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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4>

여전히 험준한 산중.

그 산중에 난 길을 걸어가는 청풍. 두 팔로 진상파를 안고 있다. 진상파는 눈을 감은 채 힘없이 안겨있는데 품에는 비파를 안고 있다. 산길에 인적은 없고

청풍; (어느덧 이 소저를 안고 삼십 리 이상을 걸었다.) 진상파를 내려다보며 넋이 좀 나간 표정을 짓고

청풍; (하지만 전혀 피곤하지가 않다. 마치 꿈길을 걷는 것 같기도 하고...) 혼망간 표정이 되고

청풍; (하늘에서 내려온 것도 그렇고... 이 소저는 정말 인간 세상에 속한 존재일까?)

청풍; (강호에 나오자마자 운명의 상대를 만난 것같은 기분이 드는구나.) 생각할 때

징! 진상파가 안고 있던 비파의 현이 저절로 움직이고.

청풍; (이 소저의 비파의 현이 저절로 움직였다.) 흠칫할 때

천천히 눈을 뜨는 진상파

청풍; [정신이 드셨습니까 소저?]

진상파; [제가 신세를 지고 있군요.]

청풍; [그런 말씀 마십시오.]

청풍; [머잖아 이산을 벗어나게 될 것입니다.] [마을이 나타나면 쉴만한 곳을 찾아드리겠습니다.]

진상파; [고마워요. 헌데...]

진상파; [마을을 찾아가기 전에 한 곳에 들려주셨으면 해요.] 고개를 조금 돌려 한쪽을 보고

청풍; [들르실 곳이 있으십니까?] 어리둥절

진상파; [이곳에서 오리쯤에 작은 계곡이 있답니다. 그곳까지 저를 데려가 주세요.] 한쪽을 보고

청풍; [그리하겠습니다.] 대답하고. 이어

팟! 뛰어오른다.

산속을 질풍같이 달리는 청풍

청풍; (뜬금없이 들를 곳이 있다고도 하고... 종잡을 수 없는 소저다.) 생각하며 산속을 달리는데

<흑! 흑!> 누군가의 울음소리가 진상파의 귀에 들리고

진상파; [죄송하지만 좀 더 서둘러주셨으면 해요.]

청풍; [분부 받들겠습니다.] 웃고. 이어

파악! 한 번에 더 멀리 뛰어간다.

진상파; (늦지 않아야할 텐데...) 그런 청풍의 품에 안긴 채 걱정하고.

숲 속으로 사라지는 두 사람

 

#115>

산속의 어느 계곡. 좌우로 10미터쯤 되는 절벽이 서있는 그리 험하지 않은 계곡. 헌데

그 계곡 끝에 건장한 사내가 피투성이가 된 채 누워있고. 사내 옆에 7-8세쯤 된 귀여운 계집아이가 앉아 울고 있다. 계집아이는 <신선부>에 나온 영특한 계집아이 제갈소소를 닮았다. 이 작품에서의 이름은 배연아. 사내는 배연아 집안의 호위무사중 한명. 곧 죽을 캐릭터. 옆에 칼이 한 자루 떨어져 있다.

배연아; [왕(王) 아저씨! 죽으면 안돼! 어서 눈을 떠봐.] 사내를 흔들며 울고. 그러자

사내; [아... 아가씨...] 힘겹게 눈을 뜨고

배연아; [연아(姸娥)... 연아 여기 있어. 정신이 들어?] 반색하지만

사내; [죄... 죄송합니다 아가씨.] 헐떡이고. 입과 코로도 피를 흘리고

사내; [소인.,. 더 이상 아가씨를 지켜드릴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배연아; [그런 말 하지 마! 아저씨가 지켜주지 않으면 연아 무섭단 말이야.] 울고

사내; [무... 무림맹의 마귀들이... 소인이 흘린 피를 따라 추적해올지 모릅니다.] [그러니... 소인을 두고... 어서 여길 떠나십시오.]

배연아; [안돼! 연아는 아저씨 두고 갈 수 없어.] [아저씨도 어서 일어나서 연하하고 같이 가.] 팔을 잡아끌며 울고

사내; [소인도 그러고 싶지만...]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여기 있었구나!] [찾았다!] 휘익! 휙! 허공에서 세 명의 사내가 날아 내린다. 무림맹 무사들 복장이고 칼을 지녔다. 무림맹 무사들의 복장은 #86>에 나옴. 나타난 자들은 살벌한 인상을 지니고 있다. 깜짝 놀라며 올려다보는 사내와 배연아

[깜찍한 년! 잘도 우릴 골탕 먹였겠다?] [말썽 피운 대가로 혼쭐을 내주마.] 내려서며 눈 부라리고. 그러자

사내; [무... 무림맹의 악귀들!] 사력을 다해 일어나며 칼을 집어들고. + 배연아; [흑!] 겁에 질리며 사내 뒤로 피하고

사내; [내가 살아있는 한 아가씨를 해치지 못한다!] 칼을 들고 무림맹 무사들을 겨누며 비틀거린다.

무림맹 무사들; [살아있는 한 저 계집을 해치지 못한다?] [요즘 세태에 보기 드문 충성스러운 종놈이로군!] 비웃고

무사1; [우린 계집애를 데려가야만 하니 네놈의 소원을 들어주어야겠다.] 창! 칼을 뽑고

사내; [달아나십시오 아가씨!] 칼을 휘두르며 무림맹 무사들에게 달려들고. 배연아는 뒷걸음질치고. 하지만

무사1; [놀고 있다!] 쩍! 칼을 휘둘러 사내를 베어버리는 무사1. 막지 못하고 가슴이 갈라지는 사내

배연아; [악!] 비명

사내; [아가씨...] 푸학! 갈라진 가슴에서 피를 뿜어내며 신음하다가

사내; [죄송...] 콰당탕! 따당! 칼을 떨구며 나뒹구는 사내. 죽었다.

배연아; [안돼요 왕아저씨!] 비명 지르며 사내의 시체 옆에 주저앉고

배연아; [죽으면 안돼! 안돼요!] 사내의 시체를 부여잡고 울부짖고

무사2; [시끄럽다 이년아!] 콱! 배연아의 가는 팔을 거칠게 움켜잡고

배연아; [아!] 팔이 잡혀 몸이 일으켜지며 비명 지르고

무사2; [그만 애먹이고 집으로 돌아가자!] 질질 끌며 사내의 시체에서 떼어내고. + 배연아; [아저씨! 왕아저씨!] 끌려가며 시체를 향해 손 내밀면서 울부짖고

무사1; [살살 다뤄! 소맹주님이 손에 넣으려는 보물을 찾아낼 귀중한 인질이니...] 칼을 칼집에 넣고

무사3; [소맹주님을 더 이상 기다리게 하면 안된다.]

무사3; [빨리 그년 데리고 배가장(裵家莊)으로 돌아가야...]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휘익! 앞쪽 절벽 위에서 누군가가 뛰어내린다. 물론 두 팔로 진상파를 안은 청풍이다

무사1, 3; [조심해라!] [누구냐?] 긴장하며 칼에 손을 대고. 무사2는 배연아의 팔을 잡고 있다.

쿵! 두 발로 계곡 바닥을 동시에 밟으며 내려서는 청풍. 경신술을 펼친 게 아니라 뛰어내린 거라 둔탁하다.

<뭐지?> <경신술을 쓰지 않고 절벽 위에서 뛰어내렸다.> <무공을 모르는 놈인가?> 어리둥절하는 무림맹 무사들. 그때

[!] 몸 세우며 눈 번뜩이는 청풍. 진상파도 한숨 쉬며 배연아와 사내의 시체를 보고

사내의 시체와 그 옆에서 무사2에게 팔이 잡혀있는 배연아의 모습

진상파; [한 걸음 늦었군요.] 한숨 쉬며 청풍의 품에서 내려서고.

청풍; (간발의 차이로 저 사내가 죽임을 당했구나. 계집아이의 호위무사였던 것 같은데...) 진상파가 내려서도록 부축하며 찡그리고. 그때

무사1; [우린 무림맹 소속이다.]

청풍; [무림맹?] 눈 번득이며 앞으로 나서고

무사1; [그렇다. 우리가 누군지 알았으면 조용히 꺼져라.] 거만하게

청풍; [나도 당신들과 시비를 붙고 싶진 않다.] [대신 그 아이는 풀어줘야겠다.] 배연아를 가리키며 말하고. 그러자

[뭐라?] 분노하는 무사들

무사1. 3; [말귀를 못 알아듣는 놈이다!] [지체할 시간이 없으니 치워버리자!] 스악! 창! 벼락같이 칼을 뽑아 청풍을 좌우에서 벤다. 쇄도하는 게 아주 빠르고

배연아;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하지만

캉! 캉! 무사1, 3의 칼은 청풍의 몸을 베자 철벽을 친 것같이 튕겨지고

[헉!] [칼을 튕겨내다니...] 충격으로 비틀거리는 무사1, 3. 직후

청풍; [선공을 했으니 정당방위가 되겠지.] 우둑! 두 주먹 마주 쥐어 소리를 내고

무사2; [조심해라! 금종조가 철포삼같은 외공을 익힌 놈인 모양이다.] 급히 외칠 때

쾅! 콰직! 이미 무사1, 3의 아구통과 명치를 연속 동작으로 치고 있는 청풍. 복싱하듯이

펑1 콰당탕! 아구통을 맞은 놈은 몸이 팽이처럼 돌았다가 바닥에 처박히고. 명채를 맞은 놈은 절벽까지 날아가 벽에 등이 부딪혔다가 나뒹군다

배연아; [아!] 흥분할 때

무사2; [개잡종이...] 창! 그런 배연아의 팔을 놓고 칼을 뽑고

무사2; [죽어라!] 벼락같이 칼을 휘두른다. 하지만

콱! 맨손으로 그자의 칼을 움켜잡는 청풍. 이어

청풍; [자초한 고통이니 나를 원망하진 마라.] 콰창! 손아귀로 그자의 칼을 유리처럼 깨트리고

무사2; [무슨 괴물이...] 경악하며 물러서려 하지만

쾅! 부서진 칼을 움켜쥔 주먹의 손등으로 그자의 머리통을 가격하는 청풍. 격투기의 백 블로우식으로

콰당탕! 얼굴이 뭉개진 무사2의 몸뚱이도 멀찍이 날아가 처박힌다

[끄윽...] 얼굴이 피투성이가 되어 벌벌 떠는 그놈

청풍; [운이 좋은 줄 알아라. 어린 애가 보는 앞이라 살수를 쓰지 않은 것이니...] 투툭! 쥐고 있던 칼을 떨구며 말하고

배연아; (신장(神將)!) 흥분하여 그런 청풍을 올려다보고

<신장을 보내달라는 연아의 간절한 기도가 통했어.> 주변 둘러보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배연아의 생각 나레이션.

 

#116>

그리 넓지 않은 강. 험준한 산에서 흘러내리는 강. 그 산은 청풍이 진상파를 만난 산이다.

강가 언덕에 자리한 사당. <山神廟>라는 현판이 걸려있고.

휘익! 사당에서 멀지 않은 강가로 날아 내리는 위진천. 얼굴이 초췌하다. 벽소소에게 내공을 빨린 후유증으로

위진천; (끈질긴 년!) 겁에 질려 날아온 쪽을 돌아본다. 산의 반대쪽이다. 위진천이 벽소소를 만났던 넓은 강은 이 강의 하류쪽이었다. 즉 위진천은 산을 향해 날아온 것.

위진천; (날 기어코 잡아먹을 생각인지 찰거머리처럼 따라오고 있다.) 강의 하류쪽을 보고

위진천; (물론 무공으로는 내가 그년을 압도하지만...) (문제는 그년의 얼굴을 보면 마음이 흔들려서 도저히 살수를 쓸 수 없다는 점이다.) 벽소소의 요염한 얼굴을 떠올리고

위진천; (타고난 요물... 사내들을 무력하게 만드는 마녀다.) (정상적인 사내라면 결코 그년을 이길 수 없다.) 으스스 몸이 떨리고

위진천; (철인검의 후계자인 나도 예외가 아니다.) (객기를 부려서 그년과 대면했다가는 꼼짝없이 흡정술의 제물이 되고 만다.) 걸음 옮기고

위진천; (철인검의 성취가 한 단계 더 높아져서 마음이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이 서기 전에는 그년 앞에 나서면 안된다.) 다시 강을 따라 걸어가려는데

징! 철인검이 진동한다

위진천; (철인검이 경고를 보내고 있다.) 허리에 찬 철인검을 돌아보고

위진천; (그년이 멀지 않은 곳까지 따라붙었다는 뜻이다.) 식은땀 흘리며 자신이 날아온 쪽을 보고

위진천; (달아나봤자 곧 따라붙을 테고... 어딘가에 숨어서 따돌려야한다.) 주변 돌아보고

사당이 보이고

위진천; (산신묘(山神廟)!) 눈 번득이며 사당으로 가고

위진천; (저 사당을 이용하면 흡정마녀를 따돌릴 수도 있다.) 사당으로 가며 신발을 벗는다.

위진천; (그년은 거의 확실히 내 체취를 따라 추적하고 있을 것이다.) 신발을 하나 벗어서 쳐든다. 사당과의 거리는 30미터 정도고

위진천; (그걸 이용하면 제대로 엿을 먹일 수 있다.) 핑! 신발을 사당으로 던지고

휘익! 털썩! 사당 안으로 날아 들어가 떨어지는 소리가 나는 신발. 이어

화악! 위진천의 몸은 뒤로 날아간다

확 다가오는 강물

첨벙! 강물 속으로 잠기는 위진천.

위진천이 사라진 후 다시 평온하게 흐르는 강. 잠시 후

화악! 허공에서 선녀처럼 날아 내리는 벽소소. 여전히 얇은 잠옷 차림에 미친 년 같은 분위기. 하지만 얼굴이 워낙 아름다워 환하게 보인다

내려서며 예쁜 코를 살짝 쳐들고 벌름거리는 벽소소

벽소소; [이런 이런...] 배시시 웃으며 사당 쪽을 돌아보고

벽소소; [마치 겁먹은 꿩 같잖아.] 웃으며 살랑살랑 사당 쪽으로 가고

벽소소;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나랑 숨바꼭질 하자는 거야?] 사당 입구에 도착하고

벽소소; [하지만 아무리 꼭꼭 숨어도 이 아가씨의 손아귀에 벗어나지는 못해.] 사당으로 들어가며 웃고. 하지만 그 직후

눈이 살짝 치떠지는 벽소소

사당 내부 모습. 호랑이를 타고 앉은 산신령의 조각이 사당 입구 정면 단상에 안치되어있고 그 앞에 제단이 있는데. 사당 바닥을 마루로 되어 있는데 그 중간쯤에 신발이 하나 떨어져 있다. 물론 위진천의 신발

신발을 크로즈 업

벽소소; [요것 봐라! 아주 맹랑한 새끼잖아.] 배시시 웃으며 사당으로 들어서고.

벽소소; [내가 체취를 따라서 추적한다는 걸 알고 수작을 부렸네.] 슥! 위진천의 신발을 집어들며 코웃음을 치고

벽소소; [나로 하여금 여기서 지체하게 만들어 시간을 버시겠다?] 신을 들어서 코에 가까지 가져가고

벽소소; [하지만 실수한 거야.] [날 농락한 대가로 세상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잡아먹어버릴 테니까.] 툭! 신경질 적으로 신발을 다시 던지고

벽소소; [생각해보자.] 밖으로 나오고

벽소소; [왔던 길로 다시 달아났을 리는 없고...] 자기가 날아온 곳을 돌아보고. 강의 하류쪽이다.

벽소소; [선택은 두 가지였겠네.] [저 강으로 뛰어들어 냄새를 없앴거나...] 강물 쪽을 보며 배시시 웃고

[!] 강물 쪽에서 누군가 놀라는 기척

벽소소; [신발을 이용해서 번 시간으로 더 멀리 달아났거나...] 나라온 반대쪽, 즉 산쪽을 보고

벽소소; [그리고 나라면 강물을 이용해서 추적을 따돌리려고 했을 거야.] 강쪽으로 가고.

<이런 젠장...> 강물 쪽에서 누군가의 생각이 떠오르고.

벽소소; [사내놈들은 잔대가리를 굴려봐야 자신들이 여자들의 손바닥 안이라는 걸 알려나 몰라.] 비웃으며 강쪽으로 가고. 헌데 그 직후

멈칫! 하며 걸음 멈추는 벽소소. 이어

자신과 위진천이 날아온 강의 하류쪽을 보는 벽소소

강변에 난 오솔길. 그 오솔길을 따라 터덜터덜 걸어오는 세 명의 사내가 멀리 보인다. 바로 강의 하류에서 벽소소를 강간하려다가 위진천에게 손목이 그어져 달아났던 세 놈이다. 거리는 아직 멀어서 500미터 정도

벽소소; [어머나 낯익은 얼굴들이잖아.] 배시시 웃으며 세 놈을 보고

벽소소; [이렇게 다시 만난 것도 인연이니 환대를 해줘야겠네.] 혀로 입술 핥으며 요염하게 웃는다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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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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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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