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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十八 章

 

               血荒奪 對 覇天神輪

 

 

 

 

--- -- !

쿠르르르르---!

경기가 해일같이 일고,

굉음이 우뢰같이 터지고 있었다.

널찍한 석실(石室).

자연적인 동굴에 인력(人力)을 가한 듯이 보이는 널찍한 석실이었다.

[! 지독한 늙은이...!]

[과연... 무당제일인(武當第一人)이다.]

두 명의 인물이 괴로운 표정을 지으며 일인(一人)을 합공하고 있었다.

콰자자자작!

--- 쿠쿠쿠쿵!

시뻘건 혈영강기(血影罡氣)와 찬연한 금빛의 강기가 무지개같이 일어났다.

콰르르르르---!

--- 이이잉!

그 사이로 한 명의 인물이 둥실 떠 있었다.

청수한 노도인(老道人).

한데 두 다리가 무릎 아래서 싹둑 잘라 있었다.

우르르르르---!

노도인의 몸에서는 창창한 청강(靑罡)의 노을()이 피어오르고 있다.

[혈영군(血影君)! 통천금룡제(通天金龍帝)! 너희들 정도를 못 쓰러뜨릴 무당의 무공이 아니다!]

처참한 형색의 노도인의 입에서 우뢰성이 일었다.

노도인,

그는 무당제일인으로 불리던 절정고수다.

그 때문에 다리가 잘린 중상이건만 신위(神位)를 잃지 않는 것이다.

노도인은 석실에서 또 다른 곳으로 이어지는 석로(石路)의 앞을 막고 있었다.

석로(石路)의 안쪽,

한 명의 소녀가 힘없이 석벽에 기대어 있었다.

백지장보다도 하얀 피부...

그러나,

그녀의 용모는 가히 경국지색이었다.

비 맞은 난초의 모습이 그러할 것이다.

[에잇! 혈영마라살(血影魔羅殺)!]

혈영인, 혈영군(血影君)이 벼락치듯이 쌍장을 쪼개어 내었다.

그와 함께,

[금룡진천하(金龍震天下)!]

--- 우우웅!

우르르르!

석 자 길이의 금장(金杖)으로 폭풍을 끌어 모으는 자,

그자는 통천금룡제(通天金龍帝)라고 불리는 자다.

--- 이이잉!

쿠쿠--- 쿠쿵!

시뻘건 혈영강기와 찬연한 금룡강기가 뒤엉키며 노도인을 쳐갔다.

[태청자허뢰(太淸紫虛雷)!]

스스스스!

노도인의 신형에서도 기이한 자청(紫靑)의 강기가 피어올랐다.

--- 콰쾅!

--- 꾸꿍!

폭죽이 터지듯이 굉음이 일었다.

거창한 파동이 석실을 뒤흔들어 무너뜨릴 듯이 번져 나갔다.

[! 지독한 늙은이...!]

[역시... 도존(道尊)이다!]

혈영군과 통천금룡제가 휘청이며 물러났다.

[...!]

그와 함께 허공에 뜬 노도인의 신형도 크게 흔들렸다.

그때였다.

--- --- !

한 줄기 백영인 유령같이 노도인을 스쳐 석로 안쪽의 미녀를 무찔러갔다.

[감히---!]

휘청하던 노도인의 입에서 벼락같은 노갈이 터졌다.

--- 르르르릉!

노도인은 물불을 가리지 않고 백영(白影)을 휩쓸어 갔다.

그때였다.

[청허현도존(靑虛玄道尊)! 그러길 기다렸다!]

스스스스슥!

백영(白影)이 일시에 수십 개의 환영(幻影)으로 흩어졌다.

[!]

노도인은 당황했다.

앞뒤를 가리지 않고 전력을 쏟아냈으므로 일시에 공세를 조절할 수 있었던 것이다.

다음 순간,

--- !

[--- !]

노도인은 가슴이 화끈함을 느끼며 나뒹굴었다.

어느틈엔가 그의 가슴에는 월아형(月牙形)의 비수가 꽂혀 있었던 것이다.

[! 청허현도존)도 별것 아니군!]

백영이 남녀를 구별할 수 없는 탁한 목소리로 냉갈하며 청의노도인 앞으로 날아내렸다.

한데 청허현도존(靑虛玄道尊)이라니...

다리가 잘린 노도인!

그가 정녕코 청허현도존이란 말인가?

정도삼존(正道三尊)의 일존(一尊)이며 무당제일존이기도 하던 청허현도존,

그가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단 말인가?

천하제일지사(天下第一智士)라던 그도 자신의 운명은 알지 못했단 말인가?

[... 태옥(太玉)... 그 못난 놈이... 엉뚱한 짓만 하지 않았어도!]

청허현도존이 피를 토하며 몸을 일으켰다.

스스스스슥!

[크크크...!]

그의 주위로 혈영군, 통천금룡제, 그리고 백의에 몽면을 한 살수가 다가섰다.

살수는 일신에 백포를 뒤집어 쓰고 있어 남녀노소를 구별할 수가 없었다.

[영라(瓔羅)... 미안하다.]

청허현도존은 벽에 기댄 채 석로속의 미녀를 돌아보았다.

[...!]

석로의 미녀는 커다란 눈으로 청허현도존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의 맑은 두눈이 처연함을 담아 촉촉히 젖어있었다.

[청허현도존! 오랫동안 살아왔으니... 여한은 없겠지?]

백의살수가 냉소하며 손을 쳐들었다.

의외로 여인의 그것같은 작은 손이었다.

그 손에는 싸늘한 빛이 흐르는 월아밀살비(月牙密煞匕)가 들려있었다.

[월영극살(月影極煞)... 영라에게는 손대지 마라!]

청허현도존은 백의살수에게 말을 하고 눈을 감았다.

월아밀실비가 꽂힌 청허현도존의 가슴에서는 선혈이 꾸역꾸역 흘렀다.

[! 물론이다! 영라는 본종(本宗) 군사(軍師)의 천금이니...!]

월영극살이라 불린 백의인이 냉소할 때였다.

빠캉!

[!]

요란한 금속성과 함께 월영극살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다.

어디선가 날아든 강기가 월아밀살비를 박살낸 것이다.

[누구냣!]

[어떤 놈이냐?]

삼인이 대경하여 홱 돌아섰다.

그때였다.

[혈종(血宗)의 주구들! 용서할 수 없다!]

한소리 우렁찬 폭갈이 터져 석실을 뒤흔들고,

--- --- !

--- --- 이잉!

갑자기 석실전체가 새파란 륜영(輪影)으로 가득 찼다.

[!]

[... 패천신륜(覇天神輪)!]

[으아아... 패천신륜이다!]

삼인의 안색이 사색이 되었다.

--- --- !

쿠르르르---!

--- --- !

삼인은 사색이 되어서도 지체없이 전력을 다해 공세를 발동하면서 몸을 흔들었다.

그러나,

--- --- 카캉!

--- --- !

모든 공세가 륜영(輪影)에 부닫히자 산산이 박살이 나서 흩어졌다.

그리고 혈영군(血影君)은 가슴이 화끈해짐을 느꼈다.

패천신륜의 예기(銳氣)가 혈영장기를 쪼개어 피를 본 것이다.

[...!]

[...!]

통천금룡제는 공포로 안색이 흙빛으로 변했고,

월영극살은 얼마나 놀랐는지 다리가 후들후들 거리고 있었다.

스스--- 스슥!

다음 순간,

스스스슥!

모든 륜영(輪影)이 가시며 청허현도존의 옆으로 이인(二人)이 유령같이 내려갔다.

그들은 물론 능천한과 광양존후(廣陽尊后)였다.

[능가... 또 네놈이냐?]

통천금룡제가 부들부들 떨며 능천한을 바라보았다.

[통천금룡제! 혈영군! 다시 만났구려!]

능천한이 묵직한 어조로 말하며 혈영군과 통천금룡제를 바라보았다.

(무섭다! 무서운 속도로 거대(巨大)해지고 있다.)

능천한의 시선을 접한 혈영군과 통천금룡제의 안면이 부들부들 떨렸다.

이어 그의 시선은 월영극살에게 머물렀다.

(낯익은 눈빛...)

능천한은 몽면사이로 드러난 월영극살에게 머물렀다.

월영극살은 그의 시선을 받자 부르르 몸을 떨었다.

그때였다.

[... 그대가... 패천잠룡(覇天潛龍)... ?]

금벽라의 부축을 받으며 청허현도존은 힘겹게 물었다.

[그렇습니다. 소생이 황산 능가의 후손입니다.]

능천한이 시선을 돌리지 않으며 대답했다.

스스스슥!

혈영군, 통천금룡제, 월영극살이 품자형으로 포위해 오고 있었기 때문에 시선을 돌릴 수 없었던 것이다.

[허허... 황산으로 그대를 찾으러 가다가 저 망나니들에게 막혔었는데... 이런 곳에서 그대를 만나다니,...]

청허현도존이 안심한 듯이 웃었다.

그때,

[죽어랏! 혈영척살류(血影剔煞流)!]

[금룡통천인(金龍通天印)!]

[...!]

파츠츠츠츠츳!

--- 쿠쿵!

--- !

혈영군, 통천금룡제, 월영극살의 공세가 일제히 노도같이 일었다.

그자들은 개개인이 초절정의 고수들이다.

능천한이 맨손으로 겨룬다면 크게 우세할 수 없을 정도로,

그러나 능천한에게는 천지십병에 드는 패천신륜(覇天神輪)이 있다.

무엇이든지 잘라낸다는 천하의 패도신병(覇道神兵)...

(끝을 내자!)

능천한은 입술을 꼭 깨물었다.

[차핫! 겁멸파황류(劫滅破荒流)!]

능천한이 대갈하며 패천신륜을 쪼개어 내었다.

패천제사절(覇天第四絶)!

--- 이이잉!

콰르르르---

천지가 갈라지는 듯!

거창한 륜세(輪勢)가 폭풍처럼 일어났다.

수천 조각의 륜영(輪影)!

그것은 하나하나가 한자 두께의 동장철벽이라도 잘라버리는 날카로움을 싣고 있었다.

--- --- 카각!

츠츠츠---

[!]

[... 상대할 수 없다!]

[...!]

혈영군, 통천금룡제, 월영극살이 피를 흘리며 밀려났다.

그들의 가슴은 쩍쩍 갈라져서 선혈이 배어나오고 있었다.

그리고 능천한도 패천신륜을 받아들며 휘청하였다.

월영극살이 내친 무형살인강(無形殺人罡)에 충격을 받은 것이다.

[물러가랏! 그대들과 더 이상 다투고 싶지 않다!]

능천한이 냉갈하며 싸늘히 삼인을 노려보았다.

[...]

[...]

통천금룡제와 혈영군이 치를 떨며 능천한을 노려보았다.

능천한의 일갈에 치욕을 느낀 것이다.

그러나 감히 발작하지는 못했다.

패천신륜의 무서음을 뼈아프게 느낀 탓이다.

그때였다.

[크흐흐흐! 그대가 패천황룡(覇天皇龍)의 아들인가?]

갑자기 한소리 소름끼치는 음성이 석실을 뒤흔들었다.

그와 함께,

츠츠츠츠츳!

석실의 일각에서 칙칙한 혈광(血光)이 스물스물 피어오르기 시작하였다.

(!)

능천한은 이 돌변한 상황에 흠칫하였다.

그리고,

[... 혈종(血宗)!]

[종주(宗主)!]

혈영군, 통천금룡제, 월영극살이 급히 오체복지 하였다.

(혈종(血宗)?)

능천한은 흠칫하며 혈광(血光)이 번져 나온 곳을 바라보았다.

있었다!

[...!]

그곳에 어느 틈엔가 일인(一人)이 서 있었다.

전신을 칙칙한 혈광(血光)으로 뒤덮은 괴인(怪人).

그자의 눈에서는 번갯불같은 혈광(血光)이 뚝뚝 흐르고 있었다.

[...]

능천한은 자신도 모르게 둔중하게 신음하였다.

[귀하가 혈종(血宗)인가?]

능천한은 이내 능연히 몸을 세우며 물었다.

그러자 혈광 속의 괴인이 괴팍한 어조로 대꾸했다.

[크크... 패천잠룡! 그렇다. 본종이 혈종(血宗)이다!]

능천한은 두눈을 형형하게 빛냈다.

[우주혈종(宇宙血宗)과는 어떤 사이인지...]

[크크... 그것은 네가 알필요 없다.]

그리고,

--- 츠츠츳!

--- ! --- 이이잉!

그자의 몸에서 칙칙한 핏빛의 기류가 일어났다.

그것은 그자가 든 기형(奇形)의 탈()에서 솟구치고 있었다.

[혈황탈(血皇奪)...]

능천한은 둔중하게 신음하였다.

[자부궁(紫府宮)을 친 것도... 그대였군!]

--- --- 이잉!

츠츠츠츠---

패천신륜에서도 강렬한 기류가 일었다.

[조심하세요, 아우님!]

광양존후가 걱정스레 전음을 보냈다.

[...!]

능천한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우르르르---

--- 이이잉!

석실이 거창한 예기(銳氣)로 가득찼다.

천지십병(天地十兵)!

당세에 동시에 나타난 천지십병 간의 충돌이 이제 벌어지는 것이다.

 

---혈황탈(血荒奪).

---패천신륜(覇天神輪).

 

이백 년 전 한 차례 격돌이 있었던 두 신병이 이제 다시 부딪히는 것이다.

[...]

[... 지독한 예기...]

두 신병사이에 있던 혈영군 등이 오공으로 피를 토하며 한옆으로 물러났다.

그러던 어느 순간,

[크크크...]

--- 이이잉!

혈종의 음소 속에서 가공할 혈기류(血氣流)가 쏟아졌다.

숨을 탁 막히게 하는 끔찍한 핏빛마기!

[겁멸파황류(劫滅破荒流)!]

--- --- !

--- 유우우--- !

패천신륜에서도 벼락이 치듯이 륜강(輪罡)이 쏟아졌다.

------ !

--- --- !

만균의 뇌정(雷霆)이 터지듯.

동장철벽이 깨어지는 듯한 폭음이 석실을 뒤흔들었다.

[--- !]

! --- 쿠쿵!

그중에서 능천한의 앞가슴을 피로 물들이며 쿵쿵 물러섰다.

(공력(功力)의 차이가 너무 난다!)

능천한의 안색이 하얘졌다.

혈종의 공력이 너무 강한 것이다.

병장기끼리의 우열은 거의 없음에도 능천한은 손해를 본 것이다.

[아우님...]

광양존후가 안타깝게 부르짖었다.

그리고...

(안된다. 공력차이가 커서 혈황탈을 막지 못한다.)

청허현도존이 입술을 깨물었다.

(어차피 살기는 틀린 몸... 영라를 위해서라도 이 싸움을 뒤로 미루도록 해야 한다.)

청허현도존의 노안이 결의로 번뜩였다.

--- 이잉!

츠츠츠---

다시 혈종과 능천한은 막강한 예기를 일으키며 대치했다.

(폭천혈강류(瀑天血罡流)...)

능천한이 입술을 깨물었다.

그때였다.

[능소형제... 내말을 잘 듣게, 노도가 뛰쳐나가는 순간에 급히 뒤로 물러나게!]

능천한의 귓가로 청허현도존의 전음이 들렸다.

[...!]

능천한은 흠칫했다.

(저분이 무슨 생각을,...)

다음 순간,

[--- --- !]

--- 아앙!

청허현도존이 폭갈을 지르며 혈종에게로 쇄도하여 갔다.

[! 노선배!]

[사부!]

능천한은 등이 아연하여 외쳤다.

[미쳤군!]

--- --- !

혈종이 흠칫하다가 혈황탈을 쪼개내었다.

[안돼!]

능천한이 아연하여 패천신륜을 쳐들었다.

그러나...

[능소형제! 영라를 부탁하네!]

청허현도존의 외침이 능천한의 귓전을 때리고.

[청허도천폭(靑虛道天暴)!]

--- 꾸꿍!

--- --- !

청허현도존의 일신에 새파란 안개()가 뒤덮이는 듯 하더니...

일시에 그의 노구가 굉렬하게 폭발하였다.

[노선배!]

[사부!]

능천한은 처절하게 부르짖으며 다급히 뒤로 물러섰다.

 

---청허도천폭(靑虛道天暴)!

 

그것은 일신의 잠력을 한순간에 끌어올려 육신과 함께 폭출시키는 것이다.

절대절명의 최후신공...

--- 르르릉!

--- --- 쿠쿵!

[... 이런...]

혈종의 낭패한 목소리가 들리고,

청허현도존이 뻗친 청허도천폭의 공력에 석실전체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하였다.

[노선배!]

능천한이 입술을 깨물며 석로 속으로 뛰어들었다.

 

---헛허... 영라를 부탁하네...---

 

청허현도존의 말이 여운을 끌며,

--- --- 쿠쿵!

콰르르르릉!

무너지는 석실과 함께 굉음으로 사라져 갔다.

도존(道尊)!

청허현도존(靑虛玄道尊)의 비장한 최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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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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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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