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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四十八 章

 

                   十萬大山의 밤(夜)

 

 

 

[음...!]

능천한은 가슴이 찌르르 울리는 것을 느꼈다.

미인(美人)의 눈물은 천지십병보다 오히려 날카로운 것일까?

스--- 스슥!

능천한은 천형제왕검을 장검으로 흡수하였다.

[당신... 당신이 어떻게 천검만리어기뢰를...!]

나설련은 능천한을 올려다보았다.

뽀얗게 흐려진 그녀의 봉목은 너무도 아름다웠다.

능천한은 자신을 빨아들일 것만 같은 그녀의 봉목을 들려다보며 입을 열었다.

[소저의 아버님을 만났었소!]

[...!]

나설련의 교구가 바르르 떨렸다.

[아버님은 천검성에서 돌아 가셨는데...!]

능천한은 고개를 저었다.

[돌아가시지 않으셨었소. 그분은 한달 전까지 생존해 계시다가... 돌아가셨오!]

[흐윽...!]

나설련은 교구를 휘청이었다.

[아버님...!]

이어 그녀는 교수로 옥용을 가리며 흐느꼈다.

[소저!]

능천한은 나설련에게 가까이 다가섰다.

[성주... 소저의 선친께서는 소생에게 천검만리어기뢰를 전하시고... 소저를 맡기셨오!]

말을 하며 능천한은 나설련의 어깨에 손을 올려놓았다.

[안돼요...!]

스스스슥!

능천한의 손길이 닿자 나설련은 발작하듯이 몸을 튕겨 빠져 나갔다.

[놓아주세요. 나는 마녀(魔女)예요. 이제... 하루도 피를 보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마녀라구요!]

그녀가 절규하듯이 외쳤다.

[소저! 그대가 마녀라고 해도 나는 소저를 거두어야 하오. 나성주의 부탁을 저버릴 수 없소!]

스스스스슥!

능천한은 천향염후를 향하여 미끄러지듯이 다가섰다.

[제발... 당신 덕으로... 탕녀는 되지 않았다고... 해도... 제 피는 사악함으로 더러워졌어요. 제발 그냥 못 본 척 가주세요!]

화르르르르!

스스스스--- 스슥!

나설련은 눈물을 흩뿌리며 몸을 날렸다.

그러나,

스스스스스--- 스스...

위--- 이이이--- 이잉!

능천한의 신형이 일시에 백팔개로 불어나 그녀의 퇴로를 차단하였다.

[나를 믿으시오! 당신의 몸에서 사기를 씻어줄 수 있어!]

파--- 파팟!

능천한이 침중하게 외치며 지력을 쏘아내었다.

[흑...!]

지력에 격중당한 나설련은 힘없이 무너졌다.

스--- 스스스!

그녀가 지면에 나뒹굴기 전에 그녀의 몸은 능천한의 두팔에 안겨 있었다.

평소의 그녀라면 능천한은 일천초를 허비해야 그녀를 제압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녀의 심력이 허약해져서 쉽사리 능천한에게 제압당한 것이다.

[놓아줘요! 제발...!]

능천한의 품에 안긴 나설련은 눈물을 흘리며 중얼거렸다.

그러나 능천한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스스스스--- 스!

능천한의 몸이 둥실 떠올랐다.

[조용한 곳으로 가서... 그대의 일신에 맺힌 사기(邪氣)를 씻어주리라!]

화르르르--- 르르!

능천한은 멀리로 날아갔다.

[당신을... 저주할 거예요! 흐흑... 보내주어요...!]

나설련의 울음소리가 애절히 들리고,

스스스---! 화르르르---!

환몽천후가 선풍을 몰아 그 뒤로 따라 날아올랐다.

 

***

 

석동(石洞),

[흑흑! 악마...! 죽어서 원혼이 되어 당신에게 복수하겠어요!]

나설련은 마혈을 찍힌 채 울음을 토하고 있었다.

사각! 사각...!

사르르르르---

그녀의 나신을 가린 나삼이 한겹 한겹 벗겨져 나갔다.

능천한의 손길이 아래로 흐를 때마다 뇌쇄적인 나설련의 나신이 드러났다.

우람하게 솟아올라 출렁이는 한 쌍의 육봉,

바람을 맞은 돛같이 부풀고 팽팽한 복부.

끊어질 듯이 가느다란 한숨의 세류요.

귀엽고 수줍게 숨어 있는 배꼽,

그리고 펑퍼짐하게 벌려진 둔부와

미끈하게 뻗어내린 두 개의 옥주(玉柱)가 두 눈을 어지럽게 만들었다.

[어려운 일이 아니오. 그대는 다만 그대로 있기만 하면 되오!]

능천한은 말을 하며 나설련의 사타구니 사이의 밀지를 가린 작은 천 조각에 손을 가져갔다.

[흑흑... 아버님...!]

능천한의 손을 깊숙한 곳에 느끼며 나설련은 엉엉 울었다.

[흠...!]

능천한은 심호흡을 하며 나설련의 밀지에서 붉은 천을 걷어 내었다.

그러자 너무 무성하여 그안을 들여다 볼 수 없는 비림(秘林)이 드러났다.

[...!]

능천한의 시선이 잠시 방초 무성한 둔덕에 머물렀다.

그러나 그의 눈에는 일점의 욕정도 떠오르지 않았다.

[시작하겠소!]

능천한은 나설련을 내려다보았다.

강렬한 체향을 토하며 나설련의 뇌쇄적인 나신이 그곳에 있었다.

그녀는 이제 소리를 지르지는 않았다.

다만 무기력하게 몸을 누인 채 소리없이 오열하고 있었다.

그것은 고통이나 수치의 오열이 아니었다.

아무리 능천한을 거부하려 해도 거부할 수 없는...

여린 방심이 보다 아름다워지기 위한 성숙의 고통으로 나오는 눈물이었다.

스스스스스---!

위--- 이이이잉!

능천한의 몸에서 서기로운 불광(佛光)이 배어 흐르기 시작했다.

 

---광허무상대법력(廣虛無常大法力).

 

천해존불(天海存佛)이 남긴 항마묵주(降魔墨主).

그곳에 적혀 있던 불문 최고의 척사심공(斥邪心功)이 그것이다.

위--- 이이이이잉!

능천한의 신형은 점차 찬란한 서기 속으로 파묻혀 갔다.

만사(萬邪), 만마(萬魔), 만효(萬梟)를 깨칠 수 있으며,

천향염후의 천향지기를 깨 부술 수 있는 단 하나의 탕마지기가 그 서기 속에 있었다.

[...!]

무의 미하나 너무도 아름다운 한쌍의 눈이 그런 능천한을 지키고 있다.

---환몽천후(幻夢天后).

천극을 가슴에 품고 석동의 입구를 지키는 환몽천후의 눈길이었다.

그녀는 무슨 생각을 하는가?

[으으...!]

스스스스스...! 츠츠츠츠츠...!

천향지기가 부수어져 나가기 시작했다.

서기(瑞氣)에 접한 나설련의 천향지기의 얼음이 불을 만난 듯 사그라들었다.

그와 함께 광허무상대법력의 지극히 크고 마른 기운이 나설련의 나신으로 스며 들었다.

발가벗겨진 나설련,

그녀의 팔만사천모공으로 광허무상대법력이 파고든다.

쿠--- 쿠쿠쿠쿠쿵!

콰--- 자자--- 작!

나설련은 들을 수 있었다.

자신의 피 속에 섞인 천향지기가 여지없이 부수어져 나가는 것을...

[으으... 흐흑... 으음...!]

나설련은 흐느꼈다.

육신이 터지는 듯이 아프고,

여린 방심(芳心)이 더욱 깨끗하고 화려한 선혈로 가득 채워져감을 느끼며 신음하였다.

우르르르르---!

위이이이잉!

능천한의 몸에서 쏟아지는 광허무상대법력은 더욱 강해져 갔다.

나설련의 교구를 박살내고 천지지간의 모든 사마지기를 깨쳐버릴 듯이...

[으으... 흑... 흑흑...]

그 강함은 나설련에게는 고통이었다.

그러나 고통이 커지면 커질 수록 나설련의 가슴 깊은 곳에서 더욱 화려하게 자라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몸을 함부로 하지 마오.

 

처음의 만남...

그녀의 사악한 심성을 두들겨 부수고 파고든 그 목소리.

방심을... 사악함과 냉혹함, 음탕함으로 굳어졌던 그 방심을 깨친...

그리운 임,

그리운 사람의 목소리,

그의 모습,

하늘이고 태양인 그에 대한 화려한 연모지정이었다.

 

---깨끗해지고 싶어. 그래서 백지의 나의 마음에... 이이의... 발자국을 찍게 하고 싶어...

 

고통으로 껍질을 깨며,

나설련은 사랑을 키워가고 있었다.

능천한(陵天漢).

그를... 그이를 위하여...

그리고 고통의 최극에 이르렀다.

그와 함께 안간힘을 쓰며 꽃망울을 터뜨리려던 화려한 연모의 꽃(花)이 화악 터져 피어났다.

[악!]

한소리 처절한 개화(開花)의 비명이 나설련의 붉은 입술 사이로 터져 나왔다.

바르르르...!

교구가 사시나무 떨리듯이 떨리고,

비로소 그 끈적끈적하던 천향(天香)이 사그라들었다.

[으음...!]

스스스스--- 스스!

그와 함께 능천한의 몸에서도 광허무상대법력이 잦아들었다.

스--- 윽!

환몽천후가 다가왔다.

그리고 그녀는 조심스레 능천한의 이마에 맺힌 땀을 닦아 주었다.

여인의 섬세함,

영혼은 없으나 몸에 베인 그 세심함은 그대로 살아있는 듯이 보인다.

[고맙소, 환몽!]

능천한은 환몽천후에게 미소를 보냈다.

환몽천후도 마주 미소를 지었다.

다만 능천한의 모습을 따라하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녀의 미소는 정말 아름다웠다.

[이제 되었소!]

능천한은 나설련의 나신을 의복으로 덮었다.

[상공...!]

탈진하여 늘어진 나설련은 촉촉한 눈길로 올려다보았다.

탄생,

그녀는 또 한번 태어난 것이다.

[피곤할 것이오! 주무시오!]

능천한은 아버지같은 미소로 나설련을 포근하게 해주며 다독였다.

[함께... 계셔 주세요.]

갓 태어난 계집아이같이 나설련은 두려움에 눈을 크게 뜨며 말했다.

능천한은 훈훈한 미소로 답했다.

그리고,

[안아주리라.]

그는 나설련의 교구를 안아들었다.

뭉클한 교구가 그의 두팔 가득히 안겨 들었다.

[고마워요. 당신의... 가슴은 굉장히 넓고... 따뜻하군요.]

나설련은 능천한의 가슴에 사르르 기대며 발갏게 볼을 붉혔다.

[후후...]

능천한은 그런 나설련을 꼬옥 안으며 가볍게 쓰다듬었다.

(따뜻해...!)

안도와 편안함으로 나설련의 눈이 사르르 감겼다.

그리고,

새액... 새... 액...!

그녀는 고른 숨을 몰아쉬며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이제야 비로소 안주할 곳을 찾은 슬펐던 철새,

그 예쁘고 가녀린 몸이 편히 잠에 들고 있는 것이다.

[...!]

능천한은 훈훈한 미소로 잠이 든 나설련을 내려다 보았다.

동굴 밖은 생사(生死)가 일촌에 있는 살벌한 십만대산이다.

그러나 동굴은 안은 상춘(常春)의 따스함으로 가득했다.

좋고... 평화로운 밤이다.

최소한 일남일녀가 있는 이 작은 석동(石洞)만은...

 

***

 

문득 나설련은 귀에 익은 듯한 어떤 소리를 들었다.

반--- 짝!

그녀의 맑디맑은 두 눈이 살짝 떠졌다.

사경(四更) 말쯤 되었을까?

여명직전의 더할 수 없이 짙은 어둠이 동굴과 그 밖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천녀공력을 지닌 당세제일의 여고수다.

그런 어둠이 장애가 될 리 없다.

그녀는 자신이 여전히 능천한의 커다란 가슴에 안겨 있음을 느꼈다.

[...!]

어둠 속에서 태산의 무게로 앉은 능천한의 모습이 올려다보였다.

올려다본 능천한은 그렇게 클 수가 없었다.

(크신 분... 나하나 쯤 기대어도 미동도 않으실 분...)

나설련은 가슴 뿌듯한 안도감을 느꼈다.

천향염후 시절,

그 무미건조한 끈끈한 죄의식 속에 살던 것이 모두가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인 듯이 보였다.

[상공...!]

나설련은 계집아이가 아버지를 부르듯이 작고 귀여운 목소리로 능천한을 불렀다.

[쉬잇...!]

어둠 속에서 능천한의 굵직한 손가락이 살짝 그녀의 입술을 눌렀다.

어둠 속에서 능천한의 두 눈이 횃불같이 이글거렸다.

그의 눈은 곧장 석동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

나설련은 석동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때였다.

[붕비(鵬飛)! 속이지 말아요. 당신이... 죽어... 흙이 되어도 천첩은 당신을 알아볼 수 있어요.]

중년부인의 목소리.

너무도 나설련의 귀에 익은 여인의 목소리가 들렸다.

나설련은 바르르 떨었다.

그녀는 놀라 석동 밖을 주시하고 있었다.

석동 밖에는 일남일녀가 마주 서 있었다.

둘다 자의(紫衣)를 걸친 인물들이었으며,

남자쪽은 자색 곤룡포에 금관을 쓴 당당한 중년인이었다.

그에게는 제왕(帝王)의 기도가 물씬 풍기고 있다.

그리고 여인은 사십 전후의 궁장미부였다.

싸늘함이 어린 용모이나 너무도 아름답고 기품있는 미부였다.

(사부...!)

그 중년미부를 바라보는 나설련의 시선이 아프게 빛났다.

 

---천환여제(天幻女帝).

 

궁장미부는 나설련의 사부였다.

그녀에게 천하를 오시할 힘을 주었으며,

또한 음탕함과 사악함을 강요했던 여인... 천환여제(天幻女帝)였다.

그때 천환여제는 주르르 눈물을 흘리며 자의 곤룡포인을 바라보았다.

[당신이... 변을 당했다는 얘기를 듣고... 천첩은... 가슴이 허물어지는 듯한 고통을 느꼈사옵니다. 웬지 아십니까?]

천환여제가 흐느끼며 말했다.

그런 그녀를 보고 어찌 천하제일의 독심녀(毒心女)라 하겠는가?

[휴...!]

천환여제의 말을 들으며 자의인은 깊이 한숨을 쉬었다.

그는 태상존황이라 불리는 인물이었다.

[천첩은... 붕비... 당신을 사랑했어요!]

천환여제가 얼굴을 교수로 감싸며 흐느꼈다.

[음...!]

그 순간 나설련은 능천한의 몸이 부르르 떨림을 느꼈다.

(저분이... 저분이... 바로 상공의 아버님... 그리고 바로 사부님의 정인(情人)...)

나설련의 교구는 의외의 사실에 흠칫 떨렸다.

천환여제가 흐느끼며 말을 이었다.

[사부 대천후(大天后)께서... 당신의 손에 타개하던 후에도... 천첩은 당신의 부르심을 기다렸어요. 한데 당신은,... 천첩에게... 일별도 주지 않으셨어요...]

[그것은 그대에게 이중의 고통을 주지 않으려 한 것 때문이오. 추하(秋霞)...!]

태상존황이 아주 힘들게 말했다.

[그런데... 어찌 그토록 쉽사리 천예선자를 부인으로 삼으셨지요?]

천환여제가 번거롭게 말했다.

천예선자는 능천한의 생모(生母)를 일컬음이다.

그녀는 능붕비에게 시집을 와서 이십 년만에 능천한을 갖았고...

능천한이 천극대정신맥을 지닌 탓으로 능처한에게 자신의 모든 정기를 주고 타계하였었다.

[그대만큼... 아니... 그 이상일지도 모르오. 천예를 아꼈기 때문이오.]

태상존황, 아니, 패천황룡 능붕비는 무거우나 단호한 어조로 말했다.

(그랬구나, 사문의 원한으로 헤어지긴 했으나... 아버님과 저분은... 사랑하는 사이셨구나.)

능붕비와 천환여제를 바라보며 능천한은 기묘한 기분이 되었다.

아버지와 옛 여인이 만나는 장면을 보고 있으니 말이다.

그때 천환여제는 입술을 꼬옥 깨물며 말했다.

[당신은 천첩을 받아들일 마음이 아직도 있으신가요?]

말을 마친 천환여제는 얼굴을 빨갛게 물들였다.

천환여제의 말에 능붕비는 고소를 머금었다.

[추하... 그대는 참으로 바보요. 다 늙은 내게 무엇 때문에 여생을 맡기려 하오?]

능붕비의 말에 천환여제의 홍조띈 옥용에 미소가 떠올랐다.

능붕비가 직접 말하지는 않았으나 간접적으로 승낙을 했기 때문이다.

[겉은 이렇게 번지르 하지만... 늙기는 천첩도 마찬가지 아니옵니까?]

[허허, 그렇던가?]

능붕비는 껄껄 웃었다.

그리고 능붕비는 천환여제에게 다가가 그녀의 교수를 꼭 쥐었다.

[상... 상공...!]

천환여제는 고개를 푹 떨구었다.

어둠 속에서도 그녀의 긴 목이 빨갛게 상기되는 것이 보였다.

[고맙소. 천에를 잊지는 못하겠으나... 추하 당신 생각도 많이 하도록 노력하겠소!]

[감... 감사하옵니다. 상공!]

능붕비는 천환여제를 꼬옥 끌어안아 다독였다.

그리고,

[하하... 그대는 천예의 아들... 아니 이제는 당신의 아들 녀석이 되겠지. 천한이를 만나 보았겠지?]

능붕비의 말에 천환여제는 고개를 끄덕였다.

[네, 당신과... 천예동생을 꼭 닮았더군요!]

능붕비는 빙그레 웃었다.

[훌륭한 녀석이오. 고금제일인(古今第一尊)이 될 녀석이지.]

말을 하던 능붕비는 안색을 굳혔다.

[그 아이가 강하기는 하지만... 그 아이의 힘으로도 상대못할 거인(巨人)이 나타났다오!]

[설마...!]

천환여제가 놀라 두 눈을 크게 떴다.

[사실이오. 아마도 나와 그 아이가 힘을 합쳐야 상대할 수 있는 초절정의 강자가 나타났소.]

[그... 그런 일이...!]

[그는 천마총에서 그 아이가 들어오기를 기다리고 있소.]

능붕비의 말에 끝나기도 전에 천환여제는 급히 능붕비의 팔을 잡아끌었다.

[막아야 해요. 천환... 그 아이가 천마총에 들어가지 못하도록!]

[그렇소, 사실 나도 그 아이를 찾고 있던 중이오!]

[어서 가요!]

천환여제가 더 급해져서 능붕비를 끌어당겼다.

화르르르---!

쐐--- 애애--- 액!

능붕비와 천혼여제는 한쌍의 되어 빛으로 사라졌다.

---천환여제(天幻女帝).

어쨌든 능붕비의 처가 되었고,

능천한은 자연히 그녀 자신의 아들이 아닌가?

비록 자기 속으로 낳은 아들이 아니라 할지라도, 자식을 생각하는 어머니의 마음을 다를바가 없다.

[흠...!]

사라지는 두 사람의 모습을 능천한은 묘한 기분이 되었다.

웃어야할지 울어야할지...

(아버님께서는 혈종문이 본문을 습격하던 그날... 제왕부(帝王府)에 드는 기연을 얻으셨던 모양이군.)

능천한은 염두를 굴렸다.

그때 그의 품에 안긴 나설련이 조심스런 어조로 물었다.

[천마총에... 드실 것이옵니까?]

능천한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강적이 노리고 있다는데...]

나설련이 침울하게 말하자 능천한은 빙그레 웃으며 그녀의 삼단같은 머리를 쓰다듬었다.

[걱정해주니... 고맙소. 하지만... 꼭 가야하오!]

[...]

능천한의 말에 나설련은 고개를 폭 떨구었다.

[날이 밝은대로... 십만대산을 떠나시오. 무이산의 자부(紫府)에 가서 기다리도록...]

[알겠사옵니다.]

말을 하며 나설련은 다시 능천한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아직은 여명이고 좀더 시간이 있었다.

능천한이 다독이는 중에 나설련은 살풋 잠속에 빠져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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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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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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