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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8장

 

          색남색녀 (2)

 

 

 

황군성과 진우란은 여인숙에서 같은 방을 사용한다.

황군성으로서는 껄끄럽기 짝이 없는 노릇이지만 진우란은 불안해서 혼자 방안에 있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잘 믿기지는 않았지만 황군성은 같은 방안에서 한쪽 구석에 자리잡고 그녀의 파수를 볼 수 밖에 없었다.

꼬르륵!

밤이 깊어가자 황군성은 배가 슬슬 고프기 시작하고 술이 먹고 싶어졌다.

그냥 나가자니 진우란이 깨고나면 뭐라 할 것같고 그는 진우란을 불러보았다.

[진소저!]

진우란은 침상에서 잠이들었는지 아무대답이 없다.

황군성은 다시 한번 불렀다.

[진소저!]

[아웅! 왜그래요?]

[나가서 뭘좀 먹고 옵시다. 배가 출출해서 잠을 잘수가 없소.]

진우란은 몸을 뒤척이며 잠결처럼 말했다.

[혼자같다 오세요. 어린애 처럼 꼭 같이가야해요?]

황군성은 어리둥절해졌다.

어린애 처럼 혼자서는 못잔다고 한 사람이 누군데‥‥‥

말로서는 당하지 못할 게 여인이다.

아예 입씨름을 포기하고 황군성은 일어났다.

진우란의 드러난 뽀얀 귀가 그렇게 매력적일 수 없었다.

그는 여인숙을 나왔다.

[아무래도 내 양껏 먹으려면 주루엘 가야지.]

 

여인숙의 방문이 살짝 밀렸다.

진우란은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

[벌써 먹고 온 거예요?]

조용했다.

하지만 그녀는 아무렇지도 않고 새록새록 잠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발소리를 죽이고, 숨소리를 낮춘 장대호와 그 여편네가 방안으로 들어섰다.

눈알을 굴리며 침상에 누운 진우란을 확인한 그들은 한 알의 약을 입에 물었다.

그리고,

검은 약병을 꺼내어 마개를 열었다.

그러자,

몽글몽글‥‥‥

파란 연기가 병에서 나와 진우란의 얼굴을 향해 몰려갔다.

진우란의 콧속으로 파란 연기가 빨려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장대호는 약병의 마개를 닫았다.

[됐어. 흐흐흐‥‥‥계명고에 취했으니 해독약을 먹이기 전엔 결코 깨어나지 못할 거야. 이제 들고나가자.]

계명고(鷄鳴藁)란 일종의 마취약이다.

흔한 무림의 잡배들이 사용하는 미혼약보다 훨씬 효력이 강하고 또한 오래가는 것이다.

보통 미혼약은 찬물을 마시거나 시간이 지나면 깨어나 버리지만,

이 계명고는 해독약을 먹기 전에는 결코 깨어날 수 없는 무서운 마약인 것이다.

장대호는 준비해온 포대를 꺼내 진우란을 넣었다.

[한데 그놈은 어디간 거야!]

그의 여편네가 포독스럽게 말했다.

[일단 이년 부터 손에 넣고 있으면 그놈은 절로 걸려들거야.흐흐‥‥‥]

장대호는 벌써부터 입으로 침을 흘리고 있었다.

얼마 후,

두 개의 그림자가 도둑고양이 처럼 담을 넘어 여인숙을 빠져나갔다.

 

동정호 변에 세워진 수신묘(水神廟)!

쿵!

장대호는 보자기를 내려놓았다.

꿀꺽!

침넘어가는 소리가 들리고 여인은 한쪽에 팔짱을 낀채 서있다.

보자기를 풀자 죽은 듯이 잠들어 있는 진우란이 나왔다.

진우란을 바닥에 내려놓으면서 장대호가 말했다.

[흐흐흐‥‥‥이 야들야들한것, 이 장나으리가 극락구경을 시켜주마.]

그의 여편네가 말했다.

[빨리 끝내. 그년은 내손에 죽어야 해.]

바로 그때,

[안돼! 시작할 수도 없어!]

어디선가 여인의 옥음이 들려왔다.

장대호의 여인이 흠칫하며 주위를 둘러봤다.

하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누구냐! 썩 나와라!]

장대호가 약간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소리쳤다.

[넌 조금 있다가 힘쓰야 할텐데 소리도 치지마.]

예의 목소리는 다시 들려왔고,

쿵!

한쪽 구석에서 뭔가 넘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장대호의 안색이 확 변했다.

소리가 난 곳에는 그의 여편네가 눈을 까뒤집고 죽어있었다.

이마 한가운데 솔잎이 반쯤 꽂혀있었다.

[헉!]

장대호는 숨이 끊힐 듯이 놀랐다.

누군가 그의 어깨를 툭툭친 것이었다.

그와 함께 여인의 육향이 그의 정신을 황홀하게 했다.

[아까부터 너를 지켜보고 있었어. 제법 쓸만한 몸이더군.]

[누 누구냐?]

장대호는 고개를 돌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을 바라봤다.

눈앞이 확 밝아지는 느낌이었다.

말할 것도 없이 마천화, 마천화인 것이다.

또한 그녀의 얼굴에는 보통 여인들에게는 없는 색기(色氣)같은 것이 있어서 장대호는 자신의 어느 한 부분이 한순간에 후끈 달아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여편네 보다 훨씬 젊고 아름답다‥‥‥)

장대호는 그녀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상대가 무림고수이건 아니건 가릴 바가 없었다.

그는 와락 마천화의 허리를 껴안았다.

[호호호‥‥‥확실히 제법이야. 마음에 들어. 그럼 어디 마음껏 기술을 발휘해봐!]

그녀는 두 팔을 활짝 벌려 장대호가 그녀의 몸을 만지기 좋도록 해주었다.

물론 두 다리도 적당히 벌리고 섰다.

장대호의 얼굴에 음흉한 미소가 지나갔다.

(흐흐흐‥‥‥네년이 지금이 이래도 조금있으면 제발 살려달라고 온갖 아양을 다떨것이다.)

그는 그쪽 방면으로는 특출한 재능을 가진 고수라고 자부하고 있는 인물이었다.

스르르‥‥‥

손으로 그녀의 몸에 닿을락말락 스치며 둔부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놈‥‥‥확실히 제법이야‥‥‥한동안 같이 놀아야 겠어.)

마천화는 실력있는 상대를 만나자 벌써부터 아랫도리가 축축해지는 느낌이었다.

(흐흐‥‥‥죽여주마. 네년이 빌며 매달리도록 해주마.)

슬금슬금 장대호는 마천화의 몸을 더듬다가 한걸음 물러섰다.

[…………?]

그리고 그의 옷을 다 벗어버렸다.

탄탄해보이는 몸에 무엇보다 우람한 그의 육봉이 고개를 쳐들었다.

(헉!)

마천화는 보기만 해도 숨이 넘어갈 것같았다.

그녀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아니야! 내가 먼저 움직여선 안돼.)

하마터면 손을 내밀어 잡을 뻔 했던 것을 가까스로 참으며 그녀의 얼굴은 도화꽃 처럼 달아올라 있었다.

그녀는 참고 있는 것이다.

더욱 황홀한 정사를 위해서‥‥‥

다시 다가온 장대호는 마천화의 몸을 스다듬으로 자신의 물건으로 그녀의 하체를 툭툭 건드렸다.

마천화는 그때마다 짜릿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장대호의 눈에 기이한 빛이 감돌고,

그는 천천히 마천화의 치마를 걷어올렸다.

(흐흐‥‥‥짐작대로 네년도‥‥‥)

마천화는 겉옷 외에는 아무것도 입고 있지 않았다.

치마가 걷어올라가자 두개의 하얀 옥기둥이 나타나고,

그 사이에 촉촉히 젖은 검은 비림이 나타났다.

장대호의 손은 치마 밑으로 해서 그녀의 둔부를 스다듬었다.

(아아‥‥‥그기 말고‥‥‥)

그녀는 숨이 턱에 닿을 것같았다.

장대호의 손이 더욱 거칠게 그녀를 유린해 주기 바라건만 장대호는 핵심을 피하고 있다.

천천히,

천천히 그녀가 둔부를 움직여 장대호의 손을 자신이 원하는 곳으로 인도하려 했다.

하지만,

장대호의 손은 여전히 주위를 맴돌뿐 이었다.

마천화는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이놈‥‥‥진짜 전문가야‥‥‥)

(흐흐흐‥‥‥네년이 내가 얼마나 많은 계집을 해치웠는지 알면 까무라칠 것이다.)

돈이 있을 때는 돈으로,

돈이 없을 때는 힘으로,

힘으로 되지 않을 무림의 여걸들은 약으로‥‥‥

그렇게 수많은 여자들을 강간했던 장대호였다.

그에게 당한 여자들은 많았지만,

아직 어느 여자도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그의 기술에 완전히 매료되어 무림의 여걸마저도 죽일 생각을 하기는 커녕 한번 만 더 해달라고 애원할 정도였으니‥‥‥

마천화의 옹달샘에 가득찼던 샘물이 마침내 밖으로 넘쳐흐르기 시작했다.

주르르‥‥‥

그녀의 옥기둥같은 두다리를 타고 흘렀다.

두팔과 두 다리를 활짝 벌리고 서있는 마천화는 이미 제정신이 아닐 정도로 달아올라있었다.

[흐윽 흐으‥‥‥]

마천화는 눈을 꼭감고 이를 악물고 있었다.

(이제 슬슬 시작해볼까?)

장대호의 손이 마천화의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

사라락! 사라락!

 

             *** 

 

두 여인은 꼼짝도 못하고 빳빳하게 굳어있었다.

그녀들은 황군성의 사척반이나 되는 장검이 내뿜는 검기에 갇혀있었다.

[지난번의 서찰도 소저들이 전한 거겠지?]

두 여인은 서로 눈을 마주친 후에 고개를 끄덕였다.

[먼저 소저들이 누군지 부터 말하시오. 그렇지 않으면.]

황군성의 검이 이장 정도 떨어져 있는 탁자를 가리켰다.

[…………?]

[…………?]

갑자기 탁자가 비스듬히 내려앉았다.

두개의 다리가 잘려진 것이다.

기척도 흔적도 없이 발출된 검기에 의한 작용이었다.

두 여인의 놀람에 찬 눈동자 앞으로 그의 검은 다시 다가와 있었다.

마치,

중간의 동작이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고 검이 정지해있을 때만 보이는 것같았다.

한 여인이 가볍게 탄식을 하며 말했다.

[먼저 검을 거두셔요. 우리는 공자님의 적이 아니랍니다. 적이라니 상상할 수도 없지요.]

황군성은 냉냉하게 웃으며 검을 거두었다.

[내 검은 원래 있으나 마나이니 헛된 생각일랑 마시오.]

다른 여인이 입술을 깨물면서 말했다.

[우리는 매화이검(梅花二劍)! 홍심련(紅心聯)에 소속되어 있어요. 련주님의 직속이죠.]

[홍심련?]

[그래요. 무림에서 이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홍심련은 공자님의 친구죠.]

[나는 모르오.]

황군성은 차갑게 말했다.

[당신들이 전해준 정보는 엉터리였어. 대체 무슨 내게 무슨 수작을 부리려는 거지? 만약 나를 이용할 생각이라면‥‥‥]

[…………]

[당신들 홍심련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말 것이오!]

매화이검 중 언니인 대매(大梅)가 말했다.

[어떻게 모르겠어요. 천하의 사신각마저 하루아침에 초토가 되어버렸는데‥‥‥]

[임매는 어디 있소.]

황군성은 무거운 음성으로 물었다.

대매가 그를 응시하다가 말했다.

[사신이 지금 취옥성에 몸을 의탁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

황군성은 묵묵히 매화이검을 노려보았다.

그의 몸에서는 구름같은 기도가 피어올랐다.

매화이검, 그녀들은 안색이 파랗게 변하며 주춤주춤 물러섰다.

황군성이 느릿하게 물었다.

[홍심련의 목적은 천하제패인가?]

매화이검은 고개를 저었다.

[그럼 왜 나를 이용해서 강자들을 제거하려고 하지? 전번엔 사신각, 이번엔 취옥성‥‥‥]

[오 오해예요. 우린 오직 공자님을 돕기 위해서‥‥‥]

[그래? 한데, 취옥성에 임매가 있는 것은 확실한가?]

매화이검은 흠칫하며 눈빛을 교환한 후에 고개를 끄덕였다.

탕!

황군성은 탁자를 짚으며 일어섰다.

[좋다! 아니 좋소. 소저들은 가시오. 하지만, 만약 취옥성에 임매가 없었을 경우!]

[…………]

[…………]

[당신들 홍심련은 대가를 치루게 될 것이오. 아마 홍심련의 이름을 알고 있는 자들이 천하에서 모두 사라지게 될 지도 모르오.]

매화이검의 안색이 흑빛으로 변했다.

(이 사람‥‥‥정말 그럴지도 모른다.)

홍심련의 이름을 알고 있는 자가 천하에서 모두 사라진다‥‥‥

진정 무서운 말이 아닐 수 없다.

황군성은 등을 돌리고 주루를 내려가고 있었다.

매화이검에게 비친 그의 등은 마치 대해보다 넓은 것같았다.

[빨리 련주님께‥‥‥]

그녀들은 빠르게 어둠속으로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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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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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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