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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四 章

 

           바보냐 천재냐?

 

 

 

아름드리 통나무들을 수백개를 이어서 만들어놓은 부주 위에는 작은 집도 있으며 채소 밭도 있다.

그리고 중간에는 빈터도 있다.

“...!”

“...!”

그 빈터에 칠척장신의 맹호산과 어린 석두공이 삼장의 거리를 두고 마주섰다.

석두공은 벙실벙실 웃기도 하고 천진한 표정이었지만, 맹호산은 긴장된 신색을 지우지 못하고 있었다.

(이녀석은 보기보단 아주 딴판이구나. 자연스러운 저 자세도 자세이려니와, 저 웃음이 그대로 방패가 되어서 공격할 엄두를 못내게 하니... 만박노조 등이 모두 지켜보고 있는데 여간 낭패가 아니로군.)

적의를 전혀 보이지 않는 석두공에 대해서 아무리 비무라고 하지만 손안에 든 묵직한 판관필(判官筆)을 쳐낼 엄두가 나지 않았다.

분명히 맹호산은 광명정대한 인물도 아니고 사람의 인명을 중히 여기는 사람도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사람죽이는 것을 풀을 뽑거나 파리 죽이는 정도로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은 도무지 그를 향해 손도 뻗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손 한번 쓰지 않고 물러선다는 것은 스스로 용납할 수도 없는 일, 그는 눈을 딱 감고 자신의 무기인 판관필을 뻗었다.

[조심하게!]

!

판관필이 서로 한번 마주친 후 방향을 나누어 두공의 요혈로 날아들었다.

슈숙!

신쾌하고 강맹한 기세를 지닌 판관필의 왼쪽은 두공의 오른쪽에 있는 열여덟 개의 요혈을 노렸고, 오른쪽의 것은 왼쪽의 열여덟 개 요혈을 노리고 있었다.

어느 누구라도 피하기가 쉽지 않은 수법이었다.

하삼풍은 속으로 생각했다.

(맹호산의 판관필은 과연 대단하군. 저 수법을 피하자면 나라도 진땀을 흘리겠는 걸?)

사실 맹호산은 망설이다 마음먹고 한번 펼치는 수법이고 보니, 기왕이면 자신의 절초를 펼치지 않을 수 없었다.

맹호산의 판관필은 두공의 현기(玄機)와 풍곡(風谷)의 두 혈도를 찍어갔다.

두공과의 거리는 불과 한자의 거리도 남지 않았기에 맹호산은 성공을 확신했다.

(그럼 그렇지!)

그는 판관필에서 경기가 쏘아나가지 않게 진기를 뭉쳤다. 두공이 부상을 입지 않게 하려는 배려였다.

한데 바로 그순간에 두공의 손바닥이 두개의 판관필을 향해서 뻗어지는 것이 아닌가?

쉬쉭!

번개처럼 빠르기는 했지만 아무런 수법도 아닌 그냥 빠르게 뻗은 것에 불과했다.

[어딜!]

맹호산은 크게 외치면 판관필을 가볍게 흔들었다. 순간 두개의 판관필은 수십개로 변해버린 듯했다.

맹호산은 그 기세 그대로 두공의 혈도를 찍었다.

!!

그러나 두공의 몸은 이미 그곳에 있지 않았다. 그는 판관필을 타고 마치 물 흐르듯이 하면서 맹호산의 머리를 타넘어가고 있었다.

[일초!]

머리위에서 두공의 음성이 터져나왔다.

맹호산은 그의 신속한 반응에 놀라며 뒤로 판관필을 느리게 던져냈다.

그리고 즉시로 몸을 돌리며 선풍각(旋風脚)의 수법으로 공중에서 내려오는 두공의 허리를 찼다.

휘이잉!

선풍각이 말그대로 선풍을 일으켰다.

두공은 제비가 물을 차고 나르듯이 빠르게 맹호산의 발을 차면서 날아올랐다.

[!]

[훌륭하다!]

맹호산은 그가 연거푸 두번이나 자신의 수법을 피하자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

원래가 성격이 조폭한 맹호산이다.

쏴아아!

그는 즉시 양팔을 활짝 벌리고 날아올랐다.

만박노조 등의 안색이 확 변했다.

맹호산은 내외공을 모두 골고루 닦은 인물이다. 도검이 불침하는 그의 몸은 그 자체만으로서도 가공할 병기이다.

게다가 내공이 가세한다면...

맹호산은 질풍처럼 두공을 향해서 부딛혀갔다.

한데 그 뿐만이 아니었다.

피이잉!

그가 느리게 던졌던 판관필은 밑에서 회전하며 날아올라 두공의 등뒤를 노리고 있었다.

무형도객이 버럭소리쳤다.

[맹보주! 어린아이를 죽일 참이요?]

그는 황급히 동호천의 표정을 살폈다.

하지만 동호천은 보지도 못한 듯 덤덤했다.

중인들이 놀라는 사이에 판관필은 두공의 등으로 그리고 인간병기인 맹호산의 몸은 정면에서 두공에 부딛혀갔다.

두공이 갑자기 등을 돌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

굉음이 터져나왔다.

한데 두공의 몸은 마치 연기처럼 맹호산의 겨드랑이로 빠지면서 그의 등뒤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

누군가 탄성을 질렀다.

맹호산은 눈앞에 날아든 자신의 판관필을 받으며 땅으로 내려섰다.

두공이 빠져나가면서 두 판관필의 각도마저 바꾸어 놓았던 것이다.

[미꾸라지 같은 녀석! 받아라!]

그는 사초를 사용하고도 두공의 머리카락 하나도 건드리지 못하자 화가 꼭지 끝까지 올랐다.

[파천벽해(破天劈海)!]

파아아앗!

두개의 판관필로 부터 수백 가닥의 강기가 폭발하듯 퍼저나갔다.

강기들은 종과 횡으로 각각 방향을 잡고 있어서 피할래야 피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때 두공이 소리쳤다.

[나는 당신처럼 호걸인 척 하는 사람이 싫어요.]

스스슷!

순간 그의 몸은 세개로 나뉘어졌다.

소리치는 그의 몸은 그대로 서있는데도 그의 왼쪽과 오른쪽으로는 각기 하나씩의 석두공이 뒹굴면서 강기들의 영향권으로 부터 빠져나가는 것이 아닌가?

만박노조가 소리쳤다.

[분신둔형술(分身遁形術)!]

파파파팍!

퓽퓽퓽퓽!

강기들은 두공의 몸과 함께 아름드리 통나무마저 뚫고 들어갔다.

두공의 몸은 마치 벌집처럼 되어버렸다.

그러나 그순간에 갈라졌던 두개의 분신이 굴러와서 함께 합쳐졌다.

그러자 그의 몸은 그대로 정상으로 회복되는 것이었다.

맹호산은 할말을 잊고 멍하니 서있었다.

[크하하하하!]

그는 미친듯이 한바탕 광소를 터뜨리고는 부주를 차고 날아올랐다.

슈아아앙!

그의 몸은 한줄기 빛처럼 동정호를 날아갔다.

[동노선배! 훌륭하외다 훌륭하외다. 이 맹호산은 선배의 어린 제자조차 당해내지 못했으니 앞으로 무림에 나오지도 않겠소.]

멀리서 그의 전음이 들려왔다.

남아있는 사람들로서는 한편으로는 반가운 말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가슴이 섬찟한 말이었다.

동호천은 나직하게 말했다.

[잘가게!]

비록 나직했지만 그의 말은 진기로 가득차 있어서 멀리멀리까지 퍼져갔다.

만박 등은 그의 내공에 내심 두려움을 금할 수 없었다. ‘잘가게란 말 한마디가 뇌성벽력처럼 그들의 고막을 두드렸던 것이다.

단혼곡주 하삼풍이 차갑게 말했다.

[선배께선 차라리 우리 모두에게 그냥 은거하라고 명하시지 이런 번거로운 절차를 꾸미셨소?]

[그게 무슨 말인가? 설마하니 자네도 내 제자를 제압하지 못한단 말인가?]

동호천은 시치미를 뚝 떼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진정한 의도가 어떤 것인지를 이미 대충 짐작하고 있는 터였다.

일곱 명의 고수들은 석두공을 더이상 어린아이로도 바보로도 보지 않고 있었다.

한마리의 도깨비새끼로 여길 뿐이었다.

맹호산의 공격은 그들로서도 그처럼 완벽하게 피할 수 있다고 장담하지 못할 것이었는데 석두공은 대수롭지 않게 피해버린 것이다.

[으하하하하...]

하삼풍이 광소를 터뜨렸다.

우르르릉!

그의 웃음소리에 동정호의 물결이 부르르 떨리고 내장이 터져 죽어버린 물고기들이 떠올랐다.

금사종은 학질에 걸린 듯이 부들부들 떨었다.

진정 하삼풍의 공력은 엄청났다.

갑자기 동호천이 말했다.

[이제 그만하게.]

!

하삼풍은 거짓말처럼 그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야겠지요. 흐흐흐... 감히 선배께 무례를 범할 수야 있겠소? 이 하삼풍도 그만 떠나야 겠소. 하지만 내 마음은 지극히 기쁘오.”

[...!]

[...?]

[선배께서 오늘 내일 한다는 말을 듣고도 사실은 반신반의 했소. 그러다가 선배의 정정한 모습을 보고는 낭설이었구나 해소. 한데, 이런 일을 꾸미는 것을 보니 선배께서 세상을 하직할 때가 다 됐긴 된 모양이오. 으하하하하... ]

하삼풍은 다시금 광소를 터뜨리고 날아올랐다.

쐐애애액!

그는 순식간에 맹호산이 사라진 방향으로 사라져갔다.

하삼풍은 번개처럼 날아가면서 속으로 생각했다.

(흐흐흐흐... 동호천의 손에 죽지만 않으면 무림을 장악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어쩌면 동호천은 자신이 죽기 전에 우리 모두를 죽여버리려고 이런 수작을 부렸을 것이다. 이곳은 빨리 떠나는 것이 최선이다. 헛된 욕심을 부리다가 천추의 한을 남기기 쉽상이지.)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동호천의 무공을 얻기위해 적지 않은 노력을 했지만, 그것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면 미련없이 깨끗하게 포기하고 물러설 줄도 아는 사람인 것이다.

진정 무서운 효웅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만박노조와 무형도객이 거의 동시에 일어서면서 포권했다.

[후배는 능력이 없습니다. 그럼 이만...]

스읏!

만박노조가 먼저 몸을 날렸다.

명색이 무불통지라는 만박인 그 역시 이곳에서 어떤 위기감 같은 것을 느낀 것이다.

무형도객 역시 몸을 날리려고 했다.

한데 바로 그 순간에 동호천이 소리쳤다.

[자네는 잠시 머물러라!]

무형도객이 움찔하면서 돌아섰다. 그의 얼굴에는 분노한 표정이 역력했다.

[후배가 노선배께 바른 말을 좀 했기로서는 이렇듯 소인배처럼 구는 것이오?]

[그냥 있기만 하게.]

동호천은 웃으며 말했다.

이제 여덟 명의 고수 중에서 세사람이 떠났고, 남은 사람은 적룡혈운도주 해천월과 혈포단객, 부운청풍객, 그리고 잔혼살객 및 무형도객 뿐이었다.

그러나 무형도객을 제외하고는 그들 중 물러설 사람은 아무도 없는 듯했다.

부주 위의 공기는 더욱 팽팽하게 당겨진 듯했다.

부운청풍객이 앞으로 나섰다.

스르릉!

그는 보검을 뽑아들면서 허공에 흰빛을 몇 번 뿌렸다.

번쩍! 번쩍!

[소생은 노선배의 제자가 아닌 노선배께 직접 한수 가르침을 받았으면 합니다.]

무치 동호천이 무림에서 움직인 것만도 일백십수 년, 그동안에 단 한번도 도전조차 받아본 일이 없는 동호천이다.

한마디로 도전불허의 인물이었던 것이다.

한데 이제 죽음을 눈앞에 두고 있는 그에게 처음으로 도전자가 나타났다.

이것은 어쩌면 동정호에서 수천 명이 죽었다는 것보다 더욱 큰 사건일 수도 있었다.

휙휙!

석두공과 금사종이 동호천 앞을 막아섰다.

석두공은 부운청풍객을 노려보았다.

순간 그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살기가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수천만 개의 바늘처럼 부운청풍객을 찔렀다.

(!)

부운청풍객의 놀라움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맹세코 그는 이처럼 극강한 살기를 대해본 적이 없었다.

그 살기에는 다른 고수들마저 물러섰다.

어마어마한 살기...

동호천의 두 동생인 주치 동복신과 보치 동적선 마저 놀라게 만들었던 그 가공할 살기다.

소위 고수라고 불릴 정도의 인물이라면 결코 저지르지 말아야 할 것들이 몇가지 있다.

첫번째가 힘으로 여인을 간음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둘째로는 죽음을 앞둔 자에게 치욕을 주는 짓도 말아야 할 것이며,

죽음에 임박한 자를 공격하는 것또한 말아야 하는 것이다.

동호천은 이제 스스로 죽음을 선언한 입장인데 그런 동호천에게 도전한다는 것은 파렴치하기 이를데 없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석두공이 자르듯이 한자한자 내뱉었다.

[.......]

부운청풍객은 자신도 모르게 진저리쳤다.

이토록 살기로 가득찬 음성이 있을 수 있을까?

석두공의 음성은 방금 전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었다.

(이놈... 죽여야 한다!)

부운청풍객은 이를 악물었다.

그 순간,

[물러서거라!]

동호천이 소매를 슬쩍 저었다.

부드러운 경풍이 그이 손짓에 따라 일어나며 석두공과 금사종의 몸이 옆으로 주르르 밀려갔다.

하늘은 눈이 부시게 푸르다.

한데 부운청풍객은 자신을 응시하는 동호천의 눈망울 속에서도 하늘을 볼 수가 있었다.

그것은 그의 심혼을 송두리채 빨아들이는 심연(深淵)과도 같았다.

(이것은 심력(心力)이다! 강한 심력으로 이미 나를 공격했다. 저항하지 않는다면 백치가 되고 말 것이다.)

부운청풍객은 부르르 진저리를 쳤다.

눈을 뗄래야 뗄 수도 없었다.

자신이 송두리채 동호천의 눈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만 같았다.

그는 혼신의 공력을 다짜내어 자신을 버텼다.

파파파팟!

그가 딛고 있는 부주의 통나무가 움푹 파였다.

또한 그의 옷자락도 찢어질듯 팽팽하게 부풀어올랐다.

시퍼런 혈관들이 툭툭 불거져 나오고 그의 전신은 삽시간에 땀으로 흠뻑 젖어 버렸다.

동호천은 말없이 그를 응시하기만 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운청풍객은 손가락 하나 까딱하지 못하고 부들부들 떨고 있었다.

그때 손에 땀을쥐고 두사람을 바라보던 적룡혈운도주 해천월과 잔혼살객의 눈이 서로 마주쳤다.

의미심장한 눈빛이 교환되고,

해천월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그는 혈포단객에게 은밀한 전음을 뛰웠다.

[혈포단객! 무엇때문에 이곳에 왔소? 지금이 기회요. 함께 동호천을 죽입시다.]

하지만 혈포단객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그는 여전히 눈을 동호천과 부운청풍객에게 못박아두고 있었다.

해천월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혈포단객은 혼자서 행동하는 인물, 함께 하자는 데 대한 물음에 대답은 하지 않았다.

그것은 그가 자신의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동호천을 돕지도 않을 것이다.

이때 잔혼살객은 죽음이 서려있는 것같은 나지막한 음성으로 무형도객에게 말하고 있었다.

[무형도객! 동호천이 가장 사감을 갖고 있는 사람은 바로 귀하다. 우리 개개인으로서는 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동호천의 적수가 되지 못한다. 만약, 귀하가 동호천에게 도전하겠다면 본인은 당신을 적극 돕도록 하겠다.]

[웃기는군.]

무형도객은 비릿한 조소를 머금으며 말했다.

[동호천이 나를 죽이겠다면 당당히 싸워보겠다. 하지만 그가 그런 뜻이 없다면 나는 그에게 도전할 생각이 없다.]

[...!]

무형도객의 말에 잔혼살객은 잠시 침묵하다가 다시 말을 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뜻은 모두 모여졌다. 귀하 혼자만 고집을 부리겠다면 그것도 할 수 없지. 그러나, 만약 우리를 방해한다면 그순간부터 적이 되어야 할 것이다.]

무형도객이 냉랭하게 되받았다.

[잔혼살객! 당신과 나는 같은 오객으로서 조금 아는 사이가 아닌가? 이런 식으로 나를 협박하지 마라. 화를 자초할 수도 있다.]

고요한 전음이었지만 무형도객의 음성에는 태산같은 무게가 있었다.

그때 동호천이 돌연 눈을 감으며 말했다.

[부운청풍객! 네 무공은 아주 특이하군. 전에 보았을 때와는 다른 걸 보니 기연이 있었던 모양이군. 오초를 양보하마!]

쿵쿵쿵!

부운청풍객은 세걸음을 물러서며 식은땀을 씻어냈다. 하지만 그의 전신은 이미 물에 빠진 생쥐나 다름없는 모습이 되어있었다.

그런데 도전이 받아들여졌다.

동호천은 상대방의 무공을 상대방보다 더욱 능숙하게 펼쳐보임으로서 아예 도전할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해왔던 절대고수다.

그런 그가 부운청풍객의 무공을 파악하지 못하고 도전을 수락한 것이다.

스르릉!

부운청풍객은 천천히 검을 뽑아들었다.

동호천은 여전히 눈을 감고 떠지 않았다.

그때였다.

[후배 해천월 부운청풍객과 함께 노선배의 무공을 견식하고자 하오.]

해천월이 우검과 좌도를 뽑아들면서 말했다.

동호천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내뱉었다.

[그것도 좋겠지.]

[잔혼살객도 두사람과 뜻을 같이 하겠소.]

잔혼살객이 허리에서 그의 성명병기인 사신겸(殘魂鎌)을 꺼내들면서 말했다.

번쩍! 번쩍!

시퍼런 사신겸의 날이 햇빛에 빛을 발했다.

[상관없네.]

동호천은 방금 전에 석두공과 맹호산이 섰던 곳으로 가서 우뚝 섰다.

부운청풍객, 잔혼살객, 그리고 적룡혈운도주 해천월은 그를 세 방향에서 둘러싸고 병기를 뽑았다.

금사종은 석두공의 눈치를 살폈고,

석두공은 살기어린 표정으로 세사람을 쏘아보고 있었다.

팽팽히 당겨놓은 활시위같은 긴장이 부주 일대를 뒤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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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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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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