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第 三十二 章

 

             落日劍의 出現

 

 

 

쏴아아아!

콰아아아!

하늘이 문득 어두워지는가 싶더니 갑작스럽게 소나기가 쏟아졌다.

여름 날씨란 도무지 믿을 수가 없다.

뒷짐을 쥐고 여유있는 자세로 산을 올라가던 서생(書生)이 소나기에 저으기 당황했는가 보다.

촤악!

섭선을 펼쳐 머리를 가리고 나무 밑으로 피했다.

바로 그순간,

번쩍󰠏󰠏󰠏󰠏󰠏󰠏!

꽈르르르󰠏󰠏󰠏󰠏󰠏󰠏꽝!

벼락이 그가 숨어들었던 나무로 떨어졌다.

[차앗!]

나약해 보이기까지 한던 서생은 놀랍게도 쓰러지는 나무를 뚫고 하늘 높이 치솟았다.

번쩍!

번개의 그의 등 뒤에서 길개 허공을 찢고 지나갔다.

서생의 몸은 제비처럼 허공을 스치듯이 맴돌며 높이 솟은 벼랑 밑으로 내려섰다.

놀라운 경신술이었다.

[나참 이게 무슨 꼴이람! 하마터면 숯덩어리가 될번 했잖아.]

서생은 섭선을 접어 옷자락을 툭툭 털며 투덜거렸다.

쏴아아아󰠏󰠏󰠏󰠏󰠏󰠏!

비속에서 중얼거리는 그는 영락없이 비맞은 중이었다.

잠시 주변을 두리번 거리던 그는 다시 허공으로 몸을 띄웠다.

벼랑의 한쪽에서 연기가 낮게 피어오르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휙!

서생은 제법 큼직한 동굴앞에 내려섰다.

연기는 그곳으로 부터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또한 침이 넘어가게하는 구수한 고기냄새도 흘러나왔다.

서생은 망설이지 않고 들어갔다.

그때,

휘리리릭!

동굴 안의 모닥불 쪽에서 작은 물체가 나선형으로 그를 향해 날아들었다.

촤락!

그는 섭선을 펼쳐 한번 밀었다 당기는 시늉을 했다.

날아들던 물체가 그의 섭선위에 사뿐히 내려앉았다.

서생이 안쪽을 향해 포권하며 말했다.

[소생은 황군우라고 하오. 초면에 인사 잘 받았소이다.]

[솜씨가 제법이군!]

맑으면서도 한기가 서린 음성이 들려왔다.

침침한 동굴 속에서 밝게 빛나는 모닥불,

그곳에는 등을 보이고 앉은 사람이 고기를 구운 고기를 뜯어먹고 있는 중이었다.

황군우가 섭선으로 받았던 것도 꿩의 뼛조각이었던 것이다.

한데,

등을 보이고 있는 그 사람,

묶지도 않은 머리는 등을 거의 다 덮고 있었다.

또한,

여름임에도 불구하고 전신을 회색털가죽으로 감싸고 있었다.

(참 괴상한 사람이군. 머리만 언듯 보아서는 형님으로 착각하기 꼭 알맞겠군. 몸집은 작지만‥‥‥)

황군우는 목소리로 짐작해 보아 그가 나이가 많은 사람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는 다가가며 말했다.

[주인이 있는 줄은 몰랐소. 잠시 피를 피한 후에 곧 떠나겠소.]

회색 털옷을 입은 사람은 아무 대답도 없이 닭만 뜯고 있었다.

쩝쩝󰠏󰠏󰠏󰠏!

꼬로록!

황군우의 배속에서 밥벌레가 요동을 쳤다.

지금은 오후도 늦은 시간,

이때까지 그는 끼니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침이 꼴깍꼴깍 넘어 갔으나 체면이 있지 구걸은 죽어도 못한다.

하지만 속으로는 객을 홀대하는 주인을 원망하고 있었다.

(야박하군. 야만인이 따로 없어. 그 좀 나눠주면 어디 덧나나?)

쏴아아아!

야박하기는 날씨도 마찬가지였다.

빨리 나가버렸으면 좋겠는데 비는 억수같이 쏟아진다.

불쪽으로 다가가지도 못하고 힐끗 보다가 밖을 보다가 하던 그는 체념했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섭선을 사이에 끼고 합장했다.

노는 입에 염불한다고 요 며칠 사이에 크게 성과를 올린 음양을 겸비한 내공 수련을 시작한 것이다.

그의 손에 들려있는 것은 한서여의선(寒曙如意扇),

음양의 이기(二氣)를 간직하고 있는 세상에 다시 없는 보물이었다.

(형님이 전수해주신 빙백강기는 아주 유용한 것이다. 하지만‥‥‥한서여의선으로 음양합일신공을 이루는 데는 그다지 쓸모가 없다.)

그는 황군성을 생각하며 속으로 중얼거렸다.

(음양합일신공(陰陽合一神功)‥‥‥그것의 비밀은 바로 한서여의선 자체였다. 쌍장으로 동시에 한서여의선으로 부터 기운을 받아들여 내 몸을 통해서 서로 교류하게 한 후에 세개의 단전(丹田)에 나누어 저장한다면‥‥‥)

세개의 단전‥‥‥

배꼽아래 한치 부근의 하단전과 가슴가운데의 전중혈과 눈썹사이의 미심혈을 말하는 것이다.

한데,

한서여의선의 비밀은 바로 그 부채 자체였으니,

음양합일의 신공이 있어야만 부채가 효력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라,

부채가 음양합일의 신공을 이루도록 도와주기도 하는 것이었다.

한서여의선의 한쪽은 천산한옥이고,

다른 한쪽은 만년온옥을 다듬어 가히 신의 솜씨라고 할 만큼 뛰어난 솜씨로 만들었다.

천산한옥이 있는 쪽이 음의 기운을 가지고 있고,

만년온옥이 있는 쪽이 양의 기운을 가지고 있다.

황군우의 양쪽 장심(掌心)을 통해서 두가지의 기운이 그의 체내로 섞여들어갔다.

두 기운의 힘은 완전히 균형을 이루고 있어서 그의 몸속,

전중혈에서 만나자 마자 조화를 이루어 세배로 강해지면서 그의 하단전으로 내려가 갈무리 되었다.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자 그의 몸 주변에는 기현상(奇現狀)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스스스슷!

그의 몸에서 반자 정도 떨어진 곳에 엷은 서리가 내리기 시작한 것이다.

뭉게뭉게‥‥‥

희미한 연무와 함께 서리는 점차 하나의 벽을 이루고 높아지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서리의 벽은 두께 두치 정도로 계란 껍질처럼 그의 몸을 둘러싸고 있었다.

동굴 안으로 한기가 휘몰아쳤다.

서리는 점점 강하고 두껍게 되어가며 얼음이 되어버렸고,

회색털가죽을 입은 사람이 언제부터인가 눈을 반짝이며 그 신비한 장면을 노려보고 있었다.

서리는 완전한 결빙으로 파란 유리알처럼 변해버렸다.

한데,

놀라움이 이것이 시작이었다.

붉으스레한 주황색 광채가 황군우를 둘러싼 유리알 같은 벽을 뚫고 나와 한자쯤 되는 거리에서 또 하나의 벽을 만들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것의 빛도 여렸으나 점차 강해지며 뜨거운 화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러나 그 안쪽의 파란 유리벽같은 것은 전혀 녹아내리지 않았다.

주황색의 벽은 완전한 불의 벽이 되었다.

동굴의 안은 화기(火氣)로 가득차버렸다.

기상천외한 일이었다.

불이 얼음을 뚫고 나와 하나의 벽을 이루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음은 조금도 녹지 않다니‥‥‥

회색털옷의 괴인은 눈도깜짝하지 않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옆에는 두자정도 길이의 백색검(白色劍)이 놓여있었다.

한편,

황군우는 자신의 몸에 나타나는 변화를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었다.

몰아지경에 빠져들어간 그는,

자신이 마침내 한서여의선의 기운을 전중으로 받아들여 조화시키고,

하단전에서 단련시킨 후,

미심혈에서 꽃을 피우고 있다는 것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다.

이것으로 음양합일신공은 이루어졌고,

그 수위는 이성(二成) 정도로 직접 운용할 수 있게된 상태였다.

갑자기 그의 몸을 둘러싸고 있던 불꽃과 얼음막이 변화를 일으키기 시작했다.

스르르르‥‥‥

그것들이 점차 압축되면서 황군우의 몸으로 접근하는 것이었다.

먼저,

불꽃의 벽과 얼음의 막이 부딪혔다.

쉬이이익!

얼음이 순식간에 증기로 변해 사라지고 불꽃도 사라졌다.

하지만,

얼음을 이루었던 빙기(氷氣)와,

불을 이루었던 화기(火氣)의 정화가 서로 합쳐지며 밝은 빛을 발산하고는 황군우의 전신으로 스며들어갔다.

황군우의 전신은 흠뻑젖어있었다.

그러나,

번쩍!

그는 어느때 보다 깨운한 심신의 상태로 눈을떴다.

그의 눈에서는 범접하지 못할 것같은 신광이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눈을 한번 깜짝거리자 그 신광은 감쪽같이 사라졌다.

완전히 안으로 갈무리 된 것이다.

황군우는 축축히 젖은 자신의 몸을 느끼고는 한서여의선으로 살랑살랑 부치기 시작했다.

덥지도 차갑지도 않은 온화한 바람이 일어나며 그의 옷을 금방 뾰송뾰송하게 말려버렸다.

황군우는 흠칫했다.

회색털옷을 입은 사람이 자신을 주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회색털옷을 입은 사람‥‥‥

비록 차림새는 괴상했지만 얼굴은 오히려 황군우보다 뛰어난 미남이었다.

그리고 얼굴에는 어떤 서릿발같은 기상이 서려있었다.

두 사람의 눈빛이 마주쳤다.

갑자기 회색털옷의 사나이가 나직하게 중얼거렸다.

[황군성‥‥‥황군우‥‥‥황군성‥‥‥황군우‥‥‥얼굴까지 닮았군.]

그는 눈알을 빛내면서 말했다.

[황군성! 그를 아시오?]

황군우의 표정이 굳어졌다.

(이자가 설마 형님을 잘 알고 있는 자란 말인가? 닮았다니‥‥‥)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소. 그분은 소생의 형님 되시오.]

괴인의 눈에서 살기가 번쩍였다.

[그랬군! 어쩐지 닮았다했어.]

그가 백색의 검을 집어들며 일어섰다.

호리호리한 몸매였다.

황군우는 그가 황군성의 원수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파파파팟󰠏󰠏󰠏󰠏󰠏󰠏󰠏!

두 사람의 눈빛이 치열하게 얽혔다.

황군우도 천천히 일어섰다.

(결코‥‥‥내 아래가 아니다. 어쩌면 패할지도‥‥‥)

황군우는 막연한 불안감을 느꼈다.

비록 방금 전에 음양합일신공을 터득했다고는 하지만 눈앞이 상대에게 자신할 수가 없었다.

뽑지도 않은 백색검집을 들고 서있는 미청년,

그에게서는 검의 제왕같은 기운이 풍겨나고 있었다.

황군우의 이마에는 땀이 맺히기 시작했다.

이미 기도에서 뒤지고 있었다.

상대방이 검을 뽑기만 하면 자신을 일검에 베어버리고 말것같은 생각이 들었다.

검처럼‥‥‥

방패처럼‥‥‥

가슴앞에 비스듬히 세운 한서여의선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눈앞의 미청년은 그에게 어떤 공포를 던져주고 있었다.

쏴아아아󰠏󰠏󰠏󰠏󰠏󰠏!

소나기가 장마로 이어지는 것인가?

비는 해질 무렵인데도 끝없이 쏟아지고 있었다.

황군우는 음양합일신공을 모두 끌어올려 한서여의선에 실었다.

그의 몸 주변에 푸르스름한 한겹의 강기막이 형성되었다.

(움직여야 한다. 더 이상 버티지 못한다. 단 일초에 승부를 걸어야‥‥‥)

[직도황룡(直刀黃龍)!]

황군우는 우렁차게 고함치며 한서여의선을 종(縱)으로 그었다.

직도황룡‥‥‥

강호인이 아니라도 누구나 알고있는 평범하기 이를 데 없는 초식,

황군우는 직도황룡에 자신의 모든 것을 걸고 있는 것이었다.

그가 알고있는 초식은 수없이 많다.

하지만,

어느 것도 음양합일신공을 펼쳐내기에는 적당치 않았던 것이다.

가장 간단한 것‥‥‥

어쩌면 그것은 모든 것에 적용될 수 있는 요소일지도 모른다.

어쨌거나.

번쩍!

한서여의선에서 발출된 한줄기 강기가 미청년의 몸을 쪼갤듯이 날아갔다.

미청년의 몸이 미미하게 흔들리는 듯했다.

하나 바로 그 순간,

황군우는 자신의 코앞으로 다가드는 회색그림자를 볼 수있었다.

(죽음‥‥‥)

순간적으로 그는 죽음이란 말을 떠올렸다.

뽑지도 않은 백색의 검이 그의 목으로 환상처럼 다가왔다.

황군우는 이를 악물었다.

[으앗!]

마지막으로 전력을 쏟아 한서여의선을 쳐올렸다.

한데,

그와 동시에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의 한서여의선에서 폭발하듯 강기가 뻗어나가며 회색그림자와 백색검을 튕겨냈다.

그리고‥‥‥

그것은 그정도로 그치지 않았다.

쉬악! 싹!

강기가 동굴안을 휘몰아치는 순간,

반듯하게 잘려질 바위들이 떨어지면서 동굴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쿠르르릉‥‥‥!

[차압!]

황군우는 혼신의 힘을 다해 동굴밖으로 뛰쳐나갔다.

쏴아아아‥‥‥

컴컴한 중에 비는 솟아지고,

쿠쿵!

동굴은 완전히 무너져 내려버렸다.

쏴아아아‥‥‥

황군우는 머리로 젖어드는 비와,

고비를 넘긴 후의 식은 땀을 소매로 씻어내렸다.

실로 아찔한 순간이었다.

회색털옷의 미청년은 동굴밖으로 빠져나오지 못했다.

[무의식중에 빙백강기의 수법을 음양합일신공으로 펼친 것이 주효했다. 무서운‥‥‥무공이었다.]

황군우는 미청년의 무시무시한 검법을 떠올리며 부르르 치를 떨었다.

세상에 그런 검법이 있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었다.

음양합일신공의 강기는 어떤 것이라도 벤다.

한데,

그 강기를 허깨비처럼 뚫고 환상처럼 미청년은 검법을 펼쳐 그의 목을 노렸다.

피할 수 있는 모든 방향은 차단되어 있었다.

맞받아치는 외에는 어떤 수법으로도 상대할 수 없는 초식이었다.

황군우는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등을 돌렸다.

한시라도 빨리 그곳을 떠나고 싶었던 것이다.

[대체 그자가 누구였을까? 어떻게 형님과 원한을 맺었을까‥‥‥?]

불헌듯,

황군우는 이상한 느낌을 가지며 딱 멈춰서고 말았다.

그의 눈은 경악으로 크게 뜨졌다.

[황가는 그렇게 하나같이 다 무공이 고강한가?]

한기가 풀풀 날리는 차가운 음성이 그의 고막을 때렸다.

그리고,

상대의 검은 이미 자신의 심장을 겨누고 있었다.

언제‥‥‥

어떻게‥‥‥

미청년이 자신의 뒤로 돌아와 검을 겨누고 있었는지 황군우는 알 수 없었다.

[황군성! 그자는 어디있는가?]

[…………]

미청년이 손목을 살짝 비틀었다.

그러자 황군우의 가슴에서 붉은 핏물이 배여나며 빗물에 씻겨내려갔다.

그러나.

황군우는 여전히 아무 대답이없었다.

죽음따위는 초월한 듯 담담한 모습이었다.

[지금도 독봉 임단심이라는 계집과 함께 싸돌아다니고 있겠지?]

황군우가 미청년을 노려보며 말했다.

[당신이 누군지 나는 모르오. 또한 패했으니 죽이든 살리든 당신 마음대로 하시오. 하지만, 내 형님께 대해 그렇게 경박한 말을 쓰는 것은 용서하지 못하오.]

미청년의 비웃음을 띠며 말했다.

[용서하지 못하면? 다시 싸워보기라도 하겠단 말이냐?]

황군우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렇지만 내심으로는 어느정도 확률을 점치고 있었다.

조금 전, 그는 빙백강기의 수법으로 음양합일신공을 펼쳐내는 데 성공했다.

그렇다면,

이제는 그가 아버지 황창설로 부터 전수받은 철인검을 써볼 차례인 것이다.

철인검은 내공이나 육체의 제약따위는 거의 받지 않는다.

한마디로 혈도가 제압된 상태에서도 펼칠 수 있는 정신력의 무공인 것이다.

심(心)을 단련하고 지(志)로써 심을 움직이는 철인검‥‥‥

[나를 이길 수 있는 사람은 무림에 존재하지 않는다. 아무도 나를 이길 수 없다.]

미청년이 오만하게 말했다.

한데,

그 오만이 황군우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오만이라면 또한 황군우도 남에게 지지않는 사람인 것이다.

그는 상대방의 승리를 일축해버렸다.

[괴상한 방법으로 승리를 거두고서 마치 천하제일인처럼 행세하는 군!]

미청년의 얼굴에 분노가 피어올랐다.

[좋다. 다시한번 기회를 준다. 이번에는 바로 죽여비리고 말겠다.]

[기회를 주지 않아도 된다. 나는 이미 준비를 하고 있다.]

황군우는 상대방을 활활태워버릴 것같은 눈으로 응시하며 얼음같이 차갑게 내뱉었다.

미청년이 흔들하는 순간 이장밖으로 물러났다.

황군우를 다시 패배시키고 죽여버리려는 것이다.

하나,

착!

황군우는 그가 물러나는 순간에 한서여의선을 접었다.

그리고‥‥‥

[철인검!]

강철을 자르듯 단호한 외침과 함께 모아진 한서여의선으로 미청년을 찔러갔다.

번󰠏󰠏󰠏󰠏󰠏󰠏󰠏쩍!

미청년은 순간적으로 빗줄기 소리가 멎어버렸다고 생각했다.

또한 그 자신의 모든 것마저 정지해버렸다고 생각했다.

그 정지해버린 시간속에,

황군우의 섭선이 그의 몸을 찔러오고 있었다.

미청년의 머리속으로 번개처럼 네 군데의 혈도가 떠올랐다.

(선기(旋機), 영허(靈墟), 주영(周榮), 태일(太一)‥‥‥)

그의 손에 들리워진 백색검이 흰무지개를 만들었다.

번쩍!

아!

진정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백색검의 끝이 불과 두자정도 이동했는데 흰무지개가 일어나며 황군우의 몸을 맞는 것이 아닌가?

카카카캉!

[우욱!]

한서여의선과 백색검이 맞부딪치고 불꽃이 튀었다.

그리고,

황군우는 천지가 아득해짐을 느끼며 칠공으로 피를 뿜었다.

그의 몸은 튕겨져 숲속으로 날아갔다.

미청년이 털썩 무릎을 꿇었다.

그의 몸은 학질에 걸린 것처럼 덜덜 떨고있었다.

[가경하다‥‥‥왁!]

한덩어리의 피를 토해냈다.

[세상에‥‥‥고금십대천병의 서열 일위인‥‥‥낙일검(落日劍)에 필적할 수 있는 무공이 있다니‥‥‥]

울컥!

그는 다시 한덩어리의 피를 토해냈다.

한데,

이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서열 제일위의 낙일검이 출현했다.

그리고,

비속에 선명하게 드러나는 얼굴‥‥‥

미청년은 바로 신검보의 무적십이검 중의 유일한 생존자였던 그였다.

아니 그녀라고 해야 할 것이다.

이곳 화산의 절벽아래에서 기연을 얻었던 그녀‥‥‥

그녀가 황군우의 철인검을 막을 수 있었던 것도 따지고 보면 바로 그녀가 절벽 중간의 동굴에서 얻었던 심법때문이었으니.

그 심법이야 말로 상대의 마음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던가?

그녀는 비틀거리며 일어섰다.

[나 전연옥(全燕玉)‥‥‥기필코 너를 죽여버리겠다.]

덜덜떠는 그녀의 몸으로 살기가 구름처럼 피어났다.

그녀는 황군우가 떨어진 숲속으로 힘겹게 걸어갔다.

과연 황군우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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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와룡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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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3년부터 무협소설을 써온 와룡강입니다. 다음 카페(http://cafe.daum.net/waryonggang)에 홈페이지 겸 팬 카페가 있습니다. 와룡강의 집필 내역을 더 알기 원하시면 방문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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