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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

와불당 내부. 한 손으로 머리를 바치고 잠이 든 거대한 부처의 상이 누워있다. 금박을 입힌 청동불상인데 머리통만 해도 집채만하다. 콧구멍이 사람 하나가 들어갈 정도로 크다.

머리통 쪽으로 가는 원적. 따라가는 세 사람

권완; [만년옥액은 부처님의 코 속에 숨겨져 있군요.] 웃고

원적; [그걸 어떻게....!] 놀라서 돌아보고

권완; [사람이 분기하면 콧바람부터 달라지지 않겠어요?] 웃고

원적; (... 거래를 하지 않았어도 역시 만년옥액은 저 두 사람의 수중에 들어갔겠구나!) 침 꼴깍

원구; [아래냐 위냐?]

원적; [아랫쪽일 겁니다.]

원구; [내가 꺼내오마!] 부처님의 콧구멍으로 기어들어간다.

다리가 남을 정도로 기어들어갔던 원구가 다시 기어나온다

원적; [있습니까 사형?] 빠져나오는 원구에게 묻고

바닥에 내려서서 말없이 손을 내미는 원구. 손바닥 위에 엄지 손가락만한 유리병이 네게 들어있고 그 유리병마다 우유같은 액체가 가득 들어있다. 물론 입구는 밀봉

청풍; [이게 만년옥액이구만!] 흥분하여 들여다보고

원구; [받으시오. 이제 우리 사이엔 은혜도 원한도 없는 거요.] 무뚝뚝하게 두 개의 유리병을 내밀고

청풍; [나도 당신들과는 더 엮이고 싶지 않아!] 냉소하며 두 개의 유리병을 받고

권완; [그럴 필요는...!] 말리려 하지만

청풍; [거래가 정당하게 이루어졌으니 이제 갈라지는 일만 남았는데...] 유리병들을 그런 권완에게 주고

마지 못해서 두 개의 병을 받는 권완

청풍; [어디 갈 데가 정해져 있어?]

원구; [그건 시주가 상관할 일이 아니오.] 퉁명스럽게

청풍; [딱히 갈 데가 없으면 저 속으로 들어가.] 와불의 콧구멍을 가리키고

[부처님 속으로 들어가리니...!] [무슨 소리요?] 어리둥절 원적과 원구

청풍; [저 안에 들어가보면 지내기에 불편하지 않은 밀실이 있을 거야! 저 속에 숨어서 무공을 익힌다면 아무도 모르지 않겠어?]

원적; [부처님 속에 정말 밀실이 있습니까?] 묻는데

원구; [뭘 물어봐? 직접 확인해보면 되지!] 퉁명스럽게 말하고 부처에게 다가가고

이어 먼저 콧구멍 속으로 기어들어간다.

세 사람이 보는 중에 부처님 콧구멍 속으로 완전히 기어들어가는 원구

원적; [사형! 정말 밀실이 있습니까?] 콧구멍에 대고 묻고

원구; [허튼 소리 말고 빨리 들어오기나 해라!] 안에서 들리는 음성

원적; [... 그럼 소승도 이만 작별을 고하겠습니다!] 포권하고

청풍; [그러셔!] 코웃음. 권완은 합장하여 답례하고

원적도 콧구멍으로 해서 부처 안으로 기어들어간다.

권완; [혹시나 했는데 이 청동와불 속에도 밀실이 있었네요.]

청풍; [거 참 보기에 그렇구만! 꼭 벌레가 과일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같잖아!]

권완; [부처님이 보시기에 인간이 벌레와 딱히 다를 바가 있겠어요?]

청풍; [그런가?]

권완; [사실 전 당신이 만년옥액을 한 병만 받길 바랬어요.] [저희보다는 두 분 스님에게 더 필요할 테니까요.] 청풍의 팔짱을 끼고

청풍; [완매! 그것 때문에 부루퉁했어?] 피식

청풍; [사실대로 말하면 저 두 사람에겐 더 이상 만년옥액이 필요 없어.] [왜 방장대사가 만년옥액을 네 개의 작은 병에 나누어 담았겠어?]

청풍; [한 사람이 한 개를 먹으나 네 개를 먹으나 효능이 같기 때문이겠지.]

권완; [듣고 보니 그렇군요.] 끄덕

청풍; [그렇다고 해도 황보세가의 싸가지가 만년옥액을 차지하는 꼴은 못 보지!] 권완을 번쩍 안아들고

권완; [어머!] 놀라지만 피하진 않고

청풍; [그 인간이 수작을 부리는 동안 우린 조용한 곳에서 오붓하게 쉬며 기다리자고!] 음험하게 웃고

권완; [...!] 수줍어하면서도 싫지 않은 표정, 직후

청풍; [가자구!] 슈악! 생사일보를 펼쳐서 날아가고

슈우! 천처럼 변한 청풍의 몸이 와불당 밖으로 날아나와서

대숲을 날아넘어 옥불루로 간다

 

#135>

어느덧 옥불루의 백옥불은 목 부분까지 장작이 얼기설기 쌓여있고. 황보천유가 보고 있는 중에 진달개가 마지막 장작을 목 부분에 얹고 있다

슈욱! 천처럼 변한 청풍의 몸이 백옥불 안으로 스며들고

백옥불 안쪽의 십장생이 있던 곳.

반짝! 벽의 일부가 수직으로 갈라지며 빛이 나더니

스슥! 나타나는 권완을 안은 청풍

권완; [백옥불은 곧 불길에 휩쌓이게 될 거예요!]

청풍; [그럼 오히려 좋지!] [옥이 달궈지면 옥의 정기가 충만해져서 몸에 좋을 거야!] 자리에 앉고

권완; [그렇겠네요!] 청풍과 마주 앉고.

 

진달개; [이 정도면 충분하잖아요?] 휘익! 황보천유 옆으로 날아내리고

황보천유; [수고했어 진매!] 쌍장을 옥불을 향해 펼치고.

황보천유; [불타라! 천개열양장(天蓋熱陽掌)!] 외치며 양손을 내밀고. 순간

황보천유의 손바닥에서 붉은 빛이 어리더니

화악! 뜨거운 열기가 파도처럼 백옥불을 향해 밀려간다.

콰아아아아! 대기를 진동시키며 밀려간 붉은 빛의 파도는 백옥불 전체를 불길로 휘감아 버린다. 백옥불 주위에 쌓아놓았던 나무들이 일시에 타오르며 불길이 삼십여 장 높이로 치솟아 주위를 대낮 같이 밝힌다.

팔로 얼굴을 가리며 물러서는 진달개

황보천유; [으하하하하! 잘 타는구나!] 웃고

황보천유; [날 원망하지 마시오 부처여! 소신공양은 인간만 하란 법이 없질 않소?] 일렁거리는 불빛과 열기에 진달개와 황보천유의 얼굴이 붉게 물들고

화다닥! 화악! 맹렬한 불길에 휩쌓이는 백옥불. 옥불루 전체가 불길에 휩쌓인다

진달개; [오라버니! 저 불길 속에서 만년옥액을 어떻게 얻죠?]

황보천유; [기다려봐! 곧 알게 될 거야.]

황보천유; (만년옥액만 손에 넣으면 난릉왕이고 뭐고 두려워할 것 없다!)

황보천유; (만년옥액이 나 황보천유에게 천하를 가져다 줄 것이다!) + 황보천유; [으하하하!] 그걸 보며 통쾌하게 웃는 황보천유.

 

백옥불 내부. 마주 앉은 청풍과 권완

스스스! 사방에서 열기가 느껴지고

권완; [시작했군요! 옥불이 뜨거워지고 있어요!] 유리병 중 하나를 청풍에게 내밀고

권완; [드시고 운기조식하세요! 이제 내공으로는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게 될 거예요!]

청풍; [완매도 같이 마셔!] 뚜껑을 따고

권완; [사실 전 더 이상의 내공은 필요가 없어요.] [할아버지들에게서 흡수한 공력만 해도 아직 절반도 제 것으로 만들지 못했거든요.] 남은 유리병은 품속에 넣고

청풍; [그런가?] 유리병을 거꾸로 들어 만년옥액을 입에 털어넣고

권완; [갖고 있다 보면 필요한 누군가를 만나게 되겠죠.] [맛은 어때요?] 유리병 입구에 묻은 우유같은 액체를 핥는 청풍을 보며 묻고

청풍; [색깔도 그렇지만 맛도 꼭 우유같은 걸!] 유리병을 쪽쪽 빨고

권완; [어서 운기조식 하셔서 약기운을 흡수하세요!]

청풍; [그러지!] 심호흡

권완; [그나저나 여길 만든 분은 백옥불이 구워질 거라고 생각했을까요?]

청풍; [불상이 뭐 맛있는 거라고 그런 생각하겠어? 미친놈이나 황당한 생각하는 거지.] 눈 감고 운기조식하며 대답하고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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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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