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第 六十二 章

 

                    傳說終末

 

 

태산(泰山) 관일봉(觀日峯)!

 

그 준봉에 우뚝 자리한 한 채의 웅장한 장원이 있었다.

바로 혈문(血門)의 소요 분단인 소요장이었다.

잠잠하던 소요장, 갑자기 소요장에 일대혼란이 일었다.

으 악!”

크아악!”

크윽...!”

허공을 메아리치는 처절한 비명성! 그리고 섬뜩한 피보라...

뒤이어, 화 르 르...! ! 소요장 전체는 충천하는 화염으로 뒤덮이고 말았다.

우하하하...! 혈문의 애송이들아! 노부 천마황이 여기 있다!”

천마황의 찌렁찌렁한 대소가 소요장을 뒤흔들었다. 그러자, 천궁패왕 곡강도지지 않겠다는 듯 큰 소리로 외쳤다.

하하... 선배님! 천궁패왕도 양보할 줄 모릅니다!”

이어,

!”

와 아!”

일천(一千)의 맹호같은 군웅들이 광풍폭우같은 기세로 소요장을 휩쓸었다.

츠츠츠읏... 위 잉! 콰르릉 펑!

소요장은 뿌리째 뒤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때,

... 승산이 없다!”

치솟는 불길 속에서 한 명의 노인이 황급히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대천성자! 아니, 자운형(紫雲形) 바로 소요장주였다.

그 자가 허공을 몸을 띄우는 순간,

자운형! 대비불광참(大悲佛光斬)을 받아랏!”

파파파 파악! 한 명의 여인이 교갈을 터뜨리며 허공으로 몸을 띄워 올림과 동시에 찬연한 강기를 내쳤다.

콰 릉! 콰콰쾅...! 가공할 폭음이 짓터져 오름과 동시에,

크윽!”

자운형은 허공에서 피를 뿌리며 백장 밖으로 몸을 날렸다.

서랏!”

순간 여인은 재차 교갈을 내지르며 다시 그 자의 뒤를 쫓으려 했다. 하나 그 순간,

하빈...!”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리며 따뜻한 손이 여인의 어깨를 들러왔다.

여인 자하빈, 그녀는 가늘게 몸을 떨며 돌아섰다.

상공...!”

그녀의 뒤에 신선의 퐁모를 지닌 백의청년이 우뚝 서 있었다. 군무현, 바로 그였다.

자하빈은 군무현의 넓은 가슴에 얼굴을 파묻었다.

“...!”

군무현은 자하빈의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조금만 더 참으시오. 당신의 손으로 그 자의 목을 벨 수 있도록 해주겠소!”

... 상공!”

자하빈의 어깨가 여리게 경련을 일으키고 있었다.

 

대전(大殿)!

온통 핏빛 일색의 웅장한 대전이었다.

섬뜩한 피()의 정화(精華)가 소름끼치게 느껴지는 곳, 전면에는 높은 태사의 하나가 놓여 있다.

그 태사의 위, 한 명의 중년인이 깊숙이 몸을 묻고 있었다.

선비처럼 고아하고 청수한 기품의 인물. 극히 고요한 기도에 만인을 짓누르는 위엄이 은은히 묻어나는 인물이었다.

그의 앞, 부들부들 몸을 떨며 오체복지하고 있는 자가 있었다.

... ... 혈종(血宗)! 용서하소서!”

한때 대천성자(大天聖子)라고 불리우던 자, 자운형 바로 그자였다.

문득, 청수한 중년인의 눈빛이 깊숙이 빛을 발했다.

자운형... 애초에 그대를 거두지 말았어야 했다. 그대가 혈문(血門)을 파멸로 이끌고 말았다!”

... 무슨 말씀을...!”

자운형은 파르르 눈꼬리를 경련하며 고개를 들었다.

중년인은 조용한, 그러나 차가움이 묻어나는 음성으로 자운형의 말끝을 잘랐다.

저 소리가 안들리느냐?”

“...!”

자운형의 몸이 흠칫 떨렸다.

함성! 대지(大地)가 함몰되어 버릴 듯한 어마어마한 함성이 그의 고막을 강타했던 것이다.

와 아!”

...!”

그것은 바로 근처에서 들려오고 있었다.

...!”

자운형 안색이 시커멓게 질리고 말았다.

중년인, , 혈종제(血宗帝)는 차가운 냉음을 흘렸다.

구류천종이 그대의 뒤를 따라온 것이다!”

순간,

으으...!”

자운형의 전신은 극도의 공포로 부르르 떨렸다.

혈종제는 대전 밖으로 시선을 던지며 얼음같이 싸늘하게 내뱉았다.

네가 불러들인 화이니... 네가 가서 수습하라!”

이어, 그는 무섭게 자운형을 노려보며 말했다.

본문의 지금 힘은 천하에 구할 이상이 분산되어 있어... 형세를 피할 수 없다!”

... 알겠습니다!”

자운형은 피가 배이도록 깨물었다. 이어, ! 그 자는 즉시 대전 밖으로 몸을 날렸다.

한데 바로 그 순간, 콰르르릉! 돌연 대전의 문이 박살나며 폭음이 터져올랐다.

그와 동시에,

크 악!”

밖으로 몸을 날리던 자운형이 피를 뿌리며 다시 튕겨져 들어왔다.

뒤이어, ! 한 명의 백의인이 대전 안으로 날아들었다.

순간, 혈종제의 짙은 검미가 부르르 떨렸다.

구류지존... 그대였던가?”

그는 침중한 음성으로 신음하듯 중얼거렸다.

백의인, 군무현은 신비한 광채가 감도는 눈으로 혈종제를 주시했다.

그렇소이다. 구궁산에서 헤어진 후 두 달만이구려!”

혈종제의 청수한 얼굴에 한줄기 그림자가 덮였다.

으음... 그대를 과소평가한 것이 실수였군!”

하나, 그의 안색은 좀처럼 변화를 일으키지 않았다. 깊게 가라앉은 심유한 눈빛, 그 눈빛 속에 깃든 신비한 기운은 차라리 은은한 두려움을 느끼게할 정도였다.

그때,

... ...!”

전신이 피투성이로 변한 자운형은 엉금엉금 기다시피하여 대전 밖으로 달아났다. 하나, 그 자의 행동을 지켜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군무현과 혈종제, 그들은 아예 자운형을 거들떠 보지도 않았다.

문득, 혈종제가 가라앉은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그대의 나이로 보아... 이토록 거대한 잠력을 어떻게 만들어 내었는지 궁금하군!”

그의 어조는 마치 친한 지기(知己)와 대화하는 것처럼 담담하게 느껴졌다.

군무현, 그 역시 일점의 흔들림도 없는 물처럼 담담한 표정이었다.

이 안배가 이미 천오백 년 전에 이루어졌다면 믿겠소이까?”

그의 반문에 혈종제의 담담하던 안색이 크게 흔들렸다.

순간, 파파팍! 그가 움켜쥔 태사의의 팔걸이가 가루로 부서져 흩어졌다.

만년자단목(萬年紫丹木)으로 만들어진 천하에서 가장 견고한 태사의가, 그는 애써 격정을 눌러 참는 기색이 엿보였다.

참담할 정도로 무거운 음성,

만상자(萬像子)가 베푼 안배인가?”

그는 그렇게 군무현에게 물었다.

 

한편, 밖은 완전히 아수라의 혈전장으로 변해 있었다.

와 아!”

쳐라!”

천지를 허물어뜨릴 듯 환호하는 군웅들의 함성.

그 뒤를 잇는 것은 처절한 단말마의 비명이었다.

크아아 악!”

으으 윽!”

케 엑!”

대전 주위를 포위하고 있던 혈문의 수하들은 속속 피를 뿌리며 나뒹굴었다.

전력(全力)을 거의 중원지각에 쏟아 넣었던 혈문, 그들로서는 너무도 뜻밖의 급습이었기 때문이다.

콰 르르릉! 퍼 엉! !

혈문은 폭음 속에 급속도로 허물어져 가고 있었다.

 

으음... 결국 혈종일맥(血宗一脈)은 만상자 일인에게 철저히 패하는군!”

혈종제는 참담한 어조로 중얼거렸다.

군무현, 그는 묵묵히 혈종제의 모습을 주시했다.

아직 혈종(血宗) 그대가 있지 않소?”

그의 말에 혈종제는 입가에 고소를 떠올렸다.

(대세는 이미 기울었다. 혈종일맥의 일천오백 년 심원이 이루어지자마자 어이없이 무너지다니...!)

그는 내심 암울하게 중얼거렸다.

이어, 태사의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혈종제, 그는 자조하듯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군... 아직 본종이 남아있었지!”

군무현과 정면으로 마주 보고 우뚝 선 혈종제,

문득, 위 잉! 그의 몸 주위로 투명하고 맑은 혈기(血氣)가 일어났다.

순간, 군무현이 두 눈에 경탄의 빛이 스쳤다.

훌륭하오. 혈종천강을 극성까지 이루다니... 과거 혈천종(血天宗)보다 배는 강하구려!”

말을 마친 순간, 우 우 웅! 군무현의 주위로도 웅장하기 그지없는 무형강기가 일어났다.

그 모습에 혈종제의 깊숙이 가라앉는 두 눈이 번쩍 빛났다.

헛허... 놀랍군. 태양천제, 빙백염후가 연수하는 것 이상하군!”

과찬이외다!”

군무현은 담담히 웃어보였다.

혈종제, 그도 희미하게 웃었다.

조심하게!”

말을 마치는 순간, 놀라운 광경이 벌어졌다.

위 이 잉! 츠츠츠... 츠읏! 혈종천강이 마치 물속으로 퍼지는 핏방울처럼 섬뜩한 혈선을 그리며 사위를 뒤덮는 것이 아닌가!

군무현, 그 역시 혼신의 공력을 끌어 올렸다.

구류귀허대천강은 만상자 어른의 최후절기외다!”

한순간, 우 웅! 극히 허허로운 무형의 기운이 크게 확대되어 일어났다.

그것은 신비하기 이를 데 없는 기운, 어디에도 없으면서 또한 천하를 가득 메우는 지극히 큰 기운이었다.

다음 순간, 콰르르르르 릉! 콰 쾅! 거창한, 실로 가공할 굉음이 터져올랐다.

! 콰르릉... 대전의 거대한 지붕이 폭발음을 견디지 못하고 백 장 밖으로 박살나면서 날아갔다.

혈종제는 신형을 휘청거리며 뒤로 물러났다.

으음... 대단하군!”

그 순간,, 스스스스... 그의 쌍장에서 맑디 맑아 투명하기 그지없는 혈영(血影)이 신비하게 어우러져 나왔다.

혈강대파천황절!”

혈종제의 입에서 천지를 허물어뜨릴 듯한 한소리 외침이 터져나온 것은 그와 동시였다.

쿠쿠쿠쿠 쿵! 구천지옥까지 송두리째 뒤흔들어 버릴 듯한 가공할 굉음.

그와 동시에, 파파파파 팍! 콰 릉... 거창한 혈강이 무려 수백 장을 치솟아 올랐다.

군무현, 그는 천천히 한 걸음을 혈종제를 향해 내밀었다.

동시에,

심어초극류(心御招極流)!”

낭랑한 일성이 장내를 후비고들 듯 분명히 울려퍼졌다.

그것은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았다. 소리도 없고, 빛도 없었으며 형체조차 없었다.

하나, 아무것도 없는 가운데 천만근의 힘이 혈강을 둘로 가르며 짓쳐들었다.

...!”

혈종제는 절망의 탄성을 발했다.

그는 보았으며 또한 느꼈다. 자신의 혈종천강, 그것으 너무도 무력하게 갈라지는 것을.

다음 순간, 스스스스... 폭음도 없는 가운데, 삼백 장 내에 있는 모든 것이 모래로 화해 쓰러졌다.

인간도, 전각도, 수목도 암석도 모두...

혈종제. 그는 무섭게 신형을 휘청거리다가 간신히 몸을 세웠다.

이것은...?”

적룡천종 최후의 절학 심극검(心極劍)이오!”

군무현은 담담하게 대꾸했다.

혈종제의 안면이 창백하게 질렸다.

심어초극류... 훌륭했네!”

그 말을 마치는 순간, 스스스... ! 그의 몸은 믿을 수 없게도 한점 먼지가 되어 부서지는 것이 아닌가?

군무현, 그는 모든 것이 사라진 폐허에 황량한 모습으로 우뚝 서 있었다.

문득,

끝났는가?”

그의 입술을 비집고 흘러나오는 낮고 무심한 중얼거림, 그는 허탈한 눈빛으로 천천히 돌아섰다.

멀리 자하빈의 모습이 그의 눈에 들어왔다. 망연한 표정으로 금방이라도 쓰러질 듯 힘없이 서 있는 그녀의 발 아래, 그곳에는 전신이 난도질 당하여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한구의 시신이 놓여 있었다.

자운형! 바로 그 자의 시신이었다.

하빈...!”

군무현은 천천히 그녀의 곁으로 다가갔다. 이어, 그는 말없이, 그러나 뜨겁게 그녀를 끌어안았다.

!”

자하빈은 허탈감에 쓰러질 듯한 교구를 군무현의 넓은 가슴에 파묻었다. 그리고, 그녀는 어깨를 들먹이며 낮게 오열했다.

그때였다.

!”

와아...!”

구류지존(九流至尊) 만세!”

문득, 천지가 떠나갈 듯한 군웅들의 우렁찬 함성이 군무현의 귓전을 흔들었다.

 

< 大尾 >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