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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二十八 章

 

            色男色女 (一)

 

 

 

호남성 동정호(同庭湖),

늘어진 수양버들이 호수에 닿을락 말락하고,

가가소소 웃어 제끼는 유람객들의 소리가 주변의 숲을 살아있게 만든다.

군데군데 좌판에는 술과 안주를 놓고 손님을 상대하는 장사꾼들이 분주하다.

한데,

좌판 중에서 그늘이 가장 좋고 목도 좋아 보이는 곳,

돼지 목을 따는 듯한 소리가 갑자 터져 나왔다.

[이쌍놈의 새끼야! 차라리 나를 죽여라 죽여. 퉤! 더러운 새끼, 개보다 못한 새끼……]

입에 담지도 못할 욕설들은 놀랍게도 서른 안팎의 젊은 여인의 입에서 나오고 있었다.

[이 X같은 놈아, 내가 니놈한테 十을 팔았나 니놈 X을 샀나. 백주 대낮에 측간에서 달려들어 혼자서 부비고 핥고 쑤신 놈이 이제 와서 무슨 서방 노릇하겠다는 거냐. 이 X같은 놈아. 죽었으면 죽었지 네놈한테는 땡전 한 푼 못 준다. 씩씩……]

여인은 연주포(連珠砲)를 쏘아대듯 숨도 쉬지 않고 쏴붙혔다.

제법 반반한 얼굴의 그녀 앞에는 수치감과 당혹감으로 얼굴이 벌겋게 달아오른 장한이 주먹을 올렸다 내렸다 하고있다.

[이……쌍년이……이……]

[죽여라! 죽여! 내가 죽고 나면 네놈은 어디 살 수 있관데? 귀신이 돼서라도 네놈의 오장육부를 파먹고 X까지 물어뜯어 버리겠다.]

바락바락 악을 쓰며 주먹앞에 얼굴을 내미는 여인이다.

[에잇 이년! 어디 죽어봐라!]

퍽!

[악!]

주위의 이목이 두려워 손대지 못하고 있던 장한도 이성을 잃었는지 여인의 얼굴에 주먹을 갈겼다.

얼굴을 감싸쥔 여인의 손 사이로 빨간 핏물이 줄줄흘러내렸다.

여인이 소리치며 달려들었다.

[이새끼야! 나라고 못때릴 줄 아느냐? 함께 죽자 이새끼야!]

여자 악귀같다고 하면 딱 적당한 표현일 것이다.

이미 주먹질을 시작한 장한도 소리치며 잇달아 주먹을 날렸다.

[으아아아! 이十년 죽여버린다.]

퍽퍽퍽!

[아악! 죽여라 죽여!]

여인도 비명을 지르면서 앙겨들고,

풍류를 즐기러 나왔던 구경꾼들은 모두 눈살을 찌푸렸다.

퍽!

여인은 갑자기 눈앞에 있던 장한의 얼굴이 멀어지는 것을 느꼈다.

쿵!

그녀의 몸이 반드시 뒤로 넘어가 버린 것이었다.

얼굴에서 흘러내린 피가 호선을 그렸다.

눈이 벌개진 장한은 와락 여인의 몸위로 덮쳤다.

그리고,

정신을 잃고 있는 여인의 얼굴과 가슴, 배를 무자비하게 때렸다.

그의 눈은 광기를 번들거리고 있었다.

말릴 엄두도 내지 못한 구경꾼들이 차마 보지 못하고 눈길을 돌렸다.

순간,

북! 쫘악!

옷뜯어지는 소리가 중인들의 귀속을 파고들고,

여인의 옷은 아래위가 다 찢어져 유방과 아랫도리의 검은 부분이 확 드러났다.

[저……저런 개같은 놈! 아무리 여자가 심했기로서니 저런 개같은 짓을……]

보다못한 초로의 선비가 부채를 들고 뛰쳐나갔다.

그러나,

퍽!

젊은 망나니의 한번 발길질에 선비는 개구리처럼 뻗어버렸고,

사람들은 분개하면서도 다시 나서지 못했다.

 

진우란이 붉어진 얼굴로 소곤거렸다.

[아무리 부부라지만 저건 너무 심하군요.]

[내가 어떻게 해보겠소.]

황군성은 혈도를 쳐서 쓰러진 선비에게 정신이 들게 했다.

그리고 장한과 여인에게로 다가갔다.

장한은 여인의 몸 위에 자신의 몸을 실고 뭔가를 삽입하려는 중이었다.

진정,

개가 따로 없었다.

인간이라면 수치감으로 이런 일을 벌이지는 못할 것이다.

그림자가 자신을 덮는 것을 느낀 장한은 여인의 몸 위에 엎드리면서 힘껏 호미각(虎尾脚)을 날렸다.

퍽!

[어이쿠!]

황군성의 몸에 반탄된 힘에 의해 장한은 땅을 뒹굴며 발을 감싸잡았다.

헐떡 까발린 그의 남성이 시꺼멓게 흔들거리고 있었다.

저벅저벅!

장한은 다가오는 칠척장신의 황군성을 보곤 겁에 질려 비실비실 기어서 물어났다.

하지만,

황군성의 손은 그의 목을 움켜잡고 있었다.

[죽이진 말아요!]

진우란의 다급한 음성이 들리고,

휙!

훌렁!

장한은 허공을 가로질러 호수로 날아가고,

펄렁펄렁!

벗겨진 그의 바지가 치부를 드러낸 채 정신을 잃고있는 여인의 몸위에 알맞게 내려 덮혔다.

[어푸! 어푸! 살려줘! 읍……꼬로록!]

헤엄을 치지 못하는 것인지 호수에 떨어진 장한이 퍼덩개를 치며 살려달라고 고함 치고있다.

황군성은 돌아서서 진우란에게 오면서 슬쩍 지풍을 날려 여인의 인중을 가볍게 찍었다.

순간,

번쩍 눈을 떤 여인이 용수철 튕기듯이 일어나며 소리쳤다.

[이 十할새깨 어디 있어. 어디 있어~]

눈을 희번떡 거리며 살피다가,

마침내 물에서 꼬르락하는 장한을 여인이 발견했다.

그녀는 다짜고짜 좌판에서 닭을 쫓는데 써던 시퍼런 식도(食刀)를 들고 장한을 향해 달려갔다.

벌어진 옷자락에서 흉물스럽게 유방이 덜렁거리고,

사타구니의 음영은 혐오감마저 불러일으키고 있었다.

깡!

털썩!

진우란이 황군성을 보고 배시시 웃으며 자신의 행낭을 들어보였다.

여인은 팍 엎어진 채 다시 정신을 잃고 있었다.

진우란이 그녀가 옆을 스치고 갈 때 행낭으로 뒤통수를 친 것이었다.

짝짝짝!

[소저! 정말 잘했소. 그런 사람같지 않은 것들은 그저……]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그녀를 추켜세웠다.

진우란은 더욱 얼굴이 붉어져 황군성의 손을 이끌고 그곳을 빠져나갔다.

 

숲속의 바위에 앉아 솔바람 향기를 맡으며 진우란이 물었다.

[그들은 왜 싸웠을까요? 부부같던데……]

[총명한 진소저가 내게 그런 것을 다 묻다니 뜻밖이오.]

황군성은 장난스럽게 말했다.

진우란은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살랑살랑 바람이 불어가고, 또 그렇게 시간이 지나갔다.

날이 어두워 오고 있었다.

(그들이 다시 나를 찾아낼까? 그렇다면 진소저의 짐작은 완전히 맞아떨어지는 것이겠지.)

황군성은 며칠 전부터 갑갑한 심정으로 무엇인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전에 자기에게 임단심의 서찰을 전해 주었던 자를 기다리는 것이다.

(임매의 소식이라는 것에 대해서 그 출처도 정확하게 확인해보지 않는 우를 범했어. 바보같이‥‥‥)

그자를 만나기 위해 그는 행적을 완전히 드러내놓고 움직이고 있다.

만일 그자가 황군성을 어떤 목적에 이용하고자 했다면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것이 진우란과 그의 공통된 생각이었다.

[이제 여인숙으로 가요.]

진우란이 그의 팔을 잡아당기면서 말했다.

[여인숙? 또?]

[나는 가난해요. 당신같은 부자가 아니니 여인숙에서 잘 수밖에 더 있겠어요?]

진우란은 하얀 이를 드러내며 웃었다.

두볼에 상큼한 보조개가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이쁘게 패였다.

객점은 숙식을 겸할 수도 있고 시설도 훨씬 낫다.

하지만 여인숙은 말그대로 떠돌이들이 잠자는 곳에 불과하다.

황군성은 며칠 여인숙에서 지내보고 차라리 밖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던 것이다.

자기가 돈을 내겠다고 해도 진우란은 막무가내다.

이 시골아가씨는 검소한 생활이 몸에 향기처럼 배인 모양이었다.

황군성은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보다는 나았지만 마지못해 끌려가기는 마찬가지였다.

 

× × ×

 

[빠드득! 그 十년을 갈아마셔 버리겠어!]

이빨을 가는 소리와 함께 육두문자가 튀어나왔다.

여인이 흉악하게 눈을 빛내며 얼굴을 계란으로 문지르고 있다.

낮에 호수변에서 노점을 하던 그 여인이었다.

그녀가 말하는 그 뭔년이 누군지는 말할 필요도 없으리라.

[그 새끼도 죽여버리겠어. 감히 나 장대호(張大虎)를 건드리다니!]

그 여인의 뒤에서 장한이 말했다.

한데,

그들의 자세는 참으로 요상했다.

여인은 엎드려서 동경을 바라보고 있고 그 뒤에서 장대호가 무릎을 꿇고 있는데,

그들은 모두 실오라기 하나 걸치고 있지 않았다.

낮에만 해도 결코 다시는 얼굴을 보지 않을 원수처럼 싸우더니 밤이되자 묘하게도 다시 붙어있는 것이 아닌가?

그들의 몸은 아직 결합하지 않은 상태였다.

장대호가 자신의 뿌리로 여인의 둔부사이에 갖다댔다.

그의 얼굴이 색기로 긴장되고 여인이 한손을 뒤로 돌려 그의 뿌리를 잡으려 했다.

순간,

[헉!]

장대호의 허리가 심하게 한번 움직이자 여인은 동경에 얼굴을 부딪히며 쳐졌다.

장대호의 손이 우악스럽게 여인의 둔부를 움켜쥐었다.

[악! 으흐‥‥‥흑!]

여인은 교성을 지르면서 둔부를 움직였다.

장대호의 몸도 앞뒤로 요동쳤다.

[더! 더세게! 헉헉! 아아! 나죽어!]

여인은 아예 비명처럼 소리치고 있었다.

여인이 급격하게 둔부를 흔들었다.

[아아!]

[이 十八년! 으아!]

장대호도 욕설을 하면서 미친듯이 몸을 움직였다.

[못참겠어!]

여인이 벌떡 일어나며 뒤에 있던 장대호를 넘어뜨려 버렸다.

그러자 묘하게도 장대호위에 그 여인이 앉은 자세가 되어버렸다.

[아‥‥‥아‥‥‥]

여인은 한손을 장대호의 뿌리와 결합하고 있는 자신의 음부에 갖다대고는 문지르며 아래위로 움직였다.

아래에서 장대호가 세차게 쳐올릴 때마다 여인은 숨이 넘어가는 비명소리를 냈다.

[아윽‥‥‥]

갑자기 여인은 절정에 달했는지 사타구니를 오무리며 바르르 떨었다.

그러나 장대호는 아니었다.

여전히 세차게 움직이자 여인은 잠시 혼절해버리는 것같았다.

그때였다.

(착각이었나?)

장대호는 천정에서 누군가가 꼭 자기와 눈을 마주쳤던 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너무 찰라지간이어서 확신할 수 없었다.

[최고야! 흥흥!]

정신을 차린 여인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하자 불같이 치솟아 오른 정욕때문에 장대호는 그 사실을 젖혀버렸다.

와락 여인을 밀쳐 넘어뜨리고는 그위로 덮쳐들었다.

[악!]

여인이 비명을 지르고,

장대호는 한손으로는 여인의 유방을 힘껏 비틀고 입으로는 다른 유방을 깨물었다.

[아악!]

그들의 정사는 처절한 사투였다.

여인은 장대호의 머리카락을 힘껏 잡아당겼다.

순간 장대호의 손가락이 그녀의 은밀한 곳으로 깊이 파고들었다.

[헉!]

여인의 손이 느슨해지자 장대호는 그녀의 전신을 샅샅이 핥아내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는 여인의 몸위에서 요동치며 움직였고,

마침내 세찬 분출로서 그들의 정사를 마무리했다.

[학학‥‥‥]

[흑흑‥‥‥]

가쁜 숨소리가 방안의 더운 열기속을 맴돌았다.

벌렁 드러누운 장대호의 물건은 여전히 더세보였다.

대단한 대물이었다.

[그 새끼가 도할망구의 여인숙에 있는게 틀림없어?]

장대호가 물었다.

[틀림없어! 들어가는 걸 내가 직접 확인해봤으니까.]

[흐흐흐흐‥‥‥]

장대호의 눈에 음산한 살기가 스치고 지나갔다.

[꿀꺽! 그놈은 죽여버리고 그 계집은 내가‥‥‥흐흐‥‥‥]

[흥! 그놈도 그냥 죽일 순 없지. 자 나가봐야지.]

 

한쌍의 미치광이 같은 탕남탕녀는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갔다.

도노파의 여인숙으로 가는 것이다.

그들이 나간 방,

휙!

천정에서 흰 그림자가 내려왔다.

한데,

이게 누군가?

아름다운 모습, 요염한 얼굴, 이십이삼 세의 나이,

음양괴 마차달의 딸인 마천화가 아닌가?

입술을 핥으며 미소를 지어보인 마천화가 중얼거렸다.

[그놈‥‥‥대물이었어. 그냥 넘어갈 수가 없어.호호호‥‥‥]

웃음소리와 함께 그녀는 창으로 넘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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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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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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