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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8>

철궁의 다른 곳. 아주 화려한 건물. 처마 밑에 <千年觀摠>이라는 글이 적힌 현판이 걸려있다.

건물 안에서 두리번거리는 권완. 청풍은 문이 열린 침실에서 상자와 보물들을 덮고 있는 천과 밧줄을 풀고 있다.

건물 내부는 엄청 넓고 엄청 화려하다. 기둥들은 다 용의 조각이 새겨진 대리석이고.

권완; (천년관총(千年觀摠)... 과연 철궁의 궁주 거처답네.)

오묘한 기둥들. 각가지 화려한 장긱품들. 가대한 도자기와 진귀한 조각들. 그림과 글씨들

권완; (황제의 거처라도 이렇게 화려하지는 않을 거야!) 침 꼴깍.

바닥에 깔린 돌들은 화문석이다. 돌 속에 각가지 꽃이 피어있는 것 같은 돌.

권완; (이 넓은 바닥을 다 덮고 있는 국화석(菊花石)만해도 같은 무게의 은만큼의 가치가 나가는 보물들이야!)

권완; (철궁이 해결사를 양성하면서 얼마나 많은 돈을 벌고 있는지 알 수 있겠어!) 놀랄 때

[인간은 우리의 인권을 보장하라! 보장하라!] [보장하라! 보장하라!] 누군가 외치는 소리가 들린다.

권완이 돌아보니 상자에 목을 내밀고 있는 삼촌육유들이 데모를 하고 있다. [숨 막혀 죽는 줄 알았다!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각성하라!] 손 하나를 얼굴 밖으로 내밀고 주먹질을 한다.

청풍은 향로와 황금 접시를 든 채 그놈들을 돌아보고 있다.

번개; [죽일 때 죽이더라도 먹을 건 주고 죽여라!] [배고파서 못 살겠다!] 선창하고

[배고파서 못 살겠다!] [배고파서 못 살겠다!] 다른 놈들이 따라하고

번개; [우리는 굶어죽을 지언정 풀은 먹지 않는다!] [고기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고기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고기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 또 따라하고. 순간

청풍; [놀고들 있다] 탕탕탕! 검집에 든 검으로 두더지 잡기 하듯이 여섯 놈의 머리통을 따다닥 때려버린다. 으악! ! 엄마! 비명 지르는 삼촌육유들

청풍; [이 자식들이 내가 니들 종인 줄 아냐? 어디서 고기 타령이야?] 해롱대는 놈들을 노려보며 눈을 부라리고

권완; [그만해요.] [그 애들도 오는 동안 얌전하게 잘 참았잖아요!] 들어오고. 실내는 넓직한 침실이다. 침대도 하나 놓여있고.

청풍; [완매는 마음이 너무 착해서 탈이야!] 시큰둥

청풍; [이런 놈들은 오냐 오냐 해주면 한도 끝도 없이 기어오르는...!] 말하다가 눈 부릅

! 앞에 서있는 권완의 모습이 변했다. 모에 걸치고 있는 옷이 투명해져서 속살이 다 들여다보인다. 권완은 글래머가 아니고 덜 자란 소녀같은 몸매임을 주의. 젖가슴도 작고 몸매는 가냘프다.

청풍; (으헉!) 눈이 띠용하고

눈 감고 고개 세차게 흔드는 청풍.

권완; [왜 그래요 당신?] 어리둥절하고

다시 눈을 뜨는 청풍. 순간

권완; [어디 아파요?] 고개 갸웃하며 다가와서 들여다보는 권완, 헌데 이번에는 완전히 발가벗었다.

청풍; [으악!] 두 팔로 얼굴 가리며 뒤로 물러서고

어리둥절하는 권완

청풍; (으으으! ... 내가 왜 이러지? 완매의 알몸이 보이고 몸 속의 피가 펄펄 끓고 있어!) 벽에 달라붙은 청풍. 얼굴 가린 팔 사이로 권완을 보며 헥헥. 그때

무어라 하며 청풍에게 걸어오는 알몸의 권완

청풍; [안돼! 안돼! 오지마!] 비명 지르며 침실 밖으로 뛰처나가고.

권완; [저 사람이 왜 저리지?] 갸웃. 이 화면에서는 권완이 옷을 전부 입은 상태. 권완이 알몸으로 보이는 건 청풍의 시점에서 볼 때뿐이다. 현재 청풍은 최음제에 중독당한 상태.

다다다! 아랫도리를 누르고 거실을 달려 지나가는 청풍. 앞쪽에 문이 있고. 문 위에는 <人名殿>이란 현판이 붙어있다.

인명전으로 뛰어드는 청풍. 어둑한 실내. 넓은 벽에 수많은 명패가 걸려있다. 벽 앞에는 긴 탁자가 놓여있고. 한쪽의 책장에는 전화번호부처럼 두터운 책들이 빼곡이 쌓여있고

! 문을 닫는 청풍. 헉헉

떨리는 손으로 문의 고리를 돌려 문을 잠그고

그런 청풍의 뇌리로 각가지 야한 자세를 취하는 권완의 모습이 떠오르고

청풍; [... 당했다!] 비틀거리며 명패들이 걸려있는 앞으로 가고

털썩! 그 앞에 주저앉는 청풍.

청풍; [최음제(催淫製)!] [어떤 놈이 몰래 최음제로 날 중독시켰다!] 눈을 감고 합장하며 헉헉

다시 침실. 청풍이 뛰쳐나간 문을 보며 당혹해하는 권완

권완; (뭔가 이상해! 저 사람 정상이 아니야!) 생각하는데

[낄낄! 재미있어지는데 그래!] [그러게 말이야!] 키득거리는 삼촌육유들

권완; [얘들아! 너희들은 저 사람이 왜 저러는지 알고 있니?]

번개; [알고 있으면 어쩔건데?]

권완; [주방에 말해서 맛있는 고기 요리 만들어오라고 할께!]

[고기!] 침 꼴깍 삼촌육유들

번개; [... 좋아! 뭐 꼭 고기가 먹고 싶어서 이러는 건 아니고... 그래도 며칠 함께 지낸 정이 있으니 알려주지!] 생색 내고

번개; [그 인간은 지금 짝짓기를 엄청 하고 싶어해!]

권완; [... 짝짓기?] 얼굴이 새빨개지며 당황하고

번개; [원래도 엉큼한 놈이었는데 어떤 인간이 발정나게 만드는 춘약(春藥)으로 몰래 중독시켰어!]

권완; [최음제!] 놀라고

권완; (... 그래서 날 그런 눈으로...!) 핏발 선 눈으로 넋이 나가 자신을 보던 청풍을 떠올리고

번개; [알고 싶은 걸 말해줬으니까 빨리 고기를 대령해라!] [기왕이면 요리하지 않은 날 고기로!] 거만하게 명렬하고

권완; [나중에 갖다줄게!] 서둘러 침실에서 달려나가고

[치사해!] [약속을 했으면 지켜라!] [인간의 암컷은 약속을 지켜라! 지켜라!] [지켜라! 지켜라!] 악다구니 쓰는 삼촌육유들.

그러거나 말거나 인명전으로 달려가는 권완

권완; (인명전(人名殿)! 철궁 소속 인물들에 관한 명부가 보존되어 있는 곳이겠구나!)

권완; [청풍!] 문을 잡아당기지만.

문이 안에서 걸려있다.

권완; [당신! 괜잖은 거예요?] 문을 마구 잡아당기며 외치고

[문 좀 열어봐요! 빨리요!] 방안에서 비지땀을 흘리며 합장하여 운기조식으로 약기운에 저항하는 청풍. 그 배경으로 들리는 권완의 외침

청풍; [... 나 혼자 있게 냅둬! 제발 부탁이야!]

권완; [당신이 무슨 일을 당했는지 알아요! 제가 도울 수 있으니까 문 좀 열어봐요!]

청풍; [... 그럴 수는 없어! ... 견딜만 하니까 제발 완매는 상관하지마!] 땀을 비오듯 흘리고

권완; [이 고집불통!] ! 검을 뽑고

사각! 검을 문 사이로 끼워 내리긋는다. 문 고리가 싹둑 잘라지고

권완; [제발 쓸데없는 고집 부리지 말아요!] 문을 열고 들어간다.

그러다가 흠칫 권완

[으으으!] 비오듯 땀을 흘리며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라 있는 청풍이 눈을 감고 합장하고 있다.

권완; [어때요? 정말 견디기 힘든가요?]

청풍; [... 나가! 그게 날 돕는 거야!]

권완; [벌써 잊었어요? 우리는 곧 부부가 될 사이잖아요!] 검을 꽂으며 다가오고

코를 벌름거리는 청풍. 코로 스며드는 권완의 살 냄새

청풍; [... 젠장할! 완매가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날 충분히 괴롭히는 거야!]

청풍; [정말 날 생각한다면 제발 나가있어!]

권완; [아직까지 정신을 잃지 않고 있는 걸 보니 아주 치명적인 춘약은 아닌 모양이군요!] 웃고

청풍; [... 이게 웃을 일이야?] [이러다가 내가 완매에게 무슨 짓을 할지 모르니까 제발 나가있어라 응?] 헉헉 대는데

권완; [걱정 말아요! 당신은 내게 아무 짓도 못해요!] 소매 속에서 반투명한 밧줄을 하나 꺼낸다. 몇 미터 길이다.

권완; [가랏! 박룡(縛龍)의 승()!] 그 밧줄을 던지는 권완. 순간

휘리릭! 뱀처럼 청풍의 몸을 휘릭 감아서 조이는 반투명한 밧줄

청풍; [아이쿠!] 꽁꽁 묶여서 바닥에 쓰러지며 비명.

청풍; [... 완매! 이게 무슨 짓이야?] 꽁꽁 묶여서 눈 부릅뜨며 비명

권완; [이제 절 위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박룡의 승은 난릉왕을 묶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니까 그대의 능력으로도 쉽게 끊지 못할 거예요.]

청풍; [, 날 풀어줘 완매! , 나한텐 방법이 이... 있어.]

권완; [그냥 마음을 다스려 보세요. 다른 방법을 찾지 말고요.] 앞에 쪼그려 앉으며 웃고

청풍; [... 뭐야?] 황당

권완; [차라리 잘 됐다고 생각하세요.] [고래로 영웅이 제일 넘기 어려운 관문이 여관(女關:여자가 지키는 관문 또는 여색)이라고 하잖아요.]

권완; [당신이 춘약에 중독된 상태에서도 마음을 다스릴 수 있다면 장차 어떤 절세미녀의 미색에도 흔들리지 않는 대장부가 될 거예요.]

청풍; [... 차라리 나보고 죽으라고 해!]

권완; [그대는 성정이 분방하여 여색에 빠질 가능성이 많아요.] [이렇게 자신을 단련할 수 있는 기회가 많진 않을 테니까 이번 기회를 헛되이 보내지 마세요.] 청풍의 뺨을 쓰다듬고

권완; [부디 당신이 대장부라는 걸 제게 증명해주세요.] 고개 숙여 애원하고

청풍; [... 젠장! 일이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청풍; [.... 날 춘약으로 중독시킨 흉수가 근처에 있단 말이야!]

권완; [걱정마세요! 제가 당신을 지키겠어요.] 옷이 반투명해지고

권완; [다만 그대는 마음을 가라앉히고 어디서 춘약에 당했을지 생각해보세요.] 완전히 발가벗은 몸이 되어 내려다보는 권완

청풍; [으으으! ... 생각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잖아! 제기랄!] 헥헥 대며 권완의 알몸을 보고

권완; [생각해내야만 해요!] [지금이 당신이 대종사가 되느냐 일개 해결사로 끝나느냐의 갈림길이에요!] 청풍의 이마에 나는 땀을 손수건으로 닦아주고

청풍; [... 알았으니까 제발 좀 떨어져 있어!] [완매 때문에 생각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단 말이야!]

권완; [절 품고 싶으신가요?] 얼굴 붉히며

청풍; [... 그걸 말이라고 해? 제발 나좀 살려도!] 울상

권완; [이번 고비만 넘기면 부모님들의 허락을 받기 전이라도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하게 해드릴게요!]

청풍; [... 정말?]

권완; [약속할게요. 그러니까 언제 어디서 누구에게 중독을 당했는지 생각해봐요!]

청풍; [.... 영호윤(令狐尹)!]

권완; [영호윤이라니요?] 흠칫

청풍; [... 더는 생각할 수가 없어!] [완매는 천하제일재녀 소리를 들을 만큼 똑똑하니까 나... 나머지는 직접 알아봐!] 턱으로 벽장 쪽을 가리키고

권완; (영호윤?) 갸웃하며 일어나고

권완; (들어본 적이 없는 걸 보면 유명한 인물은 아닌 것 같은데...!) 명패들이 걸려있는 벽을 보고

권완; (철궁십이사와 저이를 포함한 현재 철궁 소속 인물들의 명패야!) 살피고.

그러다가 <令狐尹>이라는 이름이 적힌 명패를 발견한다.

권완; (있어!) 눈 반짝

권완; (철궁의 십이열 중 제사열(第四列)에 속한 자야!)

이어 벽장으로 가고

권완; (이 책들은 제자로 받아들인 자들의 신상명세를 기록한 인명부일 거야!) (제사열... 제사령...!)책들을 살피고

권완; [이거야! 제사열의 명부!] 이어 책을 한 권 꺼내서

청풍이 누운 근처의 탁자로 와서 내려놓고 펼친다.

권완; (영호윤... 영호윤!) 살펴보고

권완; (찾았어!) <令狐尹>이란 항목을 발견하고

<영호윤(令狐尹) - 운남(雲南) 동천(東川) 출생, 십년전 금() 칠백 냥을 내고 제육열로 입문했으나 성취가 뛰어나 제사열까지 승급함. 본인은 숨기고 있지만 독군(毒君) 영호모청(令狐慕靑)의 손자로 추정됨. 색을 탐하는 기질이 있으며 입문 당시와 용모가 전혀 변하지 않은 특이점이 있음.> 책을 배경으로

권완; (독군 영호모청!) 긴장하고

권완; (오십여년전부터 천하제일독(天下第一毒)으로 명성을 날리던 이 노독물(老毒物)의 이름이 왜 여기서 튀어나오는 거지?)

권완; (생각해보면 여러 사람이 섞여있는 중에서 오직 한 사람만 골라서 중독시킨 건 정말 대단한 솜씨야!)

권완; (영호윤이 정말로 독군 영호모청의 손자일 가능성이 높아!) + [!] 생각하다가 눈 번쩍

스슥! 권완의 귓전으로 아주 미세한 소리가 들리고

권완; (왔구나!) 긴장하며 책을 덮고

권완; [당신 생각이 옳았어요! 독군 영호모청의 손자가 철궁에 지자로 들어와 있었군요.] 시침을 뚝 떼며 청풍에게 말하고.

권완; [하지만 그자의 용독술(用毒術)이 이렇게까지 뛰어날 것 같지는 않군요.] [어쩌면 독군이 직접 왔는지도 모르겠어요.] 스릉! 양쪽에 차고 있던 공손대낭의 두 자루 보검을 뽑고

권완; [밤이 길면 꿈이 많은 법! 이만 모습을 드러내시는 게 어떤가요?] 문 밖을 보며 말하고. 그러자

<과연 명불허전이로군!> 목소리와 함께 문 앞에 희뿌연 그림자가 나타난다. 이십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잘 생긴 청년서생인데 회색 장삼을 입었고 특이하게도 새하얀 백발을 묶지 않은 채 늘어뜨리고 있었다. 청풍과 권완을 숨어서 보던 그 서생이다.

독군; [네가 바로 권일해의 손바닥 안의 구슬(掌中珠;귀한 딸의 비유)이라는 재녀 권완이겠구나!]

권완; [당신이 독군 영호모청의 손자인 영호윤인가요?]

독군; [틀렸네. 나는 영호윤이 아니라 영호모청일세.] 웃고

권완; <맙소사!> 아연긴장하는 권완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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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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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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