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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三 章

 

                   萬年白鯨

 

 

철썩... 철썩...!

쿠르릉___ ___!

천지개벽을 일으키듯 파도가 몰아치고 있었다.

천지를 삼킬 듯한 기세로 밀고 밀린다.

 

파석도(波石島)___.

오직 돌()과 파도만이 있는 섬, 아무도 찾지않는 절해고도(絶海孤島)였다.

돌연,

[하하하...!]

호탕하고도 낭랑한 웃음이 파석도의 적막을 깨뜨렸다.

파석도의 정상!

짧은 초지가 깔려있는 분지가 있었다.

그곳에 하나의 남삼인영이 우뚝 서 있었다.

십 사오 세 정도 되었을까?

헌데, !

천상(天上)의 선동(仙童)이랄까?

혜지가 가득 담긴 두눈은 한 번보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마력(魔力)을 발산했다.

피부는 거의 투명할 정도로 희었다.

우뚝 솟은 콧날은 산()같은 기개를 풍겼고 입술은 붉으면서 굳센 의지가 서린 듯 붉었다.

전신에 짙은 남색의 무복(武腹)을 가뿐하게 걸친 그 모습은 실로 찬탄을 금치못할 정도였다.

헌데, 그는 나이에 비해서 월등이 큰 체격을 지니고 있었다.

근 육 척(六尺)이 넘는 거구가 강렬한 인상을 준다.

언뜻보면 장성한 청년을 방불케하는 모습이었다.

허나 영준한 얼굴에는 아직 장난스런 치기가 어려있었다.

이때, 소년은 갑자기 몸을 빙글 돌리며 소리쳤다.

[큰 할아버지! 작은 할아버지! 오늘도 저놈이 이 주위에서 어슬렁거리고 있어요!]

그의 눈은 바다 한복판을 응시하고 있었다.

! 그곳에는 마치 하나의 작은 섬과 같은 거대한 백경(白鯨)이 유유자적 물기둥을 뿜어올리고 있는 것이 아닌가?

몸의 길이만 해도 무려 오십 장(五十丈).

실로 엄청난 크기의 고래였다.

이 백경은 근 일만 년(一萬年) 이상을 산 영물이었다.

이때, 풀밭사이로 난 계단으로 두 명의 인영이 올라왔다.

천강마존과 낙척문사___

바로 그들이었다.

문득, 낙척문사가 가볍게 웃음을 터뜨리며 소년을 바라보았다.

[하하... 백경이 또 나타난 모양이구나?]

소년은 반짝이는 눈으로 백경을 바라보며 두 주먹을 쥐어보였다.

[두고봐요! 오늘은 꼭 저놈의 등에 타고 말거예요!]

낙척문사는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기검룡을 응시했다.

[하하... ()아야, 어제도 그러더니 도리어 백경에게 혼나지 않았느냐!]

[! 어제는 방심을 했기 때문이예요. 오늘은 저놈의 등에 타보고 말거예요.]

용아라 불리운 소년은 고집스런 표정을 지었다.

그의 혜지 가득한 두눈은 계속 백경을 쫓고 있었다.

백경은 유유히 바다를 떠다니고 있었다.

순간,

[기다려라! 용아가 간다!]

소년은 휙! 지면을 박차고 바다를 향해 몸을 날렸다.

! 실로 놀라운 일이었다.

파석도 정상에서 바다까지는 수백 장의 거리에 달했다.

헌데 소년은 일직선으로 신형을 쏘아가며 단번에 삼십 장을 나는 것이 아닌가?

이어 가볍게 신형을 멈추며 다시 이십 장을 날고 또 바위를 찍으며 다시 떠올랐다.

실로 찬탄할 절기가 아닐 수 없었다.

낙척문사는 그러한 소년의 모습을 바라보며 소리쳤다.

[조심하거라! 용아!]

[하하... 걱정없어요. 용아의 해연약파(海燕掌波)는 완벽하다고요!]

소년은 바다 위를 스치듯이 날았다.

천강마존은 문득 가볍게 눈살을 찌푸렸다.

허나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들 두 사람은 묵묵히 파석도의 정상에 선채 소년을 지켜볼 뿐이었다.

소년은 가볍게 파도를 밟고 백겨에게 접근했다.

[!]

그는 거대한 파도의 파봉을 밟고 앞으로 나갔다.

우르르... 철썩... !

미친 듯 광난하는 파도를 교묘히 타고 소년은 점점 앞으로 전진했다.

이윽고 그는 마침내 백경의 등으로 접근했다.

이때, 지켜보던 낙척문사가 문득 감탄의 표정을 입을 열었다.

[호부(虎父)에 견자(犬子) 없다더니 저 아이의 자질은 사람을 놀라게 합니다. 저 해연약파의 경공은 꼬박 십 년(十年)이 넘어도 익히기 힘드는데 검룡(劍龍) 저 아이는 불과 일년 사이에 터득하고 말았으니...]

검룡(劍龍)___.

이것이 소년의 이름인가?

천강마존은 말없이 눈빛을 번적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 우형이 천강신공(天罡神功)을 육성(六成) 이루는데 꼬박 팔년(八年)이 걸렸네. 헌데 용아는 천강심결(天罡心訣)을 전수받은지 오년만에 육성의 조예를 이루었지 않은가! 정말 뛰어난 자질을 가진 녀석이야.]

소년 검룡을 바라보는 그의 눈빛이 문득 자애롭게 변했다.

검룡.

그는 바로 낙척문사가 데려온 황룡대제(黃龍大帝) 기용천(奇龍天)의 적자 즉, 기검룡이었다.

이때, 소년 기검룡은 마치 거대한 빙산(氷山)을 연상케하는 만년백경(萬年白鯨)에게 달려들어가고 있었다.

만년백경은 기검룡이 가가오는 것을 커다란 두눈을 껌뻑이며 바라보고 있었다.

허나 기검룡이 수면을 박차고 자신의 등위로 올라타려고 하자 거대한 동굴같은 입을 쩍 벌리며 세찬 물기둥을 쏘아올렸다.

쏴아___!

기검룡은 전에도 한 번 그 물기둥에 맞아 곤욕을 치룬적이 있었으므로 벼락같이 옆으로 몸을 피했다.

[하하하... 어림없다!]

그와 동시에 그는 힘껏 장()을 내밀어 물기둥의 힘을 받으며 그대로 삼사 장을 더 치솟아 올랐다.

___!

[어엇!]

기검룡은 허공에서 쏜살처럼 만녀백경의 등위로 떨어져 내렸다.

허나,

[에잇!]

그가 막 백경의 등을 밟으려는 순간 만년백경의 동체가 갑자기 물속으로 숙 잠겨지는 것이 아닌가!

기검룡은 일시지간 발디딜 곳을 잃자 당황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허나 한 모금의 진원진기를 모아 발끝으로 수면을 찍으며 그는 다시 허공으로 이 장 정도 떠올랐다.

그 순간, 백경의 거대한 꼬리가 사방을 휘저으며 산더미같은 파도를 일으켰다.

[!]

기검룡은 미처 피할 여유가 없었다.

곧 그는 입술을 물며 전력을 다해 장()을 뻗어 파도와 맞닥드렸다.

콰르르릉___!

[...!]

기검룡은 천강기공이 파도의 전면을 후려쳤다고 느낀 순간 뒤이어 쏟아지는 파도에 거세게 전신을 얻어맞았다.

이때,

[용아! 위험하다!]

이 광경을 보고있던 낙척문사가 대경하여 소리쳤다.

낙척문사의 외침을 들은 기검룡은 번쩍 정신이 들었다.

그는 다급히 진기를 모아 허공에 떠올라 몸을 고정시키려 했다.

허나 그보다 빨리 만년백경의 꼬리가 재차 산악같은 파도를 일으키며 그의 몸을 쳤다.

[아앗!]

기검룡은 재차 파도에 가격당하며 바다 속으로 곤두박질치고 말았다.

[용아!]

낙척문사와 천강마존은 대경하여 부르짖었다.

허나 그 순간, 만년백경의 거구가 기검룡과 함께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심해(深海)로 가라앉았다.

 

X X X

 

기검룡은 문득 정신이 들었다.

순간, 그는 온몸이 후덥지근하고 답답한 것을 느끼며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는 암흑(暗黑)으로 뒤덮여 있었다.

[여기가 어딜까?]

기검룡은 의아한 표정으로 중얼거리며 문득 몸을 일으켰다.

순간, 미끈하는 감촉과 함께 그는 바닥으로 넘어지고 말았다.

[아악___!]

그 바람에 전신관절이 부서져 나갈 듯한 통증을 느낀 기검룡은 가만히 자리에 누웠다.

헌데 그는 실로 기이함을 느꼈다.

누워있는 바닥이 축축하게 젖어 있었으며 미끈미끈한 액체의 감촉마저 느껴졌다.

뿐만 아니라 그곳은 뜨겁기까지 한 것이 아닌가?

(이곳이 대체 어디란 말인가?)

기검룡은 의혹을 금치 못하며 다시 조심스럽게 몸을 움직여 주위를 살폈다.

허나 다시 주르르 발이 미끄러지며 그는 그만 풍덩 웅덩이게 빠지고 말았다.

웅덩이 속에는 끈끈한 액체가 고여 있었다.

헌데 이때, 웅덩이의 맞은편에서 문득 한 줄기의 빛이 비쳐드는 것이 아닌가?

기검룡은 안력을 돋구어 눈을 감았다 크게 떴다.

그것은 어린아이 주먹만한 크기의 하얀구슬에서 흘러나오는 빛이었다.

구슬은 맞은편의 벽에 매달려 있었고 그 주위로 그물과도 같은 이상한 줄들이 빽빽이 모여 있었다.

신비한 흰색기류에 둘러싸여 빛을 발하고 있는 구슬을 바라보며 기검룡은 당장 호기심을 느꼈다.

[! 신기하게 생긴 구슬이구나!]

본래, 이 백색구슬은 백경이 만년(萬年) 동안 정기(精氣)를 모아 형성한 내단(內丹)이었다.

! 그렇다면 기검룡 그는 지금 만년백경의 몸속에 들어와 있단 말인가?

이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는 기검룡은 호기심어린 눈빛으로 구슬을 바라보았다.

(저것을 따보자!)

결심한 순간 그는 구슬을 향해 손을 뻗었다.

허나,

[!]

막강한 반탄력에 의해 그는 손목이 찌르르함을 느끼며 황급히 손을 거두었다.

백경의 내단은 백경의 진원(眞元)이나 다름없이 스스로 보호하는 진기가 있는 것이었다.

처음 시도에 실패하자 기검룡은 은근히 오기가 생겼다.

[어디 누가 이기나 해보자!]

이어 그는 천강신공을 극한까지 끌어올렸다.

그러자 순식간에 그의 양팔이 청색으로 물들었다.

순간 그는 벼락같이 쌍수를 떨쳐냈다.

파파팟___ 꽈릉___!

파열음과 함께 엄청난 폭음이 터졌다.

허나 천하에서 가장 강맹한 천강신공이건만 백색구슬 주위의 하얀기류를 흩어버릴 수는 없었다.

[!]

기검룡은 재차 막강한 반탄력에 의해 튕기듯이 물러났다.

일순 전신의 기혈이 뒤집어지는 듯한 충격에 그는 눈앞이 아찔했다.

허나 잠시 후 기혈이 가라앉자 기검룡은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할아버지께서는 천강신공이야말로 천하에서 가장 양강(陽强)한 신공이라 하셨다. 헌데 저 흰색기류를 제거치 못하다니...?]

고개를 갸우뚱 하던 그는 문득 낙척문사가 들려준 말이 생각났다.

 

___무릇 장수하며 오래사는 영물들은 자연으로부터 정기(精氣)를 얻어 단기(丹氣)를 이룬다. 그 단기들이 오랜 세월을 지나며 서로 뭉쳐 고형화(固形化)되어 구슬과 같은 모양을 하게 되는데 이를 단주(丹珠) 또는 내단(內丹)이라 한다. 도가(道家)에서는 이를 무가지보(無價之寶)로 여기며 무인(武人)이 이것을 용해하여 단기(丹氣)를 흡수하면 공력을 연마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___

 

이러한 낙척문사의 말을 기억해낸 기검룡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저것은 내단(內丹)임에 틀림없다. 그럼 여기가 짐승의 뱃속...!]

그는 그제서야 자신이 만년백경에게 삼켜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순간 그는 괘씸한 마음이 들어 소리쳤다.

[백경! 나를 삼키다니 도저히 용서치 못하겠다!]

이어, 꽈릉___! 꽈르릉___!

기검룡은 백경의 내단을 향해 마구 천강신공을 쳐냈다.

허나 그것은 끄덕도 하지 않았다.

기검룡은 그만 제풀에 지쳐 털썩 주저앉았다.

(어떻게하면 백경을 시원하게 골탕먹일 수 있을까?)

잠시 생각에 골몰하던 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그의 얼굴에는 문득 득의의 미소가 떠올랐다.

그는 내단의 주위에 복잡하게 얽혀 있는 신경선을 향해 천강신공을 벼락같이 쳐냈다.

파팍___!

허나 의외로 신경선은 매우 질겨 간신히 한 가닥만이 끊어졌을 뿐이었다.

(굉장히 질긴걸?)

기검룡은 한 차례 고개를 저으며 다시 천강신공을 최대한으로 끌어모았다.

파파팍___ !

그의 손이 힘차게 내려쳐지자 단번에 십여 줄기의 신경선이 끊어졌다.

허나 그것은 수천 줄기의 신경선에 비하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 것이었다.

기검룡은 잠시 손을 멈추고 생각했다.

(신공(神功)만 쓰면 이렇게 질긴 것을 자르는데 별효과가 없다. 무엇인가 날카로운 수법이 있다면 좋을텐데...)

다음 순간 그는 문득 손뼉을 탁 쳤다.

(그렇다! 참마제룡수(斬魔制龍手)가 있다!)

 

___참마제룡수(斬魔制龍手).

 

본래 도가(道家)의 중수법(重手法)이었던 참마인(斬魔刃)이라는 수법을 사백 년 전 점창의 절정고수였던 제룡신협(制龍神俠)이 개조한 무공이었다.

강기(罡氣)를 파해하는 전문수법으로 날카롭기 그지없는 신랄한 무공이다.

검창에서는 오래 전에 실전하였으나 낙척문사가 이를 얻었던 것이다.

기검룡은 참마제룡수의 구결을 마음 속으로 외우고 난 다음 신경선이 뻗친 곳으로 다가갔다.

(어디 한 번 시험해 볼까?)

순간 그는 우수(右手)를 번쩍 치켜들어 사정없이 신경선을 내려쳤다.

파파파팍___!

그러자 놀랍게도 단번에 수십 줄기의 신경선이 끊어져 나가는 것이 아닌가?

[성공이다!]

기검룡은 환성을 지르며 쉬지않고 수도(手刀)를 내리쳤다.

그의 손에서 새파란 광망이 번뜩일 때마다 수많은 신경선들이 속속 끊어져 나갔다.

파파___ ! ! !

그렇게 거듭할수록 청망은 더욱 짙어지고 한 번에 끊어지는 신경선의 숫자도 많아졌다.

[다 됐다!]

기검룡은 탄성을 발하며 기뻐했다.

어느새 내단의 뒤에 달린 굵직한 주신경선(主身俓線)만 남곤 미세한 신경선은 모두 끊어져 나가버린 것이 아닌가?

기검룡은 마지막으로 힘을 모아 주신경선을 후려쳤다.

순간,

[크아악___!]

만년백경은 극심한 내부의 충격에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미친 듯이 몸을 뒤틀었다.

그로인해 기검룡이 서 있는 부분의 사방벽이 짓눌리며 그를 압박했다.

[!]

기검룡은 재빨리 만녀백경의 내단을 집어들고 입구로 날아올랐다.

쏴아아___!

그가 처음에 누워있던 장소에 이르는 순간 갑자기 전면에서 밝은 햇살이 비쳐들었다.

또한 만년백경이 물을 들이키는 듯 해일같은 기세로 바닷물이 쏟아져 들어왔다.

(기회는 지금이다!)

내심 생각한 그는 빛을 향해 황급히 신형을 날렸다.

[이얍!]

힘찬 일갈과 함께 천강신공을 펼치자 바닷물이 양쪽으로 쫙 갈라졌다.

___ !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기검룡은 전속력으로 뛰쳐나갔다.

콰르릉___!

그가 마침내 만년백경의 입에서 뛰쳐나오자 대노한 만년백경은 미친 듯이 불기둥을 쏘아올렸다.

허나,

[하하... 고맙다!]

기검룡은 오히려 그 물기둥을 타고 삼십여 장 상공으로 까마득히 치솟았다.

허공에서 순간적으로 우측 수평 위에 아스라이 섬그림자가 보였다.

기검룡은 지체없이 방향을 틀어 섬방향으로 신형을 날렸다.

내단을 빼앗긴 만년백경은 대노하여 기검룡의 뒤를 쫓았다.

(이크...! 저놈이 정말 화가 난 모양이구나...!)

쏜살같이 해연약파(海燕掌波)의 경공을 펼쳐 섬으로 달아나던 기검룡은 등뒤에서 세찬 물살을 가르며 쫓아오는 만년백경 보고 기겁했다.

그는 더욱 속력을 가했다.

허나 차츰, 시간이 지날수록 만년백경과 기검룡의 거리는 좁혀들었다.

이윽고 전면에 뚜렷이 하나의 섬이 보이기 시작했을 때 그들의 사이는 불과 이십여 장으로 좁혀졌다.

쏴아아___!

재차 산악같은 물기둥이 쏘아졌다.

[어엇...!]

기검룡은 십여 장 넓이의 물기둥을 피하지 못하고 바닷 속으로 잠겨들었다.

(으흡...!)

기검룡은 바닷 속에 잠겨 하마터면 정신을 잃을뻔 했다.

만년백경은 일시에 기검룡의 행적을 놓치자 잠시 멈칫 했다.

허나 곧 만년백경은 섬쪽으로 물살을 가르며 쏘아가기 시작했다.

기검룡으로서는 천만다행한 일이었다.

그는 만년백경의 배밑에 숨죽여 숨었다.

얼마쯤 지났을까?

거의 섬의 전역에 들어온 듯 바닷속이 얕아져 백경은 더 이상 전진을 못하고 몸을 돌렸다.

때를 놓치지 않고 기검룡은 빠르게 앞으로 나가다가 수면으로 떠올랐다.

만년백경은 막 방향을 틀다가 기검룡이 떠오른 것을 보고 쏜살같이 물살을 가르며 덮쳐들었다.

___ ___!

허나 섬이 이미 코앞에 있었다.

소년은 번개같이 몸을 띄워 섬쪽으로 날아갔다.

그러다가 문득 힐끗 뒤를 돌아보니 만년백경은 섬에서 약 백여 장 떨어진 곳까지 접근을 못하고 그 부근을 빙빙 돌고 있었다.

[하하...! 요놈아 꼴좋구나...!]

기검룡은 돌아서서 크게 외치며 섬주변의 백사장으로 달려갔다.

___ ___ 처얼썩...!

[... 힘들다...]

기검룡은 백사장에 닿자마자 털썩 주저앉아 가쁜 숨을 몰아쉬었다.

그때까지도 만년백경은 미련이 남았는지 섬주위를 배회하고 있었다.

그를 보는 기검룡의 천진한 얼굴에 씨익 미소가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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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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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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