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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五十四 章

 

                       仙府後裔

 

 

 

군무현이 신형을 휘청하는 순간, 우르르릉! 콰릉... 표향대운룡의 노도같은 강기가 그의 전면으로 짓쳐들었다.

군무현은 흠칫했으나 황급히 몸을 움직이며 외쳤다.

태양천뢰폭!”

직후, 파파파 팍! 청백색의 불길이 화산이 터지듯 무섭게 작렬했다. 그 기세는 가히 가공지경이었다.

콰르릉 쾅! 일순 낡은 제단이 박살나며 재로 화해 부서졌다.

순간,

크윽...! ... 태양천제의 무공이 나타나다니...!”

표향대운룡은 경악으로 눈을 부릅뜨며 부르짖었다.

! 그 자는 가슴이 시커멓게 타버린 채 토지묘 밖으로 날아나갔다.

죽이리라!”

군무현은 무서운 살기를 폭사하며 적룡검을 뽑아들었다.

다음 순간, 쐐 액! 한 줄기 눈부신 광채와 함께 적룡검이 날았다.

적룡어강살! 그것이 펼쳐진 것이었다.

적룡검은 정확히 표향대운룡의 등을 향해 꽂히듯 뻗어나갔다. 직후,

케 엑!”

처절한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시뻘건 피가 확 퍼져올랐다.

삼십장 밖으로 달아나던 표향대운룡, 그 자는 허리가 양단된 채 그대로 즉사해 버린 것이 아닌가?

냉막한 표정으로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군무현,

문득,

크윽...!”

그는 신음을 토하며 몸을 휘청했다. 애써 억눌러왔던 표향대섭정신공의 음사지기(淫邪之氣)가 뚝이 터지듯 폭발하며 노도같은 욕정이 치솟아 오른 것이었다.

그것은 군무현으로서도 감당치 못할 강렬한 욕정이었다.

...!”

그의 이성은 급격히 무너졌다. 그의 전신은 불덩이같이 달아올랐으며 두 눈은 삽시에 시뻘겋게 충혈되었다. 그런 그의 변화에 청하는 안색이 창백하게 변했다.

...!”

그녀는 절망적인 신음을 발하며 탄식했다.

그때,

... ...!”

군무현이 몸을 비틀거리며 청하에게로 다가왔다. 이어, 그는 그대로 난폭하게 청하를 덮쳐드는 것이 아닌가!

청하는 불문정종심법을 익힌 불제자였다. 그래도 그녀는 아직 극히 미약한 한 가닥의 이성이 남아 있었다.

... 안돼요! ... 시주...!”

그녀는 안간힘을 써서 군무현을 피하려 했다. 하나, 이미 걷잡을 수 없는 욕정에 휘말려버린 군무현이 그런 그녀의 저항에 물러날리 만무했다.

파팍! 한 순간 군무현의 거친 손길에 청하가 쓰고있던 죽립이 완전히 박살났다. 그러자, 욕정으로 새빨갛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이 드러났다.

... ...!”

군무현은 짐승같이 거친 신음을 발하며 그대로 청하의 몸을 덮쳤다.

...!”

청하는 무섭게 끓어오르는 본능적인 욕망과 한 가닥 남은 이성이 서로 뒤엉켜 고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그때, 찌익 찍! 군무현은 거칠게 청하의 승포를 찢어버렸다. 그러자, 터질 듯 무르익은 풍만한 젖가슴이 눈앞에 드러났다.

허억!”

군무현은 그것을 보는 순간 손으로 덥썩 움켜쥐었다.

청하도 어쩔 수가 없었다. 뜨겁게 달아로는 육체에 사내의 손길이 닿자 한가닥 남아있던 이성마저 와르르 무너지고 만 것이다.

흐윽...!”

그녀는 뜨거운 비음을 발하며 오히려 군무현에게 매달렸다. 한데 그때,

... 제발... 소녀 먼저...!”

이미 전라가 된 위지사영까지 군무현의 품에 안겨들었다.

군무현은 충혈된 눈으로 두 여인의 모습을 노려보았다.

이어, 찌 익! ! 그는 미친 듯이 자신의 의복을 찢어던졌다. 그리고, 두 여인과 한 사내는 격정적으로 서로 뒤얽혔다.

 

폭풍일과(暴風一過).

흑흑...!”

처연한 여인의 흐느낌이 토지묘 안을 가득 채우며 흘러나오고 있었다.

아침. 어느새 토지묘 안이 훤하게 밝아오고 있었다.

문득,

...!”

군무현은 머리가 깨지는 듯한 아픔을 느끼며 눈을 떴다. 순간,

“...!”

그의 몸이 흠칫 굳어지고 말았다.

지난 밤, 한차례 악몽을 꾸고난 기분이었다. 표향대섭정신공의 음사지기에 휘말려 그는 밤새 두 여인과 정사를 벌였던 것이다.

폭풍의 밤, 그것은 온 몸의 힘을 거의 탈진시켜 놓고서야 사그러들었다. 아직 어둑어둑한 기운이 가시지 않은 토지묘의 구석 자리,

흐흐흑...!”

한 명의 여인이 쪼그리고 앉은 채 서럽게 오열하고 있었다.

삼십 전후의 기품있고 고귀한 용모를 지닌 여인. 그녀는 찢어진 승포로 대강 몸을 가린 채 흐느끼고 있었다.

나직한 흐느낌, 하나, 그것은 심금을 적셔낼 듯한 깊은 서러움이 배인 것이었다.

그녀가 어깨를 들먹이며 흐느낄 때마다 그녀의 풍만한 나신이 뽀얗게 출렁거렸다.

군무현. 그의 눈빛이 어둡게 흔들렸다.

그는 문득 자신의 가슴을 내려다 보았다. 그의 품에는 위지사영이 새록새록 숨을 몰아쉬며 단잠에 빠져있었다. 역시 실오라기 한올 걸치지 않은 알몸으로.

(내가 기이코...!)

군무현은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청하를 바라보았다. 이윽고, 그는 위지사영이 깨지 않도록 조심하며 조심스럽게 몸을 빼냈다.

청하가 덮어 주었는지 군무현과 위지사영의 나신 위에는 군무현의 장포가 덮여져 있었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의복을 찾아입은 군무현, 그는 조용히 청하의 곁으로 다가갔다. 이어, 그는 청하의 앞에 서슴없이 무릎을 꿇는 것이 아닌가?

청하는 밤새 군무현에게 얼마나 시달렸는지 고운 피부 여기저기에 시퍼렇게 멍이 들어 있었다.

뭐라고 사죄를 해야할지 모르겠구려!”

군무현은 침중한 어조로 차마 떨어지지 않는 입을 열었다. 그러자, 청하는 비로소 울음을 그치며 토지묘 밖으로 시선을 던졌다.

빈니의 사부께서는 대비(大悲)라는 법호로 불리시는 분이에요!”

그녀는 착 가라앉은 조용한 음성으로 입을 열었다.

그것은 군무현도 이미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나, 그는 내심 의아함이 솟구쳤다.

(대비신니가 아직 열반에 들지 않았단 말인가?)

청하는 눈을 고인 눈으로 토지묘 밖의 햇살을 쫓으며 말을 이었다.

사부께서는 빈니의 간청에도 불구하고 삭발을 허락하지 않으셨어요. 빈니의 세속과의 인연이 다하지 않았다고 하시며...!”

그녀는 잔잔한 두 눈에 짙은 회의의 빛을 떠올렸다.

군무현은 어떻게 그녀를 위로해야 좋을지 몰랐다. 범인도 아닌 비구니를 범한 자신의 과오를 씨슬 길이 없었다.

죄송할 따름입니다. 스님의 청백(靑白)을 더럽혔으니...!”

그러자,

...!”

청하는 다시 오열을 터뜨리며 얼굴을 무릎사이에 파묻었다.

... 스님...!”

그녀의 그 모습에 군무현은 어쩔 줄 몰라 난색을 지었다. 하나, 뒤이어 흘러나온 청하의 말은 너무도 뜻밖이었다.

... 시주를 탓하는 것이 아니예요. 오히려 빈니로 인해 시주의 청렴함이 더럽혀진 것이 죄스러울 뿐이에요!”

... 슨 말씀이십니까?”

군무현은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청하는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군무현을 바라보았다. 그녀이 깊고 큰 두 눈에는 번뇌와 고통의 빛이 가득했다.

문득, 그녀는 잘근 입술을 깨물며 번뇌어린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빈니의 가문은... 천외쌍비(天外雙秘) 중 선부(仙府)에요!”

순간,

... 선부(仙府)!”

군무현은 대경하며 부르짖었다.

이 얼마나 놀라운 사실인가? 그때, 청하는 짙은 고통에 얼룩진 음성으로 천천히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선부(仙府)!

 

시조는 일천오백년 전의 무명기인(武名奇人)이었다.

그는 한 명의 낙척문사에게 천외절학(天外絶學)을 전수했다. 그리고, 암중의 혈문(血門)을 제어하라는 명을 내렸다.

낙척문사. 그가 바로 선부(仙府)의 제일대 부주인 극락천존(極樂天尊)이었다.

그후 천오백 년, 선부는 천외(天外)에 몸을 감춘 채 일가(一家)로 이어져 내려왔다. 그들의 임무는 호시탐탐 천하를 수중에 넣기 위해 음모를 꾸미는 혈문의 야심을 막는 것이었다.

그렇게 흐른 세월이 천오백년, 선부는 조사의 명을 어기지 않고 혈문의 야심을 철저히 막아왔다. 한데, 결국 당금에 이르러 파국이 일어나고 말았으니...

선부(仙府)!

바로 그들의 부중에 배신자가 생긴 것이었다. 그 자는 혈문과 손을 잡고 선부를 파멸시켜 버린 것이 아닌가!

 

비사(秘事).

청하의 입에서는 천외(天外)의 비사가 거침없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군무현,

“...!”

그는 침중한 안색으로 청하의 말에 귀를 기울였다.

 

청하(淸河)!

그녀는 선부의 당대부주였던 자운뢰(紫雲雷)의 천금(千金)이었다.

그녀의 본명은 자하빈(紫霞嬪). 자운뢰에게는 자운형(紫雲衡)이라는 이복동생이 있었다.

그들 두 형제의 성격은 너무도 대조적이었다. ()인 자운뢰는 성품이 온후하고 인자했다.

하나, 자운형은 지극히 독선적이고 야심(野心)이 큰 자였다. 결국, 그 자는 자운뢰의 그늘에 있는 것으로 만족지 않고 모반(謀反)을 꾀했다.

그 자는 선부 내부의 동조자들을 모두 규합했다.

부주(府主)의 지위를 찬탈하려는 반모를 자행한 것이었다. 하나, 그 자의 반모는 사전에 발각되고 말았다.

결국, 자운형만 살아남고 나머지 동조자들은 모두 참수 되었다. 자운형까지 처벌하지 못한 것은 순전히 자운뢰의 인후한 성품 때문이었다.

()이 많고 자애로운 자운뢰는 차마 아우인 자운형을 죽이지 못했다. 하나, 그것이 곧 비극의 시초가 되고 말았으니...

자운형은 이번에는 은밀히 혈문과 내통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혈문이 선부를 급습하도록 내응하기에 이르렀다.

그 돌연한 사태는 돌이킬 수가 없는 것이었다. 선부는 혈문의 뜻밖의 기습에 여지없이 궤멸되고 말았다.

그것이 바로 이십년 전의 일이었다.

그때, 자하빈(紫霞嬪). 그녀의 나이는 열살이었다.

 

흑흑... 그때 자운형 그 자는 아버지의 시신 곁에서 어머니를 능간했어요... 그리고 어머니께서 능욕당하시다 혀를 물고 자진하시자... ... 빈니를...!”

청하, 아니 자하빈은 말끝을 맺지 못하고 서러운 오열을 터뜨렸다.

흐윽... 빈니를 덮쳐서...!”

그녀는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허벅지 사이에 얼굴을 파묻고 말았다.

“...!”

군무현의 안색은 침중하게 굳어졌다.

자하빈에게 그렇게 참담한 사연이 있었을 줄이야...

자하빈은 오열을 멈추지 못하며 울음 섞인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추악하고 이미 더럽혀질대로 더럽혀진 몸... 빈니로 인해 시주에게까지 누가 되었으니...!”

군무현의 두 눈에 짙은 연민의 빛이 어렸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흔들었다.

가엾은 하빈...!”

문득 그는 나직한 음성으로 중얼거리며 자하빈의 허리를 굳게 끌어안았다.

“...!”

터질 듯 무르익은 여체가 군무현의 두 팔 안에서 바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군무현은 농염하기 이를데 없는 자하빈의 유방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이어 그는 자하빈의 귓전에 얼굴을 파묻으며 부드러운 음성으로 위로했다.

하빈... 내게는 이미 내자가 있으나 한평생 하빈을 누구보다도 아끼며 보살펴 주겠소. 나를 따라주시오!”

순간, 자하빈의 교구가 다시 한차례 파르르 경련을 일으켰다. 그녀는 황급히 고개를 흔들며 그럴 수 없다는 듯 말했다.

... 시주... 빈니는... 으음...!”

하나, 군무현의 손이 어딘가를 더듬자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푹 떨구고 말았다.

군무현, 그를 연모하고 있지 않은가?

하빈...!”

군무현은 뜨겁고 부드러운 손길로 자하빈의 전신을 애무했다. 자하빈에게는 부드러운 애무가 필요했다. 부드러운 위로, 부드러운 속삭임도 필요했다.

그녀는 너무도 황량한 가슴으로 청춘을 태워버린 채 살아왔기 때문이다.

사랑(), 부드러운 사랑이 필요한 것이다. 아직 상처가 아물지않은 여심(女心)을 따스하게 감싸줄...

군무현은 소중하게 어루만지듯 자하빈을 다루었다.

...!”

자하빈은 군무현의 능숙한 손길 아래 다시 전신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그녀는 군무현의 넓은 품에 전신을 내맡겼다.

이윽고, 군무현은 자하빈의 교구를 바닥에 조심스럽게 눕혔다. 그리고, 가슴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으로 자하빈의 몸을 애무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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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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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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