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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풍; (고목선사의 행장에는 불멸환혼건과 삼성동천의 장보도가 숨겨진 장소가 적혀있었다.) 무애검조가 천의 그림을 보는 것을 보며 생각하고

청풍; (위사백은 그 사실을 뇌사백과 아버지에게 알렸고 세분은 함께 제왕성을 나섰던 것이다.)

 

<다행히 적신두타가 숨겨둔 두 가지 물건은 오백여 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온전히 남아있었다.> 어떤 낡은 사당 안에서 사방의 마루 바닥을 부수고 얇고 작은 상자를 하나 꺼내는 위극겸과 이무외. 사당 입구에서는 뇌공량이 서있다가 밖을 보며 긴장한다. 세 사람 모두 20대였다. 뇌공량은 20대 후반, 위극겸은 20대 중반, 이무외는 20대 초반

<하지만 제왕삼신재는 불멸환혼건과 장보도를 찾아낸 직후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검을 뽑으면서 밖으로 나가는 뇌공량. 상자를 열어보던 위극겸과 이무외도 놀라 밖을 본다. 이무외는 얇은 금판을 들었고 위극겸은 천을 한 장 들었다. 금판에는 불멸환혼건의 비결이 적혀 있고 천에는 삼성동천의 위치가 그려져 있다.

<어찌 알았는지 혈궁과 마천루의 고수들이 그곳에 들이닥친 것이다. 아마 고목선사의 행장에 적힌 내용이 어떤 경로를 통해 두 세력에게 흘러들어갔을 것이다.> 계곡 저편에서 수많은 그림자들이 날아온다. 사당을 향해 뭐라 외치며 싸울 준비를 하는 뇌공량. 위극겸과 이무외도 급히 밖으로 나오며 싸울 준비를 한다. 천과 금판을 품에 넣으면서

<제왕삼신재를 공격한 자들은 마천루의 장로들인 십팔마로(十八魔老)와 전대의 혈궁십사(血宮十師)등, 하나같이 절정의 경지에 이른 고수들이었다.> 마귀같은 인상의 고수들과 싸우는 제왕삼신재의 모습. 적의 숫자는 구름같이 많다

<제왕삼신재는 십팔마로와 전대 혈궁십사들을 전멸시키고 포위망을 돌파했으나 그 과정에서 가볍지 않은 상처를 입고 말았다.> 뇌공량이 앞장 서서 날아가고. 그 뒤를 위극겸이 이무외를 부축한 채 따라간다.

<그리고 오래지 않아 세 사람은 다시 혈궁과 마천루의 포위망에 갇힐 위기에 처하고 말았다.> 뒤에서 새떼처럼 날아오는 수많은 그림자들. 뇌공량이 그자들쪽으로 가면서 뒤돌아 보며 뭐라 외치고. 위극겸이 이무외를 부축한 채 달려간다

<이에 대사형인 뇌공량이 추격을 막는 사이에 보다 상처가 심한 위극겸과 이무외는 현장을 떠나게 되었다.> 위 장면의 연속. 뇌공량이 수많은 고수들과 맞서 싸울 자세를 취하고 있는 배경으로 날아가는 위극겸과 이무외

<위극겸과 이무외는 그러나 오래지 않아 다시 강적들과 조우하게 되었고 어쩔 수 없이 헤어지게 되었다.> 날아가다가 돌아보는 두 사람 뒤에서 날아오는 마신 같은 두 명의 인물. 한명은 십면혈신 용백이고 다른 한명은 마천루의 전대 루주인 적면천마다. 적면천마는 머리카락이 산발이고 얼굴이 붉은 색의 거인. 십면혈신 용백 캐릭터는 <투천환일> <아랑힐월> <건곤일척> 등 다른 작품의 <십면혈신> 캐릭터를 사용.

<두 사람 중 이무외는 마천루의 당시 루주였던 적면천마(赤面天魔) 냉적(冷積)에게 따라잡혔으며 격전 끝에 적면천마에게 중상을 입히고 다시 달아날 수 있었다.> 적면천마와 싸우는 이무외. 휘두르는 검에서 채찍같은 기운이 뿜어져 적면천마의 몸을 휘감는다. 적면천마가 내치는 손에서는 집채만한 손의 형상이 뿜어져 이무외를 밀어가고

<하지만 그 얼마 후 이무외는 적면천마에 필적하는 강적과 또 마주치게 되었다.> 피투성이가 되어 비틀거리며 달려가다가 눈 치뜨는 이무외. 그 앞쪽에서 십면혈신 용백이 다가오며 웃고 있다.

<바로 혈궁의 궁주인 십면혈신 용백이었다.> 십면혈신의 모습 크로즈 업

 

청풍; (적면천마와의 격전으로 탈진한 아버지는 결국 십면혈신... 외조부에게 생포당하셨다.) 다시 현실. 천의 그림을 보는 섭장천을 보며 생각

청풍; (다만 불멸환혼건은 암기한 후 그것이 적혀 있던 금판을 녹여버려서 외조부에게 빼앗기지 않으셨었다.)

청풍; (그후 외조부는 불멸환혼건을 알아내기 위해 아버지에게 모진 고문을 가하셨지만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청풍; (이에 외조부는 당신의 딸을 아버지에게 강제로 안게 해서 나를 태어나게 만들었다.) (핏줄인 내 목숨으로 아버지를 협박하려고...)

청풍; (그래도 아버지는 끝내 굴복하지 않으셨고... 결국 외조부 손에 죽음을 당하셨지!) 주먹 꽉 쥐고. 그때

섭장천; [무외... 네 아버지는 어찌 되었느냐?] 그림에서 눈을 떼며

청풍; [불멸환혼건을 지키다가... 외조부 손에 죽음을 당하셨습니다.] 고개 떨구며 이를 악물고

섭장천; [십면혈신은 네 아버지를 어떻게 죽였느냐?] 그림에서 눈을 떼며 묻고

청풍; [심장을 뽑아서...] 치를 떨며 눈물 흘리고

섭장천; [심장이 뽑혔단 말이지?] 눈 번뜩

청풍; [제 목숨으로 위협해도 아버지가 굴복하지 않자...] 치를 떨며 울고. 그런 청풍의 뇌리에 떠오르는 장면.

 

<외손자인 저는 죽이지 못하고 대신 아버지를 해쳤습니다.> 두 손이 사슬에 묶여 매달린 이무외의 가슴에 박았던 손을 꺼내는 십면혈신. 그자의 손에는 십장이 들려 있고. 그 뒤에서 괴사와 살사에게 팔이 잡힌 어린 시절의 청풍이 울부짖고 있다.

 

섭장천; [울지 말거라.]

섭장천; [사조가 보기에 네 아버지는 죽지 않았다.]

청풍; [무... 무슨 말씀이신지...] 경악

청풍; [아버지의 심장이 뽑히는 걸 소손의 눈으로 직접 보았는데...] 헉헉

섭장천; [네 아버지는 물론 불멸환혼건을 익히고 있었겠지?] 미소 짓고

청풍; [외조부에 의해 단전이 철저하게 파괴되긴 했지만 불멸환혼건은 극한까지 연마하신 것으로...] + [!] 말하다가 깨닫고 입을 다물고

섭장천; [사조가 잠시 훑어본 것이지만 불멸환혼건을 완전히 익힌 사람이 죽는 것은 오직 세 가지 경우뿐일 것같다.] 다시 천을 보면서

섭장천; [머리가 부서지는 것과 목이 잘려 몸통과 분리되는 것이 그중 두 가지고...] 천의 그림들을 살피고

섭장천; [독에 녹거나 불에 심하게 타버려서 몸뚱이가 형체를 유지할 수 없는 경우가 세 번째다.]

청풍; [그... 그럼...] 흥분과 기대

섭장천; [너 역시 불멸환혼건을 익힌 것같으니 알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심하게 다쳐도 오래지 않아 다친 부분이 원상 복구된다는 것을...]

청풍; [맞... 맞습니다.] 양손을 들어 보이고

청풍; [외조부는 아버지를 협박하기 위해 소손의 손가락을 모두 잘라버렸지만...] 치를 떨고. 손가락도 떨고

청풍; [다시 돋아나기 시작해서 한달 쯤 후에는 원래대로 복구가 되었습니다.] 열 손가락의 색이 다르다. 손가락들이 손보다 색이 옅은 것

섭장천; [실로 독한 심보로구나. 그래도 외손자인데 손가락을 자르다니...] 한숨 쉬고

청풍; [외조부는 심지어 딸인 어머니에게까지 손을 써서 무공을 쓰지 못하게 만드셨습니다.] 입술 깨물며 십면혈신이 잔인하게 웃던 모습 떠올리는 청풍.

섭장천; [쯧쯧! 그 업보를 어찌 감당하려고...] 혀를 차고. 이어

섭장천; [네 외조부가 네 아비의 시신을 불태우거나 녹여버리지는 않았겠지?]

청풍; [어딘가에 유기한 것같지만 아버지의 유해를 훼손하지는 않았을 것입니다.] 고개 끄덕이고

섭장천; [그럼 아마 네 아비는 어떻게든 살아났을 것이다.] 끄덕이고

청풍; (제발... 제발 사조님의 말씀이 맞기를 바랄 뿐이다.) 흥분과 초조. 그때

섭장천; [총관!] 밖을 향해 말하고. 그러자

<분부하십시오 성주님!> 밖에서 들리는 황보신의 음성

섭장천; [문도들을 모두 연무장으로 집결시켜라.]

섭장천; [무외에게 아들이 있음을 세상이 모두 알게 해야겠다.] 강렬한 표정

[!] 침 꿀꺽! 삼키는 청풍

 

#23>

제왕성. 사람들 분주하게 일과를 준비하고 있는데

둥! 둥! 웅장한 북소리가 들려서 모두 놀란다

높은 누각 위. 거대한 북이 매달려 있는데 거대한 북채로 그 북을 치고 있는 거구의 여자. 물론 패소정이다.

[저 분은...] [사신장 중 현무철후님이시다!] 놀라서 보는 사람들

[현무철후님이 신뢰고(迅雷鼓)를 치고 계신다!] [신뢰고가 울리면 하던 일을 멈추고 즉시 연무장으로 모여야만 한다!] 일제히 달려가는 사람들

 

#24>

제왕성 중앙의 드넓은 연무장. 사람들이 이미 빼곡이 모여 있는데 사방의 건물들 사이에서 사람들이 개미떼처럼 모여들고 있다. 연무장 끝의 단상에는 백호신장과 청룡신장이 서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고.

[대체 무슨 일이야?] [나도 몰라.] [전원 즉시 집합의 지시가 떨어진 걸 보면 일도 보통 일이 아닌 모양인데...] [이거 참 불안하구만.] 사람들 웅성. 그때

백호신장; [정숙!] 손을 들며 외치고

모든 사람들 입을 다물며 단상을 보고

백호신장; [성주님께서 등단(登壇)하십니다.] 뒤쪽을 향해 포권하며 외치고. 청룡신장도 당상 뒤를 향해 고개 숙이고

단상의 뒤쪽. 건물들 사이의 길로 나타나는 일단의 사람들. 섭장천과 청풍이 오고 있고 그 뒤를 환설과 황보신과 십여명의 노인들이 따라온다. 노인들은 제왕성의 원로들이다.

단상으로 올라오는 섭장천. 청풍과 원로들이 따라 올라오고. 단상 위에 서있던 백호신장과 청룡신장이 고개 숙여 인사한다.

모든 사람들이 주목하는 가운데 단상 중앙에서 멈춰서는 섭장천. 청풍과 원로들은 그 뒤쪽에 멈춰서고. 그때

섭장천; [이러 오너라.] 고개 돌려 청풍에게

청풍; [예...] 다가가고

섭장천; [모두 이 아이를 잘 봐두도록 하라.] 자기 옆에 선 청풍을 가리키며 말하고.

<누구지?> <못 보던 얼굴인데...> 단상 아래 제왕성 수하들 전음으로 주고 받으며 의아해하고.

섭장천; [이 아이의 이름은 이청풍, 노부의 셋째 제자 이무외의 아들이다.]

<맙소사!> <저... 저 소년이 인초 이무외공자님의 아들!> 사람들 경악과 흥분

섭장천; [청풍이는 노부의 사손(師孫)이면서 또한 후계자다.]

섭장천; [그리 알고 앞으로 청풍이를 노부 보듯이 하라!] 준엄하게 말하고.

<당신을 보듯 하라는 것은!> <이청풍을 성주님의 후계자로 삼으신다는...> 환설과 원로들 흥분과 경악. 특히 환설은 놀라 손으로 입을 가리고. 그 직후

[성주님께 충성을!] [소성주님의 귀환을 환영합니다!] [잘 오셨습니다 청풍공자님!] 와아! 와아! 제왕성 사람들 일제히 환호하거나 포권하며 외치고

청풍; (나를... 나를 진심으로 반기고 있다.) 흥분되고 감격된 표정의 청풍. 그 배경으로 들리는 환호성들. 와아! 와아! 청풍공자님! 환영합니다! 잘 오셨습니다! 제왕성을 이끌어주십시오! 하는 소리들

섭장천; [저들의 심정을 잘 헤아리거라.] 청풍의 어깨를 다독이며 웃고

섭장천; [내색은 않고 있지만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노부만 바라보느라 불안했을 것이다.]

섭장천; [그러다가 너같이 영특한 후계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자 안도할 수밖에 없겠지.] 미소 짓고

청풍; [소... 소손은 두렵습니다.]

청풍; [내공도 쓰지 못하는 제가 과연 저분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섭장천; [검을 쓰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내공이 아니라 정신이다.]

섭장천; [하물며 넌 불멸환혼건을 수련하여 대자연의 힘을 몸에 담을 수 있지 않느냐?] 진지하게

섭장천; [자신감을 갖고 저들을 올바른 길로 인도하도록 해라.] 청풍의 어깨를 다독여주고

청풍; [사조님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겠습니다.] 고개 숙이고

섭장천; [노부는 너의 그같은 마음가짐 외에는 더 바라는 것이 없다.] 끄덕이고

섭장천; [이제 그만 저들의 환영에 답례하도록 해라.] 청풍의 등을 다독이고

청풍; [예...] 앞으로 나서고. 그러자

백호신장과 청룡신장이 손을 들고. 그러자

사람들이 환호를 멈추며 일제히 청풍을 주시하고

청풍; [아버지를...] 포권하며 입을 열고

모든 사람들이 주시하고

청풍; [이십여 년의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아버지를 기억해주신 여러분들께 깊은 사례를 올립니다.] 포권하고

청풍; [아버지를 대신하여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할 것을 맹세합니다.]

[와아!] [와아!] [소성주님 만세!] [소성주님께 충성을!] [제왕성을 영도하여주십시오 소성주님!] 다시 환호하며 포권하는 제왕성 사람들

가슴 벅찬 표정으로 여기저기에 대고 포권하여 답례하는 청풍

섭장천; (이십여 년...) (그 긴 세월동안 목숨을 이어온 보람이 있구나.) 미소 짓고

<세 아이의 후손 중 한명이 마침내 노부를 찾아왔으니...> 사람들의 환호에 답하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섭장천의 생각 나레이션. 헌데

사람들의 대열 뒤쪽. 몇 명의 사내들이 눈을 번뜩이며 단상 위의 청풍을 보고 있다

<제왕삼신재중에서도 별격(別格)의 존재였던 이무외의 아들...> <이무외의 아들이 제왕성을 찾아왔으니 무림의 정세에 대 격변이 일겠구나.> 그자들을 배경으로 그자들의 생각 나레이션.

 

#25>

여전히 아침. 제왕성이 자리한 군산이 멀리 보이는 호수. 다른 배들이 개미같이 작게 보이게 만드는 거대한 범선이 한척 군산으로 다가간다. 바로 무애호유선이고. 무애호유선 주변은 몇 척의 배가 에워싼 채함께 움직인다. 제왕성 소속의 전투용 쾌속선들이고. 마치 갤리선 같은 그 쾌속선들은 건장한 선원들이 노를 젓고 있다. 선원들 외에도 검을 지닌 무사들이 타고 있다. 모두 무애호유선을 감시하고 있고

무애호유선의 선수에는 여전이 신토괴로가 조타를 잡고 있다. 주변에는 천병신기보의 무사들이 긴장된 표정으로 서있고

무애호유선에서 본 제왕성의 전선들. 무애호유선이 워낙 커서 제왕성의 전선들을 내려다본다.

무사1; [동정호에 들어오자마자 제왕성의 감시가 붙었습니다.] 신토괴로의 좌측에 서있던 중년의 무사가 좀 겁에 질린 표정으로 제왕성의 전선들을 곁눈질하면서 말하고.

신토괴로; [어쩔 수 없지.] 한숨

신토괴로; [무애검조는 신경 쓰지 않겠지만 아랫것들은 우리 천병신기보를 경계할만한 이유가 있으니...]

무사2; [소갈머리들 하고는...] 신토괴로의 우측에 선 중년무사가 역시 곁눈질로 제왕성의 전선들을 보면서

무사2; [설마 우리들 수십 명으로 호랑이굴이나 다름없는 동정호에서 허튼 짓을 할 거라 생각하는 건가?] 궁시렁 대고

무사1; [그... 그러게나 말일세.]

무사1; [당금 무림에서 누가 감히 제왕성에게 시비를 걸 수 있겠는가?]

무사2; [제왕성의 인간들도 그걸 알아줬으면 좋겠구만.]

신토괴로;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 무애호유선이 제왕성과 무애검조에게 해가 되는 일은 없다.)

신토괴로; (하지만...) 찡그리며 떠올리는 장면. 지난 밤 망토를 두른 진상파가 조타를 잡은 채 어두운 앞쪽을 노려보던 장면이다.

신토괴로; (숭명도를 떠나 장강을 거슬러 오는 동안 보았던 상파의 표정이며 눈빛이 심상치 않았던 게 마음에 걸린다.)

신토괴로; (무리도 아니겠지. 어린 나이에 아비가 할복하는 것을 목격했으니...) 소리없이 한숨 쉬고

신토괴로; (원인이야 어쨌든 상파는 무애검조에게 강요당해서 아비가 자결했다 생각하고 있을 테고...)

신토괴로; (아무쪼록 원한에 눈이 멀어서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할 텐데...)

무사1; [제왕성이 자리한 군산이 보입니다 장로님!] 앞쪽을 가리키고. 이제 군산이 확연히 보인다. 군산에 들어찬 제왕성의 건물들도 보이고

무사1; [이제 그만 소보주님을 깨워야하지 않을런지요?]

신토괴로; [밤새 배를 모느라 피곤할 게다.] [알아서 일어날 때까지 내버려둬라.]

신토괴로; [제왕성에 도착한다 해도 무애검조를 바로 만날 수 있는 것도 아니니...] + 무사들; [예!] 대답하고

 

#26>

진상파의 선실. 탁자에는 거궐신검이 들어있는 상자가 올려져 있고. 침대에는 진상파가 옷을 입은 채로 반듯하게 누워있다. 눈은 감고 있지만 잠이 든 건 아니고

진상파의 뇌리에 떠오르는 자기 아버지가 배를 갈라 자결하던 모습

주먹 꽉! 쥐어지는 진상파의 손

진상파; (복수...) 이를 악물고

진상파; (아버지의 복수를 하려면 이번 기회를 놓쳐선 안된다.) 눈 꼬리가 떨리고

진상파; (무애검조 바로 앞에서 화약을 터트리면 충분히 죽일 수 있다.) (하지만...) 좀 찡그리며 갈등하고

진상파; (그럴 경우 나 역시 무사하지 못한다.) (폭발에서 벗어날 수 없을뿐더러 설령 구사일생 한다 해도 제왕성의 인간들에게 끔찍한 보복을 당하게 될 테니...) 입술 깨물고

진상파; (게다가 복수의 후환은 우리 천병신기보에게도 미칠 게 뻔하다.)

진상파; (복수심에 이성을 잃은 제왕성의 인간들이 천병신기보를 그냥 둘 리 없다.) 갈등하는 표정

진상파; (결국 아버지의 복수를 하는 대가로 내 목숨과 우리 가문의 존립을 포기해야 된다는 건데...)

진상파; (내 한 몸 죽는 것은 두렵지 않다.) 처연한 미소

진상파; (하지만 조부님과 본보의 식구들까지 다칠 것을 생각하면 결단을 내리기 어렵다.) 망설이고

진상파; (어떻게... 어떻게 해야만 한단 말인가?) 갈등하고. 헌데

 

침대 아래. 바닥에 누워 위를 보고 있는 요사

요사; (그 년 참 갈등도 오래 하고 있네.)

요사; (바람 맞은 갈대처럼 시시각각 마음이 오락가락하고 있는 게 생생하게 느껴진다.)

요사; (그렇다면 내가 도와줘야겠지? 확고하게 결심이 서도록?) 주문을 외우기 시작하고. 그러자

 

<상파야!> 눈 감고 누워있는 진상파의 귀에 들리는 속삭임 움찔! 하는 진상파

<내 딸 상파야!> 다시 들리는 음성. 순간

진상파; (아... 아버지?) 경악하고 숨을 멈춘 표정이 되고

<네가... 하나뿐인 딸인 네가 벌써 아비를 잊은 것이냐?> 다시 속삭이는 소리가 진상파의 귀에 들리고

진상파; (틀... 틀림없는 아버지의 음성이다!) 눈 번쩍 뜨며 일어나려 하고

쿵! 침대 옆에 유령처럼 서서 진상파를 내려다보고 있는 진우령. 상의를 풀어헤쳤는데 배가 갈라져서 창자와 피가 줄줄 흘러내리는 끔찍한 모습. 물론 이 모습은 실체가 아니라 요사가 만들어내는 환각이다.

진상파; [악!] 기겁하며 구석으로 물러나 앉고

진우령; <나다. 아비가 널 보러 왔다 상파야!> 입과 코로도 피를 줄줄 흘리는 유령의 모습으로

진상파; [으으으...] 공포에 질려 달달 떨고

진우령; <억울하구나! 아비가 대체 무슨 잘못을 했다고 스스로 배를 갈라야했단 말이냐?> 피눈물을 흘리며

진우령; <아비에게 자식이라곤 상파 너 하나 뿐이 아니더냐? 설마 너 마저 아비를 죽게 만든 원수를 모른 척 할 생각인 것이냐?>

진상파; [아니... 아니에요 아버지!] 겁에 질려 떨면서도 울고

진상파; [제가... 제가 어떻게 아버지의 원수를 잊을 수 있겠어요?] [다만 식구들이 다칠까봐 망설이고 있을 뿐이랍니다.] 무릎 꿇은 채 울며 애원하고

진우령; <복수를... 복수를 해다오!> 스스스! 진우령의 모습이 흐려지고

<네가 복수를 해주지 않으면 아비는 영원히 원령(怨靈)이 되어 구천(九泉)을 떠돌 것이다!> 스스스 완전히 사라지는 진우령의 모습. 그러자

진상파; [용서하세요 아버지! 못난 딸을 용서하세요!] 엎드려 이마를 침대에 대며 울고

진상파; [반드시... 반드시 아버지의 복수를 제 손으로 할 것을 맹세 드려요!]

진상파; [그러니 소녀를 믿고 이제 그만 영면하세요 아버지!] 침대에 엎드려 우는 진상파. 그러자

요사; (이 정도면 충분하겠지!) 스스스! 침대 아래에서 유령처럼 빠져나오는 요사

요사; (저 계집이 무애검조만 제거해주면 청풍이 놈을 잡아가는 건 식은죽 먹기가 될 것이다.) 스으! 역시 모습이 흐려지면서 사악하게 웃고

<머잖아 천하무림을 뒤흔들 대사건이 이 배에서 벌어지겠지!> 호호호! 스스스! 사라지는 요사의 모습 배경으로 요사의 생각 나레이션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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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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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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