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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

같은 시간 구령의 집.

침실의 침대에 누워있는 공자무. 상체를 벗었다.

구령이 약병을 들고 다가온다.

구령; [오라버니는 복연이 많아서 누구도 해치지 못하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런 오라버니를 누가 상처 입혔는지 모르겠군요.] 침대에 걸터앉고

공자무; [복연이 많기에 이 정도로 끝난 것이다.] 한숨

공자무; [여기까지 오는 도중에 수십번 자객들의 암습을 받았다.] [대부분 별 볼일 없는 자들이었지만...] [반나절 전에 습격한 자객들 중에 절정고수가 한 명 섞여있었다.] 공자무의 이야기를 들으며 침대에 약을 늘어놓는 구령

공자무; [자객들 사이에 숨어있던 그자는 내 심장을 노리고 혈정(血釘)을 던졌으나 마지막 순간에 방향이 틀어져서 오른쪽 가슴에 박혔다.] 자기 가슴에 박힌 못들을 보고

구령; [혈정!] [역시 오라버니를 상처 입힌 자는 천사련(千邪聯)의 구천사(九天師) 중 한 명인 혈정(血釘) 만칠태(曼七颱)였군요.] 눈 빛내면서 공자무의 가슴에 박힌 못들을 살피고

공자무; [천사련은 사파무림의 태두....!] [암흑철수의 원주인인 만마천이야 그렇다 쳐도 천사련까지 나를 노리는 이유를 알 수 없구나!] 한숨 쉬는 공자무의 가슴에 박힌 못 들 위로 손 바닥을 펼치는 구령

구령; [제가 오라버니에게 암흑철수를 보냈다는 사실이 어디선가 천사련으로 새어나갔을 거예요.] 징! 공자무의 가슴 위에 댄 구령의 손이 빛을 발하고

구령; [만마천과 천사련은 피차 상대방 고위층에 간세(奸細;첩자)를 심어놓고 있어서 만마천이 알고 있는 첩보는 그 즉시 천사련에도 흘러들어가니까요.] 손바닥을 위로 끌어올리는 시늉을 하고. 그러자

쑤욱! 세 개의 못이 쭉 빨려나온다. 마치 자석에 빨려나오듯. 못들의 길이는 한뼘 정도다. 못과 함께 피가 뿜어지고

공자무; [만마천만으로도 벅찬데 천사련까지 상대하게 생겼구나.] 웃고

구령; [말씀하지 마세요! 출혈이 심해요!] 파파팟! 손가락으로 공자무의 가슴에 난 상처 주위를 찍는다.

상처에서 뿜어져 나오던 피가 잦아들고

구령; [제가 오라버니에게 암흑철수를 보낸 사실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되나요?] 상처에 약을 발라주고

공자무; [집사람 외엔 아무도 모른다.]

구령; [진군소가 비록 밉상이긴 하지만 어리석은 계집은 아니니 말실수를 했을 리는 없고....!]

구령; [도대체 비밀이 어디서 새어나갔는지 모르겠군요.] 한숨

공자무; [짐작이 가는 자가 있긴 하다.]

구령; [그게 누구죠?]

공자무; [난릉왕!]

공자무의 상처를 치료하던 구령의 손이 멈칫

공자무; [지금으로부터 십구년전.... 그자가 내 집으로 쳐들어왔던 적이 있다.]

구령; [제가.... 막 만마천의 천주가 되어서 암흑철수를 오라버니에게 보냈던 때로군요!] 입술 깨물고

공자무; [술법이 뛰어난 자이니 내 집에 죽음과 암흑의 권능을 품고 있는 강력한 법기가 있다는 걸 알아차렸겠지!] 한숨

공자무; [그래도 확신을 못하고 감시하고 있었을 텐데.... 천둥벌거숭이같은 막내 놈이 암흑철수를 훔쳐 달아나는 일이 벌어졌다.]

공자무; [이에 난릉왕은 사실 여부를 확인해볼 요량으로 암흑철수가 네게 없다는 사실을 만마천이나 천사련에 말을 흘렸을 것이다.]

공자무; [천사련에서는 혹시 내가 암흑철수를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습격했을 태고....!]

구령; [결국... 오늘의 사단은 제가 자초한 셈이로군요!]

구령; [만마천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암흑철수마저 보내면 오라버니가 혹시나 마음을 돌이킬까하는 욕심에....!]

공자무; [자책할 것 없다. 난 너를 원망해본 적 없다.]

구령; [집으로 돌아가세요. 제 곁에 있으면 오라버니도 위험해져요.]

구령; [오라버니를 추격해온 살수들은 유모가 모두 죽였으니 당분간 추격은 없을 거예요.]

공자무; [넌 어찌 할 작정이냐?]

구령; [제가 비록 만마천의 천주라지만 그저 허울뿐이고 실권은 육천마(六天魔)가 쥐고 있어요.]

구령; [암흑철수를 갖고 있다면 육천마도 절 두려워하겠지만... 이제 곧 고수들을 보내 절 치려고 하겠지요.]

공자무; [그럼 이제 내가 암흑철수 대신 네게 주었던 그 물건을 꺼내야 할 때다.]

구령; [제 일은 제가 알아서 해요. 오라버니는 더 이상 마음 쓰지 마세요!] 시선을 피하며 일어나려 하고

공자무; [나는 너를 지키러 왔다.] 그런 구령의 손목을 잡고

바르르르 떠는 구령

공자무; [너와 함께 죽기 위해 왔다는 말이다.]

구령; [너무... 너무 늦었어요!] 고개 젓고

구령; [저는 더 이상 살 자신도 없고 살아가야할 이유도 찾지 못하겠어요.] 공자무의 손에서 자기 손을 빼며 눈물 흘리고

공자무; [네게는 늘 미안한 마음을 품고 있었다.] 일어나고

공자무; [그래서 내 삶은 온전히 아내에게 바쳐야하지만... 죽을 때만큼은 너와함께 하겠다고 맹세했었다.] 침대에서 내려서고

공자무에게 등을 돌린 채 충격 받는 구령

공자무; [이 세상에서의 마지막 순간을 너와 함께 해주는 것!] [그것이 네가 내게 마음을 바친 대 대한 나의 유일한 보답이다!] 뒤에서 구령을 안고. 순간

[흐윽!] 돌아서며 공자무의 품에 얼굴을 묻고 오열하는 구령

구령; [왜... 왜 좀 더 빨리 그런 마음을 제게 밝혀주지 않으셨나요?] [그럼 제 삶이 지금처럼 황폐해지지는 않았을 텐데....!] 공자무의 가슴에 얼굴 부비며 울고

공자무; [미안하다.] 우울하게 한숨 쉬는 공자무

공자무; [하지만 나는 마음을 나누어 사랑하는 법을 모른다.] 구령의 머리를 쓰다듬고

구령; (알아요! 그래서 전 당신을 미워하면서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던 거예요!)

<당신이 내 곁을 떠났을 때도 당신의 목숨, 당신의 죽음만큼은 진군소가 아닌 내 것이라는 사실을 느끼고 있었답니다!> 부둥켜안은 두 사람의 모습 멀어지고

 

#98>

청풍의 꿈속. 저승같은 분위기의 음침한 하늘 아래에서 악전고투를 치르는 청풍. 생사일보를 펼쳐서 이리저리 휘어지고 늘어나며 역시 생사일보를 펼치는 수많은 자기 분신들과 싸우고 있다. 분신들은 어둡고 검고. 반면 청풍은 밝은 형태라 차이가 난다.

필사적으로 피하고 공격하는 청풍

악귀같이 사방에서 죽죽 늘어나며 공격해오는 분신들

청풍; (젠장맞을!)

청풍; (내가 이렇게 무공에 능숙했던가?) (원래 우리 철궁의 무공은 상대를 겁주기 위한 허장성세일 뿐 실속은 없는데....!)

청풍; (무궁팔식(無窮八式), 조화삼초(造化三招), 절대일검(絶代一劒)...!)

청풍; (이름들은 그럴 듯하고 보기에는 번듯하지만 수수깡으로 지은 집처럼 실제 위력은 없는 무공들이었다.)

청풍; (헌데 이놈들이 구사하는 철궁의 무공은 하나같이 경천동지할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무시무시한 검기를 뿜어내며 검을 휘두르는 분신들

청풍; (내가 펼치는 무공 역시 더 이상 허장성세가 아니지만....!) 더 강력한 검기를 뿜어내 공격들을 물리치고

하지만 워낙 적이 많아서 여기저기 상처를 입는다

청풍; (철궁의 무공뿐만이 아니다!)

청풍; (완이 권씨세가의 족보에 복원해놓은 무공들까지 쓰고 있다!) 장풍을 날리고 발길질을 해대는 분신들. 간발의 차이로 피하는 청풍

청풍; (거기다가 듣도 보도 못한 괴상한 무공까지....!) 부악! 갈쿠리같이 휘어진 손으로 그어오는 분신 한놈

청풍; (물론 나도 쓸 줄 안다!) 쩡! 왼손으로 역시 갈쿠리같이 웅크린 손으로 반격하고. 서로의 공격이 충돌하며 폭발이 일고

폭발의 충격으로 몸이 으깨져서 튕겨져 날아가는 분신

청풍; (이건 아마 서문원수의 무공일 것이다!) 비틀하고

사방에서 얇은 칼날처럼 변해서 날아드는 분신들

청풍; [까불지들 마라 가짜들아!] 부악! 더 빠르고 강하게 생사일보를 펼치며 분신들을 휩쓸어 버리는 청풍.

모두 뎅뎅 뎅강 잘라져서 나뒹구는 분신들. 하지만

퍼퍽! 쩍! 청풍 역시 잘라진 분신들이 스치고 지나가는 흔적에 몸의 여기저기가 스쳐서 갈라져 피가 치솟고

청풍; [큭!] 나뒹구는 청풍

털썩! 쿵! 잘라진 분신들의 몸뚱이들도 바닥에 나뒹굴고

스스스! 츠츠츠! 땅으로 녹아들어가면서 히죽 웃는 분신들

청풍; [니기미 조또!] 온몸이 피투성이가 되어 이를 갈고

청풍; [죽여도 죽여도 끝이 없고..... 이놈의 악몽은 대체 언제 끝나는 거야?] 헉헉 대며 손으로 근처의 풀을 잡아뜯는다

꼬르르! 배에서 소리가 나고

청풍; [벌써 몇날 며칠을 싸운 것 같은데... 싸우다 죽는 것보다 먼저 배고파 뒈지시겠다!] 헉헉 대며 뜯은 풀을 입에 틀어넣는다. 그러다가 흠칫

슈욱! 츠츠츠! 사방에서 다시 솟아나는 분신들의 대가리

청풍; [하아!] 기가 막혀서 헛웃음을 터트리고

슈욱! 그 사이에 수십명으로 늘어난 분신들이 완전히 땅 바닥에서 솟아난다

청풍; [오냐 오냐! 어디 끝까지 가보자!] 비틀대며 검을 지팡이 삼아 일어나고. 입으로는 풀을 질겅질겅

청풍; [한꺼번에 덤벼 이 가짜들아!] 외치고

부악! 그런 청풍을 사방에서 새카맣게 달려드는 분신들

청풍; [크아!] 악을 쓰며 검을 휘두르고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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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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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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