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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五十 章

 

           魔宮潛入

 

 

 

아아... 흐윽...!”

만화천요(萬花天妖). 그녀는 이 순간에도 뜨거운 욕정에 몸부림치고 있었다. 그녀는 타는 듯한 욕화를 참지 못해 단내를 토하며 안타깝게 신음했다.

아씨! 아씨!”

취취는 그런 만화천요의 모습에 발을 동동 구르며 어쩔 줄 몰라했다. 이어, 그녀는 급히 군무현의 팔을 잡아 끌었다.

아씨는 강한 최음향에 당했어요. 기왕에 도와주셨으니... 끝까지 도와주세요!”

그녀는 간절한 눈빛으로 군무현을 바라보며 애원했다.

그 말에 군무현은 흠칫했다.

무슨 뜻이냐?”

아씨는 아직 청백지신(淸白之身)이에요. 공자님의 처첩이 되기에 부끄러움이 없는 분이지요. 어수선하지만... 이곳에서 신방을 차리세요!”

취취는 마구 재잘대더니 군무현이 미처 무어라 하기도 전에 얼른 방을 나가 버렸다.

군무현은 일순 어처구니가 없었다.

사람을 곤란하게 만드는 아이로군!”

그는 씁쓰레한 표정으로 침상 위의 만화천요를 살펴 보았다.

아아... ... 으음...!”

이미 욕화가 극에 이른 듯 만화천요는 입가에 거품까지 물고 있었다. 그 모습에 군무현의 안색이 낭패함으로 물들었다.

(더 이상 방치해두면 위험하다!)

그는 일순 어찌해야 좋을지 몰라 망설임의 표정을 지었다. 하나, 결국 그는 쓴 웃음을 지으며 입술을 지그시 물었다.

할 수 없군!”

그는 울며 겨자먹기로 여인을 구할 수밖에 없었다. 이윽고, 그는 겉옷을 벗고 침상으로 다가갔다.

이어, 그는 만화천요의 사지를 묶은 끈을 가볍게 끊어냈다. 두 팔과 다리가 자유로워지는 순간,

아아... ... 어서...!”

만화천요는 뜨거운 신음성을 발하며 군무현을 뱀처럼 휘감아 왔다. 군무현은 일순 움찔했으나 이내 고소를 지었다.

이어, 그는 의복을 벗어던지고 침상으로 올라갔다. 그 역시 피와 살을 지닌 사내였다. 더구나 그는 한창 피끓는 나이에 건강한 사내였다.

그는 만화천요의 뜨거운 욕정에 휘말려 이내 전신이 후끈 달아 올랐다. 이미 타오르고 있는 한 육체 위에, 막 점화되어 뜨거운 또 하나의 육체가 포개어졌다.

쾌락을 동반한 구인(救人) 행위, 그것은 젊음이 있기에 더욱 강렬하고 뜨거웠다.

두 남녀, 그들은 어느 새 혼연일체가 되어 항해를 시작하고 있었다. 열락으로 출렁거리는 끝없이 먼 항해를...

 

아침(). 햇살이 청명한 아침이었다.

넓고 화려한 정원이 내려다 보이는 한 채의 전각 안,

“...!”

군무현은 뜨락을 바라보며 단좌하고 있었다.

그의 뒤, 한 명의 백의궁장 미인이 군무현의 머리를 정성스레 빗겨주고 있었다. 바로 만화천요(萬花天妖)라 불리우는 여인이었다.

그녀는 어젯밤까지만 해도 청백지신을 간직했던 순결한 몸이었다. 음탕한 만화부(萬花府)에서 자라나고, 선천적인 요염함이 그대로 몸에 배어 천하제일염(天下第一艶)으로 일컬어졌을 뿐 그녀는 천하의 어느 누구 못지 않게 정숙한 여인이었다.

하나, 그녀가 순결을 유지한 데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기도 했다.

 

염화잔양신강!

 

대성하기 전에 동정이 깨지면 그동안의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다는 기공, 바로 그것이 만화천요의 청백지신을 구속했던 것이다.

본래, 그녀는 염화잔양신강이 십이성에 이른 상태였다. 하나, 어젯밤 군무현과의 정사로 인해 지금은 모든 공력이 전폐되고 말았으니... 실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문득,

다 됐어요!”

만화천요는 군무현의 머리에서 손을 떼며 나직한 음성으로 말했다.

고맙소. 이리 앉으시오!”

...!”

군무현의 담담한 말에 만화천요는 조심스럽게 군무현의 옆으로 다가와 앉았다. 그러자, 군무현은 품 속에서 하나의 물건을 꺼냈다.

받으시오. 만화성부(萬花聖符)는 그대의 것이니...!”

 

만화성부(萬花聖符)!

그것은 만화부의 창건조사인 만화성녀(萬花聖女)의 신물이었다. 만화부 최대의 절기인 만화환선무(萬花幻仙舞)가 기록되어 있는 영부.

 

만화천요. 그녀는 공손하게 삼배를 올린 후 만화성부를 받아 들었다.

군무현은 그런 만화천요의 모습을 바라보며 천천히 입을 열었다.

나는 그대가 취취와 함께 자하곡(紫霞谷)으로 갔으면 하오!”

하나, 그 말에 만화천요는 살래살래 고개를 내저었다.

죄송해요. 앞으로의 일생은 상공의 분부에 맡기겠으나... 자하곡으로 가는 것은 천첩의 결심에 맡겨주시기를...!”

그의 말에 군무현은 의아한 기색을 지었다.

무슨 일이 있기에 자하곡행을 망설이는 것이오?”

그 말에 만화천요는 차분한 음성으로 말했다.

어제 상공께서 폐부의 수뇌들은 모두 제거하셨어요!”

“...!”

그래서... 이제 남아있는 제자들은 아직 음행(淫行)에 완전히 물든 아이들이 아니니... 천첩은 그 아이들을 계도하여 조사(祖師)께서 본부를 세우신 취지를 회복할 결심이에요!”

으음...!”

군무현은 잠시 침음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소. 그대의 뜻이 이루어지도록 자하곡의 혜미에게 도우라고 일러두리다!”

고마워요. 상공...!”

만화천요는 촉촉하고 그윽한 눈빛으로 군무현을 주시했다.

군무현은 그녀의 눈길을 접한 순간 문득 후끈한 단전의 충동을 느꼈다.

그는 내심 고소를 지으며 말머리를 돌렸다.

그대는 천마궁(天魔宮)에 자주 들렸으니... 천마황(天魔皇)의 동태를 알지도 모르겠구려?”

자세히는 모르겠고... 공공연한 비밀이긴 하지만 천마제군이 천마황을 유폐시킨 것이 아닌가 하는 소문이 나돌고 있어요!”

...!”

군무현은 침음하며 화원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만화천요는 그런 군무현의 준미한 옆모습을 주시하며 말했다.

그것을 확인해 보실 기회가 내일쯤 있을지도 몰라요!”

내일?”

만화천요는 눈을 빛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천마구령(天魔九靈) 중 환령마신(幻靈魔神)이 운남(雲南)에 갔다가 내일 이곳을 지나게 되어 있어요!”

군무현은 신광을 번득 빛냈다.

... 그 자의 입에서 천마황의 생존여부를 들을 수 있을지 모른다 이 말이오?”

, 그래요!”

문득, 군무현은 빙그레 웃었다.

하하... 그리고 나는 당신을 하루 더 안아볼 수 있고 말이오!”

어마...!”

그의 짓궂은 말에 만화천요의 옥용이 발그레 상기되었다. 군무현은 손을 뻗어 부드럽게 만화천요의 교구를 쓸어 안았다.

...!”

만화천요는 야릇한 비음을 토해냈다. 그녀는 선천적인 염색을 타고난 여인이었다. 그녀의 육체는 아주 쉽게 달아오르는 특성을 지니고 있었다.

이윽고, 군무현은 만화천요의 교구를 번쩍 안아들고 걸음을 옮겼다.

침실로 가는 것이었다.

 

X X X

 

스스스스... 한 인영이 가히 빛살같은 속도로 산봉 위를 달리고 있었다. 너무도 빨라 그의 형체조차 보이지 않는 가공할 쾌영(快影).

그 자는 교활한 인상을 지닌 청포노인이었다.

한데 문득, 위이 이잉! 돌연 좌측의 산봉에서 엄청난 속도의 백영 하나가 청포노인을 향해 폭사되어 왔다.

순간,

!”

청포노인은 직감적으로 살기를 느끼며 달리던 속도를 더욱 배가했다.

그러자, 쐐 애액! 그 자의 신형은 아예 한 줄기 섬광(閃光)으로 화했다. 하나,

환령마신(幻靈魔神)! 달아날 수 없다!”

한 소리 극히 냉막한 음성과 함께, 휘르르! 접근하던 백영은 선풍이 휘몰아치듯 청포노인을 향해 덮쳐들었다.

순간,

환령산혼비(幻靈散魂飛)!”

파아 앗! 청포노인, 즉 환령마신(幻靈魔神)의 신형이 삽시간에 열여덟 개로 늘어났다.

가히 유령과도 같은 신법!

하나,

이까짓 눈속임을 믿는가? 적룡팔극(赤龍八極)!”

츠츠츠츠! 눈부시도록 찬란한 광채가 일순 온 허공을 뒤덮었다.

그것은 가공할 검기(劍氣)였다. 다음 순간,

... 구류지존(九流至尊)! 크 윽!”

십팔 개의 환영이 일시에 사라지며 환령마신의 허리에서 피를 폭출하며 나뒹굴었다.

거의 동시에, 스스슥...! 그의 전면으로 검을 든 한 명의 백의청년이 내려섰다.

군무현! 그가 아닌가?

으으... 구류지존! 나같은 하수(下手)를 무엇 때문에...?”

환령마신은 고통스럽게 안면을 일그러뜨리며 두 눈을 부릅떴다. 순간, 군무현은 그 자의 목에 차가운 검날을 들이댔다.

천마황(天魔皇)의 근황에 대해 고해라!”

그 말에 환령마신은 일순 움찔하더니 이내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 알지 못하오... 제군(帝君)이 손을 쓴 것은 확실하나... 그 이상은...!”

“...!”

군무현은 눈을 가늘게 떴다.

(이런 부류의 인물은 교활하기는 하나 제 목숨을 걸고 거짓말을 할 위인은 못된다!)

내심 염두를 굴린 그는 차가운 음성으로 말했다.

잠시 누워 있거라!”

! 그는 환령마신의 혼혈을 가격했다. 그러자 환령마신은 이내 혼절하며 축 늘어졌다.

바로 그때, 스스슥...! 문득 군무현의 위로 만화천요의 모습이 나타났다.

타고난 염색이 뇌살적으로 흐르는 여인, 하나, 궁장 차림에 부인처럼 머리를 틀어 올린 그녀의 몸가짐은 극히 정갈하고 정숙해 보였다.

이제 어찌하실 건가요?”

그녀는 군무현의 안색을 살피며 차분한 음성으로 물었다.

내가 직접 천마궁(天魔宮)으로 들어가 알아보는 수밖에...!”

군무현의 그 말에 만화천요는 옥용 가득 근심의 빛을 드리웠다.

직접... 가실건가요?”

군무현은 그런 그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려 주었다.

걱정마시오. 완벽하게 준비하여 잠입할 것이니... 그리고 천마궁에도 구류천종(九流天宗)의 수하들이 잠입해 있으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오!”

하나, 만화천요의 표정은 그래도 밝아지지 않았다.

군무현은 그런 만화천요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문득 짙푸른 하늘로 시선을 던졌다.

(천마황의 잠적! 그것이 당금무림의 기이한 정세를 파악하는 열쇠가 될 것이다.)

그는 기광을 빛내며 내심 중얼거렸다.

 

X X X

 

구궁산(九宮山).

 

스스스... 짙은 안개가 또아리를 틀고 있는 구궁산의 천애험곡(天崖險谷).

문득, 스윽! 하나의 환영(幻影)이 소리도 없이 안개 속으로 날아들었다.

그는 교활한 인상을 지닌 청포노인이었다. 음산한 마기가 감도는 구궁산의 천애험곡에 유령처럼 나타난 청포토인, 그는 혹시 유귀(幽鬼)가 아닐는지...

(이곳이군...!)

청포노인은 두 눈에 형형한 광채를 뿜으며 내심 중얼거렸다. 교활한 신색과는 달리 강렬한 안광이었다.

그때였다.

오제(五弟)! 예정보다 하루가 늦었군!”

안개처럼 짙은 마기가 감도는 험곡 안에서 한 가닥 음산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머리카락이 절로 쭈뼛 곤두서는 음산한 음성, 이어, 스슥! 일진의 미풍과 함께 청포노인의 눈 앞에 하나의 철탑(鐵塔)이 불쑥 나타났다.

(으음... 천마구령(天魔九靈)의 넷째인 거령마신(巨靈魔神)이 나타났군!)

청포노인은 내심 재빨리 염두를 굴렸다. 눈 앞에 나타난 철탑을 방불케 하는 팔척의 거한, 그는 전신에 빛이 바랜 호피(虎皮)를 두르고 있었다.

구류천종의 졸개들과 부딪혀 잠시 지체됐습니다!”

청포노인은 거한을 향해 재빨리 일례하며 변명했다. 그러자, 거령마신의 검고 강한 얼굴에 한 가닥 기이한 미소가 감돌았다.

헛헛! 아무튼 수고했네. 우선 들어가세!”

이어, 그는 거구를 돌렸다.

거한, 그는 바로 천마구령 중 네 번째 인물인 거령마신(巨靈魔神)이었다.

스슥! 팔척 거구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유연하기 이를 데 없는 몸놀림을 보였다.

거령마신의 뒤를 따라 몸을 날리던 청포노인, 문득 그의 두 눈에 번뜩 섬광이 일었다 사라졌다.

(으음... 엄밀한 진세(陣勢)가 펼쳐져 있군!)

그는 내심 중얼거리며 말없이 거령마신의 뒤를 따랐다.

 

거령마신과 청포노인, 그들은 하나의 절곡 끝에 이른 광대한 분지 앞에 이르러 멈춰섰다.

절곡의 끝에 자리한 광대한 분지, 그곳에는 한 채의 거대한 성채가 안개 속에 음산하게 우뚝 서 있었다.

(천마궁(天魔宮)...!)

청포노인은 눈 앞의 거대한 성채를 주시하며 두 눈에 기광을 번득였다.

천마궁(天魔宮)!

그렇다. 이 거대한 성채가 바로 전 마도의 하늘()인 천마궁이었다.

수천 명에 달하는 전대마두들이 웅거하고 있는 와호잠룡(臥虎潛龍)의 복마전(伏魔殿)!

거령마신과 청포노인은 잠시 하늘을 찌를 듯한 천마궁의 당당한 위세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윽고,

어서 가세! 총관이 오제(五弟)를 기다리고 있네!”

거령마신이 먼저 청포노인을 재촉하여 몸을 날렸다.

스슥! 청포노인은 아무말없이 곧바로 거령마신의 뒤를 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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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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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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