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42>

<-금릉(金陵)> 금릉. 시간은 밤. 하늘에는 보름달이 떠있고.

어느 저택. 깊은 밤이라 불이 드문드문 켜져 있고.

지붕이 달린 복도인 회랑을 쟁반을 들고 걸어오는 하녀. 좀 나이가 들었고. 들고 있는 쟁반에는 약사발이 얹혀져 있다

회랑을 통해 아담한 건물로 다가가는 하녀. 건물에는 불이 켜져 있다.

하녀; [아가씨...] 한손으로 방문을 열고

하녀; [밤이 깊었는데 아직도 안 주무시고 계세요?] 문을 열고 들어간다. 하지만

[!] 눈 부릅뜨는 하녀

방안의 모습. 침대가 흩어져 있고 화장대가 넘어져 있으며 화장품들이 바닥에 흩어져 있다. 한쪽 창문은 활짝 열려 커튼이 펄럭인다. 강도가 든 모습이고

타당! 쨍그랑! 쟁반과 약사발이 함께 하녀의 발치에 떨어지고

하녀; [꺄악!] 두 손으로 입 가리며 비명 지른다.

[무슨 일이야?] [왜 그래요 언니?] 사방에서 하녀와 호위무사들이 그 건물로 달려가고.

[큰... 큰일 났어요.] [아가씨! 아가씨가 납치당했어요!] 우당탕! 다리가 풀려 넘어지며 그 건물에서 뛰어나오는 하녀.

[아... 아가씨가 납치당하다니...] [설마...] 하녀를 에워싼 다른 하녀들과 무사들 경악과 공포.

<색... 색마살귀(色魔殺鬼)?> 사람들 일제히 같은 생각 하며 공포에 질리고. 헌데

붕붕! 날개 짓하며 그걸 내려다보는 커다란 말벌 한 마리

무언가 생각하는 말벌의 머리 부분 크로즈 업

 

#43>

여전히 밤. 금릉 성내에서 가장 높은 탑. 십층이 넘는다.

탑의 꼭대기에 사람이 팔짱을 끼고 서있다.

그 사람 크로즈 업. 바로 청풍인데 눈 부분에 <조로>같은 검은 띠를 두르고 있다. 폭이 반 뼘 쯤 되는 띠인데 눈 부분에 구멍이 나있어서 눈동자가 보인다. 이때의 청풍 나이는 19세. 체격이 완전히 어른 체격이 되었다.

청풍; (오늘이 보름...) 밤하늘의 달을 흘낏 올려다보고

청풍; (사 년 전부터 보름달이 뜨는 날을 전후로 금릉 일대에서 간살(姦殺) 당한 여자의 시체가 발견되어 왔다.) (색마살귀란 작자의 짓인데...)

청풍; (포청(捕廳)에서 작성한 검안서(檢案書)를 훔쳐본 바에 의하면 희생자들은 마치 수십 년의 나이를 단번에 먹은 것처럼 변해있었다고 한다.)

청풍; (즉, 색마살귀는 단순히 즐기기 위해 여자들을 납치해온 게 아니라는 뜻이다.)

청풍; (난 독천존의 감시 때문에 금릉을 벗어날 수 없는 신세가 되었다.) (그래서 무료함도 달랠 겸 지난 삼년간 꾸준히 색마살귀의 종적을 추격해왔다.)

청풍; (하지만 색마살귀가 워낙 신출귀몰한 탓에 추적에는 번번이 실패했었다.)

청풍; (그나마 소득이 있다면 색마살귀가 보름달이 뜰 무렵에만 활동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정도다.) 다시 하늘을 올려다보고

청풍; (매달 한 명 이상의 희생자가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사실이 알려지지 않은 것은 시신들이 대부분 외진 곳에 유기 된 탓일 테고...)

청풍; (무슨 목적으로 여자들을 해쳐왔는지는 모르지만 희생자가 한명이라도 더 늘기 전에 색마살귀를 잡아야만 한다.) 눈 번뜩이며 금릉 성내를 둘러보고. 그때

부웅! 뭔가 날아오는 소리가 들려서 흠칫! 돌아보고

부우웅! 붕! 커다란 말벌 한 마리가 날아온다.

청풍; [대독금봉(大毒金蜂)!] 눈 번뜩이며 손을 내민다. 손등이 하늘을 향하게

부웅! 청풍이 내민 손등에 앉는 말벌

청풍; [늦은 밤까지 일을 시켜서 미안하다. 뭔가 알아낸 게 있느냐?] 자기 손등에 앉은 말벌에게 묻고

붕붕! 날개 짓을 하며 다시 날아오르는 말벌. 이어

휘익! 날아왔던 곳으로 날아가는 말벌

청풍; (대독금봉이 뭔가를 발견했다.) 팟! 눈 번뜩이며 탑에서 앞으로 도약하여 뛰어내린다.

슈욱! 발을 아래로 해서 날아 내려가고

확 다가오는 탑 아래 절간 건물의 지붕

휘익! 탁! 휙! 그 지붕을 밟고 다기 도약해서 날아오르는 청풍

앞장 서 날아가는 말벌. 그 뒤를 따라 날아가는 청풍

<우리 만독동천(萬毒洞天)의 영물인 대독금봉을 몇 마리 남기고 가마.> 탁자에 놓인 사발에 내려앉아 꿀을 먹는 십여마리의 말벌들을 보며 말하던 독천존을 떠올리는 청풍. 말벌을 따라서 달려가며

이하 회상

 

독천존; [대독금봉은 무서운 독을 지녔을 뿐 아니라 영특해서 사람의 말까지 알아듣는다.] [다만 대독금봉을 원하는 대로 부리려면 봉령소(蜂靈嘯)라는 휘파람을 불 줄 알아야 한다.] 탁자 위의 벌들을 보며 말한다. 대부분의 말벌들은 마당 위 허공에 떠돌고 있고.

독천존; [지금부터 알려주는 봉령소를 분이라는 저 아이에게 가르쳐주도록 해라.] [네가 자리를 비울 경우 저 아이 스스로 대독금봉을 부려 몸을 지킬 수 있도록...] 건너편 방의 침대에 누운 분이를 보며 말하고. 그 방에는 온유향이 분이의 이마를 수건으로 닦아주며 간호하고 있다. 천불투는 가게에 나가 있어서 안 보이고

회상 끝

 

청풍; (분이에게 뭔가 비밀이 있는 건 분명하다. 독천존과 관련이 있는...) 날아가며 생각하고

청풍; (덕분에 나도 대독금봉을 자유롭게 부릴 수 있게 되긴 했으나...)

<대체 분이의 신분내력에 관해서 내가 알고 있지 못하는 비밀은 무엇일까?> 말벌을 따라 날아가는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44>

<-금릉 외곽의 환락가 진회하(秦淮河)> 강변에 자리한 수많은 기루들. 하지만 밤이 깊어 대부분 영업을 끝냈다. 파장 분위기. 기루에서 떠나는 마차들이 좀 보이고. 마차가 떠나는 기루에서는 기녀들이 나와 인사하지만 피곤한 기색들이고

어느 기루. 화려한 입구에는 <探花樓>라는 간판이 붙어있지만 영업이 끝나 문은 닫혀있다. 대문 안쪽의 건물 대부분에도 불이 꺼져 있고

기루의 깊은 곳. 높은 담장으로 둘러싸인 건물이 한 채 있는데 그 건물만은 아직 불이 켜져 있다.

휘익! 건물을 에워싼 높은 담장을 훌쩍 뛰어 넘어오는 음침한 인상의 애꾸. 나이는 서른 살쯤인데 옆구리에는 축 늘어진 잠옷 차림의 미녀가 안겨있다.

애꾸의 옆구리에 끼워져 있는 여자는 가냘픈 몸매와 분위기를 지녔지만 절세미녀다. 이름은 손영롱. <아랑힐월>에 나왔던 황태자의 스승 장회은의 딸 장영롱 캐릭터. 성만 장씨에서 손씨로 바뀌었음. 나이는 17-8세 정도. 이 작품에서도 손영롱의 아버지는 황태손 주첨기의 스승이다. 장회은의 캐릭터를 쓰지만 이름은 손추충으로 바꾸고. 손영롱은 나중에 주첨기의 황후가 되는 여자임.

손영롱을 옆구리에 끼고 주변 두리번거리며 불이 켜져 있는 건물로 다가가는 애꾸. 이자의 이름은 독안효 마삼. 그 직후

이보옥; [성공했나 마(馬)향주?] 덜컥! 누가 건물의 문을 열며 흥분해서 말하고.

이보옥; [정말 손태부(孫太傅)의 딸년을 데려온 거냐?] 문 밖으로 나서며 흥분해서 묻는 자는 교활한 인상의 이십대 초반의 청년. 옷을 화려하게 입었다. 이놈의 이름은 이보옥. 금릉 흑사회의 삼대 조직중 하나인 첩혈당 당주 칠지독룡 이세창의 외아들이다. 나이는 20세 정도. 한 두번 나올 조연인데 부잣집 망나니 분위기로 묘사.

문을 열고 나서는 이보옥의 뒤로는 두 명의 청년이 의자에 앉아서 술을 마시다가 밖을 돌아본다. 두 놈 모두 부잣집 망나니 같은 분위기. 차림새들은 화려하고. 한 놈은 삐쩍 말랐고 한 놈은 좀 살이 쪘다. 삐쩍 마른 놈의 이름은 엄승한, 뚱보는 천계주. 둘 다 이보옥 보다 못한 조연들.

마삼; [흐흐흐 제가 누굽니까 소당주(少堂主)?] [노린 건 무슨 짓을 해서든 손에 넣고 마는 것으로 악명 높은 외눈박이 올빼미(獨眼梟) 마삼(馬三) 아닙니까?] 히죽거리며 이보옥에게 다가가는 애꾸 마삼. 옆구리에 끼고 있던 손영롱은 두 팔을 써서 앞쪽으로 안으려 하면서

마삼; [손태부의 딸년을 털 끝 하나 다치지 않고 모셔왔으니 직접 확인해보시지요.] 두 팔로 안은 손영롱을 내밀고. 손영롱은 이제 하늘 보는 자세로 축 늘어져 있다.

손영롱의 모습 처음으로 자세히 보여준다. 잠옷 차림이고 고개를 뒤로 젖혀 머리카락이 흘러내리고 있다. 정신을 잃어서 눈을 감고 있는 애처로운 모습

손영롱의 몸에는 얇은 잠옷을 걸치고 있어 몸매가 드러나 보이는데 몸매는 날씬하지만 젖가슴은 상당히 크다

이보옥; [손영롱(孫玲瓏)!] [정말 황태손(皇太孫)의 스승 손추충(孫鄒忠)의 막내 딸 손영롱이로구나.] 흥분해서 손영롱의 뺨을 만지고. 손영롱은 기절한 상태라 느끼지 못하고

마삼; [손태부의 딸년이 절세미인이라는 소문은 들었습니다만 직접 보니 명불허전이더군요.] 손영롱을 내려다보면서 눈을 희번덕이고. 이보옥은 혼망 가서 손영롱의 얼굴을 요리조리 살펴보고 머리카락과 뺨을 만진다.

마삼; [살아있는 인간이 아닌 것처럼 예쁜 계집은 속하도 난생 처음입니다.]

이보옥; [혹시 회가 동해서 나보다 먼저 침을 묻힌 건 아니겠지?] 마삼을 흘겨보고

마삼; [속하가 어찌 감히 딴 마음을 품겠습니까?] [금릉의 흑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첩혈당(喋血堂)의 소당주님께서 맛보실 귀한 계집인데...] 눈치 보며 말하고

이보옥; [침을 묻혔는지 안 묻혔는지는 벗겨보면 알겠지.] [데리고 들어가서 침대에 뉘어라.] 옆으로 물러서며 말하고

마삼; [예...] 굽신거리며 안으로 들어간다.

마삼의 뒤를 따라 이보옥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들어가 방문을 닫으려 한다.

덜컥! 방문이 닫히고. 헌데

 

#45>

[...!] 근처의 다른 건물 위에 서서 지금까지의 장면을 내려다보고 있는 어떤 여자. 두 자루의 휘어진 칼을 양쪽 허리에 차고 있는데 아주 날렵한 몸매. 이 여자는 무림맹에서 기르고 있는 복수사영의 한명인 신소심. <마면기정 자료집 20페이지>에 나온 상아검희 신소심과 <아랑힐월 자료집 28페이지>에 나왔던 천소심 캐릭터. 이 작품에서의 별호는 날수비연. 차갑고 오만한 성품. 경신술과 칼 쓰는 재주가 빼어나다.

신소심; (죽일 놈들...) 표정이 살벌해지고

신소심; (감히 양가집 규수를 납치해서 욕보이려 들어?)

신소심; (난 사부님을 도와서 사천일교 당아연의 행방을 찾고 있는 중인데 ...) (그러다가 오늘 밤 어떤 여자가 납치되는 걸 목격했었다.)

신소심; (비록 내가 찾던 당아연은 아니지만 한 여자의 삶이 걸린 문제이니 못 본 척 하고 지나갈 수는 없다.) 슥! 발을 움직여 몸을 날리려 하고. 하지만 그 직후

부웅! 신소심 옆으로 대독금봉이 날아서 지나가고. 곁눈질로 보며 눈 부릅뜨는 신소심

신소심; (저 말벌...) 슥! 급히 몸을 숙여서 지붕의 그늘이 만든 어둠 속으로 몸을 숨기고

신소심; (크기도 크기지만 밤눈이 어두운 벌이 한 밤중에 날아다닌다는 게 심상치가 않다.) (절대 평범한 벌이 아니다.) 몸을 완전히 그늘 속에 숨기며 아연긴장하고.

신소심; (누군가 특별하게 길러서 부리는 놈이기 쉽다.) 생각하며 주변 살피고. 그러다가

[!] 눈 부릅 놀라는 신소심.

쿵! 어느 틈엔지 불이 켜진 건물 앞의 마당에 서있는 청풍. 물론 눈 부분은 <조로>의 그것같은 띠로 눈 부분을 가리고 있다. 시선은 건물을 향하고 있고

신소심; (나... 나타나는 걸 알아차리지 못했다.) 놀라고 긴장하여 청풍을 보고

<무림맹이 천마련에 대항하기 위해 길러낸 복수사영(復讐四英)중 한명인 나 날수비연(辣手飛燕) 신소심(申素心)의 능력으로도...> 청풍의 모습 배경으로 신소심의 생각. 붕붕! 청풍의 머리 위로는 말벌이 원형을 그리며 날아다니고 있고

신소심; (당금 무림에 저런 행색의 고수가 있다는 얘기는 듣지 못했는데...) 생각할 때

[...!] 신소심이 숨어있는 건물 쪽을 힐끔 보며 불 켜진 건물 입구로 가는 청풍.

신소심; (내가 여기 숨어있는 걸 알아차렸다?) 더욱 깊이 숨으며 눈 부릅뜨는 신소심

무언가 생각하며 다시 건물 쪽으로 걸어가는 청풍.

신소심; (상상을 초월하는 고수다!) 눈 부릅 침 꿀꺽 삼키는 신소림의 얼굴 크로즈 업

 

#46>

방안의 모습. 마삼이 두 팔로 손영롱을 안고 들어섰고 그 뒤에서 이보옥이 따라 들어와 문을 닫고 있다. 탁자를 앞에 두고 술을 마시던 두 놈, 천계주와 엄승한이 술잔을 놓으며 일어나고 있고

[수고했다 마삼.] [역시 독안효(獨眼梟)라는 별호답게 일 처리 하나는 확실하구나.] 술잔을 내려놓고 의자에서 일어나 마삼이 안고 들어오는 손영롱을 보며 말하는 두 놈

마삼; [과찬이십니다 두분 공자님!] 굽신거리며 손영롱을 안은 채 방 끝에 놓인 커다란 침대로 가고. 방안은 넓고 화려한 침실이다. 기녀들이 손님을 받는 전형적인 방의 모습. 아주 크고 휘장이 쳐져 있는 야한 침대가 입구 맞은편 벽 쪽에 놓여있다.

[운이 좋구만. 황태손의 스승인 손태부의 딸년을 직접 보게 되었으니...] [철이 든 이래 손가장(孫家莊) 밖으로의 출입을 거의 하지 않아서 이년의 얼굴을 제대로 본 사람이 드물다지?] 구석에 놓인 침대로 가는 마삼을 따라가며 마삼이 두 팔로 안고 있는 손영롱을 보며 눈을 희번덕이는 천계주와 엄승한. 두 놈 뒤쪽에서 이보옥도 문을 닫고 다가온다.

마삼; (저 두 인간은 금릉에서 가장 큰 도박장 만복도장(萬福賭莊)과 진회하에서 가장 큰 기루인 이곳 탐화루(探花樓)의 후계자들...) 천계주와 엄승한의 눈치를 보며 손영롱을 침대에 조심스럽게 누이고

마삼; (아편과 술, 계집질로 날을 지새우는 말종들의 표적이 되었으니 소저의 신세도 참 안타깝게 되었소이다.) 손영롱을 침대에 누이고 허리 펴고

[북경으로 영락제를 따라 간 황태손이 저년에게 반해서 수시로 남경에 들른다던가?] [장차 황후(皇后)가 될지도 모를 계집의 꿀단지를 맛보게 되다니... 생각만 해도 회가 도는구만.] 아랫도리를 만지며 눈을 희번덕이는 천계주와 엄승한. 이보옥도 그자들 옆에 서고

이보옥; [그년을 깨워라.] 침대 옆에 멈춰서며 말하고

마삼; [예...] 대답하며 품속에 손을 넣고

다시 꺼내는 마삼의 손에는 작은 병이 들려있다.

병의 마개를 열고

병 입구를 손영롱의 코에 대는 마삼. 그러자

움찔! 하는 손영롱

마삼; [되었습니다.] 병을 손영롱의 코에서 떼며 물러서는 마삼.

마삼; [해독제 냄새를 맡았으니 곧 몽혼향(夢魂香)의 마취에서 깨어날 것입니다.] 침대 옆에 서서 보고 있는 이보옥의 뒤로 물러서며 말하고. 그 직후

천천히 눈을 뜨는 손영롱

이보옥; [정신이 드시오 손소저?] 히죽 웃으며 고개를 숙여서 손영롱을 들여다 보며 말을 걸고. 마삼은 뒷걸음질로 침대에서 물러서고

아직 상황이 파악 안 되어 약간 눈을 치뜨는 손영롱. 그러다가

히죽 거리며 들여다보는 이보옥의 얼굴 크로즈 업

손영롱; [흐윽!] 기겁하며 팔로 가슴 끌어안으면서 웅크리고.

이보옥; [내가 누군지는 소개하지 않아도 아시겠지?] 한쪽 무릎 꿇으며 침대로 올라가 손영롱에게 접근하면서 음험하게 웃고

손영롱; [당신... 첩혈당의 소당주로군요.] 상체 일으켜 뒤로 피하며 겁에 질리고

이보옥; [그렇소. 영친의 회갑연에 참석했다가 소저를 보고 한 눈에 반한 첩혈당의 소당주 이보옥(李寶玉)이오.] 손을 뻗어 손영롱의 얼굴 만지려 하고

손영롱; [안... 안돼요!] 비명 지르며 물러나 앉지만

턱! 등이 벽에 닿는 이보옥. 더 피할 곳이 없다.

이보옥; [나도 이렇게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소.] 무릎 꿇은 자세로 다가와 손가락으로 손영롱의 뺨을 만지고. + 손영롱; [흐윽...] 진저리를 치지만 피할 수도 없는 손영롱

이보옥; [한눈에 반해 소저에게 구혼(求婚)을 했지만... 소저와 소저의 아비는 날 천한 뒷골목 인생이라며 상대해주지도 않았소.] 표정이 포악하게 변하고. 이를 바득 갈고

이보옥; [십여 차례나 거듭 해서 매파(媒婆)를 보냈어도 거절당한 모욕을 내가 어떻게 갚아줄 것같소?] 사악하게 웃으며 손영롱을 내려다보고

손영롱; [이... 이러지 말아요 소당주.] [다시... 다시 한 번 매파를 보내면 아버지께 잘 말씀드려볼게요.]

손영롱; [그러니 제발 저를 돌려 보내주...] + [악!] 말하다가 비명 지르고. + 이보옥; [개수작!] 손영롱의 머리채를 쥐어 고개를 확 젖히게 만든다

이보옥; [네년의 지금 말이 그저 이 자리를 모면해보려는 수작이란 걸 모를 줄 아느냐?] 손영롱의 머리채를 틀어쥐어 고개 쳐들게 하며 이를 갈고

손영롱; [아니... 아니에요! 제발... 제 말을 믿어주세요.] 두손 모아 빌며 애원

이보옥; [이미 늦었다.] 팍! 손영롱의 머리채를 쥐로 있던 손을 뿌리쳐서 손영롱을 침대에 나뒹굴게 만들고. + 손영롱; [악!] 털썩! 침대에 나뒹굴고

이보옥; [네년을 마누라로 삼는 건 포기했다.] 침대에 나뒹구는 손영롱을 보며 자기 허리띠를 풀고

이보옥; [대신 절친한 친구들과 함께 네년을 함께 즐기며 우의를 돈독하게 하기로 결심했다.] 거칠게 상의를 벗으며 웃고. 그 뒤에서 천계주와 엄승한도 허리띠를 풀며 다가오고. 눈이 벌개진 채. 마삼은 그자들 뒤쪽에 서있고

손영롱; [흐윽!] 쓰러졌다가 상체를 일으키며 겁에 질리고.

이보옥; [네년이 오늘밤 수청을 들어줘야할 저 친구들을 소개하지.] 벗은 상의를 침대 박으로 던지며 천계주와 엄승한을 돌아보고. 두 놈도 침대 옆에 다가와 상의를 벗고 있고

이보옥; [만복도장의 소장주인 천계주(泉界周)와 이곳 탐화루의 후계자인 엄승한(嚴承漢) 형이다.] 눈이 벌개져서 침대로 올라오는 두 놈을 보며 말하는 이보옥. 두 놈도 이제 바지만 입은 모습이 되었고. 빼빼가 천계주, 뚱보가 엄승한.

이보옥; [금릉 흑사회의 유력한 후계자들에게 몸을 바치는 걸 영광으로 생각해라.] [천형! 엄형! 시작합시다.] 손영롱에게 다가앉으며 동료들에게 말하고. 손영롱은 다시 겁에 질려 뒤로 물러나 앉고

[그러자구!] [계집 하나를 함께 즐기는 것도 오랜만이로군!] 천계주와 엄승한도 손영롱에게 와락 덮쳐서 손영롱의 몸을 찍어 누르고. + 손영롱; [악!] 두 놈에게 눌려 침대에 눕혀지며 비명 지르고

찍! 찌직! 눈이 벌개진 채 손영롱을 눕히고 옷을 찢어발기는 천계주와 엄승한. + [아악! 싫어! 안돼요!] 두 놈이 내려다보며 옷을 찢는 배경으로 손영롱의 비명이 들리고.

이보옥; [마삼! 날이 밝을 때까지 아무도 접근시키지 마라.] 마삼을 돌아보며 말하고. 그 배경으로 천계주와 엄승한이 손영롱의 옷을 찢어 벗기는 모습이 일부 보이고

마삼; [예 소당주님!] 고개 숙이고.

이어 문쪽으로 돌아서는 마삼. 그 배경으로 들리는 손영롱의 비명 소리. [아악! 제발... 하지 말아요. 아흑!]

마삼; (좀 안됐긴 하군. 꿈 많던 명문가의 여식이 하룻밤 사이에 신세를 망치게 되었으니...) 덜컥! 문을 열고 나가고

마삼; (소당주같은 인간 말종의 눈에 띈 게 불운한 것이니 남 탓 할 수도 없겠지.) 건물에서 나와 문을 닫으려 하며 생각하고. 그러다가

[!] 눈 부릅 뜨는 마삼

쿵! 바로 앞에 서있는 청풍.

마삼; (이런...) 콱! 허리에 찬 칼 손잡이를 움켜쥐며 뒤로 물러서려 하지만

콰득! 이미 그자의 목을 움켜쥐고 있는 청풍의 손아귀

마삼; [끄윽...] 눈이 돌아가며 기절하려 하고

펑! 발로 걷어차 문을 박살내며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청풍

[헉!] [뭐냐?] 침대에서 손영롱을 겁탈하다가 돌아보며 기겁하는 세 망나니. 이보옥은 손영롱의 발치에 무릎 꿇은 채 바지를 허벅지 중간쯤까지 까내린 자세로 돌아보고 천계주와 엄승한은 침대 가운데에 눕혀진 손영롱의 팔과 어깨를 좌우에서 누르고 있다. 손영롱은 이미 발가벗겨진 채 필사적으로 다리를 모아 사타구니를 가리는 자세로 돌아보고

기절한 마삼의 목을 움켜쥐고 건물 안으로 들어서는 청풍

[이런...] [웬 놈이냐?] 이보옥을 제외한 두 놈이 기겁하며 침대에서 뛰어내리고. 상체는 벗은 상태임 주의. 이보옥은 까내렸던 바지를 끌어올리느라 두 놈 보다 동작이 늦었고

휙! 마삼의 몸뚱이를 그놈들에게 던지는 청풍

[억!] [아이쿠!] 퍼억! 날아든 마삼의 몸뚱이에 부딛히며 비명 지르는 천계주와 엄승한. + 이보옥; [힉!] 바지를 끌어올리던 자세로 그걸 보며 기겁. 손영롱도 놀라면서 급히 가슴과 사타구니를 가리고

콰당탕! 마삼과 뒤엉켜서 침대 근처로 나뒹구는 천계주와 엄숭환

청풍; (헛걸음을 했군.) 눈 번뜩이며 그자들을 보면서 다가오고

<대독금봉이 색마살귀를 발견한 줄 알고 따라와 봤더니 흑사회의 망나니들이 못된 짓을 하는 현장이었다.> 마삼과 부딛혀서 나뒹굴었다가 허우적거리며 일어나는 천계주와 엄승한. 침대 위에서는 바지를 끌어올린 이보옥이 겁에 질려 일어나려 하고. 역시 일어나 앉은 손영롱은 필사적으로 웅크려 가슴과 사타구니를 가리려 한다. 그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이 개잡종이...] [여기가 어딘 줄 알고 기어 들어와서 지랄이냐?] 나뒹굴었던 천계주와 엄승한이 마삼을 밀쳐내고 일어나며 이를 간다. 천계주는 마삼이 차고 있던 칼을 뽑아들고 엄승한은 눈을 부라리며 주먹을 쓸 자세고

[젓갈을 담가주마!] [죽어!] 부악! 쩍! 청풍을 덮치는 천계주와 엄승한. 두 놈 다 무공이 제법이다. 천계주는 신나게 칼질하고 엄승한은 돌덩이같은 주먹을 날려온다. 칼질하는 천계주가 엄승한보다 조금 빠르다

쩍! 피하지 않고 다가서는 청풍을 비스듬히 내리치는 천계주의 칼. 청풍이 베어진 것처럼 보여서

손영롱; [악!] 자기도 모르게 비명. 하지만

슥! 그림자를 벤 것같이 천계주의 칼은 청풍을 스치고 지나가고

툭! 천계주의 옆으로 움직이며 자신을 내리친 자세인 천계주의 앞 뒤로 벌린 두 발 중 뒤쪽의 발목을 발끝으로 슬쩍 걸어서 딴지를 거는 청풍. 산책하듯 걷는다

천계주; [억!] 팽! 뒷발 발목이 청풍의 발 끝에 딴지가 걸려서 번쩍 쳐들려지는 바람에 균형을 잃고 옆으로 팽 도는 천계주. 그 바람에 칼도 함께 돌아가고. 그 칼은 바로 뒤쪽 옆에서 청풍에게 주먹질을 하려던 엄승한을 벤다

쩍! 천계주의 몸이 팽 돌면서 그자의 손에 들려진 칼이 함께 돌아가서 엄승한의 배와 가슴을 가르고. 배와 가슴이 베이며 눈 부릅뜨는 엄승한. 죽을 정도는 아니지만 상처가 깊다. 상체는 벗은 상태라 칼날이 그대로 살을 벤다

천계주; [안돼!] 칼을 휘두른 자세로 비틀거리며 비명

엄승한; [크악!] 푸학! 갈라진 상처에서 피를 뿜으며 뒤로 넘어지면서 비명 지르고

이보옥; [으헥!] 기겁.

손영롱; [아!] 안도하고 놀라고

[커억!] 퍼억! 가슴과 배에서 피를 뿌리며 나뒹구는 엄승한

천계주; [내... 내가 안 그랬어! 고의가 아니야!] 쿵쿵! 뒤로 물러서며 비명 지르고. 그자의 앞에서는 가슴과 배가 갈라진 엄승한이 천장 보는 자세로 누워 벌벌 떨고 있고

청풍; [그만 꽥꽥 거려라.] 콱! 그런 천계주의 목덜미를 뒤에서 움켜쥐는 청풍의 손

천계주; [끄윽!] 우둑! 목덜미가 잡혀서 눈이 돌아가고

청풍; [시끄러워서 도저히 못 들어주겠다.] 우둑! 천계주의 목덜미를 쥔 손에 힘을 주고. 다른 손으로는 귀를 후비는 자세로

천계주; [그륵!] 거품 물며 기절하고

청풍; [이제야 좀 조용해졌군.] 슥! 천계주의 뒷덜미를 쥔 손에 힘을 풀고

퍼억! 청풍이 발치로 나뒹구는 기절한 천계주의 몸뚱이. 그때

[꺼... 꺼져라!] 겁에 질린 외침이 들려서 돌아보는 청풍

이보옥; [당... 당장 이 방에서 나가지 않으면 이 계집의 목을 부러트리고 말겠다.] 침대 위에서 무릎을 꿇은 자세로 상체를 들고 악을 쓰는 이보옥. 오른팔로 손영롱의 목을 감아서 방패로 삼았다. 손영롱은 수치심에 떨며 양손으로 가슴과 아랫도리를 가린 자세로 앉아있고

청풍; [이거 참...] 손가락으로 귀 위쪽의 머리를 긁적이고

청풍; [가급적 좋게 끝내려고 했는데 자청해서 피를 보길 원하는군.]

이보옥; [개새끼야! 지금 네놈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알기나 하냐?] 독이 올라 이를 갈고

이보옥; [네놈이 해코지한 친구들은 만복도장과 탐화루의 후계자들이다.] [게다가 본 공자는 금릉 흑사회 최대 조직인 첩혈당의 당주 소면첩혈(笑面喋血) 이세창(李世昌)님의 외아들이다.]

청풍; [소면첩혈 이세창의 아들?] [그렇잖아도 어디선가 본 것같은 얼굴이라 했더니 이세창의 망나니 아들놈이었군.] 피식 웃고

이보옥; [내가 누군지 알면 날 건드릴 경우 어떤 결과가 초래될지도 잘 알 것이다.] 안도

이보옥; [오죽했으면 황실이나 관부조차 후환이 두려워 우리 첩혈당을 건드리지 못하고 있겠느냐?]

이보옥;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가면을 벗고 용서를 빌면 너그럽게 용서를...] + [!] 말하다가 눈 부릅뜨고.

징! 청풍이 오른손의 검지손가락으로 이보옥의 아랫도리를 겨누고 있는데 손가락 마디가 밝게 백열되고 있다

이보옥; [무슨 짓을 하려는 거냐?] 슥! 기겁하며 손영롱의 몸으로 자기 몸을 완전히 가리는데

청풍; [실례지만 조금 일어나 주지 않으시겠소 소저?] 부욱! 백열 되며 진동하는 손가락으로 비스듬히 겨누며 손영롱에게 말하고

[!] 무언가 깨닫는 손영롱

청풍의 눈이 자신의 아랫도리로 향하고 있다

손영롱; [예...!] 슥! 얼굴 발개지면서 몸을 조금 일으킨다. 가랑이를 벌리면서.

그 바람에 손영롱의 가랑이가 벌어진 사이로 이보옥의 아랫도리가 드러나고

<비파천강지!> 땅! 청풍의 백열된 손가락 끝이 원형으로 부풀었다가 레이져같은 빛을 쏘아낸다. 요란한 소리가 나고.

퍽! 레이져같은 빛의 가닥은 손영롱이 일어나며 벌린 가랑이 사이를 지나가 그 뒤의 이보옥의 아랫도리를 뚫고 지나간다. 바지를 뚫고 들어가 고추를 잘라버리는 모습이고

[!] 눈 부릅뜨는 이보옥. 그런 그자의 뇌리에 오이가 작두에 잘리는 모습이 떠오르고

이보옥; [끄아아악!] 엄청난 고통에 뒤로 넘어가며 처절한 비명 지르고. 그 바람에 손영롱의 목을 감고 있던 팔도 풀어지고

손영롱; [흑...] 가슴만 가린 채 앞으로 기어서 이보옥에게서 떨어지는 손영롱

 

#47>

 

728x90
Posted by 와룡강입니다

블로그 이미지
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와룡강입니다
Yesterday
Today
Total

달력

 « |  » 2024.5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