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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五十七 章

 

                 血宗天下!

 

 

구중궐(九重闕).

황제(皇帝)의 처소인 자금성(紫禁城)을 일컫는다.

 

---건원전(乾元殿).

 

자금성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한 대전(大殿)으로,

당금의 황제 선덕제의 거처다.

이경 무렵,

웅장한 건원전 안에 자색 곤룡포를 걸친 청년이 뒷짐을 진채 거닐고 있었다.

아직 경륜이 몸에 배이지는 않았다.

그러나 청년의 일신에서는 만인을 압도하는 지존(至尊)의 위엄이 있었다.

그가 바로 선덕제다.

웬일인지 선덕제의 안색이 어둡게 가라앉아 있었다.

[으음...!]

한동안 왔다갔다 하던 선덕제는 보좌에 깊이 몸을 실었다.

그는 두 손을 깍지 끼며 중얼거렸다.

[어디로 갔을까? 황백(皇伯)뿐이 아니시고... 함께 계시던 백모님조차 종적도 남기지 않고 사라지시다니...!]

무슨 소리인가?

태상존황, 아니 패천황룡 능붕비와 천환여제가 실종되다니...

천하의 패천황룡이 어찌 흔적도 남기지 않고 실종될 수 있는가?

문득,

[폐하!]

대전의 문쪽에서 침중한 노인의 음성이 들려왔다.

선덕제는 상체를 세우며 대답했다.

[밀영반(密領班), 들어오시오!]

[옛!]

끼--- 익!

대전문이 열리며 한 명의 청포를 걸친 노인이 들어왔다.

괴팍한 인상의 노인인데 안색까지 침중했다.

 

-수라천극존(修羅天極尊),

 

노인은 바로 수라천극존이었다.

그는 패천동부를 탈출한 뒤 얼마 안되어 능붕비가 황실에 있음을 알았다.

그러자 그는 황실에까지 뛰어들어 능붕비에게 설욕하려고 하였다.

하지만 능붕비는 전에 비해 두배 이상 강해져 있었다.

설욕을 자신하던 수라천극존은 또 한번 패배의 쓴잔을 마시게 되었다.

그때 능붕비가 좋은 말로 수라천극존을 설득하여 그를 황실에 묶어 두었다.

능붕비에게 연퍄한 수라천극존은 과거의 호승심을 꺾기에 이르렀다.

그리하여 수라천극존은 독존궁(獨尊宮)의 절정고수들과 선덕제의 주위를 지키는 대임을 맡게 되었던 것이다.

 

[영반... 어떻소?]

선덕제는 수라천극존을 향하여 무겁게 물었데.

수라천극존이 어두운 안색으로 대답했다.

[전혀 단서도 찾지 못한 상태입니다. 두 분께서는 차를 드시다가 암격을 당하신 듯 합니다만...!]

수라천극존은 말끝을 흐렸다.

그 다음 말에 그다지 자신감이 없었기 때문이다.

[전혀 싸운 흔적이 없는 것으로 보아... 최강의 적이 두 분을...!]

수라천극존은 말을 듣던 선덕제가 말을 꺼냈다.

[이해가 아니되오. 아무리 기습을 했다 하더라도 천하의 황백을 누가 감히,...]

말을 하는 선덕제를 바라보며 수라천극존은 내심 한숨을 쉬었다.

(주공께서는 모르시외다. 우주혈종이라는 인간의 경지를 넘어선 강적이 있음을...)

말은 하지 않았으나 수라천극존은 능붕비를 해한 것이 우주혈종임을 짐작하고 있었다.

천하를, 아니 고금을 통하여 능붕비의 저항을 받지 않고 암습을 할 수 있는 인물은 단 둘 뿐이었다.

천마(天魔),

고금제일마종(古今第一魔宗)인 그와

이백 년 전에 죽었다고 알려졌던 전대의 대사종(大邪宗) 우주혈종이 다른 한 사람이다.

설사 우주혈종이라 해도 능붕비를 정면으로 공격하면 적어도 이삼백초는 허비하여야 할 것이다.

그 때문에 우주혈종은 암습을 택한 것이고,

무방비상태로 천환여제와 차를 마시던 능붕비는 어이없이 제압당했을 것이다.

[폐하, 확실치는 않으나 대변란이 다가오고 있음이외다.]

수라천극존이 강한 어조로 말했다.

[대변란!]

선덕제가 입속으로 되뇌었다.

[천하무림에 사상 유례없는 대사종이 일어났소이다. 황백의 실종은... 어쩌면 그자가 황실마저...!]

부르르---!

말을 하던 수라천극존의 노구가 경련을 일으켰다.

느낌,

소름이 오싹 끼치는 느낌이 갑자기 엄습한 것이다.

[밀영반! 무슨 일이오?]

선덕제도 이내 심상치 않음을 느낀 듯 하였다.

[으으음... 우주혈종!]

수라천극존은 신음하듯이 중얼거리며 대전의 우측을 노려보았다.

다음 순간,

우두두--- 두두둑!

우스스스--- 스!

갑자기 대전의 벽이 모래로 부수어져 내렸다.

[허허! 수라천극존이란 아이야. 또 만나게 되는구나!]

쿠쿠--- 쿠쿠쿵!

대전이 무너질 듯이 뒤흔들리며 일인이 나타났다.

일견하기에는 청수한 인상의 백의노인이었다.

[우주혈종!]

백의노인을 발견한 수라천극존의 안색이 대변하였다.

그자는 바로 우주혈종이었다.

한데 우주혈종의 옆구리에 한 명의 자의궁장미인이 끼어 있었다.

[홍하(紅霞)!]

궁장미인을 발견한 선덕제의 안색이 홱 변했다.

그자의 옆구리에 끼어 있는 자의궁장미인,

그녀는 선덕제의 단 하나 뿐인 여동생인 홍하공주(紅霞公主)였던 것이다.

[우주혈종! 네가 감히 공주님의 옥체에 누를 끼치다니...]

우르르르--- 르---!

쐐--- 애애애액!

수라천극존이 벼락치듯이 우주혈종에게 덮쳐 들었다.

천극수라영(天極修羅影)!

묵황굉벽뢰(墨荒轟霹雷)!

쿠쿠--- 쿠쿠쿵!

수라천극존의 손에서 시커먼 묵강류(墨강流)가 폭출되었다.

그러나,

[흐흣! 물러나랏!]

우주혈종은 냉갈하며 수라천극존에게 시선을 보냈다.

그러자,

[크--- 흑!]

쿠--- 우웅!

수라천극존은 두 눈을 감싸쥐며 나뒹굴었다.

사안파령소에 당한 것이다.

[밀영반!]

선덕제가 대경하여 태사의에서 벌떡 일어섰다.

[으...!]

수라천극존이 바닥에서 뒹굴며 괴로워하였다.

[후훗! 폐하의 어전 앞인지라 죽이지는 않겠다.]

우주혈종이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

[무엄하다. 이곳이 강호(江湖)의 한구석인 줄로 알고 있느냐?]

우주혈종이 말이 끝나기도 전에 선덕제가 버럭 고함을 질렀다.

[...!]

우주혈종의 안색이 일순 움찔 흔들렸다.

[...!]

[...!]

양인의 시선이 허공에서 작렬하였다.

(과연, 만승지존(萬乘至尊)... 제왕지재(帝王之才)다.)

우주혈종의 눈빛이 위축되었다.

선덕제는 아직 나이 어리고 경륜이 얕아 완전히 제왕이 되었다고 하기는 어려우리라.

하지만 제왕(帝王)은 제왕이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그 장중함은 범부가 감히 흉내도 낼 수 없는 성질의 것이었다.

[홍하를 내려놓고 물러가랏! 그대 노공(老公)의 난행을 책하지는 않겠다.]

선덕제가 침중히 말했다.

그의 말에 우주혈종은 퍼뜩 정신을 차렸다.

그자의 안면에 괴이한 미소가 감돌았다.

[후훗! 폐하의 명을 따를 수 없음을 용서하오!]

[음...]

선덕제의 안면이 노기로 부르르 떨렸다.

[짐작하셨으리라 믿소이다. 폐하의 백부되는 사람과 그의 계집도... 본종의 손에 들어 있소!]

우주혈종은 득의한 미소를 흘리며 말을 이었다.

[아울러, 공주마마도 본종이 데려가 잘 모시겠소.]

선덕제가 분기를 누르며 말했다.

[그대가 짐에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후훗! 그것은 차후 말씀드리도록 하고... 오늘은... 야심하니 이만 물러가겠소!]

스스스스--- 슥---!

홍하공주를 안아든 우주혈종의 신형이 둥실 떠올랐다.

[후후후후! 잊지 마시오. 태상존황 부부와,... 공주마마께서 본종의 손에 있음을,...!]

스--- 으윽!

우주혈종의 몸이 환영같이 대전 밖으로 날아나갔다.

[으음...]

그 모습을 보며 선덕제는 분노로 두 주먹을 부르르 떨었다.

[감히... 짐을 위협하려 하다니...!]

선덕제는 이를 악물었다.

[으음... 능공(陵公)은 어디 있는가? 이 어려운 때에 짐의 힘이 되어 주셨으면 좋으련만...!]

선덕제는 능천한의 영상을 떠올리며 발을 굴렀다.

능붕비가 없는 이때 선덕제가 생각해 낼 수 있는 인물은 능천한외에 달리 없었다.

[크...!]

수라천극존은 땅을 치며 통한을 삼키고 있었다.

평화로워야만 할 자금송이 짙은 암운에 뒤덮였다.

참으로, 이번의 겨울은 길고도 춥기만 하다.

구주팔황(九州八荒)이 피빛의 혹한으로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X X X

 

자연(自然)!

그 거대한 순리의 흐름을 인간의 의지로는 어찌해볼 수 없는 것이다.

몸서리 처지는 대혹한의 겨울은 끝이 없을 것같이 보여었다.

그러나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보이지 않는 구석으로부터 봄은 다가오고 있었다.

아직 천하가 잔혹한 겨울의 그늘에 파묻혀 있기는 하지만,

분명 봄의 그 따스함은 서서히 온 천지로 퍼져가고 있었다.

 

***

 

무공산(武功山),

도끼로 찍어놓은 듯이 절곡이 있다.

이곳을 아는 사람들은 이 절곡을 철혈부(鐵血府)라고 부른다.

적은 숫자이나 맹룡(猛龍)들이 독아(毒牙)를 기르고 있는 절대중지(重地)가 이곳이다.

문득,

[크... 대형(大兄)! 대형께서 쓰러지시다니...]

[으드드득! 우주혈종! 네놈의 뼈를 갈아 마시리라!]

[흐...! 대형의 원한을 갚지 못한다면... 차라리 대형의 뒤를 따르겠소이다!]

[대형...! 크으... 대형!]

[묵사대형(墨獅大兄)! 우리 형제들이 대형께 입은 은혜를 어찌하라고... 먼저 가셨소이까?]

관(棺)을 붙들고 오열하는 장부들,

칠팔 척의 거구들이 흐느낌으로 떨리고, 굵은 눈물들이 거친 구레나룻위로 흔른다.

무쇠의 팔뚝으로 씻기는 그 뜨거운 오열들,

이를 어찌 계집들의 얄팍한 찔끔거림에 비하랴?

가슴이 통한으로 무너지고,

불끈 움켜쥔 구리빛의 주먹으로 철천의 원한이 화산같이 폭발하고 있지 않은가?

터져 복바치는 울분과 격정을 속으로 삭이는 장부들...

그들의 가슴 속에는 꾹꾹 눌리어지는 활화산들이 있다.

한번 터져 폭발하매 천지를 무너뜨려버릴 거창한 분노의 활화산이 있다.

장부들의 수는 일백여 명,

하나같이 시커먼 묵의를 걸친 인물들이다.

그들은 옥(玉)으로 만들어진 관을 붙잡고 눈물들을 흘린다.

그드릐 그런 모습을 뜨거운 눈길로 바라보는 일남일녀.

황포를 걸친 고고한 기품의 청년문사,

분홍빛 궁장을 날아갈 듯이 차려 입은 천상선녀와같은 절세미녀가 그들이었다.

여인의 품에는 한자루 방천화극(方天火戟)의 안겨져 있었다.

[...!]

황포청년은 시선을 들어 창공을 바라보았다.

그가 바라보는 창공에는 한명 호한의 얼굴이 빙그레 미소를 짓고 있는 것이 보였다.

(형님...!)

청년은 입안으로 나직이 되뇌었다.

(형님이 뿌린 씨앗들이 이렇게 강대한 거목(巨木)들로 자라고 있소이다. 저들로... 우주혈종에게 진 형님의 빚을 받아내겠습니다.)

굳게 입술을 깨무는 청년문사,

그는 바로 능천한이었다.

대천황연을 나온 그는 가장먼저 이곳 철혈부로 달려온 것이다.

그때,

[대협! 우리를 인도하소서!]

한 명의 청년이 벌떡 일어나 능천한을 향해 외치며 무릎을 꿇었다.

[이끌어 주소서! 우주혈종의 심장을 우리 손으로 바스러뜨리게 하여 주소서!]

[대협!]

[능대공자!]

장한들, 독종철혈대(毒宗鐵血隊)의 호한들이 물결같이 일어나 능천한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 모습을 보며 능천한은 가슴 뿌듯함을 느꼈다.

(형님은 타계하시고도 많은 영웅들의 존경을 받으시는구나!)

능천한은 염두를 굴리며 가장 먼저 꿇어앉은 청년 앞에 앉아 손을 굳게 쥐었다.

[약속하리라. 그대들의 손으로 우주혈종을 철저히 부수도록 해주리라!]

능천한이 굳게 약속을 하였다.

[대협! 대협!]

[지존(至尊)! 패천지존(覇天至尊)이시여...!]

장한들은 감격의 탄성을 터뜨렸다.

하늘(天)!

하늘이 자신들과 함께 하지 않는가?

이 얼마나 가슴 벅찬 일인가?

[하하! 우주혈종만 죽이게 해주소서! 지존의 종으로 평생을 살겠소이다!]

[하하! 청지기 자리는 제 것이외다!]

[하하하...!]

독종철혈대는 물결치듯이 능천한을 에워싸며 환성을 질렀다.

(상공께서는... 이미 하늘이 되셨다. 만인(萬人)이 스스로 종이 되기를 원하는 하늘(天)이 되셨다.)

환몽천후의 봉목이 감화로 젖어 들었다.

 

***

 

어두운 숲속,

송림이 울창하여 대낮에도 그안이 제대로 들여다보이지 않는 숲속이다.

사--- 사사사삭!

스스--- 스스스슥!

유령같은 그림자들이 숲속을 훑으며 지나가고 있었다.

번뜩이는 혈안(血眼)들,

몸에는 시뻘건 혈포를 걸친 자들이었다.

그자들은 음산한 미소를 지은 채 송림의 일각을 향하여 포위망을 좁혀 가고 있었다.

[크크... 지독하게 속을 썩이던 녹림(綠林)을 뿌리째 뽑아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한 명의 혈포노인이 음악한 미소를 지었다.

비쩍 말라 대나무 꼬챙이를 연상케 하는 자인데 두 눈에서는 푸르죽죽한 안광이 흐르고 있었다.

스스--- 스스스스...!

그자는 허공에 둥실 뜬채 송림 속을 노려보고 있었다.

[클클... 녹림천봉! 네년이 녹림천신(綠林天神)의 화산임을 잘 안다. 네년만 제거하면 녹림의 힘은 한꺼번에 무너지고 만다.]

삐쩍 마른 자는 껄껄거리며 웃었다.

 

---고죽마제(枯竹魔帝).

 

그자는 이미 백수십 년 전에 죽었다고 알려진 전대의 거마다.

혈종문은 이런 전대의 거마들을 수두룩하게 거느리고 있었다.

천여 명에 이르는 전대인 거마들이 혈종문의 주력이고,

그것은 무림사앙 유례가 없었던 최강의 힘이었다.

천하무림은 그들 천여 명의 전대거마들에 의하여 철처하게 혈종의 손아귀에 들어간 것이다.

 

***

 

송림의 깊은 곳,

[음... 방심하는 것이 아니었는데...]

아주 괴로운 표정을 짓고 있는 미인이 서 있었다.

일견하여 싸늘하다는 인상이 풍기는 흑의경장미인이었다.

그러나 그녀의 싸늘함에는 빙매(氷梅)와도 같은 향기가 있었다.

누구라도 한번 향기를 맡으면 취해버리고 말...

(설련언니나... 벽라큰언니가 낭패를 당하고 말리라!)

그녀는 어두운 안색으로 돌아보았다.

그녀 주위에는 십여 명의 소녀들이 빙둘러서서 일종의 진세를 이루고 있었다.

그녀는 녹림제일미인(綠林第一美人)의 칭호를 듣고 있는 여인이다.

바로 녹림천봉 진예빈이 그녀였다.

[...!]

[...!]

숨 막히는 적막이 송림을 뒤덮었다.

그 적막 속에는 끈끈한 살기가 뒤덩켜 있었다.

그것을 알고 있는 녹림천봉 진예빈의 안색이 점점 더 침중해져 갔다.

한데 그때였다.

[으아아--- 아악!]

한소리 처참한 비명이 송림을 뒤흔들었다.

(핫!)

[...!]

[...!]

녹림천봉을 위시한 여인들의 안색이 대변하였다.

[이 목소리는...]

녹림천봉은 아연한 표정이 되었다.

비명을 지른 장본인이 누구인 줄 알기 때문이다.

그는 바로 자신을 핍박해오던 고죽마제였던 것이다.

(누가 고죽마제를... 비명소리로 보아 일합을 버티지 못하고 즉한 듯한데...)

진예빈이 찬바람을 들이 마실 때였다.

툭!

갑자기 그녀의 발아래로 무엇인가가 툭 떨어졌다.

[...!]

흠칫하며 내려다본 진예빈은 그대로 굳어지고 말았다.

[...!]

그녀의 발앞에 던져진 물체,

그것은 바로 고죽마제의 목이었던 것이다.

그와 함께,

[...!]

어느틈엔가 한 명의 궁장여인이 허공에 둥실 떠서 나타나 있었다.

[...!]

[...!]

진예빈과 궁장여인의 시선이 허공에서 어우러졌다.

궁장미인은 면사를 하고 있어서 그 용모를 알아볼 수가 없었다.

그러자 면사사이로 드러나는 궁장여인의 눈빛은 너무도 신비하고 아름다왔다.

(넟설지 않은 눈빛...!)

진예빈은 궁장여인의 눈빛이 낯설지 않아 고개를 갸웃하며 궁장여인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그녀는 일시지간에 그 눈빛의 주인을 생각해내지 못하였다.

그때,

[예빈동생, 동생을 뵙고 싶어 하는 분이 계시니 따라오세요.]

궁장여인이 조용하게 말했다.

진예빈은 흠칫하며 함께 있는 여인들을 돌아보았다.

[그 아이들 걱정은 말아요. 이 주위의 혈종문도들은 모두 제거되었으니...]

궁장미인이 진예빈의 걱정을 알아차리고 말했다.

진예빈은 다시 한번 놀랐다.

(그 짧은 시간에 혈종도들을 모두 제압했다니... 이분 언니는 도대체 누구일까? 설련언니 등보다 오히려 강해보이니...)

염두를 굴리며 진예빈은 소녀들을 돌아보았다.

[그대는 동쪽으로 전진하거라. 가는 도중에 설련언니를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알겠습니다.]

소녀를 대답하자 진예빈은 고개를 끄덕이며 돌아섰다.

[자, 가자꾸나!]

스스--- 스슥!

[...!]

궁장미인은 몸을 움직였다.

그러자 무형의 경력이 진예빈을 궁장미인에게 묶어버려 함께 허공으로 치솟았다.

화르르르---!

쐐--- 애애액!

진예빈이 아연하는 사이에 두 여인은 까마득한 허공으로 치솟았다.

(도대체... 공력이 어느정도에 이른 언니이기에...)

진예빈은 그저 놀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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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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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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