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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十九 章

 

          二神堡의 誕生

 

 

황군성,

그의 무공은 세인이 추측할 수 없을 정도로 가공했다.

소나기처럼 쏟아지는 검신 전득무의 무광검을 한줄기도 놓치지 않고 막아내고 있었다.

파팍!

팍!

보라색 검강은 황군성의 번천도에 부딪히며 사그라졌고, 다른 검강이 그 뒤를 이었다.

황군성과 전득무의 싸움은 한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연출해내고 있다.

백색과 보라색이 환상처럼 어우러져 모든 사람들의 넋을 놓아버리게 만들었다.

(이런 괴물같은 놈……)

전득무는 무광검을 종횡무진으로 휘둘렀다.

베고, 찌르고, 누르고, 밀고, 미끄러뜨리고……

그의 이마에는 쉴새없이 땀이 흐르고 있었다.

검신 전득무가 결투 도중에 땀을 흘리는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도신 범강과의 결투는 원래 계획된 것인지라 땀을 흘릴 것도 없었다.

검신과 도신의 결투는 원래 그들의 계획하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매년 결투를 벌이고,

그때마다 세인들이 볼 수 없었던 가공한 검술과 도법을 선보이고,

그리하여 그들의 문하에 투신하는 검객과 도객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아졌고,

결국은 신검보와 신도보를 천하의 칠대세력으로 키울 수 있는 바탕이 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신검보와 신도보에서도 보주 외에는 철저한 심복만이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한데,

신검보와 신도보의 보주들 간의 대결은 완전한 그들만의 의사로 된 것은 아니었으니……

 

각설하고,

진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는 전득무는 혼이 달아날 지경이었다.

황군성은 수비만 할 뿐 공격을 해오지는 않는다.

그 사실은 전득무의 가슴을 비할 바 없는 무게로 짓누르고 있다.

만약 그가 공격해 온다면……

어떻게 막아야 할 지도 난감한 지경이었다.

전득무는 황군성의 손에 있는 번천도가 고금십대천병 중의 하나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번천도의 이름은 모르는 자가 없지만 실제로 본 자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역시 고금십대천병 중 서열 이위를 차지하고 있는 자신의 무광검이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경악하고 있을 뿐이었다.

팍!

쉬쉭!

갑자기 황군성의 손에있던 번천도가 늘어나면서 강렬한 빛을 뿜었다.

번천도가 춤을 추자 무광검은 황군성의 몸 가까이에 이르기도 전에 소멸되기 시작했다.

그럼 번천도가 무광검보다 뛰어나단 말인가?

꼭 그렇지는 않다.

황군성은 번천도를 완전히 십이성까지 연성했지만,

검신 전득무는 무광검의 최고경지인 팔단계까지 이르지 못한 채 칠단계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검신 전득무의 가부좌를 틀고 앉은 몸이 점점 뒤로 물러나기 시작했다.

스스슷!

바로 그때였다.

검신 전득무의 귓속으로 한줄기 전음이 파고들었다.

[임단심! 그녀를 어떻게 했소?]

황군성의 음성이었다.

전득무는 순간적으로 생각했다.

황군성이 우세를 차지하고도 자신을 완전히 몰아세우지 않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전득무는 고개를 젓는 시늉을 했다.

그것만으로도 황군성에게 의사는 전달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두 사람은 손으로는 여전히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황군성의 전음이 다시 들렸다.

[임단심! 그녀를 어떻게 했소?]

앞의 말과 똑같은 소리였다.

전득무는 문득 날카로운 검강을 내쏘았다.

그의 눈으로는 분노의 빛이 떠올랐다.

황군성이 자신의 모른다는 대답에도 불구하고 다시 똑같은 질문을 하자 자신이 불신당했다고 여긴 것이다.

전득무는 버럭 소리쳤다.

[그때 이후로는 본 적도 없다.]

사방에서 구경하는 사람들이 무슨 말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했다.

황군성의 몸이 갑자기 허공으로 십여장이나 높이 치솟아 올랐다.

그와 동시에 그는 전득무에게 전음으로 빠르게 말했다.

[내 견정혈을 공격하시오.]

황군성은 번천도로 전득무를 쪼개가고 있었고,

전득무는 황군성의 말을 미덥지는 않지만 그대로 따랐다.

번쩍!

전력을 다한 무광검의 보라색 검강이 황군성의 양쪽 어깨에 있는 견정혈을 때렸다.

깡!

황군성의 몸은 허공에서 중심을 잃고 곤두박질쳤다.

그의 손에 있던 번천도는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와! 검신이 이겠다!]

[과연 검신이다!]

[검신! 검신!]

검객들이 환호성을 울리며 검신을 외쳤다.

황군성의 몸은 땅에 닿기 직전에 다시 중심을 잡아 안전하게 착지했다.

검신 전득무의 눈에서 불길이 이글거렸다.

황군성의 귀로 그의 전음이 날카롭게 파고들었다.

[조건이 뭐냐? 무엇때문에 내게 패했느냐?]

검신 전득무의 음성은 구겨져 버린 자존심으로 용광로보다 뜨거운 분노를 담고 있었다.

황군성은 말했다.

[당신도 마왕(魔王)의 금제를 받고 있지 않소?]

전득무의 몸이 흠칫 떨렸다.

[범강이 말했느냐?]

황군성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하지만 그런 이야기는 천천히 하도록 합시다.]

두 사람은 서로의 눈을 쳐다보면서 전음으로 이야기했다.

[무슨 말을 하자는 거냐?]

전득무의 물음에 황군성이 돌연 예리한 질문을 던졌다.

[금제는 차치하고라도, 당신 혼자서 마왕을 이길 수 있소?]

전득무가 잠시 생각해 본 후에 답했다.

[너와 싸우기 전에는 무광검으로 승부를 내볼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지금은 자신이 없다.]

[당신이나 도신이나 실제로는 마왕의 수족에 불과하오. 함께 힘을 합쳐서 마왕과 싸우지 않겠소?]

황군성이 말했다.

[나는 당신이 임매와 상관이 없다면 합작하고 싶소. 나 또한 마왕과 풀어야할 원한이 있으니까.]

[독봉 임소저에게 나는 손을 쓴 일이 없다. 맹세해도 좋다.]

[그럼 신도보와 신검보의 합작에 동의한 것으로 생각해도 좋소?]

하고 황군성이 물었다.

전득무는 가라앉은 음성으로 물었다.

[마왕의 금제를 풀 방법이라도 있느냐? 금제를 풀 수 없다면 그에게 발각되는 즉시 죽을 뿐이다.]

황군성은 확신에 찬 음성으로 답했다.

[있소!]

그는 도신 범강을 향해 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순간,

슈앙!

도신 범강의 몸이 표범처럼 달려왔다.

[멈춰라!]

[암습을 하겠다는 거냐?]

신검보의 고수들이 일제히 몸을 날려 범강을 막아갔다.

그들은 도신 범강이 자신들의 보주를 기습한다고 오해한 것이다.

그때,

전득무가 버럭 천둥같이 소리쳤다.

[멈춰라! 모두 물러서라!]

신검보의 고수들은 깜짝 놀라 물러섰다.

전득무가 포권하면서 말했다.

[범형! 수하들의 무례를 용서하시오.]

범강은 전득무 앞에 내려섰다.

범강이 우렁찬 소리로 외쳤다.

[선탈금(先脫禁)!]

전득무 역시 용이 울부짖는 듯한 소리로 외쳤다.

[후천하(後天下)!]

그들의 외침이 멀리멀리 퍼져나갔다.

먼저 금제에서 벗어나고 후에 천하를 도모한다.

전득무와 범강의 눈이 의미심장하게 빛났다.

적수는 생각마저도 비슷한 것이다.

그들은 순식간에 의견의 일치를 이끌어낸 것이다.

와와와!

주변에 있던 검객들과 도객들은 이유도 모르고 환성을 터뜨렸다.

범강과 전득무는 함께 손을 잡고 소리쳤다.

[우리 신도보와 신검보, 신검보와 신도보는 앞으로 하나의 세력으로 뭉친다.]

좌중은 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뜻밖에도,

검신과 도신의 싸움이 일어났어야 할 자리에서,

신도보와 신검보는 이신보(二神堡)라는 이름으로 뭉쳐버렸다.

강호의 파란은 예고되고 있었다.

황군성은 여전히 석상같은 표정으로 서있었다.

주위의 환성과 고함소리가 그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는 듯 했다.

그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임매……도대체 어디 있는 것이오? 지난 한 해 동안 천지를 돌아다녔건만 당신은 보이지 않는구려……)

 

× × ×

 

도신 범강은 난감한 신색이었다.

황군성은 표정없는 얼굴로 그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었다.

물론,

범강이 답하지 않더라도 황군성이 자신의 뜻대로 하고 말 것임을 범강은 알고 있었다.

한참 생각한 후에 범강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그래, 가거라! 하지만 네 뒤에는 항상 내가 있다는 것을 잊지 마라. 너는 내 아들이다.]

황군성은 고개를 숙여 절한 후에 막사를 벗어났다.

그리고,

준비된 한척의 배에 올라 파양호의 서산을 떠났다.

도신 범강과 황군성은 어떻게 해서 양부자지간이 된 것일까?

일은 이렇게 된 것이었다.

 

임단심을 찾아나선 황군성은 혼이 빠지기라도 한 듯 먹지도 마시지도 않았다.

비록 그에게 오백년의 공력이 있고,

기이한 신공이 있다고 하지만 그렇게 한달 정도를 돌아다니고 나서는 몸을 부지할 수 없었다.

결국 그는 길에서 쓰러져버렸다.

삶에도 아무 미련이 없었고, 임단심이 없기에 죽어도 괜찮은 것 같았다.

그가 정신을 차렸을 때는 어느 산곡에 있는 시골의원의 집이었다.

수레를 끌고 가던 농부가 쓰러진 그를 발견하고 의원에게 데려다 준 것이다.

병이 있어 쓰러진 것이 아니라 단지 먹고 마시지 못해서 그런 것일 뿐이니,

의원이 입으로 물과 미음을 흘러넣어주자 정신을 차린 것이었다.

하지만 그동안 잠도 전혀 자지 못했기 때문에 그는 닷새만에 깨어난 것이다.

그때,

그의 옆에는 한 노인이 유심히 그를 지켜보고 있었다.

노인이 깨어난 그에게 말했다.

[무슨 사연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자네도 떠돌이인 것 같으니 노부와 함께 다니지 않겠나?]

황군성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노인은 그가 승낙한 것으로 생각하고 의원에게 돈을 치른 후에 길을 나섰다.

황군성도 그 노인과 함께 나섰다.

그도 임단심을 찾아나서야 하는 것이었다.

그 노인은 황군성에게 아주 자상하게 배려해 주었다.

마치 아버지가 아들을 대하는 듯이 해주는 것이었다.

[나는 의원들을 찾아다니네. 자네가 들으면 웃을 지 모르지만 귀머거리가 되는 방법을 배우기 위해서 말이네. 하하하.]

정말로 노인은 천하각지의 유명한 의원들을 찾아다녔고, 의원을 만날 때마다 귀머거리가 되는 방법을 물었다.

그와 함께 다니면서 황군성은 그 노인에게 어떤 애착같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에는 임단심이 그의 모든 것을 배려해 주었는데 이제는 노인이 모든 것을 배려해주고 있었다.

그는 은연중에 혹시 임단심이 노인으로 변장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이 나기도 했었다.

그러나,

노인의 몸에서 은은하게 풍겨나는 위엄은 결코 아무나 흉내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때때로 노인의 주변에는 신비한 인물들이 나타나서 은밀히 무엇인가를 말하고 노인도 무슨 말인가를 하곤 했다.

황군성은 노인의 신분이 아주 비밀스럽다는 생각은 했으나 구태여 알고 싶지도 않았다.

한데,

어느 날 객잔에 들어서 였다.

노인이 황군성에게 불쑥 물었다.

[자네 무공은 누구에게 배웠는가?]

황군성은 답하지 않았다.

일일이 답한다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 일인지 그는 알고 있었다.

그에게 무공을 가리친 사람을 들자면 한 두 사람을 들어야 하는 것이 아니었다.

일단 문성무존에서 그에게 무공을 가르친 어른들을 생각해야 하고,

이전의 사부였던 한천사방객을 들어야 하며,

최근의 사부였던 전륜법왕을 들어야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 노인은 대답없는 황군성앞에 젓가락 하나를 던져 놓았다.

젓가락은 바닥에 꽂혀서 마치 원래부터 그렇게 세워져 있었던 것 같았다.

[이 젓가락을 한번 이겨보게.]

노인은 밑도 끝도 없는 말을 한 후 방문을 열고 나가버렸다.

황군성은 어이가 없었다.

젓가락을 던져놓고 사람을 젓가락과 싸워서 이겨보라니……

그는 눈을 똑바로 뜨고 혹시 젓가락에 다른 점이 있는가를 찾아보았다.

하지만,

아무리 쳐다보아도 젓가락은 그냥 젓가락일 뿐이었다.

노인의 말이 그냥 해보는 빈말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든 그는 젓가락에서 무엇인가를 찾아내기 위해 고심했다.

(젓가락을 이긴다……젓가락을 이긴다……)

그 순간만은 노인의 최면에 걸리기라도 한 듯이 황군성은 젓가락에 온 정신을 빼앗겨 버렸다.

그는 젓가락에 점점더 몰두 할 수록, 어떻게 하는 것이 젓가락을 이기는 것인지도 잊어버렸다.

하룻밤이 지났을 때,

황군성의 눈은 빨갛게 변해버렸지만 그는 젓가락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낼 수 없었다.

젓가락은 꼼작도 않고 있는데,

황군성도 식음을 전폐하고 젓가락과 싸우고 있었지만,

그는 자기 자신마저도 잊어버리고 있었다.

젓가락에 자신의 정신마저도 빼앗겨 버린 것이다.

때때로 노인은 소리없이 황군성을 지켜보다가 방을 나서곤 했다.

가부좌를 틀고 앉은 황군성의 마음엔 젓가락이 점점 거대해지고 있었다.

날이 갈 수록 젓가락은 그를 무섭게 짓눌러 오는 것이었다.

이미 젓가락은 그의 눈에 들어올 수 없을 정도로 커져있었고, 그의 마음을 꽉채우고도 비좁어 할 정도로 자라버렸다.

황군성은 젓가락앞에서 한낫 무력한 존재였다.

아주 미미한 존재였다.

그가 아무리 번천도를 휘두른다 하더라도 젓가락의 일각도 자르지 못할 것같았다.

그의 마음 속으로는 수천가지, 수만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가 사라져갔다.

젓가락을 대상으로 자신이 알고있는 모든 무공이 펼쳐졌다.

혈왕신공과 빙백강기, 그리고 포산신공이 융합되어 만들어진 그만의 독특한 신공도 그의 마음속에서 펼쳐졌지만 젓가락을 이길 수는 없었다.

문성무존의 수많은 절기들, 그리고 전륜법왕으로 부터 전수받은 무공들……

아무 것도 소용없었다.

그는 젓가락을 이길 수 없었다.

젓가락은 하늘이고 태산이고 우주였다.

젓가락을 부러뜨린다 하더라도 이긴 것이라고는 할 수 없다.

도무지,

젓가락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그는 손한번 써보지 못하고 젓가락에 패하고 말았다.

정신이 아득해지면서 천지가 혼돈되고,

울컥!

입으로 한덩어리의 피를 토해내며 기절하고 말았다.

얼마 후,

황군성은 누군가가 자신의 몸을 추궁과혈로 풀어주고 있다는 것을 느끼며 깨어났다.

노인이었다.

노인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장자에 보면 목계(木鷄)라는 말이 나오네. 자네는 목계와 싸운 것이네.]

불헌듯,

황군성의 머리에도 한줄기 빛이 통하며 정신이 맑아졌다.

[그렇다! 나는 목계와 싸운 것이다!]

황군성은 벌떡 일어나며 손바닥으로 침상을 쳤다.

탁!

가벼운 손짓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침상은 와르르 무너져 버리고 말았다.

은연중에 공력이 깃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황군성이 문성무존에서 태어나고 자랐는데, 어떻게 남화경(南華經:壯子의 다른 일컬음)을 읽어보지 않았겠는가?

그도 남화경이라면 줄줄 외우고 있었다.

문성무존이 실제로는 노장사상에 바탕을 두고 있기때문에 남화경, 도덕경 같은 것은 그에게 있어서 족보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장자에 나오는 목계는 앞서 말한 바 있으니 다시 적지는 않겠다.

하지만,

황군성은 나무젓가락으로 부터 무공의 요지에 대한 큰 깨달음을 얻었다.

싸우려 하지 않는 적을 이긴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움직이지 않는 적보다 빠르다는 것도 불가능하다.

살기를 전혀 내뿜지 않는 적을 죽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존재를 의식치 않는 적을 상대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황군성은 자신이 바로, 그 적이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자신이 젓가락이 되고 목계(木鷄)가 되기로 마음을 먹은 것이다.

황군성은 진정으로 노인을 향해 감사의 인사를 했다.

그의 무공은 이로 말미암아 크게 한 걸음 나아간 것이었다.

[노부는 이보 중 신도보(神刀堡)의 보주인 범강(氾康)이란 사람일세. 나이는 이미 천명을 알 때가 지났건만 아직 후계자가 없다네. 그래서 노부는 자네를 후계자로 삼아 내 모든 것을 전하고자 하네.]

황군성이 놀라자 그는 이번엔 손을 저어 아무말도 하지 못하게 하면서 말했다.

[자네의 내력이 어떤가 하는 것은 아무 상관이 없네. 사부가 누구라도 상관이 없어. 하지만 자네는 내 진전을 이어받았으니 다른 모든 것을 차지할 자격이 있네. 일단은 가진 후에 버리든 말든 마음대로 하게.]

그 노인은 도신 범강이었다.

그의 무공의 요결은 한마디로 목계에 있는 것이었는데,

황군성이 한 순간에 깊이 깨달아 버린 것이다.

초식같은 것은 문제될 것이 없었다.

이미 뿌리가 옮겨갔는데 입이나 줄기따위는 있으나 마나한 것이다.

황군성은 묘한 인연에 의해 도신 범강의 양자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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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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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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