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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五十五 章

 

                  大天荒衍! 億劫의 奇遇!

 

 

 

---만겁패천초극류(萬겁覇天超極流).

 

인간의 손으로 만들어졌으되,

아직 한 번도 펼쳐져 본적이 없는 초절기(超絶技)다.

뚜렷한 형채는 없는 중에 일시에 석실전체가 패천신륜(覇天神輪)의 그림자로 뒤덮였다.

어떤 기공(奇功), 어떤 호신지기(護身之氣)라도 부수어 낼 수 있는 위력이 그 그림자에 있었다.

그러나,

츠--- 츠츠츠---!

섬뜩한 마기가 구천에 이를 듯 흩뿌려지자.

거대한 륜영(輪影)의 일각이 너무도 허무하게 베어져 나갔다.

천마지존비의 그 가공한 마력(魔力)이 떨쳐진 것이다.

파--- 가--- 가가각!

츄--- 하--- 아아앙!

천마지존비는 정확히 가슴으로 날아들었다.

(졌다!)

륜영이 둘로 쩍 갈라짐을 보며 능천한은 패배를 직감하였다.

한순간,

푸--- 학!

얼음보다도 싸늘한 가슴을 가름을 능천한은 느꼈다.

[과연... 천마지존비!]

능천한은 중얼거리며 뒤로 넘어졌다.

쿠--- 우웅!

마치 거목이 쓰러지듯이,

능천한의 몸이 그대로 위로 쓰러지며 선혈의 혈향(血香)이 석실을 가득 메웠다.

[흠...!]

스--- 으윽!

뒤이어 우주혈종도 침중한 신음을 흘리며 천마지존비를 거두어들였다.

그의 가슴이 패천신륜의 예기에 쩍 갈라져 선혈이 흐르고 있었다.

[극마존체(極魔尊體)인 본종에게 상처를 입히다니...]

우주혈종은 가슴을 누르며 능천한을 바라보았다.

쓰러진 능천한은 가스미 쩍 갈라져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어린 놈이나... 본종의 적수가 될 유일한 제목이었는데...!]

문득 우주혈종의 눈에 한 줄기 안타까운 빛이 흘러지나갔다.

그역시 범사한 마두(魔頭)는 아니었다.

적수를 알아보고 아낄줄 아는 대마두(大魔頭)인 것이다.

[네가 재생하든지... 천마와 함께 뼈를 묻든지는... 천운(天雲)에 달렸다.]

우주혈종은 중얼거리며 몸을 돌렸다.

스스--- 스스스슥!

휘르르--- 르르르르!

그자의 신형은 신기루같이 변하여 천마지벽 밖으로 사라져 갔다.

그르르르--- 르릉!

우주혈종이 사라지자 천마지벽은 굉음과 함께 다시 닫혔다.

그리고,

석실에는 죽음의 적막이 깔렸다.

어떤 소음도 존재하지 않는 완벽한 정적이 뒤덮이 것이다.

한데 그러던 어느 순간이었다.

쩌엉!

한 쌍의 강렬한 빛이 어둠과 적막을 함께 찢었다.

아!

그것은 눈빛(眼光)이었다.

천마(天魔)!

그의 감겨있던 눈이 떠지며 강렬하기 이를 데 없는 안광이 흐른 것이다.

믿어지지 않는 일이다.

천마는 수천 년 전에 죽었거늘... 어찌 눈을 떠 안광을 떨쳐 낼 수 있단 말인가?

그러나 사실은 사실이었다.

천마의 두 눈에서 횃불같은 안광이 일어났던 것이다.

천마는 쓰러져 있는 능천한과 돌로 깎은듯이 묵묵히 서 있는 환몽천후를 바라보았다.

[과연... 사부의 말씀대로구나. 삼천 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야 비로소 천황일맥(天荒一脈)의 진정한 후계자가 나온다함은...!]

웅웅거리는 웅혼한 음성이 석실을 울렸다.

천마는 전혀 입술을 움직잊 않았는데도 음성이 흐르는 것이다.

천마!

그에게 사부(師父)가 있었는가?

또한 천황일맥(天荒一脈)이란 또 무엇인가?

모를 일이다.

천마총의 진정한 신비가 어디까지 이어지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기나긴 세월... 천황지벽(天荒之璧)과 천병(天兵)을 지닌 인재가 찾아오기를 기다리며... 너무도 긴 세월을 영면에 들지 못했다. 허허... 이제야 비로소... 구천(九泉)에 들 수 있으리라!]

스스스---

천마의 몸에서 강렬한 광휘가 쏟아졌다.

그러자,

그그그그긍!

우르르르르!

갑자기 석실 바닥이 쩌억 갈라졌다.

화르르르르--- 르!

휘--- 이이이--- 이이잉!

이어 능천한과 환몽천후의 몸이 둥실 떠올라 석실의 바닥이 갈라진 틈으로 떨어져 내려갔다.

[그 아이아면... 대천황(大天荒)의 진정한 정수를 얻을 것이고...]

쿠르르르르---

천마의 중얼거림 속에 석실바닥은 능천한과 환몽천후를 삼킨 채 다시 하나로 합쳐졌다.

[진정한 고금제일인이 나리라. 허허... 아울러 고금제일미(古今第一美)도 함께...]

천마와 웃음소리가 석실을 웅웅 울렸다.

그와 함께,

스스스스---!

천마의 형형하던 안광이 급격히 사그라 들었다.

[인세(人世)에서 나의 할 일은 완전히 끝났다. 이제 구천에 들 시간이다...]

스스스스--- 스스슥!

안광이 마침내 사그러 들었다.

그러자 천마의 시신에 변화가 일었다.

스스스스--- 스!

휘르르르르--- 르르!

그의 시신이 머리쪽으로부터 먼지보다도 곱게 부수어져 나가기 시작한 것이다.

화르르르---!

마침내 천마의 시신은 완전히 가루로 사그러들어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믿어지지 않는 괴사가 일어났던 천마의 무덤은 다시금 적막에 뒤덮였다.

 

***

 

그곳은 공(空) 자체였다.

그곳에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빛(光)도 없으며 대기(大氣)도 없으며 삼라만상의 그 무엇도 없었다.

그곳은 그저 공(空)일 뿐이다.

그러나...

우르르---

위--- 이이이잉!

그곳에는 모든 것이 있었다.

모습은 없으나 소리(聲)가 있고

형체를 이루지는 못했으나 삼라만상(森羅萬象)의 근원인 대혼돈(大混沌)이 있었다.

만상(萬象)의 모태(母胎)!

대혼돈(大混沌)... 대천황(大天荒)!

 

---태초(太初) 그 이전에 만상(萬象)의 모태가 된 지극히 큰 기운이 있었느니라.

---이를 대혼돈(大混沌)이라하며 이는 만상(萬象)을 탄생시킴으로 사멸되도다.

---억겁(億劫)을 이르러 대혼돈의 정화인 대천황지기(大天荒之氣)가 흩어지지 않고 쌓인곳이 있단다.

---이를 일컬어 대천황연(大天荒衍)이라 하다니... 오호하 이것이 신기보(神技譜) 제일신기(第一神奇)이니라.

 

<대천황연(大天荒衍).>

 

그곳이 바로 이곳이었다.

한 모금만 취해도 신(神)의 경지에 들 수 있다는 대천황지기가 억겁을 변치 않고 쌓여 있는 곳!

빛도 형체도 없는,

그러나 분명히 도도하게 물결치는 대천황지기가 고여있는 곳,

그 대천황연이 이곳이었다.

신기보 일천신기의 제일장을 장식하고 있는 대천황연이 이곳인 것이다.

그 대천황지기이 도도한 흐름 속에 둥실 떠있는 인물이 있었다.

피에 젖은 황초를 걸친 검미(劍眉)의 청년,

바로 능천한이었다.

콰르르르--- 르!

능천한의 주위러 여신 거창한 광풍노고가 일고 있었다.

콰--- 자자자자강!

쿠--- 쿠쿠쿠쿵!

혈지지간에서 가장 빠르다는 낙뢰(落雷)보다도 오히려 빠른 탕류가 능천한의 몸을 뚫고 지나쳤다.

거침없고 막힘이 없는 거대한 역류,

그것이 바로 대천황지기의 흐름이었다.

스스스스--- 스스스!

츠츠츠츠--- 츠츠!

입술을 굳게 다문 능천한의 대천황지기를 끝없이 빨아들이고 있었다.

그의 몸은 바닥이 없는 거대한 그릇(器)같았다.

그 끝도 없을 것 같은 천황지기를 막힘이 없이 몸안으로 빨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위--- 이이이잉!

스스스스--- 스스스!

천황지기의 흡수가 진행됨에 따라 능천한의 몸에서는 지극히 광명정대한 광휘가 흘러넘쳤다.

 

---천극대정신맥(天極大正神脈).

 

그 천고(千古)의 절대신맥의 모든 능력이 천황지기를 접하여 일어나는 것이다.

우르르르르릉!

쿠르르르르---!

대천황지기의 격랑,

그것은 능천한을 신인(神人)으로 단련시키고 있었다.

 

---천마총(天魔塚).

 

천하인은 꿈에더 천마총이 대천황연의 입구임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

더욱이 그 안에서 거룡(巨龍)이 대천룡(大天龍)으로 자라나고 있음은,...

 

X X X

 

황원(荒原).

거치른 난석과 시든 잡초들로 뒤덮인 황원이었다.

휘--- 이이이잉!

츠츠츠--- 츠츠츠!

겨울의 문턱을 들어서자 삭풍이 뼈골을 시리게하며 불어온다.

중원천하는 유달리 일찍 찾아온 강추위에 시달리고 있었다.

화르르르--- 르르!

쐐--- 애애애액!

돌연 황원을 가르며 세 줄기의 인영이 허공을 갈랐다.

서두에 선 인물은 타는 듯이 붉은 홍포를 걸친 장한이었다.

[...!]

휘--- 이이이잉!

무겁게 입을 다문 장한은 이글거리는 시선으로 전면을 쏘아보고 있었다.

허공을 가르는 장한의 오른손에는 길이 일 장의 시뻘건 신창(神槍)이 들려 있었다.

 

---태양천화신청(太陽天火神槍).

 

바로 사데신병에 드는 절대신창(絶代神槍)이 그것이고,

그 주인인 홍포의 장한은 태양신존(太陽神尊),

변황제일인(邊荒第一人)이 바로 그였다.

스스스스슥!

휘르르르르--- 르!

무섭게 달리는 태양신존을 두 명의 인물이 땀을 뻘뻘 흘리며 따르고 있다.

 

---남황야수신(南荒野獸神),

---해천신검제(海天神劍帝),

 

변황삼대거파의 종주들이었다.

문득,

스스--- 스스슥!

태양신존이 표표히 날아내리며 몸을 멈추었다.

화르르르--- 르! 스--- 슥!

남황야수신과 해천신검제는 그뒤를 따라 몸을 멈추어 세웠다.

그곳은 까마드히 지평선이 보이는 황원의 중간쯤이었다.

휘--- 이이이잉!

[...!]

차가운 삭풍을 받으며 태양신존은 북쪽을 바라보았다.

[검제(劍帝)!]

태양신존이 무겁게 입을 열었다.

[옛! 속하 여기 있습니다.]

햐천신검제가 공손히 대답하며 허리를 숙였다.

태양신존은 무거운 어조로 말했다.

[사란과... 밀후에게 연락은 제대로 보냈겠지?]

[그렇습니다. 신존. 지금쯤 연락이 닿았을 것이고... 이 겨울이 가기 전에 일만의 풍운철기대(風雲鐵騎隊)가 중원으로 들어올 것입니다.]

[음...]

태양신존은 아주 무거운 안색이 되었다.

[혈종문의 힘이 그터럭 강했다니... 십만의 변황의 용사들이 그토록 허무하게 쓰러지다니...]

태양신존은 탄식을 하였다.

해천신검제가 그런 태양신존을 위로하였다.

[신존! 심려를 푸소서. 이제 딩도할 풍운철기대는 일기일인(一騎一人)이 천인(千人)의 천인(千人)의 발굽 아래 초토가 되고 말 것입니다.]

남황야수신도 우직한 음성으로 해천신검제를 겨들었다.

[그렇습니다. 신존. 크게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

두 사람의 위로의 말을 귓전으로 흘리며 태양신존은 황원의 저끔을 바라보고 있었다.

스--- 스스스슥!

그곳에는 하나의 점이 나타나고 있었다.

(사람이다. 그것도... 가공할 경공을 지닌...)

태양신존의 눈빛이 형형하게 타올랐다.

황야의 끝에 나타난 하얀 점은 바로 사람의 그림자였다.

한데,

휘--- 이이이이!

그 인영(人影)은 가공할 경공으로 태양신존 자신들에게 폭사되어 오고 있었다.

이윽고 태양신존은 다가오는 인영의 모습을 볼 수가 있었다.

그자는 극히 청수한 인상의 백의노인이었다.

화르르르---! 쐐--- 애액!

[허허허---!]

선풍을 일으키며 백의노인은 삽시에 태양신존 앞으로 날아내렸다.

[네가 태양신존이란 아이렸다?]

백의노인은 아무렇지 않게 태양신존에게 말했다.

[발칙한 자...!]

[감히 어느 안전이라고...!]

화르르르르--- 르르르르르!

츠츠츠! 쐐--- 애애애애액!

대노한 남황야수신과 해천신검제가 일시에 백의노인에게로 달려들었다.

쿠르르르르--- 르르릉!

그들 양인의 합공은 가히 경세적이었다.

그러나,

[날뛰지 말고... 누워 있거라!]

백의노인은 담담히 말하며 달려드는 남황야수신과 해천신검제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으--- 악!]

[아--- 악! 눈... 눈이...!]

쿵! 쿠쿵!

남황야수신과 해천신검제는 처절한 비명과 함께 눈을 감싸쥐며 나뒹굴었다.

태양신존은 그 모습을 보고 안색이 일변하였다.

[사안파령소! 그대는...!]

[허허! 본종을 굳이 알려고 할 필요는 없고... 다만 자네는 본종을 따라가 주어야겠네!]

[음...!]

백의노인, 우주혈종의 말에 태양신존은 부르르 몸을 떨었다.

(강한 자다. 어쩌면... 패할지도...!)

우르르르르--- 르!

화르르르르---!

태양천화신창에서 폭풍이 일었다.

시뻘건 구양지기가 삭풍을 가르며 수십 장까지 뻗쳐 나갔다.

[본존을 데려가고 싶으면... 태양천화신창을 눌려야 할 것이오!]

태양신존이 태양천화신창을 겨누며 말했다.

그러자 우주형종은 껄껄 웃었다.

[허허! 어려운 일이 아니지.]

우주혈종의 말이 끝나기도 전이었다.

슈--- 팡! 콰--- 콰콰쾅!

[크--- 흑!]

태양신존은 느닷없이 가슴에 일장을 맞고 십여 보 물러섰다.

우주혈종의 무공이 이심제기(以心制氣)의 지겨에 들었음을 알지 못하고 당한 것이다.

태양신존이 몸을 채 바로 잡기도 전이었다.

위--- 이이이잉! 츠츠츠츠츠!

일시에 천지사방이 숨막히는 마기(魔氣)로 뒤덮였다.

그와 함께,

스--- 으윽!

한 자루 시커먼 비수(匕首)가 태양신존의 가슴을 그어갔다.

[헛! 태양뢰폭(太陽雷瀑)!]

태양신존은 다급히 태양천화신창을 휩쓸어 내었다.

그러나,

[흐--- 훗!]

파--- 가--- 가각!

츠츠츠--- 츠츠츠---!

우주혈종의 손에 들린 천마지존비는 여지없이 태양신존의 가슴으로 퍼고들었다.

파--- 파파팟!

푸--- 하--- 악!

[크--- 으... 당하다니...!]

타--- 당!

태양천화신창이 요란하게 땅으로 떨어졌다.

쿠--- 우웅!

그와 함께 태양신존은 가슴에서 선혈을 내뿜으며 나뒹굴었다.

우--- 우우우!

피맛을 본 천마지존비가 섬뜩한 울림을 내었다.

우주혈종은 그런 천마지존비를 쓰다듬으며 청수한 얼굴에 미소를 띄웠다.

[후훗! 다시는 이백 년 전같은 좌절을 당하지 않는다. 천하를 철저히 본종의 손에 넣어 영세군림(永世君臨)할 것이다.]

우주혈종은 두 눈에서 광휘를 쏟아내며 중얼거렸다.

그의 눈빛이 이 순간만은 사악한 야심으로 번뜩이고 있었다.

[패천지존, 구천독종이 제거되었고... 이제 태양신존마저 제압하였으니... 천향염후만 굴복시키면 무림은 본종에게 대항할 힘을 상실한다.]

우주혈종의 눈빛은 아주 형형하게 빛났다.

[후후... 무림이 본종의 손에 들어오게 되면... 그다음 목표는 태상존황(太上尊皇)이 된... 패천황룡(覇天皇龍)이다.]

우주혈종은 음침한 표정이 되었다.

그는 황원의 저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패천황룡의 사라진 황실은 사상누각일 뿐이고... 후후훗, 그렇게 되면...]

우주혈종!

이자는 도대체 어떤 야심을 지니고 있기에 황실마저 넘본단 말인가?

[으하하! 이제 곧 천하가 본종을 신(神)으로 모시게 되리라.]

우주혈종의 웃음소리는 아주 멀리멀리로 퍼져 나갔다.

그것은 혈종천하를 예고하는 웃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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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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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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