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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十一 章

 

                     魔兵, 修羅血刀를 얻다

 

 

 

무량관을 쓴 도복(道服) 차림의 인물, 그는 수중에 한 자루의 신홀을들고 있었다.

무당(武當)의 진산지보로 알려진 태청신홀, 바로 그것이 아닌가?

도인(道人)은 바로 태현자(太賢子)이리라.

다음으로 군무현의 시선이 이른 것은 한 명의 청포노인이었다.

지극히 청수한 용모를 지닌 청포노인, 군무현은 그를 주시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분이 종남(終南)의 개파조사인 종남연기사(終南鍊奇士)시로군!”

이어, 그는 시선을 옆으로 옮겼다.

종남연기사(終南鍊奇士)의 옆에 서 있는 인물은 여인(女人)이었다.

일신에 백색궁장을 화사하게 차려입은 궁장미부, 그녀는 모습은 극히 요염했다.

그녀는 다시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격탕되고 피가 빨라지는 듯 했다.

한데, 기이하게도 그녀는 마치 날아갈 듯 춤을 추는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군무현은 이내 알 수 있었다.

만화환선무(萬花幻仙舞)...! 만화부(萬花府)의 시조이신 만화성녀(萬花聖女).”

 

만화부(萬花府)!

만화성녀(萬花聖女)가 처음 만화부(萬花府)를 세웠을 때는 정파를 표방했다.

하나, 세월이 흘러감에 따라 만화부는 차츰 변질되었다.

그들은 차츰 관능적 욕망에 휩쓸려 사파(邪派)로 흘러든 것이었다.

결국, 당금에 이르러 만화부(萬花府)는 천하염색굴(天下艶色窟)로 변해 버렸다.

그들은 천하를 음란의 색()의 열풍으로 휘몰고 있었다.

문득, 군무현은 만화성녀를 주시하며 형형하게 눈을 번뜩였다.

만화성녀께는 미안한 일이나... 만화부(萬花府)는 반드시 내 손으로 무너뜨리고 말 것이다!”

그는 한맺힌 어조로 중얼거렸다.

만화부(萬花府)!

그들은 바로 적룡세가를 친 십삼 개 주력 문파중 일파(一派)가 아닌가?

일순 군무현의 두 눈에서 싸늘한 한광이 뻗어 나왔다.

하나, 이내 그는 눈길을 돌렸다.

만화성녀의 옆, 한 명의 유생과 흑포노인이 눈을 부릅뜬 채 서 있었다.

수려하고 기품있는 용모의 유생(幼生), 그는 장검을 들어 단전(丹田)에 댄 자세를 취하고 있었다.

그리고 흑포노인, 그의 용모는 위맹하고도 괴팍하기 이를데 없었다.

군무현은 그들을 주시하며 나직이 중얼거렸다.

남궁세가(南宮勢家)의 일천 년 내 최강자이던 검황유(劍皇儒) 남궁천인(南宮天人) 선배님... 그리고 당문(唐門) 이대가주인 혈륜태세(血輪太世) 당종요(唐種要)...!”

그는 양인의 헌앙하고 뛰어난 기품과 강력한 기도에 감탄을 금치못했다.

일대종사(一代宗師), 과연 그 위명에 부끄럽지 않은 모습이었다.

한데, 그때였다.

! 문득 군무현의 옷깃이 남궁천인(南宮天人)의 장검을 건드려 떨어뜨리고 말았다.

그 바람에, 우수수... 스스... 나머지 오인의 시신마저 모두 부서져 흩어지고 말았다.

... 이런...!”

군무현은 낭패한 표정으로 급히 물러섰다. 하나,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군무현은 고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신물(身物)들이나마 후인에게 전해주는 것이 도리이리라!”

이어, 그는 시신들의 의복 속에서 각기 한 가지씩의 신물을 찾아냈다.

무우선사의 달마보장(達磨寶杖), 태현자의 태청신홀 외에도, 종남연기사에게는 종남연기경(終南鍊奇經), 검황유에게서는 황유보선(皇儒寶扇), 만화성녀에게서는 만화옥부(萬花玉符), 그리고, 혈륜태세 당종요의 신물로는 아홉 개의 개세혈강륜을 찾아냈다.

 

개세혈강륜!

그것은 혈강모로 만든 암기였다.

호신강기 파해 전문의 가공할 위력을 지닌 암기, 그 아홉 개 중 세 개는 혈영천종의 시신에 박혀 있었다.

그리고, 두 개는 석벽에 꽂혀 있었으며 나머지 네 개는 혈륜태세가 수중에 지니고 있었다.

 

군무현, 마지막으로 그는 혈영천종의 수라혈도(修羅血刀)를 집어들었다.

수라혈도(修羅血刀)!

그것은 종잇장같이 얇은 면도로써 둥글게 말면 손 안에 들어올 정도였다.

이로써, 군무현은 팔백 년 전 일대를 풍미한 기인들의 신물을 모두 거둔 것이다.

문득, 그는 바람에 흩어져 있는 시신들이 남긴 재를 바라보았다.

천마애를 나갈 때 여러 선인들의 유체를 밖으로 모시겠습니다!”

그는 나직이 중얼거리며 다짐했다.

이어, 그는 주위를 한차례 둘러본 후 석실을 나섰다.

 

X X X

 

세월여류(歲月如流)라던가?

무심한 가운데 흐르는 물처럼 지나가는 세월, 그것은 눈으로 볼 수도 없고 손으로 만질 수도 없다.

그러나, 느낄 수는 있었다.

쏘아진 화살처럼 금방 눈앞에서 자취를 감추는 세월, 그것은 너무도 빠르게 지나간다.

특히, 무엇엔가 몰두하고 있는 사람에게는 더욱 그렇다.

 

화르르... 쿠르르릉!

광폭한 태양을 집어삼킬 듯한 강렬한 극양지기가 방원 십장을 뒤덮었다.

그와 함께, 콰콰쾅! 퍼 엉!

천지가 일제히 허물어지는 듯한 폭음이 짓터져 올랐다.

뿐만이 아니었다.

치지지직... 지면의 흙과 돌덩이마저 극렬한 극양지기에 견디지 못하고 형체도 없이 녹아들었다.

한데, 이럴 수가...!

츠츠츠... 위 잉!

극양지기와 상극을 이루는 가공할 극음지기(極陰之氣), 흡사 만년빙동을 깨고 흘러 나오는 듯한 엄청난 극음지기가 그 위를 뒤덮는 것이 아닌가?

아아! 그것은 실로 일대장관이 아닐 수 없었다.

마침내, 우르릉! 콰콰콰 쾅! 위 잉! 츠츠츠!

극양과 극음의 양대지기는 서로 충돌하며 들썩 지축을 뒤흔들었다.

보라! 하나의 높은 바위 위, 그곳에는 입을 딱 벌릴만한 진기한 장관이 펼쳐지고 있었다.

태양이 이글거리는 듯 시뻘건 기류와 그와는 대조적으로 눈같이 흰 백색기류가 무지개같이 서로 어우러져 감돌고 있지 않은가?

그 홍백(紅白)의 기류 안,

“...!”

한 명의 청년이 단좌하고 있었다.

한순간, 스스스... 홍백의 신비한 기류가 마치 안개 걷히듯 모두 사라졌다.

그러자 그러나는 청년의 모습, 그는 청격한 백의(白衣)차림이었다.

바람이라도 휙 불면 금방 쓰러져 버릴 듯한 유약한 모습, 하나, 백의청년의 인상은 지극히 인상적이었다.

충격적인 아름다움이라고나 할까?

미녀(美女)의 그것같은 단순호치의 용모, 하나 그는 전체적으로 무표정한 싸늘한 기도가 배어 흘러 종잡을 수 없는 신비한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군무현! 천하에 이처럼 형언할 수 없는 마력을 지닌 인물은 오직 그밖에 없었다.

문득,

“...!”

군무현은 감았던 눈을 떴다.

서늘하게 가라앉아 무심하기만 한 눈빛,

역시... 안되는군. 무상패엽공공강이나 태청혜극신공(太靑慧極神功)으로도 양극지기를 합일 시키지 못하다니...!”

그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무상패엽공공강!

그것은 무우선사의 달마보장(達磨寶杖)에서 찾아낸 소림무상기공(少林無上奇功)이었다.

 

태청혜극신공(太靑慧極神功)!

태청신홀에 적혀있던 세 가지 무당절기 중 하나였다.

 

군무현은 실망한 듯 고개를 흔들었다.

불문(佛門)과 도가(道家)의 최고 신공으로도 양극지기를 합일시키지 못하다니...!”

그는 아쉬운 표정으로 중얼거리며 미간을 모았다.

또한 수라혈영공(修羅血影功)은 패도만을 추구한 마공인지라 위력만 강할 뿐 현묘함이 없으니 아무 소용도 없고...!”

이어, 그는 생각을 떨쳐버리려듯 듯 자리에서 일어났다.

기회가 닿으리라. 언젠가는...!”

그는 묵묵히 앞을 노려보았다.

그와 함께, 그는 번쩍 손을 쳐들었다.

순간, 우 웅!

웅후한 검명(劍鳴)이 주위를 진동시켰다.

동시에, 파파팟! 쐐 액!

이십 장 밖의 석벽에 박혀있던 적룡검이 길게 호선을 그리며 날아들었다.

그 순간,

!”

한소리 웅후한 장소가 허공으로 뒤흔들었다.

파 앗! 쐐액!

한순간 군무현의 몸이 적룡검과 혼연일체가 되었다.

신검합일(身劍合一)!

아아! 천지가 뒤집히려는가?

파파팍! 츠츠츠츠... 꽈르릉!

웅장하기 이를데 없는 검세가 노도같이 천지를 질타하며 퍼져나갔다.

장쾌한 검광(劍光)과 웅후한 검명!

과연 검중패왕(劍中覇王)다운 가공할 검세였다.

거대한 창룡(蒼龍)의 기세로 치솟는 검기는 그대로 일대장관이었다.

적룡대제의 적룡팔대식(赤龍八大式)!

바로 그것이 펼쳐진 것이었다.

뒤이어,

차 핫!”

사위를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드높은 창룡음이 터져나왔다.

동시에, 쐐 액!

군무현의 품에서 한 덩어리의 찬란한 광휘가 폭사되었다.

그것은 눈부시게 사위를 휘감으며 창천으로 치솟았다.

 

적룡어강살!

바로 그것이었다.

실로 엄청난 광경이 아닐 수 없었다. 일순에 무려 일천 장을 날아 태산이라도 둘로 갈라버릴 듯한 가공할 위세.

그것은 보통의 어검술과는 가히 비교조차 할 수 없는 극상승의 검결이었다.

빠르기, , ()로 비유한다면 열 배에 달하며, ()함에 있어서는 가히 백 배 더 강한 패도무적의 절기였다.

 

한순간, 스윽! 적룡검은 이미 군무현의 손에 들어와 있었다.

그는 지면에 우뚝 내려 서 있었다.

무공을 펼친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문득, 군무현은 고개를 저으며 중얼거렸다.

이해할 수 없다. 적룡어강살만 하더라도 가히 무적(無敵)이거늘... 적룡천종(赤龍天宗)께서는 이보다 십 배 강한 검결을 어딘가에 비장하셨다니...!”

그는 실로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렇다. 적룡팔대식과 적룡어강살, 그 두 가지 검결만으로도 적룡대제 군천휘는 검황(劍皇)으로 군림하지 않았던가?

군무현은 생각에 잠기며 검미를 모았다.

수라혈영제의 어떤 마공도 적룡어강살보다 강하지는 않다. 다만, 최후의 수라혈영파천무(修羅血影破天舞)만이 적룡어강살을 능가할 뿐!”

사실, 적룡천종의 검학과 혈영천종의 마공을 비교하기란 실로 난해했다.

적룡천종! 그의 검학은 웅후하며 장쾌함에 특징을 두고 있었다.

일단 펼쳐지면 태산을 짓누르는 듯한 육중함이 천지사방을 뒤덮는다.

반면, 혈영천종의 마공은 악랄한 것이었다.

일단 기회를 잡으면 끈질기게 파고들어 상대의 심장을 갈라버리고마는 잔혹무비한 살검(殺劍)!

그 때문에, 혈영천종의 마공은 선후(先後)가 없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즉시 대응할 수 있는 신속, 기민함과 독랄함이 그 특징인 것이다.

그러므로, 적룡천종과 혈영천종의 무공은 비교가 불가능했다. 각기 서로 추구하는 바가 다르기 때문이었다.

다만, 굳이 우열을 가리자면, 그것은 연마하는 자의 신체적 특징과 수련의 연륜에 의해 결정될 뿐이었다.

군무현, 그는 적룡검을 내려다보며 한차례 쓰다듬었다.

무심(無心)과 침묵으로 일관하는 그에게 있어서 적룡검은 일체감과 함께 큰 힘을 주는 소중한 존재였다.

그는 적룡검에서 생명(生命)을 느끼고 있었다.

이윽고, 그는 조심스럽게 적룡검을 내려놓았다.

수라혈영파천무... 오늘은 반드시 펼쳐 보이리라!”

그는 강한 의지가 깃든 음성으로 중얼거렸다.

이어, 그는 문득 손을 허리로 가져갔다.

순간, 스으... 스으... 그의 주위로 칙칙한 혈기(血氣)가 일어났다.

그와 함께, 스르릉...!

군무현의 허리에 요대같이 둘러져 있던 수라혈도(修羅血刀)가 들려졌다.

위 잉! 츠츠츠... 수라혈도의 시뻘건 도신에서는 마귀에 혓바닥같은 섬뜩한 도기(刀氣)가 스물스물 피어올랐다.

실로 전신을 섬뜩하게 만드는 가공할 기운, 군무현은 일순 수라혈도를 뚫어질 듯 노려보았다.

 

수라혈영파천무!

수라파천도(修羅破天刀)!

수라혈살강뢰!

 

그 세 가지의 마공이 동시에 펼쳐지는 가공무비한 살초, 그것이 바로 수라혈영파천무였다.

 

문득, 츠츠츠 위 잉!

군무현의 몸 주위로 칙칙한 핏빛기류가 혈사(血蛇)처럼 휘감겨 들었다.

이어, 그것은 숨통을 조일 듯 사위로 가득 메웠다.

파파팍! 가공할 경기가 일순 폭발을 기다리며 한껏 움츠려 들었다.

그리고 한순간,

파천(破天)!”

지축을 떨어 울릴듯한 대갈일성이 터져나왔다.

직후, 콰르르릉! 콰콰 쾅!

가공할 폭발음과 함께 천지가 개벽하는 듯한 무서운 진동이 사위를 마구 뒤흔들었다.

오오...! 경천동지(驚天動地)!

그것은 가히 상상치도 못할 엄청난 광경이었다.

파파파팍! 번 쩍!

수라혈도의 전율스러운 핏빛 도영(刀影)이 방원 오십 장을 치뻗었다.

그와 함께, 쿠쿠쿵... 위 잉!

폭풍! 대폭풍이 휘몰아쳤다.

질풍노도같은 핏빛강기는 사위를 온통 폭풍같이 휩쓸어 버렸다. 실로 믿을 수 없는 가공할 위력이 아닐 수 없었다.

그때,

성공이다!”

문득 천지를 몰아치는 선풍 속에서 한소리 들뜬 환호성이 터져나왔다.

그렇다. 군무현, 마침내 그는 해낸 것이다.

수라혈영파천무!

그 끔찍무비한 잔영(殘影) 속에서 새로운 대풍운(大風雲)이 태동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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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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