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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

<-무창> #133> #153>등에 나온 도시. 벽소소가 숨어있는 도시다. 다만 시간은 아주 깊은 밤이다. 달도 서쪽으로 기울고 있고

무창의 어느 장원. 부잣집처럼 보인다. <郭家莊>이라는 현판이 걸려있고

장원의 깊은 곳에 자리한 건물. 잘 가꿔진 정원 가운데에 있다.

 

건물 내부. 화려한 침실. 어둑한데. 넓은 침대에 누워있는 남녀. 벽소소와 곽가장의 장주인 곽종도다. 잠옷 차림이고. 한탕 뛴 모습. 가슴까지 얇은 이불을 덮은 채 곽종도가 벽소소를 끌어안고 잠이 들었다. 헌데

움찔! 무언가 느끼는 벽소소.

띠리링! 어디선가 비파 소리가 들리고

벽소소; (비파소리...) 오만상 쓰며 눈을 뜨고

벽소소; (상파 이년이 또 도발을...) + [!] 분노하며 눈 치뜨다가 눈 부릅

쿵! 침대 옆에 흐릿한 사람 형상이 보인다. 의자에 앉아서 비파를 연주하는 여자의 형상. 바로 진상파의 모습이고

벽소소; [악!] 기겁하며 벌떡 일어나고

 

#175>

역시 밤. 무창 성내의 높은 탑. 절에 있는 탑이다. #134> #154>에 나온 그 탑.

띠리링! 탑 꼭대기에서 들려오는 비파소리

띠리링! 탑의 맨 꼭대기 층. 어둑한 탑 내부. 어떤 여자가 창가에 의자를 놓고 앉아 비파를 켜고 있다.

크로즈 업. 진상파다. 눈을 반개한 채 비파를 켜고 있다. 조금 초췌한 표정이 되어 있고

[!] 무언가 느끼는 진상파

<악!> 벽소소의 비명이 진상파에게 느껴지고

진상파; (찾은 것 같네.) 눈을 천천히 뜨고

멀리 보이는 어느 집. 그 집의 안쪽에서 무지개같은 기운이 치솟았다가

슈우! 사라진다.

진상파; (저기가 틀림없다.) 일어나고

진상파; (순간적으로 강력한 영기가 발산되었다가 사그라 들고 있다.) 슥! 한발을 창틀에 올리고

진상파; (참절회심곡에 실어 보낸 내 환상을 보고 소소가 기함했었던 흔적이다.) 창틀에 완전히 올라서고. 이어

진상파; (풍백(風伯;바람을 관장하는 신)...) 슥! 한 발을 앞으로 내밀고

진상파; (또 부탁드려요.) 탁! 살짝 도약해서 허공으로 몸을 날리고. 그러자

화악! 바람이 일어나 진상파의 몸을 민들레 홀씨처럼 허공으로 불어올린다.

진상파; (기다리고 있어라 소소야.) (이 밤이 지나기 전에 너와 나의 운명이 결정지어질 테니...) 바람을 타고 날아가는 진상파. 물론 방향은 벽소소가 숨어있는 곽가장 쪽이다.

 

#176>

다시 곽가장

곽종도; [헉!] 역시 놀라 깨어나고. 그자 옆에는 잠옷 차림인 벽소소가 달달 떨며 침대 옆을 보고 있다.

곽종도; [왜... 왜 그러시오 소저?] 어리둥절하며 일어나 앉고

벽소소; [저기... 저기...] 달달 떨며 침대 옆을 가리킨다. 아직 흐릿하게 진상파의 형상이 남아있는데

곽종도; [대체 뭘 보았기에...] 돌아보지만

스스스! 사라지는 진상파의 형상

벽소소; (사라졌다!) 눈 치뜨고

곽종도; [아무것도 없는데...] 갸웃

곽종도; [가위에 눌려 헛 거라도 본 모양이로구만.] 웃으며 다시 벽소소를 보고

벽소소; (아차!) 깨닫고

벽소소; (아마 난 상파 년의 허깨비를 보고 놀라 영기를 터트렸을 것이다.) (물론 그걸 상파 년이 알아차렸을 테고...)

곽종도; [자자! 이리 오시오. 다시 재워줄 테니...] 벽소소를 끌어안고.

곽종도에게 안긴 채 귀를 기울이고. 하지만

비파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벽소소; (비파소리가 끊어졌다. 그렇다는 건...) 얼굴 굳어지고

벽소소; (상파년은 지금쯤 이곳으로 오고 있을 것이다!) 급히 곽종도의 손을 뿌리치고 침대에서 내려가려 한다. 그러자

곽종도; [이 밤중에 어딜 가려는 거요. 이리 오시오.] 다시 끌어안으려 하고. 그러자

벽소소; [귀찮다!] 콱! 침대에서 내려서며 곽종도의 머리를 움켜잡고. 그러자

지지지! 곽종도의 머리를 움켜쥔 벽소소의 손아귀가 벼락에 휩싸이고.

곽종도; [컥!] 눈 치뜨는데

화악! 무언가 벽소소의 손아귀로 빨려 들어간다

곽종도; [네... 네년 무슨 짓을...] 끄윽! 비명 지르며 벽소소의 손목을 잡아 뿌리치려 한다. 하지만 다음 순간

화악! 그대로 미이라가 되어버리는 곽종도

벽소소; [하악!] 곽종도의 생기를 빨아들이며 혼망가는 표정이 되고

벽소소; [짐작은 했지만... 정기가 몇 사람 분은 되네. 워낙 몸에 좋은 걸 많이 쳐드신 덕분이겠지.] 지지지! 벼락에 몸이 휘감기며 마녀처럼 웃고

곽종도; [살... 살려...] 미이라가 되며 애원하고

벽소소; [유감이야. 상파년이 끈질기게 도발을 하지만 않았어도 당신 첩 노릇을 오래 오래 했을 텐데...] 지직! 곽종도의 머리를 잡고 있던 손을 푸는 벽소소. 그러자

퍼억! 침대에 쓰러지는 미이라가 된 곽종도의 몸뚱이

벽소소; [장차 살아있는 모든 것의 주인이 될 내 몸뚱이를 잠시나마 품었었다는 걸로 위안을 삼아라.] 호호호! 마녀처럼 웃으며 창문을 열고. 이어

휘익! 유령처럼 창문 밖으로 사라지는 벽소소

침실에는 미이라가 된 곽종도의 시체만 남고.

잠시 후

휘익! 열려진 창문 밖으로 천천히 내려오는 비파를 품에 안은 진상파

창문을 통해 침실 안을 들여다보는 진상파.

침대에 누워있는 미이라가 된 곽종도의 시체

진상파; (눈치 채고 도망쳤구나.) 한숨, 쉬고

진상파; (그래봤자 넌 부천님 손바닥의 손오공이나 다름없단다 소소야.) 휘이! 바람을 타고 날아오르고

진상파; (일단 꼭꼭 숨어있던 둥지에서 빠져나왔으니 내 이목을 벗어나진 못할 것이다.) 휘이! 바람을 타고 높이 날아오르는 진상파

 

#177>

<-마교 총단> 아침. 폐허에 햇살이 퍼지고 있고

<魔敎千年>이라는 글이 거대하게 새겨진 절벽. 절벽 앞의 타노의 거처인 건물은 문이 열려있다. 하지만 아무도 없고

그 절벽 아래에 나있는 동굴

동굴 깊은 곳. 막다른 곳에 높고 큰 철문이 있다. 두 쪽으로 이루어진 철문에는 마귀 형상의 조각들이 가득 새겨져 있고. 그 앞에 청풍과 타노가 서있다. 철문 주변에는 무언가 터진 흔적이 여러개 나있다.

타노; [이 철문 안쪽이 우리 마교의 장경동(藏經洞)이다.] 철문을 보며 말하고

타노; [본교가 천여 년 간 수집하고 만든 모든 절기가 저 안에 수장되어 있다.] [그중에는 오직 교주만이 익힐 수 있는 천마삼품(天魔三品)이라는 절기도 있다.]

청풍; [천마삼품...]

청풍; [마교의 구대절기와는 다른 무공인 모양입니다.]

타노; [다를 뿐 아니라 그 위력은 말 그대로 천양지차다.]

타노; [만일 천마삼품 중 한 가지라도 완벽하게 익힌다면 천하무적을 장담할 수 있다.]

타노; [설령 칠대기보를 지닌 자라고 해도 천마삼품을 완벽히 익힌 사람에게는 상대가 되지 않을 정도다.]

청풍; [대단하군요.]

타노; [교주... 적발천마께서는 천마삼품중 천마묵장(天魔墨掌)이라는 걸 육성 정도 익히셨었다.] 자부심

타노; [그 정도로도 폭풍륜을 쓰는 절대지존 풍극과 호각으로 싸우다 패하셨을 정도다.]

청풍; [만일 적발천마께서 천마묵장이라는 걸 십성까지 익힌 상태였다면...]

타노; [절대지존을 간단히 때려죽이셨을 것이다.]

청풍; [가공하군요.]

청풍; [헌데 그토록 대단한 천마삼품이 숨겨진 장경동이건만 누구도 들어가지 못한 것 같습니다.] 철문 주변을 보고

타노; [노부가 이곳으로 돌아오기 전까지 지존회를 비롯한 여러 세력의 인간들이 저 철문을 열어보려고 온갖 시도를 했었다.]

타노; [철문 주변에 남아있는 게 그 흔적이고...]

청풍; [저 철문이 힘으로 열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겠습니다.]

타노; [그렇다.] [저 철문... 천마벽(天魔壁)이라도 불리는 저 문에는 신녀문에서 유래한 금제가 걸려있다.]

청풍; (신녀문에서 유래한 금제...) 놀라고

타노; [그 금제는 본교의 교주를 상징하는 반지 천마인(天魔印)으로만 해제할 수 있다.] 심각하고

타노; [하지만 천마인은 사십여 년 전 적발천마님과 함께 실종되어 버렸다.]

청풍; [그래서 지난 사십여 년 간 누구도 장경동에 들어가지 못했군요.]

타노; [짐작했겠지만 노부의 꿈은 마교의 부활이다.] 엄숙

타노; [하지만 천마삼품을 얻지 못하면 마교의 부활은 언감생심이라고 할 수 있다.] [노부가 알고 있는 마교의 절기 정도로는 폭풍신마와 극천무제등을 상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청풍; [노야의 비원을 이루려면 반드시 교주의 상징인 천마인을 찾아야겠군요.]

타노; [그래야하는데...]

타노; [노부의 나이 곧 백살이다. 언제 죽어도 이상할 게 없는 나이지.]

청풍; [혹시 노야께서 저를 이곳으로 데리고 오신 이유가...]

타노; [만일을 위해서다.] 엄숙. 끄덕

타노; [노부는 진천이에게 마교 부활의 사명을 맡겼다.] [하지만 그놈에게는 어딘지 믿음직하지 못한 구석이 있다.] 어두운 표정

타노; [그래서 진천이가 실패할 경우 너라도 마교를 다시 일으켜 세워주기를 바라고 널 이곳으로 데려온 것이다.]

청풍; (못하겠다고는 할 수 없구나.) + [노야의 걱정, 잘 알았습니다.] 포권하고

청풍; [혹시라도 인연이 닿아 천마인을 얻게 된다면 반드시 장경동에서 천마삼품을 꺼내어 마교를 다시 일으켜 세우도록 하겠습니다.]

타노; [고맙구나 청풍아!] 청풍의 포권한 손을 꼭 쥐고

타노; [마교 부흥의 사명을 네가 감당해준다고 하니 이제 죽어도 여한이 없다.]

청풍; (설상가상이라더니...) 소리없이 한숨 쉬고

<내 일신의 은원도 아직 해결하지 못했는데 마교 부흥이라는 크나큰 사명마저 짊어지고 말았다.> 철문 앞의 두 노소의 모습 배경으로 청풍의 생각 나레이션

 

#1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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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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