타언니에게 맡긴 것일까?)

패소정; (물론 어머니가 돌아가실 무렵 내가 아직 어린애였긴 했지만 내게는 엄연히 보호자인 아버지가 있었거늘...)

패소정; [!] 생각하다가 깨닫는 패소정

패소정; (혹시 어머니는 당신의 유품이 아버지의 손에 들어가는 것을 원치 않으셨던 것일까?) 침 꼴깍.

패소정;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다.) (병약했지만 누구보다 지혜로웠던 어머니가 아버지의 사악한 정체를 모르셨을 리 없으니...) 달칵! 떨리는 손으로 상자 뚜껑을 열고

뚜껑이 열린 상자 안에는 두 가지 물건이 들어있다. 반으로 접은 얇은 책이 한 권 놓여있고 그 책 위에 아이들 장난감 같은 사자가 한 마리 누워있다. 전체가 칠흑같이 검은 사자 조각이다. 갈기가 무성한 숫사자 형상

패소정; (칠흑같이 검은 사자 조각...) 전율하며 두 손으로 사자를 집어들고

패소정; (... 틀림없다!) 두 손으로 사자 조각을 들어 살펴보면서 흥분하고

패소정; (이건 우리 암흑마가의 세 가지 보물중 하나인 암흑철사자(暗黑鐵獅子).) (술법으로 만들어져서 부리는 사람의 뜻대로 움직인다는...) 흥분하고

패소정; (오래전에 행방이 묘연해졌던 암흑철사자를 어머니가 숨겨 두셨었구나.) 흥분해서 사자 조각을 쓰다듬고.

패소정; (암흑철사자를 부리려면 특별한 주술(呪術)이 필요할 텐데...) 사자 조각을 바닥에 내려놓으며 다시 상자 안을 살피고

상자 안에 들어있는 반으로 접은 얇은 책을 꺼내고

! 접혀 있던 얇은 책을 펼치는 패소정

맨 앞장 표지에 <鐵獅號令呪>라는 글이 적혀있다

패소정; (철사호령주(鐵獅號令呪)!) 흥분하며 얇은 책의 첫장을 넘기고

패소정; (생각대로다. 사자호령주는 암흑철사자를 부리는 주술(呪術)이다.) 책의 내용을 읽으면서 흥분

패소정; (이걸 익히면 암흑철사자를 부려서 누구에게도 지지 않을 수가 있다.) 책장을 넘기고. 그러다가

! 책 곳에서 접은 종이가 한 장 떨어진다.

패소정; (뭐지?) 책을 내려놓으며 그 종이를 집어들고

패소정; (사자호령주의 비급 안에 종이를 한 장 끼워놓으셨다.) 접은 종이를 펼치고, 그 직후

[!] 눈이 찢어져서 부릅떠지는 패소정

부들부들 떨리는 패소정의 손. 그러다가

패소정; [아니야! 아니야!] 고개 젓고 이를 갈고. 눈에서는 눈물이 흘러나오고

패소정; [이럴 수는... 이럴 수는 없어! 이게 진실일 리가 없어.] 바득 바득! 주르르! 이를 갈고. 눈에서는 눈물이 철철 흘러내리고

패소정; [이게 사실이라면... 어떻게... 어떻게 인간의 탈을 쓰고 그런 짓을...] 이를 갈며 울다가

패소정; [으아아아!] 엎드리며 울부짖는 패소정

 

#275>

[!] 어둠 속에 서 있다가 놀라는 청풍. 소수마녀도 옆에 서서 사당을 보고 있고. [으아아아!] 사당에서 패소정이 울부짖는 소리가 들린다.

청풍; (패소저의 울부짖음에 창자를 도려내는 듯한 고통과 분노가 서려있다.) 으아아아! 사당에서 터져 나오는 악 쓰는 소리를 들으며 찡그리고.

청풍; (대체 무엇이 저 여장부를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트린 것일까?) 으아아아! 악 쓰는 소리가 들리는 사당을 보며 생각할 때

소수마녀; <그만 돌아가자.> ! 한숨 쉬며 돌아서고

사당에서 멀어지는 소수마녀와 청풍. [어머니! 어머니!] 두사람 뒤에서 악을 쓰는 소리가 들리고

소리없이 한숨 쉬며 고개를 젓는 소수마녀. 사당을 돌아보며 소수마녀를 따라가는 청풍

[죽인다! 죽여 버린다! 기필코 죽여 버릴 것이다!] 그 사이에도 사당에서 악 쓰는 소리가 이어지고

청풍; <패소저를 두고 가도 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앞서 가는 소수마녀에게 전음으로 묻고

소수마녀; <걱정이 되긴 한다만...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해줄 수 있는 건 딱히 없구나.> 늪지 옆에 난 좁은 길을 가며 한숨 쉬고

청풍; <혹시 패소저의 어머니... 단주의 이모님과 관련된 사연때문인지요?> 소수마녀의 눈치를 보며 묻고

소수마녀; <알고 있을지 모르지만... 기절초괴 패륵은 혈전마가 출신이다.>

청풍; <그런...> 경악

소수마녀; <나도 얼마 전 이모가 남기신 유서를 읽고서야 그 사실을 알았다.> 한숨을 쉬고

이하 나레이션

 

<기절초괴 패륵은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그 재기와 능력으로 무림인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스무살쯤인 젊은 시절의 기절초괴가 의기양양하게 웃는 모습. 주변으로 산적 분위기의 사내들이 쓰러져 신음하고 있고. 한쪽에는 산적들에게 강도를 당할 뻔 했던 남녀들이 주저앉은 채 감격하고 있고

<결국 암흑마가의 당시 가주였던 암흑수라는 기절초괴를 자신의 둘째 딸 우유라(尤乳羅)의 배필로 삼기에 이르렀다.> 암흑수라가 의자에 앉아서 호탕하게 웃고 있고. 그 앞에서 기절초괴가 절세미녀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소심해 보이는 스무살 가량의 절세미녀가 패소정의 어머니인 우유라. 한쪽에는 살인대작 부부가 서있다. 살인대작은 웃고 있지만 소수마녀를 닮은 살인대작의 어머니는 뭔가 걸리는 표정

<그 직후 암흑수라는 마교를 위해 무림맹과 싸우다가 패사했으며 뒤를 이어 암흑마가의 가주가 된 살인대작도 이내 의문의 실종을 당했다.> 종남산의 동굴 속에 앉아있던 살인대작의 시체 모습 배경으로

<자연스럽게 암흑수라의 둘째 사위였던 기절초괴가 암흑마가의 가주가 되었다.> 젊은 시절의 기절초괴가 의자에서 일어나 포권하며 웃는다. 그 앞에 많은 사람들이 포권하고 있고. 기절초괴 옆에는 우유라가 초췌한 표정으로 앉아있다.

<헌데 기절초괴와 우유라 부부 사이에서는 자식이 태어나지 못했다. 결혼한 후로 십 년 넘게 자식이 없어서 암흑마가의 사람들을 근심하게 했다.> 위 장면의 초췌한 표정인 우유라의 모습

<자식을 얻지 못한 것 때문에 암흑마가 내에서의 기절초괴의 위치도 위태로워졌으며 살인대작의 딸인 소수마녀를 차기 가주로 세우자는 의견이 대두되기에 이르렀다.> 건물들 사이에 모여서 수군거리는 사람들. 근처를 지나다가 돌아보며 오만상을 쓰는 30살 가량의 기절초괴. 그뒤를 따라가던 우유라가 고개를 떨군다. 당시 우유라의 나이도 30살 가량 되었고

<그러던 차에 우유라가 마침내 임신하여 딸을 낳는 경사가 일어났다. 무려 결혼 후 십일 년 만에 얻은 그 딸이 패소정이며 딸을 얻은 덕분에 암흑마가 내에서의 기절초괴의 입지는 부동의 것이 되었다.> 머리를 풀고 잠옷 차림으로 침대에 힘없이 누워있는 우유라. 그 옆에서 강보에 싸인 아기를 안고 좋아 죽으려는 기절초괴. 이 무렵 둘 다 30대 초반의 나이다.

 

청풍; (결혼 후 십일 년 만에 얻은 딸...) 눈 번뜩. 소수마녀를 따라가면서

청풍; (물론 늦게 자식을 얻는 경우도 있지만 이례적인 일이라고 할 수 있겠구나.) 이마 찡그리고

소수마녀; <딸을 낳은 기쁨도 잠시, 이모는 너무도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다.> 앞서 가며 말하고. 이제 사당과는 200미터 정도 떨어졌다.

소수마녀; <남편인 기절초괴가 사실은 혈전마가 출신이며 혈왕신공(血王神功)을 익히고 있었다는 게 그것이다.> 차가운 표정

청풍; <기절초괴가 혈전마가 출신이라는 것보다 혈왕신공이란 무공을 익히고 있었던 게 더 문제였던 것으로 들립니다.>

소수마녀; <그렇다.> 끄덕

소수마녀; <혈전마가의 최강절기인 혈왕신공은 음기(陰氣)가 지나치게 강한 무공이다.> <그 때문에 팔성(八成)에 이르기 전에는 자식을 볼 수가 없다.> 앞쪽을 노려보며 전음으로 말하고

청풍; <... 설마!> 소름이 오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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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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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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