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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五 章

 

                天下第一人의 죽음 (1)

 

 

 

천하제일인과 세명의 고수가 대치한채 차 한잔 정도 마실 시간이 지났을 때였다.

[이 천인공노할 놈들! 수상하다 했더니 삼마경(三魔經)을 익혔구나!]

돌연 동호천의 두눈에서 폭발하듯 노광이 터져나왔다.

꽈르르릉!

이어 동호천은 뇌성벽력같은 칠권(七拳)을 잇달아 쳐냈다.

권풍(拳風)과 권경(拳勁)이 서로 밀면서 부운청풍객 등을 향해 동시에 날아갔다.

동호천이 발휘한 무시무시한 내공에 부주의 여기저기가 풍지박산이 되어 날아올랐다.

그리고 동호천의 공격이 발휘되는 순간 옥풍도객등의 신형도 벼락같이 움직였다.

그들의 몸에서 터져나온 검광과 도광, 그리고 사신겸의 섬뜩한 빛이 어지럽게 대기를 갈랐다.

고오오오!

번쩍! 번쩍!

싸움은 풍운변색, 경천동지란 말로 밖에는 달리 표현할 수가 없었다.

부주는 깨어지며 통나무들이 흩어지고, 석두공과 금사종을 비롯한 자들은 모두 통나무위에 서있었다.

펑펑펑!

촤아악!

경력에 휘말린 동정호의 물이 수십장 허공까지 치솟았다.

 

<삼마경(三魔經)>

 

동호천의 입에서 흘러나온 삼마경이 대체 무엇이길래 세 명의 고수가 이같은 신위를 발휘할 수 있단 말인가?

삼마경이란 것에 대해서는 경험이 많은 혈포단객이나 무형도객 같은 인물도 전혀 들어본 바가 없었다.

그러나 무림의 몇몇 노강호(老江湖)들은 알고 있었다. 이 삼마경이란 것이 얼마나 가공할 마물(魔物)인지를...

전해지는 말에 의하면 삼마경을 익힌 자는 고금무적(古今無敵)이 된다는 말이있다.

또한 삼마경을 익힌자는 십만 명의 인명을 살해하고 난후 자신도 죽는다고 한다.

이렇게 하여 삼마경은 알고 있는 사람들 조차도 입에서 떠올리기를 금기시하고 있는 것이었다.

삼마경은 말 그대로 세권의 마경(魔經)이다.

 

-검마경(劒魔經),

-도마경(刀魔經),

-살마경(殺魔經),

 

이 중에서 검마경에는 구가천마검법(驅駕天魔劒法)이란 절대적인 악마의 검법이 수록되어 있으며,

도마경에는 또한 팔황지옥도법(八荒地獄刀法)이란 것이 수록되어 있다.

그리고 살마경은 검마경이나 도마경이 각기 한가지의 무공만을 수록하고 있는 것에 비해 극히 잡다한 살인수법들을 수록하고 있다.

살마경에는 구가천마검법나 팔황지옥도법처럼 체계는 없지만 그에 못지않는 갖가지 수법들이 잡다하게 실려있는데, 이 살마경은 검마경이나 도마경과는 달리 천성적으로 그것을 익히기에 적합하지 않은 인물이라면 결코 연마해낼 수 없다.

그렇긴 하지만 만약 누군가가 살마경의 마공을 이루기만 한다면 그 기괴막측함은 이루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일 것이다.

원래는 이 삼마경이 한사람에 의해서 창안되었을 것이나, 수많은 사람들의 손을 거치면서 점점 더 가공하게 변했었다.

삼마경에 숨겨져 있는 진정한 마력!

그것은 누구든지 한번 보기만 하면 깊이 빠져들고 만다는 것이다.

그 오묘한 수법들과 무공에 흔혹당한 고수는 그동안 익혔던 자신의 공력을 모두 버리고 삼마경을 익히고자 하게 된다.

그렇게 전심전력으로 삼마경을 연구하여 더욱 완벽한 무공으로 만들수 있지만, 그 무공들을 익히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자신의 공력을 포기해야한다.

공력을 폐한 고수들은 삼마경을 익힐 때까지는 평범한 인간에 불과하게 되고, 그때는 무림인이 아닌 파락호조차도 당해내지 못하게 된다.

그리하여 그는 삼마경을 연성하지 못하고 보통 적에게 죽게 되고 삼마경의 주인은 끝없이 바뀌어져 왔다.

그럼에도 삼마경은 다른 비급들과는 달리 극히 은밀하게 쟁탈되고 쟁탈해왔기 때문에 무림에 거의 소문이 나지 않았었다.

 

한데 적룡혈운도주 해천월과 부운청풍객, 그리고 잔혼살객은 분명히 삼마경의 무공을 익히고 있었다.

해천월은 우검으로는 독문의 검법인 십이적룡검식(十二赤龍劒拭)을 펼치면서 왼손의 도()로는 도마경에 수록된 팔황지옥도법을 펼쳤다.

부운청풍객은 고검으로 구가천마검법을 펼치며 잔혼살객은 괴이하기 이를 데 없는 살마경 상의 무공들을 펼쳐내고 있었다.

쿠오오오오!

슈아아아아!

그들 삼인의 가공할 공격앞에서 동호천은 나약하기 그지없어 보였다.

하지만 어느 순간 동호천은 허공에 우뚝 멈춰서면서 손으로 우수로 하늘을 가리켰다.

[유성탄천(流星彈天)!]

그리 크지도 않은 음성이다.

그러나 그의 필생의 공력이 담긴 최후의 일초가 동호천의 손에서 펼쳐졌다.

쩌저저정!

그의 다섯 손가락에서 빛덩어리가 하늘로 치솟아올라갔다. 밝은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폭죽같이 강렬한 빛을 발하고 있었다.

얼마나 올라갔을까?

촤아아아!

그 다섯가닥의 빛덩이는 갑자기 방향을 바꾸어 눈으로는 거의 식별할 수 없는 속도로 떨어져 내렸다.

퓽퓽퓽!

[크아아악!]

[크악!]

그것은 세사람의 호신강기를 종이장처럼 찢어버리며 그들의 몸을 관통했다.

실로 눈깜박할 사이의 일이었다.

삼마경의 무공도 대단했지만 동호천의 유성탄천이란 무공은 그보다 더욱 강했다.

!

잔혼살객의 오른팔이 몸에서 분리되어 물위로 떨어졌다.

그러나 검풍과 도풍이 사라진 그곳에는 이미 세사람의 모습이 없었다.

그들은 호수위를 빛살처럼 날아서 사라지고 있었다.

동호천은 몸 주위에 푸른 빛이 감도는 호신강기를 둘러치고 물위로 내려섰다.

[사부님!]

석두공은 소리치며 달려갔다.

스스스!

갑자기 동호천의 호신강기가 빛을 잃고 사그라졌다.

동호천의 몸은 그와 동시에 허물어졌다.

석두공은 그를 안고 통나무위로 돌아왔다.

[사부님... ]

석두공의 눈에 뿌연 안개가 서렸다.

금사종이 말했다.

[어서 치료를...]

동호천은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엇다.

[이제 다 끝났다. 치료를 한다고 해도 노부의 생은 여기서 끝나니 그만두어라.]

동호천의 음성에는 조금의 기력도 실려있지 않았다.

그의 배에는 깊게 찔린 자상이 나 있었는데 그 상처에서 흐른 피가 복강(腹腔)속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휘익! !

그때 망연자실하여 지켜보고 있던 무형도객과 혈포단객이 통나무 위로 날아왔다.

금사종이 그들을 가로막으며 소리쳤다.

[위급한 틈을 타 공격할 생각이오? 그렇다면 먼저 나부터 죽이시오.]

그의 얼굴에는 영웅적인 협기가 흐르고 있었다.

갑자기 석두공이 말했다.

[놔둬요. 그들에겐 살기가 없어요.]

 

[소형제, 동노선배의 상처는 엄중한가?]

다가온 무형도객이 침중하게 물었다.

동호천이 대답했다.

[곧 죽을 걸세. 아마도 자네들이 제일 먼저 온 문상객이 될듯하네.]

[...!]

[...!]

무형도객과 혈포단객의 얼굴이 굳어졌다. 그들도 한눈에 동호천의 상세가 치명적인 것을 알아본 것이다.

[보았는가?]

동호천이 혈포단객과 무형도객에게 물었다.

그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동호천은 다시 말했다.

[그들의 삼마경은 아직 삼성(三成) 수준이네. 그들 중 한사람만이라도 사성(四成)의 경지에 이르렀더라면 그들은 노부를 어렵지 않게 죽였을 것이네. 그들을 조심하게.]

[...!]

[노선배께선 그말을 하기 위해서 오늘같은 일을 벌였습니까?]

무형도객이 침중한 표정으로 물었다.

원래는 이런 작정이 아니었지.”

동호천은 쓰게 웃었다.

[헌데 삼마경이 그만 노부의 의도를 빗나가게 했네. 하지만 더 이상 자세히 말하지는 않겠네.]

동호천은 입을 다물었다.

석두공이 울먹이며 물었다.

[사부님! 그럼 이제는 어떻게 하지요?]

그러나 동호천은 묵묵부답이었다.

돌연 석두공은 손을 덜덜 떨면서 동호천의 가슴에 얹혔다.

아무런 박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석두공은 망연자실 입술을 깨물었고, 그의 두볼로 뜨거운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천하제일인(天下第一人) 동호천은 그렇게 가버린 것이다.

 

× × ×

 

동정호에 불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호수에 어지럽게 흩어졌던 통나무들을 다시 모아서 석두공과 금사종이 태운 불이었다.

일세를 풍미한 대기인 동호천은 동정호에서 한줌의 재로 변해 자연으로 돌아갔다.

바람을 부르는 풍래고도 풍래동자(風來童子)도 호변의 어부들에겐 하나의 전설이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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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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