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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四十七 章

 

                        斷天崖悲劇

 

 

 

꽈르르릉 릉! 콰콰쾅...!

가공할 폭발음과 함께 돌연 천랑동부(天狼洞府)의 일각이 거대한 굉음을 일으키며 붕괴 되었다.

그 돌연한 사태에 혈랑곡은 대소란이 일었다.

무슨 일이냐?”

천랑동부가 무너졌다!”

혈랑곡도 때아닌 참변에 사색이 되어 우왕좌왕했다.

그때,

!”

천지를 뒤흔드는 찌렁한 장소가 혈랑곡을 울려 퍼졌다.

그 순간,

... ...!”

... 지독한 내공이다!”

혈랑곡의 마졸들은 피를 토하며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실로 엄청난 광경이었다.

꽈르르릉... 쿠쿵! 거대한 화산이 폭발하듯 집채만한 바윗덩어리가 허공으로 마구 솟구쳐 올랐다.

혈랑곡은 일시에 파멸의 구덩이에 휘말린 듯 대진동을 일으켰다. 그 거대한 굉음 속을 뚫고, 스 악! 한 명의 인물이 장내로 날아내렸다.

일신에 먼지투성이의 백의를 걸친 미청년! 바로 군무현이었다. 그는 만면에 냉막한 살기를 띄우며 혈랑곡의 중앙으로 걸어 나왔다.

순간,

으으... ... 저놈이 죽지 않았다니...!”

한 명의 외팔이 노인이 벼락을 맞은 듯 전신을 부르르 떨며 사색이 되었다.

()의 한쪽, 군무현에게 한쪽 팔을 잃은 혈랑곡이 서 있었다.

그 자는 온통 경악과 공포에 질려 안색이 흙빛으로 질려 있었다.

그런 혈랑곡의 옆, 한 명의 흑포노인이 뒷짐을 진 채 음침하게 서 있었다. 그 자는 두 눈이 움푹 꺼져들어가 음독한 인상을 물씬 풍겼다.

장내의 광경에 흑포노인은 잔뜩 눈살을 찌푸렸다.

혈랑곡! 구류지존을 죽였다더니 대체 어찌된 일이오?”

그 자는 못마따안 표정으로 혈랑곡을 힐책했다.

... 음령마신(陰靈魔神)! 저 놈은 분명히 미로에 묻혀 붕괴되었었소!”

혈랑곡은 당혹한 얼굴로 황급히 설명했다. 하나,

어찌됐든 저 자는 멀쩡히 살아있지 않소?”

음령마신(陰靈魔神)이라 불린 흑포노인은 버럭 노성을 내질렀다.

... 그것이...!”

혈랑곡은 손을 부비며 낭패함을 금치 못했다.

그때, 장내를 둘러보던 군무현의 시선이 혈랑곡에게 고정되었다.

혈랑곡! 죽을 준비는 되어 있겠지?”

그는 두 눈에 냉혹한 살기를 번득이며 입을 열었다.

혈랑곡의 안면이 거칠게 일그러졌다.

애송아! 너무 날뛰지 마라!”

그 자는 눈을 부라리며 버럭 폭갈을 내질렀다.

그와 함께, 삐 익! 그 자는 음침하게 외치며 재차 날카로운 호각을 불었다.

그 순간, 크르르 릉! ... 크르르...! 수백 마리의 혈랑들이 일시에 시뻘건 입을 쩍 벌리며 군무현을 향해 덮쳐 들었다. 하나,

물러나랏!”

군무현은 냉혹한 일갈과 함께 번쩍 우수를 쳐들었다.

직후, 화르르! 태양천화굉염신공의 가공할 불길이 주위 십장을 삽사에 뒤덮어 버리는 것이 아닌가?

그와 동시에, 케 엑! 크르릉...! 순식간에 수십 마리의 혈랑들이 숯덩이가 되어 나뒹굴었다.

...!”

그 광경에 혈랑곡의 안색이 잿빛으로 질렸다. 그 자는 사시나무 떨 듯 부르르 전신을 경련하며 불신의 눈빛으로 고개를 저었다.

군무현은 살기어린 냉혹한 눈비층로 혈랑곡을 노려 보았다.

양민에게 피해만 끼치는 미물들! 한 놈도 살려두지 않으리라!”

그의 손에 일순 봉황옥소가 들려졌다.

다음 순간, 삘릴리! 삐 익! 천공을 찢어발기는 날카로운 소성이 터져 나왔다.

그러자, 케 엑! 크악... ! 일백마리의 혈랑들이 일제히 피를 토하며 거꾸러졌다.

천붕뇌명후의 살인적인 소성에 내장이 파열되고 사지가 찢기는 참변을 면치 못한 것이었다.

혈랑곡은 사색이 되어 전신을 부들부들 떨었다.

... 천황음(天皇音)!”

그 자는 극도의 충격과 공포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했다.

멸절사뢰음(滅絶死雷音)도 받아랏!”

군무현은 재차 봉황옥소를 힘껏 불었다.

삐 이익...! 혈랑곡 전체가 가공할 음파로 무섭게 뒤흔들렸다. 천지만물은 가공할 멸절사뢰음의 음파에 여지없이 찢기고 박살났다.

꽈르릉... 콰쾅! 케엑! 크르릉... !

으 악!”

크아악!”

흙먼지와 폭음이 짓터져 오름과 함께 인간과 짐승의 처절한 비명이 마구 뒤섞여 장내를 메아리쳤다.

그것은 도저히 눈뜨고 볼 수 없는 참극이었다.

백여 마리의 혈랑떼, 그 놈들은 완전히 머리가 박살난 채 참혹하게 나뒹굴었다.

비단 혈랑 뿐만이 아니었다. 혈랑곡의 마도들 역시 오공에서 피를 뿌리며 짚단처럼 쓰러졌다.

혈랑곡, 그 자는 엄청난 충격과 분노로 전신을 부들부들 떨었다.

크으... ... 이럴 수가...!”

그 자는 한껏 부릅떠진 핏발 선 눈으로 장내를 노려보며 비틀비틀 물러났다.

그때, ! 군무현이 냉막한 살기를 폭사하며 혈랑곡의 앞으로 내려섰다.

으으...!”

혈랑곡은 공포에 질려 주춤주춤 뒷걸음질 쳤다.

바로 그때,

흐흐... 네놈이 적룡대제의 자식이냐?”

혈랑곡의 옆에 서 있던 음령마신이 다른 칠인의 노인들과 함께 군무현을 에워쌌다.

늙은이는 누구냐?”

군무현은 검미를 꿈틀하며 음령마신을 노려 보았다.

음령마신은 움푹 꺼져 들어간 두 눈에 소름끼치는 살광을 폭사하며 말했다.

흐흐... 음령마신(陰靈魔神)이라면 알겠느냐?”

천마구령(天魔九靈) 중 셋째가 늙은이인가?”

군무현은 흠칫하며 중얼거렸다.

 

천마구령(天魔九靈)!

천마궁(天魔宮)이 휘하로 거둔 마도의 절정고수들, 그자들은 백년 내에 가장 강하다고 알려진 무림의 거물들이었다.

 

음령마신은 군무현이 반응을 보이자 득의의 괴소를 터뜨렸다.

흐흐흐... 귀동냥은 제법 했구나! 네놈이 감히 천마궁 휘하의 혈랑곡을 침범하였으니 흐흐... 네놈의 목을 베어 죄를 묻겠다!”

그 자의 말에 군무현의 입가에 한줄기 차가운 조소가 어렸다.

너희들의 실력으로 말인가?”

그의 모욕적인 어투에 음령마신의 안면이 보기싫게 일그러졌다.

다음 순간, 츠츠츠... ! 쉬 악! 군무현의 손에서 적룡검이 빗발치듯 뻗어나왔다.

거의 동시에, 음령마신은 군무현을 포위한 일곱 명의 노인을 향해 짤막하게 명했다.

현음백살진(玄陰白殺陣)을 펼쳐라!”

그 자의 말이 떨어지기가 무섭게, 위 잉! 음령마신을 포함한 여덟 명의 노인들은 쾌첩하게 진세를 회전시켰다.

하나,

늦었다. 적룡어강살!”

쐐 액! 군무현의 입에서 한 소리 냉혹한 외침이 터짐과 함께 번쩍 검광이 작렬했다.

직후,

케 엑!”

크으 윽!”

전면의 두 노인이 가슴이 쩍 갈라진 채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음령마신은 안색이 홱 변했다.

(... 상상 이상이다!)

그 자는 비로소 공포를 느끼며 혼비백산했다.

군무현은 잠시도 여유를 주지 않았다.

누워랏!”

... 츠츠츠! 위 잉! 적룡검의 검기가 번쩍 허공을 긋는 순간,

크 악!”

으아악...!”

!”

나머지 다섯 명의 노인도 잇따라 피거품을 물고 거꾸러졌다. 마지막으로 남은 자는 음령마신 혼자 뿐, 그 자는 부르르 전율하며 불신의 눈빛으로 고개를 내저었다.

... 적룡대제 이상이라니...!”

이어, 그 자는 식은 땀을 흘리며 간신히 혈랑곡의 곁으로 다가섰다.

군무현은 묵묵히 적룡검을 거두었다. 이어, 그는 천천히 혈랑곡과 음령마신이 서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

“...!”

혈랑곡과 음령마신은 사색이 된 채 무거운 신음성을 발했다. 하나, 그들은 곧 서로의 얼굴을 마주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스스스... 그들은 입술을 질끈 악물더니 군무현의 양 옆으로 각각 다가섰다.

군무현의 냉막한 얼굴에 희미한 조소가 떠올랐다.

잘 생각했다. 하나씩 덤비면 번거롭기만 할 뿐이다!”

그는 무심한 표정으로 다시 적룡검을 치켜 들었다.

그 순간,

혈랑번신(血狼飜身)!”

쐐 애액! 파파팟! 혈랑곡의 하나밖에 없는 왼팔에서 음독한 경풍과 낭아표(娘牙剽)가 동시에 쏟아져 나왔다.

음령마신도 쾌속히 양손을 떨쳐내며 혈랑곡의 공세에 합세했다.

음령파황뢰(陰靈破荒雷)!”

위 잉! 콰자작!

그 자의 손에서 심맥을 얼려버릴 듯한 극음강기가 노도처럼 쏟아져 나왔다. 그 순간,

적룡제뢰(赤龍帝雷)!”

꽈릉...! 군무현도 냉막한 일성과 함께 섬전처럼 적룡검을 휘둘렀다. 가공할 정도로 웅후한 검세가 육합을 뒤흔들었다.

직후, 콰콰콰 쾅! 파파파팍! 엄청난 폭음이 짓터져 오르며 벌컥 지축이 뒤흔들렸다.

그와 동시에,

크 악!”

한 줄기 처절한 단말마가 폭풍 속을 회오리쳤다.

혈랑곡! 그 자가 목덜미가 정확히 반으로 쩍 갈라진 채 바닥으로 나뒹구는 것이 아닌가?

크윽!”

음령마신도 결코 무사치 못했다. 그자 역시 가슴이 온통 피로 범벅된 채 휘청 물러났다.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가랏! 적룡파운산(赤龍破雲山)!”

파파팟 번쩍! 군무현이 재차 냉갈과 함께 검을 휘둘렀다.

검광일섬(劍光一閃)! 한 순간 장내는 온통 눈부신 검광으로 뒤덮였다.

그 가운데,

크 악!”

음령마신은 허리가 두 동강난 채 팽개쳐지듯 바닥으로 나뒹굴었다.

...

갑자기 장내는 죽음과도 같은 무서운 정적이 짓눌렀다.

“...!”

군무현은 무심한 표정으로 말없이 적룡검을 거두었다. 주위를 둘러보는 그의 두 눈에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는 처참한 광경이 그대로 들어왔다.

수백마리의 혈랑떼들은 모조리 몰살했다. 뿐인가? 이삼백 명을 헤아리는 혈랑곡도들이 모두 피를 토하며 쓰러져 있었다. 모두 전멸한 것이었다.

(또 하나의 원수를 갚았다!)

군무현은 무심한 눈빛으로 중얼거렸다. 하나, 무슨 까닭인가?

(원수를 죽였으나 마음은 오히려 더 무겁기만 하니...!)

군무현은 침중한 안색으로 설레설레 고개를 저었다.

(비록 원수이기는 하나... 원수이기에 앞서 나와 같은 한 명의 인간(人間)이기에...!)

그는 탄식하며 내심 중얼거렸다. 그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등을 돌렸다.

이어,

!”

그는 내심의 무거운 압박감을 벗어던지려는 듯 한 소리 웅후한 장소를 터드리며 몸을 날렸다.

스스스...! 그는 허공으로 화살처럼 솟구쳐 올랐다가 수라혈잠영의 경공을 펼쳐 삽시에 연기처럼 혈랑곡을 빠져 나갔다.

혈랑곡을 빠져나가면 천야만야한 단애가 나온다. 좁은 험로의 우측으로 꺾여지며 급격히 경사를 이룬 천험의 절벽,

단천애(斷天崖)! 그곳을 일컬어 그와같이 부른다.

단천애는 사시사철 짙은 운무에 싸여 있어 그 끝이 보이지 않는 신비절지였다.

스스... 군무현은 그 단천애의 아슬아슬한 험로를 바람처럼 스쳐 지나고 있었다.

아직도 무거운 표정을 벗어던지지 못한 얼굴, 한데, 그가 막 하나의 큼직한 바위 옆을 지날 때였다.

죽어랏!”

돌연 날카롭기 이를 데 없는 여인의 한맺힌 교갈이 그의 귓전을 찔렀다.

그와 동시에, ! ...! 갑자기 주위가 온통 시커먼 독무(毒霧)로 뒤덮이는 것이 아닌가?

뒤미처, 꽈르릉...! 독무 속을 뚫고 강맹한 강기가 폭풍같이 군무현을 휩쓸어왔다.

순간,

... 독황후!”

군무현의 안색이 대변했다. 그는 일순 신형을 휘청하며 부르짖었다. 그것은 실로 너무도 갑작스런 사태였다.

하나, 콰르릉...! 군무현은 본능적으로 태양천화굉염신공을 일으켰다. 그의 전신에서 일순 불덩이처럼 강렬한 극양강기가 폭발하듯 터져 나왔다.

직후, 콰콰 쾅! 천붕지열의 굉음이 들썩 단천애를 뒤흔들었다. 그 순간,

!”

여인의 처절한 비명이 폭음 속에 회오리쳤다.

군무현은 흠칫 놀라 부르짖었다.

독황후!”

! 그는 대경하여 황급히 허공으로 솟아 올랐다. 하나,

아 악!”

그가 본 것은 처절한 비명과 함께 단천애의 운무 속으로 떨어져 내리는 여인의 옷자락 뿐이었다.

그것은 그의 뇌리에 선명한 기억을 심어준 자의궁장이었다.

자의궁장여인, 그녀는 바로 독황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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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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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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