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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

깊은 산중. 구름이 많은 우중충한 날씨

산중에 자리한 산적들의 산채. 헌데

산채의 문을 지키는 것도 여자. 산채 안에서 당당히 오가는 것도 여자들이다.

산채 내부. 칼이나 창등으로 무장한 여자들이 밧줄로 묶은 사내들을 끌고 다닌다. 사내들은 산채의 산적들이다. 여자 한명이 서너명씩의 사내들을 끌고 다닌다.

끌려가다가 넘어지는 사내.

그자를 몽둥이로 패는 여자

손발에 족쇄가 묶인 채 강제로 일을 하는 사내들도 있다. 산채 내의 밭을 일구거나 건물을 수리하는 사내들. 여자들이 감시하다가 채찍질로 그 사내들을 때리기도 하고.

구타가 이루어지는 건물과 담장 사이의 텃밭

여자들; [게으름 피우지 마라 짐승만도 못한 놈들아!] [우리한테 한 짓을 보자면 네놈들을 당장 때려죽이지 않는 걸 감사해라!] 괭이로 밭을 일구는 사내들에게 채찍을 휘두르는 여자들. 산채의 여자들 중에서도 특히 드세 보이는 여자들이다.

[용... 용서하시오!] [일... 일하겠소!] 퍽! 퍽! 채찍에 맞자 더 빨리 괭이질을 하는 사내들

여자들; [꼴좋구나 버러지들아!] [민가에 내려와 우릴 납치해서 온갖 못된 짓을 했지.] 사내들에게 침을 뱉기도 하는 여자들. 사내들은 굴욕을 느끼면서도 열심히 괭이질을 하고

여자들; [그동안 네놈들이 우리들에게 저지른 만행을 생각하면 치가 떨린다.] [찢어 죽여도 시원찮지만 일손이 필요해서 살려둘 뿐이다.] 여자들 이를 바득 바득 갈고

여자들; [이게 다 흡정마녀님 덕분이다.] [그분이 저 놈들의 공력을 빼앗아서 우리에게 나눠주셨지.] [덕분에 무공을 쓰지 못하게 된 저 버러지들을 개돼지처럼 다룰 수 있게 되었다.] 여자들 신이 나서 말하고

여자들; [세상에서는 흡정마녀님을 뭐라 욕하는지 몰라도 우리들에게는 구세주야.] [그렇고말고! 더러운 사내놈들의 마수에서 해방시켜주었잖아.]

여자들; [이미 더럽혀진 신세, 집으로 돌아갈 수는 없으니 이 산채를 꾸리며 살아갈 수밖에 없어.] [힘든 일은 저 노예새끼들을 부리면 되니 살만 할 거야.] 일하는 사내들 보며 희희낙락하는 여자들

 

#104>

산채 내에서 가장 큰 건물. 덩치 좋은 여자들이 무장한 채 지키고 있다.

벽소소; [구강(九江) 근처면 여기서 이백 리도 채 안되는 곳이네.] 호피가 덮인 커다란 침대에 야하게 누워서 말한다. 쿠션에 기대 비스듬히 누운 자세인데 속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얇은 잠옷만 걸친 야한 차림이다. 침대 주변에는 상체를 벌거벗은 사내 몇이 쓰러져 있는데 생기가 모두 빠져나간 모습이고. 벽쪽에는 젊고 제법 잘 생긴 사내들이 겁에 질려 서있다. 노예처럼 손목과 발목에 족쇄가 채워져 있고. 상체는 벗고 바지만 입었다.

여자1; [혹시라도 벽초천이 눈치 챌까봐 길을 돌아오느라 시간이 걸렸사옵니다.] 입구를 등지고 무릎 꿇은 채 보고하는 여자. #85>에 나왔던 죽립 쓴 여자. 벽초천이 마차를 확인하던 장소에서 보고 있었던

벽소소; [잘 했어.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까.] 끄덕

여자1; [쇤네가 확인한 바로는 황금수라들은 호남방면을 수색하고 있을 뿐 아니라 항주쪽으로 되짚어가고 있사옵니다.]

벽소소; [호남쪽도 항주쪽도 아니고 북서(北西)쪽으로 올라온 게 통했잖아.] 웃고

여자1; [흡정마녀님이 악명 높은 산적들의 소굴 맹호채(猛虎寨)를 장악하고 은신하신 줄은 꿈에도 모를 것이옵니다.]

벽소소; [내 행적을 오인하도록 그 마차를 방치해 놓기도 했었지.] 웃고

벽소소; [덕분에 당분간은 여기서 느긋하게 쉴 수가...] + [!] 말하다가 찡그리고

여자1; [왜 그러시는지요?] 의아해하고

벽소소; [들어봐! 맹호채같은 산적 소굴에 어울리지 않는 소리가 들리지 않아?] 찡그리며 귀를 기울이고

여자1; [어울리지 않는 소리라니...] 갸웃하며 귀를 기울이고. 직후

띠리리링! 어디선가 가늘게 비파 소리가 들리고. 그러자

여자1; [비파!] 흠칫 놀라며 일어나고.

여자1; [어떤 년이 한가하게 비파를 켜고 있는 것 같사옵니다.] 밖으로 나가려는데

벽소소; [쳇! 개 코도 아니고...] 샐쭉

여자1; [예?] 나가려다가 돌아보고

벽소소; [아니야! 날 찾는 손님이 온 것 같으니 나가서 모셔와.]

여자1; [예...] + (손님?) 갸웃하며 나가고

벽소소; [어머니는 달라도 아버지가 같아서 심령이 통한다는 건가?] 한숨

벽소소; [딱히 무서워할 건 없지만 어째 귀찮을 일이 생길 것 같네.] 샐쭉거리고

 

#105>

[!] [!] 산채 내에서 사내들을 감시하거나 경비를 서던 여자들 흠칫! 하고. 띠리링! 띠링! 어디선가 비파소리가 들리고

[비파소리잖아.] [어디서 들리는 건가?] 여자들 두리번. 그러다가

[!] 한 년이 고개 들어 하늘을 보다가 눈 부릅.

쿵! 허공에서 천천히 내려오는 진상파. 비파를 안고 연주하고 있고. 양산은 뒷춤에 꽂고 있다.

[저... 저기다!] 진상파를 처음 발견한 년이 허공을 가리키며 외치고. 다른 여자들도 일제히 허공을 올려다본다. 노역을 하거나 끌려가던 사내들도 놀라 올려다보고

띠리링! 띠링! 선녀처럼 비파를 연주하며 천천히 내려오는 진상파

[저... 저게 무슨...] [하... 하늘에서 날아 내리다니...] [선... 선녀인가?] 여자들과 사내들 다 같이 놀라고 겁에 질리고. 그때

[흠정마녀님의 적일지도 모른다.] [포위하라!] [활을 준비해!] [떨어트려!] 여자들 악을 쓰며 무기를 뽑아들고. 활을 겨누는 여자들도 있고. 그때

[멈춰라!] 외치는 소리에 활을 쏘려다가 멈추는 여자들

여자1; [무례하지 마라. 흡정마녀님의 손님이시다.] 대청 건물에서 달려 나오며 외치는 여자1

[흡정마녀님의 손님?] 어리둥절하면서도 활을 내리는 여자들

띠리링! 그 사이에 비파를 켜며 거의 다 내려온 진상파

사쁜! 바닥을 딛는 진상파. 하지만

약간 비틀하고

여자1; (무공은 지니지 않은 것 같은데...) + [어서 오세요 소저!] 다가오고

여자1; (어떻게 허공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는 걸까?) + [흡정마녀님께서 기다리고 계시옵니다. 함께 가시지요.] 대청 쪽으로 가자고 권하고

진상파; [그러지요.] 한숨 쉬며 대청 쪽으로 걸어간다.

여자들; [평범하지가 않지?] [선녀처럼 하늘을 날아다니는 여자가 평범할 리가 없잖아.] 대청 쪽으로 걸어가는 진상파의 뒷모습 보며 속삭이는 여자들

여자들; [어딘가 흡정마녀님을 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무쪼록 흡정마녀님과 적대하는 사이가 아니길 바래야겠지.]

 

#106>

여자1의 안내를 받아 대청으로 들어서는 진상파

벽소소; [어서 와 언니!] 호피 침대에 야하게 누워 웃고. 침대 주변에는 사내들이 모여 있고

벽소소; [내가 은신해있는 곳도 간단히 찾아내고...] [언니가 아버지보다 여러모로 났다는 게 증명되었네.]

안으로 들어오며 말없이 대청을 둘러보는 진상파. 여자1은 문간에 멈춰서있고

침대 주변에 죽은 것처럼 보이는 벌거벗은 사내들

진상파; [소소야!] 한숨 쉬고

진상파; [더 이상 죄를 짓지 말고 나와 함께 집으로 돌아가자.] 침대 앞 5미터쯤에 멈춰서며

벽소소; [날 데려가서 어쩔 건데?] 눈 흘기고

벽소소; [다시 족쇄를 채우고 감옥에 가두려고?] 광기 서린 표정이 되고

벽소소; [언니도 양심이란 게 있으면 집으로 돌아가자는 말은 하면 안되는 거 아니야?] 이를 바득 갈고.

진상파; [사람을 해치지 않겠다고 맹세하면 내가 장주님... 아버지에게 말씀드려서 너를 감금하진 않게 해주겠다.] 한숨

진상파; [그러니 그만 돌아가자.] 애원

벽소소; [언니가 진심인 건 알아. 하지만 난 아버지는 믿지 못해.] 샐쭉

벽소소; [돌아갈 생각 없으니까 헛수고 하지 말고 언니나 돌아가.]

진상파; [어렵게 찾은 널 두고 나 혼자 돌아갈 생각은 없단다. 내가 험한 수단을 쓰지 않게 해다오.]

벽소소; [뭐라는 거야?] 눈을 흘기고

벽소소; [나한테 내공을 모두 빼앗기고 단전까지 파괴된 주제에 뭐가 어째고 어째?] 표정이 살벌해지고

진상파; [무공을 쓸 수 없어도 널 데려갈 능력은 되니 고통을 자초하진 말거라.] 띠리링! 비파를 조금 켜면서

벽소소; [젠장할!] 팡! 손으로 침대를 치며 벌떡 일어나 앉는다.

[!] [힉!] 침대 주변의 사내들 깜짝 놀라고

벽소소; [더는 예의바른 동생 시늉은 못하겠다.] 마녀처럼 변하고

벽소소; [네놈들!] 사내들을 돌아보고

[예옛!] [하... 하명하십시오 흡정마녀님!] 겁에 질려 대답하는 사내들

벽소소; [저 밥 맛 없는 년을 강간해서 걸레로 만들어버려라.]

진상파; [소소 너...!] 분노

[존명!] [분부 받들겠습니다.] 사내들 눈이 벌개져서 진상파에게 다가가고

여자1; (흡정마녀님의 언니라는 저 여자...) 찡그리고

여자1; (아직 사내를 모르는 처녀인 것 같은데 험한 꼴을 당하게 되었네.) 안타깝고

벽소소; [호호호 먼 길 찾아온 대접이니까 그놈들하고 즐겨봐.] [한번 맛보면 끊을 수 없는 게 사내의 그거라는 걸 알게 될 거야.] 요사하게 웃고

[이년아! 각오해라.] [혼자 우리를 모두 상대하려면 젖 먹던 힘까지 짜내야할 것이다.] 일제히 진상파를 덮치는 사내들. 하지만

주아앙! 비파를 강하게 켜는 진상파. 그러자

[켁!] [크악!] 빠직! 벼락에 맞은 것 같이 퍼덕이며 비명 지르는 사내들

벽소소; [악!] 귀를 막고 비틀

여자1; [컥!] 나뒹굴고

 

[헉!] [무슨 일이지?] 건물 밖의 여자들도 귀를 막고 비틀거리고

 

다시 대청 내부.

털썩! 퍼억! 나뒹구는 사내들. 모두 눈을 까뒤집고 기절했고

벽소소; [음... 음공(音功)!] 귀를 막고 벌벌 떨며

벽소소; [대담하게 내 앞에 나타난 게 이상하다 했더니... 요상한 음공을 구사하는구나.] 이를 갈며 진상파를 노려보고

진상파; [이 천균비파에는 원하는 바를 수십 배, 수백 배로 증폭시켜주는 힘이 있다.] 지리링! 비파를 가늘게 켜며 말하고

벽소소; [천... 천균비파!] [대우가 용들을 다스릴 때 썼다는 신물...] 경악 공포

진상파; [그것까지 안다면 내게 저항하는 게 무익하다는 것도 알 것이다.] 지리링! 비파를 켜며 한숨 쉬고

진상파; [더 괴로움을 당하기 전에 순순히 나를 따라가도록 해라.]

벽소소; [쳇 어쩔 수가 없네.] 샐쭉이며 귀를 막았던 손을 떼고

벽소소; [내가 졌어!] [천균비파를 갖고 있는 언니와 대적해봐야 승산이 없으니 항복할게.] 귀를 막았던 양손을 쳐들며 말하고

진상파; [잘 생각했다.] 안도하며 천균비파에서 손을 떼는데

벽소소; [...라고 할 줄 알았지?] 꽝! 머리 위로 쳐들었던 두 손을 강하게 마주치고. 순간

펑! 엄청난 음파가 대청 안을 휩쓴다. 그 음파에 휩쓸리며 눈 치뜨는 진상파. 대청 안의 모든 집기가 날아가고 바닥에 쓰러져있던 사내들의 몸뚱이도 가랑잎같이 날아간다

 

#107>

펑! 콰앙! 대청을 밖에서 본 모습. 열린 문을 통해서 충격파가 튀어나와 문간에 쓰러져 있던 여자1을 날리고. 장문이 모두 박살이 나서 밖으로 터지고. 건물 전체가 흔들리고. 지붕의 기와들이 튀어오른다

[악!] [헉!] [엄마야!] 건물 주변에 모여 있던 여자들도 피를 토하며 나뒹군다.

 

#108>

퍼억! 모질게 바닥에 나뒹구는 진상파. 문간쪽으로 등부터 나뒹굴었다. 하지만 비파는 꼭 끌어안고 있고

진상파; [쿨럭!] 피를 왈칵 토하는 진상파

벽소소; [호호호! 꼴이 말이 아니잖아! 고상한 언니!] 침대에서 내려서며 깔깔 웃고. 머리카락이 치솟고 몸에서 벼락이 일어난다. 침대 외의 모든 집기들이 박살나서 벽쪽으로 처박혔다. 사내들의 몸뚱이들도

벽소소; [음공은 언니만 쓸 수 있는 게 아니야.] [난 내공이 이미 삼갑자(三甲子)에 육박하기 때문에 간단한 박수에도 심맥을 터트려버릴 수 있는 위력이 실려있거든!] 마녀처럼 웃으며 진상파에게 다가오고

벽소소; [방금 전의 일격으로 죽일 수도 있었어.] [하지만 어쨌든 자매지간인데 죽이는 건 너무한 것 같아서 내공을 조절했던 거야.] 신이 나서 말하며 다가오고

비파를 안은 채 말없이 누워있는 진상파. 입과 코로 피를 흘리고 있고

벽소소; [죽이지는 않겠지만 두 번 다시 날 귀찮게 굴지 못하게 해주겠어.] [밖에 있는 년들!] 건물 밖을 향해 외치고

깜짝 놀라며 정신 차리는 여자들. 나뒹굴었다가 일어나기도 하고

벽소소; [숨이 붙어 있는 산적놈들을 모두 데려와라.] [그놈들에게 오늘 할 노역대신 저 계집을 강간하게 만들어라.] 진상파를 손가락질하며 외치고

[그... 그런...] [같은 여자에게 어떻게 그런 짓을...] 여자들 당황하고 망설일 때

벽소소; [본녀의 지시를 거역하겠다는 것이냐?] 살벌하게 외치고

움찔! 겁에 질리는 여자들

벽소소; [산적놈들에게 끌려와 짓밟히고 짐승만도 못한 대접을 받던 네년들을 구원한 게 누군지 잊은 것이냐?] 이를 갈고

벽소소; [본녀의 명을 거역하면 네년들의 생기도 전부 빨아먹어버리겠다.] 마녀같이 사악하게 변해서 외치고

[흐윽!] [그... 그럴 수가...] 여자들 공포에 질려 뒷걸음질치고

벽소소; [달아날 생각은 하지마라.] [가장 먼저 등을 보이는 년은 산채로 끓는 물에 넣어버리겠다.] 마녀처럼 웃고

[흐윽!] [으으...] 공포에 질려 달아날 생각도 못하는 여자들. 바로 그때

진상파; [소소야.] 한숨

[!] 움찔! 하며 돌아보는 벽소소

진상파; [네가 나로 하여금 결심을 굳히게 만들어주는구나.] 띠리링! 비파를 작게 켜고

벽소소; (아차!) 팟! 날아오르는데

진상파; [네 본심을 안 덕분에 널 살려서 집으로 데려가는 건 포기했다!] 좌앙! 강하게 비파를 켜고. 그러자

투쾅! 수많은 음파의 창이 허공으로 날아오르던 벽소소의 몸을 관통한다. 실제 몸에 상처를 낸 건 아니고 충격파가 창처럼 변해서 몸을 뚫고 지나가는 모습이고

벽소소; [아아악!] 피를 토하며 허공에서 퍼덕이는 벽소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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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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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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