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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二十六 章

 

          魔敎七十二絶技

 

 

 

얼마의 시간이 지났는지는 모르지만 소일초와 주소아는 여덟 개의 석실 중 첫번째 석실에서 아홉 가지의 무공을 완전히 자신의 것으로 만들었다.

그 아홉 가지의 무공은 모두가 손바닥을 이용한 것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두 번째 석옥에 이르러 있었다.

사실 그들이 여덟 개의 석실에 차례로 들게 되는 것은 칠십이기재들의 안배에 의한 것이었다.

그러나,

소일초와 주소아의 손에 꼭 쥐어져 있는 일백오십여 년 참선했던 검마의 사리는 그들의 뜻이 아니었다.

칠십이기재들은 소일초가 단 한 걸음을 옮기는 것조차 계산에 넣고 있었는지는 몰라도 두 가지의 아주 엉뚱한 변수가 그들의 모든 계획을 무위로 만들고 있다는 것은 계산하지 못했으리라.

 

두번 째의 석실,

이곳 역시 장방형이었다.

또한 전신을 회색빛으로 표백시킬 것 같은 가공할 마기가 흐르는 것 역시 첫번 째 석실과 같았다.

그리고,

마치 살아서 꿈틀거리는 것처럼 생생한 아홉 명의 기재들의 시신이 사면 벽에 정좌하고 있는 것까지……

다른 점은,

이곳의 모든 분위기가 첫번 째의 석실에 비해 훨씬 강렬하다는 것 뿐이었다.

이때,

소일초와 주소아는 또 다른 호기심을 담고 석옥을 살피고 있었다.

한데,

이 석옥의 사면 벽과 천정에는 첫번째 석실에서 보았던 손의 조각 대신……

권(拳)……

수만 개의 정교하기 이를 데 없는 인간의 주먹이 조각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오오……

그 주먹들은 마치 살아있는 생명을 담고 있는 것처럼……

형용할 수 없는 꿈틀거림을 보이고 있었다.

때문에,

이 사방 십여장의 석실은 이 신비로운 생동감으로 꽉 차있는 형태였으니……

허나 그것은 표면적인 것 일 뿐,

그것을 대하고 느끼는 소일초와 주소아는 어떠한가?

생동감 만큼이나 파괴적으로 보이는 주먹들……

꿈틀거림 만큼이나 잔인해 보이는 주먹들……

[살심(殺心)을 돋우는 주먹들이야……]

소일초와 주소아,

그들은 전신으로 해일처럼 밀려드는 엄청나게 사악한 기운을 검마의 사리로물리치고 있었다.

하나,

주먹들을 살피고 있는 소일초와 주소아의 눈망울은 신비로운 아름다움으로 물들어 있었다.

강해보였다.

무엇이나 부수어 버릴 것 같았다.

그 주먹들을 보면서 자신이 나약해 지는 감을 느끼는 두 사람이었다.

그렇다.

그 주먹들은 모두 강인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었던 것이다.

소일초와 주소아는 기이한 매혹을 느끼며 그 주먹들을 살펴 나가기 시작했다.

바로 이때였다.

고오오오---------!

돌연 석실의 사면 벽을 아득히 울리며 들려오는 이 소리는 또 무엇인가?

그 소리는 순간적으로 소일초와 주소아의 영혼을 일깨웠다.

 

------아아아아……정통마교주여……

이 땅에 남아날 수 잇는 것은 오직 우리의 뜻으로 이룩된 한……저주……

오오……!

이제 이 땅은 우리의 손에 의해 움직이고……

우리의 주먹에 따라 부서지……

우리의 주먹에 따라 삶이 결정되리니……

기뻐하라, 정통마교주여……

기억하라……

마교칠십이절기 중 아수라권(阿修羅拳)을……

아수라권을……

아……수……라……권……을……

 

이 영혼을 울리는 소리는 점차 흐려가고……

소일초와 주소아의 영혼은 점차 맑은 상태로 회복되고 있었다.

헌데 그때였다.

고오오오-----

권영(拳影)……

무어라 형용해 낼 수 없는 수 만 개의 권영이 석벽으로부터 폭출되는 것이 아닌가?

그 저주의 아수라권의 그림자들이……

아홉 기재들의 몸에서 시작하여 소용돌이치듯 일어나며 석실의 허공에서 하나로 합일되는 것이 아닌가?

오오……보라!

이 세상의 모든 강함과……

이 세상의 모든 파괴가……

아수라권의 권영이 만들어낸 하나의 주먹에 넘실거리지 않는가?

소일초와 주소아는 넋을 잃고 말았다.

헌데 그렇게 느낄 그 순간이었다.

파아아아-------!

그 강렬한 힘을 가진 듯한 주먹……

아수라권은 소일초와 주소아의 영혼을 꿰뚫고 거대한 파문을 일으키는 것이니……

순간,

소일초와 주소아의 손에 쥐어져 있던 검마의 사리에서 서기가 뻗어나오고,

그토록 강인할 것 같던 아수라권의 권영이 안개처럼 흩어지는 것이 아닌가?

이미 이러한 경험은 수 차 겪었던 것!

그들은 놀라거나 불안해 하지도 않았다.

일백오십년 참수(參修)한 검마를 믿어 의심치 않기에……

시간은 흘러갔다.

얼마인지는 모르지만 흘러갔다.

소일초와 주소아는 그 석실의 아홉가지 권법을 머리 속에 담고 있었다.

그리고,

없었다.

석벽과 천정에 가득했던 그 수 만 개의 주먹 조각들이 흔적없이 사라져 버린 것이었으며……

그 권법들의 창조자인 아홉 기재들의 시신 역시 한줌의 가루로 흩어져 있었다.

허나 그것도 잠깐……

이미 한 번 그와 같은 변화를 겪은 소일초와 주소아는 곧 침착을 되찾고 얼마간의 여유를 보였다.

그러나,

진정 마교칠십이절기의 무공은 하나하나가 지독하리만큼 가공했다.

그 가공함에 소일초와 주소아는 끝없이 놀라고 있었다.

과연,

소일초와 주소아는 그 마교칠십이절기가 풍기는 사악함에서 어느 정도나 자신을 지킬 수 있을지……

 

× × ×

 

제삼의 석실,

이 석실의 크기라든가 형태면에서는 처음 두 석실과 별로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러나 분위기……

이 석실이 풍기고 있는 분위기만은 판이하게 다른 것이었으니……

보라!

사면의 벽과,

천정과 공간이 온통 붉은 검으로 꽉 차 있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

분명한 검이다.

달려있거나……

붙어있거나……

허공에 부유하고 있는 붉은 검은 실로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었다.

스스스스……

투명하면서도 은은한 자광을 뿌려내고 있는 검(劍)……

소일초와 주소아는 생각했다.

(저 검들은 어떻게 해서 공중에 그냥 떠다니고 있을까? 정말 교묘하게 만들어 진 것 같은데……)

수천 개의 붉은 검……

그것의 정확한 숫자는 헤아릴 수 도 없었다.

[석실 속에 떠다니는 검이라니…… ?]

주소아는 그 신비한 검에 의혹의 시선을 보냈다.

소일초와 주소아는 물끄러미 사면 벽에 빙 둘러 앉은 채 죽어있는 아홉 기재들을 응시했다.

헌데 돌연,

소일초와 주소아의 아름답고 신비롭기 이를 데 없는 눈망울에 가는 경련이 일었다.

지금,

슈슈슈슈슛-------!

은은한 붉은 빛을 자욱이 뿌리면 내렸다가……

물보라처럼 일어나며 자신을 향해 몰려드는 검들을 주시하는 소일초와 주소아……

그들은 이 검들이 하나하나가 서로 다름을 느꼈던 것이다.

놀랍게도……

그 검 하나하나에 가공할 극사, 극마의 기운이 물살처럼 퍼져오고 있었다.

뿐인가?

그 검에 실린 그 기운들은 곧 무서운 기세로 소일초와 주소아를 향해 밀려드는 것이었으니……

순간,

[잘못하면 가루가 돼버리겠다.]

소일초의 외침이 들리고,

스르르르……

휘스스스……

미풍처럼 가벼운 붉은 검들은 일시에 소일초와 주소아의 전신으로 폭풍처럼 밀려드는 것이니……

(……피해야 한다……)

하나 그것은 단지 그들의 생각일 뿐이었다.

그 어떤 것으로도 소일초와 주소아는 그 검들을 피할 방법을 찾아낼 수가 없었다.

소일초와 주소아가 한 곳에 있을 때는 그토록 조용히 날던 검들이……

일단,

소일초와 주소아가 빠르게 움직이자 그 검들은 그들의 움직임 보다 더 빠른 속도로 그들의 몸을 가격해 왔던 것이다.

그것도 정확히……

소일초와 주소아의 십대사혈을 향해 수백의 무리를 지어 날아드는 검……

돌연,

[마왕수……]

주소아의 입에서 다급한 외침이 튀어나왔다.

순간,

슈우우우-------!

시리도록 투명한 하나의 손 그림자가 그녀의 우수(右手)로부터 환상처럼 솟아나는 것이 아니가?

그 손은 저주의 마왕수,

찰나, 석실의 모든 대기가 일시에 그 마왕수에 응축되는가 싶더니……

다음 순간 무서운 폭발음과 함께 그 마왕수는 그대로 수천 개로 분리 확산되면서 생명을 사멸시켜버릴 수만은 변화를 담고……

그대로 저 수많은 검을 향해 터져 나가는 것이 아닌가?

오오……그 가공할 위력이여……!

그것을 어지 필설로 형용할 수 있겠는가?

한데 이게 웬일인가?

스스스르르……

거센 폭풍에 휘말린 것처럼 사방으로 흩어지던 검들이 한 순간 더욱 빠른 속도로 소일초와 주소아의 전신 삼백 육십 혈을 노리고 짓쳐드는 것이 아닌가?

[마왕수로는 막을 수가 없다.]

소일초의 외침과 함께 그의 손에서 여덟 가지의 서로다른 수법이 잇달아 펼쳐졌다.

그러나,

결과는 마찬가지,

검은 다시 더욱 빠른 속도로 소일초와 주소아를 노리고 파고 들었다.

여덟가지의 권법도 소용이 없고……

생사보록의 무공들도 마찬가지의 결과를 가져 왔으며,

오히려 검의 기세만 더 흉폭하게 했을 뿐이다.

소일초는 주소아의 몸을 낮추어 바닥을 앉도록했다.

그의 손에는 언제 꺼냈는지 새파란 소도(小刀)가 들려있었다.

바로 백인장의 최고 신물이랄 수 있는 청옥소도(靑玉小刀)였다.

청옥소도가 검처럼 사방으로 원을 그리며 뻗어나갔다.

소일초 최후의 절초,

일초무적의 검공이 펼쳐진 것이다.

청옥소도의 끝에서 형성된 무형의 기류는 사방팔방에서 몰려오는 붉은 검들을 휘감았고……

붉은 검들은 일제히 기류속으로 휘말리며 천정으로 몰려갔다.

그러나……

천정에 부딪치기도 전에 검들은 다시 변화를 일으키며 강렬한 저항을 했고,

소일초는 청옥소도를 이리저리 흔들어서 붉은 검들의 저항을 일소시키고 있었다.

일단,

힘이 들기는 하지만 그의 검공에 붉은 검들이 더이상 두 사람에게 접근해 오지는 못하자 긴 안도감이 생겼다.

[부수어 버리자. 가루가 돼도 움직이는가 보자!]

소일초가 화가 나서 소리쳤다.

한데,

그 순간에서도 소일초와 주소아의 영혼을 아득히 적시며 흘러드는 소리가 있었으니……

 

------오오…… 정통마교주여……

만마검(萬魔劍)을 거역치 말라.

만마검은 어떤 것으로도 피할 수 없으며……막을 수도 없는 것……

우리의 뜻으로 인세의 모든 사악과 패륜과 부덕을 담아 만든 만마검이로다.

 

[갈갈이 찢게 죽으란 말인냐?]

소일초의 분통터지는 소리가 울려퍼지고……

영혼을 텅비어 가듯이 떨어지던 마의 음성은 다시,

으스스한 한기를 뿌리며 소일초와 주소아의 영혼 속으로 밀려들었다.

 

------만마검은 모두 일만 개이나 그것이 하나로 합쳐졌을 때는 천지간에서 가장 뛰어난 검이 되나니……

그를 일컬어 마황검(魔皇劍)이라 하나니……

마황검은 그 어떤 호신강기로도 막을 수가 없으며……

그 어떤 뛰어난 보법으로도 피할 수 없고……

그 어떤 무공으로도 상대할 수 없는 것이다.

아아……마황검……천지간에서 가장 뛰어난 검이라……

 

그것은 놀라운 일이었다.

일만 개의 검이 합쳐져 하나의 검을 형성하고 그것을 마황검이라고 명명(命名)한다니……

마황검……

그러나,

소일초와 주소아는 마주보고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무엇으로 막을 수도 피할 수도 없다는 그 만마검이 지금 소일초의 청옥소검에 휘말려 소용돌이 치고 있는데……

화가 더 나면 가루로 만들어버릴 수도 있는데……

그 음성은 사기(詐欺)치고 있는 것이니……

아무튼,

음성은 자화자찬 속에 계속되고,

 

------오오…… 그리하여……우리 아홉 기재들은 마황검이 고금제일지검(古今第一之劍)이라는 신념을 갖게 되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마황검으로 사용할 수 있는 아홉 가지의 검식(劍式)을 창조하였으니……

이름하여 마검구식(魔劍九式)……

마황검과 더불어 이 고금제일의 검법을 마교칠십이절기 중 하나로 전하나니…

마검구식은 오직 마황검으로만 펼칠 수 있는 것으로써……

우리의 뜻에 따라……

일만 변의 검리(劍理)를 합쳐 모두 아홉 가지의 변환을 이루노라……

 

그로부터……소일초와 주소아는 마검구식의 검법요결을 들어야 했고……

소일초는와 주소아는 그 마검구식이 어쩐지 백인장의 마도구식(魔刀九式)을 의식하고 만들어 진 것 같다는 것을 느꼈다..

음성이 마검구식의 구결을 다 설명하고 났을 때,

일만 개의 가볍고 붉은 검이 서로 모이며 강렬의 빛을 뿜어내고 하나가 되어 바닥에 떨어졌다.

마황검(魔皇劍)이 된 것이다.

검을 집어 들면서 소일초가 말했다.

[재미있는 곳이야……조금도 심심할 틈이 없으니……]

[이제 겨우 이십칠절기를 구경했을 뿐이야……]

그들의 뇌리 속에서 마검구식이 완벽하게 기억이 되었고……

또한 소일초는 일만 개의 검이 합쳐져 완성된 이 땅에서 가장 완벽한 검……마황검을 얻었다.

무겁고 둔중함 마저 어린도를 닮은 듯한 마황검……

마황검은 이렇게 소일초와 운명의 만남을 이루었던 것이다.

그리고,

얼마가 지난 후에 소일초와 주소아는 다시 네 번째의 석실로 걸음을 옮겼다.

그들의 손엔 여전히 검마의 사리(舍利)가 들리워져 있었다.

그리고……

세월을 느낄 수 없는 곳에서,

기상천외한 마공들을 익혀가고 있었다.

바깥세상에는 해가 바뀌었는데……

 

× × ×

 

마교칠십이절기(魔敎七十二絶技)……

이 광세의 살인마학(殺人魔學)들은 아무리 하늘의 축복 속에서 태어난 선인(善人)이라 하더라도,

이 무학을 연성하노라면……

인세에서는 다시 찾아볼 수 없는 혼세의 마물(魔物)이 되어버리고 만다.

인간이 지닐 수 있는 인성(人性)을 모두 상실해 버리고……

오직,

피와 죽음과 저주와 증오의 심성(心性)만이 가득 채워지는 마교칠십이절기……

누구라도,

그 마교칠십이절기 중 한가지만 연성한다 해도 완전히 인성을 잃어버린 마물이 되어 버리고 말리라,

그런데,

칠십이기재의 한과 저주가 깃들어 있는 마교칠십이절기를 익혀가는 소일초와 주소아……

과연 그들은……

어떻게 변했을까?

칠십이기재들의 주문대로 인성(人性)이라고는 모를 피의 마물이 되어 버린 것인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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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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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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