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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五十一 章

 

         天下第一의 招式高手

 

 

 

숭산,

소실봉에 있는 대 소림사의 어느 밀실.

십여 명의 인물들이 모여서 숙의를 거듭하고 있다.

[황녹천에게서 연락이 왔소. 무적검의 행방을 탐지했다고 하오.]

[그들은 무적검을 요격할 생각이겠지요?]

[그렇소. 무적검은 숭산으로 오고 있소. 대단한 위협이 아닐 수 없소.]

[그럼 우리도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하지 않겠소?]

[그렇소. 우리가 비록 황녹천과 삼수의 힘을 빌린 약점이 있기는 하지만 우린 정통의 명문정파요. 그들을 무조건 쫓아갈 수는 없소. 이쯤에서 어쩌면 우리는 우리의 거취를 확실히 정해야 할지도 모르오.]

[무적검의 능력은 어느 정도요?]

[제자들의 보고에 의하면 그의 무공은 추측이 불가하오. 단지 불패도라는 여인의 무공이 알려졌지만, 가공하여 우리중의 어느 누구도 일초지적이 될 수 없을 정도라고 하오.]

밀실 안은 찬물을 끼얹은 듯이 숙연해졌다.

[음……! 우리는 그럼 일단 여기에서 몸을 사리도록 합시다. 그들 두 세력 모두 정파라고 할 수 없는 곳이 있으니 그들 중 약해진 쪽을 합공하여 사파로 몰면 무림의 정의는 우리가 지키는 것이 될 것이오.]

아무도 그의 말에 이의가 없었다.

이미 절세고수가 나타나지 않는 구파일방이 계속 명성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어쩌면 이런 처세술 때문인지도 모른다.

 

× × ×

 

요월정(遙月亭),

 

달과 더불어 노닐 수 있다는 요월정은 늦가을 지는해를 내려다보고 서있었다.

황혼이 곱게 나래를 접고……

물가를 날아다니는 철새들은 제 집을 찾는다.

한데,

언제부터인가 요월정의 내전에는 두 사람이 마주앉은 채 나직한 음성으로 무슨 말인가를 주고받고 있었는데……

그들 중 한 사람은 바로 과거 정천수호군주였던 왕혜려가 아닌가?

정천수호군주 왕혜려……

그리고 정천수호군의 부군주였던 북궁헌……

그들은 탕마사십사객의 마지막 두 명이 되어 버리지 않았던가?

과거,

등마제에서의 참혹한 패배를 통감하고 스스로 탕마사십사객의 일원이 되기를 갈망했던 것으로 알려진 왕혜려……

한데,

지금 그녀는 한 사람을 향해 공손히 부복해 있는 것이 아닌가?

황혼의 붉은 후광을 등에 업고……

막연히 동정호의 수면을 내려다보고 있는 면사인……

그는 일신에 눈처럼 흰 백의를 걸치고 있었으며……

역시 눈처럼 희 면사로 얼굴을 가리고 있었다.

한데, 그의 손,

섬세하며 아름다운 옥수는 분명히 여인의 손이었다.

그 손에는 백옥처럼 은은히 백광이 흐르고 있는 것이었다.

그 모습은 마치 황혼에 조화를 이루어 보는 이로 하여금 말할 수 없이 신비로운 환상의 세계로 끌어가는 묘한 분위기를 표출하고 있었다.

그녀의 투명한 눈망울 역시 백광을 띠고 있었다.

문득,

백의면사여인의 입에서 무감정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그가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던가?]

독백하듯 중얼거린 그녀는 시선을 들어 멀리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았다.

[대체 몇 명의 탕마객들이 그에게 당했는가……사십사객……]

이 물음에 왕혜려는 더욱 허리를 깊숙히 숙였다.

[이미 반 수 이상이 당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반 수 이상이?]

면사여인의 눈빛이 차갑게 가라앉았다.

[하나……그를 척살하기 위해 탕마사십사객 중 이십 명이 함께 움직였으니……곧 좋은 소식이 오리라 기대가 됩니다.]

왕혜려의 얼굴에 땀방울이 맺히고 있었다.

(무적검……그 사내……텁텁한 분위기의 절세 미남자……나는 지금 그를 죽이기 위해 움직여야 한다.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던 최초의 남자……)

백의면사녀가 그녀를 향해 물었다.

[너는 그를 만나본 적이 있다고 하던데, 그때의 느낌은 어땠나?]

[권태로운 표정의 종잡을 수 없는 신비한 고수였습니다.]

[탕마사십사객의 최고수인 네가 그를 상대한다면?]

[얼마를 버틸 수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패한다는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왕혜려는 깊이 부복하며 말했다.

이 백의면사녀는 그녀로서도 처음 대하는 탕마령주(蕩魔令主)이다.

정천보에서의 서열이 십위 이내인 지고한 인물이기에 그녀는 긴장하고 있었다.

정파의 모든 힘을 결집시킨 정천보에서의 서열이 십위 이내라면 실로 엄청난 신분의 인물인 것이다.

지금까지 왕혜려로서도 본 적이 없는 탕마령주인 것이다.

무림에 알려진 바에 의하면 정천수호군주 왕혜려라는 존재도 엄청난 것이었다.

하나,

정천보의 진정한 힘에는 이렇듯 가공할 인물들이 상당수가 도사리고 있었던 것이다.

문득, 탕마령주의 독백과 같은 중얼거림이 이어졌다.

[무적검……그를 보고 싶다.]

[…………!]

[탕마사십사객들로서도 상대할 수 없는 인물이라면……제 사십사객인 너도 필패를 장담하는 자라면……]

탕마령주의 눈에 신비로운 기운이 감돌고 있었다.

왕혜려는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있었다.

(령주께서 나선다면……무적검을 상대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그 남자……무적검! 등천마세의 주인이라지만……령주는 탕마사십사객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과정을 거쳐서 만들어진 존재라고 하지 않은가?)

그녀는 탕마령주의 손과 눈빛에 감도는 백광을 보며 고개를 끄덕이고 있었다.

그것은 확신이었다.

그리고, 탕마사십사객의 령주라는 사람에 대한 믿음이었다.

(그는 죽겠지……내 마음에 한 자락의 그림자를 드리운 채……)

비록 왕혜려는 처음 대하는 탕마령주이었지만 그녀의 몸에서 풍기는 신비한 기운에 완전히 압도당하고 있었다.

[본 령주가 직접 상대할 것이다……그러니 그대들은 살아있는 탕마객들을 이끌고 그에게서 물러나도록 하라……]

면사인의 말은 상대를 짓누르는 힘을 담고 있었다.

한데 그때였다.

말하던 면사여인의 눈에 번쩍 기광이 떠오르는 것이 아닌가?

그 빛은 눈이 부셔져 버릴 듯한 백광,

왕혜려의 시선이 탕마령주의 눈을 따라 한 곳으로 향했다.

바로 강변이었다.

한데 그곳에 언제 나타났는지 한 사람이 저녁 강의 정경에 취한 듯 서 있었다.

백의를 표표히 날리며……

황혼을 가슴에 포용한 채 일렁이는 물결을 한 없이 바라보고 있는 청년,

누구이기에 탕마령주의 시선을 끌고 있는 것인가?

왕혜려는 기겁할 듯 놀랐다.

(저사람……그 사람……어떻게 이곳에……한데 …… 령주께서 어떻게 그를 알아본단 말인가? 아아……)

탕마령주, 그녀는 마치 빨아들일 듯이 청년을 응시하고 있었는데……

과연 그녀의 두 눈에는 은은히 긴장의 빛이 흐르고 있었다.

[무적검!]

왕혜려는 전신을 부르르 떨었다.

탕마령주의 시선은 계속 청년을 향해 머무른 채 동공에 떠올라 있는 백광을 강렬하게 발하고 있었다.

[느낄 수가 있다……저자야 말로 무적검일 수 밖에 없는 인물이며……아니라면……장차 우리의 가장 무서운 적수가 될 인물이다.]

무서운 본능이었다.

정상적인 사람으로서 어찌 동물과 같은 이러한 본능을 가질 수 있단 말인가?

갑자기,

쿠쿠쿵------!

요월정 지붕위에서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정자의 밑으로 굴러떨어지는 뭉뚝한 몸체,

반쯤 날아가 버린 머리, 절단된 사지……

끔직한 모습의 동체였다.

그런데도 여전히 몸을 꿈틀거리고 있었다.

순간, 왕혜려의 눈빛이 심하게 흔들렸다.

[이럴 수가……무적검을 척살하기 위해 나섰던 북궁헌……]

충격이었다. 끔직했다.

그녀도 저와 같은 괴물의 몸이라니 절로 몸이 떨렸다.

그녀도 영혼을 잃은 탕마사십사객의 한 사람인 것이다.

등마제에서의 참패에 대한 책임으로 강제로 제령(除靈)당하고 눈앞에 꿈틀거리고 있는 북궁헌과 함께 약물로 단련되어진 마물인 것이다.

사태는 명확해졌다.

처참한 상태에서 바닥에 꿈틀거리고 있는 북궁헌은 무적검에게 당한 것이 분명하다.

황혼을 말없이 주시하고 있는 청년, 그는 다름 아닌 소일초였던 것이다.

무적검이라는 또 하나의 이름으로 한천이기의 등천마세에 이름을 빌려주고 있는……

그는 느끼고 있었다.

바로 저 멀리 요월정에서 풍겨져 오고 있는 기운을……

(묘한 기분이 드는 군……마치 죽은 지 오래된 시체를 대하는 듯한 느낌……한천이기보다 더한데……)

탕마사십사객들에게서 느낄 수 있었던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느낌이었다.

의외의 수확이라면 수확이었다.

탕마객들의 배후에 이런 인물이 도사리고 있으리라고는 상상을 못한 것이다.

문득,

그 시체같은 느낌의 인물이 요월정를 떠나 가까이에 접근하고 있음을 소일초는 느꼈다.

그렇게 느끼는 순간 이미 그 인물은 등에 와 닿고 있었다.

그리고,

[그대가 바로 무적검인가?]

무심한 음성이 소일초의 전신으로 흘러들었다.

바로 탕마령주라는 여인의 것이었다.

 

× × ×

 

돌연,

[움직이지 마라!]

무미건조한 이 음성은 바로 왕혜려의 등쪽에서 들려오는 것이었다.

그녀의 뒤에서 측량할 수 없을 정도의 강렬한 기운이 흘러오고 있었다.

태산을 바수어 버릴 듯한 강맹한 기운,

그녀는 단지 그것만을 느끼고 있었다.

검에 찔리는 것이나 심장을 관통당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는 탕마사십사객의 최고수인 그녀이나 움직일 수가 없었다.

한 걸음이라도 움직인다면 몸이 다치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폭발해 없어져 버릴 것 같았다.

이것은 단지 느낌이었지만 그녀의 등쪽에 선 인물은 그만큼 가공한 기도를 풍겨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는 바로 원천기였다.

그리고, 왕혜려의 앞에는 다시 많은 사람들이 나타나고 있었다.

치렁치렁한 백발의 미녀와 다른 두 미녀……

그리고 사마귀와 다섯 도객……

그들의 무기와 손은 일제히 그녀를 향하고 있었다.

그들은 그녀가 탕마사십사객 중의 하나라는 것을 강하게 의식하고 있는 듯 했다.

(무서운 고수들……탕마사십사객이면 천하의 어떤 세력보다 강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녀는 이를 악물었다.

어디서 부터 잘못된 인생인지는 몰라도 그 인생의 종지부를 찍기로 마음을 먹었다.

히압-----!

그녀의 몸이 기합과 함께 뒤로 젖혀졌다.

순간,

기다렸다는 듯이 원천기의 손에서 검은 묵룡이 뛰쳐나오면서 그녀를 휘감아 버렸다.

파아아아-----!

끼아아악-----!

섬칫한 비명과 함께 묵룡에 감긴 그녀의 몸이 피보라로 변하면서 묵룡과 함께 요월정 지붕을 뚫고 나가 밖으로 흩어졌다.

원천기는 아예 등천마룡으로 그녀의 몸을 분쇄시켜 버린 것이다.

그렇게 하여……

천하의 재녀 한 사람은 땅속에 스며들고 말았다.

꽃다운 청춘을 피워보지도 못하고 피로서 점철된 그녀의 삶은 끝을 맺고 말았다.

모든 운명은 결국은 자기가 선택한 것인 것을……

그녀는 어느 순간에 잘못된 선택을 했던 것인가……

요월정 주변의 꽃들은 그녀의 피와 기름으로 봄이 오면 다시 피어날 텐데……

그녀는 영원히 사라져 버렸다.

사은상의 눈물 한 방울과 함께……

 

× × ×

 

[너는?]

[나는 탕마령주.]

소일초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다. 나는 무적검이다. 탕마사십사객의 뒤에 너같은 여자가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는데……너 또한 괴물이냐?]

탕마령주의 눈에서 하얀 광채가 쏟아졌다.

[나는 그런 것은 모른다. 단지 이번에 무적검이란 자를 죽이기 위해 나왔을 뿐이다.]

순간,

그녀의 백옥같은 손에서 역설적으로 붉은 혈강이 뻗쳐나와 소일초의 머리를 쳐왔다.

[혈옥강!]

소일초의 놀람에 찬 외침이 튀어나왔다.

혈옥강……

이것은 혈옥수가 극에 이른 후에 다다를 수 있는 무공이었다.

혈옥수는 사백상의 무공이었다.

십이성에 이르면 동공과 뇌가 파열되고 혈맥이 가라진다는, 무림에서 오직 그녀만이 사용한 무공이었다.

신지가 부족한 그녀를 위해 사진성이 특별히 연구하여 익히게 한 무공……

그녀는 오직 동작을 통해서만 익힐 뿐 글과 말을 통해 익힐 수는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무공을 익히기에 아주 적합한 몸을 가지고 있었기에 사진성은 번거로움을 마다않고 키웠던 것인데……

[너는 사옥상이구나! 오! 맙소사, 벌써 마물이 되고 말았어……]

소일초의 머리를 사은상의 혈옥수가 관통하고 소일초는 여전히 말하고 있었다.

탕마령주는 그의 괴이한 무공에 어리둥절 하더니 소매를 떨쳤다.

순간,

쫙----!

하는 소리와 함께 소매속에서 아홉개의 영롱한 구슬이 중간중간에 달린 채찍이 튀어나왔다.

뱀처럼 영활하게 움직이며 채찍은 소일초의 목을 감아왔다.

소일초는 난감했다.

탕마령주가 사백상이 맞다면 죽여서는 안된다.

하지만 탕마령주일 뿐이라면 지금 단 일초로 죽여야 하는 것이다.

인지와 중지를 모아서 검결을 맺었다.

뻗어오는 채찍은 그냥 말을 수는 없다. 피하든가 되돌리든가 해야 한다.

일초검공이 위력을 발휘하자 채찍은 방향을 바꿔버렸다.

순간,

탕마령주가 채찍을 놓아버리며 몸을 돌렸다.

한데, 놀랍게도 그녀의 오른 발 뒤축이 어느새 소일초의 머리를 찰 정도로 가까이 와 있었다.

천하의 소일초도 간담이 서늘했다.

급히 몸을 숙여 일곱걸음이나 자리를 옮겨서야 탕마령주의 발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탕마령주는 초식무공의 대가였다.

그 현란한 수법은 이루 말로 헤아릴 수 없을 만치 찬란하고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어, 초식과 초식의 연결에 전혀 빈틈이 없었다.

적절한 초식은 절세의 무공이다.

그녀의 몸이 풍차처럼 돌아가며 권장지를 뻗어내고 거리를 측정할 수 없는 그녀의 기묘한 각법은 어느 일파에서 흘러나온 무공인지도 알 수 없었다.

손은 손대로 발은 발대로……

심지어 머리와 어깨도 그녀의 무기가 되어 예상치 못한 기초를 발휘해 냈다.

발은 슬쩍 움직이면서도 땅에서 흙먼지와 함께 돌을 차보내기도 했고,

때로는 내공이 결집된 무서운 혈강이 초식과 초식사이에서 뻗어나오기도 했다.

소일초는 힘든 상대였다.

일초검공으로 상대를 죽일 수도 없는 데……

검지로 펼치는 일초검공을 그녀의 현란한 수법이 교란시키면서 마치 몸이 수십 개인 듯 사방에서 소일초를 공격해왔다.

(서로 다른 초식무공과 기공을 이렇듯 배합하여 절묘하게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니……이 여자는 사옥상이 아니다. 사옥상이 이런 무공을 가지고 있을 수는 없다……)

그녀의 경탄할 무공의 현란함에 넋을 잃은 채 탕마령주의 공격을 받아내던 소일초는 마음을 정했다.

자기도 일초검공을 포기하고 오직 초식으로만 맞서 보기로……

탕마령주의 일권을 피했다 싶은 순간 탕마령주의 스쳐지나간 몸에서 발이 밑에서 원을 그리며 치솟아 소일초의 가슴을 찼다.

일초검공을 포기하자 마자 나타난 결과였다.

[윽!]

충격이 크긴했지만 정통으로 격중되지 않아서 견딜 만 했다.

순간 탕마령주는 체바퀴처럼 몸을 동그랗게 말면서 두 손으로 그의 눈을 찔러왔다.

급히 고개를 돌렸지만 두 손가락은 그의 머리를 스치면서 머리카락을 날렸다.

마교칠십이절기고 혈기자에게 사기쳐서 배웠던 무공이고 간에 모두 사용해 볼 틈도 없었다.

바람처럼 움직이는 그녀에게 일초검공 외에 어떤 무공으로도 상대할 수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소일초도 그녀에게 강렬한 투지를 발휘하여 자신이 보고 듣고 배웠던 모든 수법들을 총동원했지만 두들겨 맞기만 했다.

그의 몸이 금강체가 아니었다면 벌써 죽고 말았을 것이다.

탕마령주가 자신의 앞에서 튀어오르며 무릎을 세웠는데 공격은 팔꿈치로 했다.

그의 머리에 팔꿈치가 내려 찍힐 판이라 그의 몸이 수평으로 뉘여지며 탕마령주위 겨드랑이를 발로 찼다.

발은 허전한데 다시 자기의 명치에 꽂히는 그녀의 발……

소일초는 정신을 차릴 수도 없었다.

공격이 시작된 후 우박처럼 잠시의 틈도 주지 않고 몰아치는 이러한 무공에 치를 떨지 않을 수 없었다.

몇 번의 공격을 몸으로 받아내기로 마음을 먹고 이환공을 일으켰다.

그 사이에도 탕마령주의 만근같은 공격을 수 차례나 받았다.

이환공이 효과를 발휘하여 탕마령주의 공격이 허공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러나 신비의 무공 이환공도 잠시, 탕마령주는 떨어져 있던 채찍으로 그의 몸을 휘감았다.

신비의 무공 이환공의 최대 단점은 이순간에 드러나고 있었다.

잠시 동안 효력을 발휘한 후에는 불이 꺼지듯 사라져 버리는 것이다.

그리고 다시 끌어올려야 하는 것인데 소일초는 아직도 그런 점을 모르고 있었다.

여태까지 소일초가 이환공을 오랫동안 펼쳐야 할 만큼 강한 상대를 만나지 못한 때문이다.

그는 다시 흠뻑 두들겨 맞으면서 몽롱하게 염두를 굴렀다.

(이 여자를 이기자면 특이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다. 틈을 주고 같이 치는 것이다.)

그는 수비를 풀면서 틈을 보였다.

탕마령주의 수족은 짜맞춘 듯이 그 틈을 파고 들때 그의 손도 똑같이 뻗었다.

그러나 그 수법도 허탕이었다.

자기는 맞아도 상대방은 맞아주지 않는 것이다.

(하는 수 없다. 일초검공아끼려다 소일초가 가겠다.)

[이얍-----!]

우렁찬 기합과 함께 그의 손에 마황검이 들려졌다.

마황검이 그의 몸을 한바퀴둘렀다.

마침내 일초검공이 발휘된 것이다.

검에서는 지금껏 맞은 분노가 폭출되는 듯 폭풍같은 기류가 일어나며 사방을 휘감았다.

탕마령주도 일초검공에는 깜짝 놀란 듯 검의 세력권 밖으로 벼락처럼 물러났다.

그러나……

전세는 순식간에 역전……

탕마령주는 일초검공의 세력권을 벗어나지 못해서 기류에 싸이고 말았다.

그녀는 기류안에서 발버둥 쳤지만 몸은 점점 조여들 뿐이었다.

일초검공……

과연 무적이었다.

소일초는 긴 한숨을 내쉬었다.

내공에서는 딸릴 것이 없다.

마침내 바람같은 탕마령주를 검으로 가두어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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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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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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