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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十六 章

 

                復讐始作

 

 

 

... 어느 놈이든 결코 용서치 않으리라! 육시를 내어 죽이고 말리라!”

천염화신, 그는 터질 듯한 분노를 참지 못하며 가공할 살광을 폭사했다.

하나, 군사(軍師) 온유(溫儒)는 지극히 침착했다.

그는 유현한 눈을 빛내며 시신들을 살피기 시작했다.

순간, 그의 안색이 침중하게 굳어졌다.

(음공(音功)에 당했다. 지극히 극고한 내가진기가 실린 음파(音派)에 저항도 못하고 전신심맥이 끊어져 절명했다!)

그는 세 구의 시신의 사인(死因)을 이내 발견할 수 있었다.

그것을 깨달은 순간, 한줄기 서늘한 기운이 그의 등줄기를 타고 내렸다.

그것은 은은한 공포의 기분이었다.

(적은 암중에 있고 우리는 드러나 있는 상태다!)

온유는 내심 중얼거리며 안색이 굳어졌다.

이어, 그는 고개를 돌려 천염화신을 바라보았다.

천염화신은 기다렸다는 듯 성급히 다그쳐 물었다.

그래, 어떤가?”

그의 물음에 온유는 침중한 어조로 입을 열었다.

의외로 강적인 것 같습니다. 철저한 대비가 있어야 할 것입니다!”

그 말에 천염화신은 굵은 눈썹을 꿈틀 치켜세웠다.

무슨 소린가?”

온유의 음성은 여전히 낮고 침착했다.

이들의 사인(死因)은 음파(音派)입니다!”

“...!”

그 말에 천염화신은 흠칫했다. 다음 순간, 그는 태사의에서 몸을 일으켜 바닥에 내려섰다.

이어, 그는 강렬한 안광을 번득이며 세 구의 시신을 살펴보았다.

그의 옆에서 온유가 설명을 덧붙였다.

겉으로는 멀쩡하나 이들의 내부는 완전히 박살나 있습니다. 이 정도의 음파를 내려면 적어도 이갑자 이상의 공력이 필요합니다!”

“...!”

천염화신의 안색도 점점 굳어졌다. 뭔가 불안한 예감이 그의 뇌리속을 스쳤다.

온유는 그런 천염화신의 기색을 살피며 조심스럽게 말을 이었다.

원흉은 암중에 있는 반면 본문은 밝은 곳에 드러나 있는 상태입니다. 보이는 창은 두렵지 않으나 보이지 않는 화살은 방비하기 어려운 법입니다!”

“...!”

게다가... 적은 소리도 흔적도 없이 인명을 살상할 수 있는 귀신같은 자입니다!”

천염화신은 마음이 천근인 듯 무거워졌다.

불길같은 분노는 어느새 무서운 압박감과 긴장으로 바뀌어졌다.

그는 침착을 회복했다.

알았네. 대전 주위에 열화천염대진(熱火天焰大陣)을 펼치게. 그리고, 전 문도들은 화기를 소지하고 요소요소에 잠복하라 이르게!”

그는 군사인 온유에게 침중한 어조로 지시했다.

곧 시행하겠습니다!”

온유는 허리를 숙여 대답했다. 이어, 그는 빠르게 대전 밖으로 사라졌다.

천염화신은 뒷짐을 진 채 대전 안을 왔다갔다 했다.

으음... 어느 놈이 감히 본문을 노린단 말인가?”

그는 들끓어 오르는 심중을 주체할길 없었다.

한껏 부릅떠진 그의 두 눈에서는 시뻘건 광망이 줄기줄기 폭사되어 나왔다.

당금 천하를 떨어 울리는 당당한 위세의 열화신문!

그런 자신의 문파가 한 무명(無名)의 인물에게 위협당하고 있지 않은가? 그것은 천염화신의 자존심이 도저히 용납지 않는 일이었다.

문득, 천염화신은 두 주먹을 으스러져라 불끈 움켜쥐었다.

하나, 왜인가?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스물스물 가슴팍을 기어오르는 것은... 천염화신은 세차게 고개를 흔들었다.

무겁게 가슴을 짓눌러 오는 불안감을 떨어버리려는 듯, 어느새, 밖은 어두워지고 있었다.

 

이경(二更), 사위는 칠흑같이 어두웠다.

검은 묵운(墨雲)이 한 조각 남은 섬광(閃光)마저 가려버려 천지는 깊은 어둠속에 잠들어 있었다.

어둠속에 거대한 괴수처럼 웅크린 열화신문, 숨막히는 공포와 긴장감이 열화신문 전체를 휘감고 있었다.

사위는 조용했고 불이 꺼진지도 이미 오래였다.

모두 잠든 것일까?

하나, 단 한 곳, 불빛이 흘러나오는 곳이 있었다.

홍광(紅光), 그것은 열화신문의 대전(大殿)으로부터 흘러나오고 있었다.

 

<열화전(熱火殿).>

 

대전의 입구에는 그와 같은 편액이 걸려 있었다.

대전 안! 십여 명의 인물들이 탁자를 둘러싸고 앉아 있었다.

상좌(上座), 홍포 차림의 천염화신 공무현이 자리하고 있었다.

그 아래로, 군사(軍師) 온유와 천염화신의 두 제자, 그리고 열화신문의 원로들인 화령오로(火領五老)가 착석하고 있었다.

“...!”

“...!”

침묵, 대전 안은 목을 조이는 무거운 침묵이 깔려 있었다.

중인들의 얼굴은 긴장으로 굳어 있었다. 모두 질식할 것 같은 거북한 표정들이었다.

천염화신 역시 그러한 기분은 마찬가지였다.

그는 불안과 긴장에 온 몸이 짓눌리는 느낌이었다.

하나, 그는 억지로 마음을 가라앉혔다.

... 우둑...! 그는 신경질적으로 두 손의 관절을 주물러댔다.

그때마다 관절이 부딪히는 소리가 중인들의 신경을 자극했다.

그때, 온유가 침묵을 깨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문주!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그자가 아무리 은밀해도 열화천염대진에 걸리면 별수없이 한줌 재로 화하고 말 것입니다.”

그는 천염화신을 안심시키려는 듯 자신있는 어조로 말했다.

그러자, 화령오로 중 일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했다.

그렇습니다. 과거 천하제일검(天下第一劍)이라던 적룡대제(赤龍大帝)조차도 열화천염대진(熱火天焰大陣) 앞에서 한줌 재로 쓰러졌...!”

그 순간, 천염화신의 안색이 홱 돌변했다.

파파팍! 그가 얼마나 격동했는지 움켜쥔 태사의의 팔걸이가 단번에 박살나 버렸다.

그는 비로소 생각난 듯 안면을 거칠게 씰룩거렸다.

적룡세가...! 적룡세가를 왜 생각지 못했단 말인가?”

그 모습에 온유는 미간을 모으며 물었다.

문주께서는 적룡세가의 후예가 본문에 복수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천염화신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네. 적룡세가를 무너뜨릴 때 선봉에 선 것은 바로 본문이 아닌가? 적룡세가의 후예가 있다면 가장 먼저 본문을 노릴 것이네!”

그는 불현 듯 생각난 사건의 실마리를 쥐고 당혹함을 금치못하는 기색이었다.

 

오 년 전!

열화신문은 다른 십이대 문파와 연수하여 무림최강(武林最强)으로 군림하던 적룡세가를 궤멸시켰다.

그들이 적룡세가를 친 이유는 적룡대제가 천지십강(天地十强)의 비급을 얻었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하나, 그것은 단지 표면적인 이유에 불과했다.

열화신문을 포함한 강호대파는 항시 무림최강의 위치를 고수하고 있는 적룡세가를 경원했다.

그들은 호시탐탐 적룡세가를 무너뜨리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야심을 불태우고 있었다.

겉으로는 내식지 않았으나 암중으로 항상 기회를 엿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 결과, 결국 그들은 적룡세가를 무너뜨리고 말았다.

하나, 과연 그것이 정당한 일이었던가?

그것은 스스로의 양심에 자문해볼 일이었다.

온유(溫儒), 그는 그럴리 없다는 듯 고개를 저었다.

하지만... 적룡대제도 분명히 죽었고 삼천의 적룡검사(赤龍劍士)들도 모두 쓰러졌습니다!”

하나, 천염화신은 침중한 안색으로 말했다.

하지만 적룡대제의 독자(獨子) 군무현이란 애송이의 죽음은 확인되지 않았다!”

그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

“...!”

중인들의 안색이 일제히 납빛으로 변했다.

그렇다. 왜 거기까지 생각지 못했던가?

하나... 그들의 깨달음은 이미 늦은 것이었다.

천염화신, 그는 벌떡 태사의에서 몸을 일으켰다.

이어, 그는 대전 앞을 불안하게 이리저리 왔다갔다 했다.

숨막히는 침묵이 대전 안에 팽팽하게 깔렸다.

중인들은 숨조차 제대로 쉬지 못한 채 긴장감으로 굳어 있었다.

한데, 바로 그때였다.

으아 악!”

돌연 대전 밖에서 심장을 쥐어뜯는 처절한 비명이 터져나왔다.

순간,

!”

“...!”

중인들은 섬뜩한 전율을 금치못하며 일제히 벌떡 일어섰다.

그들의 얼굴에는 짙은 공포와 긴장감이 숨막힐 듯 떠올랐다.

하나, 비명은 다시 들려오지 않았다.

다시 무섭도록 암울한 적막이 찾아들었다.

심장을 후벼파는 공포의 적막, 천염화신, 그는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는 안면을 거칠게 씰룩거리며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당장이라도 뛰쳐나갈 기세였다.

하나 그때, 온유가 급히 나서며 그의 행동을 저지시켰다.

문주! 나가시면 암중살수의 뜻대로 되는 것입니다!”

... ...!”

천염화신은 두 주먹을 으스러질 듯 움켜쥐며 격분을 금치못했다.

찢어질 듯 부릅떠진 그의 두 눈에는 핏발이 섰다.

그때, 온유가 급히 화령오로를 향해 눈짓을 해보였다.

오로(五老)께서 살펴보아 주십시오!”

그 말에 화령오로는 흠칫하는 기색이었다.

하나, 그들은 곧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알겠소!”

말과 함께, 그들은 서로 눈짓을 교환했다.

이어,

, 가세!”

!”

! 스슥! 그들은 즉시 대전 밖으로 뛰쳐나갔다.

한데, 화령오로가 막 대청을 벗어나는 순간,

!”

크윽...!”

아 악!”

다섯 마디의 처절한 비명이 동시에 울려퍼졌다.

그와 함께, ! ! 둔중한 음향이 적막한 대청을 울렸다.

순간, 천염화신의 안색이 홱 돌변했다.

오로(五老)!”

! 그는 격노한 음성으로 외치며 벼락같이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의 뒤를 따라, ! 스슥! 온유와 천염화신의 두 제자도 황급히 몸을 날렸다.

 

대전 밖!

몇 명의 장한들이 모여선 채 공포에 질린 안색으로 웅성거리고 있었다.

천염화신은 급히 장한들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갔다.

그 순간,

오로!”

그의 두 눈이 찢어질 듯 부릅떠졌다.

화령오로(火靈五老)! 그들이 오공에서 검붉은 피를 흘리며 즉사해 있는 것이 아닌가?

천염화신은 경악과 분노로 전신을 부르르 경련했다.

하나, 그는 애써 침착을 회복하여 화령오로의 시신을 살피기 시작했다.

...!”

다시 그의 안색이 참담하게 일그러졌다.

그는 부르르 전신을 떨며 입술을 악물었다.

화령오로 역시 내부가 강력한 음파에 의해 박살나 절명한 것임을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그 광경을 확인한 온유, 그는 등 뒤로 식은땀이 흘러내림을 느꼈다.

(죽음이... 바로 곁에 있다!)

그것을 깨닫자 전신에 오싹 한기가 치밀었다.

그때, 천염화신은 미친 듯 대노하여 어쩔줄 몰라했다.

어떤 놈이냐? 어느 놈이 비겁하게 암중에서 살인을 하느냐?”

그는 사방을 둘러보며 격분에 찬 음성으로 대갈을 내질렀다.

온유는 그런 천염화신의 모습에 쓴 웃음을 지으며 한 명의 장한을 불러 물었다.

어찌된 일이냐?”

그의 물음에 장한은 몸을 부르르 떨며 공포의 기색을 지었다.

... 모르겠습니다. 오로께서 허공에서 갑자기 벼락을 맞은 듯 아래로 떨어졌습니다!”

그들 또한 영문을 모르는 듯 했다.

으음...!”

온유는 침음성을 발하며 안색이 무겁게 굳어졌다.

한데, 사건의 시작은 그때부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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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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