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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五 章

 

                旋風悲歌

 

 

 

콰르르릉

천지개벽하는 듯한 굉음이 일었다.

우르르쾅!

그와 함께 거대한 석벽이 무너져 내렸다.

일시에 수만 근의 화약이 터진 듯한 힘이 석벽을 무너뜨린 것이다.

"핫하하..."

청아한 장소성이 일었다.

휘이익

그와함께, 날리는 사석을 뚫고 한 덩의 청삼청년이 높은 듯한 절벽 위로 날아 올랐다.

여인이 무색할 정도로 고운 피부와 섬세한 선을 지닌 영준한 모습의 청년, 그는 바로 철문영이었다.

그는 지금 청색경장을 걸치고 등에는 큼직한 피풍을 달고 있었다.

"하하... 화희. 어떻소? 굉천참살강(轟天斬煞罡)의 위력이?"

철문영이 미소를 지었다.

그의 앞에는 화희가 다소곳이 서 있었다.

그녀는 잠깐 사이지만 적잖은 변화가 있었다.

먼저 복장이 부인의 복장으로 변해 있었다.

발끝까지 끌리는 장의는 매우 고혹해 보이기까지 했다.

또한 그녀는 머리를 부인들같이 높게 틀어 올리고 있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변화는 그녀의 눈길이었다.

그녀의 눈길은 예전과 달랐다.

전에까지만 해도 그녀의 눈빛은 어린 아이를 쫓는 어머니의 눈길 그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그녀의 눈길은 더할 수 없이 조용하며 애틋하게 변하여 있었다.

마음 뿐만 아니라 몸까지도 철문영의 것이 되어버린 까닭이리라.

"놀랍사옵니다. 무공이라는 것이 가공할 위력을 지녔다고는 생각해왔아오나 이 정도로 끔찍한 위력이 있을 줄은 몰랐사옵니다."

화희는 조용하면서도 약간은 놀란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철문영은 환히 웃어 보였다.

"화희, 더 강하고 신기한 무공들을 보여 줄테니 잘 봐요."

화희가 살며시 미소했다.

"첩신은 굉천참살강보다도 강한 무공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철문영이 껄걸 웃었다.

"하하... 그럼 잘 보오. 이제 펼쳐 보이겠오."

철문영은 돌아섰다.

"차핫! 창룡천행비(蒼龍天行飛)!"

철문영은 지면을 박차고 허공으로 치솟아 올랐다.

휘익!

그는 단번에 삼십여 장 상공으로 날아올랐다.

파악!

그와 함께, 찬연한 은광이 사위에 떨쳐졌다.

그의 피풍 밑에서 얇은 면철로 된 날개와 같은 것이 튀어나온 것이다.

"...!"

바라보고 있던 화희의 입에서 탄성이 터졌다.

그것은 바로 철문영이 천세신전(千世神殿)에서 발견한 창룡철익(蒼龍鐵翼)이었다.

휘르르

얇은 면철로 된 날개가 활짝 펼쳐지자 철문영은 마치 거대한 대붕(大鵬)과 같은 모습이 되었다.

그리고, 한 차례 철익(鐵翼)이 크게 흔들렸다.

그와함께 그의 몸은 수직으로 날아 올라갔다.

위이잉, 뒤이어 까마득히 치솟았던 철문영은 커다란 원을 그리며 날아내리기 시작했다.

이것이 창룡철익의 모용이었다.

단 한 모금의 진기로 허공을 마음대로 비상하거나 머무를 수 있는 것이다.

창룡철익으로 펼치는 창룡천행비(蒼龍天行飛)의 경공은 독보적이다.

휘익!

이윽고 철문영은 절벽 아래로 날아 내렸다.

촤르르

그러자 철익은 신속히 축소되어 피풍 속으로 들어갔다.

차앙!

맑은 용음(龍吟)이 일면서 철문영의 손에 한 자루 고색창연한 고검이 들려졌다.

그 검의 검명(劍名)은 천인(天刃), 바로 검군자(劍君子)가 사용하던 호신지물이다.

철문영은 고검을 들어 양손으로 굳게 쥐었다.

위잉위잉!

그러자, 고검의 푸르스름한 검신이 황색의 검기로 뒤덮이기 시작했다.

"황룡무적천하(黃龍無敵天下)!"

돌연, 절곡을 뒤흔드는 폭갈이 터졌다.

촤웅!

동시에 맹룡(猛龍)의 포효같이 굉음이 터졌다.

그리고, 천인검으로부터 황룡이 꿈틀거리는 듯한 형상의 강맹한 기류가 뻗어 나갔다.

파악! 우르르

황색의 검기가 석벽을 강타했다.

그러자, 석벽의 전면이 깊이 십여 장으로 갈라져 나갔다.

"..."

화희는 믿기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

철문영은 흡족히 웃으며 검을 회수했다.

위잉위잉!

뒤미처 그의 전신에서 검붉은 광채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 광채들은 끊임없이 그의 몸주위를 휘돌며 점차 고형화 되어갔다.

바로 묵혈파뢰강(墨血破雷罡)이었다.

"극강참혼(極剛斬魂)!"

우렁찬 일갈이 터졌다.

콰웅!

검붉은 광채가 충천했다.

삽시에 천지가 검붉은 광채로 뒤덮였다.

콰르릉쾅!

뒤이어 화산이 폭발하듯 엄청난 굉음이 천지를 뒤흔들었다.

극강참혼수가 떨쳐진 것이다.

"!"

날리는 사석 속에서 약간 답답한 듯한 신음이 일었다.

화희는 바짝 긴장하여 휘날리는 사석 속을 주시했다.

그리고, 이윽고 날리던 사석들이 가라 앉았다.

아보라!

장내에는 엄청난 변괴가 일어나 있었다.

마치 항아리와 같은 모양의 절곡의 한면이 완전히 무너져 내려 있었다.

인간의 힘이라 믿어지지 않는 가공할 위력이었다.

"상공!"

화희가 걱정스럽게 불렀다.

철문영이 창백한 신색으로 눈을 감고 서 있는 것을 본 때문이다.

극강참혼수는 끔찍할 정도로 위력이 강하다.

그러나, 그만큼 진력의 소모가 큰 것은 어쩔 수가 없는 것이다.

휘익

뒤미처 철문영은 한소리 청아한 장소성을 터뜨리며 날아 올랐다.

"상공, 괜찮으시와요?"

화희가 급히 다가왔다.

"핫하... 괜찮소. 힘이 좀 들었을 뿐이지."

철문영은 말을 하며 화희의 가녀린 허리를 끌어안았다.

"화희와 떨어져서 어떻게 지낼 수 있을까?"

문득 철문영이 자신의 몸을 더듬으며 말하자 화희는 고개를 푹 떨구었다.

"첩신은... 첩신은..."

화희는 철문영의 가슴을 쓰다듬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하하... 이러고 있을 시간이 아니지. , 장원으로 돌아갑시다. 헤어져 있을 동안을 위해 오늘부터 화희를 놓아주지 않겠오."

철문영은 힘있게 화희를 끌어안았다.

철문영의 품에 안겨 화희는 얼굴을 발갛게 물들였다.

"핫하... 창룡천행비(蒼龍天行飛)!"

철문영은 지면을 박차고 날아 올랐다.

파앗!

뒤이어 찬연한 은광을 발하며 철익이 넓게 펼쳐졌다.

휘익!

철문영은 한 줄기 선풍을 불러 일으키며 까마득한 허공으로 날아갔다.

더 없이 높고 푸른 하늘로,

 

X X X

 

천세(千世)의 고혼(孤魂)이 구천(九泉)에 떠돌다.

장검(長劍)에 이는 일진(一陣) 선풍(旋風)으로, 잔혼(殘魂)의 외로운 넋을 달래리라.

 

<선풍비가(旋風悲歌)>

 

전중원이 얼어 붙었다.

핏빛의 선풍(旋風)이 중원을 휩쓴 것이다.

한 줄기 비장한 노랫소리가 울리면 누군가의 몸이 싸늘이 식어갔다.

선풍비가의 주인이 누구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제 그의 이름은 중원에서 가장 유명한 이름 중의 하나가 되었다.

 

선풍마존(旋風魔尊),

 

중인들은 그를 이렇게 불렀다.

그가 혈풍을 몰고 다니는 이유는 아무도 몰랐다.

최초로 선풍비가를 들은 것은 구대문파 중 공동(崆峒)의 장문인 청오자(靑烏子)였다.

그와 함께, 공동의 정영 일백이 삽시에 다시는 못올 길로 가고 말았다.

이로써 공동파는 완전히 구대문파에서 제명을 다했다.

그뿐이 아니었다.

몇 달 사이에 네 개의 유수한 문파가 멸문당했다.

또한 내노라 하던 무림의 명숙 사십여 명도 선풍마존의 손에 쓰러졌다.

그들이 쓰러지기 전, 항상 한 줄기 선풍비가(旋風悲歌)가 울려 퍼지곤 하였다.

이렇게 되니 무림의 고수들은 너나할 것 없이 전전긍긍하며 몸을 사렸다.

언제 죽음의 선풍비가(旋風悲歌)가 자신에게 떨어질지 모르기 때문이다.

과연, 선풍마존이란 누구인가?

어떤 자이기에 흑백양도를 불문하고 무차별의 살수를 쓴단 말인가?

그리고, 십여 일 동안 선풍비가는 중원의 어디에서도 들리지 않았다.

 

콰르릉, 번쩍

뇌성벽력(雷聲霹靂).

쏴아

장대발같은 빗줄기가 대지를 두드렸다.

번쩍

일섬전광(電光)이 번뜩였다.

어둠 속에 한 채의 장원이 드러나 보였다.

그 장원은 울창한 죽림(竹林)에 에워싸여 있었다.

쿠르릉쾅

재차 한 줄기 섬광이 암천을 갈랐다.

스스스

번뜩이는 섬광, 그보다도 빠르게 한 줄기 인영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내렸다.

일신에 검은 야행복을 걸친 괴인이었다.

괴인의 두눈에서 혼백을 얼릴 듯한 한광이 폭사되었다.

"고죽검신(枯竹劍神) 장학량..."

문득, 괴인의 입에서 한 줄기 음성이 흘러나왔다.

 

고죽검신(枯竹劍神) 장학량!

 

팔절(八絶)의 일인, 강호제일검사(江湖第一劍士)로 불리는 인물이 아닌가?

헌데, 고죽검신 장학량이 어찌되었다는 얘기인가?

스스스

괴인의 신영이 뿌얘졌다.

그가 귀신같은 신법으로 죽림으로 날아들어간 것이다.

죽림 속에는 적지않은 고수들이 숨어 있었으나 누구도 괴인이 침입하는 것을 발견하지 못했다.

 

웅장한 대전, 억수같이 퍼붓고 있는 어둠 속에 대전으로부터 밝은 불빛이 비쳐나오고 있다.

대전 안, 지금, 대전 중앙의 탁자를 마주하고 구인이 앉아있다.

상좌.

한 명의 초로의 노인이 수심에 찬 그색으로 태사의에 몸을 기대고 있다.

대체적으로 깡마른 모습이나 두눈의 안광이 날카롭다.

그 노인 옆의 탁자에는 한 자루 죽검(竹劍)이 놓여있다.

검신이 푸르스름한 것으로 보아 범사한 물건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노인, 그가 바로 고죽검신 장학량이다.

본시에도 뛰어난 검사였다.

그러나, 십여 년 전부터 두각을 나타내어 제일검사의 칭호를 받고 있는 검의 달인이다.

노인 앞에는 여덟 명의 장한들이 앉아 있다.

하나같이 위맹해 보이는 자들이다.

이들도 각기 한 자루씩의 죽검을 지니고 있다.

 

고죽팔검(枯竹八劍).

 

고죽검신이 총애하는 제자들이다.

그들도 이미 강호에서 제법 큰 명성을 얻고 있었다.

문득, 맨 좌측의 장한이 입을 열었다.

그는 고죽팔검의 맏이인 사도장이라는 인물이었다.

"사부님,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설사 그자가 천세문(千世門)의 후인이라고 해도 두려울 것이 무엇 있겠습니까? 사부님게서는 이미 당년의 천하제일인이었던 검군자(劍君子)의 절기를 완벽히 연성하시지 않으셨습니까?"

사도장의 말에도 고죽검신은 안색이 풀어지지 않았다.

 

검군자(劍君子)!

 

천녀기전의 전통을 마련했던 인물, 구죽검신은 검군자의 신검경(神劍經)을 익힌 인물이다.

강호에서 가장 강한 인물 중 한 명인 고죽검신, 헌데 그의 얼굴은 짙은 암운으로 어두워져 있다.

"청오자 등은 변변히 대항도 못하고 피살되었다. 가벼이 볼 자가 아님에 틀림없다."

고죽검신이 침중히 입을 열었다.

"..."

고죽팔검은 서로의 얼굴만 바라보았다.

"..."

"..."

무거운 암운이 아홉 사람을 짓눌렀다.

콰르릉번쩍,

우뢰성과 함께 한 줄기 섬광이 대지를 밝혔다.

그순간이었다.

아홉 사람의 안색이 홱 변했다.

그들은 한 줄기 비장한 노랫소리를 들은 것이다.

 

천세의 고혼이 구천에 떠돌다.

장검이 이는 일진 선풍(旋風)으로, 잔혼의 외로운 넋을 달래리라.

 

고죽검신의 안색이 새파래졌다.

"... 선풍비가(旋風悲歌)..."

그는 실성한 듯 중얼거렸다.

"선풍마존(旋風魔尊)! 어디에 있느냐?"

사도장이 버럭 외치며 일어섰다.

그는 선풍비가가 들려온 방향을 종잡을 수 없었던 것이다.

"고죽검신 장학량, 천세의 원혼들이 너를 기다리고 있다."

어디선가 음산 냉혹한 음성이 들려왔다.

"... 역시..."

장학량은 부르르 떨며 외쳤다.

"에잇!"

사도장이 박차고 일어나 밖으로 뛰쳐나갔다.

"장아! 위험하다."

장학량이 다급히 외쳤으나 사도장은 이미 대전 밖으로 날아나간 후였다.

"사부님 저희들이 나가보겠습니다."

나머지 일곱 명이 일어섰다.

"조심해라. 선풍마존은 너희들은 상대가 아니다."

"."

휘익

일곱 명은 대답을 하고 몸을 날렸다.

"크아악!"

그러나, 다음 순간 처절한 비명이 일었다.

"!"

장학량의 안색이 대변했다.

그는 재빨리 자신의 병기인 고죽검(枯竹劍)을 집어들었다.

"이 얘들이 그자에게..."

장학량이 침중히 중얼거렸다.

번쩍다시 한 번 섬광이 번뜩였다.

"크아악아악!"

"으악!"

동시에 처절한 비명이 터졌다.

"선풍마존! 네놈은...!"

고죽검신은 참지 못하고 버럭 고함을 지르며 대전 밖으로 몸을 날리려 했다.

"..."

그때, 검은 인영이 비틀거리며 대전으로 뛰쳐들어왔다.

"... 장아!"

고죽검신이 다급한 비명을 질렀다.

쿠웅!

그와 함께, 대전으로 들어온 인물은 그대로 나뒹굴었다.

그자는 완전히 혈인(血人)으로 변해 있었다.

"... 이럴 수가..."

급히 다가간 고죽검신이 치를 떨었다.

그 인물은 고죽검신의 대제자인 사도장이었다.

헌데, 지금 사도장은 가슴이 완전히 부서져 숨이 넘어가려 하고 있었다.

고죽검신이 다가서자 사도장은 간신히 눈을 떴다.

그리고 피를 토하며 중얼거렸다.

"... 사부님... ... 분합... 니다. ... 그 자의... 모습도... 못보고... 당했습니다... ... 그놈은... 너무... ()..."

사도장의 목이 옆으로 떨어졌다.

"장아!"

고죽검신이 피를 토하듯 외쳤다.

그러나 사도장은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이놈! 선풍마존, 네놈을 각을 떠 죽이고 말리라!"

고죽검신이 벽력같이 외치며 일어섰다.

사랑하던 제자.

그 제자가 눈앞에서 죽어갔다.

고죽신검이 이성을 잃는 것은 당연하다.

"고죽검신, 네게는 그럴 기회가 없다."

고죽검신은 등골이 오싹해졌다.

등뒤에서 냉혹한 일갈이 들려온 것이다.

"죽어랏!"

고죽검신은 발악하듯이 폭갈을 터뜨렸다.

쐐애액.

동시에 죽검이 태풍을 일으켰다.

"!"

그러나, 냉막한 코웃음이 울렸다.

그와 함께, 고죽검신은 한 줄기 흑영이 귀신같이 움직이는 것을 언뜻 보았다.

그의 일검은 허공을 가르고 만 것이다.

""

고죽검신은 다급히 검을 회수하며 뒤로 물러섰다.

"... 네가 선풍마존(旋風魔尊)!"

고죽검신은 두 눈을 부릅떴다.

우웅!

그의 오른손에 들린 고죽검이 부르르 떨렸다.

마치, 원래부터 서 있었는 듯, 한 명의 냉막한 얼굴의 청년이 고죽검신 앞에 서 있는 것이다.

냉전과도 같은 눈길이 고죽검신을 노려보고 있었다.

"고죽검신! 각오는 되어 있겠지?"

만년빙동에서 불어 나오는 냉풍같은 일갈이 청년의 입에서 터져 나왔다.

"으드득, 좋다. 네놈의 심장을 꺼내 제자들의 원수를 갚고 말리라."

고죽검신은 이를 갈며 고죽검을 움켜 쥐었다.

우웅! 우웅

고죽검이 울리며 푸르스름한 검기가 피어 올랐다.

차앙!

냉막한 신색의 청년도 검을 뽑았다.

"... 그 검은..."

청년의 손에 들린 고검을 본 고죽검신은 부르르 떨었다.

"그렇다. 바로 검군자(劍君子)의 천인검(天刃劍)이다. 천인검으로 네 목숨을 끊어주마!"

청년, 즉 선풍마존은 냉갈하였다.

(... 아무래도 오늘은 길보다 흉이 많겠다. 고죽검으로 천인검(天刃劍)을 상대할 수는 없다.)

고죽검신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그러나, 그는 수십 년을 검날 위에서 살아온 노검사(老劍士).

마음을 가다듬으며 고죽검에 힘을 주었다.

"이얍!"

고죽검신은 폭갈을 치며 고죽검을 쪼개내었다.

파파팟.

검화가 피어올랐다.

신랄한 검세가 선풍마존을 쓸어갔다.

츠츠츠...

동시에 천인검이 허공을 갈랐다.

파악!

"크으!"

"!"

선혈이 튀었다.

고죽검신의 고죽검 끝이 갈라지며 그의 어깨가 베어진 것이다.

그러나, 고죽검신도 과연 팔절의 일인다웠다.

어느 틈엔가, 선풍마존의 소맷자락을 길게 그은 것이다.

선풍마존은 흘깃 소매 끝을 내려다 보았다.

마치 여인의 속살같이 뽀얀 손목에 발그레한 혈혼이 생겨 있었다.

츠츠츠쐐애액

고죽검신의 고죽검이 검기와 파랑을 일으켰다.

동시에 천인검이 섬칫한 광망을 그었다.

차앙!

위이잉

검기의 무더기가 대전을 가득 메웠다.

삽시에 삼십여초가 지났다.

고죽검신의 검세는 장강대하같이 쏟아졌다.

팔절 중 일절로서 손색이 없는 검세였다.

그러나, 선풍마존은 무난히 고죽검신의 검세를 받아넘기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선품마존은 고죽검신이 펼치고 있는 검법을 너무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신검칠십이로(神劍七拾二路).

 

바로, 검군자의 비전절예다.

그러나, 아무리 천하제일의 겁법이라 불리던 신검칠십이로도 그 변화를 속속들이 알고 있는 선풍마존에게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차악!

"크윽!"

피가 튀며 끊어진 고죽검의 한끝이 튕겨져 나갔다.

고죽검신의 장포는 피로 물들었다.

그의 가슴은 천인검에 길게 베어진 것이다.

"... 좋다. 어디 천인검강(天刃劍罡)을 받아보아라."

고죽검신이 이를 악물며 내뱉았다.

그는 고죽검을 단전에 갖다 붙였다.

츠읏!

그러자, 끊어진 고죽검 끝에서 일 장 가량의 유형검강(有形劍罡)이 쭈욱 뻗어나왔다.

"!"

이 모습을 본 선풍마존은 최초로 긴장의 빛을 띄웠다.

천인검강(天刃劍罡)이란 검군자 최후의 무공이다.

이는 너무나도 날카로워 능히 한 자 두께의 철벽은 관통할 수 있다.

우웅우웅

거의 동시에 천인검이 진동했다.

그와 함께 천인검이 휘황한 황색검기로 뒤덮였다.

"죽어랏!"

고죽검신이 발악하듯이 외쳤다.

파츠츳

유형의 검강이 대기를 갈랐다.

"황룡무적천하(黃龍無敵天下)!"

동시에, 선풍마존도 폭갈을 터뜨렸다.

콰웅!

용트림하는 듯한 소성이 일었다.

한 줄기 황색 검기가 신룡이 승천하듯 떨쳐졌다.

촤웅!

"크아악!"

처절한 비명이 터졌다.

쿠웅!

피를 뿌리며 고죽검신이 넘어졌다.

그의 가슴은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짓이겨져 있었다.

"으음!"

선풍마존도 휘청 하였다.

적지않은 충격을 받은 듯 하였다.

"... ... 이렇게... 허무하게 지... 다니..."

고죽검신은 고개를 쳐들려고 하다가 그대로 고개를 꺾고 말았다.

숨이 끊어진 것이다.

"으음, 과연 팔절은 무엇인가 다르군."

선풍마존은 착잡한 시선으로 고죽검신의 시신을 내려다 보았다.

휘익

, 선풍마존은 내전을 한 바퀴 돌았다.

"여기 있군!"

그리고, 그는 은밀한 서랍 속에서 한 권의 낡은 비급을 꺼내어 품속에 집어넣었다.

스스스

그와 함께 그의 모습은 흐릿하게 변하여 갔다.

콰르릉콰릉!

뇌성과 함게 멀지 않은 곳에서 굉음이 터졌다.

아마도 멀지않은 곳에서 낙뢰(落雷)가 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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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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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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