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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十七 章

 

                          赤龍의 분노

 

 

 

크아 악!”

아악!”

다시 후원 쪽에서 처절한 비명이 연이어 터져 나왔다.

그 중에는 날카로운 여인의 비명도 섞여 있었다.

천염화신은 마침내 발작하고 말았다.

으으... 이놈! 기다려라!”

! 그는 하늘이 무너져라 찌렁찌렁한 폭갈을 내지르며 벼락같이 몸을 날려 후원으로 달려갔다.

순간,

문주님!”

... 사부님!”

온유와 그의 두 제자는 황급히 천여화신을 저지하려 했다.

하나, 천염화신은 미처 그들이 만류할 틈도 없이 벼락같은 기세로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 천염화신은 홍포를 펄럭이며 대전의 후원으로 날아내렸다.

다음 순간, 콰르릉! !

그는 다짜고짜 거칠게 일장을 후려쳐 전각의 문을 박살냈다.

후원의 전각, 그곳은 천염화신의 부인이 거처하고 있는 곳이었다.

천염화신은 전각의 문을 쳐부수고 황급히 안으로 뛰어 들었다.

한데 그 순간,

!”

그는 다급히 숨을 들이키며 두 눈을 찢어질 듯 부릅떴다.

그의 전신은 마치 벼락을 맞은 듯 세차게 경련했다.

침상 위, 한 명의 중년미부가 자리옷 차림으로 누워 있었다.

하나, 그녀는 이미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입가에 검붉은 선혈을 머금은 채 즉사해 있지 않은가?

천염화신은 엄청난 충격과 분노로 머리카락이 뻣뻣하게 곤두섰다.

... 으으... 부인!”

그는 안면을 처절하게 이지러뜨리며 신음하듯 외쳤다.

이어, 중년미붕의 시신을 와락 끌어안는 천염화신, 그의 두 손은 엄청난 분노와 비통함으로 연신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한데, 그가 처절한 분노와 슬픔에 잠겨 있을 때였다.

크 악!”

대전 쪽에서 다시 한소리 참담한 비명이 터져나왔다.

순간, 천염화신은 안색이 홱 변했다.

그것은 귀에 익은 음성이었다.

열화신문의 군사 온유의 비명이 아닌가?

...!”

천염화신은 불신의 표정으로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그는 경악과 분노로 눈이 뒤집힐 지경이었다.

하나, 그와 함께 그의 심중 깊은 곳에서 스물스물 피어오르고 있는 것, 그것은 무엇인가?

공포! 그것은 소름끼치는 공포였다.

천염화신은 갑자기 전신이 오그라붙는 듯한 숨막히는 전율과 긴장감을 느꼈다.

(... 이 방 어디에선가 나를 노려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불안과 초조가 뒤얽힌 눈으로 급히 방 안을 둘러보았다.

없다. 아무도 없었다.

하나, 방 안을 가득 메우고 있는 전율과 숨막히는 긴장감이 팽팽히 그의 전신을 조여왔다.

갑자기 그는 미칠 듯 초조해졌다.

... 대전으로 가야 한다!”

그 생각이 드는 순간, ! 그는 팽개치듯 부인의 시신을 집어던지며 전각 밖을 향해 쫓기듯 몸을 날렸다.

(...!)

대전이 가까워지자 비로소 천염화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일단 마음을 놓을 수 있는 것에는 까닭이 있었다.

대전 주위, 그곳에는 열화천염대진을 이루는 열화신문의 정예들이 질서정연하게 서 있었다.

바로 천염화신이 가장 믿는 세력이었다.

천염화신은 애써 마음을 진정시켰다.

이어, 그는 태연을 회복하려는 듯 천천히 앞으로 걸어갔다.

아무일도 없느냐?”

그는 한 명의 장한을 향해 위엄있는 음성으로 물었다.

바로 그 순간, 스르르... !

놀랍게도 그 장한이 선 자세로 그대로 바닥으로 허물어지는 것이 아닌가?

!”

천염화신은 대경하며 급히 한걸음 뒤로 물러났다.

그의 두 눈은 엄청난 경악과 불신 회의의 빛이 마구 뒤엉켜 떠올랐다.

... 이럴 수가... ... 모두 죽다니...!”

그는 순간적으로 절망감으로 가슴이 철렁 내려앉은 것을 느꼈다.

그도 그럴 것이, 그가 가장 믿었던 보호세력마저 너무도 허무하게 무너져 버린 것이 아닌가?

과연, 열화천염대진을 이루고 있는 장한들은 이미 산사람이 아니었다.

그들은 모두 선 자세로 그대로 절명한 것이 아닌가?

이는 실로 믿을 수 없는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들은 자신이 지닌 천하제일의 화기(火器)를 한 번 써보지도 못한 채 즉사하고 만것이었다.

... ...!”

천염화신은 더 이상 경악하고 분노할 여력이 없었다.

지금 중요한 것은 몸을 숨기는 일이었다. 우선 살아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는 급히 사위를 두리번거리며 대전을 향해 다가갔다.

가는 도중 그는 잔뜩 공포의 표정을 지은 채 죽어있는 온유와 그의 두 제자의 시신을 발견할 수 있었다.

하나, 천염화신은 그들의 시신을 곁눈질조차 하지 않았다.

오직 자신의 목숨만이 중요할 뿐이었다.

(... 열화신동(熱火神洞)만이 안전하다!)

내심 그렇게 판단한 천염화신, 그는 사력을 다해 몸을 날렸다.

 

열화신동(熱火神洞)!

그곳은 열화전(熱火殿)의 지하에 위치한 극히 은밀한 곳이었다.

열화신문의 모든 화기가 비장되어 있는 장소, 몸을 숨기기에는 그야말로 최적격이었다.

 

! 천염화신은 황급히 대전 안으로 뛰어들었다.

대전 안은 텅 비어 있었다.

그는 쫓기듯 태사의를 향해 다가갔다. 이어, 그는 떨리는 손으로 태사의를 잡고 한차례 빙글 돌렸다.

그러자, 그르릉! 묵직한 굉음과 함께 태사의가 뒤로 밀려났다.

그와 함께, 그곳에 하나의 음침한 통로가 나타나는 것이 아닌가?

짧은 순간 천염화신의 두 눈에 안도의 빛이 스쳤다.

(열화신동이라면 안전할 것이다...!)

그는 내심 중얼거리며 한 발을 동굴 안으로 들여 놓았다.

하나,

!”

그 순간 그는 심장이 멎는 듯한 충격으로 그 자리에 얼어붙고 말았다.

통로 안, 그곳에 누군가가 있었다.

백의청년, 한 명의 백의청년이 유령같이 우뚝 서 있지 않은가?

... 네놈은...!”

천염화신은 사색이 된 채 떨리는 음성으로 외쳤다.

하나, 그의 말은 끝까지 이어지지 못했다.

콰쾅! 돌연 강맹한 강기가 천염화신의 가슴을 후려쳤기 때문이었다.

크악!”

쿵쿵! 그는 처절한 비명을 내지르며 삼 장 뒤로 휘청 물러났다.

물러서면서 그는 한 모금의 선혈을 왈칵 토해냈다.

그때, 뚜벅뚜벅... 백의청년이 지극히 냉혹한 표정으로 천천히 천염화신이 앞으로 다가섰다.

그의 발자국 소리는 마치 천신(天神)의 그것처럼 묵직하고 공포스러웠다.

천염화신은 사색이 되어 전신을 부르르 경련했다.

으으... ... 네놈이 바로...!”

그는 경악과 불신, 공포가 뒤범벅이 된 눈으로 백의청년을 주시했다.

백의청년은 냉막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그렇다. 본인은 적룡대제의 아들 군무현이다!”

...!”

천염화신은 등줄기가 오싹해지는 전율에 부르르 전신을 떨었다.

백의청년 군무현은 그런 천염화신을 노려보며 물씬 살기가 풍기는 냉혹한 어조로 잘라 말했다.

네놈의 목을 베러왔다!”

천염화신은 안면을 씰룩거리며 눈을 부릅떴다.

이어, 그는 이를 악물며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흐흐... 잘 만났다!”

그는 시뻘겋게 충혈된 눈으로 음험한 괴소를 터뜨렸다.

다음 순간, 화르르! 돌연 그의 몸 주위로 시뻘건 불길이 치솟아 올랐다.

그것은 실로 갑작스런 사태였다.

군무현의 칼날같은 검미가 무섭게 꿈틀했다.

이어, 그는 천천히 적룡검을 치켜들었다.

천염화신은 시뻘건 안광을 폭사하며 음험한 괴소를 흘렸다.

크크... 천염화룡기(天焰火龍器)!”

순간, 화르르... 콰 쾅!

화산이 폭발하는 듯한 가공할 극양지기가 군무현의 전신을 휩쓸어왔다.

군무현의 안색이 얼음처럼 냉혹하게 굳어졌다.

직후,

적룡뇌후(赤龍雷侯)!”

그의 입에서 한소리 찌렁찌렁한 대갈일성이 터져나왔다.

그와 동시에, 파파팟! 번 쩍!

일섬 검광(劍光)이 시뻘건 화염속을 갈랐다.

양인의 공격이 충돌하는 순간, 꽈르릉! !

천지를 뒤흔드는 폭음이 짓터져 올랐다.

뒤이어, 과콰쾅! 쿠쿵...

대전 전체가 지진을 만난 듯 뒤흔들리는가 싶더니 삽시에 대전의 지붕이 박살나며 구멍이 뻥 뚫렸다.

같은 순간,

크 윽!”

!

천염화신의 동체가 목과 분리되며 거칠게 바닥으로 나가 떨어졌다.

처절한 단말마의 비명과 함께 일순 허공으로 피보라가 확 솟구쳐 올랐다.

즉사한 것이다. 당금천하를 호령하던 거물 천염화신!

그자의 최후였다.

갑자기 주위는 깊은 적막속에 빠져들었다.

군문현, 그는 무표정한 눈으로 천염화신의 시신을 바라보았다.

밤이 깊었군!”

그는 무심한 음성으로 나직이 중얼거렸다.

이어, 그는 천천히 수중의 적룡검을 검집에 꽂았다.

그런 그의 가슴부분, ! 끔찍하게도 그의 가슴은 시커멓게 타들어가 있었다.

극심한 화상을 입은 것이었다.

극령정뇌수를 복용하여 최강의 극음지기를 지닌 군무현, 그런 그가 이토록 극심한 화상을 입다니...

천염화신의 천염화욜기는 과연 대단한 것임이 확인된 셈이었다.

이윽고, 군무현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그는 무거운 걸음걸이로 대전을 나섰다. 왠지 돌아서는 그의 등은 고독해 보였다.

 

화르르 쿠쿠쿵...

불길, 거대한 화마가 어둠을 송두리째 집어삼키며 거세게 타오르고 있었다.

열화신문(熱火神門)!

그 속에 열화신문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있었다.

날이 밝으면 열화신문의 멸망이 천하를 벌컥 뒤집어 놓으리라.

 

< 二卷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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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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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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