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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二十四 章

 

                        赤龍勢家家臣

 

 

 

라마승들의 눈을 속이며 나타난 인영들, 그들은 일신에 가쁜한 청의경장을 걸친 검수(劍手)들이었다.

그들은 기쾌무비한 신법으로 대웅보전을 향해 접근해 들었다.

하나같이 정기 가득찬 장한들, 군무현은 그들의 모습을 숨어서 지켜보며 의문의 표정을 지었다.

(어느 문파의 고수들인가?)

그는 관심어린 눈빛으로 그들의 행동을 주시했다.

그때, 대웅보전 안에서 핏빛 수염의 라마가 득의의 웃음을 터뜨렸다.

흐흐... 지존(至尊)께서 우리를 불러주셨으니 본 혈륭마찰(血隆魔刹)의 천년(千年) 심원이 일년 안에 풀리리라!”

그렇습니다!”

그 자의 말에 혈포라마승들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한데, 바로 그 순간, ! 콰콰쾅! 돌연 대웅보전의 사방 벽이 폭음을 내며 허물어졌다.

보라! 콰릉... 츠츠츠!

폭풍같은 검세가 사방 벽을 향해 퍼부어지고 있지 않은가?

순간,

!”

... 누구냐?”

... 어느 쥐새끼냐?”

대웅보전 안의 혈포라마들은 대경실색했다. 하나, 그들이 미처 몸을 날릴 사이도 없었다.

크 악!”

케엑!”

순식간에 열 명의 라마승들이 목을 움켜쥐고 비명과 함께 나뒹구는 것이 아닌가?

실로 그것은 눈 깜짝할 순간에 일어난 사태였다. 처절한 비명성이 채 끝나기도 전에,

으하하하...! 혈륭마찰의 마졸들! 감히 중원이 어디인줄 알고 기어들어 왔느냐?”

돌연 찌렁찌렁한 대소가 대웅보전을 뒤흔들며 터져 나왔다.

동시에, 쐐 액! 질풍노도같은 검세가 혈륭마찰의 마승들을 휩쓸어 왔다.

츠츠츠! 파팟! 그것은 실로 눈부신 공격이었다.

혈륭마찰의 라마승들은 일순 당황했다.

하나,

막아랏!”

에 잇!”

그자들은 이내 분갈을 터뜨리며 덮쳐드는 청의검수들을 막아갔다.

그자들 역시 막강한 마공(魔功)을 익힌 고수들이 아닌가?

한편,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군무현, 그의 얼굴에 격동과 함께 경악의 표정이 떠올랐다.

이 순간 그의 눈빛은 엄청난 동요로 흔들리고 있었다.

 

혈륭마찰(血隆魔刹)!

세외사천(世外四天) 중 서천(西天)으로 불리는 곳, 서역에서 포달랍궁과 쌍벽을 이루는 마()의 사찰이었다.

그들은 불문선공의 웅후함을 바탕으로 한 음악하고도 잔혹한 마공(魔功)으로 유명했다.

한데, 그들 혈륭마찰이 중원을 침범하다니...

 

하나, 군무현이 놀라는 것은 그 사실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격동을 금치 못하며 일순 거대한 전율에 휩싸였다.

(... 저들의 검식(劍式)...!)

그는 한 차례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의 두 눈은 뚫어질 듯 청의검수들의 검식을 주시하고 있었다.

청의검수들의 기세는 실로 엄청났다.

으악!”

크으... !”

케 엑!”

그들의 눈부신 검세 아래 혈륭마찰의 라마승들이 잇달아 피거품을 물고 거꾸러졌다.

츠츠츠츠... 쐐 액!

장중한 위엄 가운데 맹렬한 기세로 검을 휘두르고 있는 청의검수들, 그들이 펼치는 검식은 군무현의 눈에 결코 낯선 것이 아니었다.

아니, 그것은 군무현이 너무도 잘 알고 있는 검식이 아닌가?

적룡팔대식(赤龍八大式)!”

마침내 그의 입에서 신음과도 같은 한 마디 나직한 부르짖음이 터져 나왔다.

아아! 이럴 수가...!

청의검수들이 펼쳐내고 있는 검식, 그것은 바로 고금제일(古今第一)의 검법 적룡팔대식(赤龍八大式)이 아닌가?

적룡세가의 적룡검사들이 사용하던 무적(無敵)의 적룡팔대식! 그것이 이곳에 재현되다니...

군무현, 그의 얼굴에는 격정의 빛이 가득했다.

그때,

으 악!”

크아악!”

끔찍한 피보라를 동반한 처절한 단말마의 비명은 꼬리를 물고 터져 나왔다.

삽시에, 수십 명의 혈포라마승들의 숫자는 일곱으로 줄어들었다.

십여 명의 청의검수들, 그들의 위세는 가히 찬탄을 금치 못할 정도였다.

그들 중 사자(獅子)를 방불케 하는 위맹한 용모를 지닌 한 명의 검수가 선두를 지휘하고 있었다.

으하하하... 중원에 들어온 것이 죄다!”

그의 저돌적인 공세는 보기만 해도 호쾌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극고한 마공을 지닌 혈륭마찰의 라마승들, 하나 그자들은 청의검수들의 질풍노도같은 검세에 연신 밀려날 뿐이었다.

위 잉! 파츠츠츠...

온통 눈부신 검광이 난무하는 가운데 장내는 삽시에 수라장이 되었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에 잇!”

예의 핏빛 수염의 라마가 태원부에서 잡아온 미녀를 재빨리 잡아챘다. 그 자는 자신들의 힘으로 도저히 청의검수들을 상대할 수 없음을 깨닫고는 교활한 암계를 생각해낸 것이다.

그 자는 품 속에 나삼여인을 껴안은 채 음흉한 눈빛을 번득였다.

이 계집을 살리고 싶다면 손을 멈춰라!”

그 자는 교활한 음성으로 소리쳤다. 그 모습에 청의검수들의 안면이 이지러졌다.

비겁한 놈!”

그들은 분노를 금치 못했으나 급히 검을 멈추었다.

그 광경을 지켜보던 군무현, 그의 가슴이 크게 뛰었다.

(... 꿈이 아니다!)

그는 격동을 금치 못하며 만면에 감회의 빛을 지었다. 아무런 관계도 없는 여인을 위해 공세를 멈추는 청의검수들.

! 그들은 적룡검사(赤龍劍士)로 부족함이 없는 협골장한들이 아닌가?

그때, 핏빛 수염의 라마는 그럴 줄 알았다는 듯 득의의 표정을 지었다.

흐흐... 순순히 길을 터라!”

그 자는 음흉한 흉광을 번득이며 말했다.

청의검수들의 태도에서 자신을 얻은 것이었다.

찢어죽일 오랑캐놈들!”

청의검수들은 혈포라마들의 비겁한 술수에 이를 갈았다. 하나, 그들은 어쩔 수 없이 길을 비켜주는 것이었다.

이윽고, 혈포라마들은 세 여인을 인질로 이용하여 황급히 대웅보전을 나섰다.

그자들은 황망히 밖으로 나서며 짐짓 분노의 표정으로 이를 갈았다.

크크... 네놈들이 감히 혈륭마찰을 건드렸으니 그 백배로 대가를 치루리라!”

하나 그 순간,

네놈들에게는 그럴 기회가 없다!”

문득 한 소리 싸늘한 음성이 그 자들이 머리 위를 울렸다.

순간,

... 어느 놈... 크악!”

핏빛 수염의 라마는 머리 위로 번쩍 혈영(血影)이 내리덮치는 것을 느끼며 그대로 즉사하고 말았다.

거의 동시에,

크 윽!”

아아 악!”

다른 두 여인을 움켜쥐고 있던 라마들도 정수리가 박살나 나뒹굴었다. 실로 그것은 찰나지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그 돌연한 사태에 청의검수들은 아연한 표정을 지었다.

그런 그들의 앞, 군무현, 그가 어느 새 세 명의 여인을 안아든 채 우뚝 서 있지 않은가?

...!”

청의검수들은 절로 탄성을 울렸다.

반면,

으으...!”

살아남은 나머지 네 명의 라마승들은 사색이 되어 급급히 달아났다.

하나,

누워랏!”

군무현의 입에서 재차 싸늘한 일성이 터져 나왔다. 그와 함께, 그는 여인들을 바닥에 내려 놓으며 벼락같이 우수를 휘둘렀다.

꽈르릉...! 들썩 장내를 뒤흔드는 폭음이 터져 올랐다.

직후,

크악!”

!”

네 명의 라마승들은 일제히 피분수를 토하며 나뒹굴었다.

갑자기, 장내에는 침묵이 찾아들었다.

청의검수들은 만면에 경악을 금치 못하며 멍하니 군무현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때, 군무현이 천천히 돌아섰다. 그의 두 눈은 격렬한 격동의 빛으로 가득차 있었다.

일순,

“...!”

“...!”

그의 강렬한 눈빛과 청의검수들의 열쌍의 호목이 서로 부딪혔다.

군무현은 감회의 눈빛으로 청의검수들을 주시하며 문득 품 속에 집어 넣었다. 이어, 그는 격동어린 어조로 입을 열었다.

그대들은... 이것이 무엇인줄 아오?”

어느 새, 그의 손에는 하나의 옥패가 들려 있었다.

그것은 전체적으로 은으한 홍색을 띠고 있었다.

그 옥패의 중앙,

 

<적룡(赤龍)!>

 

금빛 찬란한 두 자의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그것을 본 순간,

령주(令主)!”

십여 명의 청의검수들은 부르르 전신을 떨며 무너지듯 군무현의 앞에 부복했다.

군무현은 그런 그들을 주시하며 격동과 감회에 젖었다.

(... 역시...!)

그는 거대한 격정의 회오리에 휘말리며 가슴이 뜨거워졌다.

적룡패(赤龍牌)!

손바닥 크기의 둥근 영패, 그것은 적룡대제가 적룡검(赤龍劍)과 함께 군무현에게 남긴 신물이었다.

군무현이 자신의 발 아래 부복한 십여 명의 청의검수들을 바라보았다.

정녕... 그대들이 적룡검사(赤龍劍士)들이오?”

그의 음성은 격동으로 인해 다소 떨려나왔다.

청의검수들 역시 격동과 감격을 주체치 못하는 듯 만감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들은 더욱 깊이 고개를 숙이며 입을 모아 힘차게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소가주님!”

이어, 그들 중 선두를 지휘하던 웅맹한 모습의 장한이 말했다.

대가주께서는 천하에 암운(暗雲)이 일어남을 감지하시고 속하들과 같은 일백명의 적룡검사들을 암중에 기르셨습니다!”

“...!”

군무현의 차갑기만 하던 두 눈에 뜨거운 물기가 배었다.

(아버님께서는 이미 앞날을 예견하셨구나!)

부친 적룡대제를 생각하자 그는 뜨거운 감정이 뭉클 치밀어 올랐다.

적룡대제! 그는 암중의 음모가 적룡세가를 노림을 미리 감지했다.

그것을 안 그는 즉시 안배를 갖추어 놓았다.

적룡검사들 중 가장 뛰어난 백 명의 검사들, , 적룡검사의 정예를 선정하여 아무도 모르는 가운데 비밀한 곳에 숨겨 두었다.

그들이야말로 삼천 명의 적룡검사들 중 최정영이라 할 수 있었다. 하나같이 일당백의 용맹을 지닌 충의(忠意)의 용사들, 바로 그 백 명의 적룡검사 중 열 명이 지금 군무현의 앞에 서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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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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