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23

 

                 영약(靈藥)을 물처럼 마시다.

 

 

원래 강유의 내공은 이십 년 정도 수위였다.

그리 대단하지 않게 느껴지겠지만 사실 이십 년 수위의 내공도 강유의 나이를 감안하면 놀라운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이십 년 동안 쉬지 않고 면벽수련을 해야 쌓을 수 있는 정도의 내공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무림에서는 일갑자(一甲子) 이상의 내공을 지닌 내가고수는 그리 많지 않다.

다른 일은 일체 하지 않고 오직 면벽수련만 육십 년을 할 수 있는 인간이 몇이나 되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림에는 몇 갑자의 내공을 지닌 고수들도 분명 존재한다.

그게 가능한 것은 세 가지 경우다

 

첫째, 누군가에게서 개정대법(開頂大法)으로 내공을 이전 받는 것이다.

대개의 명문대파에서는 전대고수가 죽음이나 은퇴를 앞두고 자신의 필생 내공을 후손들에게 전수해준다.

다만 개정대법은 효율이 낮아서 전수해주는 내공중 열에 하나도 흡수되지 않는다.

그렇다 해도 선대가 이전해주는 약간의 내공이나마 후손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명문대파들이 대대로 세력을 유지해올 수 있는 이유중 하나가 개정대법의 존재다.

 

두 번째는 내공의 증진을 비약적으로 빠르게 만들어주는 무공을 수련하는 방법이 있다.

특별한 무공을 수련하면 남들보다 몇 배, 심하면 몇 십 배 빠르게 내공이 늘어날 수 있다.

무림인들이 신공절기를 얻기 위해 목을 매는 이유다.

 

마지막 세 번째 방법은 영약(靈藥)의 힘을 비는 것이다.

공청석유(空靑石乳), 자부현청(紫府玄淸), 인형삼왕(人形蔘王), 천년하수오(千年何首烏), 화리내단(火鯉內丹), 금구내단(金龜內丹), 이무기와 용의 쓸개나 내단, 골수...

대자연의 기운과 세월의 힘이 만들어낸 이런 영약들을 복용하면 내공이 비약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

단순히 내공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체질을 완전히 바꾸는 환골탈태도 가능하다.

물론 이런 영약을 얻는 것은 기연(奇緣)을 만나지 않으면 불가능한 일이다.

 

강유는 어렸을 때부터 타복과 함께 안탕산을 누비고 다녔었다.

그 과정에서 몇 번인가 산삼이나 오래 묵은 하수오등을 캐서 먹을 수 있었다.

아직 스무 살도 안된 강유의 내공이 이십 년 수위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그 덕분이었다.

헌데 강유의 현재 내공 수위는 일갑자를 훌쩍 넘긴 상태였다.

단 시간 내에 어떻게 내공이 세 배 이상으로 증진할 수 있었을까?

원인은 강유의 옆에 놓여있는 주전자였다.

은으로 만들어진 그 주전자는 술이나 물 한 되 남짓 들어갈 수 있는 정도로 그리 크지 않다.

주전자에는 우윳빛의 액체가 가득 들어있었다.

진상파는 강유에게 그 주전자를 주며 상처 치료에 도움이 되니 마시라고 했었다.

목도 마르고 해서 강유는 별 생각없이 주전자의 액체를 단숨에 들이켰었다.

강유가 우윳빛의 액체를 물처럼 마시고 나자 진상파가 미소 지으면서 말했었다.

사실 그 주전자에 담겨있던 것은 공청석유였답니다.”

 

* * *

 

황금성 개봉분점에서 가장 높은 건물은 칠 층짜리 탑이다.

장원의 정 중앙에 자리한 그 탑의 용도는 주변을 감시하는 것이다.

칠층탑의 맨 꼭대기 층에는 네 명의 백팔금차가 각 방향의 창가에 서서 장원 안팍을 관찰하고 있었다.

수고한다.”

계단을 통해서 철관음이 칠층으로 올라오며 말했다.

단장님...”

네 방향을 감시하고 있던 백팔금차들이 고개만 옆으로 돌려 철관음에게 인사를 했다.

어떤 상황이냐?”

철관음은 장원의 정문쪽을 감시하고 있는 백팔금차에게 다가가며 물었다.

예상하신 대로 제왕성의 인간들이 개떼처럼 몰려들어 바글거리고 있습니다.”

석부용(石芙蓉)이라는 별호를 지닌 백팔금차가 시선을 장원 밖에 둔 채 대답했다.

철관음은 석부용 옆에 서서 장원의 정문 밖을 살펴보았다.

황금성 개봉분점은 번화가에 자리한 탓에 밤이 깊었음에도 주변이 여전히 흥청거리고 있다.

헌데 상점가의 골목골목마다 숨듯이 서서 장원쪽을 지켜보는 자들이 있다.

물론 그자들은 제왕성 개봉분타 소속의 무사들이다.

간간히 철위사와 동위사들도 그자들 사이에 섞여있는 게 눈에 띈다.

중상을 입었던 독두태보까지 잠깐 얼굴을 비춘 후 다시 모습을 숨겼습니다.”

석부용이 장원 정면의 객잔을 가리키며 말했다.

독두태보는 분을 참지 못하는 모습으로 그 객잔에 나타났었는데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강공자가 제왕성 인간들의 이목에 감지되지 않고 여길 빠져나갈 수 있는 가능성은?”

철관음은 석부용이 가리키는 객잔을 보며 물었다.

거의 불가능하다고 봐야하지 않을런지요?”

석부용이 철관음의 눈치를 살피며 말했다.

철관음도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독두태보는 제왕성으로 지원을 요청했을 게 분명하다. 은위사나 금위사들까지 몰려오면 태상호법님이 계신다 해도 끝까지 강공자를 지켜줄 수는 없다.)

철관음의 미간이 모아졌다.

가능한 빨리 강유를 개봉지점 밖으로 탈출시켜야겠다고 생각하는 그녀였다.

 

* * *

 

후우...”

강유는 긴 한숨을 토해내며 눈을 떴다.

공청석유를 마신 후 거푸 삼주천(三周天) 운기조식을 한 후였다.

(실로 대단하구나.)

정신을 차린 강유는 자신의 몸에서 일어난 변화를 쉽게 믿을 수가 없었다.

내상과 외상이 말끔히 나은 것은 물론이고 내공이 일갑자를 상회하는 수준으로 증진되어 있다.

뿐만 아니라 몸속의 경맥과 혈도에는 미처 내공으로 전환시키지 못한 막대한 잠경(潛勁)이 도사리고 있다.

한 되나 되는 공천석유를 물처럼 마신 결과다.

다 죽어가는 사람이라도 공청석유를 한 모금만 마시면 되살아난다.

무림인이라면 십 년 동안 면벽수련 해야 쌓을 수 있는 내공을 얻을 수 있다.

헌데 그 귀한 공청석유를 강유는 한 되 가량이나 물 마시듯 마셔버렸었다.

은으로 만든 주전자에 가득 들어있던 것이 공청석유라는 걸 알았다면 감히 그런 짓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금릉의 본점 뿐 아니라 황금성의 중요한 분점에는 유사시를 대비하여 절세의 영약들을 상비해두고 있다.

강유가 마신 공청석유도 황금성이 어마어마한 거금을 들여 구한 것이었다.

(돈이라면 구하지 못하는 게 없다더니만...)

새삼 황금의 힘에 놀라는 강유였다.

강유는 엉겁결에 마신 공청석유의 약효를 극히 일부만 내공으로 만든 상태다.

공청석유의 약효는 꾸준히 내공으로 전환될 것이다.

내공이 비약적으로 늘어났을 뿐 아니라 강유의 몸은 어지간한 독에는 해를 입지 않게 되었다.

그 외에도 공청석유의 약효는 무궁무진하다.

(어쨌거나 이제부터는 내공이 모자라서 패하는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강유는 후유증이 심한 마검칠식도 무리없이 펼칠 수 있을 것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공이 심후해진 데다가 경맥도 전과는 비교도 안되게 튼튼해졌기 때문이다.

(황금성의 성주를 구해준 대가를 좀 과하게 받은 느낌이 든다.)

강유가 쓴웃음을 지을 때였다.

 

<들어가도 되겠는지요.>

 

연공관의 문 밖에서 누군가의 들리는 음성이 들렸다.

(진상파!)

목소리의 주인이 누군지 알아차린 강유는 급히 만년한옥의 탁자에서 내려섰다.

! 들어오십시오.”

강유는 서둘러 책상 위에 준비되어 있는 새 옷을 상체에 걸치며 대답했다.

실례하겠어요.”

덜컹!

육중한 철문이 열리며 밝은 빛이 연공관 안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백팔금차의 수령인 철관음이 열어주는 철문 밖에는 진상파가 섬전초를 품에 안은 채 서있었다.

카아!

진상파의 품에 안긴 섬전초가 가자미눈으로 강유를 흘겨보며 이빨을 드러낸다.

밧줄 대신 보석이 박힌 화려한 목걸이를 차고 있는 그놈은 여전히 강유에게 감정이 남아있는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하마터면 강유에 의해 산 채로 불에 구워져 야식이 될 뻔 했었다.

영물이니만큼 원한도 쉽게 잊지 않는 것이다.

몸 상태는 어떠신지요?”

했던 말과 달리 진상파는 연공관으로 들어올 생각은 않고 철문 밖에 서서 물었다.

귀한 영약을 주신 덕분에 내상이 완치되었을 뿐 아니라 내공까지 몇 배로 증진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강소협에게 입은 은혜에 비하면 만분지일도 안되는 것이었으니 과례(過禮)는 거두어주세요.”

강유가 포권으로 사례(謝禮)하자 진상파는 고개를 조금 숙이며 겸양했다.

같이 가시면서 말씀 나누도록 하지요.”

이어 진상파는 옆으로 물러서며 함께 가기를 청했다.

...”

강유는 대답하며 연공관을 나섰다.

 

연공관 밖은 일정한 간격으로 유등(油燈)이 밝혀져 있는 복도다.

지하에 나 있는 그 복도를 진상파가 앞장서서 걷고 강유가 따라갔다.

뒤쪽에서는 철관음이 철문을 닫은 후 따라온다.

짐작하고 계시겠지만 저희 개봉분점은 제왕성에 의해 물샐 틈 없이 포위된 상태예요.”

섬전초를 품에 안은 진상파가 조신하게 걸음을 옮기며 말했다.

강유는 제왕성의 인간들이 황금성과 척을 지면서까지 개봉분점을 포위하고 있는 이유를 알고 있었다.

어느덧 제왕성의 목표는 진상파가 아니라 강유 자신이 되어버렸다.

무후 영청공주를 죽인 범인과 관련이 있는 자신을 반드시 잡으려 드는 것이다.

본의 아니게 제가 폐를 끼치게 되었군요.”

폐라고 하실 것도 없어요. 비록 제왕성의 무력이 대단하긴 해도 대놓고 저희 황금성을 적대하진 못하니까요.”

강유가 미안해했지만 진상파는 대수롭지 않다는 표정이었다.

(하긴 돈의 힘보다 무서운 건 세상에 없지.)

강유는 저절로 고개가 끄덕여졌다.

진상파가 결혼식 전날 밤에 야반도주하면서 혼담은 깨어졌다.

제왕성으로서는 체면이 크게 손상되었지만 그렇다고 황금성을 핍박하진 못한다.

비록 제왕성이 강호 무림의 주인이라 해도 대륙의 상계를 지배하고 있는 황금성과 원수가 되면 좋을 일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긴 해도 제왕성의 진짜 고수들이 도착하면 힘으로 밀고 들어와서 강소협의 신병을 확보하려들 가능성은 있어요. 강소협께서 서둘러 포위망을 빠져나가셔야만 하는 이유랍니다.”

혹시 이 밀로(密路)...?”

유사시에 개봉성 밖으로 탈출하기 위해 지하 깊은 곳에 만들어놓은 비밀통로랍니다.”

 

황금성이 개봉분점으로 삼고 있는 장원은 송나라, 정확히는 북송(北宋) 시절에 지어졌다.

한족(漢族)이 세운 그 어느 왕조보다 허약했던 북송은 수시로 외침(外侵)을 당했었다.

먼저 거란족이 세운 요()나라에 시달렸고 뒤이어 흥기한 여진족의 금()나라에게는 황제가 잡혀가는 수모까지 당했었다.

나라의 힘을 믿을 수 없게 된 유력자들은 스스로 보신책을 마련하는데 골몰했다.

지하 깊은 곳에 오랫동안 숨어 지낼 수 있는 대피시설을 마련하거나 개봉이 포위당할 경우 성 밖으로 빠져나갈 수 있는 비밀통로를 만든 것이다.

강유가 상처를 치료한 연공관과 지금 지나고 있는 복도는 그렇게 만들어졌다.

 

비밀통로일 뿐 아니라 이곳은 값나가는 물건들을 보관해두는 수장고(守藏庫)이기도 해요.”

진상파는 복도에 일정 간격으로 달려있는 철문들을 보며 말했다.

(내가 내상을 치료하던 연공관에는 무공비급들로 가득 채워져 있었다. 아마 저 철문들 안쪽에는 황금성이 벌어들인 재물들이 쌓여있을 것이다.)

강유가 그 철문들을 보며 생각할 때였다.

여기에 잠깐 들렸다 가도록 해요. 강소협께 드릴 게 있어요.”

진상파는 어떤 철문 앞에 멈춰 섰다.

그러자 철관음이 서둘러 다가와 철문을 열었다.

철문에는 <武庫>라는 글이 새겨져 있었다.

(무고(武庫)... 병기고인가?)

덜컹!

강유가 생각할 때 철관음에 의해 철문이 열렸다.

연공관의 경우처럼 철문 안쪽은 그리 어둡지 않다.

(역시...)

진상파를 따라 철문 안으로 들어서던 강유의 눈이 조금 치떠졌다.

족히 백 평은 됨직한 넓은 밀실에는 수많은 병장기들이 진열되어 있다.

, , , 철퇴, , 활 등등 각가지 형태의 무기들 뿐 아니라 갑옷과 투구, 방패등 호신구도 많이 포함되어 있다.

단순히 양이 많은 정도가 아니었다.

견문이 그리 넓다고 할 수 없는 강유가 보기에도 이 밀실에 보관되어 있는 무기들 중 평범한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짐작하셨겠지만 이곳에 수장되어 있는 병장기들은 무림인이라면 꿈에라도 얻기를 원하는 신병이기들이랍니다.”

무기들이 진열되어 있는 시렁들 사이를 지나며 진상파가 말했다.

고대 이래로 화북(華北) 지방에는 전란이 끊이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화북 지방에서는 수많은 병장기들이 만들어지거나 유입되었다.

그 병장기들 중에서 골동품으로 가치가 있거나 위력이 뛰어난 것들은 대부분 황금성으로 흘러들어왔다.

신병이기들의 값을 제대로 쳐주는 곳은 황금성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봉 뿐 아니라 낙양(洛陽), 서안(西安)등 오래 된 도시에 자리한 황금성 분점들은 대량의 신병이기들을 보유하고 있다.

다른 건 몰라도 보관하고 있는 신병이기들의 양과 질에서는 화북지방의 분점들이 금릉에 자리한 황금성 본점을 압도한다.

소협의 검은 독두태보와 싸우는 과정에서 훼손되어 버렸지요?”

이윽고 진상파는 무고의 맨 안쪽에 이르러 걸음을 멈췄다.

독두태보의 장력이 대단하기도 했지만 제가 사용한 검법이 검에 무리를 준 탓에 깨지고 말았습니다.”

그 검을 대신할 무기를 드리고 싶으니 골라보세요.”

진상파가 옆으로 물러서며 권했다.

진상파와 강유의 앞쪽에는 무고 내에서도 특별해 보이는 장소가 있었다.

습기를 막기 위해 숯과 소금을 채워 넣은 두꺼운 벽체가 삼면의 벽뿐 아니라 바닥과 천장에도 설치되어 있다.

그 안쪽 벽에는 백여 자루의 무기들이 걸려있다.

또 벽 앞쪽에는 철제 탁자가 놓여있는데 그 위에는 낡은 책들이 수북하게 쌓여있다.

한눈에 봐도 무공비급들이다.

여기에 진열되어 있는 무기들은 특히 귀한 신병이기들이겠습니다.”

강유는 벽에 걸려있는 무기들을 살펴보았다.

잘 보셨어요.”

진상파는 섬전초를 탁자에 내려놓고 벽으로 다가갔다.

그리고는 검 한 자루를 벽에서 떼어냈다. 칠보(七寶)로 장식된 화려한 칼집에 들어있는 그 검은 한눈에 보기에도 보검이다.

이 검의 이름은 소협께서도 들어보신 적이 있을 거예요.”

진상파는 보검을 강유에게 내밀었다.

칼집 못지않게 화려하게 꾸며진 보검의 손잡이에는 옛날 글씨체로 <干將>이라는 글이 새겨져 있다.

... 간장(干將)!”

보검의 손잡이, 즉 검병(劍柄)에 새겨진 그 글을 판독한 강유는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질렀다.

... 혹시 이 검이...”

보검을 받아든 강유의 두 손이 흥분으로 벌벌 떨렸다.

검법을 익힌 처지다 보니 뛰어난 보검을 만나면 자제하기가 힘든 것이다.

춘추오대신검(春秋五大神劍)중 하나이며 또 다른 보검 막야(莫耶)와는 부부지간이기도 한 간장이랍니다.”

강유가 만난 이래 처음으로 흥분하는 모습을 보이자 진상파는 재미있다는 표정을 지었다.

전설 속의 간장, 막야가 실제로 존재했군요.”

강유는 좀체 흥분을 갈아 앉히지 못하며 보검을 살펴보았다.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4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