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第 四十三 章

 

         八人의 絶對高手

 

 

비무가 벌어진지 오일(五日)째,

중앙의 비무대를 둘러싸고 무수한 인물들이 숨을 죽이고 있다.

비무대에 올라있는 두 사람 중의 한사람은 이번에 새롭게 나타난 신성으로 황삼객이란 어린 소년이다.

그는 연거푸 승리에 승리를 거듭하여왔다.

오척단구의 키이지만 어깨는 딱 벌어졌고, 그의 모습은 준수하며 귀엽기까지 한다.

또한 자기의 키와 엇비슷한 장검을 무기로 사용하면서 그는 누구든 단 일초에 제압해왔다.

우리는 안다.

그가 바로 모습을 바꾼 황군성임을‥‥‥

한데,

지금 그와 마주선 자는 구파일방의 전 출전자 중에서 마지막 남은 자라고 할 수 있는 무당파(武當派)의 장로 철수검객(鐵袖劍客)이란 고수이다.

나이 칠십에 이른 그는 무림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번 대회에서 무당파 검술의 뛰어남을 여실히 보여주며 계속 이겨왔다.

황군성과 철수검객의 대결에 중인들의 시선이 모두 모여 있었다.

시작도 하기 전에 비무대 아래에서는 승부를 점치는 소리가 들렸다.

 

[황삼객이 이길거야. 지금까지 계속 일초로 승부를 해왔어.]

[글쎄‥‥‥무당파 같은 검술 명문에도 그런 것이 통할 수 있을까? 일단 내공에서 밀릴 거야.]

[사제들, 그렇지 않다. 황삼객은 전혀 무공을 드러내고 있지 않아. 진정 무서운자다. 어쩌면 이번 대회에서 돌풍을 일으킬 자인지도 모른다.]

 

평은 나이가 어린 황삼객 쪽이 우세하다는 쪽으로 흘러가고 있었다.

철수검객은 무당파 비전의 양의검법을 시전할 태도를 보이며 말했다.

[소협! 먼저 공격하시오.]

황군성은 빙긋 웃으며,

[그럼‥‥‥]

전혀 사양하지 않고 자신의 키보다 조금작은 장검을 철수검객에게 겨누고 점점 다가갔다.

사장 정도의 거리를 두고 있던 두 사람의 간격이 금방 이장으로‥‥‥

다시 일장으로 줄어들었다.

지켜보던 자들은 뜻밖의 사태에 놀라 모두 말을 잊었고,

철수검객은 아무렇지도 않게 다가오는 장검을 보면서 피해야 할지 막아야 할지를 잊어버렸다.

검은 이미 자신에게서 두자 떨어진 곳까지 가까웠다.

철수검개의 이미에 굵은 땀방울이 떨어졌다.

(이럴수가‥‥‥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다. 나는 일초도 펼칠 수 없다‥‥‥)

등줄기가 축축하게 젖었다.

철수검객은 힘없이 검을 떨어뜨렸다.

챙그랑!

황군성의 칼이 철수검객의 목앞에서 멈췄다.

철수검객이 참담한 얼굴로 말했다.

[노부가 졌소. 소협의 검술은 사람으로선 당할 수 없을 것이오. 다시는 검을 잡지 않을 것이오.]

그는 검을 줍지도 않고 그대로 비무대 아래로 쓸쓸하게 내려갔다.

구파일방의 고수들의 얼굴의 그늘로 뒤덮혀 버렸다.

황군성은 철수검객의 뒤에서 정중하게 포권을 취하면서 겸손하게 말했다.

[소생이 한수 앞서기는 했지만 선배님의 당당한 검력에는 영원히 미치지 못할 것입니다.]

이기고도 교만하지 않은 그의 태도에 뭇고수들은 물론 구파일방의 고수들 마저 찬탄을 금치 못했다.

임단심은 진우란에게 낮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이제 점점 의젓해 지는 것같지?]

[그래요. 정말 당당해졌어요. 아주 세련되고 멋있어요.]

황군성은 비무대를 내려와 그녀들에게 다가오며 말했다.

[무슨 말을 그렇게 소곤거리는 거요?]

임단심이 웃으면서 말했다.

[당신 욕하고 있었어요. 너무 잘한다고.]

그때,

비무대 위에서 청삼객이 나타나 내공을 실은 목소리로 외쳤다.

[이것으로 출전자들은 팔 명 만이 남았소. 이 중에서 무림황제가 나올 것은 거의 확실한 바요. 여기서 본좌는 본좌를 제외한 일곱 분의 출전자에게 중대한 제안을 하나 하고자 하오.]

청삼객을 제외한 일곱 명의 출전자‥‥‥

이천명에 달하는 고수들 중에서 한번 도 패하지 않고 올라온 자들이다.

관전하는 무림인들이 보기에 그들의 무공은 모두 백중지세 가공무쌍한 것으로 생각되는 것들로,

도무지 누가 무림황제를 차지할지 예측불허하게 하고 있었다.

 

그 팔인에 제일 먼저 든 사람은 뜻밖에도 전옥(全玉)이라고 이름한 약관의 미청년이었다.

그의 아름다운 모습은 진정 여인처럼 뭇 사람의 가슴을 설레게 했는데,

정작 그의 손에든 백색의 장검은 거의 움직이지도 않고 단 일초에 상대방을 제압하면서 팔인의 고수에 끼게 되었다.

한데,

그를 바라보는 청삼객의 눈과 황군성, 전득무의 눈은 모두 착찹한 빛을 띠고 있었다.

그러나 그들끼리는 어느 누구도 그런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전옥이라는 이름을 써며 나타난 미청년은 바로 전연옥이란 이름의 소녀로 고금십대천병중 서열일위인 낙일검(落日劍)을 익힌 그녀였다.

그녀는 종종 예리한 시선으로 검신 전득무를 노려보곤 했다.

 

두번째로 팔인의 고수에 들은 사람은 놀랍게도 신비에 가려져 있던 취옥성의 성주였다.

푸른 머리카락을 휘날리는 붉은 입술 흰 피부의 청년‥‥‥

그는 바로 북한객 냉천삭의 철천지원수인 북혈마(北血魔)였으니‥‥‥

냉천삭은 물론 황군성도 그의 특이한 외모로 인해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무림인 중에서 북혈마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그는 단지 취옥성주라는 이름만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 역시 다른 출전자와 현격한 무공의 차이를 보이면서 오직 일수에 상대를 처참하게 죽이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살인을 한 자이기도 했다.

 

세번째로 팔인의 위치에 오른 인물은 황군성의 의부(義父)이자 이신보의 대표로 출전한 도신 범강이었다.

그는 너무도 알려진 자신의 이름으로 말미암아 상대방이 기권하는 바람에 두번 밖에 싸우지 않고 올라왔다.

그 두번의 싸움도 시작하자마자 상대가 두려움에 질려 내려가 버림으로써 싱겁게 끝났는데,

그가 목계(木鷄)와 같은 마음을 터득하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인 것이다.

 

네번째로 팔인의 자리에 오른 자는 엉뚱하게도 남궁세가의 노가주인 남궁파(南宮坡)대협이었는데,

그가 비무에 출전한 것을 알았을 때 황군성과 임단심은 얼떨떨할 정도로 놀랐다.

그들은 청삼객이 바로 남궁파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또 다른 남궁파가 나타나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청삼객이 남궁파가 아니라면 어디서 그같은 고수가 또 나왔단 말인가?

황군성과 임단심의 가슴에 풀리지 않는 의혹이 또 늘어난 것이다.

남궁파는 남궁세가의 가전무공을 완벽히 통달한 듯,

앞서 팔인에 끼인 고수들에 전혀 못지않은 무공솜씨를 보여주며 팔인에 들었다.

 

다섯번째로 위지장천이 팔인의 고수에 끼게 되었다.

위지장천은 특이하게도 한번도 검이나 손을 쓰지않았다.

그는 오직 한발로 비무대를 굴리는 시늉을 할 뿐이었는데, 그러면 상대방은 마치 짚동 쓰러지듯 쿵, 쓰러지고 마는 것이었다.

무림인들은 그의 마술같은 무공에 숫제 두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여섯번째의 고수는 현현궁주 청삼객이었다.

그와 마주친 고수들은 반은 기권해버렸고,

억지로 덤볐던 자들은 그의 일장에 밀려서 모조리 비무대 밖으로 굴러 떨어지고 말았다.

그는 아무에게도 부상을 입히지도 않고 가볍게 팔인의 대열에 끼어들었다.

이번 대회를 진행하면서 그가 보여준 태도와 무공은 무림인들의 존경을 은연중에 끌어내고 있었다.

많은 무림인들이 그가 무림황제가 되었으면 바라고 있었다.

 

일곱번째는 검신 전득무였다.

그 역시 상대방의 기권을 받고 또한 외팔이지만 단 한수에 승리하면서 팔인의 대열에 든 것이다.

그는 전옥의 살기어린 시선을 받을 때마다 마음이 무거움을 느끼고 있었다.

 

마지막 여덟번째,

황삼객으로 분장한 황군성이었다.

그는 비록 모습을 바꾸기 전의 무기를 사용하고 있었지만 도신등은 그 무기를 한번 얼핏 본 적 밖에 없었다.

그가 도신등을 떠난 이후에 그의 아버지 황창설을 만나 얻은 것이기에 새로 만났을 때도 도신등은 그 무기를 별로 주의해서 보지 않았던 것이다.

황군성 그는 현재까지 멋지게 일인이역을 소화해 내고 있었다.

비무에 참가할 때는 황삼객의 모습이지만 비무대에서 내려오면 곧장 본 모습을 회복하고 도신 등을 만나기 때문이다.

비무시간이래야 불과 일각도 되지 않기에,

다른 사람들은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오히려,

도신 등은 혜성같이 나타난 어린 황삼객이란 고수에게 강한 경계심마저 지니고 있었다.

 

이렇듯, 제각기 다른 여덟 명의 고수들이지만,

완전히 일치되는 공통점은 있었다.

그것은 모두들 자신의 진정한 무공을 숨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청삼객의 말이 이어졌다.

[여러분들께서 동의하신다면 팔인의 고수는 상대를 지목하여 도전할 수 있는 방법을 택하고자 하오.]

웅성웅성!

정작 대답을 해야 할 사람은 청삼객을 제외한 칠인의 고수들이지만 관전하는 많은 사람들이 웅성대고 있었다.

그때,

[좋은 방법이오. 본 황삼객은 전적으로 찬성하는 바이오. 팔인은 각기 한사람을 지명하여 도전할 권한을 갖기로 하고, 승리자는 계속해서 도전할 권한을 보유하는 것으로 합시다.]

어디서 부터 들려오는 소리인지 모르는 음성이 학선평에 울려퍼졌다.

황군성의 변성된 목소리였다.

청삼객이 말했다.

[다른 분께서 다른 말씀이 없다면 본인의 의견에 동의하신 것으로 간주하겠소.]

그때,

[어차피 무림황제란 누구와 싸워서도 이길 수 있어야 한다. 싸울 수만 있으면 방법은 어떻든지 상관이 없다.]

북풍한설이 몰아치는 듯 차가운 음성이 터져 나왔다.

취옥성주라는 자였다.

이로써 팔인의 고수들의 대결방식은 바뀌었다.

그들은 지명도전의 방식을 택한 것이다.

 

툭툭!

사람들 틈에 있는 황군성의 어깨를 두드리는 손이 있었다.

황군성은 고개를 돌려보고 소리쳤다.

[둘째 사부!]

그는 서한객 초사륭이었다.

초사륭은 그의 곁에 앉았다.

그리고 전음으로 말했다.

[조용히 이야기 하자구나. 그래 황삼객이 바로 너냐?]

[네, 그렇습니다. 미리 말씀드렸어야 하는 건데‥‥‥]

[그건 중요치 않다. 우린 네가 꼭 출전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으니까. 한데 내가 너를 찾아온 것은 의논한 것이 있어서다.]

[무슨 일이십니까?]

초사륭은 텅빈 비무대를 바라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남궁파 그자가 낯설지 않아. 도무지 어디서 봤는지 모르겠단 말이야.]

황군성은 가슴이 찌릿함을 느꼈다.

(아차! 내가 말씀드리지 않았구나!)

[사부‥‥‥죄송합니다. 사실대로 말씀드리자면 그자는 사부님의 원수입니다.]

초사륭이 멈칫했다.

하나 어느 정도 그도 짐작하고 있었는 듯 그다지 놀란 표정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랬었군. 확실히 그자였어. 그자를 이길 수 있겠느냐?]

황군성은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여덟 명은 모두가 아직 자신을 감추고 있습니다. 그들에게 어떤 무공이 숨겨져 있을지 알 수 없습니다만‥‥‥그들에게는 최소한 패하지 않을 것입니다.]

초사륭이 물었다.

[그럼 다른 자에겐 패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냐?]

황군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제자의 무공은 아직 천하제일인을 상대하기에 모자람이 많습니다.]

[그게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리냐? 무림황제가 바로 천하제일인이 아니냐?]

[휴! 사부, 꼭 그렇지만도 아닙니다. 제자는 팔인의 고수들 중에는 두려워하는 자가 없습니다만‥‥‥오직 한사람, 천하제일인만은 이길 수 없습니다.]

초사륭의 눈이 크게 떠졌다.

[그럼 무림에 따로 천하제일인이란 사람이 존재한다는 거냐?]

[그렇습니다. 그것도 오래 전부터‥‥‥]

[음‥‥‥처음 듣는 이야기군. 믿기 어렵다.]

황군성은 그를 생각할 때마다 뼈아픈 패배가 생각나는지 낙담한 표정으로 말했다.

[제자는 애초에 무림황제 따위는 꿈도 꾸지 않았습니다. 그가 참석한다면 아무도 그를 이길 수 없을 것이고, 또한 그가 참석하지 않는다면 무림황제는 허명뿐일 것이니까요.]

[어쩌면 그가 여기에 와 있을지도 모르겠군.]

[그렇습니다.]

초사륭은 남궁파의 정체를 확인하러 왔다가 무림에 이미 존재한다는 절대자같은 인물의 이야기를 듣고는 낙담하여 돌아갔다.

그로서는 팔인의 무공에도 미치지 못하는 형편인데 그보다 훨씬 강한 고수가 있다는 사실에 자신이 초라해졌음이다.

그는 그저 제자가 자신의 원한을 풀어주기만을 바랄 뿐 아무 생각이 없었다.

 

× × ×

 

밤,

만월이 학선평위에 두둥실 떠올라 밤을 활기차게 하고 있었다.

학선평위에 모여든 무림인들은 아직까지 떠날 줄을 모른다.

무림황제의 탄생을 기다리며 절대고수들의 대결에서 한가지라도 무공의 비결을 옅보기 위해 눈을 밝히는 것이다.

현현궁의 막사 안,

청삼객이 태사의에 몸을 깊히 묻고 묵상에 잠겨있다.

황촉불이 오직 태사의 주변만을 밝혀주고 있는데,

막사안은 청삼객 뿐,

고요한 적막이 안개처럼 흐르고 있다.

(내일이 고비다. 이제까지는 모든 것이 순조롭게 되어왔다. 순조롭다는 것은 그에게도 나에게도 일은 계산대로 진행되었다는 것‥‥‥)

청삼객은 이순간 누구와의 밀계(密計)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그는 아마도 나를 비롯한 팔인을 모두 죽이려 할 것이다. 무림에 강자는 그 하나면 족하다고 생각할 테니까. 하지만‥‥‥팔인 중에서 만만한 자는 아무도 없다. 그는 대체 어떤 방법으로 우리들을 죽이려 할까? 그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청삼객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여기에 내가 이기느냐 그가 이기느냐의 모든 관건이 달려있다. 무공으로는 이제 그에게 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 그를 제거하기만 하면‥‥‥백인으로 구성되는 경천위지백인진으로 삼절일천군단을 제거해버린다면 천하의 어느 누구도 내가 무림황제임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청삼객은 몸을 일으켰다.

(일단은 그가 어디있는지 파악해야 한다. 그를 죽여야 한다.)

그때,

푹!

빛살같이 빠른 물체가 천막을 뚫고 그를 향해 날아왔다.

청삼객의 손바닥이 뒤집어졌다.

[유치한 수작!]

그의 손에는 돌돌 말린 종이가 들어있었다.

청삼객의 눈동자에 은은한 놀람의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

(이것은 아주 먼곳에서 던진 것이다. 한데 이같은 공력을 실고 여기까지 날아오다니‥‥‥)

사실 그가 종이를 받았을 때 손이 저린 것같은 충격을 느꼈던 것이다.

청삼객은 종이를 펼쳤다.

용사비등(龍蛇飛登)!

날아갈 듯한 글씨가 적혀있었다.

청삼객의 눈에 반가운 기색이 어렸다.

 

× × ×

 

임담심은 불안한 기색으로 황군성에게 물었다.

[과연 그에게까지 날아갔을까요?]

[미덥지 않으면 약속장소에 나가봅시다.]

황군성은 웃으면서 말했다.

진우란이 잠시 생각하다가 말했다.

[그에게 만나자고 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에요. 언니나 황오라버니 말에 의하면 청삼객은 남궁파여야 하는데 그것도 아니니‥‥‥확실하게 짚고 넘어가지 않을 수 없어요. 황오라버니 어머님의 함자를 아는 것도 그렇고‥‥‥]

임단심이 어처구니 없다는듯이 물었다.

[진매 지금 무슨 말을 하는 거야. 그래서 그를 만나자고 한 것인데‥‥‥]

[아니에요. 그냥해본 말이에요.]

진우란은 장난스런 몸짓을 해보이며 웃었다.

그들은 학선평 중앙에 있는 텅빈 비무대를 향해 걸어갔다.

 

비무대,

장차 무림황제를 탄생시킬 비무대는 싸늘한 달빛 아래에 스산한 모습으로 서있다.

내일 아침이면 다시 승부의 뜨거운 열기로 가득찰 곳이지만,

이 순간만은 오직 풀벌레 소리가 그를 벗하고 있을 뿐이다.

한데,

언젠가부터 넓다란 비무대 중간에 한사람이 뒷짐을 지고 배회하고 있다.

문득,

그가 입을 열었다.

[황삼객! 어서오시오.]

순간,

비무대 위로 세개의 그림자가 올라왔다.

키가작은 소년하나와 아름다운 두 소녀.

바로 황군성과 임단심, 진우란이다.

마침내,

비무대의 중앙에서 황삼객이라 불리는 사람과 청삼객이라 불리는 두 사람이 만났다.

임단심과 진우란은 한쪽에 떨어져 있고,

그 두 사람은 잠시동안 서로를 바라볼 뿐 말이없다.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