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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

<-황산>

신무곡 입구. 청풍이 여러 사람과 헤어지고 있다. 위진천, 위극겸, 이무외, 진상파, 패소정등이 청풍을 배웅한다. 위극겸과 위진천은 부상이 아직 완치되지 않은 상태. 저고리 사이로 가슴을 붕대로 감고 있는 게 보인다.

청풍; [그럼 다녀오겠습니다.] 이무외와 위극겸을 향해 포권하고

이무외; [아무쪼록 조심하거라.] 걱정

이무외; [아비는 물론이고 사형께서도 부상이 완쾌되지 않아서 삼성동천으로 달려갈 수 없는 게 유감이로구나.] 위극겸을 돌아보고. 위극겸은 침통한 표정이고

청풍; [사조님께서 완성하신 금천절연금제만 설치하면 되는 일입니다.] [큰 위험은 없을 테니 너무 염려하지 마십시오.]

이무외; [그렇긴 하다만...] 못내 안심이 안되는 표정이고

위진천; [제가 사제를 배웅하고 오겠습니다.] 이무외와 위극겸에게

이무외; [그렇게 해라.] 끄덕이고

위진천; [입구까지 함께 가세.] 앞장서서 걸어가고. + 청풍; [...] 따라가고

곧 멀어지는 청풍과 위진천.

이무외; [아들들이 장성한 모습을 보니 마음이 든든합니다.]

위극겸; [그러게나 말일세.] 억지로 웃고

그런 위극겸을 훔쳐보는 진상파

진상파; (위사백의 심사가 복잡해보이네.)

진상파; (하긴 이십 년 넘게 살을 맞대고 살아온 아내와 생이별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으니 심란하겠지.)

진상파; (나도 저 사람과 잠깐 헤어지는 것뿐인데도 가슴에 구멍이 나는 기분인데...) 위진천과 함께 계곡 입구로 멀어지는 청풍을 보며 소리없이 한숨 쉬고

 

#252>

계곡 입구. 청풍과 위진천이 헤어지고

청풍; [그럼 몸 조리 잘 하시고, 사조님을 부탁드리겠습니다.] 포권하는데

갑자기 무릎을 꿇는 위진천

청풍; [사형!] 깜짝 놀라며 마주 무릎 꿇으면서 팔을 잡아 부축하려 하고

청풍; [왜 이러십니까? 일어나십시오.] 위진천을 일어나게 하려 하지만

위진천; [이렇게 부탁하겠네.] 청풍에게 절하며 말하고

위진천; [아무리 독하고 악랄하다 해도 무혈마녀님은 날 낳아주신 어머니일세.] 비통한 표정으로

위진천; [그분을 금천절연대진에 가두지는 말아주게.] 고개 들며 애원

청풍; [사형!] 난감

위진천; [어머니가 세상에 해를 끼치지 않도록 내가 설득하고 교정해보겠네.] [그러니 그분에게 기회를 주게나.] 간절한 표정으로

청풍; [알겠습니다.] 어쩔 수 없이 한숨 쉬며 포권하고

청풍; [금천절연대진을 펼치더라도 백모님이 삼성동천 안에 계시지 않는 것을 확인하고 펼치도록 하겠습니다.]

위진천; [고맙네! 그렇게만 해준다면 사제의 은혜, 백골난망으로 알겠네.] 안도하며 눈물을 흘리고

청풍; (난감하게 되었다.) 그런 위진천을 보며 난색

<사형의 부탁대로 무혈마녀를 금천절연대진에 가두지 않으려면 사조의 분부를 거슬러야 되니...> 두 사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253>

<-오일후(五日後)> 웅장한 산. 

<-태행산(太行山)> 그 산을 배경으로 나레이션.

어느 계곡. 제법 넓고 평범하다. 헌데.

계곡의 막다른 곳에 몇 명의 인물들이 서있다. 용사, 호사, 운사, 풍사등이다, 막다른 절벽을 살펴보는 용, , , 운의 네 사람

호사; [절묘하구만.] 절벽을 만져보고

호사; [진짜 절벽을 만지는 것처럼 느껴지고...] [이게 진법으로 만들어진 환각이라는 걸 누가 믿겠나?]

운사; [아마 마교의 절전된 금제 절천마벽진(絶天魔壁陣)일 거요.] 역시 절벽을 만져보면서 말하고

운사; [소제가 알기로 이 금제를 힘으로 뚫고 들어가는 건 불가능하오.] 쿵쿵! 주먹으로 벽을 치면서

호사; [이런 가공할 금제가 아홉 겹이나 연달아 쳐져있다니...] [삼성동천이 지난 오백여 년 간 인간의 눈에 띄지 않은 이유가 있었어.] 감탄하고. 그 배경으로 무언가를 느끼는 표정이 되는 용사

용사; [궁주님께서 오신다.] 뒤를 돌아보며 말하고. 다른 사람들도 흠칫! 하며 계곡 입구쪽을 돌아볼 때

스스스! 그들 앞쪽에 유령같은 형상이 서리더니

! 모습을 드러내는 십면혈신. 눈 아래 다크 서클이 좀 생겼다. 극도로 지친 모습이고

[궁주님!] [어서 오십시오.] 포권하는 사람들

십면혈신; [수고했다.] 다가오고

십면혈신; [제법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불멸환혼건을 어떻게든 운용할 수 있게 되었다.] 막다른 곳의 절벽을 보며

[감축드립니다.] [궁주님이 아니었으면 불멸환혼건을 열흘도 안되어서 터득하는 건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풍사와 운사가 아부하고

십면혈신; [냉가년은 삼성동천으로 들어갔겠지?] 무시하고 다가와 벽을 살피면서 말하고. 그러자

용사; [! 사흘 전에 구중금천금제 안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했습니다.] 사람들을 대표해서 말하고

십면혈신; [사흘...] [그럼 늦어도 하루 이틀 전에는 구중금천금제를 돌파했겠군.] 벽을 만져보며 말하고

호사; [너무 늦은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우려

십면혈신; [걱정할 거 없다.] [불멸삼성이 뭔가를 남겼다면 난해하기 이를 데 없을 테고...] 음산하게 웃고

십면혈신; [하루 이틀 사이에 그걸 다 외우거나 터득하진 못할 테니 말이다.]

호사; [그렇긴 합니다만...] 여전히 미심쩍고

십면혈신; [냉가년보다 노부가 유리한 점도 있다.] [바로 그대들을 대동하고 삼성동천으로 들어갈 수 있다는 점이다.] 음산하게 웃고.

풍사; [불멸삼성의 수련장소인 삼성동천으로 들어갈 수 있다니... 삼생의 영광입니다.] 포권하며 흥분하고

십면혈신; [감사는 삼성동천으로 들어간 후에 하도록 해라.] [용사!] 풍사에게 말하고 이어 용사를 부르고

용사; [하명하세요.] 고개 숙이고

십면혈신; [노부가 잠영둔형술(潛影遁形術)을 써서 동행할 수 있는 인원은 단 둘이다.] [누구를 대동하는 게 좋겠느냐?]

용사; [그건...] 생각하다가

호사, 풍사, 운사가 기대에 찬 눈으로 용사를 보고 있다

용사; [일단 속하는 이곳에 남아 경계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동료들을 보면서 말하고. 그러자

안도하는 기색인 풍사와 운사

십면혈신; [용사가 양보를 했어도 한명이 더 남아야하는데...] 용사를 제외한 세 사람을 돌아보며 말하고. 그러자

서로 눈치를 보는 세 사람. 그러다가

호사; [풍사와 운사의 재주는 상호보완의 성질을 지녔으니 속하가 남도록 하겠습니다.] 십면혈신에게 포권하며 말하고.

풍사; [호사형님! 그러실 필요는...] 짐짓 사양하려 하지만

호사; [궁주님을 잘 보필하도록 해라.] 고개 젓고

풍사; [명심하겠소이다.] 못 이기는 척

십면혈신; [결정되었으면 잠영둔형술을 시작하자.] 두 손으로 결을 지은 채로 말하고. 그러자

[!] [분부 거행하겠습니다.] 역시 두 손을 모아 결을 짓는 풍사와 운사

츠츠츠! 주문을 외우는 십면혈신의 그림자가 먹물을 뿌린 듯 짙어지면서 넓어진다.

츠츠츠! 이내 십면혈신의 발치 일대는 완전히 새카맣게 변해서 돌이나 풀 등 다른 건 일체 안보이게 되고

! ! 그 그림자 속으로 발을 들이는 풍사와 운사. 두 손을 결을 지은 채 주문을 외우는 모습으고. 그러자

슈욱! 츠츠츠! 마치 물에 설탕이 녹듯이 십면혈신의 그림자 속으로 스며들어가는 풍사와 운사. 이윽고

! 완전히 사라지는 풍사와 운사.

십면혈신; [되었군.] 결을 지었던 두 손을 풀고. 이어

십면혈신; [그럼 다녀오겠다. 뒷일은 그대들에게 맡기겠다.] 용사와 호사를 돌아보며 말하고

[다녀 오세요 궁주님!] [삼성동천 안에서 원하시는 바를 이루시길 바라겠습니다.] 포권하는 용사와 호사

고개 끄덕이며 절벽으로 가는 십면혈신

! 한 손을 절벽에 대는 십면혈신. 이어

츠츠츠! 십면혈신의 모습이 빛에 덮이더니

슈욱! 바위로 이루어진 절벽으로 스며들어가기 시작하는 십면혈신의 모습

용사; (저게 불멸환혼건...) 눈 반짝

<이름 그대로 어떤 장애라도 뚫고 들어갈 수 있는 불멸의 술법이다.> 슈우! 몸이 거의 다 절벽에 스며들어가는 십면혈신을 배경으로 용사의 생각 나레이션. 직후

! 완전히 절벽 속으로 사라지는 십면혈신. 절벽은 다시 원래대로 멀쩡해지고

호사; [직접 보지 않았으면 믿기 어려운 술법이로군!] 십면혈신이 사라진 벽을 만져보면서 감탄하고

용사; [결국 그 벽을 다시 나오는 것은 궁주님과 무혈마녀중 한명뿐이겠지?] 우울한 눈빛으로 말하고

호사; [그럴 가능성이 크겠지.] 끄덕

용사; (세상을 위해서는 아무도 나오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한숨

<과연 하늘이 어떤 결말을 선택할지 짐작도 가지 않는다.> 용사와 호사의 모습 배경으로 용사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근처의 절벽 위에 숨어서 지금까지의 상황을 훔쳐보고 있는 인물. 신행태보다.

신행태보; (십면혈신은 불멸환혼건을 수련하느라 루주님보다는 삼성동천에 들어가는 게 며칠 늦었다.)

신행태보; (하지만 십면혈신은 술법을 써서 도와줄 수하를 두 명 데리고 들어갔다.) 찡그리고

신행태보; (당연히 루주님께 불리한 싸움이 될 텐데...)

신행태보; (아무쪼록 그 사이에 루주님이 불멸삼성이 남긴 비결을 모두 수습하셨기를 바랄 뿐이다.)

 

#254>

<-태행산> 여전히 태행산

어느 계곡. 삼성동천이 있는 곳과 달리 좁고 깊다.

그 깊은 계곡 끝. 절벽 아래 누가 서있다. 청풍이다. 청풍의 앞에는 검은색의 물이 고여있는 연못이 있다. <건곤일척>에 나온 <무저담>과 같은 모습의 연못이다.

청풍; (무저담(無底潭)...!) 연못을 내려다보고

청풍; (이 연못의 물은 각가지 광물질을 포함하고 있어서 보통의 물보다 수십 배 더 무거운 천중수(天重水).) 

청풍; (그 때문에 어떤 생명체도 살 수 없는 이 연못 바닥에 마교의 절대마기 생사교(生死橋)가 갈아 앉아있다.)

이하 회상. #27>의 장면

 

섭장천; [생사교는 예리할 뿐 아니라 가공할 살기를 지니고 있어서 죽이지 못하는 사람이 없을 정도다.]

섭장천; [아마 마교(魔敎)에서 유래한 마물 같은데...]

 

<사조는 처음 무림에 출세했을 때 생사교를 무기로 썼고... 생사교의 살기에 휘둘려 불과 일년 사이에 천명 가까운 인명을 살상하고 말았다.> 젊은 시절의 섭장천이 생사교를 들고 마귀처럼 웃고 있고 그 주변에 수많은 시체가 널려 있다

 

섭장천; [어느 날 문득 정신을 차렸을 때 사조는 강호를 전율하게 만드는 검귀(劍鬼)가 되어 있었다.] 한숨 쉬고

 

<이에 사조는 생사교를 사람 손이 닿지 않을 곳에 감춰버렸으며...> 황량한 계곡 끝에 있는 연못에 생사교를 던지는 젊은 시절의 섭장천. 연못 물의 색이 검다.

 

섭장천; [저지른 죄의 값을 치루기 위해 평생 독신으로 살 결심을 했었다.] 한숨 쉬고

회상 끝

 

청풍; (사조님은 무공이 일정 경지에 이르면 승부는 지닌 바 마음의 무게로 결정된다고 하셨다.) (하지만...) 무저담을 내려다보며 생각하고

청풍; (나는 아직 사조님께서 말씀하신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 허리에 차고 있던 거궐신검을 풀고

청풍; (그 때문에 십면혈신과 무혈마녀와 맞서 싸울 경우 이길 가능성이 거의 없는 게 사실이다.) 거궐신검을 바닥에 내려놓고. 이어

청풍; (내가 두 사람과 싸워 이길 수 있는 방법은 생사교의 힘을 비는 것이 거의 유일하다.) 옷을 벗기 시작하고

청풍; (마교의 시조인 만겁마조(萬劫魔祖)가 만들었다는 생사교에는 가공할 살기가 서려 있다.) 옷을 벗고

청풍; (그 살기는 어떤 호신강기라도 무력화 시킬 수 있다고 하는데...) 완전히 알몸이 되고

 

<불멸삼성에 필적하는 고수였던 적신두타조차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생사교만이 십면혈신이나 무혈마녀를 벨 수 있을 것이다.> 미이라가 된 적신두타의 가슴에 생사교가 박혀있는 것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이 장면도 #27>에 나온 장면

 

청풍; (사조님은 생사교의 폐해를 우려하여 누구도 바닥까지 들어갈 수 없는 이곳 무저담에 던져 넣으셨었다.) 알몸인 채 연못으로 다가가고

청풍; (나도 자칫 생사교의 마성에 빠질 위험이 있지만 선택의 여지는 없다.) ! 한 발을 무저담에 담근다

청풍; (생사교의 힘을 빌어야만 십면혈신과 무혈마녀를 상대할 수 있으니...) 찌릿! 찌릿! 강한 자극이 무저담에 넣은 발에서 전해지고

청풍; (수많은 바늘이 피부를 찌르는 것 같다.) 찡그리고

청풍; (무저담에 녹아있는 각가지 광물질들이 몸속으로 파고드는 때문일 텐데...) 스윽! 연못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며

청풍; (불멸환혼건의 힘을 믿고 들어가자!) 슈욱! 앞으로 몸을 숙여서 잠수를 시작한다

먹물같이 검은 물속에 머리부터 내려가는 청풍

청풍; (마치 먹물을 풀어놓은 듯 어둡다.)

청풍; (게다가 얼마 들어오지 않았는데도 엄청난 압력이 느껴진다. 마치 거대한 바위가 짓누르는 것같은...) 고통에 찬 표정으로 잠수하고

청풍; (무저담에 고여 있는 천중수의 이 가공할 수압을 견디어낼 수 있는 사람은 천하를 통틀어도 몇 안될 것이다.)

청풍; (그리고 그 몇사람 중 한명이 바로 나다.)

! 현기증이 느껴지고

청풍; (몸은 견딜 수 있지만 엄청난 수압 때문에 정신이 혼미해지는 것은 어쩔 수가 없다.) 머리를 아래로 해서 잠수하며 찡그리고

청풍; (정신을 잃기 전에 무저담의 바닥에 닿을 수 있어야할 텐데...) 전력으로 발차기를 해서 잠수 속도를 높이고.

그렇게 어둠 속을 내려가는 청풍의 모습

청풍; (... 한계에 거의 다달았다!) 눈이 몽롱

청풍; (몇장만 더 내려가 보고 가망이 없을 것 같으면 포기하자.) 생각할 때

반짝! 깊은 아래쪽에서 무언가 빛을 발한다

청풍; (저 빛!) 몽롱해지던 눈을 치뜨고

청풍; (이 칠흑같은 어둠 속에서 뿜어지는 건 실제 빛이 아니라 살기일 것이다!) 필사적으로 발을 차서 내려가는 속도를 높이고. 아래쪽에서 무언가 빛이 나고

청풍; (그렇다는 건...) 눈 부릅뜨고

<찾았다!> 청풍의 생각 배경으로 반투명한 검신의 검이 바닥에 박혀있는 게 보인다. 바로 젊은 시절의 섭장천이 사용하던 검 생사교다.

청풍; (이게 바로 생사교다!) ! 머리를 아래로 한 채 생사교의 손잡이를 움켜잡고. 바로 그 순간

지익! ! 벼락에 휘감기는 듯한 충격에 휩싸이는 청풍

청풍; (... 가공할 살기!) ! 전율하면서도 생사교를 뽑고

청풍; (그저 손을 대었을 뿐인데도 혈기가 들끓고 정신이 혼미해진다!) 화악! 생사교를 뽑고 위로 치솟고

청풍; (이 마성을 다스리지 못하면 나 역시 육십여 년 전의 사조님처럼 세상을 피로 물들이는 검귀(劍鬼)가 될 것이다!)

청풍; (하지만 난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 화악! 밝아지는 무저담의 수면쪽으로 올라가며 생각하고

<생사교의 마성이 아무리 강해도 지난 세월 우리 가족을 핍박한 십면혈신의 악의에는 미치지 못하므로...> 밝아지는 수면으로 치솟는 청풍을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십면혈신의 음산한 얼굴 떠올리면서

 

#255>

무릉도원 같은 원형의 분지. 사방이 깎아지른 절벽으로 에워싸여 있고. 절벽 위로는 아지랑이같은 기운이 흐르고 있다. 직경이 일천미터 정도인 원형의 분지 아래쪽에는 그야말로 무릉동원이 펼쳐져 있다. 아름드리 복숭아나무들이 즐비하고 토끼등 작은 동물들이 뛰어논다. 기화이초가 만발한 사이로 개울도 흐르고

분지의 한쪽 절벽

! 석벽에서 진동과 벼락이 일어나더니

슈욱! 석벽을 빠져나오는 십면혈신

! 완전히 석벽 밖으로 나서는 십면혈신. 주변을 두리번

십면혈신; [이곳이 삼성동천...] 흥분한 표정으로 분지 중앙을 향해 걸어가고. 그때

<건너편에서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그림자 속에서 누군가가 말하고

십면혈신; [노부도 감지했다.] 끄덕이고

십면혈신; [다행히 아주 늦지는 않은 것 같구나.] 휘익! 날아가고

 

#256>

분지 입구 반대쪽의 절벽. 동굴이 있고. 동굴 입구 위쪽에는 <三聖洞天>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스슥! 동굴 입구에 내려서는 십면혈신. 헌데

! 동굴 입구에 널려 있는 두 구의 시체. 바로 혈왕 용극과 무제 이릉의 시체다. 살아있을 때의 모습인데 아무렇게나 던져진 모습이고

십면혈신; [이런... 이런...] 그걸 보고 혀를 차고

<불멸삼성중 혈왕조사님과 무제 이릉의 유해인 것 같습니다.> 십면혈신의 그림자 속에서 눈들이 번뜩이고.

십면혈신; [자기 조상인 천마 냉각을 제외한 두 분 종사의 유해를 모욕했구만.] [누가 마녀 아닐까봐...] 혀를 차며 동굴로 들어가고. 그때

[어서 와요 용궁주!] 들리는 음성

냉상영; [하지만 안타까워서 어쩌지요? 어려운 발걸음을 하셨지만 헛수고를 하신 셈이 되었네요.] ! 동굴 내부. 원형의 광장으로 마치 로마시대 신전같은 모습이다. 벽에는 원래 수많은 글과 그림이 새겨져 있었다. 하지만 모두 파괴되었고. 입구 맞은편에는 세 개의 돌의자가 놓여있었다. 하지만 중앙의 돌의자에만 한명의 인물이 앉아있다. 바로 천마 냉각이고. 천마 냉각의 시체 앞쪽에 놓인 좀 낮으면서 길쭉한 돌탁자에는 냉상영이 한 다리를 아래로 내린 자세로 앉아서 마녀처럼 웃고 있다.

십면혈신; [과연... 예상했던 대로구만!] 입구쪽에 서서 천장과 벽을 살펴보고

십면혈신; [불멸삼성은 천하제일인을 가리기 위한 비무 끝에 승부가 나지 않자 이곳에서 함께 무공을 연구했었겠지.]

십면혈신; [그 결과를 벽과 천장에 새겨놓았을 테고...]

냉상영; [맞아요! 하지만 지금은 제 손에 의해 완벽하게 훼손이 되어버렸답니다.] 함께 천장을 보고

냉상영; [불멸삼성이 함께 연구하고 창안한 절기들은 영원히 세상에서 사라진 거죠.] 마녀처럼 웃고

십면혈신; [영원히 사라졌다는 말은 어폐같군.] 지긋이 보며 말하고

냉상영; [당신도 가끔은 맞는 말을 하네요.] 배시시 웃고

냉상영; [십면혈신 용백! 당신이 짐작하는 대로 불멸삼성이 합작해서 만든 절기들은 바로 여기에 들어있답니다.] 손가락으로 자기 머리카락을 가리키고

십면혈신; [그럼 루주의 머리에서 그것들을 빼내면 되겠어.] 음산하게 웃고

냉상영; [당신 실력으로?] 피식 웃고. 여기부터는 반말을 한다

냉상영; [원래 우리 두 사람의 실력은 박빙(薄氷)이었어!] [아마 승부를 내려면 몇날 며칠을 싸워야할 거야.]

냉상영; [물론 당신이 졸개들을 데리고 왔으니 다소 유리하긴 했겠지!] 십면혈신의 발치를 보고. 십면혈신의 발치는 실내임에도 검은 그림자가 서려있다. 그러자

<들켰다!> <귀신 같은 년!> 번쩍! 번쩍! 십면혈신의 그림자 속에서 사람의 눈이 번쩍이더니

! 휘익! 아메바처럼 십면혈신의 그림자 속에서 솟구치는 두 사람. 물론 그들은 풍사와 운사다.

풍사; [궁주님! 분부만 내리십시오.] 휘익! 십면혈신 옆으로 내려서며 외치고. 냉상영을 노려보면서

용사; [저 계집을 궁주님 앞에 무릎 꿇게 하겠습니다!] 역시 냉상영을 노려보며 풍사의 반대쪽에 내려서고

냉상영; [지랄들을 해요!] 지직! 비웃으며 세 가닥의 벼락을 손에서 뿜어내고

[!] [!] 벼락에 감전되어 비틀거리며 비명 지르는 풍사와 운사. 십면혈신도 벼락에 맞지만 움찔하기만 하고

[!] [... 살기를 전격(電擊)으로 변환시킬 경지에 이르렀다니...] 털썩! ! 감전되어 바닥에 주저앉으며 신음. 쓰러지진 않았다.

냉상영; [사자와 호랑이가 싸우는데 쥐새끼 두 마리가 가세한다고 해서 도움이 될까?] ! 탁자에서 엉덩이를 떼며 일어나고

[... 쥐새끼?] 모욕감에 치를 떠는 풍사

냉상영; [방금 전의 일격에 천마해체대법을 실어서 네놈들을 죽일 수도 있었다.] 완전히 일어서며 풍사를 흘겨보고

냉상영; [그러지 않은 것은 마천루의 루주인 내 손에 혈궁의 궁주인 저 늙은이가 어떻게 죽었는지 세상에 알리기 위해서다.] 쿠오오! 냉상영의 몸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이 치솟고. 단번에 마녀처럼 변한다.

<... 가공할 마기!> <살기가 단번에 배 가까이 강해지다니...> 그 모습에 전율하는 풍사와 운사.

냉상영; [그럼 놀아보자 용가야!] 빠지직! 빠카카캉! 냉상영의 몸에서 강력한 벼락이 일어나 십면혈신을 후려쳐 간다.

십면혈신; [혈왕인!] 바웅! 십면혈신의 몸에서도 수많은 공작의 깃털같은 기운이 일어나 마주 냉상영을 공격해가고

풍사; [피하세!] ! 뒤로 날아가고. 운사도 전력을 다해 동굴 밖으로 날아간다.

번쩍! 두 사람의 공격이 격돌하며 강력한 빛이 터진다. 그 빛에 휩싸이며 눈 부릅뜨는 십면혈신.

 

#257>

콰앙! 동굴을 밖에서 본 모습. 엄청난 폭발이 동굴 안에서 일어나 밖으로 터진다. 풍사와 운사가 그 폭발에 휘말려 나오고

[!] [!] 폭발에 휘말려 허우적거리며 튕겨져 나오는 풍사와 운사

휘릭! ! 동굴 밖의 수십미터 밖으로 비틀거리며 내려서는 두 사람. 퍼퍽! ! 그런 두 사람 주위로 크고 작은 돌덩이들이 마구 떨어지고. 지축이 흔들리고

퍼퍽! 후두둑! 동굴 입구에 널부러져 있던 무제 이릉과 혈왕 용극의 시체도 돌과 먼지에 덮이고

풍사; [궁주님!] 비명 지르며 앞을 보고

쿠오오! 드드드! 진동하는 절벽. 그 아래쪽에서 먼지가 뿜어져 나온다. 동굴 안에서 강력한 폭발이 일어나 밖으로 돌과 먼지들을 뿜어내는 모습이고. 이어

화악!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서는 십면혈신의 뒷모습이 보인다. 봉두난발에 옷이 찢어진 낭패한 모습이고

주르르! 눈 부릅뜬 십면혈신의 입과 코로 피가 흐른다

냉상영; [호호호! 어때? 실력의 차가 현격하다는 게 느껴지지?] 지지지! 벼락에 휩싸인 채 마녀처럼 웃으며 동굴 입구쪽으로 걸어오는 냉상영. 그년 뒤쪽의 동굴은 멀쩡하다. 천마 냉각의 시체도 원래대로 앉아있고.

찡그리며 대답하지 않는 십면혈신

냉상영; [얼마 전까지만 해도 박빙이었던 실력 차이가 왜 이렇게 현격하게 났을까?] 요염하게 웃고

십면혈신; [그 사이에 불멸삼성의 절기에서 깨우친 게 있겠지.] ! 오른손을 왼쪽 소매에 집어넣으면서

냉상영; [제대로 맞췄어.] 흥이 올라 그걸 주의하지 않고

냉상영; [불과 사흘이었지만 난 불멸삼성이 남긴 무공비결들에서 그동안 해결하지 못한 수많은 무공 난제들을 해결했어.]

냉상영; [덕분에 내 무공은 단기간에 비약적으로 발전한 거야.] 지지지! 온몸이 다시 벼락에 덮이고

냉상영; [지금의 나는 무애검조는 물론이고 불멸삼성에 비해도 그리 아래가 아닌 경지에 이르렀어!]

<맙소사!> <그 짧은 시간에 불멸삼성의 절기를 깨우치다니...> 전율하고 공포에 질리는 풍사와 운사

냉상영; [당연히 늙은이 따위는 내 상대가 못 되지!]

냉상영; [이제 늙은이에게 남은 건 내 손에 무참하게 찢겨 죽는 것뿐이야.]

십면혈신; [흥을 깨서 미안한데...] ! 왼쪽 소매에 넣었던 오른손을 꺼내며 웃고

십면혈신; [노부 손에 이게 있다는 걸 미리 얘기해주지 못했군.] ! 다시 꺼내 쳐드는 십면혈신의 오른손에 조천경이 들려 있다. 거울 표면으로 냉상영을 겨누는 자세로

냉상영; [... 조천경?] 경악하며 급히 팔로 얼굴 가리려 하지만

십면혈신; [늦었다!] 번쩍! 조천경에서 강력한 빛이 터져나가고

냉상영; [!] 휘청하며 비명

냉상영; (... 몸이 마비된다!) 물러서고

냉상영; (물론 금방 풀 수 있는 정도의 마비지만...) 사색이 되어 눈 부릅뜨고. 그런 냉상영의 앞으로 유령같이 쇄도하는 십면혈신. 왼손으로 후려치려는 자세고

<당장은 이 늙은이의 공격을 피할 수가 없다!> ! 냉상영의 가슴을 다섯 손가락으로 강하게 찍는 십면혈신의 모습 배경으로 냉상영의 생각 나레이션

냉상영; [!] ! 후두둑! 가슴에 구멍이 나서 피를 뿌리며 뒤로 날아가고

[그렇지!] 환호하고 안도하는 풍사와 운사

퍼억! 등부터 바닥에 떨어지는 냉상영

냉상영; [!] 피를 왈칵 토하고. 그러다가

[!] 눈 부릅뜨는 냉상영

화악! 십면혈신이 유령같이 덮치며 강철같은 손아귀로 내리찍어 온다. 표적은 냉상영의 아랫배고. 순간

냉상영; (단전(丹田)을 노린다!) ! 사력을 다해 몸을 틀어 피하려 하지만

! 그대로 냉상영의 아랫배를 내려찍는 십면혈신의 손가락. 엄청난 힘으로 내려찍고 그 때문에 엄청난 충격이 일어난다. 냉상영의 등쪽 바닥이 사발 모양으로 움푹 파이고

! 한쪽 무릎을 꿇은 채 냉상영의 아랫배를 내려찍은 십면혈신의 모습. 냉상영은 등으로 바닥에 움푹 구덩이를 만든 채 상체를 쳐들고 있고

냉상영; [!] 피를 뿜어내는 냉상영

그런 냉상영의 아랫배에 깊이 박힌 십면혈신의 다섯 손가락

십면혈신; [단전이 완전하게 파괴된 기분이 어떠냐?] 사악하게 웃고

십면혈신; [이제 네년은 더 이상 무혈의 마녀가 아니라 연약한 계집일 뿐이다!] 입과 코로 피를 줄줄 흘리는 냉상영의 얼굴에 얼굴을 들이밀며 속삭이고

냉상영; [... 죽여라!] 절망에 찬 표정으로 신음하고

십면혈신; [물론 죽여주겠지만 그 전에 노부가 원하는 걸 내놔야할 것이다.] ! 냉상영의 아랫배에서 손가락을 뽑고. 피가 확 뿜어지고

냉상영; [... 꿈 깨라! 네놈이 불멸삼성의 절기를 얻는 일은 천지개벽해도 일어나지 않을 테니...] 이를 갈며 노려보고

십면혈신; [과연 그럴지는 두고 봐야겠지.] 피 묻은 손으로 냉상영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변태적으로 웃고

냉상영; [... 미리 말해두지만... 내게 섭혼술 따위를 쓸 생각은 않는 게 좋을 것이다.] 수치심에 떨며 이를 갈고

십면혈신; [그 정도는 노부도 알고 있다.] [천지간에서 가장 마기가 강한 네년에게 섭혼술이 통할 리는 없겠지.]

십면혈신; [하지만 난 네년의 입을 열 수 있는 방법을 최소한 백가지는 알고 있다.] [들어와라!] 밖을 향해 말하고

[예 궁주님!] 밖에서 보고 있다가 급히 안으로 들어오는 풍사와 운사

냉상영; [... 네놈 설마...] 전율할 때

십면혈신; [첫 번째 방법에 대해선 짐작하고 있구만.] ! 냉상영의 저고리를 거칠게 움켜잡고

십면혈신; [바로 이것이라는 걸!] 촤아! 찌직! 냉상영의 저고리를 단번에 찢어내린다. 출렁이며 드러나는 냉상영의 젖가슴, 눈 치뜨는 냉상영

냉상영; [... 이 죽일...] 치를 떨 때

십면혈신; [너희들을 이곳으로 데리고 들어온 이유를 설명하마.] 일어나며 풍사와 운사에게 말하고

십면혈신; [지금부터 이 계집을 강간해라.] 냉상영을 가리키고

십면혈신; [강간당하는 도중에 죽어도 어쩔 수 없으니 알고 있는 것을 모두 불 때까지 가장 잔인하게...] 사악하게 웃고

[!] 절망과 분노로 이지러지는 냉상영의 얼굴

 

#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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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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