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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二十九 章

 

         수신묘의 세 죽음

 

 

 

황군성은 터벅터벅 걸어 호변으로 갔다.

그대로 여인숙으로 돌아갈 기분이 아니었다.

얼마 전,

그가 주루로 들어섰었을 그는 예리한 바람소리를 들었다.

순간 적으로 왔구나 싶은 그는 바람소리의 근원을 향해 몸을 날렸고,

막 단검을 던지고 사라지려고 하던 두 여인의 앞을 가로막을 수 있었다.

그의 너무나도 빠른 반응에 여인들의 몸은 굳어버렸고,

황군성은 단검의 모양으로 보아 그에게 임단심의 서찰을 전해준 자가 바로 그녀들임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황군성은 호변을 걸으면서 생각했다.

(정말 임매가 취옥성에 갖혀있을까? 홍심련‥‥‥그들은 또 대체 누구일까?)

혼란스러웠다.

사실의 진부도 가리기 어렵고 무림경험이 일천한 그로서는 섣불리 판단할 수도 없을 것같았다.

문득,

임단심을 생각하던 그의 머리에 진우란이 떠올랐다.

왜 그녀가 떠올랐는지는 그도 알 수 없었다.

임매‥‥‥하던 그의 머리에 임단심의 얼굴이 진우란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어쩌면,

진우란이 임단심보다 더욱 깊이 그의 가슴속에 새겨져 있는 것같아 섬찟했다.

임단심과 진우란,

두 여자는 서로 다른 점이 너무나 많다.

진우란과 아직 무슨 일이 있었던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도 황군성의 마음은 임단심보다 진우란을 가깝게 인식하고 있었다.

이것은 그도 알 수 없는 현상이었다.

임단심을 찾아야 한다는 것은 마치 그의 의무감처럼 느껴지고 사랑같지가 않았다.

하지만,

진우란을 생각할 때는 가슴이 울렁거리고 끝없는 애착이 솟아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어쩌면,

그가 그녀의 말에 꼼짝하지 못하는 것도 그러한 마음 때문인지도 몰랐다.

임단심이 그를 사랑했기 때문에 그의 말에 맹종했듯이‥‥‥

[모르겠다. 아무튼 임매부터 구하고 볼 일이다.]

황군성은 한숨을 내쉬면서 호수가의 바위에 걸터앉았다.

바로 그때,

[한숨 쉬지 말게. 누구 낚시를 방해하려고?]

황군성이 앉아 있는 바위의 바로 아래에서 소곤거리는 듯한 노인의 음성이 들려왔다.

황군성의 안색이 미미하게 변했다.

(사람이 이토록 가까이 있는데도 몰랐다니‥‥‥)

황군성의 무공은 거의 신화경에 달했다고 할 수있다.

무림에 그보다 강하다고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이다.

한데,

그가 지척에 사람이 있는 줄도 몰랐다니‥‥‥

그것은 어불성설이었다.

황군성은 바위 아래로 내려갔다.

그곳에는 바위틈에서 한 노인이 낚시를 드리우고 있었다.

노인의 눈이 힐끗 그를 보았다.

두 사람이 동시에 소리쳤다.

[황군성!]

[육선배!]

놀랍게도 그들은 서로 아는 사람이었다.

황군성이 노인의 손을 잡으며 말했다.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

[허허‥‥‥자네야 말로 어쩐 일인가? 나는 이곳에서 쌍두금구(雙頭金龜)를 잡으려는 참인데‥‥‥]

[어쩌다 보니 오게 됐습니다.]

노인은 그를 옆에 앉히며 말했다.

[그래 자네 의부는 잘 있는가?]

[의부께선 검신과 힘을 합했습니다.]

[그 잘됐군.]

이 노인은 누구인가?

천하에 이름을 날린 전대고수인 괴노(怪老) 육천태(陸天泰)인 것이다.

또한 세상에 둘도 없는 신의(神醫)로서 범강에게 스스로 귀머거리가 되는 방법을 알려준 사람이기도 하다.

일찌기 허명의 무쌍함을 깨닫고 기행을 일삼다가 무림에서 잠적해버렸던 기인‥‥‥

육천태가 말했다.

[조금만 기다려게. 한 시진 정도만 있어보고 오늘도 허탕 치면 들어가도록 하세.]

육천태는 쌍두금구라는 거북을 잡기 위해서 왔다.

이 거북은 머리가 둘 달린 황금색 거북인데 그 수명은 만년을 산다고 전해진다.

쌍두금구가 있는 주변에는 반드시 예리하게 물어뜯긴 큰 물고기들이 나타나곤 하는데,

육천태는 자신을 찾아온 환자에게서 우연히 동정호에서 그런 물고기들이 나타난다는 소문을 들었다.

듣자마자 쌍두금구가 출현했으리라 생각한 그는 그날로 동정호로 달려와 낚시를 드리웠던 것이다.

황군성은 쌍두금구가 어떤 물건인지 상당히 궁금해졌다.

묵묵히 육천태 옆에 앉아서 호수를 지켜보았다.

육천태의 낚시대는 검은 묵철(墨鐵)로 만들어진 것이고,

줄은 천잠사로 된 것이었다.

(대체 얼마나 대단한 놈이기에 이런 낚시대를 준비한 걸까?)

황군성의 생각과 아랑곶없이,

육천태는 호수같이 가라앉은 눈으로 바위처럼 움직이지 않고 찌를 노려보고 있었다.

 

× × ×

 

슥! 스륵!

마천화의 옷이 마침내 바닥에 떨어졌다.

그녀의 터질듯 팽팽한 두 가슴과 풍만한 둔부가 어떤 속박도 없이 노출되었다.

그녀는 여전히 두 팔을 활짝 벌리고 두 다리를 적당히 벌린 상태였다.

그리고,

그녀의 앞에는 갖다댈듯 말듯한 자세로 장대호가 서있다.

수신묘의 한쪽구석에는 죽어버린 장대호의 여편네가 널부러져 있고,

다른 쪽에는 몸을 비스듬히 하고 누워있는 진우란이 있었다.

한데,

진우란의 별이 떤 것같은 맑은 눈이 장대호와 마천화를 바라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녀는 어느새 정신을 찾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색욕에 짐승처럼 변해버린 장대호와 마천화는 그녀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으니.

진우란은 한쪽 팔로 머리를 받친 채 비스듬히 그들의 하는 양을 지켜보고 있다.

[하악!학!]

마천화가 뜨거운 신음을 뿜으면서 장대호의 목을 안으려 했다.

하나,

장대호는 그녀의 아랫배를 손등으로 슬쩍 스치면서 겨드랑이 아래로 빠져나가 마천화의 등뒤에 섰다.

그의 물건이 마천화의 둔부를 슬쩍 건드렸다.

[흐흐‥‥‥가만히 있어. 죽여줄 테니까.]

[아아! 못참겠어.]

마천화는 장대호의 요구대로 다시 두 팔을 벌리고 서면서도 몸을 비비 꼬았다.

아랫도리가 허전해서 죽을 지경인 것이다.

둔부를 슬슬 움직이며 자꾸 장대호에게로 밀어부쳤다.

장대호의 손이 그녀의 검은 숲에 다가갔다.

[흐읍!]

마천화가 헛바람을 삼켰다.

장대호의 손은 그녀의 축축히 젖은 부분을 슬슬 문지르기 시작했다.

마천화는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흥분에 죽을 것만 같았다.

[아아! 그 그만!]

그녀는 자신의 둔부를 마구 앞뒤로 움직였다.

홱!

그녀가 몸을 돌렸다.

그리고 펄쩍 뛰어 장대호의 몸을 두 다리와 두 팔로 감으며 둔부를 비벼댔다.

[흑흑! 못 참겠어. 빨리! 빨리 넣어줘! 아아!]

장대호는 냉정하게 그녀를 밀어냈다.

[왜‥‥‥?]

[흐흐‥‥‥그렇게 원한다면 너도 내게 봉사를 해봐. 그래야 공평하지 않아?]

장대호는 이미 홀린듯 망연한 눈빛을 하고 있는 마천화에게 비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마천화,

그녀도 색에 관한한 누구보다 경험이 많은 색녀이고 또한 밝히는 여자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늘 장대호에게 더욱 사족을 못써고 있는 것이다.

그녀는 정욕에 눈이까뒤집히고 말았다.

장대호가 무엇을 원하는지 대충 짐작을 했는지 그녀는 주저없이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두손으로 장대호의 물건을 감싸듯이 움켜쥐고 빨간 입술안으로 가져갔다.

[흑!]

장대호가 고개를 뒤로 젖혔다.

진우란은 그들의 움직임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눈을 반짝이며 보고 있었다.

(남자들은 저걸 좋아하는 모양이군!)

장대호는 마천화의 머리를 움켜잡고 힘껏 당겼다.

[욱!]

마천화에게서 이상한 소리가 났다.

마천화의 머리가 진퇴를 거듭한 후에 장대호는 그녀를 와락 밀쳤다.

털퍽!

마천화가 사지를 벌린 채 발라당 넘어지고 장대호가 그녀의 벌려진 두 다리 사이에 무릎으로 앉았다.

벌겋게 달아오른 그의 물건이 하늘을 찌를 듯했다.

마천화는 어떤 기대감에 눈을 가늘게 뜨고 긴장하고 있었고,

팔을 고이고 그들을 바라보는 진우란은 얼굴을 붉혔다.

(그도 저렇게 클까?)

그녀는 어떤 사람을 생각하고 있었다.

바로 황군성이라는 사람을‥‥‥

진우란은 자신의 오금이 지린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하악!]

장대호의 팔뚝같은 대물이 마천화의 붉은 속살을 뚫고 들어가는 것이 그녀의 한눈에 들어왔다.

도저히 불가능할 것같은 일에도 마천화는 둔부를 움직일 뿐 죽지는 않았다.

[아아‥‥‥아‥아‥아아아‥]

죽기는 커녕 연방 숨넘어가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이 ××년! 이년, 암캐같은 년! 개년! 죽어라! 아아악!]

장대호가 욕을 해대며 미친것처럼 급격하게 허리를 움직였다.

그가 움직일 때마다 그의 아래에 있는 마천화의 소리는 더욱 높아지고 있었다.

[아악아‥‥‥더‥‥‥더‥‥‥세게‥‥‥더! 아악]

진우란이 벌떡 일어섰다.

그리고 성큼성큼 걸어가 마천화에게 몸을 실고 있는 장대호의 뒤로 갔다.

퍽퍽퍽!

장대호의 물건이 마천화의 몸속을 바쁘게 왕래하고 있었다.

순간,

퍽!

약간 다른 소리가 들리며 장대호는 마천화에게 완전히 엎어지고 말았다.

[됐어! 이제 그만해! 볼 건 다 본 것같으니까.]

진우란은 말과 동시에 다시 한번 발길질을 해서 마천화의 몸에 깊히 결합되어 있는 장대호의 물건을 걷어찼다.

[악!]

장대호는 무엇이 터지는 듯한 느낌과 함께 기절하고 말았다.

[누‥‥‥누구냐?]

마천화가 여전히 풀리지 않은 욕정으로 힘없이 물었다.

[네 년이 좋아하는 남자가 아니라서 미안하군. 이제 남자가 없으니 혼자서 라도 해야겠네?]

진우란이 한발로 장대호의 등을 밟으며 말했다.

마천화의 눈에 경악의 빛이 스치고 지나갔다.

[너‥‥‥너는 아까 그‥‥‥]

[그래 잡혀온 사람이지.]

진우란은 말을 하면서 장대호를 슬쩍 밀쳤다.

쿠당!

장대호의 몸이 한쪽으로 넘어가며 마천화의 몸 깊히 들어가 있던 그의 물건도 빠져 버렸다.

마천화는 아랫도리가 허전해지자 견딜 수가 없었다.

허전함을 메꾸기 위해 자신도 모르게 두 손을 그곳으로 가지고 갔다.

[아아!]

[됐어. 그만해!]

진우란이 다시 발길질로 그녀의 그곳을 찼다.

[악!]

극렬한 고통이 있었으나 마천화는 오히려 어떤 희열도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진우란의 한마디에 그녀의 몸은 싸늘히 식고 말았다.

[탕화(蕩花) 마천화! 마천화 맞지?]

마천화는 벌떡 일어서며 소리쳤다.

[네 년은 누구냐?]

진우란이 그녀의 아랫도리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선 거기부터 좀 가리지. 그리고 감히 네게 그따위로 말하다니 살고 싶지 않은 모양이군!]

마천화는 뒤로 물러나며 신중한 태도를 취했다.

[크르르‥‥‥]

순간,

그녀는 갑자기 등 뒤에서 들리는 짐승의 소리에 흠칫하며 돌아보았다.

갑자기,

마천화는 사시나무 떨 듯 달달 떨기 시작했다.

[사‥‥사사‥‥‥신‥‥‥]

그녀의 등뒤에는 고양이 보다 조금 커보이는 검은 표범이 흉폭한 눈으로 노려보고 있었다.

줄줄줄‥‥‥

마천화는 오줌을 싸면서 주저앉고 말았다.

[다‥‥‥당‥‥‥신은‥‥‥그‥‥‥그럼‥‥‥사‥‥‥신‥‥‥]

진우란이 한광을 번득이며 말했다.

[마천화! 너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결코 내뱉어서는 안될 말을 내뱉고 말았어.]

마천화는 벼락을 맞은듯이 빳빳해졌다.

(그렇다! 사신의 얼굴을 본 자는 결코 살아남지 못한다. 그의 앞에서 사신이란 말을 하는 자 역시‥‥‥)

번쩍!

눈앞에서 무슨 빛이 이는 것을 느끼는 순간 마천화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다.

진우란은 검은 표범을 보며 물었다.

[어디 있느냐?]

표범이 수신묘밖으로 달려 나갔다.

진우란은 천천히 걸어서 호변으로 갔다.

수신묘 안에는 세구의 시체가 쓰러져 있었다.

마천화와 장대호의 벌거벗은 시체와 장대호 여편네의 시체였다.

한데,

신기하게도 마천화와 장대호의 몸에는 어떤 치명상도 보이지 않았다.

진우란‥‥‥

그녀의 정체는 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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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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