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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5>

[까르르르!] 배를 쥐고 웃는 진달개.

주먹 쥐고 부들부들 떠는 패왕

구름으로 이루어진 화면에 청풍이 몽둥이를 휘둘러 원숭이들을 몰고 동굴로 들어오는 모습이 보인다. 권완도 말에 탄 채 따라들어오고

진달개; [아이 고소해! 아이 고소해애애애!] 배를 잡고 뒤로 나자빠져서 두 다리를 바둥 대며 웃는다. 미니스커트를 입었지만 개의치 않고 바둥대며 좋아 죽으려 한다.

패왕; [닥쳐!]

패왕; [한번만 더 쪼개면 혀를 터트려 버리겠다!] 노려보고

급히 입을 손으로 막는 진달개

패왕; [빌어먹을! 서문영감을 만나면 좀 따져야겠군.] 이를 부득 갈고

패왕; [서문숙에게 따지기 전에 그 늙은이 제자 손에서 어떻게 살아남을 지부터 걱정해야할 걸요?] 샐쭉

패왕이 노려보지만

진달개; [난 진실을 말한 것뿐이니까 죽이든 살리든 마음대로 해요!] 코웃음

패왕; [그럼 네년이 저놈을....!] 이를 부득 갈며 말하려 하지만 + 진달개; [안돼요!] 미리 고개를 젓고

진달개; [난 서문숙의 제자를 막을 수 있을 만큼 강하지는 못해요.] [그러니까 대신 싸워줄 걸 기대하지도 마세요!]

패왕; [쓸모없는 것!] 이를 부득 갈고. 그때

캐앵! ! 원숭이들의 비명이 들리고

이어 패왕과 진달개의 시야로 나타나는 청풍과 권완.

청풍; [하하하! 과연 원숭이들 주인이 여기 있었군!]

낑낑! 주인을 보고 반가워하면서도 두려워하는 듯한 원숭이들

패왕; [대원수가 본왕의 종들도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무식하게 가르쳤더냐?]

청풍; [인상 쓰지 마시오. 물어볼 말이 있어서 들른 것뿐이니까.]

패왕; (이 건방진 놈이....!) 분노하지만 억지로 화를 참고

청풍; [용화사는 어느 방향에 있소?]

패왕; [동굴 입구에서 동남쪽으로 30리만 가면 용화사에 이른다.] 흠칫하면서도 대답하고

청풍; [고맙소. 헌데 상처가 심한 듯 보이오만...?]

패왕; [별 거 아니다. 심장을 조금 다쳤을 뿐이다.] 태연한 척 말하고

청풍; [다행이군! 헌데 귀하도 용화사에 가던 길이었소?]

패왕; [그렇다.]

청풍; [용화사엔 뭐가 있소?]

패왕; [뭐가 있는지는 나도 모른다.] [다만 난릉왕이 원하는 게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뿐이다.]

청풍; [귀하와 난릉왕은 적이오?]

패왕; [적이라고 하기는 뭣하다만 서로 좋은 꼴은 두고 못 보는 사이지.]

권완; [귀하는 난릉왕을 두려워하지 않는군요.] 놀랍다는 표정으로 끼어들고

패왕; [본왕은 패왕(覇王) 구석천이다!] 자부심에 찬 표정

패왕; [난릉을 싫어하긴 해도 두려워할 만큼 보잘 것 없는 사람이 아니다.] 코웃음

권완; [그런 분이 어째서 난릉왕을 상전으로 섬기고 계신 건가요?] 냉소하고

패왕; [닥쳐라!] 분노

패욍; [본왕과 용왕(龍王), 귀왕(鬼王)등이 심제회(尋帝會)에 속해있다는 건 난릉이 지어낸 말일 뿐이다.]

권완; [심제회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은 누구나 난릉왕을 제외한 삼왕이 심제회의 태상호법(太上護法)들이라고 믿고 있는 걸요?]

패왕; [헛소문이라고 하지 않느냐?] 버럭

패왕; [본왕은 한 번도 본왕 자신이 심제회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 [삼태상(三太上)이란 직책도 난릉이 제멋대로 만들어낸 것이다!]

청풍; [훌륭하오! 훌륭해!] 짝짝짝! 청풍이 손뼉을 친다.

모두의 시선이 청풍에게로 향하고.

청풍; [난릉왕을 무서워하지 않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대장부가 아니겠소?] [덧붙이자면 나도 난릉왕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오.] 엄지 손가락을 꼽아 보이고

패왕; (이놈은 서문숙의 제자다.) (서문숙이 어떤 인물인데 제자를 구할 때 시시한 놈을 택하겠는가?)

패왕; (이놈과 친해 놓으면 난릉과 싸울 일이 생길 때 서문숙의 지원을 받을 수도 있다.) + [대원수께서는 지금 어디 계신가?]

청풍; [아마 나무 속에 틀어박혀 있을 거요.]

패왕; [나무 속에 틀어박혀있다?] 어리둥절 하는데

청풍; [냄새나는 영감탱이 얘긴 할 거 없고....] [패왕야! 귀하의 장부다운 모습에 나는 그만 반해버렸소이다.] 과장되게 포권하고

패왕; [뭐라!] 어이없어 실소하는데

청풍; [사실 나는 왕야가 황보천유, 그 간사한 놈의 술법에 당하는 모습을 보았소.]

청풍; [그러나 내 눈에 남아있는 것은 검에 심장이 찔리고도 당당함과 패기를 잃지 않던 호방한 모습이었소.] 다시 한 번 엄지손가락을 치켜올린다.

패왕; [험험! 대장부만이 대장부를 알아보는 법!] [자네도 젊은 나이에 패기가 대단하군.] 역시 엄지 손가락을 꼽아 보이고

청풍; [하하하! 과연 왕야는 호탕하시오.]

청풍; [나 공청풍! 진심으로 왕야에게 감복했소이다!] 패왕의 손을 두 손으로 덥썩 잡고.

패왕; (넉살이 좋아도 보통 좋은 놈이 아니군!) 손이 잡히며 좀 황당한 표정인대

청풍; [왕야께서 싫어하지 않으신다면 의형(義兄)으로 모시고 싶습니다.] 패왕의 손을 잡고 흔들며

패왕; (나야 불감청이언정 고소언(감히 청하지는 못하나 바라던 바다다)이지!) + [자네가 싫어하지 않는다면 본왕도 자네를 의제(義弟)로 대하고 싶네.] 역시 반색하고

청풍; [불감청 고소언은 오히려 소제가 할 말입니다 형님!]

패왕; [형님?] [본왕을 보고 형님이라고?] [으하하하!] 기분 좋아 크게 웃고

청풍; [하하하! 소제 아직 어려서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형님께서 잘 인도하여 주십시오!] 함께 손을 잡고 웃고.

패왕; [하하하! 이를 말인가?]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말만 하게! 우형(愚兄)의 쓸개라도 빼줌세!]

두 손을 마주 잡고 웃으며 화기애애한 두 사람

그걸 보며 황당해하는 권완과 진달개

권완; (정말 대단한 넉살이고 수완이야!) (난릉왕에 못지않은 거물과 단번에 호형호제하는 사이가 되다니...!)

패왕; [육십년 넘게 살았지만 아우같이 호방하며 내 마음에 든 자가 없었네.]

패왕; [이토록 마음에 드는 아우를 얻게 된 자리에 술이 없는 게 아쉽구나.]

청풍; [소제도 형님같이 대범하며 천하를 오시하는 거인을 만나본 적이 없습니다.] 패왕의 손에서 자기 손을 빼고

청풍; [그래도 하늘이 보우하사 이제라도 만나게 되었으니 술 정도로는 자리를 빛낼 수가 없지요.] 말하면서 품 속에 손을 집어넣고

패왕; [적어도 이 정도는 되어야 우리가 결의형제를 맺은 기념이 될 겁니다!] 유리병을 하나 꺼낸다.

권완; (설마 저 귀한 만년옥액을 처음 만난 흉악한 마두에게 주려고?) 경악

패왕; [그게 뭔가?]

청풍; [만년옥액입니다.] [아주 귀한 것이라고 할 수는 없겠지만 난릉왕이 애타게 찾는 것이긴 하지요.]

패왕; [만년옥액!] 패왕의 딱 벌어진다.

진달개; [... 말도 안돼!] 울상 짓고

청풍; [아우가 주는 작은 예물이니 받아주십시오 형님!] 패왕의 손에 쥐어주고

패왕; [이건.... 이건 너무 과분하군.] 받으면서 입이 귀에 걸리고

청풍; [하하하! 천하제일의 호걸인 형님과 의형제가 되었는데 이런 작은 선물이 뭐가 대단하겠습니까?]

패왕; [휴우! 우형은 현재 상황이 곤고하여 아우에게 줄 만한 선물이 없네.]

패왕; [본격적인 선물은 다음에 하기로 하고...] [일단 우형의 마음이니 약소한 것이나마 받아주게.] 히죽 웃으며 진달개를 보고

권완; (설마!) 불길한 예감

청풍; [형님 마음에 드는 게 아니라면 굳이 지금 주실 필요 없습니다.]

패왕; [껄껄! 기왕이면 그럴 듯한 걸로 달라 이거지?] [과연 나 구석천의 아우답게 배포가 크구만!]

청풍; [흐흐흐! 역시 형님은 못 속이겠습니다.]

패왕; [알겠네! 나중에 눈이 뒤집힐 만한 선물을 줄 테니 오늘은 저 계집으로 만족해주게!] 진달개를 가리키고

진달개; [... 뭐라고?] 깜짝 놀라며 분노

찡그리는 권완

패왕; [흐흐흐! 비록 처녀는 아니지만 제법 쓸 만한 계집이네.] [어차피 닳고 닳은 물건이니까 끼고 자다가 싫증나면 버려도 되지.] 진달개의 육감적인 아래 위를 훑어보며

진달개; [, 당신이 감히!] 엄청난 경악과 분노로 버벅대고

청풍; [! 일단 누구와 달리 쭉쭉 빵빵해서 보기는 좋군!] 역시 진달개의 아래 위를 훑어보고

패왕; [덤으로 저 계집이 지닌 검도 주겠네.] [천하에 보기 드문 보검이라 쓰임새가 많을 게야!] 진달개가 들고 있는 보검을 보고

청풍; [뭐 주신다면야...!] 음험하게 진달개의 빵빵한 젖가슴 보며 침을 꼴깍. 찢어진 옷자락으로 대충 묶었지만 그래서 더욱 육감적인 진달개의 젖가슴

진달개는 치욕스러운 표정으로 급히 가슴을 가리고. 그때

권완; <설마 받을 작정은 아니시겠지요?> 전음 보내며 째려보고. 뜨끔하는 청풍

청풍; [..! 형님의 성의는 고맙지만 성깔이 있어서 종으로 부리기는 쉽지 않겠습니다.] 억지 웃음

패왕; [그런 걱정일랑 말게!] 진달개를 향해 손가락을 겨눈다.

지지지! 순간 패왕의 손가락에서 벼락같은 것이 일어나 진달개의 가슴으로 스며들고

진달개; [!] 휘청하는데

진달개; [... 또 무슨 짓을 하려고...!] 가슴을 감싸며 비틀

그러거나 말거나 무어라 주문을 외우는 패왕

권완; (금제의 술법을 쓰는구나!) 긴장하는데

패왕; [됐네!] 눈을 뜨고

패왕; [이제 저 계집은 아우의 말을 듣지 않으려야 듣지 않을 수 없을 걸세.]

패왕; [아우가 마음속으로 폭()자를 떠올리며 이름을 부르면 저 계집은 그 즉시 몸이 터져서 죽어버릴 테니까 말일세.]

청풍; [! 그거 참 확실한 금제군요. 과연 형님답습니다.] 엄지손가락 들어 보이고

패왕; [이후로 저 계집은 아우의 어떤 말이든 거스르지 못할 테니 안심하게.]

진달개; [!] 힘이 빠져 털썩 주저앉고.

패왕; [곧 날이 밝을 걸세. 용화사로 가려면 서둘러야할 걸세!]

청풍; [알겠습니다. 그럼 나중에 강호에서 뵙도록 하겠습니다!] 포권하고

패왕; [멀리 나갈 형편이 못 되어 여기서 작별을 고해야겠군!] 포권하고

 

#146>

새벽 무렵. 동녘이 환해져서 금방이라도 해가 뜰 듯이 보인다.

산중의 자욱한 안개 밖으로 나오는 청풍과 권완. 권완은 말을 타고 있고. 두 사람 뒤로 진달개가 풀이 죽어 따라오고. 진달개의 보검은 청풍이 허리에 차고 있다.

청풍; [진법을 무사히 빠져나오긴 했는데 시간을 너무 지체했구만!] [그새 날이 홀라당 새버렸어!] 하늘을 보고

권완; [패왕 구석천은 아주 흉포한 자예요.]

권완; [그자에게 만년옥액을 준 건 호랑이에게 날개를 달아준 꼴이 아닌가요?]

청풍; [맞아!] 킥킥

권완; [그런데 왜?]

청풍; [한 산에 호랑이가 두 마리 있을 수 없다는 옛말에 따른 거야.]

권완; [!] 깨닫고

청풍; [서로의 힘 차이가 클 때는 싸움이 나지 않아.] [그러다가 힘의 차이를 가름하기 어려워지면 싸움은 기필코 일어날 수밖에 없지!]

권완; [그래서 패왕 구석천의 힘을 키워준 거로군요!] 흥분

청풍; [사실 패왕이니 뭐니 하며 뻐겨봤자 난릉왕한테는 좀 딸리잖아.]

청풍; [지금까지 구석천이 난릉왕과 대적하지 않은 것은 자기 주제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구.]

청풍; [하지만 이번에 입은 상처를 치유하고 나면 구석천의 생각도 좀 달라질 걸?]

권완; [그야말로 격장지계고 차도살인지계로군요!]

청풍; [흐흐흐! 하여간 우린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자구!] [원래 불구경보다 재미있는 게 쌈구경 아니겠어?] 낄낄 거리고

권완; (내가 생각한 것 이상으로 무서운 사람이야!) 청풍을 보며 침 꼴깍

권완; (어쩌면 장차 무림을 호령할 사람은 난릉왕도 아버지도 아니고 이 사람일지도 몰라!) 흥분하는데

청풍; [귀찮은 아줌씨가 또 왔군!] 찡그리고

권완; [?] 흠칫

권완; [누가 왔다고...!] 말하다가 입을 다문다.

슈육! 앞쪽의 고목나무에서 누군가 빠져나온다. 바로 공손대낭이다. 공손대낭은 나무의 요정이라 다른 나무들에서 빠져나오기도 한다. 헌데 표정이 안좋다. 화가 난 듯한 표정이고

진달개; (사람이 나무에서 빠져나오다니...!) 놀라는데

권완; [대낭!] 반갑게 말하며 말을 몰아 앞으로 나가고

권완; [지금 용화사로 가던 길이에요. 저희들이 늦었지요?]

공손대낭; [갈 것 없어요. 이미 다 끝났으니까!] 쌀쌀 맞게 말하고

권완; (단단히 삐졌네.) + [다 끝나다니... 무슨 뜻이죠? 자세히 말씀해주세요!] 말에서 내리고

공손대낭; [말하기도 싫어요!] [이제 일이 더 어렵게 됐고 이게 다 두 분 때문이에요!]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처럼 눈물 글썽이며 소리 빽 지르고.

청풍; [아니 이 싸가지 없는 요정이 누구한테 큰 소리야? 큰 소리가!] 눈을 부라리고

공손대낭; [두 사람이 제 때 와서 돕기만 했어도 진보가 그렇게까지 다치진 않았을 거라구요!] 이를 바득 바득 갈고

권완; [노야께서 다치셨어요?]

청풍; [뭔 소리야?] 뚱한 표정

청풍; [사람도 아니고 잡귀, 아니 목신이 된 영감탱이가 어떻게 다칠 수 있다는 거야?] 권완이 째려봐서 찔끔하며

공손대낭; [지난 밤 용화사에 모인 사람들은 하나같이 요정이나 이매망량도 해칠 수 있는 힘을 지닌 인물들이었어요.]

공손대낭; [그 때문에 진보와 저도 하마터면 죽을.... 아니 소멸당할 뻔했다구요!] 억울한 표정으로 눈시울를 소매 자락으로 찍고

권완; [마음을 갈아 앉히고 여기 앉아서 차근차근 말씀해보세요!] [지난 밤 용화사에서 무슨 일이 있었죠?] 공손대낭의 팔을 잡아 근처의 바위에 앉히며 말하고. 못 이기는 척 앉는 공손대낭

공손대낭; [사단은 공()씨 성의 공자가 예정에도 없이 용화사의 모임에 참석하면서 생겼어요!] 말하면서 공자무가 귀를 거느리고 탑 안으로 들어오던 장면을 떠올린다.

청풍; [?] [이 근처에 나 말고 또 공씨가 있었어?] 놀라고

그러거나 말거나 뭔가를 설명하는 공손대낭의 모습이 원경으로 보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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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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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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