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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八 章

 

                     天地十兵秘事

 

 

 

<천하(天下)는 천지십병(天地十兵)이 동시대(同時代)에 나타난 적이 없었다고들 알고 있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노부에 대해 천지십병(天地十兵)의 세 가지가 동시에 나타났었다...>

 

[천지십병(天地十兵) 중 세 가지가...]

능천한의 두눈이 형형한 빛을 발했다.

 

---천지십병(天地十兵).

 

하나만 나타나도 천지가 뒤흔들린다는 절세신병들이 아닌가?

하물며 그중 세 가지가 동시에 나타났었음에도 천하가 전혀 알지 못했다니...

기이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능천한은 패천자의 글을 계속 읽어 나갔다.

 

<그대는 우주혈종(宇宙血宗)을 기억하리라. 전설 속의 사도대조종(邪道大祖宗)이던 혈종(血宗)의 후예인 우주혈종(宇宙血宗)을 기억하리라!>

 

[우주혈종(宇宙血宗)!]

능천한은 답답한 신음을 토했다.

이백 년 전에 있었던 피()의 역사를 기억해낸 때문이다.

이백 년 전,

천하(天下)가 피()에 잠겼다.

인혈(人血)이 장강(長江)을 메우고 시신이 황야를 뒤덮은 때가 있었다.

 

---크하하하...! 보라! 혈종(血宗)이 제림하였도다! 굴복하지 않으면 구족을 멸하리라!

 

가공스런 혈갈(血喝)이 천지를 뒤흔들고,

중원천하는 혈운(血雲)으로 뒤덮여 한 조각의 빛도 찾아볼 수 없었다.

 

---혈세천하(血世天下)!

 

()의 역사가 영원히 쓰러지지 않을 듯이 창창하였다.

이 모든 것이 인 대사종(大邪宗)에 의해 이루어졌다.

 

<우주혈종(宇宙血宗)>

 

바로 이 인물이 그 장본인이었다.

그자는 근 이천여 년 전 전설 속의 사도대조종이던 혈종(血宗)의 저주로 부활시킨 인물이었다.

 

---고금오대마종(古今五大魔宗).

 

고금을 통틀어 최강이라는 다섯 마종을 일컫는 말이거니와,

우주혈종(宇宙血宗)은 그 선조 혈종(血宗)이 고금오대마종에 들었다는 이유로 고금오대마종에 끼지는 못했다.

그러나,

사실 그는 혈종(血宗)이상이었다.

혈종이상일 뿐 아니라 그는 마도와 사도에서는 천마(天魔) 다음으로 손꼽히는 인물이다.

그만큼 우주혈종은 강했다.

()하다는 것이 천하를 위해 좋은 일만은 아니었다.

우주혈종은 자신의 힘으로 천하무림을 멸절시키려 하였고,

하루에도 수백명의 생명이 그의 손에 죽어갔다.

그러니... 큰일이 난 것이다.

이대로 가다가는 천하무림의 뿌리가 완전히 끊겨 버릴지도 모를 상황이었다.

 

<보다 못한 노부가 다시 무림에 나왔다. 노부가 은거한 꼭 삼십 년만의 일이었다...>

 

전대(前代)의 대비사(大秘事)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광란하듯 피를 부르며 날뛰던 우주혈종(宇宙血宗)!

그가 어느날 갑자기 흔적도 없이 사라지게 된 비사가 이렇게 시작된 것이다.

 

---하늘()을 거슬리려하는가?

 

패천자(覇天子)가 폭갈(瀑喝)로 일어나 우주혈종을 찾았다.

천하가 공포 속에 움츠린 위로...

 

---크크... 패천자(覇天子)! 잘 나타났다. 네놈을 쓰러뜨리지 않고는 혈종천하(血宗天下)를 이루었다고 말할 수 없으니...

 

마침내!

패천자를 피할 우주혈종(宇宙血宗)이 아니다.

양대절정인(兩大絶頂人)의 격돌은 기련산(祁蓮山) 지옥애(地獄崖)에서 이루어졌다.

경천동지!

경혼읍백!

천지(天地)가 무너질 듯이 뒤흔들리고,

만근의 거석이 조약돌처럼 십여 리 밖으로 날아갔다.

패천자(覇天子)!

그는 당대 무적이던 절정인!

우주혈종(宇宙血宗)!

그는 이천 년 전 이미 사종천하(邪宗天下)로 만들었던 혈종후예(血宗後裔)!

양인의 대결전은 세상의 종말인 듯이 엄청난 것이다.

그들 양인, 그들은 비단 무공으로만 겨룬 것이 아니었다.

그들에게는 천지십병(天地十兵)에 드는 신병(神兵)과 마병(魔兵)이 하나씩 있었다.

 

---패천신륜(覇天神輪).

---혈황탈(血荒奪).

 

패천신륜(覇天神輪)은 사대신병(四大神兵) 중의 하나이며,

혈황탈(血荒奪)!

혈황탈은 혈종(血宗)이 애용했던 절대병기!

그것은 저주의 사대마병(四大魔兵) 중에 드는 마병이 아닌가?

하늘()이 갈라지고 땅()이 찢어졌다.

가공!

그것은 너무도 가공스런 충돌이었다.

패천신륜의 얘기는 륜영(輪影)을 몰아 천지(天地)를 질타하고,

혈황탈의 가공스런 핏빛 마광은 구천에 이르렀다.

신병(神兵)대 마병(魔兵)의 대결,

그것은 이미 인세(人世)의 그것이 아닌 듯 하였다.

굉음과 경기의 해일이 칠주 칠야로 기련산 전역에 몰아쳤다.

처음에는 백중지세(佰仲之勢)였다.

그러나,

정녕,

우주혈종(宇宙血宗)의 마기는 무서운 것이었으니...

패천자는 우주혈종의 마기에 점차 압도당해가기 시작했다.

분하게도,

패천존후신강(覇天尊吼神罡)이 혈종사령공강(血宗邪靈空罡)을 완벽하게 막지 못하는 것이다.

칠일의 결전 후,

패천자(覇天子)는 점차 위경에 빠졌다.

패천신륜의 륜영(輪影)이 혈황탈의 마기에 허물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이대로라면 하루도 버티지 못할 것이다.)

패천자는 이를 악물었다.

그러나,

한번 허물어지기 시작한 균형은 돌이킬 수 없는 상태였다.

그때였다.

[우주혈종(宇宙血宗)!]

갑자기,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사자후가 터져나와 기련산을 뒤흔들었다.

[!]

[!]

패천자와 우주혈종은 아연하여 물러섰다.

폭갈을 터뜨린 인물의 공력은 가공스러운 것이었다.

그와 함께,

장내에 한 명의 제왕(帝王)의 기도를 지닌 인물이 나타났다.

자의중년인(紫衣中年人)!

빈손의 그 인물은 가히 천신(天神)의 풍도를 지니고 있었다.

[한 걸음 늦어 귀공 혼자 애쓰시게 하였오이다!]

그 인물은 패천자에게 정중하게 포권을 취했다.

[크크... 네놈은 또 누구냐?]

우주혈종이 자의중년인에게 폭갈을 지르며 혈황탈을 쪼개내었다.

[귀공! 조심하시오!]

패천자가 다급히 외쳤으나,

[!]

자의인은 냉소하며 날아드는 혈황탈을 노려보며 미동도 아니하였다.

 

[...!]

능천한은 눈을 크게 뜨며 패천자의 다음 글을 읽어나갔다.

그곳에는 실로 놀라운 사실이 적혀 있었다.

 

<그때... 오오! 노부는 보았다. 사대신병(四大神兵)의 으뜸이라는 천형제왕검(天形帝王劍)의 그 웅장한 위용을...!>

 

능천한은 검미를 찌푸렸다.

[분명 그 자의중년인은 빈손이었다고 쓰시지 않았는가? 한데 천형제왕검(天形帝王劍)이 나타났다니...]

 

<천형제왕검(天形帝王劍).>

 

사대신병(四大神兵)은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언급되는 신병(神兵)이다.

천형제왕검(天形帝王劍)!

그 진정한 형태를 아는 사람은 전무하다.

그만큼 신비에 싸인 병기인 것이다.

팔황천병(八荒天兵)의 전설만 없었다면,

천마지존비(天魔至尊匕)와 천병일천좌(天兵一天坐)의 수좌(首坐)를 다투었을 절대신병(絶代神兵).

만검지존(萬劍至尊)의 군황신병(君皇神兵)이라 불리는 것이 천형제왕검(天形帝王劍)인 것이다.

 

<천지(天地)가 일시에 천만(千萬) 검영(劍影)으로 가득하도다.

자의인의 일신에서 백장에 이르는 검영(劍影)이 폭풍같이 일어났다.

너무도 장쾌하고 웅장한 위세...

그리고...

그것으로 끝이었다.

혈황탈의 마기가 얼음조각같이 깨지고 우주혈종은 가슴이 관통 당하여 지옥애(地獄崖)로 떨어지고 말았다.

우주혈종(宇宙血宗)은 노부와의 칠주칠야의 접전으로 극히 지친 상태였음을 사실이었다.

그렇다 해도 단 일격에 우주혈종을 격살한 자의인의 신위는 놀라운 것이었으며,

그것이 진정한 천형제왕검(天形帝王劍)의 위용이었느니라.>

 

[... 천형제왕검(天形帝王劍)... 어떤 병기이기에... 우주혈종을 그토록 간단히 쓰러뜨렸단 말인가?]

능천한은 붕목을 깊숙이 빛냈다.

 

우주혈종을 쓰러뜨린 후,

자의중년인은 패천자에게 자신의 명호를 밝혔다.

[소제는 제왕천(帝王天)의 당대천주인 제왕천신(帝王天神)이외다.]

그리고,

제왕천선이라는 그 자의인은 패천자에게 의미심장한 한 마디의 말을 남긴다.

[대혈겁(大血)의 씨앗은... 이미 뿌려졌소이다. 그것은 당대에는 어쩔 수 없는 것이고... ()에서 일어난 대붕(大鵬)에 의해서만 흩어질 것이니...]

재황천신은 그 한 마디를 남기고 사라졌다.

글은 여기서 끝이 나있었다.

 

---혈황탈(血荒奪).

---패천신륜(覇天神輪).

---천형제왕검(天形帝王劍).

 

천지십병(天地十兵)의 삼병(三兵)이 뒤엉킨 대비사는 이렇게 끝이 난 것이다.

[우주혈종(宇宙血宗)... 그가 갑자기 사라진 이유는 기련산 지옥애에서 패사한 때문이었군!]

능천한은 고개를 끄덕였다.

영원히 사장될 뻔한 이백 년 전의 대비사가 그에 의하여 되살아난 것이다.

[제왕천신(帝王天神)이란 분의 말은 피()의 시작은... 바로 지옥애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인데...]

능천한의 검미가 모아졌다.

[지옥애... 우주혈종... 그들이 무슨 관계가 있는가?]

그는 꿈에도 알지 못하리라.

저주...

그 끔찍한 신기보 서열 삼위의 전설...

혈정극마갱(血精極魔坑)이 기련산에 있음을...

그것도 지옥애라는 절지에...

[이곳을 나가게 된다면 반드시 지옥애의 비밀을 풀어보리라!]

능천한은 나직이 중얼거리며 입술을 굳게 다물었다.

그는 패천신륜을 깊이 간직했다.

그리고 나서,

그는 패천자의 시신에 정중히 일배를 올렸다.

[대공(大功)을 이루어 이곳을 나가게 되면... 사조님의 존체는 다시 모시겠습니다!]

일배를 한후 능천한은 석실을 물러나왔다.

물러나는 능천한을 바라보는 패천자.

그 청수한 얼굴이 밝아보이는 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역경(逆境)과 기우(奇遇)는 잠룡을 더욱 거대한 거룡(巨龍)으로 만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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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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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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