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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1; [철궁에서 오셨다면 제발 본사의 위난을 면케 해주게!] 애원하지만

청풍; [저는 청부를 받지 않습니다.] 냉정하게 고개를 젓고

권완; (철궁의 궁주인 이 사람이 직접 청부를 받는 일은 거의 없겠지!) 끄덕이는데

노승1; [부처님께서 인도하시어 소협을 우리 옥불사로 보내셨소이다.] [부디 거절하지 마시고 공덕을 쌓아주시오. 사례는 섭섭지 않게 할 것이오.] 애원하고

[제발 본사를 구해주시오!] [청부를 받아주시오!] 노승들과 주변의 모든 중들이 고개를 조아리고 애원하지만

청풍; [그만들 해!] 버럭 고함지르고

모두들 깜짝 놀라는데

청풍; [내가 청부 받을 생각 없다는데 왜 지랄들이야?] 험상궂게 눈을 부라리고

겁에 질리고 절망하는 중들

노승1; [아미타불! 우리 옥불사가 오늘로 끝나는구나.] [차라리 명아사제가 옥불을 부수는 것이 더 낫겠도다.] 탄식하는데

텅! 갑자기 노승1과 청풍 사이에 시꺼먼 선장이 하나 툭 떨어진다.

청풍이 찡그릴 때

[명... 명아사숙의 선장이다!] 근처의 젊은 중들이 기겁하며 물러앉고

노승1; [명아사제! 어디 있는가?] 외치며 건물에서 나오고. 그때

다시 무언가가 하늘에서 툭! 하고 떨어진다. 어깨에서 잘려진 팔이었는데, 승포자락이 그대로 입혀져 있다.

[헉!] [팔... 팔이 허공에서!] 중들 기겁하며 뒤로 물러나 앉고

권완; <명아대사의 팔이에요!> 손으로 입을 가리며 청풍의 팔을 잡고

반사적으로 하늘을 보는 청풍.

하지만 맑은 하늘에는 아무것도 없고

권완; <술법을 쓰는 자가 근처에 있어요!> 전음으로 말하는데

팟! 갑자기 허공에서 명아노승의 눈을 부릅뜬 얼굴이 나타난다.

퍼억! 이어 바닥으로 떨어지는 명아노승의 머리통. 목에서 머리가 잘렸다.

[악!] [히익!] [명... 명아사숙!] 젊은 중들 비명 지르며 주저안고 물러난다.

노승1; [두... 두려워하지 마라. 불존께서 보우하실 것이다.] 외치지만 역시 겁에 질리고. 그 직후

퍽! 퍼퍽! 연달아 허공에서 나타나 떨어지는 다른 팔과 두 다리와 몸통

[으악!] [히익!] 겁에 질려 사방으로 달아나는 젊은 중들

청풍; [악독하구나!] 하늘을 올려다 보며 외치고.

권완; <난... 난릉왕이 근처에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겁에 질려 떨면서 청풍의 팔을 잡고

청풍; <난릉왕?> 흠칫하며 돌아보고

권완; <황보세가는 이미 난릉왕의 수족이 되었는데, 그들이 독단적으로 이런 일을 벌였다고 보긴 어려워요.> <아마도 난릉왕이 노리는 뭔가가 옥불사에 있는 듯해요.> 겁에 질려 주위를 둘러보고

청풍; (젠장! 난릉왕이라면 나도 아직은 상대할 자신이 없는데...!) 역시 침 꼴깍. 그때

노승1; [황보세가! 악독하구나!]

노승1; [불문 도량에서 사람을 죽인 것도 모자라서 토막까지 내는 것이냐?] [정녕 불벌(佛罰)이 두렵지 않은 것이냐?] 허공에 대고 주먹질을 하며 외치고. 그때

청풍; [황보세가에서 원하는 게 뭡니까?] 묻고

노승1; [만년옥액(萬年玉液)이외다.]

청풍; [그럼 그걸 줘버리시오.] [상대가 원하는 걸 주면 더 이상의 화는 없을 거요.] 퉁명스럽게

노승1; [만... 만년옥액은 천고의 보물이오.] [단 한 방울로도 어떤 상처든지 치료할 수 있으며 공력도 크게 높여준다고 하오.]

청풍; [그렇든 말든 줘버리시오.] [보물 지키려다 죽는 것만큼 멍청한 일도 없소!]

청풍; [하여간 중들이 욕심은 많아 가지고....]

노승들이 청풍의 당돌한 말에 멍청한 표정을 짓고. 그러다가

노승1; [아미타불! 우리 중에서 오직 명아사제만이 욕심에서 온전히 벗어났구나.] 합장하며 탄식하고

권완; (만년옥액은 백옥불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건 백옥불 안에 들어있기 쉽다.) 눈 반짝

권완; (만년옥액이 난릉왕의 손에 들어가면 아버님은 그만큼 힘든 싸움을 하셔야만 한다. 절대로 만년옥액이 난릉왕에게 넘어가게 해서는 안된다.)

청풍; [줄 겁니까 ?안 줄 겁니까?]

노승1; [아미타불! 사제들과 잠시 의논해봐야겠네.]

노승1; [사제들의 생각은 어떤가?] 다른 노승들을 돌아보고

노승2; [아미타불! 이미 말이 나왔습니다.]

노승2; [오늘 비록 빼앗기지 않는다 해도 앞으로 만년옥액을 노리고 찾아오는 자들이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입니다.]

노승2; [차라리 오늘 백옥불을 깨뜨려 후환을 없애는 게 옳을 듯합니다.]

노승3; [안될 말일세!] 노승2에게 번론

노승3; [백옥불이 없으면 본사는 옥불사가 아닌데 어찌 그리 쉽게 결정하려는가?]

노승4; [명징사형 말이 맞소! 백옥불을 깨트리자는 건 산문을 닫아걸자는 말처럼 들리니 다른 방법을 모색해봐야 할 것이외다.]

청풍; [그럼 절 이름을 무(無)옥불사로 고치면 될 것 아니오?] 버럭

중들이 돌아보고

청풍; [다 죽고 나서 무승사(無僧寺)가 되고 싶지 않으면 말이오.] 냉소하고

노승3; [어린 시주가 입을 함부로 놀리는구나!]

노승4; [우리는 모두 부처님을 모시는 사람들인데 어찌 모시던 불상을 하루아침에 말 몇 마디로 깨뜨릴 수 있단 말인가?]

청풍; [당신들 중들은 부처를 믿소? 돌덩어리를 믿소?] 험악하게 인상 쓰고

움찔하는 노승들

청풍; [하루아침에 몽땅 죽는 건 괜찮고 불상 깨지는 건 못 본다니 불상이 배를 잡고 웃을 일이군!] 냉소하고

청풍; [죽든 살든 마음대로 하시오. 난 모르겠소.] 권완의 손을 잡고 왔던 길을 향해 등을 돌린다.

호통치던 노승3은 당황하는 기색. 다른 여러 중들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데

청풍; [쳇! 좋은 거 보러 왔다가 귀만 더러워졌군!] 입을 삐죽거리며 권완을 끌고 건물 앞을 떠난다. 그 뒤로 중들이 갑론을박하고 있고

권완; [정말 그냥 갈 거예요?] 끌려가며 묻고

권완; [일류고수 소리를 듣던 명아대사조차 간단히 죽임을 당한 걸 보면 황보세가에서 무서운 자를 보낸 모양이에요.]

권완; [이대로 떠나면 옥불사의 스님들은 모두 화를 면할 수가...!] 휘익! 말하는 권완을 끌고 대나무 숲으로 날아들어가는 청풍.

권완이 흠칫할 때

청풍; [아무 말 마! 근처에서 지켜보는 자가 있어!] 이리 저리 숲에서 방향을 틀며 움직이고

권완; (감시를 벗어나려고...!) 침 꼴깍. 그때

청풍; [이 정도면 되었을 거야!] 스슥! 대나무 숲에서 빠져나오고

그들 앞에 오층의 웅장한 건물이 있다. 玉佛樓라는 현판이 걸려 있고

권완; (여긴...!) 흠칫할 때

청풍; [백옥불을 모시고 있는 옥불루(玉佛樓)야!] 권완을 끌고 건물 안으로 들어간다

옥불루 안에는 백옥으로 만들어진 석가모니좌상이 놓여 있는데, 그 높이가 자그마치 십오미터가 넘는다. 마치 바위산이 하나 들어앉아있는 것같은데 새하얀 옥석을 깍아서 부처 형상을 빚어놓았다.

권완; [대단해요!] 감탄

권완; [말로만 들었는데 정말 백옥으로 부처를 깍아놓았군요.] [이렇게 엄청난 크기의 옥석이니 만년옥액이 고여있을 만도 해요!]

청풍; [아깝구만! 이걸 조각내서 팔면 천만냥은 족히 받고도 남을 텐데...!] 입맛 다시고

권완; (누가 황금전장의 아들 아니랄까봐!) 피식 웃고. 그때

휙! 휙! 하는 바람소리가 밖에서 들린다.

청풍; (파공성!)

권완; [누가 와요!]

청풍; [우선 숨자고!] 권완을 두 팔로 안고

휘익! 몸을 날려 옥불루 꼭대기의 넓은 대들보 위로 올라간다. 대들보가 넓어서 충분히 숨을 수 있다.

대들보에 올라가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청풍과 권완. 직후

목소리1; [어서 오세요 황보가가(皇甫哥哥)!] [혹시 촌스러운 두 년 놈이 이리로 오지 않았어요?]

목소리1; [중들이 하는 꼴이 재미있어서 잠시 지켜보다가 그것들을 놓쳐버렸네요.] 밖에서 목소리가 들리고

목소리2; [난 여기 있지 않았다.]

목소리2; [장경각에 쓸만한 게 있나 뒤져봤는데 역시 옥불사에는 옥불 말고는 가치 있는 건 쥐꼬리 밖에 없구나.]

목소리1; [호호호! 쥐꼬리로 서문숙의 고양이를 낚을 생각이신가요?]

권완; <저 두 사람은 간이 크군요.>

권완; <무림에 알려지진 않았지만 옥불사 스님들은 모두 무공을 지니고 있는데 단 둘이 와서 살인을 하고 물건을 약탈하려하다니 말이에요.>

목소리2; [그 중놈의 시체는?]

목소리1; [토막을 쳐서 던져줬어요. 그놈들이 아주 좋아하더군요. 호호호!]

청풍; (명아대사를 죽인 건 계집이었군!)

청풍; (목소리를 듣자하니 아직 젊은 계집인 것 같은데 심보가 사갈같구나.)

목소리2; [흥! 머저리 같은 중놈들!] [순순히 우리 제의를 받아들였다면 서로 귀찮을 것도 없었을 텐데....] 누군가 들어오며 냉소한다

내려다보는 청풍과 권완.

팔짱을 낀 채 옥불루 안으로 들어서는 일남일녀. 계집은 바로 앞 장면에 나왔던 진달개. 사내놈은 아주 잘 차려입은 이십대 초반의 청년., 얼굴도 잘 생겼지만 사악한 분위기. 이놈이 악역 중 하나인 황보천유. 아주 나쁜 놈이면서 실력도 뛰어난 놈임. 절대 단순 조연이 아니니 잘 묘사

진달개; [권하는 술은 마다하고 벌주를 좋아하는 것들도 있기 마련이죠.] [육백 근의 황금을 주겠다고 했을 때는 물건을 내놓지 않으면 빼앗아 갈 거라는 생각도 했어야죠. 호호호호.] 황보천유에게 달라붙어서 교태롭게 웃고

황보천유; [진매가 보았다는 그 년 놈이 어쩌면 여기 있을지 모르겠군.] 둘러보고

진달개; [흥! 겁 없이 우리 일에 나서는 것들은 모두 죽여야 해요.]

청풍; (놀고 있군!)

청풍; (나야말로 너희 악독한 년놈들을 좀 골탕을 먹여야겠다!) 목소리를 소리 안내고 다듬은 다음

청풍; <황보중평은 지금 어디 있느냐?> 천산음으로 말하고. 순간

진달개와 황보천유가 깜짝 놀라며 검을 뽑는다.

황보천유; [혹시 고씨세가의 고척방(高陟方)가주님이십니까?]

청풍; <본좌를 알면서도 검을 거두지 않는 것은 본좌와 한번 겨뤄보겠다는 뜻이냐?> + (비슷하게 흉내낸 것 같군! 역시 천산음은 쓸모가 많아!)

황보천유; [후배 황보천유(皇甫闡喩)와 진달개(秦達价)가 고가주님께서 납신 것을 몰랐습니다.] [결례를 용서하십시오!] 검을 거두며 포권하고

청풍; <너희들은 어떻게 옥불사에 만년옥액이 있다는 걸 알고 찾아왔느냐?>

황보천유; [후배는 다만 아버님의 명을 받았을 뿐입니다.]

황보천유; [아버님 말씀으로는 왕께서 서문숙을 찾아 이 일대를 조사하시다가 이 백옥불에 만년옥액이 형성되었었다는 걸 아셨다고 하셨습니다.] 눈을 굴리며 목소리가 나는 곳을 찾으려 애쓴다.

청풍; (그렇게 된 것이었군!) 끄덕이고.

황보천유; [왕께선 지난 번 싸움에서 괴상하기 이를 데 없는 놈으로부터 정기신(精氣神) 을 크게 손상당하셨다고 합니다.]

황보천유; [그러나 만년옥액을 드시면 금방 회복될 수 있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강해지실 수 있을 것이므로 꼭 구하셔야 한다고…] + 진달개; [후배들은 가주님께서 직접 이곳에 오실 줄은 몰랐습니다.] 나서고

진달개; [세분 가주님은 머리 잘린 뱀 꼴이 된 일곱 세가를 쓸어버리러 가신게 아니었는지요?]

청풍; (저 계집이 나를 의심하는구나.) + [나는 이미 남궁(南宮)과 차(車), 두 세가를 멸하고 이곳으로 달려왔다.]

청풍; [너희들의 아비들도 지금쯤 이곳으로 달려오고 있을 것이다.]

진달개; (괜히 의심했나?) 갸웃할 때

<고척방! 그대 능력은 본 왕이 생각한 것보다 훨씬 뛰어나군. 벌써 두 세가를 멸했을 뿐 아니라 본 왕의 명을 거역하고 이곳으로 오다니....> 갑자기 하늘에서 음성이 들리고

<이 목소리는!> <난릉왕!> 청풍과 권완 기겁하고. 그때

따각! 따각! 말발굽소리가 옥불루 입구 쪽에서 들린다.

황보천유와 진달개는 납작 엎드리고

쿵! 옥불루 안으로 말을 타고 걸어들어오는 난릉왕

난릉왕의 눈이 대들보 쪽으로 향한다. 순간

청풍: (젠장!) 권완을 와락 끌어안고

쩡! 난릉왕의 눈이 레이져같은 빛을 발하고

청풍; (들켰다!) 스팟! 사라진다.

쾅! 순간 레이져포같은 난릉왕의 눈빛이 대들보를 박살내고 천장을 뚫어버린다

펑! 밖에서 본 모습. 옥불루의 지붕을 뚫고 치솟는 강렬한 빛줄기 한 쌍

콰드드! 지붕이 무너지는 옥불루

[헉!] [꺅!] 팟! 꿇어 엎드렸다가 비명 지르며 옥불루 밖으로 퉁겨지듯 날아가는 황보천유와 진달개. 둘 다 대단한 고수들임을 보여주고

말의 배에 박차를 가하는 난릉왕

히히힝! 울부짖는 난릉왕의 말

파앗! 바닥을 박차고 날아오르는 난릉왕의 말

펑! 난릉왕은 말과 함께 날아올라 대들보와 지붕을 그대로 통과하여 허공으로 솟구친다.

따각! 따각! 허공을 돌며 달리는 난릉왕의 말

콰드드! 드드드! 옥불루가 붕괴되는 것이 말의 발 아래로 보이고. 옥불루에서 뛰쳐나온 황보천유와 진달개가 놀라서 올려다보고 있고

콰드드! 완전히 붕괴하면서 백옥불의 상체가 옥불루 잔해 밖으로 드러난다.

달리는 말에 탄 채 둘러보는 난릉왕. 하지만 어디에도 청풍과 권완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난릉왕의 뇌리에 떠오르는 모습. 청풍이 권완을 안고 사라지던 모습이다.

청풍의 품에 안겨 공포에 질려 자신을 내려다보던 권완의 얼굴 크로즈 업

난릉왕; [놓치지 않겠다!] 말에 박차를 가하고

히히힝! 뚜다다다! 허공을 달리며 울부짖는 말.

쾅! 파삭! 말이 내려 꽂히다가 발로 지붕을 밟자 옥불사의 건물 한 채가 폭삭 주저앉고

[아악!] [아미타불!] [살.. 살려줘!] 무너지는 건물에서 뛰쳐나오며 비명 지르는 중들. 깔려죽는 중도 있고

<나와라 이력(異力)을 지닌 소녀여!> 두두두! 이리 저리 허공을 달리며 텔레파시로 외치는 난릉왕.

<나 난릉의 앞에 모습을 드러낼 지어다!> 팍! 파삭! 말이 건물 지붕을 밟을 때마다 건물들은 성냥으로 지은 장난감 집처럼 무너진다

살아남은 중들은 마당에 머리를 박은 채 엎드려 아미타불을 외치고 있고

경악하며 보고 있는 황보천유와 진달개

 

#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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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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