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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二十五 章

 

               百劒堡의 訪問客 (1)

 

 

 

금포노인이 말했다.

[그놈들이 만든 척살대가 빨리 가동할 수 있도록 도와라. 일백 개의 마정단(魔精丹)을 심제을에게 보내라.]

(이 일백 개의 마종단을...! 한개에 각기 일백년의 공력을 얻을 수 있는 보물을... )

그의 근처에 있던 여인들의 안색이 변했다.

하지만,

[존명!]

스스슷!

금포노인의 앞에 서있던 흑봉(黑鳳)은 얼음처럼 차가운 표정으로 허리를 숙여보이고 사라졌다.

금포노인은 몸을 뒤로 젓히고 누워 눈을 감았다.

[흐흐흐! 척살대... 그놈들만 세상으로 뛰쳐나오면 몸을 도사리던 은세정검회도 나오지 않을 도리가 없을 것이다. 흐흐흐! 그때가 천지가 뒤바뀌는 때...!]

금포노인이 갑자기 웃음을 뚝 그치고 말했다.

[누구냐?]

[십구은(十九隱)의 급보입니다. 척살대에 마지막으로 들어온 자가 아무래도 수상하다고 합니다.]

어디선가 나직한 음성이 흘러나왔다.

[...!]

금포노인의 이마가 좁혀졌다.

[제거해버릴까요?]

조심스러운 음성이 다시 이어졌다.

[그만두어라. 척살대에 첩자가 있든 말든 상관없다. 척살대는 단지 은세정검회를 끌어내기만 하면된다. 사은(四隱)에게 명해서 백검보에 대한 감시를 철저히 하라고 해라. 어쩌면 놈들은 백검보 주변에서 은밀히 서성일지도 모른다.]

[존명!]

그 목소리는 사라졌다.

금포노인은 중얼거렸다.

[은세정검회! 그들이나 본궁이나 힘은 백중지세! 먼저 움직이는 쪽이 필연적으로 멸망하게 되어있다. 하지만 그들은 이제 움직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것처럼...!]

노인은 고개를 돌리고 미사를 바라보았다.

미사가 흠칫하면서도 요염한 미소를 지었다.

[벗고 올라와라!]

사라락!

미사의 옷이 요염한 율동에 따라 어깨에서 미끄러져 내렸다.

미끈한 알몸이 된 미사는 금포노인에게로 걸어가 그의 금포를 벗겼다.

노인의 남성이 꿈틀대며 모양을 갖춰가고 있었다.

거대한 남성, 미사는 그 위에 조심스럽게 다리를 벌리고 걸터앉았다.

그녀가 입을 야무지게 다물었다.

순간 그녀의 은밀한 곳이 마치 동굴처럼 넓어졌다. 특이한 방중술을 익힌 것이다.

노인의 무지막지한 남성은 아무 저항없이 그녀의 몸속으로 받아들여졌다.

노인은 엄지손가락으로 미사의 은밀한 부위의 앞쪽을 쓰다듬었다.

미사가 맷돌을 돌리듯이 둔부를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윽고 흥분이 고조되자 미사는 신음소리를 흘리며 몸을 아래위로 움직였다.

그러나 정작 그녀의 봉사를 받는 노인의 눈빛은 고요했다.

그의 눈동자는 아무런 사심도 없는 수행자의 그것인 것같았다.

어느 순간 미사는 혼자 발버둥치다가 고개를 뒤로 젓히고 몸을 바르르 떨었다. 흰자위로 드러나 있었다. 정사로 인해 가사상태에 빠진 것이다.

금포노인은 중얼거렸다.

[이젠 움직이지 않을 수 없겠지. 움직여야만 할 상황이 만들어진 이상...]

 

× × ×

 

[본궁에서 보내온 영단이오. 이번에 본궁에 흡수된 약성문(藥聖門)에서 수 백년에 걸쳐 만든 것이라 하오.]

백사 마소악이 파혼검, 즉 신분을 감춘 금사종에게 말했다.

금사종이 물었다.

[모두 몇 개요? 어떤 효력을 지녔소?]

[정확하게 일백개요. 그리고 효력은 실로 놀랄만 하오. 일백년의 공력을 얻을 수 있소.]

백사 미소악 대신 흑사 우문추가 말했다.

순간 금사종의 눈이 크게 떠였다.

[일백년의 공력? 그렇다면 우리가 당장 무림에 나갈 수도 있겠군.]

[그것 때문에 파혼검 당신을 찾아온 것이오.]

백사 마소악이 풀이 죽은 음성으로 말했다.

[...!]

금사종의 눈에 차가운 한망이 스쳐지나갔다.

백사는 그의 눈치를 살피며 주저주저 말을 이었다.

[우...우린 이곳에서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오직 당신 뿐이라는 것을 알았소. 다른 자들은 그 속을 전혀 드러내지 않소.]

[백사, 말을 돌리지 말게!]

듣고 있던 흑사 우문추가 답답했는지 성을 내었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소. 우리를 살려주시오. 약속만 한다면 당신의 종이라도 되겠소.”

흑사 우문추는 금사종 앞에 털썩 무릎을 꿇으며 말햇다.

백사 미소악도 엉거주춤한 자세로 함게 무릎을 꿇었다.

“....!”

금사종은 묵묵히 그들을 바라보았다.

우문추가 다시 말을 이었다.

[우리가 볼때 파혼검 당신도 겨우 척살대의 일원으로 만족할 그런 사람은 아니오. 당신도 뜻을 펴고자 하면 우리같은 사람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오.]

탕!

금사종이 탁자를 치고 일어섰다.

[...!]

[...!]

흑백쌍사는 침을 꿀꺽 삼키며 금사종을 올려다 보았다.

[좋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내 말에 복종하라!]

금사종이 가공할 기도를 발하며 말했다.

(우리가 잘못 보지 않았다. 이자는 엄청나다.)

흑백쌍사는 무릎을 꿇은채 머리를 조아리며 말했다.

[견...견마지로를 다하겠소이다.]

금사종은 그들에게 냉정하게 말했다.

[일단 단약을 이곳에 두고 나가라. 다른 자들이 눈치채면 안되니....!]

 

흑백쌍사는 단약이 들어있는 옥병을 놓고 나갔다.

(이것을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금사종은 단약을 눈앞에 두고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다.

(당장 이것들을 없애버릴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는 것은 미봉책에 불과하지 않은가? 저들은 이 단약이 없어도 앞으로 몇 개월만 지나면 무공을 거의 다 이루게 될 것인데... 그렇다고 이것을 그대로 저들에게 다 줄 수도 없다. 그랬다간 당장 무림에 혈풍이 휘몰아친다. 내 능력으로는 이미 삼마경을 어느 정도 터득한 저들을 다 죽일 수도 없고... )

이곳에 있는 자들의 무공은 모두가 흑백쌍사보다 강하다.

조금 강한 자들도 있지만 훨씬 강한 자들도 있다.

삼마경을 어느 정도 익혔는가에 따른 차이였다.

흑백쌍사는 삼마경을 보기는 했으되 익히지는 못했다.

익히자면 필연적으로 내공을 파괴해야 하는데, 그렇게 한다면 그들은 즉시 목이 달아나고 말 것이기에...!

무림인답지 않게 죽음을 무엇보다 두려워하는 흑백쌍사이기에 삼마경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었던 것이다.

금사종의 무공으로도 삼마경을 익히고 있는 그들은 두려운 존재들이었다.

아직 화후가 약해서 단신으로는 그에 대적할 만한 인물이 없다고 하지만 셋 넷만 모이면 금사종도 그들을 당할 수 없다.

금사종의 고민은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한참의 시간이 지난 후, 금사종은 한가지 결심을 한 후 자리에서 일어났다.

[삼마경을 연성하자. 이 영단의 위력을 빌린다면 내공이 폐쇄되어도 금방 복원될 수 있다. 삼마경의 무공으로 삼마경의 무공을 제압하는 것이다.]

그는 지긋이 입술을 깨물었다.

“부운청풍객 등은 모두 하나의 마경만을 익혔다. 내가 삼마경을 모두 익힌다면 그들은 내 상대가 되지 못할 것이다. 이곳에 있는 자들은 모두가 그들에게 어떤 형식으로든 금제를 받아서 그들에게 복종해야만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어쩌면 이것은 하늘이 준 기회일지도 모른다.”

 

금사종은 자신의 방을 나가 흑백쌍사를 찾아갔다.

[납과 수은을 가지고 있소?]

[...?]

[있기는 합니다만 무슨 일로 그러시는지...!]

백사가 물었다.

금사종은 손을 내밀며 말했다.

[이유는 묻지 마시오. 나중에 알게 될 것이니...!]

 

금사종은 납과 수은을 가지고 돌아왔다.

옥병을 열어서 밀납속에 든 영단들을 모두 꺼낸 후 자신이 복용할 한알만을 따로 챙겼다.

그리고 바늘로 밀납에 작은 구멍을 뚫고 납과 수은을 혼합하여 나머지 영단들의 가운데로 흘러넣었다.

구십아홉개의 영단에 은밀하게 납과 수은이 들어갔다.

금사종은 옥병속으로 하나하나 다시 넣으며 중얼거렸다.

[영단을 주기는 해야겠지. 하지만 삼 개월 이내에 모두 몸이 썩어나갈 것이다. 단전에서 부터...]

 

× × ×

 

-황산(黃山) 백검보(百劍堡)!

 

부운청풍객등에게 패한 검성 당이정이 달팽이처럼 웅크리고 있는 이곳은 석두공이 들어서면서 풍랑이 일기 시작했다.

행여나 있을지도 모를 검종맹이나 잔혼각, 적룡혈운도의 공격에 대비하여 삼엄한 경계가 펼쳐져 있는데 석두공은 사십 여 명의 검객들이 둘러싸인 채 연무장에서 검성과 만박노조를 만났다.

[동호천 노선배의 제자라고? 소협이 말이오?]

태사의에 앉은 검성이 말했다.

만박노조는 석두공의 얼굴을 빤히 들여다 보고 있었다.

석두공이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조금 이상하군. 자네는 닮기는 했지만 그는 아니네.]

만박노조가 말했다.

순간,

척!척척!척!

주위에 있는 검객들의 손이 일제히 검을 잡았다.

눈을 빛내는 그들의 검은 금방이라도 뽑혀나올 것만 같았다.

석두공이 물었다.

[무엇을 근거로 그런 말씀을 하십니까?]

[노부는 오년 전 동정호에서 동호천 노선배와 그 제자를 만난 적이 있다. 너는 분명히 동호천 노선배의 제자이름은 알고 있다. 석두공, 바로 네가 말한 그 이름이지. 하지만, 진짜 석두공에겐 고질이 있어 자네처럼 똑똑할 수가 없네. 내가 보기에 그는 아무 것도 기억할 수 없는 듯이 보였지. 또한 노선배도 그렇게 말했고...]

[전에는 그랬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내가 무엇을 기억할 수 있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석두공은 만박노조의 눈을 쏘아보면서 말했다.

[궂이 내가 나라고 주장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는 돌아서서 나가려했다.

검성이 웅혼한 음성으로 외쳤다.

[멈추게. 무슨 일 때문에 나를 찾아왔는지는 말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제야 겨우 묻는군요. 혈포단객의 부탁을 받고 백검보에 찾아왔는데 정말 실망입니다. 말만 전해주고 가도록 하지요.]

석두공은 화를 억누르면서 말했다.

하지만 그의 말에 모든 검객들이 분노한 표정을 지었다.

[<삼인이 척살대를 만들어 무림의 고수들을 모두 죽이려한다. 척살대가 뛰쳐나오기 전에 부운청풍객 등을 깨뜨려야 한다. 그러려면 무림첩을 뛰워 모든 무림인의 힘을 하나로 뭉쳐야 한다.> 대충 이런 말이었소.]

석두공은 시를 읊듯이 혈포단객의 말을 전한 후에 성큼 걸음을 옮겼다.

만박노조의 손이 기이한 신호를 만들었다.

순간,

휙! 휘휙!

무사들이 어지럽게 움직이며 석두공을 포위했다.

만박노조가 말했다.

[그것은 천강검진(天綱劒陣)이다. 만약 동호천 노선배의 제자가 분명하다면 그것을 뚫을 수 있을 것이다.]

[난 증명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소.]

석두공이 딱딱하게 말했다.

만박노조는 그의 말을 묵살하고 소리쳤다.

[공격해라!]

창! 차차차창!

삼십 육인의 검객들이 일제히 검을 뽑았다.

한데 그들이 뽑은 검은 뽑는 기세로 그들의 검끼리 부딪히며 파란 불꽃을 일으켰다. 눈이 부시게 할 정도였다.

석두공은 눈에 은은한 분노가 어렸다.

그는 걸음을 멈추지 않고 문을 향해 걸었다.

살기가, 그동안 억눌러 있던 살기가 폭발하듯이 그의 몸에서 피어나고 있었다.

동복신과 동적선마저 질리게 했던 그 가공할 살기가...

[헉!]

[저 저럴 수가... ]

천강검진을 형성했던 자들이 그의 걸음에 밀리기라도 하듯이 주춤주춤 물러섰다. 숨이 막힐 듯한 살기였다.

검성 당이정도 벌떡 일어섰다.

그와 만박노조의 얼굴이 경악으로 물들었다.

만박노조가 삼인을 상대하겠다고 심혈을 기울여 만든 천강검진은 석두공 앞에서 공격한 번 하지 못하고 무너지고 있었다.

석두공은 벌써 연무장의 밖으로 걸어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가 진저리치는 살기에 억눌러 그를 저지할 수가 없었다.

석두공이 문득 걸음을 멈추고 살기어린 광소를 터뜨렸다.

[으하하하! 검성! 당세의 협객이라고? 스스로 적을 만드는 졸장부에 불과한 것을... 섭군천노선배가 불쌍하다. 저런 자를 제자라고 믿고 길렀다니...]

순간 검성의 몸이 벼락을 맞은 듯 부르르 떨었다.

번쩍!

그는 한달음에 석두공의 앞으로 날아내리며 소리쳤다.

[네... 네가 사부님을 아느냐?]

석두공은 대답하지 않았다.

앞뒤도 따져보지 않고 무조건 의심부터 하는 만박노조와 그를 방관하는 검성의 우유부단한 태도에 그의 분노는 극에 달했던 것이다.

휘루루루룽!

갑자기 그의 몸 주위에 강기가 몰아치기 시작했다.

검성은 경악하며 물러섰다.

순간,

[으하하하... ]

석두공은 분노에 찬 광소를 터뜨리며 까마득히 사라져갔다.

[윽!]

[으윽!]

백검보의 검객들이 귀를 막으며 비틀거렸다.

석두공의 모습은 벌써 완전히 사라지고 보이지 않았다.

석두공이 마지막 순간에 펼쳐보인 천신폭풍보는 그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다.

인간의 무공이 그럴 수도 있다는 것은 하나의 경이였다.

연무장에 죽음같은 침묵이 흘렀다. 모두 얼이 빠져 버린 듯했다.

한참 후에 누군가가 입을 열었다.

[인간의 무공이 아니다! 오직 신만이 저런 무공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

검성의 눈이 만박노조를 찾았다.

만박노조는 축 쳐진 어깨로 돌아서서 걸었다.

검성이 따라가며 물었다.

[어떤 무공이오? 동호천 선배의 무공이오?]

만박노조가 고개를 저었다.

[동호천 선배에게도 저같은 무공은 없었을 것이네. 인간의 무공이 아니야!]

[그럼 우리 고검문의 무공이란 말인가?]

검성은 혼자서 중얼거렸다.

혼란스러웠다.

 

비둘기 한마리가 백검보에서 날아오르고 있었다.

비둘기는 황산에서 멀지 않은 구화산쪽을 향하고 있었다.

 

× × ×

 

<동호천의 제자라는 자가 백검보를 찾아왔었음.

하지만 만박과 검성의 인정을 받지 못함.

척살대에 관한 말을 했음.

엄청난 무공을 소유, 만박이 심혈을 기울여 만든 천강검진을 손 한번 쓰지않고 깨뜨렸음.

검성이 고검문의 제자라는 사실이 밝혀졌음.

동호천의 제자라고 하는 자는 가공할 신위를 보이며 날아갔음. 인간의 무공이 아님. 오직 궁주님 만이 그를 이길 수 있을 것!

그자를 주시해야만 함.

사은(四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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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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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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