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10. 17:54 와룡강의 작업실/마고천장(魔高千丈)
[마고천장] 58화
#301>
낮. 북경
펑! 펑! 불꽃이 북경의 하늘을 수놓고.
사람들 그걸 보며 환호하고
자금성. 잔치 분위기. 여기저기 꽃 장식, 궁녀들도 신이 나서 돌아다니고
웅장한 건물. 궁녀들과 환관들이 태황태후의 생일잔치 음식을 들고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건물 주변은 위사들과 환관들이 지키고 있고
드넓은 건물 안에서 벌어지고 있는 화려한 생일잔치. 수백 명의 하객이 각자 상을 받고 앉아있다. 모두 고관대작들이다.
중앙의 빈 곳에서는 어릿광대들과 곡예사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전형적인 서커스.
그중에는 삐에로 가면을 쓴 사내도 있다. 이 삐에로가 청풍이다. 십여 개의 단도를 자유자재로 움직인다.
입구에서 마주 보는 곳의 3단으로 이루어진 단상. 가장 높은 곳에는 화려한 보좌가 놓여있다. 황제가 앉는 옥좌다.
그 옥좌 앞쪽 한단 낮은 곳에 네 명의 여자가 각기 커다란 상을 하나씩 받은 모습으로 죽 앉아 있다. 중앙에는 70세가량의 노파가 앉아있다. 화려한 차림에 곱게 늙은 노파인데 성깔이 있게 생겼다. 이 노파가 태황태후 손씨. 태황태후의 좌측에는 성화제의 생모인 황태후 주씨가 앉아있고 오른쪽에는 성화제의 황후인 왕씨가 앉아있다. 왕씨 옆에는 만귀비가 앉아있다.
위 네 여자들을 배경으로 아래의 나레이션
<-태황태후(太皇太后) 손(孫)씨. 선종(宣宗) 선덕제(宣德帝)의 황후> 건곤일척 자료집 34페이지의 비파희나 파초희 캐릭터가 나이 든 모습. 머리가 백발인 것으로 묘사. 나이는 70살 정도. 아주 화려한 옷을 입었다
<-황태후(皇太后) 주(周)씨. 영종(英宗) 정통제(正統帝)의 황후> 39세. 역시 화려한 복장
<-성화제의 황후(皇后) 왕(王)씨> 전삼낭의 젊은 시절 모습으로 묘사. 이때 나이는 20세. 어쩐지 주눅이 든 모습으로 만귀비의 눈치를 살핀다
<-성화제의 총비(寵妃) 만귀비(萬貴妃)> 37세. 도도한 인상.
주씨; [어마마마! 축수(祝壽)를 감축드리옵니다.] 태황태후 손씨에게 고개 숙이고. 다른 여자들도 고개 숙이고
손씨; [고맙네 태후!]
손씨; [헌데 주상은 어째 아직도 용안을 안 보이시는 겐가?] 뒤쪽의 비어있는 옥좌를 돌아보며 불편한 표정으로
주씨; [그게...] 난감, 얼버무리고
만귀비; [갑자기 급체 증상이 있으셔서 어의(御醫)들의 치료를 받고 계시는 중이옵니다.] 대신 말하고. 그러자
손씨; [주상이 급체?] 놀라고. 주씨는 안도하고
만귀비; [심하진 않으니 심려치 마시옵소서!] [연회가 끝나기 전에 용안을 보이실 것이옵니다.] 조신하게
손씨; [그렇다니 다행이긴 하네만...]
손씨; [할미는 괜잖으니 네가 가서 주상을 돌보거라.] 만귀비에게 말한다. <주; 태황태후 손씨는 만귀비를 어렸을 때부터 직접 키웠다.>
만귀비; [저도 그러려고 했지만 폐하께서는 할마마마께서 심려하신다고 연회에 나가라 하셨사옵니다.]
손씨; [고집하고는...] 한숨
손씨; [이시하!] 구석 쪽에 죽 서있는 환관들 중 이시하에게 손짓
이시하; [부르셨사옵니까 태황태후마마!] 급히 달려오며 굽신
손씨; [네가 가서 주상의 환후가 어떠한지 살펴보고 와라.]
이시하; [그리하겠사옵니다.] 굽신. 이어
서둘러 대전 입구로 달려간다.
그러면서 곁눈질로 광대들 중 삐에로를 흘깃 보는 이시하. 십여 자루의 단도를 자유자제로 움직이고 있는 그 삐에로 가면을 쓴 인물이 청풍이다.
이시하; (마태자...) 삐에로 가면이 투명해지며 그 속에 청풍의 얼굴이 들어있는 걸 떠올리고
이시하; (저 기린아가 현장에 있으니 귀비마마가 위험해지는 일은 없겠지.) 문으로 나간다.
손씨; [자자! 주상이 올 때까지 우린 연회를 즐기자꾸나.] 술잔을 들고
[예 마마.] [항공하옵니다.] 여자들과 주변의 귀빈들도 술잔을 들고
술을 마시는 사람들
만귀비; (조금 걱정이 되긴 하네.) 조신하게 술 마시며 생각하고. 앞쪽에서 공연하는 광대들을 보지만 삐에로가 청풍임은 알지 못한다.
청풍; [주기각이 마각을 드러내더라도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가 마마 근처에 있을 것입니다.] 침대 옆에서 허리띠를 매며 말하던 청풍의 모습을 떠올리는 만귀비. 당시 만귀비는 한 탕 뛴 후 침대에 나른하게 누워있었고
회상 끝
만귀비; (이공자의 말을 못 믿는 건 아니지만...) 주변을 곁눈지롤 살피고
만귀비; (눈에 보이지 않으니 불안한 건 어쩔 수가 없다.) 소리없이 한숨을 쉬고
만귀비; (하지만 이공자와 손을 잡은 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심호흡
만귀비; (배필이라기보다는 아들같은 존재인 폐하를 배신하는 일은 도저히 불가능하니...) 어린 시절의 성화제가 자신의 품에 안겨 어리광 부리던 장면 떠올리면서 결의를 다지고
만귀비; (어서... 어서 와라 주기각!) 의연하게 가슴 펴고
<명 황실을 위해서도 오늘 이 자리에서 너의 헛된 욕심이 종말을 고해야만 하니...> 실내의 모습 배경으로 만귀비의 생각 나레이션
#302>
연회장 밖으로 서둘러 나오는 이시하. 오가던 환관과 궁녀들이 인사하고
이시하; (그럭저럭 움직일 때가 되었는데...) 연회장을 등지고 서둘러 걸어가고. 그러다가
[!] 무언가를 발견한 이시하
휙! 급히 건물 옆의 골목으로 달려 들어가고
이어 건물 벽에 등을 붙이며 밖을 보고
[!] [!] 연회장으로 음식을 나르던 궁녀와 환관, 그리고 연회장을 지키던 위사들 무언가를 보며 경악하고
쿵! 연회장으로 통하는 길로 다가오는 주취광생 일행. 주취광생은 곤룡포를 걸치고 있는데 손에는 피가 흐르는 주머니를 하나 들고 있다. 그 주머니에는 사람의 수급이 들어있다. 주취광생 뒤를 위태극, 석형, 곽산해가 따른다. 또 그들 뒤를 수백 명의 환관과 금의위 위사들이 대열을 지어 몰려 온다
<맙소사 저분은...> <죽었다고 알려진 경태제폐하 아닌가?> <저분이 어떻게 살아있단 말인가?> 나이 든 환관과 나이 든 궁녀들이 주취광생을 알아보고 기겁하고. 젊은 환관과 궁녀들은 당연히 주취광생을 모른다.
이시하; (드디어 왔다!) 골목 안쪽으로 뒷걸음질 치며 눈 번뜩이고.
이시하; (늦지 않게 우림군과 금의위의 정예들을 불러와야만 한다.) 달려가고
그 사이에 연회장 입구쪽에 가까이 간 주취광생 일행. 나이 든 환관과 궁녀들은 놀라고 겁에 질려 좌우로 물러서지만 젊은 궁녀와 위사들은 주취광생을 몰라보고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물러서지 않는다.
연회장 입구에 이른 주취광생 일행
[멈추시오!] [뉘신지 모르지만 무기를 지닌 채 연회장에 들어갈 수 없소!] 주취광생을 알아보지 못하는 젊은 위사들이 무기에 손을 대며 외치지만
슥! 휘익! 젊은 위사들 뒤로 날아 내리는 위태극의 심복 환관들. 미리 대전의 지붕으로 접근해서 대기하고 있었다.
[조용히!] [목숨이 아까우면 폐하께 죄를 짓지 말아야할 것이다!] 위사들의 뒤에서 무기 겨누며 웃는 위태극의 심복들.
[으으...] 공포에 질리는 위사들. 주변의 다른 위사들도 압도당해 얼어붙고
주취광생; (때가 되었다!) 궁녀와 환관들이 주저앉거나 물러서는 사이로 계단을 올라가 대전의 입구로 가는 주취광생의 얼굴이 광기로 물들고
주취광생; (원래 짐의 것이었던 옥좌를 되찾을 때가...) 강렬한 표정
#303>
연회가 벌어지고 있는 실내. 광대들은 묘기를 부리고 하객들은 웃고 떠들며 마시고
쾅! 갑자기 입구의 문이 부서질 듯 열리고.
[헉!] [힉!] [무슨 일이냐?] 사람들 깜짝 놀라 돌아보고
곡예를 하던 광대들도 공연 중단하며 돌아보고. 삐에로 가면을 쓴 청풍도 돌아보고
쿵! 문이 활짝 열리며 들어서는 주취광생 일행. 주취광생이 거느리고 온 금의위 위사와 환관들이 좌우로 흩어지며 대전 안으로 쏟아져 들어오고
[경... 경태제폐하!] [맙소사! 저... 저 분이 살아계셨다니...] [돌... 돌아가신 게 아니었구나!] 하객들 기겁하며 일어나고
[힉!] [엄마야!] 남녀 광대들도 급히 좌우로 도망치고.
삐에로 가면을 쓴 청풍도 다른 광대들과 함께 옆으로 물러나고
손씨; [기각!] 경악. + 왕씨; [흑!] 놀라 손으로 입을 가리고. 반면
<드디어!> <시작되었네!> 주씨와 만귀비는 놀라는 척만 하고.
위태극; [자기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시오!] 호령하며 주취광생을 따라 오고. 주취광생은 중앙의 통로를 통해 거친 걸음으로 들어온다
위태극; [허튼 짓을 하는 자는 가차 없이 베어라.] 좌우 벽쪽으로 달려가는 금의위 위사들과 환관들에게 외치고
[존명!] [허락 없이 움직이는 자는 벤다!]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죽인다!] 휘익! 휙! 금의위 위사들과 환관들은 날듯이 달려 대전의 사방 벽으로 달려간다. 대전 안의 모든 사람들을 포위하는 모습이고
그 사이에 주치광생은 태황태후 손씨와 주씨등 여자들이 앉아있는 단상 앞쪽에 이른다. 위태극과 석형과 곽산해가 따라오고.
손씨; [기각! 너 이게 무슨 짓이냐?] 탕! 손바닥으로 탁자를 치며 호통 치고. 주취광생은 태황태후 손씨의 둘째 아들이다.
손씨; [자유를 얻는 대신 두 번 다시 사람들 앞에 나타나지 않겠다고 약속 하지 않았느냐?] 노려보고
주취광생; [어쨌거나 오늘이 생신이시니 축하는 드립니다 어마마마!] 손씨 자리 5미터쯤 앞에 멈춰서고
손씨; [네 축하를 받을 기분 아니다.] 분노
손씨; [넌 어미와의 약속을 뭘로 알고 있는...] + 주취광생; [약소하나마 생신선물이오.] 휙! 주머니를 손씨 앞쪽으로 던지고
털썩! 퍼억! 주취광생과 손씨 중간쯤 바닥에 떨어지는 주머니. 이어
그 주머니에서 굴러 나오는 사람 머리통
쿵! 바로 성화제의 머리통이다. 물론 진짜 성화제의 머리통은 아니고 성화제로 보이게 만든 다른 사람의 머리통이다.
손씨; [견... 견심아!] 비명. + 왕씨; [폐... 폐하!] 왕씨는 벌떡 일어나며 비명을 지른다.
[악!] [흑!] 주씨와 만귀비도 놀라는 척 하며 일어나고
[꺄악!] [폐... 폐하!] [성화폐하의 수급이다!] 다른 사람들의 비명. 시중들 던 궁녀들은 자지러지고. 하객들은 기겁하며 물러서고
석형; (공 들여 만든 보람이 있군.)
곽산해; (감쪽같이 속아넘어가는군.)
손씨; [너... 너 어떻게 견심이를...]
손씨; [견심이가 누군지 알면서도 어떻게...] 충격으로 덜덜 떨며 주취광생을 노려보고. + [아...] 그런 손씨 옆에서 왕씨는 기절하려 하고.
만귀비; [마마!] 쓰러지려는 왕씨를 부축해서
만귀비; (자기 손으로 벌레 한 마리 죽여 본 적이 없는 이년에게는 충격이 너무 컸겠지.) 왕씨를 의자에 앉히려 하고
주취광생; [고정하시오 어마마마!] 냉소하고
주취광생; [견심이를 죽인 것은 소자의 결의가 어떠한지를 보여드리기 위해서외다.] 살벌한 표정으로 말하고.
손씨; [네가... 네가..] 헉헉 대기만 하고. 그때
주취광생; [보아라!] 더 이상 손씨는 상대하지 않고 돌아서며 사람들에게 외치고. 주취광생 뒤에 있던 위태극, 곽산해, 석형은 옆으로 물러서고
주취광생; [짐은 이미 너희들이 천자로 떠받들던 주견심을 죽였다!] 성화제의 수급으로 위장한 머리통을 가리키며
주취광생; [이럴진대 짐이 죽이지 못할 목숨이 어디 있겠느냐?] 살벌하게 말하고
모든 사람들 공포에 떨며 전율하고. 시선을 마주치지 못하고
주취광생; [이제 흑백(黑白)을 가리겠다.]
주취광생; [짐을 천자로 모실 의향이 있는 자는 좌단(左袒;왼쪽 소매를 걷거나 어깨를 드러내어 찬성을 표함)하라!]
주취광생; [만일 짐이 저 보좌에 이를 때까지 좌단의 표를 하지 않는 자는...] 손으로 뒤쪽 단상 위의 보좌를 가리키고
주취광생; [주견심에 대한 충성심을 가상히 여겨서 주견심 곁으로 보내주겠다.] 살벌하게 웃고. 그러자
<자신을 따르지 않으면 오늘 이곳에서 죽이겠다는...> 사람들 공포에 휩싸이고
주취광생; [네 분도 예외는 아니오!] 홱! 손씨 등이 있는 쪽으로 돌아서서.
눈 부릅뜨는 손씨. 주씨는 놀라는 시늉. 만귀비는 혼절한 왕씨를 의자에 앉한 후 돌아보고
주취광생; [네 분 역시 좌우단간(左右袒間)의 결정을 내리셔야할 거요.] 여자들 옆을 지나며 음산하게 말하고. 손씨는 부들부들 떨며 분노하지만 말을 못하고. 주씨와 만귀비는 곁눈질로 주취광생을 보고. 만귀비는 의자에 앉힌 왕씨 옆에 몸을 숙이고 있다
<어... 어찌 한단 말인가? 손바닥 뒤집듯 성화폐하를 배신 할 수는 없는데...> <그렇다고 절개를 내세웠다가는 죽임을 당할 게 분명하고...> 하객들은 갈등하고.
그 사이에 주취광생은 보좌가 놓인 단상으로 올라가고 있다
위태극; (버러지들...) 갈등하는 사람들 보며 비웃고. 아직 소매를 걷거나 옷을 벗어 왼쪽 어깨를 드러내는 사람은 없고
위태극; (어쩔 수 없이 결심을 도와줘야겠군.) + [시간이 많지 않소!] 외치고
[!] [!] 깜짝 놀라는 하객들
위태극; [폐하께서 보좌에 좌정(坐定)하실 때까지 좌단하지 않는 자에게는 두 번의 기회는 없을 것이오.] 음산하게 웃고. 그러자
[으으...] 하객들 비지땀. 공포에 질리고.
그 사이에 단상 맨 윗단에 올라간 주취광생이 보좌 앞에서 돌아서고
쿠오오! 살벌한 표정으로 장내를 내려다보는 주취광생
그래도 서로 눈치를 보기만 할 뿐 좌단하지 못하는 하객들. 그러자
위태극; [마지막 기회요!] 손을 쳐드는 위태극. 그러자
창! 차창! 하객들을 포위한 금의위 위사들과 환관들이 일제히 칼을 뽑고.
위태극; [절개를 지키시겠다는 분들은 기꺼이 절개를 지키게 해드리겠소!] 음산하게 웃고. 그러자
[히익!] [벗... 벗겠소!] [좌... 좌단하겠소!] 그제서야 일대 소란이 일어나며 대부분의 사람들이 허겁지겁 왼쪽 소매를 걷어 올리거나 상의의 왼쪽을 벗어 어깨를 드러낸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서 굳굳하게 버티고 선 채 단상의 주취광생을 노려보는 사람들도 일부 있고. 그러자
석형; (예상했던 대로군.) 좌단하지 않은 사람들 보며
곽산해; (전체 하객들 중 대략 일할 정도는 협박에 굴하지 않았다.) 찡그리고. 그때
주취광생; [흥!] 냉소하더니
주취광생; [결정되었다!] 털썩! 외치며 보좌에 앉는 주취광생. 돌아보는 위태극, 곽산해, 석형
[으으으...] [히익!] 공포에 질리는 좌단한 자들.
좌단하지 않은 사람들은 필사적으로 두려움을 떨치려 하고
주취광생; [이제 마음을 바꿔도 소용없다!] 두 손을 팔걸이에 걸치며 거만하게
주취광생; [위공공!] 외치고. 돌아보는 위태극
위태극; [하명하시옵소서 폐하!] 포권하고. 곽선해와 석형도 고개 숙이고
주취광생; [좌단하지 않은 자들은 전부 끌어내 목을 쳐라!] 손을 앞으로 내밀어 무언가를 치는 시늉하는 주취광생
위태극; [존명!] 포권하고
위태극; [죄인들을 이 앞으로 끌어내라!] 금의위 위사들과 환관들에게 외치고
[분부 받들겠습니다!] [좌단하지 않은 자들은 전부 끌어내라.] 하객들 사이로 돌진하는 금의위 위사들과 환관들
[악!] [히익!] [놔... 놔라!] [네놈들이 감히...] 왼쪽 소매를 걷어 올리지 않았거나 왼쪽 어깨를 드러내지 않은 남녀들이 비명과 고함지르며 위사들에게 끌려나오고. 끌려나오는 사람들은 수십명으로 전체 하객의 1/10 정도다. 그때
[네놈들이 끌어낼 거 없다! 내 발로 나가겠다.] 끌려나오는 사람들 사이에서 호통소리가 들리고. 모두 돌아보고
끌려나온 사람들 중 위사들의 손을 뿌리치고 단상 앞쪽으로 나오는 중년인. 아주 깐깐한 인상이다. 상로라는 이름의 명신이다
<저자는...> <명조 역사상 유일한 삼원(三元;삼단계인 과거 시험의 연속 장원)인 한림학사(翰林學士) 상로(商輅) 아닌가?> 사람들 놀라는 배경으로 당당하게 단상 앞으로 나오는 상로
주취광생; (상로 저 놈이...) 찡그릴 때
상로; [경태폐하!] 포권하고
상로; [폐하는 제이의 한왕(漢王)이 되려 하시오?] 포권하면서 사납게 외치고
<경태제를 조카에게서 제위를 찬탈하는데 성공한 영락제가 아니라 실패한 한왕으로 비유하다니...> 사람들 놀라고 당황하고. 위태극도 찡그리고
불끈! 하지만 반박하지 못하는 주취광생
상로; [천자는 이름 그대로 하늘의 아들이며 대리인!] [십이 년 전 폐하가 제위에서 끌려 내려온 것은 하늘이 그것을 허락했기 때문이오,] 포권했던 손을 풀면서 주취광생을 노려보고
상로; [천자로서 자격이 없음이 십이 년 전에 이미 증명되었거늘...] [천도(天道)를 어기며 욕심을 부려서 무얼 얻으려 하시오?]
상로; [당장 그 자리에서 내려오시오.] 삿대질
모든 사람들이 압도당하고.
곽산해와 석형은 부끄러운 표정
위태극; [상로! 네놈이..] 당황하며 주취광생을 보고
주취광생; [상로!] [하고 싶은 말은 다 했느냐?] 갈아앉은 음성으로 말하고. 눈빛은 살기를 뿜어내고
상로; [천도가 어떠한지를 폐하에게 전했으니 더는 할 말이 없소.] 냉소하고
주취광생; [그럼 죽어라!] 이를 갈고
주취광생; [네 모든 피붙이도 곧 뒤따라가게 해주마!] [처단하라.] 위사들에게 외치지만
위사들은 상로에게 압도당해서 머뭇거리기만 하고
주취광생; [네놈들이...] 분노할 때
위태극; [소신이 형을 집행하겠나이다!] 창! 칼을 뽑고
위태극; [스스로 자초한 화이니 나를 원망하지마라 상로!] 칼을 겨누고
상로; [말이 많다 위공공!] 노려보고
상로; [어디 그 죄 많은 칼로 나를 베어봐라.] 노려보고
위태극; (이놈이...) 압도당하지만 + [그럴 참이다!] 칼을 쳐들어 상로를 베려 하고.
[악!] [안돼!] 끌려나온 사람들 그걸 보며 비명. 그때
[멈춰라 위태극!] 고함이 들려 멈칫! 하는 위태극
만귀비; [충신인 상학사를 해치려면 나부터 죽여야 할 것이다.] 살벌한 표정을 지으며 앞으로 나서고. 그 뒤에서 왕씨가 정신을 차리고 있다. 당황하여 돌아보는 위태극.
<만귀비!> 모든 사람들 놀라고
손씨와 주씨, 기절했다가 막 깨어나던 왕씨도 놀라고
위태극; (저년이 결국 배신을...) 눈 부릅
주취광생; [...] 찡그리고
만귀비; [이게 폐하의 수급이라고?] 냉소하며 허리 숙여서 수급의 상투를 집어 들고
석형; (안... 안돼!) 당황. 곽산해도 눈 치뜰 때
만귀비; [다른 사람들은 속일 수 있을지 몰라도 이십여 년의 세월을 함께 한 날 속이진 못한다.] 촤악! 오른손으로 수급을 높이 쳐들고 왼손으로 수급의 얼굴에서 얇은 가면을 확 뜯어낸다. 그러자
쿵! 가면이 찢겨지며 드러나는 전혀 생소한 얼굴.
[헉! 저럴 수가...] [폐하가 아니다!] [얼굴에 인피면구가 씌워져 있었다!] 사람들 생소한 얼굴 보며 경악하고.
[아!] [오오오!] [그러면 그렇지!] 좌단하지 않아서 단상 앞으로 끌려나온 사람들은 안도하고
손씨; [아!] 안도하며 쓰러지려 하고. + 주씨; [마마!] 당황하며 부축하고.
왕씨; [흑!] 깨어났다가 역시 놀라며 안도하고
만귀비; [위태극!] [주기각!] 위태극과 주기각을 돌아보며 고함지르고
깜짝 놀라는 위태극. 석형과 곽산해도 움찔! 하고
만귀비; [너희들은 정녕 천도가 두렵지 않은 것이냐?]
만귀비; [하늘이 정한 천자의 자리를 농락하고도 하늘의 징벌이 없을 것으로 믿는 것이냐?] 쿠오오! 온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을 뿜어내고
위태극; [!] 움찔! 하며 물러서고. 석형과 곽산해도 사색이 되고
주취광생; [...] 꽉! 의자의 손잡이를 움켜잡고
청풍; (과연...) 삐에로 가면 속에서 웃는 청풍
<만귀비, 저 여자가 황실의 주인 노릇을 해온 것은 그저 운이 좋거나 성화제의 총애를 입은 덕분만은 아니었다.> 쿠오오! 온몸에서 가공할 기운을 뿜어내는 만귀비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제이의 측천무후라 할만한 패기와 기량을 지니고 있기에 황실의 누구도 만귀비에게 저항하지 못해온 것이다.)
만귀비; [그 자리에 앉을 수 있는 것은 오로지 하늘의 허락을 받은 한 사람뿐이다.] 퍽! 주취광생을 노려보며 바닥에 가짜 수급을 내동댕이치고
만귀비; [당장 보좌에서 내려와라 주기각!] 쾅! 발을 세차게 구르며 외치고. 동시에
콱! 아무도 모르게 발을 구르는 삐에로 가면의 청풍. 그러자
드드드! 대전 전체가 뒤흔들리고
[이,... 이게 무슨...] [무공을 전혀 익히지 않은 만귀비의 발길 한 번에 대전 전체가 흔들리다니...] [하... 하늘이 귀비마마의 분노에 감응한 것인가?] 사람들 경악하고
주취광생; [만정아(萬貞兒;만귀비의 본명)! 만정아!]
주취광생; [네가 천도를 믿는다니 짐도 천도를 시험해보겠다!] 음산하게 웃고
주취광생; [하늘이 과연 이 자리에서 너를 살릴 수 있을지 보자!] [위태극! 그년부터 죽여라!] 위태극에게
위태극; [예 폐하!] 허리 숙이고
만귀비; [오냐! 어디 한번 천도를 시험해봐라.] 호호호! 마녀처럼 웃고
만귀비; [누가 나와 함께 죽겠느냐?] 주변 둘러보며 사납게 외치고. 그러자
상로; [신 상로가 귀비마마를 수행하겠나이다!] 외치며 앞으로 나서고. 포권하면서. 그러자
[신도 함께 죽겠나이다!] [신에게 천자는 오직 성화폐하뿐이오!] 좌단하지 않아 끌려나와 있던 신하들이 외치면서 만귀비쪽으로 다가오고
위태극; (이것들이...) 내심 당황하고. 그때
[귀비가 죽겠다면 나도 함께 죽겠네!] 외치는 소리가 들려 모두 깜짝 놀라 돌아보고
왕씨; [너희들이 귀비와 충신들을 해치려 한다면 본후부터 죽여야 할 것이다.] 왕씨가 걸어 나오며 외치고. 좀 겁을 먹었지만 억지로 용기를 낸 모습이고. 그 뒤쪽에서 주씨와 손씨가 당황하고 있고
만귀비; (저 년이...) 놀라고
왕씨; [대신 본후의 몸에 칼을 대는 순간 너희들의 이름은 황후를 시해한 역도로 역사에 기록될 것임을 명심하라.] 위사들과 위태극을 노려보며 말하고. 그러자
[으으...] [그... 그건...] 금의위 위사들 얼굴이 사색이 되어 주춤거리고
만귀비; (질풍경초(疾風勁草)...) (거센 바람을 만나야 굳센 풀을 알아볼 수 있다더니...) 도도한 표정으로 주변을 돌아보는 왕씨를 보며 놀라면서도 질투하는 표정
<이 소심하고 박색인 계집의 내면에 이토록 강인한 면모가 숨어있었을 줄이야!> 왕씨의 모습 배경으로 만귀비의 생각 나레이션
만귀비; (비록 내가 골라서 황후로 세우긴 했지만...) (어쩌면 이 계집은 원래부터 황후가 될 운명이었을지도 모르겠구나.) 좀 압도당한 표정으로 왕씨를 보고. 그때
주취광생; [위태극!]
위태극; [예 폐하!] 깜짝 놀라며 돌아보고. 곽산해, 석형과 주변의 위사들도 놀라며 돌아보고
주취광생; [언제까지 짐을 실망시킬 작정이냐?] 쿠오오! 강렬한 눈빛. 뿜어지는 살기
위태극; [죄... 죄송합니다.] + (지독한 살기...) 고개 숙이고. 곽산해와 석형도 겁을 먹고 시선을 피하고
위태극; (역시 황제는 아무나 되는 게 아니었다. 나 정도 되는 사람을 주눅 들게 만드는 걸 보면...) + [각오가 되셨다니 다행이오 귀비마마!] 호기롭게 만귀비에게 칼을 겨누고
위태극; [성화페하도 곧 뒤 따라 갈 테니 먼저 극락왕생하시구려!] 쩍! 만귀비를 베어온다. 아주 빠르다
주씨; [악!] + 손씨; [안된다 이놈!] 비명 지르는 두 여자.
만귀비; (이공자!) + [!] 눈 부릅뜨며 자신에게 날아드는 칼을 보는 만귀비. 직후
쩍! 만귀비를 베어오던 위태극의 칼날 옆면에 박히듯 접촉하는 단검 한 자루. 스톱 모션
꽝! 엄청난 굉음과 함께 허공으로 튕겨지는 위태극의 칼. 단검에 강력한 힘이 실려 있었던 것. + 위태극; [!] 경악하며 칼을 놓치고. 손이 위로 홱 쳐들려지며
쾅! 대들보에 박히는 검
[!] [!] [!] 모든 사람들 경악할 때.
부르르! 대들보에 박혀서 진동하는 칼
위태극; (가공할 내공...) 쳐들린 팔이 찌르르 진동하며 고통으로 일그러지는 얼굴. 비틀 물러서면서. 그때
[안돼죠 안돼!] 누군가 나서며 말하고. 돌아보는 위태극
청풍; [사내대장부가 되어서 여자에게 살수를 쓰기나 하고...] [당신은 정말로 아랫도리에 달린 그걸 잘라낸 모양이군요.] 삐에로 가면의 청풍이 나서며 말하는데 양손으로 열 자루 쯤 되는 단검을 저글링하며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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