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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8>

<-북경> 다시 밤

<-추운장> 문이 열려 있는 거실에서 불빛이 흘러나온다. 거실에 추운장의 식솔들이 모두 모여서 무언가를 보고 있다.

거실 바닥에 마법진이 그려져 있고. 그 마법진 안쪽에는 두 개의 투구와 두 벌의 갑옷, 세 가지 무기가 놓여있다. 무기는 커다란 원형의 방패와 거대한 도끼, 사람 키만한 길이에 폭도 한자가 넘는 작두날 같은 칼이다. 방패에는 마귀의 얼굴이 새겨져 있고

마법진을 보고 있는 사람들. 성화제와 야차선녀는 앉아있고. 나머지는 모두 서서 보고 있다

야차선녀; [신능강림주(神能降臨呪)를 쓰면 저 갑주들과 무기들은 인간의 힘으로는 결코 훼손시키지 못한다.] 자웅과 웅웅을 보며

야차선녀; [다만 이 술법의 효능은 영구적인 게 아니라 만 하루 정도만 지속될 뿐이다.]

야차선녀; [그렇다고는 해도 신능강림주가 걸려 있는 동안에는 누구도 너희 부부를 해치지 못할 것이다.]

야차선녀; [그리 알고 폐하를 보위함에 있어서 추호의 두려움이나 망설임도 갖어서는 안된다.] 준엄하게

자웅; [명심하겠어요 선녀님.] 고개 숙이고 + 웅웅;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야차선녀; [그럼 이제 신능강림주를 펼치도록 하겠다.] [술법이 끝날 때까지 호법을 부탁하마.] 두 손을 모아 결을 쥐며 말하고.

곧 눈을 반쯤 감은 채 무어라 주문을 외우는 야차선녀.

모두 긴장해서 보고

지잉! 징! 그러다가 마법진이 빛을 발하기 시작하고

<술법이 시작되었다.> 모두 더 긴장하고

슥! 그걸 보면서 뒤로 물러서는 청풍

청풍; (자웅과 웅웅 부부가 선녀님이 주문을 걸어준 갑주와 무기로 무장한 채 지켜주면 성화제의 경호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거실 밖으로 향하며 뒤를 돌아보고. 거실 안의 사람들은 술법에 정신이 팔려 청풍이 거실을 나가는 것도 모르고

청풍; (술법이 끝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 같으니 그동안 위가대원에 다녀오자.) 거실을 나서고

건물에서 나오면서 용린의 유령이 자신에게 손짓하며 경고하던 장면 떠올리는 청풍

<더 늦기 전에 그 유령같은 존재의 정체가 무엇인지 확인해 봐야 할 것같은 예감이 든다.> 고급 주택가 위로 날아가는 청풍이 모습 배경으로 나레이션

 

#289>

<-위가대원> 깊은 밤.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꺼져 있고. 하늘에는 반달.

[이걸 챙기시오.] 턱! 매화부인의 앞쪽 탁자 위에 놓이는 몇 권의 책들. 혈왕세보와 인명부 등이다. 서류도 몇 통 있고

위태극; [날이 밝는 대로 친정으로 가서 며칠 지내도록 하시오.] 탁자 앞에 서서 책과 서류들을 분류하면서 말하고. 책과 서류들은 금고에 들어있던 것들이다. 위태극 건너편에는 잠옷 차림인 매화부인이 앉아있다.

매화부인; [무슨... 무슨 일이 있는 것인지요?] 겁먹은 표정으로

위태극; [내일이 지나면 저절로 알게 될 거요.] 분류한 서류들을 집어들고

위태극; [실패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황이지만 그래도 혹시 몰라서 부인을 북경에서 떠나있게 하려는 거요.] 분류한 서류들을 품에 넣으면서 돌아서

매화부인; [분... 분부 따르겠어요.] 억지로 웃으며 일어서고

위태극; [내일 일이 끝나는 즉시 당신 친정으로 사람을 보낼 테니 안심하고 기다리시오.] 문쪽으로 가고

매화부인; [조심하세요 상공.] 허리 숙여 인사하나고

위태극; [걱정마시오.] 고개 끄덕이며 문 열고 나가는 위태극.

탁! 다시 닫히는 문. 혼자 남는 매화부인

매화부인; (황실의 실권자라 두려울 게 없는 분이 날 피신시킨다는 건...) 닫힌 문을 보고

매화부인; (내일 세상을 뒤흔들 엄청난 일이 벌어질 것이라는 뜻이야.) 겁에 질려 두 손을 쏙 쥐고

 

#290>

위가대원의 모습

휘익! 그 배경으로 날아오르는 위태극. 위태극의 뒤를 이어 십여 명의 환관 차림의 중년인들이 따라간다.

자금성 쪽으로 멀어지는 위태극 일행. 헌데

어느 건물 그늘에 서서 그걸 보고 있는 청풍

청풍; (예상했던 대로 위태극은 오늘 밤을 자금성에서 보낼 생각이다.)

청풍; (내일 있을 거사를 준비하기 위해서일 텐데...) (위가대원을 지키는 자들 중 고수라할만한 것들을 모두 대동했다.) 그늘에서 나오고

청풍; (덕분에 난 느긋하게 일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건물 사이로 걸음을 옮기고

청풍; (나를 부른 그 인물은 위가대원의 지하에 있는 게 분명하다.) 용린의 유령이 손가락으로 아래를 가리키던 장면 떠올리고

청풍; (위치를 지하로 한정시키면 오히려 찾아내기가 쉬워진다.) 한쪽 무릎을 꿇고

청풍; (지표면 아래쪽에 빈 공간이 있는지만 확인하면 되니...) 징! 빛이 나는 손바닥을 바닥에 붙이는 청풍

청풍; (천시지청술...) 눈 감고 손바닥에 신경을 집중하고. 그러자

두근 두근 심장 뛰는 소리가 청풍의 귀에 들리고.

청풍; (찾았다!) 눈 감은 채

청풍; (심장 뛰는 소리 세 개가 지하 깊은 곳에서 느껴진다!) 두근 두근 두근 세 개의 심장이 뛰는 소리가 청풍의 머리 속으로 떠오르고

 

#291>

음침한 지하통로.

지하통로 끝에 철문이 있고 철문 앞에 쌍둥이 노인들이 책상다리를 한 채 눈을 감고 있다. 철문 위의 천장에 빛을 내는 구슬이 하나 박혀 있어 철문 주변만 밝다

[!] [!] 동시에 무언가 느끼는 두 노인

<심장이 멎을 것같은 위압감을 흘리는 존재가 멀지 않은 곳에 있다!> 긴장하며 눈을 뜨는 두 노인. 직후

[!] [!] 눈 부릅뜨는 두 노인

쿵! 언제였는지 건너편 어둠 속에 누군가 서있다. 어두워서 아직 얼굴은 보이지 않는데 물론 청풍이다.

<고수다!> + [누구냐 네놈?] + [누가 보냈느냐?] 스윽! 함께 일어나는 두 노인. 표정과 동작이 똑같다.

청풍; [제대로 찾아왔군] 슥! 어둠 속에서 노인들 쪽으로 나서는 청풍. 아직까지는 실루엣으로 눈빛만 강렬하고

청풍; [늙은이들은 내가 지금까지 상대해본 자들 중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자들이다.] 쿵! 어둠 속에서 밝은 곳으로 완전히 나오는 청풍. 얼굴에 반쪽 가면을 쓰고 있다.

<저 얼굴!> 놀라는 노인들. 노인들은 청풍이 쓰고 있는 가면의 정체를 알고 있다.

청풍; [그런 늙은이들이 지키고 있다는 건 이곳에 갇혀있는 인물이 대단한 거물이라는 뜻이겠지?] 음산하게 웃으며 다가온다

[유령천자의 유령철면!] [네놈, 유령천자의 후손이냐?] 쩡! 쩡! 양손 열 손가락을 칼날처럼 날카로우면서도 30센티가 넘는 길이로 길게 만든면서 이를 가는 두 노인.

청풍; [유령철면까지 한눈에 알아보고...] 웃으며 무방비 상태로 다가오고

청풍; [늙은이들은 혈교에서도 제법 지위가 높겠지?]

[바로 그렇다!] 화악! 동시에 외치면서 청풍에게 쇄도하는 두 노인

[네놈은 오늘 죽을 자리를 찾아온 것이다!] 부악! 쩍! 지하통로 전체가 두 노인이 휘두르는 손가락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섬광으로 가득 찬다.

 

#292>

철문 안쪽. 철창 속의 침대에 철가면이 누워있다.

철가면; (손이교...) 손대낭을 떠올리고

철가면; (제발 오늘 밤에는 알아차려다오.) 두 손을 모아 가슴 앞에서 결을 짓고

철가면; (이곳에서 네가 있는 낙양까지 혼백을 보내는 것은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자칫 혼백이 몸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망령이 되어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징! 생각하는 철가면의 몸이 반딧불같이 빛나고.

철가면; (이혼대법을 쓸 수 있는 게 오늘 밤이 마지막일 수도 있으니 늦기 전에 내 경고를...) 생각할 때. 드드드! 갑자기 감옥 전체가 뒤흔들리고

[!] 푸스스! 떨어지는 먼지를 뒤집어쓰며 눈 부릅뜨는 철가면

빠카캉! 카캉! 철문 밖에서 요란한 금속성이 들리고

철가면; (위태극의 심복들인 동심쌍절(同心雙絶)이 누군가와 싸우고 있다!) 고개를 돌려 철문 쪽을 보고

빠카캉! 콰쾅! 이어지는 폭음

철가면; (그 친구가 왔겠구나.) 환관 차림인 청풍을 떠올리고.

드드드! 콰쾅! 그 사이에도 철문 밖에서는 폭음과 진동이 일어나고

철가면; (동심쌍절은 위씨일족을 암중에서 지키는 무적팔절(無敵八絶)에 속하는 자들로 협공이 특기다.)

철가면; (한날한시에 태어난 쌍둥이인 덕분에 동심팔절의 협공은 가공할 위력을 지녔다.) 걱정스런 눈빛으로 철문쪽을 보고

철가면; (그 친구가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대단한 실력을 지닌 것은 알고 있지만 과연 동심쌍절을 이길 수 있을지는 모르겠구나.) 생각 할 때

<크악!> <컥!> 콰쾅! 쾅! 폭음과 함께 두 마디의 비명이 터지고

철가면; (동심쌍절의 비명!) 눈 번뜩이며 철문 쪽을 보고

드드드! 진동이 갈아앉고. 이어

[실례하겠소이다.] 철컹! 음성과 함께 철문이 열린다. 이어

청풍; [초청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찾아뵙는 게 너무 늦었소이다.] 철문을 열고 안쪽으로 성큼 들어서는 청풍. 걸치고 있는 옷이 여기저기 갈라져 있고 몸에도 깊지 않지만 상처가 나있다. 그리고

쿵! 열린 철문을 통해 드러나는 밖의 상황. 통로의 벽과 천장에 수없이 많은 갈라진 자국이 나있는데. 양쪽 벽에 직경 1미터 정도로 사발같이 움푹 들어간 자욱이 있고 그 중심 부분에서 피가 아래로 흘러내린 자국이 있으며 그 자국 아래쪽에 머리가 깨진 두 노인이 쓰러져 있다. 물론 죽었고

철가면; [대단하군. 개개인이 구대문파 장문인에 필적하는 실력을 지닌 동심쌍절을 채 십초가 안되어 죽이다니...] 놀라고. 일어나진 못하고 고개만 돌려서 보며

청풍; [확실히 만만찮은 실력을 지닌 자들이긴 했소이다.] 안으로 들어서며 자기 뒤쪽의 통로를 흘깃 보고

청풍; [한 달 전의 소생이었다면 아마 저자들의 협공을 견뎌내지 못했을 것이오.] 철창 앞에 이르러 손을 내밀고

징! 청풍의 손이 진동하고. 그러자

퍼석! 퍼억! 청풍의 앞쪽의 철창들이 가루가 되어 흩어진다

철가면; [천마해체대법!] 놀라고

철가면; [역시 자네는 삼황중 천마의 후손이었군.] 철창이 가루가 되어 흩어지며 생기는 틈으로 들어서는 청풍을 보며 말하고

청풍; [천마해체대법을 한눈에 알아보기도 하고...] [귀하의 정체가 뭔지 정말 궁금해집니다.] 침대 앞에 멈춰서고

철가면; [천마에 관해서라면 아마 내가 세상에서 가장 잘 알고 있을 걸세.] 침대에 누운 채 올려다보면서

청풍; (오랜 감금 생활로 인해 몸을 제대로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쇠약해졌군.) 그런 철가면 보면서 생각하고

철가면; [철이 든 이래 천마와 무성에 관련된 모든 내용을 숙지하도록 웃어른들로부터 강요당했기 때문일세.] 웃고

청풍; [천마와 무성에 관련된 내용을 숙지해야만 했다면 귀하는 바로...] 흠칫! 놀랄 때

철가면; [나는 삼십여 년 간 이곳에 갇혀있었네.] 말을 돌리고

청풍; [삼십여 년 간이나..!] 놀라고

철가면; [너무도 오랜 세월 동안 갇혀 있어서 바깥 공기가 어떤 것인지도 잊어버렸다네.] 한숨 쉬고

청풍; [알겠소이다.] 철가면에게 손을 겨누고

청풍; [바깥 공기를 마음껏 쐬도록 해드리겠소이다.] 퍼석! 철가면의 몸을 묶고 있던 사슬들을 가루로 만들고

 

#293>

하늘에 반달. 위가대원의 어느 건물. 창고 같은 건물이다.

덜컥! 문이 안에서 밖으로 열리고. 열려진 문 안쪽에 청풍이 서있다. 두 팔로 철가면을 안고 있고.

청풍의 뒤쪽 창고 바닥에 지하로 통하는 비밀통로의 계단이 보인다. 마루바닥 형태의 문이 젖혀져 있고. 그곳이 철가면이 갇혀있던 감옥으로 통하는 통로

철가면; [이게 바깥의 공기로군.] 스읍! 심호흡하고

철가면; [습하고 냄새나는 지하에 갇혀 살아오다 보니 산해진미보다도 이 신선한 공기가 그리웠다네.] 감격

청풍; [이해가 갑니다.] 건물 밖으로 나오며 뒤쪽을 향해 고개 짓을 하고. 그러자

덜컹! 마루바닥의 문이 닫히고

텅! 건물의 문도 닫힌다

청풍; [신선한 공기는 하늘이 만민(萬民)에게 내리는 은총이니 마음껏 즐기십시오.] 문이 닫히는 건물을 등지고 달빛 속으로 나오는데. 그 직후

푸시시! 갑자기 철가면의 살이 타들어가며 연기가 난다. 걸치고 있는 누더기 밖으로 드러난 피부만. + 철가면; [!] 눈 치뜨며 고통에 퍼덕이는 철가면.

청풍; (이런...!) 팟! 다시 급히 건물의 그늘로 물러서며 놀라고

푸시시! 연기가 나는 철가면의 노출된 피부

청풍; (달빛이 닿은 부분의 피부가 화상을 입었다!) 놀라고

철가면; [혹시나 했는데...] 신음하고

철가면; [아무래도 난 만성독약(慢性毒藥)에 중독된 것같네.]

청풍; [빛에 노출되면 살이 타들어가는 독이겠습니다.]

철가면; [위태극은... 나란 인간을 세상에 내보내지 않을 작정이었을 걸세.]

청풍; [그동안 제공한 물과 음식에 조금씩 독약을 타왔겠군요.]

철가면; [햇빛은 고사하고 달빛에도 살이 타들어간다면 숨이 붙어 있어도 살아있는 게 아닌 셈이지.] 쓴웃음

청풍; (정말 악독한 심보다!) + [이곳에서 잠시 기다려주십시오.] 철가면을 바닥에 내려놓고. 벽에 기대앉을 수 있는 위치에

청풍; [몸을 가릴 만한 것을 구해오겠습니다.] 철가면을 벽에 기대주고

청풍; [호원무사들은 모두 수혈을 찍어서 침묵시켰으니 안심하고 바깥 공기를 맛보셔도 될 것입니다.] 숙였던 몸을 일으키고

철가면; [가는 김에... 혈왕세보를 가져다주게나.] 벽에 기대앉으며 말하고

철가면; [다른 사람에게는 몰라도 내게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보물이라네.]

청풍; (역시 저 인물은 혈왕의 후손이로구나.) + [알겠습니다.] 스스! 사라지고

철가면; [제이의 천마... 아니 시조인 천마를 능가하는 인재가 천마의 핏줄에서 나왔다.] 벽에 기댄 채 밤하늘 보며

철가면; [그에 반해 우리 혈왕일족은 나의 대에서 핏줄이 끊길 위기에 처했고...] 한숨 쉬고

철가면; [우리 혈왕일족은 영원히 천마일족을 뛰어넘지 못하겠구나.] 한숨 쉬며 밤하늘의 반달을 올려다본다.

 

#294>

매화부인의 거처.

불 꺼진 침실. 잠옷 차림인 매화부인이 야한 모습으로 침대에 누워있고. 이불은 덮지 않고 누워있는데 잠은 들지 않았다.

탁자에는 혈왕세보와 인명부가 놓여있고

매화부인; (잠이 오질 않아.) 두근! 두근! 가슴이 뛰고

매화부인; (내일 경천동지할 변고가 일어날 게 분명하다는 생각 때문에 도저히 잠을 이룰 수 없어.) 한숨

매화부인; (아녀자 주제에 남편이 하는 일을 시시콜콜 물어볼 수도 없고...) + [!] 생각하다가 흠칫! 하고

살랑! 차가운 바람이 뺨을 스치고

매화부인; (찬바람...) (문이 열리고 있어!) 놀라 숨을 죽이고. 곁눈질로 문쪽을 보며

슥! 문이 소리 없이 열리고 있다.

매화부인; (누... 누가 침입했어.) 겁에 질리면서 눈을 감고

스윽! 조금 열린 문으로 유령같이 들어서는 사내. 물론 청풍이다.

매화부인; (도... 도둑?) 실눈을 뜨고 곁눈질로 청풍을 훔쳐보고. 청풍은 침실 안으로 들어와 문을 닫고 있고

매화부인; (호원무사놈들은 대체 뭐하고 있는 거야? 위가대원에서도 가장 깊은 곳에 자리한 내 침실에까지 도둑이 들어오게 하고...) 이를 악물고. 그러다가

[!] 흠칫! 놀라는 매화부인.

망설이지 않고 벽에 걸린 족자로 가는 청풍. 바로 혈왕세보와 인명부가 들어있던 금고가 숨겨진 족자다.

매화부인; (금... 금고가 숨겨져 있는 족자쪽으로 직행하고 있어.) 숨을 멈추며 놀라고

<그렇다는 건 저자가 단순한 도둑이 아니라는 뜻이야.> 족자를 들추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매화부인의 생각 나레이션

족자 뒤의 금고.

멈칫! 그 금고 문을 열려다가 멈칫! 하는 청풍의 손길

청풍; (금고의 문이 열려 있다!) 끽! 금고의 문을 조금 당겨보고. 그러자 두꺼운 금고 문이 열리는데

텅 비어 있는 금고

청풍; (혹시...) 고개 돌려 매화부인쪽을 보고

[!] 급히 눈을 감는 매화부인

탁자에 놓여있는 혈왕세보와 인명부. 몇통의 서류

청풍; (혈왕세보와 인명부...) 탁자 쪽으로 오고

청풍; (사람들 눈에 띄이면 안되는 저 책자들이 금고 밖에 나와 있다는 건...) 탁자 옆에 이르러 내려다보면서 눈 번뜩

청풍; (위태극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서 마누라로 하여금 이것들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게 할 생각이겠구나.) 혈왕세보를 집어들고. 그러다가

멈칫! 하며 매화부인을 돌아보는 청풍.

눈 감고 있는 매화부인. 하지만

눈 꼬리가 떨리고

이불을 꽉 쥐고 있는 손

청풍; (깨어있다!) 찡그리며 다시 혈왕세보를 내려놓고

청풍; (최면술을 써서 내가 침입한 기억을 지워야만 한다.) 침대로 다가가고

매화부인; (이... 이쪽으로 오고 있어!) 두려움에 떨고, 자는 척 하며

청풍; [잠든 척하고 있다는 거 알고 있소.] 옆에 서서 말하고

매화부인; [흑!] 자기도 비명 지르며 몸을 웅크리고

청풍; [미리 말해두는데 호원무사들은 모두 수혈(睡穴)이 짚여서 잠들었으니 소란을 피워봤자 당신을 도와주러 올 인간은 없소.] 매화부인을 내려다보며

매화부인; [살... 살려주세요.] 겁에 질려 눈을 뜨고

청풍; [걱정 마시오. 여자를 죽일 정도로 모진 인간은 아니니...] 몸을 숙여서 매화부인을 내려다보면서. 덮칠 듯한 자세로

청풍; [내 눈을 보시오.] 얼굴 들이밀고.

매화부인; [제... 제발...] 달달 떨며 올려다보고

청풍; [부인은 아무것도 못 본 것이오. 혈왕세보는 어디선가 잃어버렸고...] 징! 청풍의 눈에서 동심원이 일어나며 매화부인에게 최면을 거는 모습. 하지만

매화부인; [시.. 시키는 대로 할 테니 해치지만 말아주세요. 네?] 달달 떨며 두 손 모아 비는 시늉하고

청풍; (어젯밤과 달리 최면술에 걸려들지 않는다.) 난감

<아마도 극도의 공포 때문에 다른 생각은 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두 손 모아 빌며 무어라 애원하는 매화부인의 얼굴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청풍; (난감하게 되었다. 이 여자를 진정시켜서 최면에 걸리게 하려면 상당히 시간이 소요될 텐데...) 몸을 좀 세우고

청풍; (문제는 내게 그럴만한 시간이 없다는 점이다.) 겁에 질려 올려다보는 매화부인을 내려다보고. 건물 벽에 등을 기댄 채 앉아서 하늘 보고 있는 철가면을 떠올리고

청풍; (그렇다고 이 여자를 그냥 두고 갈 수도 없다. 그랬다가는 즉시 위태극에게 사람을 보내 변고를 알릴 테고..) 고민하고

청풍; (그럼 내일 벌어질 위태극의 역모 역시 연기되거나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주먹 꾹! 쥐고

매화부인; [흐윽!] 그걸 보고 겁에 질리고

청풍; (최면술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서 이 여자의 입을 막을 수단은 한 가지뿐이다.) 허리띠를 풀기 시작하고

매화부인; [무... 무슨 짓을 하려고...] 겁에 질려 일어나 뒤로 물러나 앉으려 하고. 얼굴이 공포로 물들어 있고

<천벌을 받을 짓이지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다.> 풀썩! 바지가 흘러내리는 청풍의 뒷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그 앞쪽에서 공포에 질리는 매화부인의 얼굴

 

#2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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